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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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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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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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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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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아무 것도 안 해도 잘만 돌아간다.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꾸물꾸물했던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가을 날씨로 바뀌었다.

한국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한 류지호가 한남동 집에서 칩거 중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방송출연과 각종 매체 인터뷰에 시달렸다.

사흘 간 집에서 쉬면서 지친 심신을 추슬렀다.


“제니퍼, 보고서 있으면 가져오세요.”


집안에서 빈둥거리던 류지호가 모처럼 업무를 손에 잡았다.

류지호가 가을 햇빛을 가리는 대형 파라솔 아래 놓여 있는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미국에서 따라온 수행원들과 영화관계자들은 이미 돌아갔다.

의전담당 비서 제니퍼 허드슨만 류지호의 곁에 남아 수행 중이다.

류지호는 아이오와를 다녀오는 기간까지 포함해 무려 한 달 간 휴가를 보내고 있다.

그 사이 확인해 봐야 할 보고서가 꽤나 많이 밀려있었다.


탁.


류지호가 보고 있던 보고서를 테이블에 내려놨다.

어딘지 개운치 않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큐브>가 올해였다니.....”


류지호의 기억에 <큐브>의 개봉은 98~99년 사이였다.

1999년에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던 기억이 또렷이 남아 있었다.

메이저 스튜디오가 직배를 하는 블록버스터가 아닌 영화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 상영됐다.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Escape>가 <큐브>보다 적어도 1년은 빠를 줄 알았다.


“내 기억이 틀렸거나, 뭔가 역사가 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밀실'이나 '탈출' 관련 장르에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영화 <큐브>가 며칠 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캐나다 필름센터의 첫 번째 장편 프로젝트로 제작된 영화다.

단 돈 35만 달러로 놀라운 SF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냈다.

<큐브>는 10월에 스페인에서 열리는 시체스 영화제에서 작품을 수상하게 된다.

밀실이라는 공간과 수학공식의 독특한 조합이 인상적인 영화다.

비록 후속편들은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지만, 오리지널만큼은 컬트영화로 남게 된다.

<큐브>보다 한 발 늦게 개봉하는 <Escape>와 ‘밀실 탈출‘이란 아이디어가 겹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영화 모두 최초의 아이디어로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었으니까.


“<The Twilight Zone>....!”


1961년에 방영된 미국의 TV시리즈다.

지금까지 꽤나 많이 리메이크된 시리즈다.

한국에서는 <환상특급>이란 제목으로 방영됐다.

이 시리즈의 79번째 에피소드 <탈출구를 찾는 다섯 명의 인물>은 일종의 방 탈출 장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등장인물은 군인, 발레리나, 피에로, 백파이프 연주자, 노숙자였다.

<큐브>의 감독은 이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90년부터 시나리오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류지호는 과거로 돌아오기 전까지 나왔던 수많은 방 탈출 소재 영화들로부터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큐브>는 물론이고, <쏘우>, <이스케이프룸>, <룸 이스케이프>, <어스>, <페르마의 밀실>, <데빌> 등.

심지어 <클로버필드 10번지>까지 머리를 쥐어 짜내서 미술이나 연출 기법의 레퍼런스로 삼았다.

어쨌든 그 같은 영화는 아직 제작되지도 않은 영화들이다.

현재로서는 두 영화에 영감을 준 것은 <The Twilight Zone>이다.

여담으로 스티븐 아들러 감독과 장르문학의 거장 스티브 E 킹이 이 TV시리즈의 광팬이다.

스티브 킹은 작품마다 오마주를 하거나 리메이크 각본을 쓰기까지 했다.

스티븐 아들러는 83년 옴니버스 극장판의 총감독과 에피소드 한 편을 연출한 바 있다.

1959~1964년까지 방영된 오리지널은 이후로 수차례 리메이크 되었다.

아직도 리메이크가 예정되어 있다.


“...사골도 이런 사골이 없지.”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어도 식상하지 않은 모양이다.

리메이크 시리즈마다 시청률이 나쁘지 않았다.

암튼 보고서 말미에 ParaMax Films가 <큐브>의 세계배급을 맡기로 했다고 언급되어 있다.

<Escape>와 <큐브>의 콘셉트가 매우 유사하다.

때문에 차후 벌어질지도 모르는 저작권 소송을 방지하기 위해서 재빨리 <큐브> 저작권과 배급권을 확보했던 것.

이전 삶에서는 <큐브>를 Trimark Pictures라는 B급 영화 배급 및 홈비디오 업체가 배급했었다.

캐나다에서 개봉했을 때는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크게 흥행에 성공했었다.

문제는 배급권을 너무 헐값에 넘기면서 배급사와 제작사가 그 혜택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그 해 가장 많이 대여가 된 비디오 1위가 <큐브>일 정도로 부가시장에서 흥행에 대성공했다.

그 역시 헐값에 일본 배급사에 팔아서 이득을 많이 챙기지 못했다.

ParaMax Films가 세계 배급을 맡게 됨으로써 박스오피스 수입도 조금은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았다.

필름 마켓에서 ParaMax Films은 Trimark Pictures와 비교당하는 것이 자존심 상할 정도의 이름값을 하고 있으니까.


“<큐브>를 먼저 공개하라고 해야겠네.”


<큐브>는 필름 상영이다.

물론 저예산영화라서 소규모 제한상영으로 시작된다.

반면에 <Escape>는 북미 8개관에서 디지털 상영이 계획되어 있다.

그 외 국가는 모두 필름으로 상영한다.

<Escape>는 위성송출 시스템을 이용한 D-Cinema가 아니다.

하드디스크에 Digital Cinema Package(DCP)를 담은 후에 영사기에 다운로드 하는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다.

위성송출 시스템을 이용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년쯤이면 주요 프로젝터 제조업체에서 첫 디지털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상영관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류지호가 <큐브> 보고서 다음 장을 넘겼다.


“RESFEST Film Festival....”


이전 삶에서 류지호가 열광했던 몇 안 되는 영화제였다.

올해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미술관을 빌려서 ‘저해상도 영화제(The Low Resolution Film Festival)'라는 명칭으로 첫 행사가 개최된다.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투어 형식으로 기획되었다.

즉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어 북미 전역을 돌고, 다음 해에는 다른 국가에서 개최해서 해당 국가의 도시들을 순회하는 포맷이다.

디지털로 제작된 모든 종류의 영상물을 다루는 영화제다.


‘10년을 못 버티지 않았나....?’


대신 이 영화제를 한국의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이 일부 계승해서 발전시켰다.

암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Dream Come True>가 ‘RESFEST’에 초청을 받았다.

사실 ParaMax Films는 인지도라고는 좁쌀만큼도 없는 신생영화제에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류지호의 요청이 있기 전에는.

<Dream Come True>는 9월 한 달 간 미국 도시를 순회한 후 유럽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이 영상 제작의 혁신적 수단이 될 것이란 신념으로 시작된 ‘RESFEST’는 3년 후부터는 전 세계 40여개 도시를 돌며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디지털 영상물을 소개하는 영상 축제로 자리 잡게 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중요한 건 실험·혁신성이지 디지털 자체는 아닌데....”


미국과 북유럽에서 영상에 관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일련의 활동들이 모여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말없이 대기하고 있던 제니퍼가 입을 열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니에요. 다른 보고서 또 뭐가 있죠?”

“커피 한 잔 더 드릴까요?”


마시던 커피가 반쯤 남아있지만, 이미 식어버린 지 오래다.


“부탁해요.”


도우미에게 시키는 것 대신에 제니퍼 허드슨이 직접 커피를 준비했다.

겸사겸사 화장실도 다녀올 겸.


“스탠퍼드에 한국학 프로그램 개설이 준비되는 모양이네요?”

“예. 보스.”


지금까지 미국의 대학의 한국학 프로그램은 역사, 철학, 문학 같은 인문학에 치중했다.

이번에 스탠퍼드 대학에서 개설이 논의 중인 프로그램에는 북한문제, 한·미 관계, 현재 한국사회 이슈 등 사회과학 연구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산하에 개설되는 거 맞죠?”

“예. 이번에 스탠퍼드에 개설될 아태연구센터한반도연구소는 중장기적인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미국 대학들의 한국학은 대체로 학문과 이론 위주의 프로그램이었는데 처음으로 싱크탱크 수준으로 격상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 생기는 셈이죠.”


류지호의 입가에 냉소가 스쳐지나갔다.


“싱크탱크 수준이라....”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학이 개설된 대학은 UCLA이다.

이어 USC에도 한국학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두 곳 모두 류지호가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사회 안에서 한반도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이제라도 미국의 명문대학의 석학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이 모여 정책그룹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한국에서 제아무리 ‘미국 사랑해‘ 외쳐봐야 이곳에서 들리지도 않는다.

류지호는 유명인사가 된 후로 수많은 미국의 정치인들을 만났다.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도 만나봤다.

그들은 한국을 제대로 몰랐다.

사실 알고 싶어 하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궁극적으로 미국행정부에 한반도 정책보고서를 작성해 전달도 하고, 이런 정책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낸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 같은 노력들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나을지도....”

“보스가 낸 지원금이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 감사를 할 권한이 있어요. 결코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비서실 차원에서 잘 들여다 볼 게요.”

“돈을 걱정하는 게 아니에요. 제니퍼.”


류지호의 씁쓸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사람을 걱정하는 거랍니다.”

“미국의 대학연구소는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함부로 들이지 않아요. 보스.”

“명예, 초빙... 그 같은 명칭을 붙인 이들 중에 제대로 된 연구원 없을 겁니다. 아마도.”


스탠퍼드 대학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과 한반도 관련 안보 및 정치 관련 연구단체에 한국의 유력 정치인들이 많이 들어간다.

특히 선거에 패배한 정치인들의 단골 코스가 된다.


“한국의 정·관계 인사들이 끼어들어 본래 연구소의 목적보다 개인의 영달을 꾀한다거나, 진보와 보수의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어 균형감을 잃지 않길 바랄 뿐.”


오로지 국익을 위해서 미국에서 활동하면 좋으련만.

정파적 이해관계로 오락하는 것도 모자라서 친목질이나 하는 단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현재 워싱턴DC 한국 관련 단체나 유수의 대학 연구센터에는 소위 한국에서 한자리 하던 사람들이 외유성으로 넘어와서 이름만 올려놓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한국계가 많이 살고 있는 서부지역 대학 산하 외교정치 연구소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스탠퍼드 연구센터가 목적을 잃고 표류하면 지원을 끊으면 되고... UCLA와 USC 한국학에 힘을 더 실어주어도 되고.’


동부의 IVY리그 대학에 막대한 기부금을 내서 미국인 위주의 싱크탱크를 구성해도 된다.

애국심(?)이 투철한 한국계를 워싱턴 DC의 공화·민주 양당의 싱크탱크에 집어넣어도 되고.


“프로그램 개설이 바로 되는 건 아닌가 보네요?”

“보스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

“센터 건물을 기증하시겠다고 하면 시일이 많이 걸릴 수도 있고. 프로그램만 개설한다면 스탠퍼드 측의 승인만 받으면 내년 봄 학기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한국의 정치인들과 교감하는 인사는 배제하라고 하세요. 학자와 학생 그리고 미국 정치권에서 활동하거나 하려고 하는 연구원 위주로 프로그램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하세요.”

“대학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요.”

“재정이가 대학원을 졸업하게 되면 스탠퍼드 대학과 관련한 기부와 지원을 책임지게 할 생각이에요.”

“미스터 황을 소통창구로 하시려구요?”

“관리자가 되어야 하겠죠.”


즉 기부자임을 내세워 황재정을 통해 아태재단 내 한반도연구소가 어중이떠중이로 인해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도록 할 생각이다.

이전 삶에서는 국정원장이 국민의 혈세를 자신의 돈인 것처럼 유용해서 스탠퍼드 아태센터에 기부한 일도 있었다.

아태연구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나랏돈을 유용했던 것이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독도 문제는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는 힘들고.’


안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LA에 위안부 기림비나 소녀상을 건립하고 싶었다.

생각보다 문제가 간단치가 않았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끔찍한 성노예 경험을 미국의 대학이나 단체에서 증언한 바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이슈몰이를 할 여지가 부족했다.

게다가 일본의 극우들을 자극할 여지를 대놓고 줄 필요가 없다.

일본에서도 사업을 전개해야 하니까.

따라서 위장단체나 유령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그 같은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이전 삶에서 기림비 건립 운동은 2010년 즈음에 시작되었다.

피해 할머니들이 고령화 되어감에 따라서 증언활동이 어려워졌기에 기림비와 소녀상을 세우는 운동으로 바뀌었다.

2010년 뉴저지를 시작으로 미국 곳곳에 13개 위안부 기림비 및 소녀상이 건립되었다.

이 중 12개는 한인운동가들이 한인 집중 거주 지역의 공공장소에 세웠다.

류지호의 의지에 따라 그 같았던 역사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위안부 기림비나 소녀상을 세우려면 시의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위안부 이슈를 알릴 수 있다.


“아참. 제니퍼... 혹시 ‘독도‘ 영문표기를 어떻게 하고 있지요?”

“한국의 동쪽 끝에 있는 섬 ‘독도‘ 말씀이세요?”

“바로 그 독도요.”

“보스의 모교인 UCLA와 USC의 한국학 프로그램에서는 ’Dokdo‘라고 표기하고 있고, 따로 'Island'는 표기하지 않는 것으로 알아요.”


류지호는 JHO Company 계열 모든 회사에서 세계지도나 동북아시아 지도가 쓰일 때 무조건 ‘동해’와 ‘독도‘를 정확하게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독도’의 영문 표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류지호는 한국정부가 언제부터 ‘Dokdo"로 영문표기를 통일하는지 알지 못했다.

미국의 교포들조차 ‘Dokto'나 ’tokto'로 혼용해서 쓰는 경우를 심심찮게 봤다.


"UCLA와 USC 한국학 교수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던 모양이에요. 보스가 ’Dokdo‘로 주로 표기한다고 비서실에서 알려준 이후로 그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어요.“

“뭐가 되었든 그 문제를 가지고 교수들과 토론할 생각 없어요. 뭐가 되었든 통일하면 좋겠다는 의견만 전달하는 것으로 정리해 봐요.”

“네. 보스.”


마지막 보고서에는 뉴욕 인디감독의 디지털 영화 지원 내역이 정리되어 있다.

그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 편 들어있다.

감독은 뉴욕에서 주로 여성인권 관련 영화를 찍는 여성 감독이었는데, 한국계가 아니다.

유대계 미국인이다.


“일본군 위안부 다큐멘터리는 IVE NY에서 DVD 콘텐츠 확보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정리하죠.”

“네.”


한국인들끼리만 미국에 모여서 제아무리 떠들어봐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는 정도에서 머물러서도 안 된다.

심각한 인권유린 또 전쟁범죄로 알려지는 것이 좋다.

‘홀로코스트’를 온 세상에 널리 알린 인물은 유대계 영화감독 스티븐 아들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세계적인 감독이 되어서 할리우드 자본과 배급력을 발휘해 그 같은 역사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그저 남의 민족이 박해받은 아픈 역사였을 뿐일지 몰랐다.

세계인들이 다 같이 분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스티븐 아들러 같은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일본군 위안부’ 영화를 연출해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게 되면, 전 세계 수억 명의 영화팬만큼은 적어도 일본의 만행을 알게 되고 분노할 것이다.

그래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 문양과 다를 것이 없는 일본의 ’전범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서구인들이 입고 다니는 꼴을 보지 않을 수가 있다.

그래서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

일본은 국가차원에서 매년 수 조원을 투자해 전범국가 및 교활한 민족성의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다.

그들이 전후 수십조 원을 퍼부어 이미지 세탁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몇 천만 달러 제작비를 들인 할리우드 영화로 인해 어렵게 쌓아올린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다.


‘독일은 반성이라도 하지.... 쯧.’


어차피 미국에서 버는 돈의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뜯기고 있다.

뭐가 되었든 의미가 있는 일에 쓰면 좋은 것이다.

한국인들만 좋자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전쟁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의 어떤 곳에서는 일본군이 저질렀던 야만적인 전쟁범죄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으니까.

아프리카일 수도 있고, 동유럽의 독재국가일 수도 있다.


으갸갸갸.


류지호가 한껏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당 끝으로 걸어가 한강을 바라봤다.

휴식을 끝낼 때가 왔다.

충전된 에너지로 다시 달려야 할 시간이다.


❉ ❉ ❉


자퇴를 할 때 이후로 10년만인 것 같다.

류지호가 응봉산 정상에 위치한 신포고를 방문했다.

일부러 휴일을 골랐다.

졸업생 신분도 아니고, 공연히 교사와 재학생들의 주목을 끌고 싶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


휴일임에도 방송실에 나와 있는 후배들이 기합이 들어간 태도로 인사했다.

여전히 군기를 잡는 모양인지 방송부 후배들이 학군단원 같았다.


“국장이 누구지?”


수행원들 사이에서 스포츠머리를 하고 있는 청년이 나섰다.

얼마 전 군대를 제대하고 가온웨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방송부 후배다.


“여기 민욱입니다. 의장님.”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SPBS 제 삼십.....“

“됐어. 무슨 말만 하면 인사를 하냐? 졸업도 못하고 자연스럽게 탈퇴됐는데 선배는 또 뭐고.... 암튼. 내가 스튜디오하고 타종 시스템 새롭게 교체를 좀 해주고 싶어서 그러는데, 담당 교사에게 말해야 하나? 아니면 교감이나 교장 샘한테 다이렉트로 말해야 하나?”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이 서로 눈을 맞추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허둥댔다.

자신들이라고 해서 알 리가 없다.


“됐다. 그 부분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넘어가고. 혹시 방송실을 옮긴다거나 방송실 리모델과 관련해서 말 못할 고충이 있다거나 한 것은 없어?”

“본관 건물을 새로 지은 지가 5년밖에 안됐습니다. 아마 학교에서 스튜디오 리모델링을 허락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

“다른 서클하고 비교가 되지 않을까요?”

“그게 너희들하고 무슨 상관이야. 다른 서클룸은 걔들 졸업생이 챙겨주겠지.”

“.....”

“내가 신포고 졸업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송부 점 오 기수다. 알지, 너희들도?”

“네! 선배님!”


방송부 누구도 류지호가 탈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한 번 방송부는 영원한 방송부라나.

그래서 방송부 생활의 절반만 하고 탈퇴했다고 해서 농담처럼 붙인 기수가 점 오다.


“그래도 명색이 방송부 출신인데, 자퇴했다고 너희들한테 신경을 많이 못 썼다.”


방송부 행사가 있을 때마다 금일봉을 보내주긴 했다.

MT를 가거나 체육대회를 할 때마다 황재정을 통해서 경품으로 쓰라고 각종 물건들을 푸짐하게 보내기도 했고.

방송부 선후배 경조사마다 참석은 못하더라도 비서실을 통해 축하나 조의를 성의껏 표했다.

직접 얼굴을 비추진 못해도 신경을 쓰긴 했다.


“요즘은 성적으로 기수 안 뽑지?”

“....네.”

“체벌은?”

“없습니다. 대신 페널티를 주고 있습니다.”

“무슨 페널티?”

“수돗가가 조금 멉니다. 왔다갔다 청소할 때 힘듭니다. 후배들이 잘못했을 때 벌칙으로 대걸레 빨아오는 것 같이 귀찮은 일을 전담시키거나 일요일에 무조건 당번을 나와야 하는 벌칙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벌칙이나 될까 싶다.

교실 청소도 하기 싫어 농땡이 피울 때다.

게다가 한창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 바쁠 때다.

일요일에 방송실에 나와서 타종을 조정해야 한다면 그것이 벌칙이 아니고 뭘까.


“아직도 일요일마다 방통고 수업이나 시험을 학교에서 하고 있는 모양이지?”

“거의 매주 교직원 행사나 졸업생 행사가 있어서 일요일에도 거의 나옵니다. 벌칙 받은 부원은 무조건 나와야 하구요.”

“밥 아직 안 먹었지?”

“네.”


미리 밥 사준다고 알려주고 방문했다.

1시가 넘도록 굶고 있었을 터.


“너희들이 뭘 좋아하지는 몰라서 만만한 중국집으로 예약했다.”


류지호는 3학년 포함해서 방송부 후배 전부를 데리고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매일 먹는 자장면이나 짬뽕, 탕수육 대신에 비싼 요리들로 배터지게 먹였다.


“김 실장.”


황재정으로부터 비서실장을 넘겨받은 김우영이 얼른 다가왔다.


“신포고 교감하고 방송실 리모델링하고 타종 시스템 교체 기부에 관해서 논의해 보세요.”

“수준은 어느 정도로.”

“대학방송국 수준으로. 디지털 캠코더와 편집장비 일체. 컴퓨터와 주변기기. 인터넷도 연결해 주면 좋고.”


김우영은 황재정과 달리 어떤 재량권도 없었다.

일일이 류지호의 확인을 받아야 했다.


“교실 모니터와 스피커 설비까지 포함할까요?”

“그 부분은 학교가 할 부분입니다. 방송실과 후배들만 챙기는 걸로 해줘요.”

“예. 의장님.”


인천 중·고등학교 방송부 사이에서 류지호는 전설적인 존재다.

최초로 비디오 영상제를 기획하고 실행했던 장본이었으니까.

모범생 주제에 친구 한 명과 수십 명의 일진들과 패싸움을 해서 굴복시킨 전설도 있다.

실제 패싸움의 주인공은 고우찬이었다.

류지호가 주인공인 버전으로 각색되어 전해지고 있다.

류지호가 신포고 방송부 출신이었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방송반 사이에서 후배들의 위상도 높다.

류지호로 인해서 모두가 좋은 것은 아니다.

고우찬 퇴학에 일조한 교사들은 옮겨가는 학교마다 학생들로부터 조롱을 받았다.

대학교 입학 실적은 고등학교에서 매우 중요하다.

당시 신포고는 서울대 아니 UCLA 입학생이 될 수 있는 모범생의 자퇴를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었다.


“선생님, 저도 잡초인가요? 저희도 뿌리 뽑히는 겁니까?”


누가 왜곡했는지 모르지만, 저 이야기를 들은 당사자가 류지호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도 잘 못 알려지면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다음으로 ‘저는 잡초인가요? 선생님?’이 인천의 고등학생 사이에서 유행어로 남아 있다.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던 말이 이제는 웬만한 인천사람들이 다 쓰는 말이 됐다.

사람을 몰라보는 어리석은 자를 일컬을 때도 쓰이고 있다.

툭하면 학생들이 유행어를 남발하자, 교권이 추락했다며 교사들이 통탄했다.

또한 PC통신이 활성화되면서 신포고 교감의 신상이 만천하게 공개되었다.

포털사이트가 생긴 후로는 ‘영화신동‘ ’억만장자‘를 자퇴시킨 교감이란 꼬리표가 붙은 사진까지 인터넷에 박제가 됐다.

거대한 세상에서 사소하다면 사소한 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사소한 일이 유명인과 연관되어 있으면 결코 작은 일이 될 수가 없다.


“쓸데없다!”


좋은 기분으로 용연태권도장에 온 류지호는 대뜸 홍관장에게 면박을 당했다.


“수련생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하면 좋잖아요.”

“이사 갈 돈 없어.”

“제가 새로운 곳으로 옮겨드린다니까요.”

“도장은 함부로 옮기는 거 아냐. 이곳에서 추억을 쌓은 원생이 몇 명인데.”


일리가 있다.

용연태권도장에서 한 달이라도 다녀본 이들은 이 앞을 지날 때마다 그때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으니까.

류지호 역시 국민학교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5년여 시간을 이곳에 땀을 쏟아냈다.

그때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리모델링은 반대하지 마세요.”

“네 도장이냐?”

“출신 수련생 모두의 도장이죠.”

“공사가 하루 이틀 걸리는 것도 아니고.”

“멀지 않은 곳에 꽤 넓은 공간을 쓸 수 있는 상가건물이 있더라고요. 리모델링 끝날 때까지 그곳에서 수련하는 걸로 해요.”


낡은 도장시설을 전면 개보수하는 것으로 지원방향을 바꿨다.

이조차 홍관장은 사양했다.

고집을 잘 아는 류지호는 그대로 밀어붙였다.

재밌는 것은 아닌척하면서도 홍 관장이 술에 얼큰하게 취할 때마다 제자들에게 자랑 전화를 돌린다는 거다.


“까마득한 후배도 수련생들을 위해 좋은 일 하는데, 니들은 뭐 느끼는 거 없냐?”


홍 관장으로부터 술주정을 들은 제자들이 부랴부랴 용연태권도장을 찾아와 기분을 풀어주었다.

리모델링을 하는 김에 도장 비품과 수련도구들까지 새것으로 교체하려고 했다.

홍 관장에게 술주정을 들은 대선배들이 돈을 모아 비품이며 수련도구를 사주기로 했다.

심지어 도장 건물까지 웃돈을 주고 매입해서 억지로 홍 관장에게 떠넘겼다.

용연태권도장 출신들 입장에서 홍 관장의 술주정을 늙은이 신세한탄이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었다.

1기 대선배들로부터 혼쭐이 날 수도 있다.

류지호는 도화동의 한국신문 보급소에도 들렀다.

여전히 보급소를 운영하고 있던 소장이 맨발로 뛰어나와 류지호를 맞이했다.

미리 준비한 모양인지 카메라와 사인지까지 준비해뒀다.

기념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주었다.


“표구에 잘 넣어서 집안 대대로 물려줄게.”


류지호가 이곳 보급소에서 신문배달을 한 것이 알려지고 방송국에서 여러 번 다녀갔다고 한다.

촬영에 공짜는 없다.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출연료를 받았다고 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 신문배달원에게 장학금, 쌀, 학용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태어나서 고등학교 때까지 쭉 살았던 도화동 옛 동네에서는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의 집에 보일러를 새로 놔주거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일을 돕기로 했다.

의전담당 비서 최영미와 제니퍼에게 입단속을 지시했다.


“생색낼 일 아니에요. 보도자료 내지 마세요.”


인천에 내려와서 한 일들은 자선활동이 아니다.

류지호가 추억에게 보내는 인사 같은 거다.

과거는 오늘의 류지호를 있게 해준 바탕이다.

지워지지도 지울 수도 없는.

그러니 자랑할 일도 떠들썩하게 알릴 일도 아니다.


작가의말

한 주 잘 마무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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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9

  • 작성자
    Lv.59 루시오엘
    작성일
    22.10.28 10:12
    No. 1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霧梟
    작성일
    22.10.28 10:15
    No. 2

    독도 관련 학생회는 미네소타주립대에도 있더라고요. 한인학생이 많아서 왜 그런가 했더니 외국인 학생들에게 주민급 등록금만 받는 경우가 많아서 싸다고... 그리고 90년대 버클리에는 한국학위원회라고 학생회가 또 있었죠. 한국관련 학과가 있었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고은 시인이 한번 초빙교수 비슷하게 왔다 가서 수업 들었던 기억은 있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霧梟
    작성일
    22.10.28 10:16
    No. 3

    아 그리고 주인공은 지금부터라도 위안부 할머니들 살아계실 때 관련 자료수집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내용이 전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99 용갈장군
    작성일
    22.10.28 10:24
    No. 4

    항상 겸손한 주인공의 모습이 잠 좋습니다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68 이자금
    작성일
    22.10.28 10:57
    No. 5

    나치가 유대인 600만을 죽였다는데

    이건 유대인들의 선전 때문이죠

    실제 가장 많이 죽은건 집시죠

    이 때 유럽에서는 집시를 천시하던 때죠 민족주의가 활발할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집시는 국가 민족 어디에서도 보호를 받지 못햇죠

    그래서 누구도 집시의 집단 학살을 말하지 않아요 사과하지도 않고요

    유대 금융 자본이 미국 월가를 통해 히틀러에게 전쟁 자금을 다주었다는건

    이미 미국에서 사실로 드러났어요

    그런데 유대 금융자본에 전쟁 자금을 지원 받은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했고

    유대인들이 보고만 있었다는 말인데 600만을 죽일때까지 말이죠

    폴란드 헝가리등은 집시들이 가장 많이 살았던 곳이에요

    그 많던 집시들이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대부분이 사라졌죠

    히틀러와 나치에 의해 말이죠

    자본과 언론을 미국 영화를 장악한 유대인에 의해

    집시의 학살이 유대인 학살로 바뀌어 버린거죠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할젠
    작성일
    22.10.28 11:53
    No. 6

    집시들과 유대인 탄압에 진심이었으며
    이스라엘의 별을 달고 다니게 하고 직접 차별을 한것이
    바로 영국 이죠.
    20세기, 국가 정부 차원에서 직접적인 차별정책을 세계 최초로 시행.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한땅꼬마
    작성일
    22.10.28 12:02
    No. 7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2.10.28 13:34
    No. 8

    잘 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별작
    작성일
    24.03.16 04:14
    No. 9

    있어요." "한국의
    대화 사이에 줄 바꿈이 안 되어있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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