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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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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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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6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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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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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6. 정해진 패턴

DUMMY

“ ...이게 얼마 만에 보는 거야? “

춘향이 손에 임프의 목덜미를 쥐고 반대쪽 손으로 낫을 내려치며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한다.

라티안 일행의 눈앞에는 누가 봐도 이 시대와 맞지 않은 거대한 함선이 있었다.

“ 이것이 너희가 타고 온 우주선이라는 것이냐? 어딜 봐도 배인데. “

케이아도 신기한 듯 함선을 바라보자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새삼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케이아 역시 지구인이다.

춘향과 앨리스, 케이아가 알고 있는 배라는 개념을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모른다.

반대로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우주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 함선을 케이아는 이해하지 못한다.

“ 케이아. 배라는 건 정말 물 위에 떠다니는 거야? “

라티안이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았으나 케이아는 당황했다.

“ ...배가 물 위에 없으면 어디로 간다는 거지? “

“ 킼... 같은 지구인들끼리 참 재밌네! 아하하! “

춘향이 앨리스를 바라보며 웃는다.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사실 따지고 보면 앨리스가 지구를 갈아 엎어버렸기 때문이기에 앨리스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의 입장에서 보면 앨리스는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말이지...

그 앨리스의 심정 변화를 눈치챈 피렌이 빠르게 말을 돌려본다.

“ 이 안에.. 마왕이라는 녀석이 있다는 거지? “

마왕이라는 말에 모두가 시선을 다시 함선으로 돌린다.

상대해야 할 적.

지금 이 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적을 상대한다는 것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감돈다.

어느 순간부터는 악마들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미 모든 것을 다 파괴한 곳이라는 것 같았다.

“ 주변의 악마들은.. 그니까.. 마왕이 이미 다 잡아먹어 버렸다는 거지? “

“ 그렇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 어쩌면 페이즈가 넘어갈 때 생기는 악마 역시 이미 다 잡아먹었을지도 모르겠군. “

이것 또한 게임에서 현실로 넘어와 변형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 우리에겐 좋은 거 아닐까? 여섯 명이 마왕만 상대하면 되니까.. “

“ 어떻게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자 얼른 가보자고. “

케이아가 가장 먼저 함선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자 춘향과 앨리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케이아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 ...가자. “

케이아가 절반쯤 올라간 것을 보고 앨리스가 춘향을 불러 뛰어오를 준비를 했으나 춘향이 어딘가 불만인 듯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춘향의 머릿속에 들어있던 마왕이라는 이미지는 수많은 악마 대군으로 용사를 압박하고 그 험난한 여정을 억지로 극복해서 결국 마지막에 만나 해치우는 것이었다.

물론 케이아가 모든 공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서 왔다고는 하지만..

마왕이 마나가 부족해 악마도 인간도 전부 잡아먹었다고는 하지만....

마치 동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느껴질 정도로 마왕을 향해 곧장 와버렸다.

“ 으음.. 역시.. 환상은 환상으로 남겨졌을 때가 제일 예쁜 법인가..? “




앨리스와 춘향이 각자의 방법으로 사다리를 이용하지 않고 한 번에 함선 위로 올라섰다.

올라가자마자 예상하지 못한 기습을 대비했지만, 마지막에 올라온 아리나가 함선에 오를 때까지 공격하는 기색은 없었다.

“ ...가자. “

-고작 인간의 몸으로 이곳까지 도달하다니.. 너희는 신에게 도전하려 하는가?

피렌이 한발 나서는 순간, 이 함선 전체에 쇠를 긁는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누가 들어도 이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는 듯한,

아주 강렬하고도 듣기 싫을 정도로 불쾌한 목소리다.

이것이 마왕인가.

동시에 전투태세에 들어가 보지만.. 여전히 무언가 공격해올 느낌은 없었다.

-후후후.. 좋다.. 너희에게 신에게 도전할 자격이 있는지 평가해주도록 하지. 이곳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 말이야.. 크하하하하하하!!!!!

일방적으로 할 말을 끝낸 목소리가 지나가자 다시 잠잠해졌다.

“ ...뭐야? 보스존 입장 멘트야? “

신이라는 이름이 또 나왔다.

아주 가끔씩 들려오던 말이었는데 이번에는 자격을 평가한다고까지 말한다.

도대체 신이라는 건 무엇일까?

평범하게 생각하고 있는 그 신이 맞을까?

그런 존재가 있는 걸까?

춘향과 앨리스는 물론이고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도 케이아를 바라보았다.

“ 저건 뭔 말이야? 저런 거에 대해선 말하지도 않았잖아. “

“ ... “

케이아는 침을 한번 삼키고 주위를 경계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 보스존 입장멘트.. 그래.. 그게 맞지. 원래 마왕이 우리에게 말을 한 뒤에 수많은 악마들이 공격해오는 것이 원래 게임의 시나리오야. 그리고 두 번째 들려온 말 역시 악마들을 제거하고 나면 들리는 목소리지. “

“ 그렇다면 저 말은 의도한 대로라는 거야? “

춘향의 얼굴에 불만이 드러난다.

마왕을 퇴치하고 함선을 타고 떠나려는 마당에 신에게 도전할 자격이라니 설마 신이라는 것이 진짜 존재하고 그런 걸 향해 싸워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사양하고 싶다.

케이아 역시 지금까지 신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었다.

“ ...의도대로지. 하지만.. 저 말은 달라졌어. 신이라는 건 전혀 모르는 이야기야. “

“ 그럼 현실로 넘어오면서 바뀐 부분인가..? “

그렇겠지.

하지만 케이아는 이마저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 ...이 세계는 종교가 없어. 신이라는 존재가 없어. 그렇다고 케트릭이 마왕에게 접근해 신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믿으라고 하는 것도 말도 안 돼. 확실한 이레귤러다. “

춘향이 생각하는 신이라는 존재가 실제로 존재하고, 목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신에게 도전해야 한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라티안 일행은 신이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를뿐더러 왜 도전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케이아 역시 마찬가지다.

“ ...괜찮아. “

앨리스가 결정한 듯이 말하자 춘향 역시 따라서 고개를 끄덕인다.

“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싸워야 한다는 합당한 이유는 없어. 거기다 자격이 있는지 평가라잖아? 여기에 없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어? 그대로 함선 타고 갈 길 가면 된다는 거야~ “

춘향의 맞는 말에 피렌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나아가기로 한다.

“ 우리가 할 일은 변하지 않다는 거네. 가자. “





배의 구조상 방도 많고, 주요시설도 매우 많아 어디에 마왕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함선의 구조는 라티안 일행이 계속 사용해왔던 곳이기 때문에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으므로 찾는다면 찾을 수 있긴 했었으나..

신기하게도 앞장서고 있는 건 케이아였다.

케이아는 이런 함선을 처음 봤을 텐데도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 ..케이아 길은 알고 가는 거야? “

“ ..마왕이 있는 곳쯤은 이미 외우고 있지. 원래 조심히 나아가야 하지만 정말로 악마가 하나도 없군... “

아리나가 말한 부분은 그 부분 때문이 아니기는 하지만 확실히 느낌이 묘하기도 했다.

아마 이 자리에서는 춘향이 가장 실망하고 있는듯한 얼굴을 내비치며 케이아를 따라 가장 익숙한 곳으로 도착한다.

“ 도착했다. 준비해. “

케이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원 전투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 ..이곳은 좀.. 사연이 많네.. “

수많은 전투를 치렀던 이곳.

조타실의 한가운데에 정면의 통유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에르티크가 모두의 마나를 흡수해서 변해버렸던 것보다도 더 큰 어둠이 자리 잡고 있었다.

-크 흐 흐 흐... 나의 부하들을 뛰어넘어 이곳까지 도달하다니... 과연 나름의 자격은 갖춘 모양이군.. 하지만 그 정도로 나를, 이 세계의 파멸을 막을 수 있겠는가?

“ ..이 멘트는 그대로군. 변하지 않았어. “

케이아가 앞으로 한발씩 다가간다.

피렌이 그 모습을 보며 작전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 모두 긴장해. 지금까지 악마들이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여기서도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어. “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아리나가 영역을 전개하고 춘향이 자리를 이탈한다.

“ ..시작할게. “

마왕의 2페이즈를 전부 담당하게 된 앨리스는 케이아가 1페이즈를 상대하는 동안 마나를 모으기 시작한다.

가장 상대하기 귀찮다는 2페이즈를 한 번에 넘겨버리기 위해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집중하자 슈트의 홈에서 붉은빛이 강하게 돌기 시작한다.


케이아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왼손에 최초의 그리모어를, 오른손에 용사의 검을 지켜 든다.

“ [바라.... “

바람 마법으로 자신을 가속하려는 순간 아주 가볍고도 산뜻한 바람이 케이아를 감싸는 것이 느껴진다.

피렌의 바람이다.

“ ...그렇군.. 잘 쓰도록 하지. “

이 시점이다.

보스로부터 25m

범위 바깥에서 마법을 사용한다면 그 즉시 어그로가 끌리겠지만 1페이즈의 마왕은 마법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은 수다.

케이아는 딱 한발쯤 남았을 시점부터 달려나가기 시작하자 마왕이 거대한 그림자를 휘두른다.

-죽어라 쓰레기들.

케이아는 거대한 마왕이 위에서부터 휘두르는 그림자 대신 바닥을 바라본다.

게임에서는 붉은색으로 표시되었지만, 현실에서는 아주 자잘한 그림자의 균열이 눈에 들어왔다.

케이아는 균열의 위치를 확인하며 오른쪽으로 회피하자 거대한 그림자가 내리쳐진다.

-콰콰콰콰콰콰!!!!!!!!!

마치 접근을 막으려는 것처럼 주위의 모든 지형을 파괴하며 연속으로 휘두른다.

하지만 케이아에게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페이크도 넣지 않고 오직 길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데도 마왕의 공격이 단 한 번도 스치지도 않았으며, 부서진 잔해에 방해받는 일이 없었다.

“5.. 4.. 3.. 2.. [흙] “

전투 시간을 계산해서 타이밍을 잡은 케이아가 한순간 바닥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대한 가시들을 만들어내 마왕의 사방에서 공격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가시를 통해 길을 만들었을 뿐 마왕을 공격한 가시는 단 하나도 없다.

-크흐흐.. 나에게 마법은 통하지 않는다!!

마왕은 고작 흙으로 빚어낸 가시 따위 무섭지 않다는 듯 되는대로 팔을 휘둘러대며 케이아를 공격한다.

휘두르는 것에 우연히 맞은 가시들만 파괴되었을 뿐 스치지 않은 가시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패턴대로다.

알고 있는 그대로다.

케이아는 그대로 가시를 밟고 달려나가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달린다.

-죽어라! 벌레 같은 놈!!!!

“ [바람] “

거대한 포효와 함께 어둠이 세상을 덮친다.

하지만 이것은 바람으로 궤도를 꺾어낼 수 있다.

용사의 검으로 흡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지만 빠르게 끝내기 위해서는 어둠의 힘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마왕과 같은 속성인 어둠을 흡수해 데미지가 약해지면 그만큼 오래 걸리니까.

어둠 때문에 앞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위치는 고정되어있으니까.

공격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케이아가 고개를 숙이자 그 위로 강력한 어둠의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케이아가 옆으로 구르면 케이아가 있던 자리에 강력한 어둠의 창이 날아와 꽂힌다.

대부분의 패턴을 피한 케이아가 드디어 마왕의 앞에서 검을 휘두른다.

하지만 첫 번째 공격을 하자마자 바로 물러나 마법을 시전한다.

“ [흙] “

-크크크.. 나에게 닿은 인간은 처음이군... 어디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봐주도록 하지!!!

케이아의 바로 앞에 아주 두꺼운 흙의 장벽이 완성되고 그 뒤에 케이아는 몸을 숨긴다.

강력한 포효가 주위의 모든 것을 뜯어내 날려버리지만, 케이아는 장벽이 까지기만 할 뿐 날아가지는 않았다.

단순한 포효가 아니다.

마나를 담은 날카로운 채찍 같은 포효다.

알고 있는 대로다.

그렇다면 마왕이 포효를 내지른 지금 이 타이밍은 몸에서 다시 마나를 재생성하는 시간이라는 뜻이지.

1페이즈 마왕의 유일한 약점이다.

케이아는 장벽을 밟고 올라가 거대한 마왕의 몸을 사과 깎듯 깎아내기 시작한다.

-크아아아아아아아!!!!!!!!!! 떨어져라 벌레 같은 놈아!!!!!!!!!!!

“ 그런다고 떨어질 것 같았으면 시작도 안 했어. “

타이밍에 맞춰 용사의 검을 마왕에게 꽂아 날려버리려는 것을 버텨내고 타이밍에 맞춰 몸을 잘라내기 시작한다.


적당히 그어냈다고 생각된 케이아는 검을 크게 휘둘러 마왕을 공격한다.

“ 하앗..!!!!!! “

-쩌적.. 쩍...

거대한 그림자가 마치 껍질처럼 파이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베어놓은 틈을 통해 점점 갈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너져 내린다.

“ 자. 다음은 앨리스 네 차례다. “


작가의말

패턴만 알면 공략은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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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148. 신이라는 존재 23.04.20 262 1 12쪽
153 147. 끝인가? 23.04.19 260 1 14쪽
» 146. 정해진 패턴 23.04.18 262 1 13쪽
151 145. 마왕이라는건 말이지.. 23.04.17 260 1 12쪽
150 144. 복수의 끝에 남은것은 23.04.16 260 1 14쪽
149 143.5 샤를리에의 모험 23.04.16 260 1 11쪽
148 143. 주인공과 악역 23.04.15 263 1 12쪽
147 142. 가장 익숙한 전략 23.04.14 262 1 12쪽
146 141. 이번에는 다른 결말을 23.04.13 261 1 13쪽
145 140. 조금 과한 휴식 23.04.12 258 1 12쪽
144 139. 용의 심장 23.04.11 262 1 13쪽
143 138. 정말로 거지같은 시련 23.04.10 260 1 12쪽
142 137. 가장 두려운것은 23.04.09 261 1 12쪽
141 136. 힘을 받아들여라 23.04.08 262 1 12쪽
140 135. 마지막 시련 23.04.07 261 1 13쪽
139 134. 이것도 결국 불꽃이잖아 23.04.06 263 1 14쪽
138 133. 용기의 시련 23.04.05 260 1 12쪽
137 132. 용과 용사 23.04.04 260 1 13쪽
136 131. 검과 마법의 결투에서는 23.04.03 265 1 14쪽
135 130. 미지의 세계에서 익숙한 사람을 23.04.02 263 1 12쪽
134 129. 말도 안 되는 일 23.04.01 261 1 13쪽
133 128. 마왕같은것은 23.03.31 260 1 13쪽
132 127. 내가 바로 용사다. 23.03.30 261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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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1. 이세계인 23.03.24 26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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