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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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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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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11.0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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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80.깨어나는 크루캅지파

DUMMY

당장 내일이면 목표 지점에 도착 하는데도 최고급 레스토랑에 들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밤에는 고급 술집에 들려 향락을 즐겼다.

다음날 모인 마법사들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헝컬어진 머리, 구겨진 옷. 속을 뒤트는 숙취에 파리한 인상까지.

전투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파티를 실컷 즐긴 다음날의 부잣집 도령들 같은 모습.

어떤이는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구토를 수차례나 더했고, 반 이상의 인원들은 속이 좋지 않다며 아침을 건너 뛰었다. 기존 일정대로라면 점심때는 목표 지점에 도달해 있어야 했는데 사람들의 몸상태가 워낙에 좋지 않아 저녁이 다 되어서야 크루캅지파 건물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당연히 도망 갔을 거라 생각했던 적들이 건물안에 가득했다.

“허. 저놈들이 미쳤구나. 감히 우리에게 맞설 생각을 다 하다니. 당장 날아가서 죽여 버리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들어가도 괜찮습니까?”

“계획은 무슨 계획. 압도적인 힘으로 쓸어 버리면 그만이지.”

“낄낄낄. 오랜만네 손맛 조금 보겠네. 요번에 내가 새로운 마법을 개발했는데 오늘 시험하면 딱이야.”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며 50명의 마법사들이 느긋하게 건물로 들어섰다.

적의 건물이었지만 아무런 걱정도 되지 않았다. 함정이 나오면 부셔버리고, 적이 나오면 죽여 버리면 그만.

애초에 아기와 어른의 싸움만큼 전력차가 큰데 무슨 걱정이 있으랴.

이렇게 긴장이라곤 하나도 하지 않는 지온 마법학회의 마법사들과는 반대로 크루캅지파의 마법사들은 매우 긴장을 하고 있었다.

천년을 이어온 도망자 생활.

제노 덕분에 급격하게 전력의 상승을 이뤘지만 의식속에 남아 있는 적들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는 없애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분명 자신들이 유리함을 알고 있지만 전투에서 지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다.

제노가 이번에 도망가지 않고 맞써 싸우기를 선택한 이유도 이런 사람들의 패배 의식을 바꿔주기 위해서였다.

패배도 습관이다.

싸워 보지도 않고 도망을 먼저 생각하는 크루캅지파의 사람들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도망과 숨어 사는 것에 익숙해진 마법사들은 이미 초식 동물과 같다.

육식 동물을 피해 언제나 눈치를 살피며 불안속에 사는 녀석들 말이다.

‘내가 온 이상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은 없다.’

오늘을 기점으로 크루캅지파는 육식동물이 될 것이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한끗 방심한 적들의 머리위로 최선을 다하는 흑마법사들의 마법이 작열했다.

쿠콰콰쾅.

엄청난 충격파에 건물의 피해를 막기위해 도배되어 있는 방어막이 휘청거렸다.

지온 마법확회의 마법사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처음 적의 공격을 보며 방어막을 펼칠 때만 해도 농담을 하며 희희낙락했다.

간단하게 공격을 막아낸뒤 날아 올라 적을 쓸어 버릴 생각에 즐거움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기분은 유리처럼 깨지는 방어막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이럴 수는 없었다.

약하게만 생각하던 적들의 수준이 자신들보다 낮지 않았다.

한발 한발 내려 꽃히는 공격들의 파괴력이 상상 이상이었다.

다급히 방어력의 강도를 높이고 대열을 정돈하려고 노력했지만 뒤늦은 대응이었다.

고막을 때리는 굉음과 머릿속을 울리는 충격파, 온몸을 짓누르는 압력에 정신을 차릴 시간이 없었다.

치열한 전투중에 패닉상태에 빠지는 것 만큼 위험한 상황은 없다.

상황판단도 되지 않으며 자신이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도 못하며 그저 공포에 빠져 허우적 거릴 뿐이다.

전세는 완전히 기울었다.

마법사들은 방어막을 펼치고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이들의 모습은 마법 연습용 타겟과 같았다.

결국 한두명씩 무너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더 흐르자 전체가 쓰러졌다.

패배.

제대로 공격도 못해본 완벽한 패배.

땅밑의 개미만도 못하게 생각하던 적에게 당한 일격이라 정신적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크루캅지파 마법사들은 태어나서 가장 신나게 마법을 내리 꽂다가 정신 차려보니 전투는 승리로 끝나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얼싸 안고 기분이 좋아 방방 뛰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이겼다. 우리가 이겼다.”

“강하다. 우리는 강하다.”

“제노님 만세. 우리의 영웅 만세.”

목이 터져 나가라 외쳐대는 사람들.

역사적인 승리를 자축하는 행위 속에 천년간의 한이 조금은 풀려 나갔다.

이때서야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자신들이 얼마나 승리를 바라고 있었는지.

도망자의 생활을 얼마나 끝내고 싶었는지.

첫 승리는 너무나 달콤했다.

또다시 이 짜릿한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지온 마법학회에 대한 공포감이 옅어지며 승부욕이 타올랐다.

다시 붙어도 제노의 말만 잘 따른다면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이런 사람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낸 제노는 한 가지 훈련을 기획했다.

바로 포로로 잡은 50명의 지온 마법확회 마법사들과 크루캅지파의 마법사들간의 일대일 대결.

현재 실전을 경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실전 경험을 쌓음과 동시에 승리시 자신감의 상승은 단번에 전투력을 확 끌어 올리게 될 것이다.

크게 다칠 수 있다는 불안 요소도 있지만 그정도의 단점은 보완하고도 남을 장점이 있었다.

크루캅지파의 사람들은 일대일 대결로는 자신들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노의 명에 따라 연무장에 들어서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반대로 포로로 잡히고도 당당한 지온 마법학회의 마법사들은 오히려 이 기회를 노려 실추된 명예를 되돌릴려고 했다.

자신들이 방심해서 졌지 절대 실력이 모자라서 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

“이봐. 너. 분명히 약속했어. 우리가 이기면 모두 풀어 주는 거야.”

“그래 당연하지. 너희들이 승율 50펀센트만 넘기면 모두 해방이야.”

제노의 대답에 지온 마법사들은 비릿한 비웃음을 흘렸다.

일대일 대결에서 자신들이 절대 질 수가 없다는 생각에 건방짐이 하늘을 찔렀다.

이렇게 제노의 기획하에 일대일 대결이 시작되었다.

첫판과 두판은 아슬아슬하게 크루캅지파의 마법사가 졌다.

그런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뭔가 압도적인 실력차가 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긴장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풀리며 제대로 된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3번째 경기를 이기고 나서야 크루캅지파 마법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모두 제노의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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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5.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28 69 1 7쪽
95 94.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28 59 1 8쪽
94 93.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25 76 1 8쪽
93 92.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23 7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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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7.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14 80 1 7쪽
87 86.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13 79 1 8쪽
86 85.쪽박인가 대박인가 20.11.11 82 1 7쪽
85 84.깨어나는 크루캅지파 20.11.09 86 1 7쪽
84 83.깨어나는 크루캅지파 20.11.08 83 1 7쪽
83 82.깨어나는 크루캅지파 20.11.06 80 2 8쪽
82 81.깨어나는 크루캅지파 20.11.05 84 2 7쪽
» 80.깨어나는 크루캅지파 20.11.03 89 2 7쪽
80 79.깨어나는 크루캅지파 20.10.31 94 2 8쪽
79 78.크루캅지파 20.10.30 87 2 7쪽
78 77.크루캅지파 20.10.28 99 2 7쪽
77 76.크루캅지파 20.10.26 101 2 8쪽
76 75.크루캅지파 20.10.23 103 2 8쪽
75 74.크루캅지파 20.10.21 110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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