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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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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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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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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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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아무 것도 안 해서, 안 돌아가는 일도 있더라.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무교동은 오래전부터 주점과 음식점이 많았던 유흥가다.

1970년대는 디스코의 메카였다.

카네기, 123, 싼다, 다운타운, 코파카바나 등 이른바 잘나가는 디스코텍이 밀집해 있었다.

80년대 이태원으로 춤꾼들이 옮겨가기 전까지 철이와 미애, 소방차 멤버들이 무교동에서 이름을 떨친 춤꾼이었다.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무교동과 다동에는 오락실, 나이트클럽, 극장식 식당, 대중음식점 들이 줄줄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골목골목을 점유한 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 낙지 전문 음식점이다.

한때 60여 곳에 이를 때도 있었지만, 도시계발 계획에 따라 많은 음식점들이 이주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랜 전통의 음식점이 제법 남아있다.

류지호가 무교동 실비집에서 동우수출의 왕회장과 대유멀티미디어 사업부의 김자영과 점심을 먹고 있다.

왕회장이 낙지볶음과 조개탕 사이로 바쁘게 숟가락을 옮기는 김자영에 물었다.


“김 실장은 낙지볶음이 입에 맞아?”

“낙지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직원들하고 무교동에 자주 와서 회식하곤 했어요.”

“다행이구만. 늙은이 입맛에만 맞춘 것이 아닌가 조금 걱정했는데.”


류지호가 농담을 던졌다.


“제겐 안 물어보세요?”

“자넨 뭐든 잘 먹지 않았던가? 그 사이 입맛이 미국식으로 바뀌었어?”

“그럴 리가요. 없어서 못 먹어요.”

“많이 들게.”

“한국에 와 있는 게 실감이 나네요.”


후루륵.


싱싱한 낙지에서 우러나는 단백함과 청양고추의 강한 매운 맛.

무엇보다 고소한 참기름을 포함해 각종 양념이 어우러진 양념고추장.

미국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맛이다.

매운 낙지볶음을 먹어 입안이 얼얼해지면, 이 매운 맛을 시원하게 없애주기 위해 조개탕의 국물을 떠먹었다.

그러면 매운 입 속에 뜨거운 조개탕이 들어가면서 입안은 불이 붙는 듯 더욱 얼얼해 졌다.


“크으. 이 맛이지!”


역시 싱싱한 모시조개로 끓인 담백하고 시원한 조개탕은 낙지볶음과 함께 먹어야만 제 맛.

가슴속까지 후련하게 만들었다.

김자영이 냉수 한 모금 마시고, 입 안에 손부채질을 하며 입을 열었다.


“지호야, 나 이번에 백화점으로 옮기게 될 것 같아.”

“잘했어. 누나.”


류지호의 충고를 듣기로 한 모양이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업부문에서 억지로 일하는 것보다 적성에 맞는 사업으로 가는 게 맞아.”


회장 손녀인데 어디든 못 옮길까.


“영상사업단의 본부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최근 그룹 인사에서 영상사업단 개편이 있을 것 같아. 나도 후속인사에서 백화점으로 옮겨가게 된 거고.”

“김 단장은? 좌천?”

“베트남에 있는 계열사 호텔로 발령 날 것 같아. 오성영상사업단의 사장도 최근 다른 부문으로 옮겼다더라.”


영화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은 아니다.

멀티미디어산업의 본산을 꿈꾸는 오성과 대유 양대 진영이다.

오성의 경우 사령탑이었던 사장과 부사장이 각각 오성생명과 자동차판매주식회사 사장으로 영전 또는 승진을 통해 자리를 옮겨감에 따라 일단 숨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한 달 내에 후속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여기저기서 후속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며 부산한 모습이다.


“그룹 기조실에서 누나에게 미리 귀띔이라도 준 거야?”

“아니. 아직까지 전체적인 윤곽이 나온 상황은 아닌가봐. 근데 영화사업단의 경영수익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관리에 능통한 분이 발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 의외의 인물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극장과 배급에 힘을 실으려면 유통부문에 정통한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겠지.”


듣고만 있던 왕 회장이 입을 열었다.


“오성영상사업단 인사에 관해서 뭐 들은 것 없나?”

“오성은 그룹인사에 대해서는 극비에 부치는 관행이 있잖아요. 주변에서 설만 무성한 것 같더라고요. 전임 사장의 역할을 비추어볼 때 회장의 최측근이 발탁될 소지가 클 것 같다네요. 충무로에서 떠도는 소문 들으신 거 없으세요?”

“넘버원기획의 고 전무가 승진, 발탁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더구만.”

“고 전무는 정통 오성맨이 아닐 텐데요?”

“넘버원기획에서 그이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있지 않은가.”


김자영이 끼어들었다.


“고 전무님은 기획, 관리 업무에 정통한 분이세요.”


류지호가 말을 받았다.


“...음. 전반적으로 두 회사 모두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아무래도 관리통이 영화사업부문에 포진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만약 관리통이 사령탑에 포진하게 되면 그간 방만한 경영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 뻔한데....”

“아마 두 그룹의 후속 임원인사의 폭이 꽤 클 거야. 그리고 누나는 영상사업단에서 잘 빠져나왔어. 앞으로 누나 빽으로 호텔에서 싸게 묵을 수 있는 거야?”

“웃기시네. 우리 호텔에 한 번도 체크인 한 적도 없으면서.”

“그때는 지인이 없었으니까.”

“하여간 말은....?”


류지호가 킥킥 웃었다.

두 사람이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과 달리 왕 회장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요즘 영화사가 좀 어렵다고 들었는데, 버티실 수 있겠어요?”


왕 회장이 대답 대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몇 년간 무리한 영화제작과 수입은 삼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미국에서 듣기로는 한국경제 상황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겠더라고요.”

“사실 버티기가 조금 힘들다네. 내년에는 직원 절반을 내보내야 할지도 몰라.”


실제 몇 명의 직원이 동우수출공사를 나가기로 했다.

쫓겨나기 전에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가려는 것이다.

남은 직원들의 상황 역시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

올해 동우수출공사가 제작한 한국영화 두 편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자체 수입영화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그렇게 본 손해는 WaW 픽처스가 배급하는 영화로 일부 매우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멀티플렉스였다면 WaW 픽처스의 모든 영화를 받아서 상영할 텐데, 동우극장은 단관극장이다.

자신들이 수입했거나 제작한 영화 위주로 극장에 걸 수밖에.

외환위기로 인해 충무로 또한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이미 한국영화판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WaW 픽처스와 무비서비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충무로 영화사들은 영세하다.

충무로로 쏟아져 나오는 인력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WaW 픽처스가 모두 받아들일 수도 없는 노릇.

왕 회장이 씁쓸하게 말했다.


“허리우드 영화에 기대를 걸어야 할 처지야.”

“올 연말하고 내년 여름 방학에 상영할 영화는 정해졌어요?”

“응.”

“뭔지 제게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이벤트 호라이즌>, <하드레인>.”


류지호는 한숨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아냈다.

두 영화 모두 박스오피스 폭탄을 터트리게 될 영화다.

JHO Company 계열 영화였다면 어떤 식으로든 개입을 해봤겠지만.

남의 스튜디오 작품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없었다.


“패러마운틴이 UPI를 통해 직배를 하지 않고, 동우에 영화를 넘겼다고요?”

“필름 마켓에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내가 투자형식으로 선구매를 했어.”

“얼마에 사셨는데요?”

“300만, 420만. 만약 흥행이 안 되면 영화사가 부도위기에 처할 수도 있어.”


끝내 류지호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후우.


동우수출공사가 수입계약을 맺은 때는 96년.

영화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패러마운틴이 제작비 7,000만 달러의 <하드레인>을 기획단계부터 필름마켓에서 선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V&ACOM이 패러마운틴을 비롯해 블록버스터, 홈쇼핑 채널 등을 인수·합병하는데 쓴 금액이 180억 달러였다.

기업인수로 부채규모가 100억 달러에 달했다.

작년부터 기획·제작에 들어간 영화들의 경우 금융권 조달보다는 선판매로 제작비를 해결하려고 했다.


“420만 달러 모두 들어갔어요?”

“현재까지 1/3 정도 들어갔어. 물릴 수가 없다네.”


영화가 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환율이다.

환율이 급등하며 당시 32억 원이었던 수입가격이 40억 원으로 치솟았다.

내년 이 맘 때는 50억 원에 이를지도 몰랐다.


“WaW에 문의를 해보시던가. 제게 찾아오시지 그러셨어요.”

“대본을 봤을 때 흥행작이라는 확신이 있었어.”

“너무 비싸게 사오셨어요.”

“대기업이 영화업에 들어오면서 과당경쟁에 휘둘린 게지.”


결국 왕 회장은 진심을 털어놨다.

대기업에게 영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을 올렸다는 사실을.


“그래도 어떻게든 50만은 들어야 돼. 그래도 적자지만.”

“극장은 잡았어요?”

“동우가 거래하는 라인뿐이라네. 자네 회사는 내년까지 이미 라인업이 꽉 찼다고 하더군.”

“기대작들이 많아서. 홍보·마케팅할 자금은 있으시고요?”

“또 빚을 져야겠지. 미국으로 건너가 재협상을 벌일 생각인데, 패러마운틴이 가격을 얼마나 깎아 줄지는 미지수야.”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자영이 구구절절 말을 늘어놓으며 왕 회장을 위로했다.


“그렇다고 너무 낙담하진 마세요. 백설그룹 자회사인 제이콤의 <인샬라>도 쫄딱 망했고, 저희 대유도 네 편에 투자·배급해서 모두 잘 안 됐어요. 올해까지 영화로 이익을 낸 대기업은 하나도 없어요. 내년 이후에야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더라구요. 동우만 힘든 것도 아니고, 조금만 버티면 곧 돌파구가 생길 거예요.”


위로가 될 리가 없다.

야심차게 영화판으로 들어온 대기업들은 손해만 봤다.

비디오 시장 위축, 부가시장 축소, 개봉영화 흥행 손실을 그대로 떠 앉아 전체 손실로 이어졌다.

영화판에서 철수한 대기업을 제외한 다른 곳들은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극장업으로 진출해 인프라를 갖추면 지금까지의 손실을 단번에 복구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네들은 대기업 아닌가.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지. 우리는 작은 실수 하나에도 회사가 휘청거린다네. 류 감독 충고대로 WaW와 보조를 맞췄어야 했어.”


왕회장이 뼈아픈 실수를 고백한 것은 그만큼 경영사정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어디 동우수출공사 뿐일까.

충무로의 토착 영화사 상당수가 곧 고사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당장 올해 100편에 이르던 영화제작편수가 내년에는 40-50편에 머물 전망이다.

투자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경제 사정의 직접적인 영향 탓도 있지만, 그간 한국영화에 돈줄이 되었던 대기업들이 대거 발을 뺀 영향이 크다.

영화계도 거품경제의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는 셈이다.

토착 영화사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WaW 픽처스와 그의 제휴영화사 그리고 서울극장으로부터 50억의 투자를 받은 무비서비스 뿐이다.


"어떻게든 100편 제작기록은 채워보고 싶은데...."


왕 회장이 말꼬리를 흐렸다.

동우수출공사는 70년에 설립, 지금까지 81편의 한국영화를 만들어온 명가다.

그런 동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왕 회장은 젊은 사람들 앞에서 무슨 추태인가 싶어 얼른 화제를 돌렸다.


“류 감독은 이제 한국에 완전 돌아온 건가?”

“미국과 한국을 오가야 할 것 같아요.”


김자영이 활달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띄웠다.


“미국 부자동네에 엄청 난 집 샀다며? 언제 구경시켜 줄래?”

“미국으로 와야 구경을 시켜주지. 내가 누나 비행기 티켓까지 사줘야 돼?”

“치사하게.”

“누나네 집안이 나보다 훠얼씬 부자거든요.”

“나는 그냥 월급쟁이야.”

“웃기시네. 아마 큰회장님이 누나에게 백화점을 주려고 할 걸?”

“족발 안 좋아해.”

“.....?”

“대유는 족벌경영 안 한다고.”

“하...하! 내가 올 해 들어본 개그 중에 가장 웃겼어.”

“쳇!”

“누나 아버님은 다시 경영일선으로 나설 생각 없으시대?”

“평생을 쉼 없이 비즈니스만 해서 이젠 한량처럼 살아보고 싶다고 하시네.”

“주로 자동차 쪽에만 계셨나?”

“자동차에 가장 오래 있었고, 건설하고 상사에도 계셨더랬어.”

“그랬구나.”

“왜? 우리 아빠 너희 회사로 데려가게?”

“그냥 궁금해서.”


외환위기로 무너진 기업 출신 중에 유능한 인재들이 수두룩했다.

김자영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2세대 경영인이다.

경기고, 서울대 그리고 프린스턴 대학.

재벌 가문의 자식이면서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파워엘리트인 동시에 미국에도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대유그룹 회장은 이미 여러 차례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어차피 그룹이 공중분해 되겠지만.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기 전.


“만약 동우가 어려워지면 극장은 자네가 가져갔으면 좋겠군.”


이 말을 남긴 왕 회장이 쓸쓸히 무교동을 떠났다.

그 모습을 김자영과 나란히 서서 지켜보던 류지호가 입을 열었다.


“누나.”

“응?”

“지금 백화점 사장. 집안 어른 아니지?, 전문경영인이지?”

“응.”

“할아버지와 담판을 지어서, 백화점을 누나에게 달라고 해. 그리고 대유에서 분사시켜. 오성에서 백설식품하고 백화점 독립시킨 것처럼.”

“.....?”

“내년 안에!”


류지호가 해줄 수 있는 충고는 이 정도다.

더 한 충고는 오지랖이 아니라 모욕일 수도 있다.

중소기업 사장이 대기업 회장을 걱정하는 꼴이니까.

류지호가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마친 비서실장 김우영과 경호원들에게 물었다.


“식사들은 맛있게 했어요?”

“네.”

“서울대로 넘어가기 전에 종로 극장가 한 번 돌아봅시다.”

“알겠습니다.”


류지호를 태운 차량이 종로 극장가를 한 바퀴 돌았다.


“서울극장이 공사를 한 것 같네요?”

“두 달 전에 4개관을 더 열었습니다.”

“총 7개관이 된 겁니까?”

“그렇습니다. 길 건너의 단성사나 피카디리가 멀티플렉스로 리모델링하기 전, 선제적인 조치로 보입니다.”

“역시 박 회장이네요.”


류지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서울극장은 총 11개관이었다.

대기업 극장체인이 득세하던 시기에 890석짜리 복층 구조의 대형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올 초 박 회장이 무비서비스에 50억을 투자한다고 공표했습니다.”

“박 회장은 가석방 되었겠죠?”

“올 봄에 풀려나왔습니다. 가석방 되고 첫 공식 발표가 무비서비스에 투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강 감독과의 사적인 관계를 떠나 항상 비공식적인 지원이었으나, 이번에 확실하게 노선을 정한 것 같습니다.”

“직배사들도 하나 둘씩 박 회장에게서 독립했겠네요?”

“그렇습니다. 박 회장 라인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WaW와 오성, 대유 등이 독자적으로 전국 배급망을 깔고 있으니까요. 그들도 박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직배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 성과는 그리 좋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어차피 예정된 수순을 밟는 과정이에요. 50억이라.....”


무비서비스 영화에 50억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총투자금인지, 일 년 동안 투자할 금액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어쨌든 박 회장은 촉이 매우 좋은 인물이다.

작년과 올해 충무로에서 만들어진 한국영화들의 성적이 꽤 좋았다.

한국 영화의 흥행시대가 오리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파악했을 것이다.

무비서비스에 본격적으로 50억을 투자하면 여러 편의 한국영화를 수급 받을 수 있다.

그 같은 판단에 따라 극장 증축 역시 필요했던 것이고.

토착 충무로 영화인이자 흥행의 마술사 강은석 감독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한국 영화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도 동시에 노리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박종환 회장은 한국영화에서 과와 공이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다.

할리우드 직배 초창기 그들을 자신의 손안에 휘어잡고 국내 영화계 최고의 거두로 일어섰던 사례와 강은석이라는 야심찬 감독을 선택할 수 있는 판단 그리고 적절한 시점에 멀티플렉스를 확장시키는 모습을 보면 그의 사업가적인 기질과 감각적인 판단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라는 평가가 충분히 납득이 갔다.

실제 박종환 회장은 유머와 달변의 소유자다.

극장업계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치밀한 전략가이기도 했고.


“무비서비스의 올해 한국영화 성적은 어때요?”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WaW와 비교하기에는 모자라지만 말입니다.”

“<초록물고기>를 WaW가 가져오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대신 <비트>, <넘버 쓰리>, <접속>의 성적이 좋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죠. <편지> 개봉은 11월이죠?”

“예.”

“씨네-누보 신 대표는 빚 좀 갚았다고 하던가요?”

“<구미호>에서 워낙 많은 돈을 까먹어서... 아직 어렵다고 합니다.”

“<편지> 정산 받으면 거의 다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혹시 기술시사를 보셨습니까?”

“시나리오를 봤죠.”


사실 신강 대표가 연속해서 내놓는 영화 두 편 <접속>와 <편지>는 비평가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초창기 신강 대표가 추구했던 도전적인 실험 정신이 퇴색했다나.

신강의 입장은 단호했다.

관객이 많이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 그는...


“이런 작품이 진부한 신파 영화라면 여기에 몰리는 한국 관객이 바보란 말이냐?”


라고 반문했다.

반면에 이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 프로듀서가 있다.

우노 필름의 프로듀서 차성재다.

그의 영화들은 서울 기준 50만 명을 넘긴 예가 드물 정도로 흥행성적은 신통치 않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신념이 담긴 영화를 내놓는다.

프로듀서로서 신강이 대중의 감성을 적극 공략하는 노선을 취한다면, 차성재는 마니아 취향을 가진 관객과 진지한 태도의 관객을 동시에 겨냥하는 작품을 만든다.

안전한 노선은 분명 대중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이다.

대중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 더 쉽다거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너무 한 쪽으로 편중되는 것이 문제다.

차성재는 대중영합주의적인 영화들이 득세하는 충무로에서 우노 필름이 균형추 역할을 맡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태도는 우노 필름에서 더 나아가 아스트로 픽처스까지 이어진다.

어떤 노선이 옳고 합리적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새로우면서도 팔리는 영화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모든 프로듀서들의 숙원이다.

매끈한 구식 상품보다 생경하더라도 새로운 것이 좋다.

그것이 창작자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시장에 그런 영화를 내다 팔아야 하는 프로듀서로서는 그 이상의 고민이 필요하다.

창작자의 창의성을 헤치지 않으면서 대중에게 파고들 수 있는 길.

그런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프로듀서의 몫이다.

프로듀서는 스토리가 밋밋할 경우 스타를 캐스팅해 주목성을 높인다거나, 반대로 영화 내용이 파격적일 경우 형식을 단아하게 하는 식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개발한다.

현재 충무로에서는 기획부터, 투자유치, 제작, 배급까지 전 과정을 기획 프로듀서들이 진행하는 가내수공업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시스템을 보완하고 구축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모든 과정이 매우 세분화 되어 있다.

할리우드 시스템과 충무로 시스템의 중간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곳이 WaW 픽처스다.

또한 할리우드라고 해서 뭐든지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WaW가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해 저항하지는 않던가요?”

“제휴영화사들은 적응을 마쳤습니다. 처음으로 WaW와 접촉하는 영화사들이 제작 전 단계에서 투자유치를 포기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주로 구태를 벗지 못한 기존 영화인들이 그렇습니다.”

“무비서비스나 대기업 계열들은 어때요?”

“백설그룹 멀티미디어 사업부는 DreamFactory의 시스템을 참조해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고, 무비서비스는 WaW의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WaW의 영화에 참여했던 스태프들을 많이 고용하는 편입니다.”

“강 감독도 한 번 만나 뵈어야 하는데...”

“스케줄 잡아 볼까요?”

“혹시 강 감독 직통 전화번호 알아요?”

“박건호 대표님이 알고 계실 겁니다.”

“내가 직접 전화할게요. 일단 그렇게 알고 있어요.”

“네.”

“또 내가 알아두어야 할 이슈가 뭐가 있어요?”

“올해부터 영화투자가 벤처투자로 인정받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 그거 잘 되었네요.”


‘벤처특별법‘의 제정 이전에 이미 벤처창업투자회사들이 영화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충무로에서는 대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창투사들이 대신해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입니다.”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IMF체제로 인해, 기대한 만큼의 투자는 없겠지만.


“G.O.M Cinemas의 영화관람료를 최근 6,0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결국 티켓가격을 올렸군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작년 <다이 하드3>를 신호탄으로 극장 입장료 5,000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우에서 처음 올린 거죠?”

“<다이하드3>를 PARKs로부터 24억에 넘겨받으면서 동우로서는 불가피하게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쯧. 언제까지 할리우드 직배사들에게 호구 잡히실 건지.”

“올 초에는 종로 극장들도 일제히 관람료를 인상했습니다. G.O.M만 5천원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극장끼리 담합을 하지는 않았겠죠?”

“담합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극장업계 전체에서 G.O.M에게 은근히 압박한 것은 사실입니다.”

“단성사에서 우리가 배급하는 영화와 관련해서 개봉약속을 파기했다는 소리도 들리던데 무슨 내용이에요?”

“<맨 인 블랙>의 흥행호조 핑계로 한국영화 몇 편의 개봉약속을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이랬다.

단성사는 WaW 픽처스가 수입·배급한 <맨 인 블랙>의 흥행 성적이 좋자, 개봉하기로 약속되었던 MBS프로덕션 제작, SKG 배급의 <꽃을 든 남자>의 개봉을 일방적으로 추석 이후로 연기해버렸다.

또한 수입영화 <엠마>는 상영 일 주일 전에 개봉을 취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일이 있었다.

그와 관련한 날개극장(주상영관과 함께 동시에 개봉하는 변두리 극장)과 지방 극장의 개봉계획도 자연스럽게 무산되었다.


“<꽃을 든 남자>는 이미 개봉을 알리는 스파트 광고를 라디오, TV로 내보내고, MBS 자체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가 본의 아니게 톡톡히 망신을 당했습니다. <엠마>의 홍보대행사 역시 전단과 포스터 등 각종 홍보물이 무용지물이 되었고, 각종 이벤트를 부랴부랴 취소해 협찬사와 영화팬들에게 엄청난 항의를 받았습니다.”

“하필 WaW 영화라니....”


류지호는 불쾌감이 치솟았다.

단관극장인 단성사 입장에서야 돈 되는 영화를 장기상영하고 싶겠지만, 상도의와 업계 불문율이라는 게 있다.

정신 못 차리고 그런 식으로 전횡을 일삼다 보니, 멀티플렉스가 대세가 된 후로 점차 양질의 영화를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종로 극장가가 어느 순간 힘을 쓰지 못한 것은 대기업 멀티플렉스 체인의 영향도 컸지만, 그들이 보였던 구태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안일함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배급사는 신문에 사과광고를 게재하고, 미처 사실을 모르고 이벤트에 참석한 관객에게 사과기념품을 증정했다고 합니다.”

“단성사에서는 뭐래요?”

“관객 수에 따라 극장 개봉 일정이 미뤄지거나 당겨지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는 태도입니다. 손님이 떨어지면 극장에 걸어주겠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도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책임이 없는 식입니다.”

“아직도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나?”


어차피 멀티플렉스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는 줄어들 터.

하지만 극장 측이 전횡을 부려도 영화사가 이를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배급구조와 구두약속은 무시해도 좋다는 풍토는 큰 문제다.


“단성사는 멀티플렉스 리모델링 계획이 없답니까?”

“최근 정보로는 그렇습니다.”

“경일자동차그룹이 신사동에 짓고 있는 멀티플렉스 개관은 언제죠?”

“12월로 잡혀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동은?”

“경일이 개발 중인 목동 단지 내 8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는 99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동단지는 경일그룹 계열 4개 회사가 업종별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프로젝트다.

단지 내에 들어서는 백화점 등 각종 쇼핑공간과 위락시설을 극장과 연계, 소비자들의 원 스톱 소비욕구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목동 단지는 예의 주시하세요. 어쩌면 우리에게 기회가 올지도 모르니까.”

“비서실에서 다룰지 나래안전에서 다룰지 결정해 주십시오.”

“전략기획실이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대유는 대한극장, 스카라. 강남 씨네하우스, 부산 부영극장 외에는 더 늘어난 곳은 없죠?”

“코엑스 몰 입찰에 실패하면서 잠시 패닉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그룹 내부 인사이동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성과 백설 상황은....?”

“오성은 올해 안에 오성플라자 내에 400석 규모의 극장을 열 계획입니다. 또 서울극장 1개관, 유림극장, 명보극장 2개관을 임대 운영 중이며, 분당신도시 서현역 부근에 4개 스크린의 멀티플렉스를 건설 중에 있습니다.”

“서현역이라.....”


류지호의 기억에 의하면 오성영상사업단은 한국영화에서 발을 빼겠다고 공표하고도 2년 후에나 완전 철수하게 된다.

사실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은 다른 곳이 아닌 백설그룹의 멀티미디어 사업부다.


“백설그룹은 호주, 홍콩의 극장체인과 합작회사를 만들어 내년 초 개관을 목표로 구의동 강변역과 일산에 멀티플렉스를 건설 중입니다. 또한 성남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9개 스크린을 갖춘 멀티플렉스를 만들어 99년 개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압니다.”

“광성과 풍국은 어떻게 하고 있죠?”

“그 두 곳은 현재 극장업으로는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만, 광성 같은 경우 백화점이 요지마다 있기 때문에 마음먹고 극장업에 진출하면 빠른 속도로 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겁니다. 멀티플렉스 하나 만드는데 1~2억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하는 걸 보고 달려들 가능성이 커요.”


이전 삶에서 대기업 중에서 멀티플렉스 개관을 가장 빨리 한 곳이 광성그룹이었다.

강변 테크노마트점 홍보가 워낙 대대적이어서 묻힌 감이 없지 않았다.


“무비서비스도 극장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던 가요?”

“일단 서울극장 라인을 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회장이 가석방 되었으니, 원래 가지고 있는 전국의 극장망을 정비하는데 집중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좋아요. 수도권에 들어갈 G.O.M 영업점의 위치 선정은 끝났지요?”

“의장님께서 방문하시면 언제든 브리핑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WaW와 G.O.M은 다음 주 방문해서 보고 받겠다고 미리 알려주세요.”

“네.”


김우영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류지호를 태운 차량이 관악구로 들어섰다.

얼마 걸리지 않아, ‘ㄱ, ㅅ, ㄷ’을 따서 만들어진 서울대학교 정문 구조물을 통과했다.

류지호는 공대에 자리한 김석민의 ‘CineFeel.com’ 연구개발실로 향했다.


“베타 서비스 중이지?”

“엉.”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CineFeel.com을 점검했다.

OMDb와 비교하면 소박하다 못해 한심한 수준이다.

어쩔 수 없다.

가장 중요한 박스오피스 데이터가 빠져 있었으니까.


“영진공에서 입장권통합전산망 구축하는 사업은?”


김석민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공무원들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거 봤냐?”

“언제 쯤 시작할 수 있대?”

“걔들도 모르고, 우리는 당연 모르고. 아무도 몰라.”

“WaW가 사업에 돈을 대겠다고 해도?”

“곧 대통령이 바뀌잖아. 걔들은 가만히 있는 게 능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달래 복지부동이겠냐?”

“욕 나오네.”

“나라가 할 일에 네가 왜 돈을 대? 그냥 냅 둬.”

“OMDb하고 링크는 되냐?”

“응.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WaW 것만 데이터베이스화 될 거야 그렇게 알고 있어.”

“일단 WaW 영화부터 하고, 벡설, 무비서비스와 이야기 해 볼게.”

“접수! 이제 일 얘기 그만 하고 술이나 마시러 가자!

“오케이!”


류지호는 더 이상 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CineFeel.com 멤버들 데리고 방배동으로 가서 신나게 먹고 마셨다.

때로는 아무 것도 안 하면, 제대로 안 돌아가는 일도 있는 법이다.


꿀꺽!


류지호는 술을 목구멍으로 넘기며 생각했다.

시키지 않은 일은 절대 안 한다.

시킨 일만, 딱 그만큼만 한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면 뭉갠다.

대부분의 공무원이 그렇다.

류지호는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만나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단판을 짓지 않으면 세월아 네월아 할 것 같았다.

이때는 알지 못했다.

영화진흥공사 사장 따위는 상대도 안 되는 인물과 면담을 하게 된다는 것을.


작가의말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생의 찬란한 꽃도 채 피우지 못하고 가신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혹시나 가족, 친지를 잃으신 유가족 분들과 부상으로 고통받고 계시는 분들 계시다면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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