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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천하제일 대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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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BlueFox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3
최근연재일 :
2024.05.28 11:0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6,989
추천수 :
60
글자수 :
155,403

작성
24.05.16 12:05
조회
191
추천
1
글자
12쪽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2)

DUMMY




사내놈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역한 지린내가 풍겨온다.


변을 놓친 모양이다.


죽었다.


사람의 목숨이란 것이 이렇게 헤픈 것이었다.


어떡하지?


겁이 왈칵 난다.


하지만 서서히 마음이 차가워진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침착해야 한다.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가워야 한다.


죽은 놈은 말이 없는 법이다.


어린 노예 놈 따위의 변명은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자리를 속히 떠나야 한다.


아니, 노예들을 감독하던 이 사내놈의 죽음은 알려지지 않는 편이 좋다.


내가 노예 감독관 놈의 손에 끌려서 이 으슥한 곳으로 온 것은 아무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에그머니나!”


하필이면!


몇 번인가 나와 얼굴이 마주친 적이 있는 여자 노예가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래서 소리를 지른다.


끝났다.


하지만, 세상 일이란 것이 내가 예상한 것처럼 돌아가는 것은 아니더라.


막다른 길에 몰렸다고 생각했는데, 또 살아날 길이 열리곤 하더라.


혹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뭐하고 있어! 사람들한테 들키면 맞아 죽는 거 몰라?”


“······!”


“이 자식 나쁜 놈이야! 죽어도 싸! 그러니 어서 시체부터 치워!”


때로는 계집애가 사내보다 더 용감하더라.


여자는 멍하게 서 있는 사내놈을 도와서 노예 감독관의 시체를 마른 우물 속에다 밀어 넣는다.


“내 이름은······.”


“너, 노애지? 알고 있었어. 진작부터.”


“어떻게 나 같은 놈의 이름을...!”


“잘 생겼잖아? 원래 여자들은 잘 생긴 남자 이름은 절대 안 까먹거든? 헤헷!”


“......”


“너는 내 이름도 모르지? 흥!”


“응.”


“그럴 줄 알았어. 잘 생긴 놈들은 당연히 나같이 별 볼일 없는 계집애 따위는 기억도 못할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어.”


이 계집애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사람을 죽였다.


커다란 칼을 차고 다니는 커다란 남자를.


나같이 비천한 노예들을 다스리는 지체 높은 남자를 말이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이 사실이 발각되면 나는 죽는다.


아마도 펄펄 끓는 기름 솥에 내던져질 것이다.


소름이 끼친다.


아니, 소름이 끼쳐야 하는데 생각보다 차분해진다.


머릿속은 얼음처럼 차갑기만 하다.


아무래도 내 간덩이가 부은 모양이다.


겁대가리를 상실한 것이 분명하다.


나는 그렇다 치고,


이 계집애는 뭘까?


왜 자꾸 나를 돕는 걸까?


이러다 들키면 이 계집애도 죽는다.


그것도 잔혹하게.


주인의 눈 밖에 난 노예 계집애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몇 번이나 봐서 알고 있다.


겁이 나지도 않는 것일까?


아니면 세상을 모르는 것일까?


“어차피 한 번은 죽는 목숨이잖아? 무섭지 않아!”


죽는 것이 무섭지 않단다.


어이없는 계집애다.


“너는,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을 리가.


내 손에 죽은 놈에게 여기저기 얻어맞았고, 칼날에도 긁혔다.


긁힌 상처에 방울방울 핏방울이 맺힌다.


하지만 목숨을 건졌으니 괜찮은 거라고 해 두자.


“어머! 여기에 피! 가만 있어봐. 내가 보살펴 줄게.”


동쪽에서 팔려 왔다는 오랑캐 계집애가 내 옷을 벗기려 한다.


놀란 내가 계집애의 손을 밀어내려 하지만, 오랑캐 계집애는 고집불통이다.


나만큼이나.


“이런 상처를 낫게 하려면 쑥이 있어야 하는데! 하는 수 없지 머. 아쉬운 대로······.”


오랑캐 계집애가 내 상처를 핥으려 한다.


마치 어미 개가 새끼 강아지를 돌보듯이.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뭔가 내 편이 생긴 기분이다.


“내 이름은 달래야. 꽃 이름인데. 모르는구나?”


그런 꽃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도 동쪽의 오랑캐 땅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인 모양이다.


“고마워.”


“피이. 고맙다는 말이나 들으려고 이러는 거 아니거든?”


오랑캐 계집애가 입술을 삐죽 내민다.


귀엽다.


나도 모르게 그 입술에 내 입술을 갖다 대고 말았다.


“......!”


“......!”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행동을 후회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마치 구름을 걷는 기분이다.


세상의 모든 걱정 근심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기분이다.




***




오랑캐 계집애의 말대로다.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


노예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독려하던 흉폭한 무사 놈 하나가 없어졌다는 사실은 곧 모두의 뇌리에서 지워져 버린다.


그깟 노예 감독관 하나가 사라져봤자, 그 자리는 곧 다른 떠돌이 무사가 흘러 들어와서 메워버린다.


세상은 어지럽고, 전쟁은 끊이지가 않으니까.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 목숨값은 염소 한 마리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억울하면 끝까지 살아 남아서 자신의 목숨 값이 싸구려가 아님을 증명하는 수밖에는.


그 사이에,


나의 주인 나리께서는 나를 누군가에게 팔아 치운 모양이다.


꽤나 비싼 가격에.


내 새 주인은 홍등가를 경영한다고 들었다.


술과 색을 파는 색주가 말이다.


팔려가기 전날 밤 오랑캐 소녀 달래를 만났다.


어쩌면 이것이 달래의 뽀얀 얼굴을 보는 마지막 밤이 될 것이다.


슬픔으로 반쪽이 되어버린 달님 아래에서,


우리는 서로의 입술부터 찾았다.


달래의 입술은 꿀처럼 달콤하니까.


이제 이 달콤한 입술을 느끼는 마지막 밤이 될 것이다.


슬프다.


아주 조금은.


그래서일까?


달디 단 달래의 입술에서 소금향이 난다.


“달래 널 다시 만나러 올 거야! 반드시!”


“정말?”


“정말!”


사람들이 그러더라.


팔려가면 끝이라고.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나는 그들의 말에 코웃음이라도 치듯 달래 앞에서 허세를 부린다.


마치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리고 그 허세를 아리따운 오랑캐 소녀 달래는 믿어준다.


그 어떤 허풍이라도 달래는 믿어준다.


내가 뭐라고.


기껏해야 노예일 뿐인데.


“안아줘! 힘껏!”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다.


내가 이 귀여운 오랑캐 소녀 달래에게 해 줄 수 있는 전부다.


달래가 내 손을 자신의 몸으로 이끈다.


나긋나긋한 달래의 몸이 내 몸에 밀착된다.


달래에게서는 꽃향기가 난다.


그 아찔한 꽃향기에 현기증이 난다.


달래가 내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끈다.


봉긋한 젖가슴이 내 손바닥을 가득 채운다.


내 흉내를 내는 것일까?


달래의 손바닥도 내 가슴팍을 더듬는다.


내 몸에 밀착된 소녀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다.


달래가 내 손을 자신의 두 다리가 만나는 곳으로 이끈다.


“우리 엄마가 그랬어. 여자에게 여기는 목숨만큼이나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곳이라고. 평생 한 남자에게만 허락해야 한다고 그랬어.”


“......!”


불덩이 같이 뜨거운 달래의 몸 중에서도 더욱 뜨거운 곳이 있었다.


달래의 두 다리 사이가 그곳이다.


그 뜨겁고도 부드러운 오랑캐 소녀의 속살을 만지고 있다.


달래는 내 손길을 밀어내기는커녕, 오히려 끌어당긴다.


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내 몸의 일부가 돌멩이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불덩이가 되어버린 소녀가 거친 숨결을 내 목덜미에 내뿜는다.


내 숨결도 함께 거칠어진다.


“달래는 노애 너에게만 허락할 거야. 평생!”


“평생?”


“응! 평생!”


오랑캐 소녀는 말을 달콤하게 할 줄 안다.


소녀의 말을 듣자마자 내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진다.


아니, 불덩이보다도 뜨거워진다.


오랑캐 소녀도 그것을 알고 있다.


“나도, 만지고 싶어! 네 몸을!”


누가 감히 이 달콤한 제안을 거부할까?


오랑캐 소녀 달래의 손길이 내 바지춤 위를 더듬는다.


“크다! 그것도 엄청!”


부끄럽다.


나는 왜 이런 곳이 남들보다 크게 태어났을까?


쓸데없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남들이 자꾸만 쳐다보는 것이 싫더라.


오랑캐 소녀 달래는 그런 내 몸을 놀리지 않는다.


다행이도.


쓸데없이 크게 자라난 내 몸을 상냥하게 어루만져 준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덕분에 부끄러움을 잠시 잊는다.


“너도... 좋아?”


달래가 묻는다.


차마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는 말을 해 주지 못한다.


대신 소녀의 부드러운 속살을 말없이 더듬기만 한다.


“아! 아얏! 아퍼! 조금만 살살······.”


굳은 살이 단단하게 박힌 내 손가락이 소녀의 여린 속살을 아프게 한 모양이다.


하지만 소녀는 수줍게 내 거친 손가락 장난을 기꺼이 받아준다.


동쪽 끝에서 팔려온 오랑캐 소녀가 점점 더 좋아진다.


원래 좋아하고 있었지만, 이런 장난을 하다 보니 더욱 더 좋아진 것인지도...


아아!


소년이 무릎을 꿇는다.


소녀 앞에서.


“노, 노애야! 아!”


당차기만 하던 오랑캐 소녀가 당혹스러워 한다.


그런 소녀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았다.


소녀의 몸에 얼굴을 파묻는다.


향긋한 살내음이 내 코끝을 스친다.


차라리 꽃내음이다.


꽃향기 가득한 오랑캐 소녀의 속살에다 입을 맞추었다.


꽃밭이 펼쳐진다.


온 세상이 꽃밭이다.


오랑캐 소녀가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는다.


“아! 아흑!”


소녀의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겁을 먹은 모양이다.


“아아! 노애야! 너 나한테 하고 싶은 짓 있지?”


“......!”


“넌 나한테 무슨 짓이든 해도 돼. 알았지?”


남녀 사이에는 음양의 도가 있다고 들었다.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다.


남자의 사타구니에는 커다란 양물이 달려있고, 여자의 사타구니에는 남자의 양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작은 구멍이 있다.


여자의 구멍 속을 남자의 양물이 들락거리면 아기가 생긴다고 들었다.


여자는 잘난 사내의 양물만을 받아들여야 한단다.


잘난 사내의 양물을 받아들이면 여자의 팔자가 뒤바뀔 수 있다고 들었다.


달래는 그런 소중한 곳에다 나 같은 놈의 양물을 받아들이겠다는 걸까?


바보처럼!



“노애야! 나, 너랑 헤어지기 싫어! 어떡해! 아! 아아! 아흑!”


달래 계집애는 바보다.


나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나보다도.


사람들이 모두 나더러 바보라고 그러더라.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이상한 놈이라고 그러더라.


주제파악도 하지 못하는 멍청한 놈이라고들 그러더라.


그러다 제 명에 죽지 못한다고들 하더라.


요절할 팔자란다.


흉년이 와서 주인 나리에게서 쫒겨나면 밥도 빌어먹지 못할 거지만도 못한 놈이란다.


인정한다.


그들이 왜 나를 그런 멍청한 놈으로 보는지 알 것 같다.


꿈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놈이라서 그렇다.


나는 꿈을 꾼다.


그 꿈 속에서 나는 노예 소년 노애가 아니다.


꿈 속의 나는 왕이다.


혹은 공경대부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행동한다.


그 말과 행동에 조금도 거칠 것이 없다.


그런 나에게 세상 모든 사내들이 고개를 숙인다.


내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귀담아 듣고, 인생의 교훈으로 삼으려 한다.


그런 나를 세상 모든 여인들이 흠모한다.


때로는 교태도 부린다.


내 품에 안기지 못해 안달을 한다.


꿈은 꿈으로 그쳐야 하건만, 나는 그 쉬운 것조차 버거워하는 멍청이다.


바보다.


그런 나를 세상 사람 모두가 비웃는다.


고깝게 여긴다.


단 한 사람, 동녘 땅에서 온 오랑캐 소녀 달래를 제외하고는.


하루라도 매질을 당하지 않고 지나간 날이 있었던가?


그럼에도 내 눈동자에 서려 있는 요기는 지워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멍청한 노예 사내의 비운이다.


자신의 명을 자신이 갉아먹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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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5) 24.05.19 17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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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2) 24.05.14 184 1 11쪽
16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1) 24.05.14 202 1 11쪽
1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2) 24.05.13 213 0 11쪽
1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1) 24.05.13 210 3 12쪽
13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0) 24.05.12 222 3 12쪽
12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9) 24.05.12 224 3 12쪽
11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8) 24.05.11 241 4 11쪽
10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7) 24.05.11 247 4 11쪽
9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6) 24.05.10 245 5 11쪽
8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5) 24.05.10 253 2 12쪽
7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4) +1 24.05.09 257 4 11쪽
6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3) 24.05.09 273 3 11쪽
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2) 24.05.08 299 3 11쪽
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 24.05.08 352 2 11쪽
3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3) 24.05.08 346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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