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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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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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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10.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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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3.크루캅지파

DUMMY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이 나타난 제노가 자신들이 몸담은 이 단체를 한 입에 꿀꺽 할까봐 경계했을 뿐이지 제노를 이대로 떠나 보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솔직히 제노가 진정 흑마법사 크루캅의 진전을 이었다면 지금 현재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해야한다.

“거봐. 내가 떠난다니까 조용해지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강한척을 하실까? 분명 당신들이 배운 마법이 완전하지 않은데 말이야.”

“!!!!!”

갑작스런 제노의 지적에 지파의 마법사들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다.

위대한 흑마법사 크루캅님의 지식을 이었지만 이렇게 숨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마법의 불완전성 때문이었다.

아니 불완전 정도가 아니다. 그물로 치자면 반 이상이 찢어지고 뜯겨져 도저히 물고기를 잡을 수 없을 지경.

그나마 부족한 지식과 방법으로 찢어진 그물을 꿰메어 놓은 상태지만 그기에 들어간 실이 너무 약하고 바느질이 허접해서 조금의 압박만 가해져도 다시 찢어져 버린다.

후.. 하···.

여기 저기서 울리는 한숨소리.

지파의 마스터가 입을 열었다.

“지파의 첫 시조는 베이놈님이신데, 그분은 크루캅님의 열렬한 추종자셨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흑마법으로 강자들을 모두 물리쳐 버리고 전설을 쌓아가시는 크루캅님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버린 거야.”

마스터의 설명은 이랬다.

베이놈님은 정식 제자가 아니었고 가끔 크루캅님이 알려주는 마법을 배워 성취를 쌓아갔다. 그런데 그 기간도 채 2년이 넘지 않았다.

첫 시작부터 불완전한 마법.

하지만 지금처럼 아주 엉망인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어느날 크루캅님이 홀연히 사라졌고 그 이후로 악몽은 시작되었다.

적들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크루캅님의 공격을 받고 엉망이 된 단체들의 보복.

복수는 당사자에게 해야 할 텐데, 크루캅이 너무 강하기에 숨죽이고 있다가 그가 사라지고 나자 추종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의 공격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세대가 바뀌어도 어떻게든 찾아와서 피해를 입혔다.

그 과정에서 마법의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

대부분의 추종자 집단은 모두 제거 되었고, 살아남은 추종자의 후인들도 드러내놓고 크루캅지파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크흑. 눈물없이 못 들을 이야기네요.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잘 견뎌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걱정 마세요. 내가 왔습니다. 여러분의 울분을 한번에 풀어줄 제노가 왔어요.”

“흥. 네가 왔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 괜한 허세로 망신 당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

“아니 이 아저씨가 처음부터 계속 시비를 거네. 한번만 더 그러면 혼내 줄 테니까 조심해요.”

“뭣이라? 너 말 잘했다. 네놈의 그 못된 성격을 오늘 제대로 고쳐주마. 당장 연무장으로 따라와라.”

즉각적으로 성사된 부마스터와 제노의 대결.

사실 이런 상황은 수뇌부들의 사전 합의가 된 것이었다.

누군가는 나서서 제노의 실력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제노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면 혼을 내어서 쫓아 낼 것이고, 진짜라면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할 사람이 나서야 했다.

그래서 자원한 사람이 부마스터였다.

공격적이면서 실력도 좋은 사람.

꼬장 꼬장한 성격의 부마스터 웬준은 전설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젊었을 때는 전설의 열렬한 추종자였으나 그의 아들이 적의 공격에 죽고 나서는 지독한 현실 주의자가 되었다.

그래서 웬준은 제노를 전설의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어디서 크루캅님의 던전을 발견했나 하고 추측했다.

“긴말 필요없지. 바로 덤벼라.”

“우와. 그 아저씨 직설적이네. 좋아요. 갑니다. 가요.”

제노는 왠지 냉기를 풀풀 흘리는 인상의 웬준이 싫지 않았다.

조직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보였다.

주름진 얼굴과 거친 피부. 사방으로 뻗은 뻣뻣한 머리카락과 무표정한 얼굴. 세상의 거친 풍파를 헤치며 쌓아온 연륜이 묵직하게 전해져 왔다.

씨익 웃는 제노.

이런 사람의 마음은 얻기가 힘들지만 한번 친해지면 배신을 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주관이 뚜렷한 외골수적인 사람.

‘좋았어. 당신은 내꺼야.’

웬준은 눈앞의 청년을 운좋게 한 수 배운 꽤 괜찮은 흑마법사 정도로 생각했다.

재능은 있지만 경험은 없는 녀석.

이런 녀석은 거칠고 한번에 몰아 붙이고 변칙적인 공격에 약하다.

기습적으로 움직인 웬준.

그의 오른손에 만들어진 굵은 밧줄 크기의 윈드 드릴이 쭈욱 늘어나며 공간을 찢어 발겼다.

바람을 빨아 들이며 움직이는 윈드 드릴은 살아 있는 채찍처럼 움직였다.

그 강력한 기세에 공기중의 먼지가 흩날리고 급격한 기압차에 의한 바람소리가 귀신의 울음처럼 우우우 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괴기스럽게 만들었다.

바람소리와 기압차로 적의 균형 감각에 이상을 주며 그 틈을 노려 윈드 드릴이 육체를 찢어 발기는 공격 기술.

갑작스레 시작된 웬준의 강력한 공격에 지켜보던 사람들은 우력의 마음을 가졌다.

그저 단순한 테스트 정도를 생각했지. 이정도의 사생결단 식의 전투를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말려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 사이.

제노는 여유있게 일미터 옆으로 이동해 첫 공격을 피해내고 있었다.

그러자 어른 팔뚝보다 굵은 윈드 드릴이 출렁 요동을 치더니 어느새 옆구리 쪽으로 따라 붙었다.

씨익 웃은 제노.

기분이 좋았다.

어줍잖은 상대보다 이런 사람이 좋았다.

전력을 다해 강력하게 부딪쳐오는 전사 같은 인물.

그래서 상을 내릴 마음을 가졌다.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이겨버리는 것.

윈드 드릴이 빠르게 다가 오는데도 피하지 않고는 양손을 아래 위로 벌린 제노.

그의 모습이 나타내는 바는 하나다.

맨손으로 윈드 드릴을 잡아 내겠다는 뜻.

“허.!!”

제노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진 웬준은 헛웃음을 토해냈다.

얼마나 자신을 무시했으면 저런 행동을 할까 하는 반발심이 들었다.

“오냐. 네가 시작한 일이다. 잘못되어도 나를 원망하지 마라.”

상대방의 안전을 염려해 조금은 죽이고 있던 공격의 기세를 완전히 개방했다.

이에 윈드 드릴이 출렁 출렁 미친 듯이 요동치며 한층 더 강력한 기세를 드러내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경악과 우려의 눈빛으로 대결을 지켜보았다.

제노의 행동이 너무 무모해 보였다.

맨손으로 저 강력한 공격을 잡으려 하다니 완전 미친 짓이다.

저 모습은 마치 달려 오는 대형 트럭을 맨몸으로 막아 내려는 것과 같은 것.

사람들은 잠시 후 윈드 드릴의 회전에 말려 갈기 갈기 찢겨질 제노를 상상하며 안타까워했다.

제노는 손에는 바람의 마법을 형성했으며 몸에는 육체 강화 마법을 걸었다.

쿠드드드드드

제노의 손과 윈드 드릴이 마찰을 하며 거대한 울림을 토해 내었다.

따지고 보면 바람과 바람의 만남이었지만 그 소리는 거대한 바위가 갈리는 마참음과 비슷했다.

그만큼 무겁고 단단한 것들이 서로를 갈아대는 느낌이었다.

팔을 들썩이는 반발력에 제노는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카하하하하. 월척이구나.”

낚시하며 아주 큰 장어를 잡은 즐거움과 같았다.

“그래 꿈틀거려 봐라. 하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다.”

윈드 드릴에서 형성된 바람이 옷을 날려 버릴 듯 펄럭 거렸지만 제노는 꼼작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더 꽉주며 적의 몸통을 더 옥죄었다.

윈드 드릴이 속박을 벗어나기 위해 미친 듯이 펄떡거렸다.

그 와중에 애꿎은 연무장이 파괴되었지만 제노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쿠와아아아

쿵쿵.

쿠자작.

웬준의 얼굴은 피가 쏠려 벌겋게 달아 올랐고 목에서 시작된 핏줄이 이마에 까지 툭 불거져 나왔다.

가진 역량의 한계를 넘어 섰다는 반증.

이대로 잠시 더 시간이 흐른다면 부마스터의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르는 상황.

이제 사람들은 대결의 승패가 아니라 웬준의 건강이 더 염려 스러워졌다.

더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대결이 끝이 났으면 했다.

단순한 테스트가 어쩌다가 이렇게 과격해졌는지 모를 일이다.

웬준은 지금의 상황이 기가 막혔다.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윈드 드릴은 최고의 위력을 자랑하는 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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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78.크루캅지파 20.10.30 87 2 7쪽
78 77.크루캅지파 20.10.28 98 2 7쪽
77 76.크루캅지파 20.10.26 100 2 8쪽
76 75.크루캅지파 20.10.23 103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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