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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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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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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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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64)

DUMMY

Episode 163 - 최종장 9



공중 범선 굽어가는 메부리코 ??F.

통로.

쿠구구구구구구구.

화람은 길게 이어진 통로를 달리며 중얼거렸다.

"또 흔들림이 전해졌어, 이 범선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뭐든 좋은 징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진명의 말에 화람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왼쪽, 오른쪽으로 수십 번의 커브를 돌고 계속해서 달리기를 10분 째.

"어, 잠깐만!!"

화람이 발을 멈추며 눈앞에 위치한 거대한 공간 안에 들어섰다.


학살관.

일행들은 내부의 상태를 보고는 기겁했다.

"이, 이게 도대체 뭐야?"

벽과 바닥, 어느 곳 하나 할 거 없이 피가 흥건했다.

분명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을 것은 분명한데 이 정도의 흔적이 남았다는 것은.

"누군가 여기서 죽었군요."


민호가 말했다.

화람은 이마에 손을 얹으며 아픈 머리를 감쌌다.

"죽은 쪽이 우리의 편이 아니기를 빌어야지."

더 이상 동료들의 추모같은 것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나는 바닥에 흩뿌려져 있는 혈흔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근데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응? 뭐가 이상한데?"

"흘린 혈흔의 양이 너무 많잖아요, 이건 사람 한 명은 고사하고 최소한 네 다섯 명의 피를 흩뿌릴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에요."

그녀의 말에 일행들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명이 턱에 손을 얹었다.

"확실히 그렇긴 하네, 일대 다수가 아닌 이상 이 정도로 많은 양을 흘리기는 힘들 텐데."


"그렇다면 이곳에서 일대 다수의 싸움이 발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

그렇게 간단하게 받아들여도 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딱히 일대 다수건 일대일이건 상관이 없었다.

"조사는 일단 나중에 하고 이곳을 빨리 벗어나자, 지금 중요한 건 흩어져 있는 다른 이들을 만나는 거야."


"알겠습니다."

일행들은 검은 통로를 향해 나아갔다.

계속되는 어둠과 함께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화람은 속도를 늦추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조심해, 언제 어디서 적이 튀어나올 지 몰라. 정신 바짝 차려야 해."

"걱정마십쇼, 제가 잘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화람의 진두지휘 아래, 일행들은 검은 통로를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만약에 존재했다고 하면 벌써 튀어나와 공격했을 텐데."

"그건 맞지만 잠시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돼."

그 순간.

쿠구구구구구구구구-!


범체의 흔들림이 일행들에게도 전해졌다.

"우, 우와아악! 이게 무슨 일이야!"

아까보다도 더욱 거센 진동이었다.

"모두 몸을 웅크려!"

화람의 말에 반응한 이들이 모두 자세를 낮췄다.

진동이 사그라지기까지 30초 정도가 소요되었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방금 진동에서 계수의 흐름이 느껴졌어."

그녀의 말에 일행 모두가 반응했다.

"지휘부대장님도 말씀입니까? 저도 방금......."

"저도요."

"저도 느꼈습니다."


깨끗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무()의 흐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군의 것인지 적군의 것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

화람은 고개를 올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천장 쪽을 바라보았다.

'일단 하나만은 확실하군, 우리가 보이지 않는 저 위쪽 어디에서는 지금 죽고 죽이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충격이 지금 일행들과 범선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서둘러야 해, 그렇지 않으면 ㅇ......!"

"저기."

누군가 화람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는 몸을 움찔거리며 곧장 고개를 돌려 계수포를 발사했다.


파아아아아앙-!

"우, 우와아아악!!"

정체불명의 남자는 몸을 옆으로 숙이며 공격을 피했다.

"오냐, 마침 잘 만났다! 그 헬 파이브가 또 나타났다면 네 민낯을 똑똑히......!"

어?

화람이 달려들었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남자는 손을 앞으로 휘저으며 소리쳤다.


"으아아아, 저 헬 파이브 아니에요! 이즈웰이에요, 이즈웰!!"

그의 말에 화람이 잡은 멱살을 놓았다.

"뭐, 뭐야? 이즈웰? 나는 또 적습인 줄 알고 놀랐네."

"적습이었다면 곧바로 공격을 하지, 어깨를 잡지는 않잖아요!"

아, 그것도 그러네.


"그나저나, 이즈웰 씨는 어째서 이런 곳에......"

민호의 물음에 이즈웰이 무릎을 털며 일어섰다.

"저 너머에 있던 학살관에서 헬 파이브 한 명을 해치우고 이쪽으로 들어왔는데 길을 잃어서......"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저 너머의 방이라면......, 잠깐, 그러면 저 공간에 있던 혈흔 자국이 이즈웰 씨와 헬 파이브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 때문이라는 겁니까?"


"그, 렇다고 볼 수 있죠."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일대일의 싸움으로 저렇게 많은 피를 흘리다니.

분명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이즈웰의 상태도 정상은 아닐 거라 판단할 수 있었다.

"그 헬 파이브를 혼자 이겼다는 말이에요?"

"네."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해서 그럴까, 일행들의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화람이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분명 회의 때는 헬 파이브를 이길 만한 힘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녀의 말과 함께 소름끼치는 오라가 느껴졌다.

이즈웰은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 하하하, 그게 어쩌다 보니까!"


사실 어쩌다 보니까, 라는 말로는 넘어가고 싶지 않았으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시간을 오래 끌고 싶지는 않았다.

화람은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일단 그 이야기는 여기를 무사히 빠져나간 뒤에 하도록 하고, 지금은 제대로 된 탈출구부터 찾아야 해요."

"아, 길이라면 아마 이쪽으로 쭉 가면 될 거에요. 옆으로 빠지는 길을 몇 번 돌아봤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고요."


......, 길치인가?

화람은 한숨을 쉬며 앞장 서서 걸었다.

"오케이,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제가 진두지휘할테니 뒤에서 따라오시면 돼요."

"아, 그리고 하나 더! 전투 중에 헬 파이브 놈에게 들은 중요한 정보가 있어요!!"

"정보라고요?"

화람이 걸음을 멈추며 이즈웰에게 고개를 돌렸다.


쿠구구구구구구구-!

그 순간, 엄청난 진동이 느껴졌다.

아까 계속해서 발생하던 울림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즈웰은 눈을 부릅 뜨며 이를 갈았다.

'젠장, 이미 늦었어! 시작됐다!'

그는 일행들의 등을 떠밀며 앞으로 달렸다.


"지금 여기서 이럴 시간 없어요, 최대한 빨리 뛰어요!!"

"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나중에 설명할 테니 빨리요!!"

퀘퀘한 냄새와 함께 범체 전체가 붕괴되는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즈웰은 어둠 속을 달렸다.

'서둘러야 해, 안 그러면 모두가 위험해져! 애초에 이곳은......!'


- 공중 범선이 아니야!


------


공중 범선 굽어가는 메부리코 ??F.

진흑의 끝 : 필드.

쿠구구구구구구구-!

"무슨 짓을 했길래......"

정혁이 리븐을 노려보았다.

"그런 참격을 막아내고도 아직 멀쩡한 거지?"


리븐이 뿌연 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상태는 꽤나 이상해 보였다.

아나콘다를 바닥에 꽂아 넣고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모습.

검은색의 오라가 범체의 바닥에서부터 리븐에게 전해졌다.

"무엇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은데."


정혁은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아갔다.

백렬월광도의 거대한 오라가 드러나자 그는 위에서 아래로 검을 휘둘렀다.

"이 공격이 마지막이야!"

그러나 리븐은 웃으며 최정혁에게 시선을 맞췄다.

"크하하하하, 히드라!!"


범선의 바닥에서 검은 오라가 튀어나오며 정혁의 백렬월광도를 막았다.

파지지지지지직-!

검은색과 노란색의 스파크가 주변을 파괴시켰다.

'뭐야, 오라를 방어벽으로 사용해?!'

도미니온을 사용했을 때도 그렇고, 형태의 변형이 매우 자유로운 것이 까다로웠다.


정혁은 발을 착지시켜 월광도를 들고 연참했다.

"소용 없다, 오라를 매개체로 활용하는 방어는 오라에만 뚫리는 법. 과연 네 녀석의 오라 정도로 이 힘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오라가 아니면 뚫리지 않는다고?'

확인해볼 필요성이 있는 말이었다.

백렬월광도에 계수가 응집되며 리븐에게로 참격이 발사되었다.


- 백렬월광도의 2초식 : 문 슬레이어(Moon Slayer).

콰과과과과과광-!!

리븐이 말한 오라 방어벽에 부딪힌 문 슬레이어가 그대로 폭발하며 소멸했다.

"뭐야, 통하지 않았다고?"

정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통하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아까 설명 했잖아. 성질이 다르면 아무리 강력한 계수의 힘을 사용해도 오라를 뚫을 수 없다."

정혁은 이를 갈았다.

"성가시게 굴기는, 그래 봤자 그 오라를 유지하고 있는 동안 너조차도 공격을 감행하기에는 어려울 텐데? 과연 장기전으로 간다면 승리자는 누가 될까?"


"크하하하하하하!!"

리븐이 광기에 가까운 웃음소리를 내질렀다.

"웃기는군, 장기전으로 간다면 네놈이 승기를 잡을 거라 생각하나? 그렇다면 알려주지, 이 공중 범선에 숨겨진 비밀을!"

"비밀? 그런 괴상한 게 또 남아 있었나?"

리븐의 몸에서 증기가 솟아나며 곧 계수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거센 진동이 일어났다.

정혁은 몸을 비틀거리다가 월광도를 바닥에 꽂아 중심을 잡았다.

"뭐야, 이거? 범체가 전부......!"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흘러가는 상황을 파악했다.

리븐이 입꼬리를 올렸다.

"알려주지, 애송이. 애초에 너희들이 타고 있는 이 공중 범선은 사실 범선이 아니다."


"범선이 아니라는 게 무슨 뜻이지?"

"그것은......"

리븐의 전신에서 혈관이 돋아나며 곧 눈이 뒤집혔다.

"끄, 끄아아아아아악!!!"

아나콘다가 요동쳤다.

"음, 뭐지?!"

정혁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확실하게 보이는 것은 범체의 끝부분이 가루로 변질되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범선이 사라지고 있어!"

"이제 대충 알겠냐? 애초에 이 범선은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환영이다!"

정혁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환, 영이라고? 이 거대한 범선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필드에 가려졌을 뿐이지, 지금 그들이 타고 있는 범선의 크기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환영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정혁은 월광도를 바닥에서 뽑으며 리븐에게 다가갔다.


"이상한 말로 나를 현혹시킬 생각이라면......!"

"현혹? 현혹이라, 과연 내가 잃을 게 있다고 생각하나?"

쿠구구구구구구구.

그 순간에도 범체의 끝은 계속 형체를 없애고 있었다.

리븐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크크크, 이제는 괜히 부정하는 것일 뿐, 너도 이 범선의 실체가 사라지고 있는 건 두 눈으로 보이니 알 수 있겠지? 그럼 여기서 문제는 내주지."

그는 눈을 부릅 떴다.

- 만약 이 범선이 무너진다면, 이 곳에 탑승하고 있는 윤 설과 다른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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