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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천하제일 대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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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BlueFox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3
최근연재일 :
2024.05.28 11:0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7,315
추천수 :
91
글자수 :
155,403

작성
24.05.23 11:05
조회
118
추천
1
글자
11쪽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5)

DUMMY





형가 놈이 손에다 목봉을 하나 쥔다.


그다지 길지 않은.


그리고 씨익 웃는다.


서슬 퍼런 웃음을.


기분이 나빠지려고 한다.


칼날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진검이 아니라 고작 작달막한 나무 막대기일 뿐인데,


전세가 순식간에 뒤집힌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안보인다.


그야말로 철옹성이다.


그렇다고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야 있나?


방법을 찾아야지.


몸놀림을 불규칙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주먹 싸움에서 재미를 본 전략이니까.


그 불규칙성을 좀더 복잡다단하게 하면 형가 놈에게 허점이 보이지 않을까?


‘쉭! 쉭! 쉬이익! 쉭! 쉬익!’


“어딜! 어림없다!”


빌어먹을!


먹혀들지 않는다.


손에 무기를든 형가는 맨손의 형가와는 차원이 다른 무사가 되어 버린다.


그야말로 역부족.


식은땀이 난다.


어쩌지?


이제 나에게 승산은 일할도 되지 않는다.


죽음을 각오하고 장렬하게 싸우다 먼지처럼 산화해 버릴까?


무모하다.


그런다고 누가 알아줄까?


부귀영화가 걸린 전쟁터도 아니고 기껏해야 색주가에서 제 몸 하나 챙겨보겠다고 싸우다가 맞아죽으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뿐인데.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대인에게 용서를 빌거라. 그러면 목숨은 살려주마!”


형가 놈이 나에게 출구를 열어준다.


귀가 솔깃해야 정상이지만,


성질 지랄맞은 노애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내가 원래 이런 놈이었는지, 아니면 요즘들어 이상해 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허황된 꿈 때문이라고 해 두자.


비천하고 재주없는 놈이 꿈만 커지고 말았다.


빌어먹을!


일할의 희박한 확률에 내 목숨을 걸어본다.


설령 죽는다 해도 후회 따위는 하지 않으련다.


그깟 목숨 따위, 새털처럼 가볍기만 하다.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형가 놈의 상체 방어는 완벽에 가깝다.


그야 말로 통곡의 벽.


하지만 다리 쪽은 어떨까?


물론 다리 쪽의 수비도 완벽해 보인다.


시시한 발길질 따위는 목검으로 튀겨낼 것이다.


하지만 내 몸을 던져서 놈의 다리를 공격한다면?


완벽에 가까운 놈의 수비 균형에 균열이 생길지도...


아니, 반드시 균열이 생겨야 한다.


그것 하나 믿고서 내 몸을 내던질 생각이니까.


나도 안다.


무모하다는 거.


하지만!


시발!


오늘 관짝에 못이 박히는, 아니 관짝도 과분하다.


허허벌판에 까마귀 밥으로 버려진다 하더라도 마지막 패는 긁어볼 생각이다.


“윽! 이놈이!”


되었다!


형가 놈이 비틀거린다.


놈을 비틀거리게 만든 대가로 비싼 청구서가 날아든다.


목검의 끝으로 내 등짝을 사정없이 찌른다.


아프다.


등짝이 얼얼하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지만,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나보다 머리통 하나는 큰 형가놈을 번쩍 들어올렸다.


놈이 버둥거린다.


필사적으로 내 몸을 나무막대기 끝으로 찍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술상위에다 메다 꽂았다.


형가 이놈도 독종이다.


그냥 넘어가주면 좋으련만.


끝까지 나를 잡고 늘어진다.


‘우당탕탕!’


두 사내의 육신이 술상 위에서 뒹군다.


내가 유리해야 하는데,


마땅히 그래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놈에게 등을 너무 많이 얻어맞았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가 않는다.


마지막 한뼘의 기력이 부족하다.


빌어먹을!


승기를 잡은 형가 놈은 아직 내 몸의 상태를 모르고 있다.


서둘러 싸움을 끝내려다가 되치기를 당할까 두려워하는 눈치다.


바보같은 새끼!


그냥 죽이면 되는데 겁은 많아 가지고.


시발!


하지만, 사람의 목숨은 은근 모질다.


내려 놓으니 솟아날 구멍이 생긴다.


뜻밖의 놈이 중재자를 자청한다.


바로 서복이다.


색주가의 점소이 놈이 수작을 부린다.


“멋지네! 둘 다! 멋진 싸움이었어! 대인들! 이쯤에서 자비를 베풀어 주시지요? 헤헷!”


“한낱 색주가의 점소이 따위가 끼어들 일이 아니다. 설마 네놈은 우리에게 행패를 부린 저놈의 편을 들겠다는 것이냐?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 돈은 우리에게서 받고서 우리에게 맞서는 놈의 편을 들어? 고얀!”


“색주가의 점소이니 대인들의 취향을 맞춰드릴 수 있으니까요. 대인들께서 오매불망 찾으시던 얼굴은 계집애보다도 반반하면서 장대한 양물을 가진 사내놈을 대령해 보이겠나이다!”


“무, 무엇이! 그것이 참말이더냐?”


“설마 서복 네놈이 말한 그놈이 저놈이더냐?”


“그러하옵나이다. 대인!”


사내들의 눈빛이 묘해진다.


지금껏 한마음 한뜻으로 나를 잡아죽이지 못해 안달하던 상인 놈들이 다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나이다. 보여드릴까요? 헤헷!”


서복이 놈이 해맑게 웃는다.


놈의 작은 머리통 속에서는 모든 계산이 끝났다는 증거다.


“노애야! 바지 내려! 그렇게만 해주면 그 뒤는 내가 알아서 할게! 응?”


서복 놈이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마치 누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러고 보니 저 놈의 인물은 훤칠하지 않나? 내 취향이기는 하지만...”


“어허! 거친 놈은 안돼! 살쾡이 같은 놈에게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상인들이 나를 미심쩍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부아가 치민다.


저런 놈들을 위해서 바지를 벗으라고?


비록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더는 싸울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


목에 칼이 들어오는 한이 있어도!


응?


힘겹게 서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 내 뒤로 서복이란 놈이 다가선다.


그리고는 훌렁!


아래 옷을 아래로 내려 버린다.


허리를 굽힐 힘도 없는 나로서는 알고도 당할 수 밖에는.


시발!


“헉!”


“허억!”


“어떻게 저런!”


“당나귀네! 당나귀야!”


“당나귀는 무슨! 숫제 말이잖아? 그것도 늠름한 준마!”


“계집애 같이 멀끔하게 생긴 애송이의 양물이 내것만하다니! 믿을 수가 없군!”


“킥킥! 양대인! 그대의 양물이 저놈만 하다고? 내가 보기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은데?”


“무슨 소리! 내 양물도 저놈의 길이에 필적한다니까?”


“정말? 자신 있소? 혹시 자신 있다면 내기는 어떠한가? 나는 서역에서 들여온 준마 한필을 걸겠네!”


“그, 그것이! 내 말은, 길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굵기가 그렇다는...”


“호오! 그러니까 양 대인 그대의 양물이 저놈만 하다? 거기에다 준마 한 마리를 거시겠다?”


“......!”


양 대인이라는 사내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린다.


그 순간!


서복이 다시 내 바지춤을 위로 올려버린다.


사내들 앞에서 덜렁거리던 커다란 양물을 감춰버린다.


“이, 이게 무슨 짓이냐? 저 놈의 바지를 다시 벗기거라! 내 꼼꼼히 살피지 못했느니!”


“송구하오나 저희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지라...”


“돈을 달라는 말이냐?”


“그러하옵니다.”


“옛다!”


사내들이 비단 주머니를 열어 은화를 몇 개 집어던진다.


“이것이, 무엇입니까요?”


“보고도 모르느냐? 은화다.”


“농담이시지요? 여 씨 색주가 최고의 대물 노애입니다요. 겨우 은화 몇 푼으로 노애의 양물을 구경하시겠다는 건 아니시죠? 금화라면 또 몰라도.”


서복 이놈이 미친 모양이다.


바지 한번 내리는데 금화를 꺼내라니.


금의 가치는 은의 오십 배다.


내 목숨 값의 몇 배나 되는 돈을 긁어내려는 걸까?


“여기 있다! 금! 그러니 감질나게 하지 말고 어서!”


“감사합니다요. 헤헷! 그런데 양 대인께서는 왜 주머니를 열지 않으시는 겁니까요? 설마 친구분들에 묻어서 공짜 구경을 하시려는 것은 아니시지요?”


“그, 그럴리가! 내 잠시 넋이 나가서... 옛다! 황금 두 냥!”


양 대인이란 사내가 자신의 부끄러움과 옹졸함을 만회할 요량으로 큰 돈을 투척한다.


무려 황금 두 냥.


사내들이 미친 걸까?


아니면 서복이란 놈의 수완이 좋은 걸까?


서복 놈이 다시 내 바지를 아래로 내린다.


이번에는 놈의 손길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때 알았다.


황금의 힘을.


황금만 잘 쓰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하나 더!


적당한 황금에다 기름칠을 한 것 같은 부드럽고 날렵한 혓바닥까지 더해진다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서복이 같은.


주먹 밖에 쓸 줄 모르는 나같은 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시발!


“노애 님! 그거 한 번 해 보세요!”


서복이 이놈, 뭘 잘못 먹었나?


갑자기 나한테 존댓말을 한다.


이 또한 장삿속일 것이다.


비록 색주가에 있는 놈이지만, 하찮은 노예 놈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려는 것일지도.


똑 같은 물건이지만 포장지만 바뀌어도 물건 값은 몇 갑절 띄울 수 있는 것이니까.


서복이 놈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상인 놈들이 내 양물을 구경하느라 넋이 나가있는 틈을 타서 어느새 형가 놈에게까지 수작을 부린다.


반짝이는 황금 하나가 한사코 마다하는 형가 놈의 손에 쥐어진다.


“저놈들에게 얼마 받았어?”


“은화 한 닢.”


“뭐야? 뭐가 그렇게 싸? 너 형가잖아. 한단 제일의 자객 형가!”


“아직 제일까지는 아니야. 곧 그렇게 되겠지만!”


“이거 받아 둬. 저놈들이 너를 산 값의 백배는 가뿐히 넘을 테니까. 데헷!”


“바, 받을 수 없어!”


“바보! 이건 우리 노애 님의 목숨값.”


“난, 저 노애란 놈을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애초부터!”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주는 거야. 앞으로도 그 마음 변치 말아 달라고.”


“하지만 나는!”


“괜찮아. 형가 네 실력은 이미 알고 있어. 권법도 능하지만 검을 귀신같이 쓴다면서? 한단에서 손꼽히는 자객이라면서? 그런 너를 푼돈 몇 푼에 쓰겠다면 도둑놈이지! 난 형가 너를 최고로 만들어 줄 능력이 있어. 저놈들이랑 손을 끊고 나에게로 와. 알았지? 데헷!”


형가의 눈빛이 흔들린다.


여간내기가 아닌 형가의 마음조차도 흔들어 놓는다.


불과 술 한잔 마실 정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누구를 죽여달라는 부탁인가?”


“아니? 나랑 노애의 호위를 맡아줘. 그리고 노애에게 검을 쓰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지?”


미쳤다.


색주가의 점소이와 노예나 다름없는 나같은 놈을 위해서 호위무사라니.


그야말로 돼지 목에 진주가 아닌가?


그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하는 서복이란 놈이 제정신이 아닌 거다.


하지만!


한단의 유명짜한 자객, 형가의 생각은 조금 다른 눈치다.


“사람을 죽이는 일만 아니라면 기꺼이.”


“형가 너, 자객 아니었나? 자객이 사람 죽이는 게 싫다고?”


“죽일 가치가 없는 놈들의 목숨을 뺏는 건 이제 신물이 나!”


“......!”


“왜? 이상해? 자객 주제에?”


“아니? 마음에 들어! 형가 넌 우리랑 함께 가자. 앞으로는 네 마음에 드는 일에만 칼을 휘두르게 해 줄 테니까! 데헷!”


뭐나 되는 것처럼 고집을 피우던 형가 놈이 서복이 놈의 혀놀림을 당해내지 못하고 굴복한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더라.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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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6) 24.05.28 87 1 11쪽
»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5) 24.05.23 119 1 11쪽
29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4) 24.05.22 145 1 12쪽
28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3) 24.05.21 163 1 11쪽
27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2) 24.05.21 175 2 11쪽
26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1) 24.05.20 180 2 12쪽
25 방중술을 배워봅시다. (2) 24.05.20 194 2 11쪽
24 방중술을 배워 봅시다. (1) 24.05.19 195 1 11쪽
23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5) 24.05.19 183 1 12쪽
22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4) 24.05.18 190 1 11쪽
21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3) 24.05.17 194 1 11쪽
20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2) 24.05.16 202 2 12쪽
19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1) 24.05.15 222 2 10쪽
18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3) 24.05.15 200 2 11쪽
17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2) 24.05.14 196 2 11쪽
16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1) 24.05.14 216 2 11쪽
1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2) 24.05.13 223 1 11쪽
1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1) 24.05.13 219 4 12쪽
13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0) 24.05.12 231 4 12쪽
12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9) 24.05.12 236 4 12쪽
11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8) 24.05.11 251 5 11쪽
10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7) 24.05.11 258 5 11쪽
9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6) 24.05.10 256 6 11쪽
8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5) 24.05.10 267 3 12쪽
7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4) +1 24.05.09 269 5 11쪽
6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3) 24.05.09 290 4 11쪽
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2) 24.05.08 313 4 11쪽
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 24.05.08 364 3 11쪽
3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3) 24.05.08 360 6 11쪽
2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2) 24.05.08 40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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