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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천하제일 대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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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BlueFox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3
최근연재일 :
2024.05.28 11:0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7,334
추천수 :
91
글자수 :
155,403

작성
24.05.11 14:05
조회
251
추천
5
글자
11쪽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8)

DUMMY



강석현과 송윤하 선배는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는 제주도의 어느 해안길에서 처음 만났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실패한 아마추어 복서와 철부지 여대생으로.


혹은 갈길을 잃고 뒷골목에서 방황하던 값싼 양아치 새끼와 호기심 많은 소녀로.


말 한 마디 나누지는 않았지만.


송윤하는 한번만 봐도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그런 여자였으니까.


아우라가 굉장했으니까.


예쁘다는 말로는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이지적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랬다.


그날의 송윤하는.


어린놈이 노력은 안하고 왜 좌절하고 있었냐고?



의사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니까.


격투기 선수, 그닥 유망하지는 않아도 내 인생에 주어진 복권의 당첨 여부를 끝까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애송이에게 그것은 사형 선고였다.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었다.


싫었다.


그렇게 내 인생을 마감하기에는.


가진 것이라고는 원룸 보증금 삼백 만원.


서울을 떠나고 싶었다.


서울이 그렇게나 싫더라.


침대에서 죽는 것 보다는 차라리 길에서 죽는 것이 덜 비참할 것 같아서.


이유는 그것뿐이다.


남쪽 끝섬 제주도.


나는 그 섬이 좋더라.


시공간을 건너 뛰어넘는 기묘한 느낌이 좋았다.


이국적이면서도 친근한 설명하기 어려운 야릇한 느낌 말이다.


천혜의 절경, 그리고 기암괴석.


북쪽의 제주에서 남쪽의 서귀포까지,


나는 제주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서귀포라는 지명의 유래를 그때 알았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도 훨씬 전에 ‘서복’이라는 사기꾼 새끼가 있었단다.


그 잔혹한 진시황제한테 늙지않는 영약, 불로초를 구해오겠다고 사기를 쳐서 삥을 뜯었다는 또라이 새끼란다.


그 서복이 제주도에 왔다갔단다.


서귀포(西歸浦).


지금으로치면 유명 관광지에 개발새발 적어놓은 낙서 같은 땅 이름이다.


‘누구누구 제주도 왔다가다’처럼.


불로초를 구해오기 위해서 커다란 배 몇 척에다 소년 소녀 오백명 씩에다 황금과 은까지 삥뜯었다니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사기를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고나 할까?


시발!


제주는 섬이니 해안과 해안이 연결되고 또 연결된다.


화산의 흔적인 오름의 가파름과 함께.


바람과 돌이 많은 섬 제주에서 송윤하를 다시 만났다.


꿈을 잃어버린 양아치 소년 강석현의 배낭여행은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배낭여행이라고 쓰고 노숙이라고 부른다.


가난뱅이 강석현의 여행은 그랬다.


해가 떨어지고 밤이 찾아오면 해안가의 치안은 눈에 띄게 나빠진다.


부랑배들.


노숙자들.


그들의 세상이 된다.


덕분에 나 같은 빈털터리 배낭 여행객에게도 하룻밤을 보낼 여유 공간이 열린다.


그리고, 호기심 많은 여대생은 섬의 은밀한 속살까지 엿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 사람들 있지 않나?


이지 모드(Easy Mode)이던 자신의 인생을 하드 모드(Hard Mode)로 바꿔놓지 못해서 안달을 하는 그런 사람들.


내 눈에는 미모의 명문대 여대생 송윤하가 그런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으로만 보였다.


"돈 드릴게요! 다 가져가세요!"


귀하게 자란 여대생께서는 저들이 원하는 것이 돈과, 목걸이 따위라고만 생각한다.


남자의 삐뚤어진 욕정을 이해 못하는 순진함이다.


“악! 도와주세요! 제발!”


바보 같지 않나?


위험한 상황은 애초에 만들지 말았어야지.


도와달라고 한다고 누가 도와줄까?


욕정에 달아오른 부랑배들은 거칠다.


공부 밖에는 모르는 여대생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흉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재크나이프 정도면 다행이고, 어쩌면 고기를 자르는데 써야할 정육점 찰이나 횟집의 사시미칼, 혹은 손도끼 같이 흉한 것들을 가지고 있을지도.


그런 상황에서 왜 내가 나서야 할까?


시한부 선고를 받은 놈이 왜 그렇게 몸을 사리느냐고?


그 반대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놈이니까 생명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하루하루가 달콤하고 짜릿하단 말이다.


밤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신문지 한 장의 소중함을 아는 남자니까.


신문지를 뒤집어 쓴 채로 몸을 돌려 내 잠을 방해하는 비명 소리로부터 멀어지려고 했다.


“살려 주세요! 아악!”


그냥 저들이 달라는 걸 주면 안되나?


어차피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야 할 육신 따위를 뭘 그렇게 아끼시는 걸까?


머릿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몸은 다르게 움직인다.


참견하는 방향으로.


시발!


성가신 여자다.


이 부랑자들이 원하는 것을 내어주면 되는 일인데.


지갑을 달라면 지갑을 주고.


팬티를 벗어 달라면 팬티를 벗어주면 된다.


그 쉬운 해결책을 두고서 굳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 여자 사람의 이기심에 살짝 짜증이 난다.


신문지를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는 내쪽을 향해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은 분명 나한테 들으라고 하는 소리겠지?


원래 인간이란 그렇다.


다급한 여자 사람이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을 리가 없겠지만,


어린 애송이는 이 와중에도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을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나서기로 했다.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는 어느 애송이 사내의 만용이었다고 해 두자.



송윤하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그랬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철부지 여대생.


영화에 나오는 민폐 캐릭터.


이런 여자 도와줘봤자 호구만 될 거 같은데?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내 인생에 좋은 일 하나 하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봤자 나한테 고마움을 가질 확률은 일도 없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사내는 모두 세 놈.


놈들이 원하는 것은 돈, 그리고 짐승 같은 욕정의 충족.


원하는 것이 눈에 보여야 대응하기에 편하니까.


맨주먹으로 싸우면 이길 자신이 있지만.


칼이나 손도끼가 개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놈들이 가진 시퍼런 칼날은 확인했다.


칼은 무섭지 않다.


칼의 위험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강석현은 막가는 인생이니까.


칼에 조금 찔리면 어떤가?


내일이 없는 놈인데.


마치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스윽 나타나야 한다.


손에 든 기다란 칼부터 삭제해야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니까.


마치 어둠의 암살자처럼!


‘따악!’


놈의 손목을 내려쳤다.


손을 칼처럼 세워서.


놈이 칼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떨어뜨린 칼을 멀리 차 버렸다.


그리고는 놈의 턱에다 야무지게 주먹을 먹여 주었다.


손끝에 짜릿한 감촉이 온다.


놈은 정신 줄을 놓을 것이다.


높은 확률로.


그리고 그 다음 놈!


긴 칼을 든 놈이 제압당하는 것을 본 강도 놈들이 반응을 생각하기도 전에!


남은 두 놈도 제압해야 한다.


일 대 삼의 싸움.


자신 있었다.


생각보다 몸이 무겁다는 기분이 든다.


마치 녹이라도 쓴 쇳덩이처럼.


몸이 무거우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내가 내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더라.


변수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놈들의 손에 붙잡혀있는 여자 사람.


우선 순위가 달라진다.


그 바람에 평소 같으면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불량배 놈들에게조차 반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원 투 스트레이트!


내 주먹이 이렇게 느리고 둔했었나?


다행히도 불량배 놈들은 그런 내 주먹에도 나가떨어질 만큼 허약한 놈들이었다.


뭐라고 욕지거리를 내뱉더니, 쿨하게 달아나더라.


“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어요?”


겁에 질려있던 여자 사람이 뒤늦게 나를 걱정해 준다.


“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어요.”


“어머, 피! 이리 와 봐요! 어서!”


여자 사람이 놈들이 무지성으로 휘두른 칼에 긁힌 내 팔뚝을 보고 호들갑을 떤다.


그리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숙소로 함께 가잔다.


나같은 놈을 뭘 믿고!


거절하지 않았다.


강석현은 단순한 놈이니까.


아싸!


오늘 밤은 따뜻한 호텔방 소파에다 등을 붙이고 잘 수 있겠네.


소파가 어렵다면 방바닥에 담요만 한 장 깔고 잘 수 있어도!


그것이 전부였다.


내 기대 이상이었다.


소파가 아니라 침대에 누워 잤으니까.


그것도 아름다운 여자를 품에 안고서.


분명히 기억한다.


쌍방 동의하의 성관계였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자 사람이 나를 유혹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핑계는 내 상처를 돌봐주겠다는 것이었고.


옷을 벗어보라더라.


내가 또 얼굴은 몰라도 몸 하나는 잘 빠진 편이니까.


그리고.


여행이란 것이 때로는 여자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법이라더라 뭐.


내 상처를 어루만지던 여자 사람의 손이 내 몸을 어루만지고 있더라.


그 다음은 뭐.


그때만 해도 어렸나보다.


괜히 긴장되더라.


“몇 살이에요?”


“그러는 그쪽은 몇 살인데요?”


“난 스물 셋.”


“나도 스물 셋. 아니 스물 넷!”


뻥을 쳤다.


아마 이 여자 사람이 스물일곱이라고 했으면 나도 그 나이를 불렀을 거다.


기죽기 싫었으니까.


“어려 보이는데, 은근 나이가 많으시네요?”


“내가 좀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여자 친구 있어요?”


“아뇨?”


더 이상 확인해야 할 것이 또 있을까?


우리는 키스를 했다.


약간 찔리긴 했지만.


살다보면 나이 좀 속일 수도 있지 뭐.


그때의 강석현은 확실히 어렸나 보다.


그 정도 거짓말에 죄책감을 느낄 만큼이나.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송윤하도 마찬가지다.


어렸고, 순진했었다.


그리고 예뻤다.


“키스... 해도 되요?”


“바보! 누가 그런 걸 허락 받고... 웁! 우웁!”


아무튼 허락한 거 맞지?


여자의 입술을 덮쳤다.


나보다도 무려 다섯 살이나 많은 여자 사람의 입술을.


달콤하더라.


풍광 좋은 해변가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관광객들 상대로 바가지 씌우는 값비싼 아이스크림만큼이나.


여자의 입술은 짭조름한 바닷물과 같더라.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채워지지 않더라.


그래서 남자의 입술이 아래로 향한다.


나이 많은 여자 사람도 굳이 그런 남자의 행동을 말리지 않는다.


말리기는커녕 더욱 부추긴다.


“잠깐만요. 옷 벗을게요. 그러니까 그렇게 거칠게 하지 마요. 아휴!”


여자 사람이 길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옷을 벗는다.


그 짧은 시간조차 기다릴 여유가 없는 애송이 남자는 서둘러 여자의 옷을 벗긴다.


이제 여자 사람은 체념 상태다.


애송이 남자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다.


늘씬한 몸을 남자에게 내어준다.


백옥같이 하얀 여자 사람의 알몸이 애송이 남자의 눈앞에 드러난다.


밥그릇을 거꾸로 엎어놓은 것 같은 커다란 젖가슴이.


애송이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마치 누가 빼앗아가기라도 할까봐 서둘러 그 탐스러운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엄마에게 젖을 보채는 갓난아기처럼.


“아얏! 아파. 살살!”


“......!”


핀잔을 듣고 말았다.


능숙한 드라이버에게도 초보 운전자 시절은 있는 법이니까.


“혹시... 이런 거 처음이에요? 설마 동정남?”


“......!”


“동정남 맞네! 여자랑 처음이에요? 혹시 모쏠? 따라다니는 여자 많았을 거 같은데요?”


“저어, 그것이...”


“아하! 알겠다. 그쪽, 눈 엄청 높구나! 그쵸?”


“네? 아 네. 뭐...”


“얼굴 봐선 바람둥일 줄 알았는데. 완전 반전 매력! 헤헷!”


그렇게 주도권을 여자 사람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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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2) 24.05.21 175 2 11쪽
26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1) 24.05.20 181 2 12쪽
25 방중술을 배워봅시다. (2) 24.05.20 194 2 11쪽
24 방중술을 배워 봅시다. (1) 24.05.19 195 1 11쪽
23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5) 24.05.19 183 1 12쪽
22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4) 24.05.18 191 1 11쪽
21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3) 24.05.17 194 1 11쪽
20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2) 24.05.16 203 2 12쪽
19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1) 24.05.15 223 2 10쪽
18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3) 24.05.15 201 2 11쪽
17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2) 24.05.14 197 2 11쪽
16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1) 24.05.14 216 2 11쪽
1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2) 24.05.13 224 1 11쪽
1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1) 24.05.13 220 4 12쪽
13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0) 24.05.12 232 4 12쪽
12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9) 24.05.12 237 4 12쪽
»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8) 24.05.11 252 5 11쪽
10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7) 24.05.11 259 5 11쪽
9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6) 24.05.10 256 6 11쪽
8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5) 24.05.10 268 3 12쪽
7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4) +1 24.05.09 269 5 11쪽
6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3) 24.05.09 291 4 11쪽
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2) 24.05.08 314 4 11쪽
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 24.05.08 365 3 11쪽
3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3) 24.05.08 360 6 11쪽
2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2) 24.05.08 40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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