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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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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2 19:22
연재수 :
5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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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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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66,042

작성
23.03.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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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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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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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1. 이세계인

DUMMY

“ 어.. 방법이 있는 거야? “

아리나가 화내고 있는 춘향을 가볍게 무시하고 샤를리에를 바라본다.

샤를리에의 눈빛이 변한다.

샤를리에는 코볼트보다 다섯 배는 거대한 오크를 손으로 가리킨다.

“ 코볼트들은 무리를 지어 우두머리의 밑에서 조직적으로 살아가요. 저들은 아마 저 뒤에 있는 오크를 우두머리로 삼고 따르는 것이겠죠. 저 녀석만 처리한다면 코볼트들은 알아서 물러날 거에요! “

뭐.. 사실 누가 봐도 코볼트들이 오크라는 녀석을 중심으로 진영을 짜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기에 그러리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 ..어쨌든.. 물러서지 않겠다는 거지? 알았어..! 라티안! 준비해! “

아리나의 신호에 맞춰 피렌이 바람을 돌려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어낸다.

“ 한쪽은 내가 맡을게. “

앨리스의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피렌의 바람 역시 피해를 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바람이 아닌 넓고 강한 바람을 정면에서 쏟아붓는다면 코볼트들의 움직임은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오크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마법진을 틀어 강한 돌풍을 뿜어내 코볼트들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 뿐 아니라 아주 조금씩이지만 뒤로 밀어낸다.

앨리스가 한 손에 붉은 꽃잎을 피워 레이피어를 창조해낸다.

“ 반대쪽은 내가.. “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앨리스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오크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진영을 구축하고 있는 코볼트 무리의 한가운데에 나타난다.

“ ..한 번에 덤벼. “

코볼트의 단단한 피부에 레이피어가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창조의 격이 달라진 것 때문인지 레이피어 역시 만만치 않았다.

완벽하게 베어내거나 꿰뚫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코볼트의 섬멸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갑자기 나타난 앨리스가 한순간에 여섯 마리의 코볼트에게 상처를 내는 바람에 그 주위의 코볼트들이 앨리스를 강하게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 틈을 노려 라티안이 남아있는 정면의 코볼트들을 무시하고 오크에게 무작정 달려나간다.

-키익!! 킥!! 킥킥!!

이제 이곳에서 오크를 죽이지 못한다면 라티안은 코볼트와 오크의 사이에서 갇히게 된다.

하지만 라티안은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라티안이 오크에게 거의 다 접근했을 때쯤 오크의 몸에 가느다란 상처 수백 개가 생겼다.

“ 자! 칼질은 해놨으니 마무리는 콩나물 1번! 너가 해! “

코볼트와 오크의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암살자답게 몰래 오크에게 다가간 춘향이 한 짓이다.

너무나도 두꺼운 피부를 가느다란 낫으로 한순간에 수백 번 갈라낸 덕분에 손목이 아픈지 춘향은 낫을 집어넣고 손목을 주무르고 있다.

라티안은 춘향이 뭐라 하는 것은 신경 쓰는 것이 손해라고 판단하고 그대로 달려나간다.

-콰콰쾅!!!!

-크어어어어어!!!

오크의 머리 위에서 여섯 갈래의 번개가 하나로 합쳐져 정수리에 직격한다.

그 한순간 반짝이는 번개가 오크의 몸에 흐르면서 라티안의 눈에 똑똑히 보였다.

세밀하게 베인 수백 개의 흔적이 일정한 결을 따라서 서로 모두가 이어져 있었다.

그 결을 따라가다 보면 누가 봐도 이곳을 공격하라는 듯한 흐름이 느껴진다.

라티안은 이를 악물었다.

대체 저 녀석은 얼마나 강한 것일까.

“ 젠장...! “

라티안은 춘향이 상처로 표시해둔 목을 향해 강하게 검을 내려찍는다.

원래라면 베지도 못하고 튕겨 나가겠지만 춘향이 집중적으로 공격해놓고, 아리나의 번개가 속으로 파고든 덕분에 라티안의 검은 튕겨 나가지 않고 그대로 박혔다.

-크으으으어어어!!

오크가 괴로워하면서도 라티안을 죽이기 위해 주먹을 내지르려고 한다.

라티안은 그런 주먹 따위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 마나를 강하게 압축해 흘려보낸다.

손에서, 검에서, 박혀있는 오크의 목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나 오크의 모든 상처가 푸르게 빛나더니 그대로 터져버린다.

-콰아아아아앙!!!!!

튕겨져 날아가는 라티안이 낙법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어느새 나타난 앨리스가 라티안을 붙잡고 안전하게 착지한다.

“ 라티안! 괜찮아?! “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리나가 소리치며 달려온다.

“ 윽..! 아리나! 긴장 풀지마! 저 녀석들의 움직임을 주시해! “

이미 자신의 영역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기에 마나의 흐름쯤은 가볍게 파악하고 있는 아리나였지만 라티안의 말을 듣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키킥... 킥... 킥..!

코볼트들은 자신이 따르던 오크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더니 조금씩 뒤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 ..다행이야.. 우두머리를 잃었다고 이성을 잃고 덤비진 않네. “

“ 종족이 달라서 그래요. 아마 코볼트 왕이었으면 덤벼들었겠죠..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샤를리에 메리테일라라고 해요. “

라티안 일행에게 샤를리에가 아주 화려하게, 예의 있게 인사하는 것과 동시에 주위로 네 명의 병사들이 달려와 칼같은 경례를 한다.

“ 엇.. 그 네.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

라티안, 피렌, 아리나, 앨리스, 춘향.

다섯 명 모두가 샤를리에의 앞으로 모였다.

샤를리에는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관찰했다.

머리 색이 다양하다.

옷도.. 자세히 보니 조금 특이하다.

언어는 같은 언어인데..

마법을 무영창으로, 그리모어를 들고 있지도 않은 채로 사용한다.

이들은.. 혹시.. 설마... 설마....?!

“ ..혹시.. 이세계인 이신가요..? “

“ ..네? 그게.. 뭐... “

“ 응!! 맞아!! 이세계인이야!! 맞아 이세계인! 반가워!! 아하하!! “

처음 듣는 단어에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당황하는 사이 춘향이 불쑥 튀어나와 신나게 웃는다.

“ 넌 좀 가만히좀 있어 봐 좀!! “

아리나가 춘향을 저지하는 사이에 피렌이 앞으로 나와 대신 말한다.

“ 그.. 이세계.. 인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만.. “

샤를리에가 조심스레 인사하며 설명해준다.

“ 다른 세상에서 이곳으로 오신 분들을 일컫는 말이랍니다.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 저희를 구원해주실 분들이라고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지요. 그분들은 저희가 알고 있는 지식과는 전혀 다른 지식을 가지고 계셨으며,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계시다고... “

“ 아 저기.. 샤를리에.. 님?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그런 존재가 아니어서요.. 사람 잘못보셨.. “

다른 세상에서, 즉 우주에서 이 행성으로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을 구원해준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다.

라티안 일행은 그저 의도치 않게 이 행성에 침략한 외계인일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변명하려고 했으나.. 샤를리에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는다.

“ 어라? 잘못 보셨다고 하시기에는 저기 계신 저분께서는 긍정하지 않으셨나요? “

샤를리에가 환하게 웃으면서 친절하게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낫을 빼 들고 아리나의 목을 잘라버리려는 춘향과 그 손을 막고 있는 앨리스가 보였다.

“ 이거 놔 앨리스! 오늘 제대로 교육시켜줄라니깐!!! “

“ 하! 좋아! 우리도 이제 강해졌다고!! 덤벼!! 오늘부터 제대로 과거의 복수를 할 거니까!!!! “

“ 아니 아리나 그 복수는 좋은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조금.. 앗따가!! “

온몸에 스파크가 튀고 있는 아리나와 그 앞을 어떻게든 틀어막으며 이곳의 눈치를 살피는 라티안도 눈에 보였다.

“ ....하아.. “

샤를리에는 헷갈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다른 세계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불안해지기 때문에 경계할 텐데.. 이들은 그런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말로는 자신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부정한다.

피렌이 억지로 뒤를 외면하고 샤를리에를 바라본다.

“ 그.. 혹시 세상이 혼란스럽다는 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나요? 저 강한 마물들과 연관이 있는 건가 싶어서요. “

샤를리에의 앞에 있는 피렌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물어보고 있다.

아마 어지러워하는 이유는 뒤에서 동료들이 이런 상황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이겠지..

이 틈을 파고들어 상대가 궁금해할 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쥐어주고 유도한다.

그래.. 그렇게 하면 굳이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원하는 대로 흘러가 주겠지..

“ 아.. 네! 지금 세상에 마왕이 도래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물.. 이라고 부르셨었나요? 이곳에서는 몬스터라고 합니다만 그들이 한층 포악해지고 단단해지며, 더욱 조직적으로 활동하게 되었죠.. 물론.. 이렇게까지 강해진 줄은.. 몰랐습니다만... “

“ 마왕.. 이요? “

확실하다.

점점 샤를리에의 말에 관심을 갖는다.

점점 이쪽으로 넘어오는 느낌이 든다.

“ 네..! 현재 마왕은.. 저희로서는 알 수 없는 특수 광석으로 만든 아주 거대한 배를 거점으로 삼고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고 있다고.. “

“ 방금....? “

“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

“ 저기 잠시만요. 다시 한번만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

순간 앨리스도, 춘향도, 피렌도, 아리나도, 라티안도 전부 샤를리에의 말에 집중한다.

어딘가 말실수한 걸까 싶은 샤를리에의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 네.. 네? 그... 아.. 사람들을.. “

“”” 그 전에!! “””

기세가 어마어마한 덕분에 샤를리에의 몸이 뒤로 기울었다.

“ 에.. 에에.. 그.. 거대한.. 배를 거점 삼아.. “

샤를리에를 향하던 다섯 개의 시선이 이제는 서로를 마주보기 시작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다가도 금세 입을 다물어 버리는 바람에 잠깐동안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만 들렸다.

살짝 분위기가 좋았다고 생각했다.

샤를리에의 말을 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듣고 있었다.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불안함을 느낀 샤를리에는 이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제안한다.

“ 아.. 그.. 저기.. 여러분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희 메리테일라에서 여러분들을 모셔도 될까요? 아무래도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은데요..? “

그 순간 얼음이 녹아내리듯 샤를리에의 눈앞에 있던 다섯 명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피렌이 고개를 돌려 샤를리에를 마주 보고 말한다.

“ 아. 네. 죄송합니다. 저희는 할 일이 있어서 이만...!! “

말을 마치자마자 마치 작전이라도 짠 듯이 다 같이 피렌의 바람을 타고 달려나가 버린다.

“ 앗..! 아 저 잠.. 시..!! “

“ 어.. 어떻게 할까요 샤를리에님? “

모두가 떠난 다음에야 뒤에 있던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어떻게 하긴! 당장 쫓아가! 다만 멀리서 천천히! 대화는 안 들어도 되니까 위치만 파악해! “

“ 넵! “

아까의 대화를 통해서 저들이 마왕이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하는 행동으로 봐서는 어쩌면 거대한 배... 마왕성에 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것은 샤를리에에게 너무나도 완벽한 전개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코볼트와 오크를 상대로 승리하기는 했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정도의 힘으로 마왕을 이긴다고..? 가능할 리가 없다.

어떻게든 저 이세계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고 힘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해서...

“ ...어떻게든.. 케이아와 합류하게 해야 해... “

혼자서 모든 것을 끌어안고,

혼자서 용사의 칭호를 받으며,

혼자서 마왕과 맞서려는.

샤를리에가 남몰래 좋아하는 단 한 명의 사람에게 어떻게든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

그것이 자신이 아니라고 한다고 해도..

저 이세계인들이라면..

반드시 케이아의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바로 마왕성으로 가서 죽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 ..빨리 돌아가자. 보고해야 할 일이 산더미야.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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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144. 복수의 끝에 남은것은 23.04.16 259 1 14쪽
149 143.5 샤를리에의 모험 23.04.16 260 1 11쪽
148 143. 주인공과 악역 23.04.15 262 1 12쪽
147 142. 가장 익숙한 전략 23.04.14 261 1 12쪽
146 141. 이번에는 다른 결말을 23.04.13 260 1 13쪽
145 140. 조금 과한 휴식 23.04.12 258 1 12쪽
144 139. 용의 심장 23.04.11 262 1 13쪽
143 138. 정말로 거지같은 시련 23.04.10 259 1 12쪽
142 137. 가장 두려운것은 23.04.09 26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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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133. 용기의 시련 23.04.05 26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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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128. 마왕같은것은 23.03.31 25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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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 이세계인 23.03.24 262 1 12쪽
125 120. 새로운 만남 23.03.23 261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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