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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잡가님 님의 서재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아이돌을 꿈꾸는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잡가님
작품등록일 :
2023.05.13 09:08
최근연재일 :
2023.12.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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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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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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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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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따돌림

DUMMY

이어 두 번째 로켓이 루비와 내가 있는 곳으로 발사됐다.


-진훈, 루비를 안아요.


말과 동시에 프리티는 나의 윙슈트를 제어했다. 루비를 안은 나는 간신히 로켓을 피했지만 유도 장치가 탑재된 로켓은 방향을 바꿔 다시 날아왔다. 프리티의 컨트롤로 충돌 직전에 몸을 돌려 피했다. 충격파가 온몸으로 전해졌다. 나를 지나친 로켓은 힘을 잃고 날아가 무대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폭파음과 함께 스타디움 일부가 무너졌다. 놀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출구 쪽으로 몰렸다. 서로 밟고 올라서며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힘없는 이들은 바닥에 쓰러져 짓밟혔다. 일대 혼란이 이어졌지만 보안 요원은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형, 빨리 찹피에 올라타요. 다음번 공격은 막아낼 수 없을 거예요.”


프리티를 통한 쿠마르의 교신이 들렸다. 교신과 동시에 공중에서 찹피가 내려왔다. 하지만 조금 전의 충격파로 몸이 마비된 것처럼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진훈, 어서요.”


루비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루비와 나는 찹피에서 내려준 사다리를 겨우 붙잡았다. 동시에 세 번째 유도 로켓이 날아왔고 찹피는 우리를 매단 채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로켓은 방향을 바꿔 우리를 쫓았다.


“부, 부딪힌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내 몸에서 뭔가 에너지의 방출이 느껴지더니 찹피를 쫓아오던 로켓이 기체에 부딪히기 직전 움직임을 멈추더니 바닥에 떨어졌다.


“빨리 올라와요.”


찹피의 문이 열리며 피아가 손을 내밀었다. 사다리에 매달려 있던 나는 루비를 먼저 찹피 안으로 보내고 온 힘을 다해 찹피 안으로 들어왔다.


“일단 다들 무사하죠? 다시 날아갑니다. 빠라바라바라밤”


쿠마르의 말과 함께 찹피는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간발의 순간에 로켓이 멈춰 루비와 나는 무사할 수 있었지만 몸은 여전히 무거웠다.


“괜찮아요? 진훈”


루비는 내 손을 잡은 채 놓지 않았다. 루비와 나는 서로를 뜨겁게 끌어안았다.


“거, 적당히 좀 하시죠? 전 아직 어린애 모습이잖아요.”


쿠마르의 말에 루비와 나는 몸을 떨어뜨리며 웃었다. 한바탕 웃어서인지 몸이 회복된 것 같았다. 강력한 슈퍼유전자의 힘이 발휘된 것일까.


“로켓이 어떻게 멈춘 거죠? 피아 당신인가요?”


나는 피아에게 물었다.


“두 번째까지는 제가 맞아요. 하지만 그걸로 제 모든 기력은 바닥이 낫죠. 세 번째는 도저히 힘을 모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로켓이 멈췄어요.”


그럼 세 번째 로켓을 멈춘 건 뭐였을까? 나는 쿠마르와 피아를 번갈아 쳐다봤다. 이내 조금 전 느낀 에너지의 움직임이 떠올랐다.


-진훈, 그건 레 박사에게 받은 물건에서 나온 에너지 같군요.


프리티가 말했다. 그 말에 나는 기억해 냈다. 레 박사와 헤어져 네오서울로 온 이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사용법을 몰랐던 그 염력 기구였다.


“참, 다행이군요. 이런.”


허탈함과 안도가 동시에 느껴졌다.

우리를 태운 찹피는 스텔스 모드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지상의 로켓포 정도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높이까지 올라왔다.


“레 박사를 보면 인사를 해야겠군.”


“그래야죠. 그를 다시 본다면요.”


내 말에 피아가 대답했다.


“레 박사님은 잘 있나요?”


“쿠마르 이럴 때가 아니야. 어서 이동해야지.”


피아가 급히 말을 돌리듯 말했다.


“뭐, 뭐야.”


“그런 게 있어 형. 자 어디로 갈까요?”


순간 떠올린 건 어셈블타워였다. 바 마스터를 만나야 했다. 루비에 대해 알아야 할 게 있었다. 그리고 나는 루비와 약속했다. 그녀에게 걸린 사고의 제한을 풀어주겠다고.


그때 뭔가가 찹피의 오른쪽에서 터지면서 기체가 크게 흔들렸다.


“다들 조심해요. 에어크래프트 편대가 우릴 노리고 공격하고 있어요.”


쿠마르가 소리쳤다.


“스텔스 모드도 완벽하지는 않아요. 아마 예측해서 쏘는 걸 거예요.”


스텔스 모드로 움직여도 열과 전파를 추적하는 원시적 방법을 총동원한다면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다. 에어크래프트 편대라면 모든 기술의 집합체다. 하지만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나 인공지능의 예측에 의해 추적할 뿐이다.


“낮게 날아갈 거예요. 꽉 잡아요.”


말과 동시에 찹피가 빠른 속도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래는 네오서울 도심이니 함부로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빌딩 숲에 가려져 추적하는 건 더욱 어렵다.


하강하는 동안 공중으로 몇 개의 폭탄이 터졌다. 불꽃처럼 화려한 폭탄의 잔재였다.


“오케이, 이 정도면 안전하네요.”


쿠마르의 작전은 성공이었다. 급속도로 하강한 찹피는 지상에서 200미터 이하로 낮게 움직였다. 이 정도면 소형드론이라 해도 함부로 공격할 수 없다. 이미 스타에이드를 망쳤고 시민들의 마음도 확인했으니 연방 또한 여론을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루비를 이용한 연방의 선동이 그렇게 역풍을 맞을 거라곤 나 또한 생각지 못했다.

이제 사람들은 연방에 대한 속마음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미 연방은 내부적으로 썩어가고 있었다.


“곧 어셈블타워에요. 옥상에 내려드리죠.”


“고마워. 쿠마르.”


“노 프라블럼, 여튼 다녀와요.”


머잖아 어셈블타워가 보였다. 찹피는 어셈블타워 옥상 비상착륙장으로 하강해 소리도 진동도 없이 가볍게 착륙했다. 어셈블타워 인근 빌딩에 걸린 전광판에서는 아이돌형 신형 안드로이드의 광고 방송이 연달아 흘러나오고 있었다. 연방 시민의 비위를 맞춰준다면 조금 전 스타에이드의 혼란 또한 연방에 의해 묻힐지도 모른다.

찹피의 문을 열고 나가자 바로 옆 건물의 전광판에는 스타에이드의 녹화된 공연이 흘러나왔다. 30여 분 전 루비가 부른 마지막 곡의 녹화방송이었다.


“이 혼란은 저렇게 감춰지는 걸까?”


나는 전광판을 보며 말했다.


“그렇겠죠. 난 여기 이렇게 있는걸요.”


루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진실은 감춰질 수 없겠죠. 아까의 혼란은 이미 전 세계에 방영되었으니.”


피아가 나서며 말했다. 피아의 말대로인지도 모른다. 이미 세계는 연방이 막아내기엔 내부에서 문제가 커지고 있었다.


나는 찹피 밖으로 나갔다. 지난번 옥상 라운지를 지키던 경비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 불안했다.


“느껴지나요? 진훈. 나도 느껴져요. 뭔가 이전과 다르군요. 하지만 일단 확인하고 싶어요. 이곳엔 나와 같은 하이릭스사의 파티마들도 있으니까요.”


루비가 발을 내디뎠다.


“여기 있으라고는 말하지 못하겠군.”


“그래요. 진훈. 같이 가요.”


나는 차마 루비에게 남으라고 하지 못했다. 이곳은 그녀의 집이나 마찬가지였을 테니.


루비와 함께 지하 8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엘리베이터가 지하로 향했다. 잠시 후 문이 열렸고 순간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다.


지하 8층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곳엔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벽으로 막혀 있었다. 바로 통하는 작은 카페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지하 8층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회색 벽만이 가로막고 있었다. 긴 복도를 따라 간간이 비상등만이 희미한 빛을 내뿜었다.


“뭔가 이상하군.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지.”


“잠깐만요. 진훈.”


루비는 어두운 복도를 따라 빠르게 걸었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한참을 걷더니 어딘가에서 멈춰 섰다. 비상구의 불빛으로 위치를 가늠한 것 같았다.


“여기, 이걸 밀어야 해요.”


루비는 벽을 손으로 훑더니 한곳을 세게 밀었다.


“도와줘요.”


루비의 말에 나 역시 체중을 실어 벽을 밀었다. 분명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됐어요.”


말과 함께 루비는 밀린 벽 사이로 손을 넣어 레버를 당겼다. 이어 기이잉- 하는 기계 소리와 함께 벽이 자동으로 밀렸다. 이내 그 사이로 문이 열렸다.


“들어가요.”


루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곧 문이 닫혔다.

바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실내는 예전의 활기찬 기운은 없었지만, 일부 조명이 꺼진 것 외엔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이내 구두소리와 함께 누군가 나타났다.


“마스터?”


루비가 그에게 다가갔다. 바 마스터는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의 얼굴엔 평소와 같은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과연 왔군요.”


마스터는 어딘가 몸이 좋지 않아 보였다. 루비는 그의 안색을 살폈다.


“안색이 안 좋군요. 마스터.”


“괜찮소.”


괜찮으냐는 내 말에 그가 대답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마스터. 진실을 말해줄 수 있나요?”


나는 그에게 물었다. 내 말에 그는 한동안 나를 바라봤다.


“진실을 묻는 거겠죠? 여기는 어디인지. 왜 당신이 여기에 발을 디디게 된 건지.”


그는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다시 올 거라는 것도. 그리고 그동안 쉬쉬하던 진실에 관해 물어볼 거란 것도.


“맞아요. 마스터. 당신이 왜 나를 이곳으로 오게 했는지 난 늘 궁금했죠. 이곳은 그런 질문이 금지된 곳이었기에 나는 묻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나는 알아야겠어요.”


그는 묵묵히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진짜 이곳에 온 건 따로 있죠. 나는 그걸 알기 위해 여기 온 거예요.”


“그게 뭐죠?”


마스터가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의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루비의 마인드컨트롤을 해제하는 방법을 알려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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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바 마스터에 관하여 23.12.10 4 0 10쪽
» 완벽한 따돌림 23.12.03 5 0 10쪽
52 날아오르라, 루비와 함께 23.11.26 5 0 9쪽
51 드론 떼 23.11.19 10 0 9쪽
50 로드 킬러닌 23.11.12 11 0 10쪽
49 위 아 더 월드 23.11.05 7 0 10쪽
48 스타에이드의 시작 23.10.29 8 0 10쪽
47 새벽의 습격 23.10.20 10 0 10쪽
46 그날, 루비의 기억 23.10.13 13 0 9쪽
45 살금살금 기다 23.10.06 11 0 9쪽
44 EMP SHOCK 23.09.28 15 0 11쪽
43 찹피 23.09.22 18 0 10쪽
42 모두가 기다리는 축제를 위하여 23.09.15 15 0 9쪽
41 이구아나N이 향한 곳 23.09.10 13 0 9쪽
40 루비, 아 루비 23.09.04 14 0 11쪽
39 어셈블타워 지하 8층 23.08.30 14 0 10쪽
38 쿠마르 넌 뭐냐? 23.08.24 18 0 10쪽
37 진정한 워게임 23.08.19 18 0 10쪽
36 배신자는 누구인가 23.08.13 17 0 10쪽
35 그의 아이덴티티 23.08.08 20 0 10쪽
34 드미트리, 당신을 믿어 23.08.03 15 0 9쪽
33 바벨탑을 만든자에게 23.07.29 18 0 10쪽
32 누군가를 걱정하는 건 인간만이 가진 능력일까? 23.07.24 17 0 10쪽
31 방황하는 모든 이들이 길을 잃은 건 아니다 23.07.21 16 0 9쪽
30 혁명이 지속될수록, 소년은 자라난다 23.07.18 16 0 10쪽
29 루비, 너의 빈 잔에 23.07.15 18 0 9쪽
28 세 명의 아이들, 그리고 남은 아이들의 행방 23.07.12 18 0 10쪽
27 바알의 암호와 신인류 프로젝트 23.07.09 18 0 8쪽
26 해저터널 저편, 미낙시 순다레슈와라 사원 23.07.06 18 0 13쪽
25 안드로이드는 아이돌을 꿈꾸는가? 23.07.03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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