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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님의 서재입니다.

왕들의 실종시대-The Age of Lost Kings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6號Tiger
작품등록일 :
2020.04.08 10:15
최근연재일 :
2021.08.06 09:2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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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67,288

작성
21.06.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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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DUMMY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만 에드워드는 직접 조프리를 배웅했다. 조프리는 의외로 편안한 모습으로 에드워드와 마주했다. 무엇인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조프리는 먼저 서민들이 군주에게 하는 것처럼 양팔을 벌리고 허리를 최대한 아래로 숙여 인사를 했다.

“······.”

“······.”

조프리는 에드워드와 별 다른 말없이 자신을 위해 준비된 말에 올랐다. 에드워드를 비롯해 이 자리에 있던 모두 모자를 벗어 배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조프리가 호위병들과 함께 출발하기 전 에드워드는 그 손에 끼워진 금반지를 눈여겨보았다.

모든 것을 다 내던진 조프리지만 평범한 금반지 하나는 끝까지 빼내지 않았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갖게 된 에드워드에게 폐위된 왕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평범한 금반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한 숟가락의 인정으로 얼마전까지 왕이었다고 말하는 자에게 금반지 하나쯤은 소유할 수 있게 해줘도 된다. 하지만 자꾸 그 금반지는 에드워드에게 그랜드 소드 마스터 올리버 호싱턴의 것이었다고 외치고 있었다.

조프리 일행이 출발하고 오래지 않아 에드워드는 조용히 충성심이 높은 사람을 불렀다. 그 사람에게 조용히 알드브로 도시에 도착하면 조프리 왕이 가진 금반지를 빼앗아 킹스힐로 가져올 것을 지시했다.

“조프리 왕의 반지를요? 알겠습니다.”

“좋다. 나는 그 손가락에 금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알겠지?”

“알겠습니다.”

“이번 일을 제대로 수행하면 큰 포상을 기대해도 좋다.”

그런데 조프리 왕이 가진 반지가 별다른 특징이 없으니 누군가 속이고 다른 것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갑자기 예전에 들었던 내용이 하나 생각이 났다. 곧 떠나려는 자신의 명을 시행할 자에게 특별한 지시를 덧붙였다.

“저 반지가 별다른 특징이 없으니 나는 조프리의 손가락이 반지에 붙어 있는 채로 가져왔으면 좋겠다. 손가락이 있는 채로 킹스힐로 가져오도록 해. 할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 주군. 누군가의 손가락 자르는 것은 제게는 별것 아닙니다.”

“네가 그 반지를 가져오면 네가 손으로 쥘 수 있을 만큼의 금화를 상으로 내리도록 하지. 반드시 명심해라. 반지에 조프리 왕의 손가락이 붙어 있는 채로 가져와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주군.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런 일쯤이야 아무런 문제없이 수행하겠습니다.”

지시를 받는 자는 금방 출발했고 에드워드는 갑자기 크게 후회했다. 조프리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떠나는데 자신은 겨우 출처를 확신할 수 없는 작은 금반지 하나를 탐내고 있다. 손가락까지 잘라오라고 하니 스스로 한심하고 몹시 부끄러웠다.

‘내가 왜 저렇게 했지?’

명령을 철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폭풍처럼 몰아쳐 왔지만 끝내 후회하기만 했다. 그러고 보면 왕은 쓰러지지 않고 떨어지지 않고 다만 피를 쏟을 뿐이라고 했다. 이미 롱포드 왕가 자체가 권세가, 왕실이, 왕권이 추락해 떨어졌다.

치욕, 설움 그리고 비탄과 굴종을 섬기는 조프리는 황금의 정원이 아닌 죽음의 궁전에 부유하듯 떠도는 유령이 되었다. 그 유령의 손에 끼워져 있는 작은 영광과 추억조차 에드워드는 허락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 반지를 가져와야 한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 반지는 올리버 호싱턴이 가지고 있던 반지가 분명했다. 그러니 조프리가 지은 죄악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 에드워드는 나직이 탄식했다.

“나 또한 조프리처럼 저렇게 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구나. 영광의 길목에서 도적떼를 만나 작은 반지 하나 조차 빼앗겨 버릴 수 있다.”

조프리도 아니 이제 세상도 알게 될 것이다. 에드워드가 약탈한 왕좌는 강바닥에 나뒹구는 사금과도 같다. 권세는 소금과 같은 것이 시간의 급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녹아버리고 은실과 금실로 짠 융단도 질투와 패망은 구름처럼 머금어 천근처럼 다리를 무너뜨릴 것이다.

‘아, 차라리 내가 이곳에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내가 조프리와 마주하지 않았다면, 저 무덤덤한 모습을 보지 않고 권세가 쓰러진 후 조프리의 눈가에 머무는 눈물과도 같은 습기라도 보였다면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조프리가 흘린 죄악과 움푹 파인 웅덩이를 가득 채운 핏방울은 아무리 닦아내도 그 자국을 남겨 놓는 것이다. 에드워드는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날 동부 롱포드 왕가를 패망시켰던 것처럼 이제 중부 롱포드 왕가도 무너뜨렸다.

‘이 로타르 왕국이라는 감옥의 돌바닥에 이름이 바뀌어 가는 왕가의 피는 흐를 것이고 온 대지에 스밀 것이다.’

왕국을 먹고 자란 죄, 왕국을 발아래에 둔 죄는 이렇게 큰 것이다. 에드워드는 스스로 자신이 손에 쥔 권세가 무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 자신을 찾아와 굽실대고 있는 추종자들이 순수하고 무수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죽어가는 이들의 말을 듣지 않은 죄로 죽어간 사람들, 영혼은 수치에 살지만 수치는 함께 죽어주지 않을 것이다. 입을 놀릴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은 광대에게도 주어진 하찮은 선물일 뿐이다.’

에드워드는 스스로 겸허함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프리는 아무런 말도 없이 대왕대비의 조서를 받아들였고 양위하겠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조프리는 손가락이 잘리고 피를 흘릴 것이지만 에드워드의 혈관에 왕권이 옮겨 붙지는 않을 것이다.

“조프리는 왕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선왕이었다. 비록 반려가 있지는 않았지만 반려가 있었다면 왕비라고 불렸겠지. 그런데 나는 지금 조프리에게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라고 하고 있다. 왕이 된 자에게 사람이 되라고 하다니, 정말로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와 있다. 죽음이 다스리는 왕궁이 내 머리 위에 올라 앉아 있다.”

태어났을 때부터 왕이 되었어야 할 적법한 왕을 강판시킨 반역자는 향기로운 수사로 스스로를 치장하고 있다. 이상하게 슬펐지만 겉으로는 조금도 슬프지 않아야 한다. 이제 겨울이 다가왔지만 따뜻한 바람, 햇살다운 햇살을 맞으며 세상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세상은 태양다운 태양! 그래, 모두가 하늘다운 하늘, 왕다운 왕을 찾고 있다. 인간적이나 사람답지 못한 왕을 원한 백성들이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에드워드는 자신도 자신의 후손들도 언젠가 조프리처럼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일단은 지금 킹스힐로 돌아갈 준비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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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체력 저하가 참...;; 요즘에는 그냥 눕자마자 다음 날이네요...ㅠ.ㅠ;


Next-78


모든 독자분들 건강 조심하시구요.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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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IX 21.08.03 49 2 6쪽
402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IX 21.08.02 43 3 7쪽
401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IX 21.08.01 47 2 7쪽
400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1 21.07.31 46 3 6쪽
399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30 41 3 5쪽
398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9 39 2 7쪽
397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8 35 2 6쪽
396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7 40 4 7쪽
395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6 37 3 6쪽
394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4 40 3 8쪽
393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2 38 2 8쪽
392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21 38 3 8쪽
391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9 35 4 6쪽
390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8 36 2 7쪽
389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7 52 4 6쪽
388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6 43 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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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3 41 3 6쪽
385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1 39 4 6쪽
384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10 39 3 6쪽
383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08 43 3 6쪽
382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06 39 1 7쪽
381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05 47 4 7쪽
380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04 48 2 9쪽
379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03 40 4 7쪽
378 The day of the dead moon Part-VIII 21.07.01 3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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