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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잡가님 님의 서재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아이돌을 꿈꾸는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잡가님
작품등록일 :
2023.05.13 09:08
최근연재일 :
2023.12.10 18:0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271
추천수 :
17
글자수 :
289,101

작성
23.1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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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드론 떼

DUMMY

“이백 년 전 누군가가 창조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썼죠. 그리고 지금 그것은 현실이 되었어요.”


무대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루비의 목소리일까? 아니 그것은 루비가 아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음은 아니다.


-루비의 목소리가 맞아요. 하지만 녹음된 소리군요. 아까와는 다른 불안한 감정이 섞여 있군요.


프리티의 말대로 그것은 연출된 소리다. 연방이 의도한 연출일까. 이어 무대 뒤 거대한 스크린에 루비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나타났다. 매혹적인 루비의 얼굴은 관객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이 번영과 평화에 돌을 던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거죠?”


그 말과 동시에 공중에서 대기하던 수천 대의 드론이 움직여 새로운 글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안드로이드는 기계 양을 꿈꾸는가. 아아 나는 이 소설을 알고 있다. 오래전 누군가가 안드로이드를 상상하면 쓴 그 이야기를.


“저는 지금의 평화를 사랑해요. 세상은 하나. 하나 된 연방. 나의 세계를 지켜주세요.”


루비가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프리티의 말처럼 그것은 경직된 기계음이다.


‘우리의 루비를 이용하지 마.’


그때 관람객 자리에서 누군가 외쳤다.


‘이건 세계인의 축제야. 왜 연방은 당신들의 정치쇼를 여기서 하는 거야?’


구레나룻을 한 건장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소리쳤다. 소리치는 남자에게 보안 요원이 달려와 제압하려 했다.


‘맞아. 루비를 당신들의 선전 도구로 이용하지 마.’


구레나룻 남자에게 요원이 몰려들자 다른 곳에서도 사람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수십 명의 보안 요원이 제지하려고 움직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스타에이드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축제였어. 정부는 개입을 멈춰!’


‘맞아. 그건 잘못된 거야.’


‘우린 단지 우리의 안전을 연방에 맡긴 것뿐이라고. 대안이 없었을 뿐이야. 왜 뉴스와 언론은 연방이 말하고 싶은 것만 떠들어 대는 거지?’


곳곳에서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외침은 무대의 노래와 섞여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뭔가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보안 요원이 사람들이 몰려든 곳을 오가며 진압하려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난 군중을 막을 순 없었다.


쿵-


그때 폭발음이 들렸다. 멀리,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터진 폭발음은 천지를 진동시켰다.


쿠쿠쿵-


몇 번의 폭발음이 더 이어졌다. 음악으로 가득한 경기장에도 그 폭발음이 느껴졌다.


-진훈, 드미트리와의 교신이에요.


“드미트리?”


새벽의 폭발 후 교신이 끊긴 드미트리다. 그는 무사했다.


“연결해 줘.”


나는 급히 연결을 시도했다. 드미트리와 락샨과의 교신은 도청될 위험이 있지만, 연결을 시도할 만큼 급한 상황이 분명하다. 연결과 동시에 신호가 잡혔다.


“폭발음, 들었어요?”


드미트리의 목소리는 다급해 보였다.


“들었어. 뭐지?”


“A.F.C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어요. 새벽의 폭파도 에어크래프트에서 쏜 것이에요.”


“왜지? 왜 공격을 시도한 거야?”


“네오서울까지 이어지는 반 연방 단체의 지하 통로가 곤지암까지 이어지고 있었어요. 에어크래프트가 노린 건 그곳이었죠.”


지하 통로, 백여 년 전 지어진 벙커 역할을 하던 지하 통로이다. 연방 초기의 혼란을 수습하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하수로를 반 연방 조직에서 사용하고 있는 걸 연방에 수습에 나선 것이다. 반 연방 단체의 집결을 눈치채고 노린 것이었다.


“블레어 부부의 도움으로 지하 벙크로 피할 수 있었어요.”


블레어 부부가 나타난 건 그곳에 반 연방 조직의 지하통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포격에 당했는지도 모른다.


“길게 말할 수는 없어요. 이곳은 블레어 부부가 활동하던 네오서울 루트 중 하나였어요.”


자유형제단, 순간 떠오르는 건 그 이름이었다. 바이로이드인 블레어가 처형된 것도 그곳에서의 활동이 이유였을 것이다.


“어제의 공격은 이들을 노린 거예요. 이들이 무기를 들어 테러를 준비할 것도 아닌데 무차별적 포격이라니.”


드미트리는 무척 놀란 것처럼 보였다. 머리 위로 폭탄이 터져 지하 벙커로 급히 내려가는 사건을 겪은 이의 감정을 내가 판단할 순 없다.


“진훈, 조심해요. 월드컵스타디움도 위험해질 거예요. A.F.C는 스타에이드에서 일련의 사태가 일어날 거란 첩보를 입수하고 보안을 강화하고 있을 거예요. 교신은 이걸로 끝낼게요. 부디 몸조심해요.”


말과 함께 드미트리와의 교신이 끊겼다. 순간 하늘은 더욱 빛났다. 어둠 가운데 무대의 조명이 번쩍였고 동녘 하늘의 굉음과 폭파음이 더해졌다. 이 혼란 속에서도 사람들은 무대의 음악과 밖의 혼란을 구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루비의 두 번째 노래가 흘러나왔다.


잠에서 깨었을 때 나는 당신을 보았죠.

지난밤 꿈은 너무나 황홀했어요.


꿈에서 나는 하늘의 천사였는데 지금은 인간이에요.

비록 이곳에 떨어졌지만 나는 괜찮아요.

당신을 만났기 때문이죠.



노래는 길었다. 그리고 그 노래가 이어지는 동안 스타디움은 혼란에 빠졌다. A.F.C 요원이 난입했고 혼란에 빠진 군중 사이에서 누군가를 찾았다. 자유형제단의 일원이거나 그런 누명을 쓴 자였을 것이다. A.F.C의 난입과 함께 소요 사태가 이어졌다. 그들이 찾는 이들 중 나도 포함됐을 것이다.


-진훈, 쿠마르예요. 연결할게요.


프리티의 말과 동시에 쿠마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 준비됐어요? 5분 후면 모든 게 멈출 거예요.”


말과 동시에 쿠마르의 교신이 끊겼다. 모든 것이 멈춘다니. 긴긴 어둠이 우릴 기다리는 걸까?


당신과 함께라면 인간의 모습에 적응해 볼게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나는 언젠가 돌아갈지 몰라요.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날, 하지만 그날은 오지 않겠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날, 그날은 오지 않을 거라 약속해 줄래요.


루비의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외쳤다.


앵콜- 앵콜-


앵콜이 이어졌다. 무대 가운데 선 루비는 뭔가를 찾고 있었다. 대형 스크린 뒤로 루비의 표정이 보였다. 루비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루비는 내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겠지.


“다시 한번.”


루비가 외쳤다. 그녀는 혼란을 이겨내듯 크게 외쳤다. 루비의 외침이 끝나자 곧 다시 전주가 시작됐다. 스타디움은 다시 음악에 파묻혔다.


‘저기 있다.’


그때 무대에 선 루비를 바라보던 나를 향해 대여섯 명의 요원들이 달려왔다. 검은 선글라스를 낀 요원이다. 시뮬레이터 고글. 그들은 A.F.C였다. 그들은 순식간에 나를 제압했다.


“진훈, 연방법에 따라 당신을 체포합니다. 당신도 이제 끝이겠군요.”


달려온 이들 중 하나가 내 팔을 움켜쥐며 말했다. 짙은 선글라스로 가려져 있었지만 나는 그를 기억해 냈다. 휴머니티테크놀로지에서 C의 곁에서 자주 보이던 칼이란 요원이었다.


-진훈, 그들에게서 살의가 느껴져요. 당신이 저항하면 정말 쏴도 된다는 명령을 받은 것 같아요.


프리티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남자가 나를 결박했다. 칼은 내 어깨의 프리티를 알고 있는지 어깨를 붙잡고 프리티를 노출시키려 했다.


“형, 곧 시작이에요.”


그때 쿠마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어 거대한 섬광이 하늘을 뒤덮었다.


팍-


소리와 함께 플라즈마 입자처럼 월드컵스타디움 상공으로 섬광이 피어올랐다. 지상의 누군가가 쏜 것이다. 혼란과 동시에 나를 제압한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안드로이드?”


칼 그는 안드로이드였다. 순간 나는 기억해 냈다. EMP 건. 블라디미르가 준비하기로 한 EMP 건이 발사된 것이다. 칼을 비롯해 나를 제압한 요원 중 몇 명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어 하늘을 수놓던 드론 무리가 빛을 잃으며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쿵쿵


바닥으로 떨어진 드론이 박살 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사람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하늘을 비치던 조명은 빛을 잃었고 스타디움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그와 동시에 깜빡이던 조명이 다시 희미한 빛을 비추며 켜지기 시작했다. 예비 전력이 켜진 것이다. 희미한 빛을 본 사람들이 일제히 빛이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장내는 아수라장이었다.


그때 하늘에서 빛이 일그러지면 낯선 기체가 내려왔다. 찹피였다.


-팍팍팍


뭔가가 박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주변에 있던 아직 쓰러지지 않은 요원들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찹피에서 쏜 총에 맞은 것이다.


“형, 어서 손을 잡아요.”


말과 동시에 찹피가 스타디움 관중석 가까이 내려왔다. 개방된 기체 문 사이로 쿠마르가 소리쳤다. 찹피와 함께 있던 마스크를 쓴 요원 두 명이 사다리를 떨어뜨렸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뛰어올라 사다리를 붙잡았다.


“나이스, 날아갑니다. 빠라바라밤”


쿠마르의 목소리와 함께 찹피가 날아올랐다.


“쿠마르, 기다려. 루비에게 가야 해!”


“그럼요. 형만 데려가는 줄 알았나 보죠?”


말과 함께 나를 태운 찹피는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월드컵스타디움을 선회했다. 그때 수십 대의 드론이 찹피를 향해 날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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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바 마스터에 관하여 23.12.10 5 0 10쪽
53 완벽한 따돌림 23.12.03 5 0 10쪽
52 날아오르라, 루비와 함께 23.11.26 6 0 9쪽
» 드론 떼 23.11.19 11 0 9쪽
50 로드 킬러닌 23.11.12 12 0 10쪽
49 위 아 더 월드 23.11.05 8 0 10쪽
48 스타에이드의 시작 23.10.29 9 0 10쪽
47 새벽의 습격 23.10.20 11 0 10쪽
46 그날, 루비의 기억 23.10.13 14 0 9쪽
45 살금살금 기다 23.10.06 12 0 9쪽
44 EMP SHOCK 23.09.28 16 0 11쪽
43 찹피 23.09.22 19 0 10쪽
42 모두가 기다리는 축제를 위하여 23.09.15 15 0 9쪽
41 이구아나N이 향한 곳 23.09.10 14 0 9쪽
40 루비, 아 루비 23.09.04 15 0 11쪽
39 어셈블타워 지하 8층 23.08.30 15 0 10쪽
38 쿠마르 넌 뭐냐? 23.08.24 19 0 10쪽
37 진정한 워게임 23.08.19 19 0 10쪽
36 배신자는 누구인가 23.08.13 18 0 10쪽
35 그의 아이덴티티 23.08.08 21 0 10쪽
34 드미트리, 당신을 믿어 23.08.03 16 0 9쪽
33 바벨탑을 만든자에게 23.07.29 19 0 10쪽
32 누군가를 걱정하는 건 인간만이 가진 능력일까? 23.07.24 18 0 10쪽
31 방황하는 모든 이들이 길을 잃은 건 아니다 23.07.21 17 0 9쪽
30 혁명이 지속될수록, 소년은 자라난다 23.07.18 17 0 10쪽
29 루비, 너의 빈 잔에 23.07.15 19 0 9쪽
28 세 명의 아이들, 그리고 남은 아이들의 행방 23.07.12 19 0 10쪽
27 바알의 암호와 신인류 프로젝트 23.07.09 19 0 8쪽
26 해저터널 저편, 미낙시 순다레슈와라 사원 23.07.06 19 0 13쪽
25 안드로이드는 아이돌을 꿈꾸는가? 23.07.03 2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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