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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천하제일 대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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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BlueFox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3
최근연재일 :
2024.05.28 11:0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7,317
추천수 :
91
글자수 :
155,403

작성
24.05.08 18:47
조회
364
추천
3
글자
11쪽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

DUMMY






내가 이 기괴한 고문서들을 처음 읽은 것은 배낭여행 도중에 찾아간 중국 서안에 자리 잡은 헌책방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이 아닌 죽간이라고 해야 되겠지만.



[ 하늘이 인간에게 난세를 내리시매, 반드시 이를 이겨낼 영웅도 함께 내리시더라.


난세에 영웅을 칭하는 자들은 많으나 참된 영웅은 드물다.


장신후(長信侯) 노애는 이 난세에 진실로 영웅이라 할 유일한 이다. ]



- 비천신마 장신후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 중에서 -






[ 대진제국(大秦帝國)의 황제께서 장신후 노애를 엄히 꾸짖으신 일을 무겁게 기록하노라!


이는 신생 대명제국 황제의 위엄이 하늘에 이르고 땅을 덮으시게 된 증거이니! ]



- 대진제국 건국기(大秦帝國 建國記) 중에서 -




짐은 이제 만승(萬乘)의 천자(天子)이거늘!


장신후 그대는 그런 짐의 간청을 저버리고서 변방의 천승 제후국으로 가겠다는 것인가?


“이 몸이 가고자 하면 갈 것이요, 가기 싫으면 가지 않는다. 내 몸이 오고 가는데 번거롭게 그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가?”


만승의 천자라 함은 천하의 주인을 뜻하는 것!


제 아무리 장신후 노애 그대조차도 짐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로다!


“으하하! 애처롭구나. 영정! 그대가 초심을 잃었구나! 태산에 칩거하던 나를 찾아와 고개를 조아리며 이 몸에게 애걸복걸하던 기억을 잊은 것인가?”


장신후 노애! 짐의 앞에서 태산의 일을 거론하지 말라!


만승천자인 짐의 말은 곧 법이다.


하늘의 아들인 천자가 내린 법 앞에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장신후 노애 그대조차도 말이다.


한번만 더 짐을 가벼이 영정이라 부른다면!


제 아무리 비천신마라 하더라도 용서하지 않겠다!


과거의 삼황(三皇)의 황(黃) 오제(五帝)의 제(帝)를 빼내어 이제부터 짐을 시황제라 불러야 하느니!


그 어떤 공신도 천하의 주인인 황제의 앞에서는 그 공을 으스대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니!


천하인인 시황제 앞에선 그 누구도 그 말을 끊어서도, 황제에게 등을 보여서도 아니된다!


“하하하! 재미있지 않은가? 그대가 용서하지 않으면 또 어찌할 것인가? 영정 그대가 나 비천신마를 해(害)하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짐은 만승의 천자요, 그대 장신후 또한 천하의 일물일 뿐이다.


짐의 뜻을 거스르는 어떤 인간도 살아남지 못한다!


“그리 해 보시게! 그대 영정에게 그럴 힘은 있으신가?”


황제 폐하를 호위하는 금의위(錦衣衛)의 충직한 무인들이 비천신마 장신후의 방자함을 참지 못하고 나선다.


이름하여 중원의 팔룡(江南八龍)들이다.


황제께서 장강 남쪽에서 몸을 일으키시고, 하늘의 대의가 그분께 있음을 밝히셨을 때, 황제를 모시고 천하의 군웅들을 제압한 호협들!


충의와 의협으로 뭉친 중원 땅의 팔룡을 중심으로 하는 호걸들은 태조 황제 폐하의 명에 따라 금의위(錦衣衛)를 조직하였으니!


호협들을 경외하는 무림인들은 그들을 일컬어 중원팔룡(江南八龍)이라고 불렀다.


금의위의 호걸들은 황명을 받들어 백성들의 고혈을 취하는 탐관오리들을 징치하고, 감히 천명을 거스르는 불의한 무리들을 선제적으로 색출하여 위로는 황실을 보위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살림을 위무하니 진실로 대진제국의 충신들이로다.



“비천신마여! 그대의 방자함이 어찌 이러한가? 짐이 그대를 ‘노애’라는 잡스러운 이름이 아닌 장신후라 부르며 예를 표했건만!”


“하아! 이름 따위가 그렇게나 중하던가? 티끌처럼 가볍게 흩어지고 말 허명 따위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이 우습지 아니한가? 시황제시여! 흐흐흐! 이제 본인은 속세를 떠나 청산(靑山)을 찾아 운무(雲霧)를 벗 삼으려 한다.”


“그대는 천하의 주인이신 황제 폐하의 신하된 몸! 신하의 진퇴는 오로지 황제께서 결정하시거늘! 어찌 황상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귀향 운운하여 천하를 어지럽히려 하는가?”


“본인은 내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그 누구도 인정한 적이 없다.”


“비천신마! 그대의 오만함을 끝내 뉘우치지 않는 것인가?”


“내 앞을 막지마라! 그대들의 헛된 피만 보게 될 뿐이다.”


“비천신마 노애 그대가 흉폭하고도 음흉한 동이(東夷)의 땅에 은거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대의 위명을 빌어 천하를 어지럽히고자 하는 악독한 무리가 준동할 터! 우리 중원팔용은 목숨을 걸고라도 후일의 우환을 지금 제거하고자 하노라!”


용감하고 충직한 황실친위대인 금의위의 수장이자 중원팔용의 장형 금기린 장욱이 검을 발한다.


금기린(金麒麟) 장욱(張旭)!


세인들은 그를 일컬어 중원 제일 검이라 부른다.


일찍이 화산에 은거하며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던 그를 속세에 불러낸 것은 오로지 천하의 성군이신 시황제 폐하의 인덕이다.


검귀(劍鬼) 금기린(金麒麟) 장욱(張旭)이 분을 참지 못하고 앞장서자 그 뒤를 뇌우신창(雷雨神槍) 양일(楊馹)이 뒤따른다.


두 사람의 영웅호걸은 장신후 노애에 맞서 용감히 싸웠다.


금기린(金麒麟) 장욱(張旭)의 보검이 여름 밤하늘에 흩뿌리는 뇌우처럼 번쩍인다.


뇌우신창(雷雨神槍) 양일(楊馹)의 창날은 늦은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처럼 어지러이 밤공기를 찢어발긴다.


“장신후 그대가 절기인 파륜신공(派淪神功)을 봉인하였다 하지 않았소! 설마 천하의 장신후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는 않을 터!”


“어디 파륜신공(派淪神功) 뿐일까? 본인은 일체의 내공을 봉인하는 바이다.”


“그 말은! 그대의 고강한 절기를 쓰지 못한다는 말이신가?”


“내 이미 무도의 궁극을 보았다. 파륜신공을 쓸 이유를 알지 못한다.”


“나 금기린(金麒麟) 장욱(張旭)을 업수이 여기는 것이 아닌가? 우리 중원팔용은 파륜신공을 쓰지 못하는 장신후는 두렵지 않다!”


“그대들은 나의 상대가 아니다. 파륜신공을 쓰든, 쓰지 않던 간에!”


“그렇다면 장신후 노애! 그대는 우리를 이기지 못한다! 우리 형제는 비천신마의 수급을 베어 황제 폐하의 근심을 덜고, 천하의 평안을 도모코자 한다!”


“후후! 그대들의 착각이 아닌가? 본인의 일신에는 내공무예만이 있는 것이 아니거늘!”


“파륜신공(派淪神功)을 봉인한 장신후 노애라면 우리 여덟 형제가 능히 당해 낼만 하도다!”


대진 제국의 충신 중원팔룡은 용맹히 싸웠다.


중원팔용의 검과 도, 창과 부월이 난신적자인 비천신마 장신후를 향해 맹렬하게 날아든다.


피가 튀고, 살이 흩뿌려진다.


하지만 중과부적!


역신 비천신마의 손에 금의위의 충신들이 도륙 나고 말았다.


그야말로 절체절명!


이제 통일된 중원 땅의 황제 폐하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고 말았다.


천명을 받은 천하인의 대의가 난신적자의 암수에 꺾어질 지경이다.


하지만 천자는 하늘이 내리신 분!


천하인께서는 의연하시다.


난신적자의 위협에 굴하지 않으신다.


몸을 피하시기는커녕 보검을 뽑아들고서 비천신마 장신후 노애에게 일갈을 하신다.


비천신마 노애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달아난다.


이는 황제의 위엄에 찬 일갈에 겁을 집어 먹은 것이 아니겠는가?


자고로 천자(天子)는 하늘이 내시는 법이다.


인자하신 황제께서는 난신적자 노애를 쫓지 않으신다.


비천신마의 방자함에 격분하여 그를 뒤쫓아 참살하겠다는 금의위 무사들의 충성된 건의조차 만류하신다.


황제의 위엄에 겁을 먹고서 달아난 비천신마는 동으로 갔다고 전해진다.


황제 폐하를 두려워해 달아난 비천신마 장신후 노애는 다시는 중원 땅에 발을 딛지 못하게 된다.


아아! 후세인들이여!


천명을 깨닫지 못한 자의 말로를 글로 남겨서 후인들에게 경계로 삼고자 하노라.



- 대진제국 건국기(大秦帝國 建國記) 중에서 -





뭐지?


이 낡아빠진 고문서는?


[ 비천신마 장신후 노애 혈풍록(飛天神魔 長信侯 血風錄)]


돈이 될까?


단지 오래된 서책이라고 해서 비싼 값에 팔리지는 않는다.


그간 워낙에 많은 위서, 위작에 속았다.


나의 흑역사다.


피흘리며 벌어들인 파이트 머니를 헛된 곳에다 쓴다며 욕도 많이 먹었다.


설마 이 책이 원나라 말 명나라 초 시기에 쓰인 책일까?


그럴 리가!


내용은 허황되지만 재미는 있다.


아니, 허황되니까 재미있는 것이라 해야 하나?


비천신마 장신후 노애란 자가 진시황제 영정을 도와서 중원을 통일하는 이야기다.


비천신마 노애!


혹은 장신후 노애.


그의 힘을 빌어, 서쪽 변방의 진나라 왕 영정이 중원을 통일하고 천하의 주인이 되었단다.


사실...일까?


아무래도 뻥인 거 같은데?


뻥이지 뭐!


내가 아는 춘추전국시대의 인물 노애는 그런 대단한 인물이 아니다.


그저 거시기가 큰 인물이다.


아니, 거시기만 큰 놈이다.


자기 성기에다 오동나무로 만든 전차 바퀴를 끼우고 돌리는 퍼포먼스를 했다는 말이지?


수십 킬로그램, 아니 백 킬로 그램은 나갈 것 같은 전차 바퀴를?


하여간 대륙인들의 허풍은 알아줘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아는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다.


그것도 대단히.


장신후 노애는 후일 대륙을 통일하고서 역사상 첫 번째 황제, 그러니까 진시황이 된 ‘영정’의 모후와 정을 통하다 발각이 되어 반란을 일으켰던 인물 아니던가?


그 결과 무참히 죽음을 당했고.


그런 사내를 동정해본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을까?


그런 노애를 마치 불세출의 영웅이라도 되는 것처럼 묘사해 두었다.


음란한 사생활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고 흡사 무림 고수나 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거 그러니까, 이 서책은 무협지의 원조 아냐?


그것도 괜찮지 않나?


유충렬전, 신유복전 보다도 오래된 고전 소설을 대한민국의 삼류 복서(Boxer)에다 일개 고문서 수집가에 불과한 내가 발굴한다면?


이 책만 주구장창 파고들어도 박사 논문 여럿 쓰겠는데?


아니!


지금 그깟 박사 학위가 문제인가?


임자만 잘 만나면 비싼 값에 팔수가 있을 걸?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아주 오래된 만화책이 경매에 나와서 수십억 원에 팔렸다면서!


슈퍼맨이나 배트맨의 첫 연재본이 실린 만화 잡지는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본격적으로 알아봐?


혹시?


아니다.


귀찮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쁘다.


먹고 살려면 쓸데없는 관심을 버려야 한다.


선택과 집중!


그렇게 잊어버렸다.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의 존재를 머리 속에서 지워 버렸다.


내 코가 석자였으니까.


내가 살아남은 것이 우선이니까.


지적 호기심 따위는 천천히 해결해도 된다.


그렇게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해졌다.


인정을 받았다.


꽤나 실력 있는 파이터(Fighter)로.


돈도 벌었다.


적어도 사고 싶은 것은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살 수 있을 만큼은.


사람들은 그런 것을 성공이라고 부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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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2) 24.05.21 175 2 11쪽
26 색주가(色酒家), 그리고 구라쟁이 서복 (1) 24.05.20 180 2 12쪽
25 방중술을 배워봅시다. (2) 24.05.20 194 2 11쪽
24 방중술을 배워 봅시다. (1) 24.05.19 195 1 11쪽
23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5) 24.05.19 183 1 12쪽
22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4) 24.05.18 190 1 11쪽
21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3) 24.05.17 194 1 11쪽
20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2) 24.05.16 202 2 12쪽
19 고놈 참 맛나게 생겼구나! (1) 24.05.15 222 2 10쪽
18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3) 24.05.15 200 2 11쪽
17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2) 24.05.14 196 2 11쪽
16 Rumble in the Colosseum 2024 (1) 24.05.14 216 2 11쪽
1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2) 24.05.13 223 1 11쪽
14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1) 24.05.13 219 4 12쪽
13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0) 24.05.12 231 4 12쪽
12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9) 24.05.12 237 4 12쪽
11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8) 24.05.11 251 5 11쪽
10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7) 24.05.11 258 5 11쪽
9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6) 24.05.10 256 6 11쪽
8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5) 24.05.10 267 3 12쪽
7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4) +1 24.05.09 269 5 11쪽
6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3) 24.05.09 290 4 11쪽
5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2) 24.05.08 313 4 11쪽
» 비천신마 혈풍록(飛天神魔 血風錄)과 호접몽(胡蝶夢) (1) 24.05.08 365 3 11쪽
3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3) 24.05.08 360 6 11쪽
2 장신후 노애, 그리고 바람둥이 격투가 강석현 (2) 24.05.08 40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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