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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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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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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작성
23.12.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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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51)

DUMMY

Episode 150 - Escape



지이이이이잉- 콰앙-!

화람이 민호의 손을 속박하고 있는 쇠사슬을 폭발로 절단시켰다.

바닥에 털썩 쓰러져버린 민호를 향해 그녀는 손에 회복의 계수를 응축시켜 밀어넣었다.

"민호야, 괜찮아? 눈 뜰 수 있어?"

그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도민호는 천천히 감은 눈을 떴다.


"으, 으으으......"

흐릿한 초점을 화람에게 고정시키며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지, 지휘부대장님. 여기는......?"

아무래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 힘든 모양이었다.

화람은 그의 이마를 잡으며 천천히 바닥을 향해 눌렀다.

"쉬이잇, 괜찮아.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까 가만히 누워있어."


"여긴 아까 내가 묶여 있던 곳?"

"그래, 맞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네 쇠사슬을 끊었어. 지금 상태가 많이 안 좋으니까 몇 분 동안은 가만히 있어야 해."

민호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다른 이들을 쳐다보았다.

"다 괜찮아요? 저 말고 다른 분들부터 치료해주세요."


"이미 간단한 치료는 다 끝난 상태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었으니 곧 깨어날 거야, 그러니까 너는 네 회복에만 집중해."

"지, 지휘부대장님은 괜찮아요?"

하, 자기 회복에만 집중하라고 했는데 말 드럽게 안 듣네.

그러나 그 질문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응, 괜찮아."

"아오, 머리가......"

진명이 상체를 들어올리며 머리를 잡았다.

"여기는 어디지?"

"일어났냐?"

화람이 민호의 몸에 계수를 밀어넣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엇, 지휘부대장님!"

진명은 놀란 듯 동공을 키우며 외쳤다.

그러자 화람이 입술 위에 검지를 올리며 쉿- 이라는 소리를 냈다.

"미쳤어?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해서 누가 오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녀는 다급하게 주위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다행히 아무도 보이지 않는 상황.

인기척은 전혀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놀라서 그만......"

민호는 화람에게 회복의 계수를 받으며 자신의 어깨 쪽을 만졌다.

"응?"

곧 이상함을 눈치챈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돌렸다.

"어, 아니 분명."

너무나도 깨끗하게 완치되어 있는 모습에 놀란 얼굴을 지었다.


"아까 헬 파이브에게 고문을 당했던 것 같은데."

"그거 다 나았어."

민호는 안심하며 다시 머리를 땅에 뉘였다.

"아, 지휘부대장님이 치료해주신 건가요? 감사합니다."

그 말에 화람이 움찔했지만 곧 응, 이라고 대답했다.

굳이 토르메에 대한 언질은 하지 않았다.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았으니까.

"다행이네요, 그래도 곧바로 죽이지는 않아서."

진명이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화람이 단호하게 말했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해, 죽이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

"노예로 만드는 거요?"

"그게 아니면 별 이유가 없지."


윤 설과 똑같이 사이보그 프로그램이 몸을 잠식할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쳐왔다.

화람은 아까 토르메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여기에 얌전히 있어라. ]

하지만 화람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젠장, 내가 알게 뭐야! 어차피 그 녀석도 똑같은 헬 파이브인데. 괜히 잘못 말을 들었다가 꼼짝없이 노예라도 되면 어떡하라고.'


그녀는 냉혹한 생각으로 몸을 일으켰다.

"거의 다 됐어, 움직일 수 있겠어?"

민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픈 느낌도 거의 안 들어요."

"오케이, 좋아. 그럼 바로 출발하자."

화람이 발걸음을 옮기자 진명이 하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 지휘부대장님. 조하나는 어떻게......"

"어깨에 좀 메고 와줘, 계수를 너무 많이 방출해서 내 몸 하나 일으킬 힘도 부족하다고."

진명은 관자를 긁적였다.

"아, 알겠습니다."

그는 혀를 차며 하나를 등에 업고 장소를 벗어났다.


------


공중 범선 굽어가는 메부리코 ??F.

학살관.

"음, 음흠, 흠."

셀리나가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이상한 음을 흥얼거렸다.

그 때, 저 멀리서 저벅저벅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데도 들리지 않는 척 자신이 부르고 있는 콧노래에 집중했다.


슈우우우우욱.

셀리나의 머리 위에서 마법진이 생성되더니 곧 아래로 치솟는 계수 덩어리가 낙하했다.

"어머, 무서워라."

그녀는 곧장 방어벽으로 공격을 막아냈다.

콰과과과광-!

폭발음과 함께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 때, 정면에서 월광도를 높게 든 채 날아오는 정혁이 보였다.

셀리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점프하여 거리를 벌렸다.

"어머, 인사가 너무 거친 거 아니야?"

그녀가 입 주위에 손을 갖다 대며 능청스럽게 물었다.

"이번에는 네가 상대야? 셀리나."

"내 이름을 알다니 조금은 영광이네."


"이 친구 덕분이지."

정혁의 옆으로 이즈웰이 모습을 드러냈다.

"학방의 애송이였구나, 알고는 있었어."

그녀는 군화와 비슷한 신발을 신은 채 뚜벅뚜벅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다른 사람들을 어디에 가뒀지?"

"음, 그걸 말해줘야 하나?"


"아니, 어차피 말해줄 거라는 기대도 없었어."

"나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물어본 거야?"

정혁은 손에 들고 있는 월광도를 셀리나 쪽으로 겨눴다.

"조금이라도 죄책감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었으니까."

"번지수를 잘못 집은 것 같은데."

"동의해, 그리고 어차피 말을 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정혁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계수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도 각기 다른 힘이 동시에.

"네 입에서 직접 불게 될 테니까."

셀리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포스 임펠트 마법을 부여받았구나?"


정혁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걸 바로 알아차린다라, 긴톨이라는 녀석이 이상한 거야? 아니면 네가 그 부분에 있어서는 특출난 거야?"

"긴톨이 멍청한 거지, 우리 헬 파이브들은 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조된 이들이야. 물론......"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검지로 툭툭 건드렸다.


"여기만 제외하고. 네가 딱 봐도 긴톨은 상당히 멍청해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잖아?"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웃기는 말을 하네, 너희들은 질이 나쁘긴 해도 같은 동료들이 아닌가?"

셀리나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 그런데 사실은 있잖아, 이곳도 엄연한 경쟁 관계야. 우리들은 단장에게 잘 보여야 하는 의무가 있거든."

"그렇다면 제대로 이루어진 집단이 아니잖아요."

이즈웰의 말에 셀리나가 웃어보였다.

"푸하하하, 뭐래. 아직 새내기라 잘 모르는 건가? 잘 들어, 꼬마야."


셀리나는 양팔을 펼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세상 그 어떤 곳에도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집단은 없어, 우리처럼 힘이 전부인 곳에는 일원 한 명 한 명이 남들보다 더욱 강해지려 노력하고 더욱 나아가서는 눈엣가시들을 제거하고는 해."

그녀는 뒷짐을 지며 주변을 걸었다.


"권력, 명예, 자기만족, 모든 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통 요소는 경쟁이야. 그것이 선하든 악하든 어느 쪽으로 대입해봐도 그 문화는 생명체 집단 속에 자리잡아 있다고."

셀리나는 비웃음 소리를 내뱉으며 이즈웰에게 말했다.

"너희 학방이라고 안 그럴 것 같아? 어린 네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일원들끼리 화합하며 본인의 업무를 충실히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


그녀는 이즈웰에게 천천히 다가가 검지를 들어올리며 그를 가리켰다.

"그 속의 본질은 달라, 그들은 남들보다 더욱 나은 성과를 보이기 위해 뒤를 캐내기도 하고, 이루어낸 결과들을 무너뜨리기도 한단 말이지. 이제야 이해가 돼?"

"이즈웰씨한테 이상한 설교하지 마라, 이 마녀야."


정혁이 두 눈을 부릅 뜨며 셀리나를 노려보자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타겟을 바꿨다.

"너도 멍청한 아니구나, 난 오히려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인간 사회의 모습을 한번 떠올려 봐."

사실 생각이 나는 것들은 많았다.


부패와 외곡이 찌들어진 현대 사회의 모습.

그리고 그로 인해 매말라가는 현대인들의 삶.

사실 셀리나가 하는 말 중 90퍼센트는 모든 사회를 투여하는 정답에 가까운 말들이었다.

정혁은 고개를 아래로 내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셀리나는 그런 정혁을 보며 웃어보였다.


"아무 말도 못하는 게 정곡을 찌른 것 같은데? 내가 하는 말이 맞는 말이기 때문에 너도 반박을 못하고 있는 거잖아, 그치?"

정혁은 말문이 막힌 듯 시선을 피했다.

그 때, 이즈웰이 앞으로 나섰다.

셀리나는 다가오는 이즈웰을 바라보며 눈을 치켜 떴다.

"음? 뭐야?"

"......, 하지마."


"뭐라고? 잘 안 들려."

그녀는 귓가에 손을 펼치며 얄미운 말투를 냈다.

"학방 사람들, 욕 하지마."

이즈웰은 단단히 화가난 듯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 모습을 본 셀리나가 머리를 긁적였다.

"흠,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모양이네."


정혁은 그런 이즈웰의 말투에 당황한 듯 보였다.

"어어, 이즈웰씨. 괜찮아요?"

그러나 전혀 괜찮지 않은 듯 이즈웰은 몸을 떨었다.

꽤나 골치 아픈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정적 속에서 이즈웰이 입을 열었다.

"정혁씨, 염치 없지만 다시 한번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ㄴ, 네?"

어디선가 본 그림이라 데자뷰가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무슨 부탁이에요?"

"저 사람은 제가 맡겠습니다, 정혁씨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

'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정혁은 이즈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렸다.

"저, 이즈웰씨. 화가 나신 건 알겠지만 상대는 헬 파이브에요. 게다가 그 긴톨보다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냉정하게 판단해 둘이서 상대하는 게 옳아요."

그러나 이즈웰의 결심은 확고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이즈웰은 정혁의 손을 뿌리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미 말리기에는 늦은 상황으로 보였다.

"저를 한 번만 믿고 나아가주셨으면 합니다, 정혁씨. 저는 솔직히 다른 헬 파이브 인원들은 이길 자신이 없어요, 하지만."

이즈웰은 셀리나를 향해 고개를 처들었다.

"저 마녀는 제가 책임지고 골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발언이 화가 나기라도 했는지 셀리나 역시도 몸을 떨었다.

"하, 용기는 대단하지만 볼품도 없네."

셀리나는 붉은색의 계수 결정을 허공에서 생성시켰다.

그러자 곧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윽, 이건 뭐지?"

이즈웰과 정혁은 코를 막아 냄새를 차단했다.


"무슨 냄새냐고? 과연 이게 뭘까?"

셀리나는 비아냥거리며 점점 힘의 방출량을 늘려갔다.

정혁은 주위를 둘러싼 벽을 바라보았다.

'여기도, 저기도, 붉게 물들어 있는 건 뭐지?'

사실 이 공간 안에 들어왔을 때부터 역겨운 냄새는 풍겨지고 있었다.

셀리나는 비열한 웃음을 선보이며 원형의 붉은 구를 만들어냈다.


"정혁씨, 이거......"

- 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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