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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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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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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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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66,042

작성
23.04.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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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6. 힘을 받아들여라

DUMMY

“ 허어어어억...!! “

라티안은 눈을 떴다.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정신을 차리자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 어.. 여긴.. 어디지..? “

자신의 세계에 빠져든다고 했는데..

티아트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라티안 자신의 내면에 깃들어있는 세계라는 말이 된다.

말 자체도 어려워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그 무엇보다 알 수 없는 것은..

“ 여기 너무 눈부신데.. “

사방이 너무 빛나고 있어서 앞이 보이지도 않는 느낌이 들었다.

평범한 방.. 같은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초원도 아니고..

굳이 비유하자면..

“ 뭔가.. 하늘에 있는 투명한 바닥 위에 서 있는 기분이네.. “

라티안은 아주 조심스럽게 한 발짝 움직여보았다.

다행히 길이 없다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았고..

왜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졌나 생각해 보기로 한다.

티아트가 뭐라고 했더라..

내면의 세계에 빠져들어 적들과 싸운다..?

가장 두려운 것이 뭐냐고??

“ 뭐가 됐든.. 여기가 어디든 간에.. 싸워서 이기라는 거지? “

그리고 그 상대는 아마 라티안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정보를 다 제공했으면 아무리 상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무언가라고 해서 겁을 먹기나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적이 있다는 뜻이니까.. 라티안은 검을 뽑.. 으려했으나 검이 없다.

이젠 거의 한 몸처럼 같이 지내던 것이었는데.. 왠지 없으니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한참을 걸어가던 라티안은 이제 슬슬 아무것도 없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쯤 무언가를 발견하고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사람이다.

그런데.. 어디서 본 사람이다.

“ 어.. 어? 다.. 당신은... 당신이..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요..? “

라티안의 눈앞에는 라티안이 죽였었던..

검은 그림자 하나를 손에 쥐고 있는 엘레케아 페인레리트가 서 있었다.

“ 오랜만이군. 내가 있어서 실망했나? “

“ ...실망보다는 어째서.. 라는 말이 맞는 것 같네요.. 당신은.. 제가 죽.. 인 것이 아닌가요..? “

“ 그래. 나는 너에게 이미 죽었지. 여기는 너의 내면에 있는 세계야. 거기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

엘레케아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무언가를 라티안의 앞에 던져버린다.

“ 이거 받아라. “

라티안은 그 검은 무언가를 집어다가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형태가 뭉그러져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 그것을 마저 처리하면 너는 시련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

“ ..당신이 처리하신 겁니까? “

“ 그래. 이 깨끗한 세상에 불순물이 들어와서 말이지.. “

엇..

이곳은 티아트의 말대로라면 라티안의 내면이다.

그곳에서 엘레케아가 라티안 대신 라티안의 가장 두려운 무언가를 죽였다는 것인가..?

엘레케아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그럼..

“ 혹시.. 제가 당신의 마나를 먹어서 여기에 계신 겁니까? “

엘레케아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로 라티안을 바라본다.

“ 그래. 아주 바보 같더군.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지. 하긴.. 내 팔자에 내 제자 놈들이 똑똑할 리가 있나.. “

제자..?

분명 엘레케아와 크람에서 싸울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던 것 같다.

자신의 제자가 되라고.

하지만 라티안은 분명 그것을 거절했다.

그나마 연관 있을 만한 행동은 마나를 먹는 건데.. 설마 거기에 무슨 짓을 한 걸까?

엘레케아가 눈앞에서 웃는 것이 보인다.

“ 어느 정도 감은 잡은 모양이군..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마나를 흡수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지. 하나는 억지로 빼앗는 것, 다른 하나는 넘겨주겠다는 의지를, 마음을 담은 마나를 주는 것. 그리고 두 번째로 말한 방법은 권속을, 제자를 늘리는 방법이기도 하지. 너의 여행에서 보건대 몇몇 길드에서도 그렇게 마나를 나눠주는 것 같더군? 나만 그런 줄 알았다만.. 역시 우주는 넓어. “

잠깐.. 그렇다는 건..

라티안이 엘레케아의 마나를 먹고 몸 상태를 회복한 것이.. 사실은 엘레케아가 마나를 주겠다는.. 그니까 권속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은 마나를 라티안이 덥석 집어먹었다는 것이다.

라티안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묻어나온다.

“ 그럼.. 전... “

“ 그래.. 이미 내 권속이자 나의 제자란다. 뭐.. 그렇다고 내가 무언가를 너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그러니 안심해. “

라티안은 드디어 무언가 이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크람에서 엘레케아와 싸우고 난 뒤에 만났던 앨리스와 춘향이 라티안의 몸을 살피던 것과 에르티크를 마무리 지었을 때 자기 생각보다도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공중으로 도약한 것, 게다가 조금 전 용기의 시련을 통과하기 위해 용을 향해 날아갔던 것.

그때 라티안은 순간적으로 빛을 사용한 느낌이었다.

“ ..그 빛들은.. 당신의 것이었습니까? “

“ 정확히는 나의 힘을 받아들인 너의 것이지. 게다가 너는 나의 마나를 전부 다 먹어 치웠으니 마나만 보면 이제 내 제자들은 너의 제자라고 봐도 되는 수준이다. 이렇게 간단한 말로 내 의지를 담은 마나를 진짜로 먹어버릴 줄 몰랐지만 말이야.. “

그때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멋대로 마나에 의지를 담아 멋대로 제자로, 권속으로 만들다니..

라티안은 조금 억울한 기분을 느꼈다.

“ 그건.. 사기잖아요.. “

“ 흥.. 모르는 것이 죄일 뿐이지. 걱정하지 마라. 나는 살아있는 것도 아니야. 단지 이 특수한 상황에서 우연히 내가 있을 뿐이다. 자 검을 만들어라 라티안. “

엘레케아는 손을 뻗어 일곱 개의 빛으로 검을 만들어낸다.

공중에서 엘레케아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빛들은 여전히 살벌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갑자기 왜..?

“ 예? 갑자기요? “

“ 내가 너무 과하게 패서 말이지.. 저 검은 녀석이 죽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 안에 속성으로 나의 모든 것을 너에게 가르쳐주도록 하지. 어서 검을 만들어내! “

그대로 엘레케아가 일곱 개의 검을 자신의 주위에서 흩날리며 라티안을 향해 달려온다.

상대가 공격해온다.

이유가 어떠하든 라티안은 그 공격을 얌전히 맞아줄 생각은 없다.

라티안은 급하게 불꽃으로 검을 만들어내어 엘레케아의 검을 받아낸다.

크람에서 엘레케아의 공격과 똑같이 일곱 번의 충격이 불꽃을 따라 손에 그대로 전해져 온다.

“ 크윽...!! “

일곱 번의 타격이 끝나자마자 엘레케아의 다음 동작이 바로 시작된다.

오른쪽에서 오던 칼날이 이제는 왼쪽에서 한 번 더 날아온다.

크람에서 떠난 뒤에도 훈련을 많이 했었는데도..

아직도 이 공격은 너무나도 묵직하게 느껴진다.


엘레케아가 오른손을 한 번 더 휘두른다.

여전히 엘레케아의 눈에 보이는 라티안은 빈틈이 많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게 오직 라티안의 검만을 집요하게 노리고 공격해 나간다.

“ 너 자신의 마나에 집중해라. 검 끝이 흔들리지 않게 해. 이건 검이 아니야. 아직 불꽃이지. 마나를 집중시켜라. 확실한 이미지를 떠올려. 상대방의 공격이 너의 검에 막히는 것을 미리 내다보고 와라. “

저번과는 다르다.

크람에서는 라티안의 자세를 통한 흐름을 지적했다면 이번에는 완벽하게 마나에 대해서만 설명한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내면에 있다고만 알고 있는 마나를 다루는 말들에 라티안의 검이 더욱 흔들리기 시작한다.

‘ 검을.. 받아내기만으로도.. 벅찬데..! 저게 무슨 말이야..! ‘

라티안 역시 알고 있다.

엘레케아는 대놓고 라티안의 검만 바라보고 불꽃을 흩트릴 생각으로 공격하고 있다.

어느샌가 라티안은 공격도, 방어도 집중하지 않고 오직 검을 유지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엘레케아의 기분이 살짝 나빠졌다.

“ 감히.. 결투를 장난으로 생각해? “

엘레케아가 갑자기 양손을 휘두르기 시작하더니 일곱 개의 검이 각각 따로 움직이며 라티안을 공격한다.

“ ..어.. 어..? 윽..!! “

두 개의 검은 발을 뚫어버리고 두 개의 검은 팔과 어깨를 꿰뚫는다. 남은 세 개의 검이 집중력이 흐트러진 라티안의 검을 가격해 불꽃을 흩뜨린다.

“ ..물론 널 훈련시켜줄 목적이기는 하다만 그렇다고 싸움을 포기하면 어떻게 하나. “

라티안은 자신의 몸에 꽂혀있는 빛으로 깎은 검들을 바라본다.

어딘가 이상하다.

분명 아파야 되는데.. 처음에만 조금 따끔했을 뿐 아픈 느낌이 없다.

오히려 익숙한 기분이랄까..?

“ 저기.. 이거 왜.. 분명 꽂혀있는데.. 안아프죠..? “

“ 당연한 것 아니냐. 이 또한 너의 마나인.. 것을.... “

엘레케아의 눈이 커진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우친 느낌이 들었다.

엘레케아의 마나는 이제는 더이상 엘레케아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굳이 이런 식으로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 일어나라 라티안. “

“ ..으.. 쉴 틈은 없는 건가요. “

라티안은 자신의 몸에 박힌 빛을 하나씩 뽑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시 한번 날아올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검을 만들고 엘레케아를 바라보았다.

일어나라고 하길래 바로 공격해 올 줄 알았는데..

한참을 고민하기만 하고 달려들지 않던 엘레케아가 갑자기 빛을 만들어 라티안의 앞으로 건네준다.

“ ...에? “

“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너에게 이런 수련법이 훨씬 좋아 보이는군. 자. 내가 만들어낸 것도 결국 너의 마나다. 내 검을 너의 손으로 컨트롤해보아라. “

라티안의 눈앞에 일곱 개의 빛의 검이 떠 있었다.

하나같이 날카롭고 단단해 보이는, 빛이 이렇게 끊어질 수 있는지 두 눈을 의심하게 되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내공이 담겨있는지 모를 빛이었다.

이것을.. 라티안을 보고 컨트롤하라고 한다.

근데..

컨트롤이 뭐지..

“ 그.. 컨트롤이... 뭔가요..? “

라티안은 단순히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랐던 것이었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엘레케아는 컨트롤하는 방법에 대해서 헷갈린다고 생각하고 설명해준다.

“ ...용의 브레스를 받아 너의 검으로 휘감았듯이 나의 검을 너의 것으로 다뤄보라는 뜻이다. 그때는 너와 똑같은 불꽃이라고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너와 똑같은 마나이기 때문에 훨씬 난이도가 쉬울 거야. “

음.. 이 검을.. 엘레케아가 다뤘던 것처럼..?

라티안은 손을 뻗어 빛의 검에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마나를 조종해본다.

“ 억지로 움직이려고 하지 마. 마나로 만들어낸 불꽃과도 같아. 너의 손발처럼 움직여라. “

라티안이 눈을 감고 집중한다.

손발처럼..

불꽃을 만들어내 휘두르던 그때의 감각 그대로..

용의 브레스를 검에 휘감아 사용했던 그 느낌으로..

불꽃을 처음으로 쥐었던 그때의 감각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니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이 날카롭게 느껴진다.

느껴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라티안은 인식해버렸다.

“ ...진짜.. 내 마나네.. “

라티안이 뻗었던 손을 오른쪽으로 향하자 일곱 개의 검이 차례로 손을 따라 흐른다.

그리고 빛의 검에서 하나씩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엘레케아가 코웃음을 치며 자신도 검을 만들어낸다.

“ 흥.. 진작 이렇게 할걸.. 아까운 시간만 날렸군. 자. 시간이 없다. 빠르게 간다. “

엘레케아가 일곱 개의 빛을 깎아 만든 검을 휘두르며 달려온다.

“ 큭..! 저기 너무 과격한데...! 좀만 시간을 주시지..!!! “

라티안도 엘레케아의 움직임에 맞춰 일곱 개의 불꽃으로 만들어낸 검을 휘두른다.

-키기기기기기기긱!!!!

두 사람이 만들어낸 14개의 검이 서로 부딪히며 화려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다행이다 진짜.. 마나 집어먹은거
어떻게 이어갈지 난감했는데 이렇게 직접 풀어주러 오셧네
엘레케아 당신이 여기서 나올줄은 몰랐어요.
진짜 잘 써먹을게요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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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143. 주인공과 악역 23.04.15 263 1 12쪽
147 142. 가장 익숙한 전략 23.04.14 262 1 12쪽
146 141. 이번에는 다른 결말을 23.04.13 261 1 13쪽
145 140. 조금 과한 휴식 23.04.12 258 1 12쪽
144 139. 용의 심장 23.04.11 262 1 13쪽
143 138. 정말로 거지같은 시련 23.04.10 260 1 12쪽
142 137. 가장 두려운것은 23.04.09 261 1 12쪽
» 136. 힘을 받아들여라 23.04.08 262 1 12쪽
140 135. 마지막 시련 23.04.07 261 1 13쪽
139 134. 이것도 결국 불꽃이잖아 23.04.06 263 1 14쪽
138 133. 용기의 시련 23.04.05 260 1 12쪽
137 132. 용과 용사 23.04.04 260 1 13쪽
136 131. 검과 마법의 결투에서는 23.04.03 265 1 14쪽
135 130. 미지의 세계에서 익숙한 사람을 23.04.02 26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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