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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천하제일 대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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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BlueFox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3
최근연재일 :
2024.05.28 11:0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7,320
추천수 :
91
글자수 :
155,403

작성
24.05.11 00:15
조회
258
추천
5
글자
11쪽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7)

DUMMY


나는 괜찮다.


이깟 상처 따위는.


겨우 피가 조금 흐를 뿐이라니까?


이 와중에도 모두의 얼굴 표정까지 생생하게 살필 만큼의 여유가 있다.


챔피언 곤잘레스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캘린더 걸의 세 소녀 에이프릴, 메이, 쥴리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마치 나라가 망한 것처럼.


살짝 기분이 나빠진다.


너희들!


설마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돌이켜보면, 3라운드에 끝낼 수도 있었다.


여유를 부렸다고 해야 하나?


굳이 끝내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이런 불행이 닥치고 말았다.


3라운드에 끝내는 것 보다는 4라운드에 끝내는 쪽의 보상이 더 크니까.


송윤하 대표에게 한 마디만 말했다.


나는 오늘 시합을 4라운드에 끝낼 것이라고.


캘린더 걸들의 행사비를 챙겨달라는 소리는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송윤하는 똑똑한 여자니까.


그리고 눈치 빠른 여자니까.


소녀들에게 줄 행사료를 가지고 장난을 쳤을 것이다.


동안의 암살자 강석현의 승리에다 베팅했을 거다.


그것도 K.O승.


하필이면 4회 K.O승에다가.


선택의 폭이 정교해질수록 돌아오는 보상은 커지게 마련이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그 길을 택하는 삶을 살아왔다.


나는 타고난 Risk Taker(위험 감수자)니까.



4라운드가 시작된다.


챔피언 루이스 곤잘레스가 공세적으로 나온다.


집중적으로 내 오른쪽의 찢어진 눈두덩이만 노린다.


가드를 단단히 하며 머리를 들이밀며 파고든다.


주먹이 아니라 머리통으로 승부하겠다는 거다.


상처가 더 찢어지면 심판이 시합을 중지시킬 테니까.


그렇게 되면 그때까지의 채점 결과를 가지고 판정이 내려진다.


싫다.


내가 심판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으니까.


그것을 떠나서 판정으로 승부가 가려지는 것이 싫다.


내 운명을, 내가 싸운 결과를 내 손이 아닌 타인의 손으로 결정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싫더라.


그래서 나는 K.O 승부가 좋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 손으로 내 운명을 결정짓고 싶으니까.


때렸다.


원 투 스트레이트!


빌어먹을!


곤잘레스 놈의 가드가 너무 단단하다.


놈도 내 마음이 급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까지도.


강석현의 파상공격을 뚫고서 기어이 내 머리에다 자신의 머리통을 비빈다.


혹은 부딪힌다.


선혈이 흐른다.


상처가 찢어지고 말았다.


그래봤자 별 거 아니라니까?


“우우!”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 특설링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야유 소리가 흘러나온다.


곤잘레스를 비난하는 거다.


관중이란 족속들의 마음은 이토록 갈대와 같다.


곤잘레스는 당황하지 않는다.


비겁한 승리가 정당한 패배보다 달콤하다는 것을 아는 놈이다.


놈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놈이 옳다.


내가 틀린 것이고.


하지만 어쩌랴?


이렇게 생겨먹은 놈인 것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다.


청개구리도 좋고, 싸이코패스나 또라이라 불러도 좋다.


그냥 그렇게.


“우우! 그냥 싸우게 냅둬! 우우우!”


“비겁하네! 남자답지 못하네! 싸워라! 곤잘레스!”


“스포츠맨이 뭐 이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관중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심판이 경기를 중지시킨다.


그리고 나를 이끌고 링 닥터에게 간다.


관중들은 화가 나셨다.


그것도 단단히.


저들의 생각도 나와 같은 모양이다.


순수한 전사들의 싸움이 보고 싶은데, 힘을 가진 누군가가 개입해서 결과를 뒤바꾸려는 것이 싫은 거겠지.


링 닥터가 고개를 젓는다.


이런 시발 놈을 보았나!


내가 의사 새끼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그 기세에 눌린 것일까?


놈이 나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다.


“이번 라운드까지만 지켜보고······.”


놈이 말끝을 흐린다.


떳떳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레프리 스탑(Referee Stop)을 외치고 싶다는 것이겠지?


관중들의 야유 때문에 차마 멈추지는 못하고 잠시 머뭇거린다.


어쩌면 복싱판의 어느 누구도 동양인 사내가 최고의 인기 복서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인지도.


이런 정치질 따위는 이제 구역질난다.


나에게 허락된 시간은 정확히 100초.


그 안에 승부를 보아야 한다.


나쁜 손이 내 운명을 결정하기 전에, 내 손으로 기어이!


강석현과 루이스 곤잘레스는 체중 차이가 꽤 난다.


내가 원래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그래서 체중 조절에 고통을 겪지 않는 대신, 감량 후의 리바운딩 효과(Rebound Effect)를 별로 보지 못하는 타입이다.


곤잘레스는 나와 반대.


근육덩어리의 마초남이다.


한 대 때리고 한 대 맞는 1 대 1 맞교환의 난타전은 나에게 불리하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 상식에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서로의 발끝을 서로의 몸 중심선의 연장선에 두는 처절한 진짜 난타전을 한 번 펼쳐 보련다.


가드를 내렸다.


“들어와! 들어오라니까?”


눈두덩이는 찢어져서 피를 철철 흘리는 야수와 같은 사내가 또 다른 야수에게 도발을 한다.


이것을 받아주지 않으면 파이터가 아니다.


남자도 아니다.


난타전이 펼쳐진다.


놈의 주먹 궤적을 확인하고도 굳이 피하지 않는 진짜 난타전.


고맙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해야 할까?


챔피언 곤잘레스도 내가 그려 놓은 싸움판에 기꺼이 뛰어든다.


“와! 와악! 와앗!”


격투기 팬들이 미치는 순간이다.


저들이 가장 원하는 시합이니까.


인간이 아닌 동물의 야수성을 드러내는 그런 냉혹한 난타전이니까.


곤잘레스가 자신의 절기 양손 훅을 날린다.


놈의 훅은 묵직하다.


그 묵직함마저 잊어버렸다.


강석현도 응징에 나서야 한다.


놈이 걱정하고 있는 턱이나 관자놀이가 아닌 곤잘레스의 비어있는 옆구리를 노린다.


하나!


둘!


셋!


곤잘레스의 주먹이 내 안면을 두들긴다.


강석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놈의 옆구리를 때린다.


‘끄응!’


곤잘레스의 주먹이 차츰 힘을 잃는다.


강석현의 주먹은 점점 살기가 오른다.


세 번째 주먹을 서로 교환하는 순간.


그 짧은 전투에 대한 서로의 손익계산서가 발행된다.


강석현의 근소 우위.


하지만 싸움은 멈추지 않는다.


넷!


다섯!


여섯!


똑 같은 공격이 루이스 곤잘레스의 옆구리를 두들긴다.


곤잘레스는 자신의 공격을 차마 끝맺지 못한다.


놈의 방어막에 균열이 생겼다는 증거다.


전진 기어를 고집하던 곤잘레스가 황급히 후진 기어로 바꾼다.


팽팽하던 전투의 지렛대가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이다.


올인!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남은 시간은 이제 30초!


강석현이 에너지 레벨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린다.


정확히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며 곤잘레스의 머리통과 옆구리를 향해 파상 공격을 날린다.


휘청!


곤잘레스가 지친 자신의 몸뚱이를 로프에 기댄다.


그런 챔피언을 도전자가 받쳐 놓고서 두들긴다.


이름하여 망치와 모루전법!


마케도니아의 천재전략가 알렉산더 대왕 시절부터 시전되던 가장 확실한 필승전략이다.


상대를 막다른 골목에다 가둬놓고 때린다.


챔피언이 허우적거린다.


어떻게든 클린치를 해서 이 위기를 넘기려 한다.


어림없다.


기세가 잔뜩 오른 도전자는 지친 챔피언에게 펀치는커녕, 클린치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원 투 스트레이트!


강석현의 절기가 챔피언의 턱에 연달아 꽂힌다.


챔피언이 쓰러진다.


무릎을 꿇는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놈은 일어날 것이다.


어떡하든 한 라운드를 버텨서 남은 복권을 긁어보려 할 것이다.


남은 시간은 이제 15초!


강석현이 풀 악셀을 밟는다.


자신의 에너지 레벨을 최고로 끌어 올린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이 짜릿함을 잊지 못할 것이다.


설령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기억만은 영원할 것이라 믿는다!


강석현이 지금껏 살아있는 이유니까.


“와아!”


승부가 끝이 났다.


루이스 곤잘레스가 링 바닥에 클 대자로 뻗어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챔피언이 바뀌는 순간이다.


“New Champion of the World....!"


그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 방금 꾼 꿈처럼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나의 승리 앞에서 누가 울고 있는지, 누가 웃고 있는 지까지도 모두!


VIP석 한 귀퉁이 구석에서 송윤하가 울고 있다.


가장 기뻐해야 할 사람이 저토록 구슬프게 울고 있다.


저 여우같은 여자 사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동안의 암살자! 다음 시합 스케줄 잡혔어!”


“빨리 잡혔네? 난 윌리엄스 자식이 내 도전 안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소리야? 윌리엄스랑은 싸울 계획 없는데?”


“우리 고리타분한 복싱은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도전 한번 해 보자!”


“새로운 도전? 설마!”


“알고 있었구나? UFC 파이터 무가비랑 입식 타격룰로 한판 붙자구!”


“내가? 왜?”


“왜긴! 돈이 되니까!”


“윤하 선배는 돈 밖에 몰라? 세상에는 돈 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다구!”


“돈이 어때서?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 만한 것이 없다는 거 아직도 몰라? 우리 석현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가?”


“나랑 겨우 다섯 살 차이 밖에 안 나면서 유세는!”


“억울하면 나 자르고 혼자 북치고 장구 치고 다 하시던가!”


“정말 그래도 돼?”


“안 돼! 절대 안 돼! 그건 계약 위반이야! 흥!”


미워할 수 없는 여자다.


송윤하는.


아니, 내 은인이다.


강석현이 그 은혜를 잊으면 사람 새끼가 아니다.


“그 꼬맹이들 노래 값은 제대로 지불했어?”


“당연하지! 그 계집애들 감격해서 펑펑 울던데? 태어나서 이런 큰돈은 처음 만져본다고.”


“캘린더 걸, 인기 좋은 아이돌 그룹이라면서?”


“원래 세상 일이 그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챙기는 법이걸랑? 그 꼬맹이 계집애들 아마 은퇴할 때까지 제대로 된 정산 못 받을 걸? 소속사 대표란 놈 몽타주를 보니까 딱 견적이 나오던데 뭐!”


“그랬구나. 잘 됐네. 그 계집애들한테는.”


“우리 몫도 확실하게 챙겼어.”


“우리 몫이 아니라 누나 몫이겠지. 난 한 거 없는데?”


“그거 나 욕하는 거지? 하는 거 하나 없이 받아 챙기기만 한다고.”


“내가 언제 누나 욕하는 거 봤어? 난 누나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아휴! 우리 석현이! 말이라도 고맙네요! 후훗!”


"어? 정말인데? 그 때 윤하 선배를 만나지 못했다면 난 진작에 복싱 때려치웠을 거야.“


“응? 그건 내가 할 말인데? 난 그때 제주도에서 석현이 널 못 만났으면 어떻게 됐을까? 분명한 건 오늘의 송윤하는 없었을 거야. 아니, 어쩌면 그때 죽었을지도 모르지.”


“기억하고 있었어? 그 때 일을?”


“그럼! 그 날을 어떻게 잊어버려? 내 인생이 바뀐 일인데?”


“내가 아니라 타로점을 보는 이탈리아 아가씨 덕분에 인생이 바뀐 건 아니고?”


“그건 반반쯤? 강석현이 절반, 그리고 코르넬리아가 나머지 절반.”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구나.


이 똑똑한 여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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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1) 24.05.20 180 2 12쪽
25 방중술을 배워봅시다. (2) 24.05.20 19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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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4) 24.05.18 190 1 11쪽
21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3) 24.05.17 194 1 11쪽
20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2) 24.05.16 202 2 12쪽
19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1) 24.05.15 222 2 10쪽
18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3) 24.05.15 200 2 11쪽
17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2) 24.05.14 196 2 11쪽
16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1) 24.05.14 216 2 11쪽
1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2) 24.05.13 223 1 11쪽
1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1) 24.05.13 219 4 12쪽
13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0) 24.05.12 231 4 12쪽
12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9) 24.05.12 237 4 12쪽
11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8) 24.05.11 251 5 11쪽
»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7) 24.05.11 259 5 11쪽
9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6) 24.05.10 256 6 11쪽
8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5) 24.05.10 268 3 12쪽
7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4) +1 24.05.09 269 5 11쪽
6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3) 24.05.09 290 4 11쪽
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2) 24.05.08 314 4 11쪽
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 24.05.08 36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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