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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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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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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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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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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Timely Cinematic Universe!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쪽 W51번가.

Timely Entertainment 본사에 오랜만에 류지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류지호를 알아본 직원들이 인사를 건넸다.


“헤이, 빅보스!”

“하이.”


류지호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일일이 인사를 받아줬다.

확실히 90년대 Timely 사무실 분위기에 비해서 한층 밝아졌다.

안정적인 한편 자유로운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수합병을 할 때만해도 본사 분위기는 어딘지 우중충했었다.

스토리 작가나 작화를 책임지는 아티스트들에게서 어떤 의욕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는 편집국은 물론이고 아티스트들의 개인 작업 공간 분위기가 화사해졌다.

왜 안 그럴까.

파산에 대한 걱정은커녕 임직원들은 아무런 걱정 없이 본인이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연차가 오래 된 임직원들은 회사의 근간이 코믹북보다 영화 사업으로 중심이 이동하는 것에 약간의 불만이 있었다.

밖으로 표출할 순 없었다.

<맨 인 블랙>과 <블레이드>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X-Man>을 비롯해 <스파이더맨>까지 실사화가 진행 중이라서 대세는 영화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분위기로 굳혀졌기에.


“샘, 정말 고생 많았어요.”


류지호가 샘 리버먼 사장을 치하했다.

샘 리버먼이 겸손을 떨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준 보스 덕분입니다.”


칭찬 받아 마땅했다.

샘 리버먼이 Timely Entertainment CEO에 임명되고 실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20여개에 가까운 장난감 제작업체들을 일일이 만나서 Timely 캐릭터의 라이선싱 로열티를 조정함으로써 수익구조를 현실화 시켰다.

전임 지주회사가 무분별하게 인수·합병한 회사들을 정리했다.

코믹북 출판·유통 부문에서 독점을 풀어버리고, 다른 업체까지 허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처음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랬던 것이 <맨인블랙> <블레이드> 실사화의 성공으로 반전되기 시작했다.

<X-Man>, <스파이더맨>의 실사화가 알려지면서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그로인해 코믹북과 장난감 판매가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996년 미국 전역의 코믹북 판매장이 4,000여 개로 축소된 바 있다.

코믹북 판매율 역시 최악을 치달았다.

현재는 놀라울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90년대 초반 미국 전역에는 6,500여 개의 코믹북 매장이 존재했었다.

현재 코믹북 매장 숫자를 회복하진 못했지만, 판매량은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또한 샘 리버먼은 Timely의 전통을 깨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 중에 하나가 TV·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초반에는 기존의 코믹스 스토리 작가와 할리우드 작가들 사이에서 삐걱거림이 있었다.

지금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샘 리버먼의 리더십 덕분이다.

기존 코믹스의 수익구조를 개편하면서 한편으로 영화 제작 분야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Timely Entertainment의 모든 자회사 관리조직을 축소했다.

조직을 창작자 위주로 개편하면서 기업문화를 자유로운 분위기로 탈바꿈 시켰다.

그런 노력 덕분이었을까.

마이너스 기록을 갱신하던 영업이익이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다.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이지만.


“본사 임대계약은 언제까지죠?”

“2005년까지입니다.”

“컬버시티로 옮기는 건 어때요?”

“Playa Vista로 말입니까?”

“영화부문만 옮겨야 하려나.....?”

“그러는 편이 좋겠습니다. 뉴욕은 Timely 히어로들의 주 활동 무대이니까요.”

“하하하. 이제야 샘이 Timely팬이 된 모양이네요.”

“저도 Timely팬이었습니다만?”

“AC 히어로를 더 좋아하지 않았어요?”

“어릴 때 이야기입니다.”

“AC 코믹스 매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죠?”

“전반적으로 코믹북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럼에도 전성기 시절에 도달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Snowstorm에도 매번 강조하고 있지만, 세계관이 확장할수록 관리가 힘들어져요. 내가 4년이란 시간을 재정립에 힘쓰라고 한 것은 더욱 심각한 관리 불능 상태에 빠지기 전에 조치를 취하기 위함이었어요.”

“모두가 놀랐습니다. 심지어 스탠 리버 명예회장께서도 놀라시더군요.”

“당연하죠.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평행세계를 만들어냈으니, 아마 창작부문의 총책임자인 존에게 평행세계 몇 개 정리해보라고 해도 못할 걸요?”

“모든 캐릭터와 스토리를 정리해 맵을 작성하긴 했는데.... 일부에서는 그것으로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쩔 수 없어요. 과거와 현재를 알아야 미래의 이야기를 기획할 수 있겠죠. 그리고 새롭게 편성되는 캐릭터의 세계도 혼란 없이 적용될 것이고.”

“개빈 페이지는 새롭게 정립된 맵을 무척 반기더군요.”


그럴 만도 한 것이 Timely가 현재까지 창조해낸 평행세계는 무려 250개에 이른다.

스토리적인 설정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작품들이 사용하고 있다 보니, 새로운 번호를 붙여가며 새롭게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717이라는 번호가 매겨진 평행세계에서는 캡틴아메리카가 남북전쟁에 참전하고, 데어데블은 봉건시대 일본에서 전투를 하며, 울버린은 1920년대 시카고 금주법시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네이머는 인간의 손에서 자라는 중이고, 판타스틱4는 소련에서 활동하고, 토르는 갤럭투스의 보고자로 활동하는, 그런 복잡한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

예로 든 히어로들은 717번 지구에서 활약하는 캐릭터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무려 250개의 평행세계에서 6,000개가 넘는 캐릭터가 활약하고 있다.

류지호가 과거로 돌아오던 시점에서는 신규 캐릭터들이 추가되면서 300개 이상으로 확장됐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업체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정해졌어요?”

“Snowstorm이 빠지면서 게임업체들에 대한 리서치 작업이 다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실사영화가 개봉하는 시점에 맞춰 몇 개의 타이틀이 새롭게 출시되지 않을까 합니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요?”

“PARKs에서 인수한 애니메이션 사업부문의 핵심 인력을 Timely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통합했습니다. 향후 외주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됩니다.”

“좋네요. Timely는 LOG 못지않은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실현시킬 수 있어요. 다양한 플랫폼에서 Timely 캐릭터 콘텐츠를 활용해보자고요.”


Timely는 영화에서부터, 텔레비전, TV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머천다이징, 코믹북 등 모든 종류의 채널과 플랫폼에서 캐릭터를 등장시켜왔다.

그런데 그 대부분에서 라이선싱 로열티만 받아왔다.


“지금까지는 Timely가 중심을 잡고 그 모든 걸 관리하거나 통제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각 플랫폼마다 질적으로 상당한 편차가 존재했어요.”

“TV애니메이션과 게임 분야에서 특히 그런 경향이 심했습니다. 길고 긴 내실정비 기간을 마치고 이제는 플랫폼 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부분에 최적화된 캐릭터들을 사용해 Timely 에코 시스템을 강력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다양한 팬들에게 다가감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비즈니스 에코시스템(Ecosystem)은 IT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원래 생물학용어인데, 자연환경과 생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생존해 나가는 자연계의 질서를 말한다.

IT분야의 여러 기업이 몇몇 리더기업을 중심으로 경쟁과 협력을 통해 공생(共生)하고 함께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칭한다.


“보스.... 정말 테마파크로 진출하는 겁니까?”

“장기적으로 그렇게 될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Timely 에코 시스템의 완성은 3D 영화와 테마파크를 거쳐 궁극적으로 가상현실과 홀로그램이에요.”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우주선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격이다.

샘 리버먼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매번 자신을 자극하는 빅보스다.


“유저가 울버린이 되어서 가상현실 속에서 동료들과 지구를 지키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아니면 가상세계에서 아이언맨이 되어서 하늘을 날아도 좋고요.... 아! 진짜로 아이언맨의 마크 시리즈를 현실에서 만들어볼까?”


류지호의 눈이 몽롱하게 풀리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전 삶에서 실제 드론 기술을 응용한 슈트부터 부스터를 단 비행슈트까지 만들어져 실험비행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30년 후에는 <아이언맨>의 슈트인 마크(Mark) 시리즈를 흉내 낼 수 있을 듯 싶기도 하고.


‘나중에 일론 리브스와 한 번 이야기 해봐야겠어.’


샘 리버먼이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창작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실 시간입니다.”


류지호가 상상의 나래를 접고 벌떡 일어섰다.


“가죠!”


❉ ❉ ❉


창작위원회 회의라고 해서 거창하진 않았다.

그저 본사 회의실에 멤버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는 것 뿐이다.

회의의 토론과 논쟁을 조정하고 정리하는 것이 개빈 페이지다.

본사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개빈 페이지의 사무실에는 4년 간 재정립된 Timely의 복잡한 세계가 세계전도처럼 만들어져 벽에 붙어 있다.

마치 류지호의 집 작업실에서 영감이라도 받은 것인 양 느낌이 비슷했다.

류지호는 잠시 벽 하나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Timely의 세계를 구경했다.


‘어마어마하구나.’


막상 정리된 Timely의 세계를 보고 있자니,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류지호는 철저하게 원작 코믹북의 설정을 살리면서 TCU를 설계하길 원했다.

이전 삶에서도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다.

Timely 코믹북은 현재까지 1만 5천 편 넘게 나와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창작실에서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 외부 작가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이용한 코믹스를 그려서 Timely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매일 우편으로도 코믹스가 접수되고 있다.

채택된 캐릭터는 즉각 Timely 세계관에 편입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만화작가들이 기존 캐릭터를 이용한 스토리를 짠 코믹스를 그려오거나,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로 코믹스를 만들어 보내왔다.

그런 식으로 접수된 캐릭터도 무수히 많았고, 치열한 내부 검토 끝에 채택이 되고 있다.

20년 후에는 캐릭터가 2,000개가 더 늘어 8,000개에 육박하게 되고, 코믹북은 3만 편이 출판된다.

한국인 캐릭터는 두서너 개 될까 말까.

빌런으로도 존재감이 없었다.

한국 영화시장이 부상하면서 한국인 캐릭터도 주요 캐릭터로 부상해 인기를 끌게 되겠지만.

오너 류지호의 의지와 한류까지 등에 업게 되면.....


‘국뽕에 취할 한국인 캐릭터가 TCU 메인으로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어쨌든 아무리 뛰어난 각본가라도 길을 잃기 쉬운 미로가 바로 Timely의 세계다.

이전 삶에서는 어설프게 기존 설정을 바꾸기보다는 원작 코믹북에서 인기가 있는 요소들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그런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TCU의 전권을 개빈 페이지에게 맡기자, 그 같은 원칙이 세워졌다.

류지호는 창작위원들의 지나친 ‘덕질‘만 제어하면 그만이다.


“1편의 성공 없이는 2편도 없습니다. 일단 과감하게 융합하세요. 좋은 아이디어 아끼지 말고 투입하세요.‘


창작위원회 멤버들이 각자 편한 자세, 편한 의자, 편한 음료를 즐기며 류지호의 말을 경청했다.

지나치게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스토리작가 토니 건은 소파에 눕듯이 앉아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TCU의 1차 타깃은 충성스러운 Timely의 팬입니다. 그들을 지루하게 만들 과한 정보는 영화에 넣지 마세요. 필요한 스토리만 원작에서 뽑아서 씁시다. 그리고 실사영화로 구현시키기 위한 영화적인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겁니다.”


류지호는 창작위원회 멤버에게 TCU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Timely팬이 아닌 일반 대중들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작이 가진 매력을 훼손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A-List 스타 배우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려요. 오로지 Timely의 캐릭터와 동기율만 생각합시다. 난 톰 메이포더가 출연해서 Timely 히어로가 영화배우의 이미지에 잡아먹히길 원치 않아요.”


톰 메이포더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를 연기하고 싶어 했다.

이전 삶에서는 출연료를 맞춰줄 수 없어 불발됐다.

Timely를 주무를 수 있는 류지호와 톰 메이포더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Timely Studios 내부에서 그 같은 기대를 하는 이들이 실제로 있었고.

할리우드 톱스타들 사이에서 Timely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쪽과 혐오하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Timely 히어로에 어울린다면 영국, 호주, 프랑스, 스위스, 독일 어디든 좋아요. 누구라도 데려올 겁니다. 캐스팅 리스트에 할리우드 배우만 넣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의 의견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개빈 페이지가 말을 이었다.


“완벽한 마초 영웅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는 결점이 있어야 하고, 그걸 이겨내고 성장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대중이 공감합니다.”

“샘은 잘하고 있겠지?”


<이블 데드>의 사무엘 레이미가 작가와 각본을 쓰고 있다.


“그 역시 원칙에 동의했습니다. 탄생-각성-성장. 트릴로지의 기본 뼈대에 충실하기로 했고, 그런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토리나 메시지는 단순해. 단순히 악당을 때려잡는 이야기는 지겨울 뿐이야. 삶의 어두운 그림자와 싸우는 영웅, 그 인간적인 면모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거야.”

“예.”


Timely Comics 창작 총괄 조셉 케사다가 입을 열었다.


“캐릭터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생각이라던데.....?”

“무분별하게 한꺼번에 쏟아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향후 5년 간 <블레이드>, <X-Man>, <스파이더맨> 같은 독립 세계관의 블록버스터 라인업을 우선 공개할 겁니다.”

“<헐크>는 왜 빠집니까?”

“조금만 내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까?”


조셉 케사다가 얼른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말씀 하시죠.”

“계획대로라면 이들 시리즈는 2007년에 3부작이 마무리됩니다. 프리프로덕션, 제작, 개봉까지 최대 2년으로 계산할 경우에 그렇다는 말입니다.”


스토리 작가 라이언 밴디스가 물었다.


“제작비 조달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Timely Studios는 제작비를 조달하기 위해 금융권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어요.”


개빈 페이지가 류지호를 대신해 설명했다.


"GARAM Invest의 영화펀드는 월가와 할리우드에서 매우 유명합니다. 물론 빅보스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영화투자펀드가 따로 있죠. 배급은 당연히 트라이-스텔라가 책임집니다.“


류지호가 부연 설명했다.


“때에 따라서는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가 배급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왜....?”

“트라이-스텔라 배급 라인업 때문이죠. 같은 회사 영화끼리 혈투를 벌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버리는 패라는 겁니까?”

“트라이-스텔라가 세상 모든 스크린을 다 가져올 순 없어요. 또한 빅 7은 저마다 프로모션 방식이 조금씩 다르죠. ‘어벤저스’ 유니버스는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에게도 열려 있다고 보면 됩니다.”


개빈 페이지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보스와 나의 생각은 매년 한 편 이상의 5,000만 달러 이상 블록버스터급 TCU 영화를 개봉하는 겁니다. 때문에 배급에 관해서는 열어놓고 있지요.”


가만히 대화를 지켜만 보던 출판 부문 사장 대니 버클리가 물었다.


“저작권은 어떻게 됩니까?”

“트라이-스텔라까지 포함해서 배급권을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부가시장 계약은 따로 하게 되죠.”


류지호가 나서서 정리에 들어갔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되지만, 안전장치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어요. 일종의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영화 성수기에 개봉하게 될 블록버스터 영화 외에 중간 예산의 영화를 개봉하는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중간 예산이라면 어느 정도 되는 겁니까?”

“<블레이드Ⅰ>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평생 코믹스 업계에만 있었던 멤버들이 예산 규모를 가늠을 하지 못했다.

샘 리버먼이 알려주었다.


“4,500만 달러입니다.”

“조금 더 제작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A-List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을 테니까.”


시나리오 작가 매덕스 할로웨이가 우려를 드러냈다.


“대략 3천만~4천만 달러 수준이라는 것인데, 그 예산으로 히어로 무비를 만들 수 있을까요?”

“<Remo : The Destroyer>를 그 정도 예산에서 완성했어요. 매덕스.”

“그랬군요?”


참고로 웨스 스나입스는 900만 달러, 윌리 워커는 35만 달러 출연료를 받았다.

톱스타를 기용하지 않으면 충분히 중간 예산 규모로 히어로 무비를 제작할 수 있다.

감독이 베테랑이어야 하겠지만.


“<데드풀> 같은 영화를 만들어야 하겠군요?”

“그런 인기 있는 캐릭터는 조금 아껴두고 싶군요.”

“그렇다면?”

“헬스키친에서 활동하는 ‘데어데블’과 ‘제시카 존스’ 혹은 ‘히어로스 포 하이어’의 메인 멤버인 ‘루크케이지’. ‘아이언피스트’. ‘퍼니셔’... 아, 블랙위도우 솔로도 꽤 재미있을 것 같네요.”


류지호가 아이디어를 던져놓자, 멤버들이 저마다 말을 토해냈다.


“마이너 캐릭터를 이용해 1억 달러 이상 대작영화의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 하는 거군요?”

“‘데어데블‘과 ‘루크케이지’를 빼곤 인기가 별로인 캐릭터들인데... 영화로 캐릭터를 띄울 수 있을까요?”

“<퍼니셔>는 돌프가 시그니처인 해골 코스튬도 입지 않았고, 원작을 전혀 반영하지 않아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참에 좀 더 원작에 충실한 실사영화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시카 존스’와 ‘블랙위도우’는 여성캐릭터라 위험 부담이 있지만, 탐정영화나 첩보영화 스타일의 B-무비로 제작하면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을 것 같군요.”


이후로 현실적인 초능력을 보유한 수많은 캐릭터들이 토론 주제로 오르내렸다.

때로는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자신의 캐릭터 지식을 뽐내는가 하면, TV시리즈로 만들어졌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Timely 콘텐츠에 대해 비판을 늘어놓기도 했다.

한 시간 정도 그들의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가만히 지켜보던 류지호가 입을 열었다.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에 토론을 멈추도록 합시다.”


모두가 토론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 됩니다. 특히 워너-타임은 절대 몰라야 합니다.”

“이미 다수의 Timely 히어로 무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어벤저스>가 있다면 AC에는 <저스티스 리그>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피터 파커가 있다면 저쪽에는 브루스 웨인이 있습니다. 우린 아직 배트맨을 넘어서지 못했어요. 적어도 영화에 있어서는.”


끄덕.


모두가 동의했다.

비록 <배트맨> 프랜차이즈가 3~4편에서 망작이 되어버렸지만, 티모니 버톤의 <배트맨>은 나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창작위원회가 준비하는 TCU는 <배트맨> 1편을 뛰어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들은 수년 후 <다크나이트>라는 희대의 명작 히어로 무비가 탄생하는 것을 모른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자아도취에 빠지게 된다면, Timely는 영원히 <배트맨> 트릴로지를 뛰어넘지 못할 수도 있다.


“여러분은 수십 년간 검증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진 히어로의 주인입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Timely의 모든 캐릭터는 위대한 창조물입니다. 남들이 B급 캐릭터라고 낮춰보는 것도 과감하게 영화에 기용하세요.”


내심 오글거림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때로 이런 말이 덕후들에게 잘 먹힌다.

창작위원회 멤버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두의 표정이 살짝 상기되었다.

샘 리버먼과 개빈 페이지를 빼고.


“수고했어요.”

“수고는 뭐.... 매일 편집자와 하는 건데....”


스토리작가는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며 편집자와 많이 다투니까.

멤버들이 흩어지고 류지호와 개빈 페이지만 남았다.


“개빈.”

“예. 보스.”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TCU에 대한 기획과 대본이 유출 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이 이루어져야 해. 이는 프리부터 포스트 프로덕션 전 과정도 마찬가지야.”

“명심하겠습니다.”


개별 캐릭터를 모아 히어로 그룹의 이야기를 도입한 것은 경쟁사인 AC Comics에서 먼저 시도했다.

1960년 AC Comics는 기존 소개된 영웅 및 새로 소개하는 슈퍼 영웅들의 이야기인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Justice of America)’를 발매해 크게 성공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Timely Comics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집단 슈퍼 히어로 코믹스인 ‘판타스틱 4(The Fantastic Four)’를 출시해 성공 시켰다.

Timely 역사를 살펴보면, 경쟁사 AC Comics를 제치고 시장을 리드하게 된 계기도 1960년대 초반 새로운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소개하면서부터다.

즉 1962년 ‘스파이더맨’, ‘헐크’, ‘토르’를 신규 소개했고, 1963년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X-Man’ 같은 새로운 슈퍼 히어로들을 탄생시키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영화 부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었다.

AC Comics를 소유한 워너-타임이 티모시 버톤의 <배트맨> 영화 성공으로 인해 배트맨과 슈퍼맨 솔로 영화에 얽매여 있을 때, Timely는 크게 인기가 없던 캐릭터를 성공한 TCU 영화에 새로운 해석과 함께 등장시키면서 신선함을 극대화 시켰다.

또한 ‘앤트맨’과 ‘블랙 팬서’ 같은 마이너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TCU의 외연을 계속해서 넓혀 나갔다.


‘대충 4년 앞당긴 것인가?’


이전 삶에서 Timely Studios 창작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2004년 즈음.

‘타임리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이름의 통일된 하나의 세계로 엮기 위한 기획은 그 전에 구상되긴 했지만.

이른 시간에 류지호가 Timely를 인수함으로써 대부분의 캐릭터를 지킬 수 있었다.

더 자유롭고 풍성한 이야기로 TCU를 창조할 수 있게 됐다.

80년대부터 Timely 캐릭터 실사영화의 제작사나 외부 제작자, 감독, 작가 등 제작진이 중구난방이었다.

각 작품의 색깔이나 수준이 천차만별이었다.

대부분 졸작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Timely 주도하에 만화 세계관을 스크린에 충실히 재구현하는 '타임리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밑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개빈 페이지는 TCU의 기초를 구축했던 장본인이다.

Timely Comics 팬들이 오래전부터 꿈꾸던 '헐크 VS 아이언맨', '아이언맨 VS 캡틴 아메리카', '토르 VS 헐크'의 세기의 대결을 스크린에서 맛볼 수 있게 됐다.

개빈 페이지는 원작 만화에 충실하면서도 영화만의 차별점을 갖는 히어로 개성과 스토리를 창조해 만화에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Timely팬으로 만들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작가의말

최근 마블의 한국인 히어로 태극기의 슈트 디자인이 바뀌었더군요. 처음 등장할 때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더군요. 부끄러워서..... 한국인 히어팀인 타이거 디비전도 나왔다고 하는데 재밌는 것은 영화 타짜의 정마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측되는 개평이모라는 캐릭터 입니다. 능력이 무려 화투 마법이더군요. 코믹스를 읽어보진 못했는데 홍단마법, 청단마법, 삼팔광땡 궁극기, 마법 취소는 구사... 그런 식으로 마법 시동어를 외치면.... 또 다시 부끄러움은 한국인의 몫이 될 것 같은.... 암튼 한국 시장을 겨냥한 한국인 히어로팀도 좋지만, 아마데우스 조나 화이트폭스 등이 주류 세계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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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86 도뮤
    작성일
    23.02.09 09:38
    No. 1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루시오엘
    작성일
    23.02.09 09:56
    No. 2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인기에 비해 코믹북은 관심이 적은듯 축구처럼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89 타잔오래비
    작성일
    23.02.09 10:10
    No. 3

    항상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sangom
    작성일
    23.02.09 13:08
    No. 4

    으헉 ㅇㅅㅇ 설명만 들어도 부끄럽네요 ㅋㅋㅋ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긴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2.09 15:53
    No. 5

    우리나라는 코믹북이나 애니는 일본것을 더 좋아하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2.10 00:58
    No. 6

    한국은 국가에서 탄압해서 종이책 만화 시장이 망했죠. 잠시 공백기가 있었고 이후 웹툰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때 일본은 만화의 전성기였죠. 그 차이에요. 그런 배경이 있고 절대적 인구수와 인프라 등이 밀림에도 이 정도로 살아난 건 대단한 거에요. 좀 나이 먹은 어른이는 보고 자란 것이 일본 만화가 대부분이라 그 쪽에 끌리지만 웹툰 세대는 좀 다르죠. 잘 봤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9 별작
    작성일
    24.04.01 04:23
    No. 7

    실제로 있어고 >> 있었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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