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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550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7.20 21:28
조회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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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신이되어 이계로 -90.작년 여름-

DUMMY

은성이 다크의 영혼이 깃든 검과 씨름을 했던 공터에는 방금까지 어둡게 주위를 지배하던 검은 안개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은성이 검에게서 기운을 거두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다크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히려 은성에게 마기를 빼앗긴 꼴이 되었지만 은성이 기운을 거둠으로써 어쨌든 자신은 소멸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네 녀석이 어째서 내 동생의 이름을 알고 있지..?”


은성이 멍한 얼굴로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내려다 보며 물었다.


- 역시 맞았군? 내 눈썰미가 틀리지 않았어..


마왕이 자신의 기억력을 칭찬하며 말했다.


“내 동생을 어떻게 아냔 말이야!”


은성이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 말했다.


- 험험.. 네 놈이 빼앗아간 내 기운을 돌려준다면 알려줄 수도 있지..


다크가 자신이 소멸될 뻔했다는 걸 벌써 잊은 듯 은성을 협박했다.

하지만 그냥 당하고 있을 은성이 아니었다.


“뭐.. 굳이 알려주기 싫다면 말 안해도 좋아.. 500년만 기다리면 진주는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금세 평정을 되찾은 은성이 또다시 검에 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 으아악! 잠시만.. 잠시만. 말할게.. 말하면 되잖아!


다크가 필사적으로 외쳐댔다.

안그래도 얼마 남지않은 마기를 은성이 다시 빨아들임으로써 이제는 쥐꼬리밖에 안 남은 것이었다.

이것마저 빨렸다면 자신은 소멸했을 것이 분명했다.


‘허억! 1초만 느렸어도 소멸될 뻔했다.’


다크가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더는 그의 앞에서 말장난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인간은 한다면 하는 인간이었다.

만약 그가 한번 더 자신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자신은 바로 소멸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어쭈? 말 안해? 뭐.. 그럼 할 수 없고..”


도리어 은성이 다크에게 협박을 하는 꼴이 되었다.


- 지..진주라는 아이를 실제로 본적은 없다. 하지만 너의 부모는 만난적이 있다.


“우리 부모님을..?”


은성은 부모라는 말에 작년 여름의 사건이 떠올랐다.


작년여름.

중국에서 세계 고교무술대회가 열렸다.

2년에 한번뿐인 아주 중요한 대회였으며 나라에서 경비를 지원해 줄 만큼 큰 대회였다.

한국에서는 은성을 포함한 3명의 고교생들이 이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이번 대회엔 그의 아버지인 최무기도 함께 가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술가였던 그의 아버지가 이번 대회에 심사위원을 맡게 된 것이다.


“아빠. 나도 따라가면 안되요?”


그 소식을 알게 된 진주가 자신도 중국에 가고 싶다고 최무기를 졸랐다.


“안돼! 넌 학교에 가야하지 않느냐?”


진주의 애교에도 그의 아버지 최무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어머니가 딸의 편을 들었다.


“그러지 말고 진주도 데리고 가요. 학교엔 가족체험학습 다녀온다 말하고 며칠 쉬면 되잖아요.”


“하지만..”


난처해하는 최무기를 보며 은성도 은근슬쩍 진주의 편을 거들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다같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가족들이 응원해 준다면 저도 시합 때 힘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가족 모두들 그렇게 나오자 최무기도 결국 허락하고야 말았다.


“휴우.. 알겠다. 대신 오빠 시합에 방해 안되게 얌전히 있어야 된다.”


“네에!”


진주가 밝은 목소리로 힘차게 대답했다.

그렇게 은성의 세계무술대회 참가 겸 처음으로 가족이 다같이 중국을 가게 되었다.

대회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세계 고교무술대회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은성은 무난하게 본선까지 진출했다.


“장하구나? 내 아들..”


최무기가 그런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말했다.


“그런 말씀마세요. 이제 겨우 본선진출인걸요.”


은성이 겸손을 떨었다.

하지만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각 국가별로 고르고 고른 소수의 인재들이 모인 대회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겸손 떨 필요없다. 난 네가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게 생각되어서 한 말이니..”


“하지만 아직 아버지를 따라 잡으려면 한참 멀었는걸요?”


최무기.

30여년전 제 1회 세계 고교무술대회.. 즉 이 자리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자가 바로 은성의 아버지 최무기였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난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지.. 그 당시 본선에 진출한 자들 중 누구라도 우승을 할 자격이 있었단다.”


그만큼 최무기는 그 당시 자신과 겨루었던 그들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는 운이 좋아 우승을 차지했다고 생각할 뿐 자신이 그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라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경쟁자들인 것이었다.


“어쨌든 우승하신건 맞잖아요?”


은성이 그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말했다.


“녀석도.. 오늘 시합은 끝났으니 이만 돌아가자꾸나..”


“네.”


그날저녁.

여태껏 얌전히 있던 진주가 최무기를 조르기 시작했다.


“아빠. 오늘밤에 동정호에 놀러가요.”


“동정호라니..?”


“이 일대에선 엄청 유명한 호수라고 하던데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필수 관광지래요.”


“안돼! 내일부턴 본선이기 때문에 컨디션관리가 중요하다. 네 오빠 쉴 시간도 부족해.”


“히잉! 오늘밤에 거기서 불꽃축제가 있댔는데..”


최무기의 반대에 진주가 아쉬워했다.


“동정호는 대회가 끝난뒤에 가도 되잖니?”


어머니도 이번엔 진주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불꽃축제는 오늘만 하는 걸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진주에게 은성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진주가 이렇게 가고싶어하는데 한번 갔다오는게 어떨까요?”


“하지만 네가 피곤하지 않겠느냐?”


최무기가 걱정스레 말했다.


“전 혼자 방에서 쉬고 있을테니 셋이서 다녀오세요.”


“그래도 되겠느냐?”


“물론이죠.. 저도 혼자 조용히 쉬고 싶기도 하고..”


“알겠다.”


그리하여 은성을 제외한 그의 가족이 다함께 동정호로 불꽃놀이를 보러 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날저녁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생각보다 늦게 오시네..?”


불꽃축제가 8시에 한다고 했으니 늦어도 10시전에는 돌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자정이 되어서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은성이 내일 시합을 위해 막 잠이 드려는 순간 은성의 객실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혹시 최진주님 친오빠이신 최은성님 되시나요?”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은성이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여긴 중국 남부에 위치한 한국영사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최진주 양이 현재 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다는 연락을 받아서요..”


“경찰서라고요..?”


은성이 부리나케 경찰서로 향했다.

그곳엔 진주가 쇠창살에 갇힌 채 눈물범벅이 되어 훌쩍거리고 있었다.


“진주야!”


“오빠..!”


은성의 부름에 진주가 멍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았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어머니 아버지는 어디계시고..?”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은성이 진주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가 사..사라졌어..”


“사라졌다니..?”


“몰라.. 그냥 사라졌어.. 내 눈앞에서..”


진주가 넋을 잃은채 사라졌다는 말만 중얼거렸다.

꼭 못본 걸 본 표정이었다.

그때 그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최은성씨 되시나요?”


“네 그런데요?”


“제가 방금 연락드린 사람입니다만..”


그는 영사관에서 온 사람이었다.


“아..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최무기씨와 배은정씨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요..? 어쩌다가요?”


“아무래도 동정호에 차량이 빠진 것 같습니다만..”


“네에? 그럴리가요?”


은성이 크게 놀라며 물었다.

동정호에 차가 빠졌다는 말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말과 다를 바 없었다.


“동정호 주차장으로 차량이 들어간 장면은 CCTV에 찍혀 있으나 나오는 장면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주차장에 차량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곳은 출입로가 하나뿐이 없는 주차장이며 주변을 수색한 결과 차량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차량이 동정호에 빠지지 않은 이상 어딘가에서라도 발견되어야 정상이라는 말입니다.”


은성이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쇠창살 안에서 진주가 고래고래 소리쳤다.


“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봤단 말이야. 엄마아빠는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진주야.. 그만해!”


은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진주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오빠! 엄마 아빠는 동정호에 빠진게 아니야! 구멍속으로 사라졌다고.. 내가 봤어!”


“구멍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몰라.. 그냥 구멍이 생겼다 사라졌어..”


“무슨 구멍? 싱크홀 말하는 거야?”


“아니야. 그게.. 처음보는 구멍이었어.. 블랙홀 같은..”


진주에 말에 은성이 할말을 잃었다.

지구에 갑자기 블랙홀이라니..?


“아무래도 부모님의 사고를 목격한 탓에 충격이 큰 듯 싶습니다.”


영사관에서 왔다던 그가 은성을 토닥이며 말했다.


“헌데.. 내 동생이 왜 저곳에 갇혀 있는 거죠?”


“그녀는 유력한 목격자이기도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이기도 하지요.”


차라리 진주가 경찰의 수사를 인정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경찰이 그녀를 의심해 쇠창살에 가두어 놓은 것이다.

은성이 다시 진주에게 다가갔다.


“진주야.. 이제라도 다시 바른대로 이야기해. 괜한 누명쓰고 싶지 않으면..”


하지만 진주는 완강했다.


“아니야! 우리 엄마아빠는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다고..!”


이 사건 이후로 은성은 세계고교무술대회를 기권하였으며 부모님은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동생 진주는 한달만에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으며 무사히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진주가 풀려난 날 밤.


“이제 괜찮으니까 나한테 다 말해.. 비밀로 해 줄테니..”


은성이 진주를 앞에 앉혀놓고 말했다.


“정말이야! 정말로 엄마아빠가 사라졌대도..!”


“또 거짓말이야?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확 사라져버릴테니 그런 줄 알아..”


참다못한 은성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 진주가 화들짝 놀랐다.

자신의 오빠마저 사라진다면 자신은 혼자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빠..? 마..맞아. 새..생각해보니 엄마..아빠가 탄 차량이.. 동정호에 빠진 것 같아.”


진주가 사실을 털어놓았다.

은성이 심호흡과 함께 흔들리려는 마음을 다잡으며 진주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여태껏 거짓말을 한 거야?”


“...”


진주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하아..”


은성이 깊은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날 이후 은성은 삐뚤어지기 시작했으며 진주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은성이 모르는게 한가지 있었다.

그날 밤 진주는 자신에게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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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신이되어 이계로 -91.중원- 20.07.21 446 7 16쪽
» 신이되어 이계로 -90.작년 여름- +1 20.07.20 43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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