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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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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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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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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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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이 시기 한국의 모든 테마파크의 연간 입장객 수를 모두 합하면 대략 3,000만 명 안팎이다.

서울 요지에 위치한 광성월드 테마파크 입장객은 평균 500만 명이다.

IMF체제 이전의 자연농원은 최대 800만 명이 입장하기도 했다.

미키마우스랜드급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면 최소 연간 천만 명 이상 입장객을 받아야 한다.

그것으로 발생한 수익은 운영만 가능하다.

투자비 회수 기간을 10년으로 잡는다고 치면 연간 1,500만 이상 관람객이 꾸준히 입장해야 한다.


“Se7ven Flags Theme Parks 어트랙션 가격이 하나에 몇 억 달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연간 유지비 역시 수십 수백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제가 한국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특징을 보이는 국가로 알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우기와 비슷한 시기가 한 달 간 이어진다고도 하고. 겨울에 눈도 많이 내리고. 최소 2~3달 영업에 지장이 생긴다면....”


그래서 한국에서 초대형 테마파크가 새롭게 조성된다면 무조건 수도권과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성수기에 최대한의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니까.


“게다가 보스는 사파리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수족관이라면 몰라도 야생동물을 우리에 가둬놓고 관람객이 구경하는 것은 별로...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관리유지도 힘든 동물원은 크게 효용성이 없을 것 같아요. 서울과 수도권에 대형 동물원이 두 개씩이나 이미 존재하고 있고.”


서울에는 광성월드가 있고 과천에는 그보다 큰 규모의 종합놀이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굳이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몇 년 안에 전국 어디든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갈 테고.

국내 여행객만으로는 도저히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 일본, 동남아 여행객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외국관광객들이 지금보다 몇 배가 더 와야 망하지 않고 유지를 할 수 있을까.

류지호와 가온그룹 전략기획실 TFT는 그 부분에서 무척 고민했다.

한국의 놀이공원도 이름 있는 몇 곳 빼고는 죄다 적자운영 중이다.

LOG와 유니벌스가 한국에 테마파크를 짓네 마네 말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진심이 아니다.

중국으로 가기 위한 전략적 행동이다.

한국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지어봐야 몇 년 반짝하고 파리 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그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국내 전문가들도 외국계 테마파크 유치보다는 현재 있는 관광자원이나 더 개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하고 있고.


“얀, LOG가 한국 테마파크 라이선스피로 얼마를 받아가는 줄 알아요?”

“모릅니다.”

“입장료 수입의 10%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트라이-스텔라 테마파크는 라이선스피로 그 정도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LOG를 포함해 해외 테마파크 비즈니스는 점차 시티워크라고 해서 주변상업시설 그리고 숙박시설과 연계된 수익모델로 전환 된지 오래됐어요. 그를 위해 JHO와 가온은 호텔은 물론이고 백화점 심지어 UFC와 빙상종목에까지 투자를 진행하며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및 스포츠를 엮으려고 하고 있죠.”


얀 호퍼는 혹시 한국에 테마파크를 지은 후에 비싼 가격으로 매각하려고 하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왜냐하면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매튜 그레이엄이 한때 기업사냥꾼으로 악명을 떨쳤던 위인인지라 언론과 회계를 이용해서 어떤 장난질이든 칠 수 있었으니까.

심지어 GARAM Invest는 한국의 재벌기업의 주식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사회 내부에서 합병을 유도할 수도 있다.

얀 호퍼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전략으로 보였다.


“처음 투자를 마련하는 것과 차질 없이 건설되는 것이 어려워서 그렇지, 이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얼른 털어내 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몇 차례 고비는 있겠지만,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류지호는 한국에서 테마파크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자신이 있었다.

과거로 돌아올 시점의 한국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물론 서울과 제주도를 찾는 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부산이나 남해를 여행하는 외국인들도 꽤 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넘어 3만 5천 달러를 기대하던 분위기였다.

한국의 놀이공원은 당일치기 방문형 테마파크가 주류다.

즉 JHO Company가 인수한 Se7ven Flags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갈 수 있는 근린오락시설에 가까웠다.

그런데 미국 여가생활을 책임졌던 Se7ven Flags는 체류형 테마파크인 LOG월드와 유니벌스 스튜디오에 밀리는 추세다.

이전 삶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예전 성세를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올랜도의 미키마우스월드는 무려 4개의 테마파크와 2개의 워터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숙소는 기본이고 쇼핑 및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의 결합을 추구하고 있다.

LOG의 전략은 멀티플렉스 상영관과 비슷한 면이 있다.

영화 티켓 수입보다는 식음료 판매를 통한 매출 증대 전략처럼.

그처럼 올랜도에 조성된 월드 내 단지에 더 많은 고객이 방문하게 되면 굳이 미키마우스월드 테마파크나 워터파크를 이용하지도 않아도 된다는 전략이다.

어차피 고객들은 단지에 머물며 숙박료, 식대, 쇼핑, 관광기념품 구입 등 무조건 지갑을 열 수 밖에 없고, 그 돈들은 결국 LOG Company의 호텔 & 리조트 사업부로 모이게 되어 있으니까.

라스베이거스의 비즈니스 모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서게 될 트라이-스텔라 테마파크도 그와 똑같다.

테마파크에 입장하는 고객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설 JHO월드를 방문하는 전체 관광객 수가 더 중요하다.

최소 3,000만 평에 달하는 부지에 테마파크와 호텔 & 리조트, 쇼핑센터, 엔터테인먼트 거리, 멀티플렉스, 공연장, MICE 산업을 가온과 JHO가 개발하기 때문에 테마파크는 여러 유인책 중에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인근에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변산반도국립공원과 해수욕장들이 있다.

멀티플렉스가 식음료 사업이 가장 많이 남는 것처럼, 초대형 테마파크 단지는 숙박과 쇼핑이 가장 큰 매출을 일으킨다.

즉 류지호가 전개하려는 테마파크 비즈니스는 고객을 만족시킬 놀이기구가 즐비한 공원관람을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자고 쇼핑하고 즐기고 심지어 국제규모의 이벤트까지도 서비스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패키지 비즈니스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5천 달러. 해외관광객 3,000만 명. 한류. 삼박자만 잘 맞아떨어지면 새만금프로젝트가 망할 것 같진 않네요.”


거대한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류지호가 살아보지 못한 시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순 없다.

한국 내 반대여론 때문에 개발계획이 좌초될 수도 있고.


“부디 보스가 뜻하는 대로 되길 기원합니다.”


수십 개 종목의 나스닥 주식을 처분해 수백 억 달러를 마련한 투자의 귀재가 바로 자신과 나란히 서 있는 청년이다.

10~20년 후에는 그 보다 더한 액수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한국의 사업에서 손해를 본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 같지도 않았다.

미국에서 수백억 달러 가치의 기업을 일궈 놨기에.


‘할리우드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빅보스가 찍은 영화가 망하면 어떻게 하냐는 거지.’


40~50대 전성기에는 어떤 전설을 쓰게 될지 도저히 예측이 안 되는 인물이 바로 류지호다.


“TST에 가보려고 하는데 얀도 함께 가보겠어요?”

“오후에 중남미 사업과 관련한 미팅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고해요.”


류지호는 얀 호퍼와 헤어져 선셋가의 Tri-Stellar Gower Studios로 향했다.

본사 건물에 입주해 있는 트라이-스텔라 텔레비전을 방문해 신임 CEO 테리 데니슨(Terry Denison)을 만났다.

미국 방송가의 거물 스테픈 커넬과의 합작회사 TeleVentures 사장이던 테리 데니슨은 공석이 된 텔레비전 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했다.

60대로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40년 가까이 미국 방송계에서 굴러온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란 점을 높이 샀다.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은 얀 호퍼 시대의 도전과 확장의 시기에서 한 템포 쉬어갈 필요성을 느꼈다.

따라서 베테랑 테리 데니슨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도모하기로 했다.


“채널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TV시리즈 부문은 <CSI>,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와이어>, <24> 네 개의 시리즈가 내년부터 프라임 타임에 방영될 예정이네. 시청률이 저조한 시간대에는 <레니게이드> 같이 계약이 만료된 시리즈들을 재방송으로 내보낼 예정이야. 또한 ParaMax와 디멘션 필름을 통해 TV영화를 납품 받기로 했고.”


트라이-스텔라와 ParaMax의 필름 라이브러리도 무려 1,000편에 가깝게 확보했다.

물론 그 필름라이브러리 전체를 트라이-스텔라 텔레비전이 독점할 순 없다.

이미 타 케이블TV에 독점 방영권을 준 것도 있고, 장기계약으로 묶인 것도 있기 때문이다.


“신규 콘텐츠가 많이 부족할 텐데요?”

“시트콤부터 수많은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네.”

“그 모든 걸 진행할 자금은요?”

“메타보이 회장에게 자금지원을 요청해 두었어.”

“잘했어요. UFC와는 어떻게 논의가 됐죠?”

“UFC 대회는 현재 21개 주에서만 허용하고 있네. 당장은 미국 전역에 방영하지는 못할 것 같아.”

“아직 갈 길이 멀군요?”

“대회가 허용되지 않는 주에서는 지역 방송의 아마추어 스포츠 게임을 구입해 내보낼 계획이네.”

“게임방송은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방송하는 거 맞죠?”

“생중계는 아니고, 하루 정도 시차가 있을 것 같아. 물론 리그가 열리는 기간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방영을 하도록 편성을 짰다네.”


반대로 한국의 다솜게임넷에서는 트라이-스텔라TV로부터 미국의 ‘하프라이프‘와 ’워크래프트‘ 대회 중계화면을 공급받게 된다.

참고로 ‘스타크래프트’ 월드챔피언십은 한국에서, ‘워크래프트’ 월드챔피언십은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Snowstorm Entertainment의 계열사인 Helve Corp.의 “하프라이프”는 ‘퀘이크Ⅱ’ 못지않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E-스포츠로 발전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대신 ‘하프라이프’의 모드에서 발전한 ‘카운터 스트라이크’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11월 발매예정이다.

트라이-스텔라TV는 ‘퀘이크’ 개발사 In Demand Software와도 대회 중계방송 논의를 진행 중이다.


“어떤 방송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방영한 <Battlestar Galactica>라고 있어요. 혹시 아세요?”

“물론이네.”

“그거 리메이크 해보죠?”

“.....?”

“리메이크 판권을 확보해서 파일럿을 한 번 제작해 봐요.”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1978년부터 1979년까지 ABC에서 방영한 SF TV시리즈다.

이전 삶에서 류지호가 봤던 것은 리메이크 된 새로운 TV시리즈였다.


“<CSI>가 방영된 후 그와 유사한 기획들이 접수되면 내게 모두 보내주시고요.”

“그런 형태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

“현장 경찰이 주인공이 아니면 더더욱 흥미가 있으니까, 일단 내게 보내주세요.”

“베리에이션을 생각하고 있나?”

“망할 걸 대비해서요.”


테리 데니슨이 도저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류지호를 빤히 쳐다봤다.

10여 년 간 TeleVentures에 있으면서 류지호가 손을 대서 실패한 프로젝트를 본적이 없었다.

게다가 <CSI>는 레온 부룩하이머가 총괄하고 있다.

두 흥행마술사가 손을 잡았으니 더더욱 실패할 리가 없다.

그런데도 플랜B를 염두에 둔단다.

괜히 손대는 것마다 잘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JHO Pictures에서 <의학탐정>이란 소설의 판권을 확보하고 있어요. 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은밀하게 업계에 흘려주세요.”

“보안에 붙여야 하는 게 아니고?”

“누구에게 그 프로젝트를 맡겨야 할지 모르겠어요. 프로듀서나 감독 중에서 <의학탐정>에 관심이 있는 자가 스스로 찾아오게 하려고요.”


류지호가 참 별나다고 생각하는 테리 데니슨이다.

이 바닥은 보안이 생명이다.

경쟁사가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한다고 하면 기를 쓰고 정보를 캐내서 경쟁사보다 미리 똑같은 프로젝트를 앞 서 공개해버린다.

그런데, 류지호는 프로젝트의 소문을 퍼트리라고 지시하고 있다.


“진심이야?”

“그럼요. 다른 곳에서 선수 치라고 하죠 뭐. 그것 말고도 프로젝트는 많잖아요.”


류지호는 <House M.D>를 제작했던 원래 인물이 찾아오길 기대했다.

<House M.D>의 기획이 버튼 루셰의 소설 <의학탐정>에서 영감을 받아 영국의 추리소설 <셜록 홈즈>와 크로스오버 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제작자와 작가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소문을 듣고 제작자가 먼저 찾아오길 기대하는 수밖에.


“일단 <의학탐정> 소문은 며칠 안에 할리우드에 퍼질 걸세. 자네가 판권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면 많은 이들이 문턱이 닳도록 찾아올 걸세.”

“그렇게 알고 이만 일어나 볼게요.”


선셋가의 옛 Gower Studios에는 JHO Company 산하 영화제작사들이 거의 대부분 모여 있다.

제휴영화사들까지 들어와 있어 북적거렸다.

원래는 조용히 텔레비전 사업부만 방문했다 떠날 계획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주요 임직원들을 모두 만났다.

오전부터 움직였는데, 어느덧 퇴근시간이 가까워져서야 웨스트우드로 돌아왔다.

앨런 포스터가 심각한 얼굴로 맞이했다.


“소식 들었지?”

“무슨 소식?”

“노조가 파업을 할 거래.”

“무슨 노조?”

“WGA.”


미국 시나리오 작가조합의 약칭이다.

무려 11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가장 큰 규모의 예술가 길드다.


“갑자기?”

“예고를 했어. 내년 5월 1일을 기해 전면 파업에 들어갈 거래.”

“SAG도 부분 파업에 들어가지 않았어?”


SAG는 영화배우조합이다.

작가조합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발언권이 세다.


“지난주부터 일부 조합원 배우들이 촬영을 거부하고 있지. 다음 달에는 TV. 라디오미술가연맹도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더라.”

“임금인상 협상 시기가 아니지 않나....?”

“영화 재판매 원고료 재협상과 부가시장 확대에 따라 자신들 몫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지난 1988년 미국의 작가조합과 영화협회는 영화재판매시 시나리오 원고료의 2%를 추가로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10년이 훌쩍 넘긴 이 시점에서 보면 한참 부족해 보였다.

그 동안 케이블TV 및 DVD를 비롯한 2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었고, 인터넷 동영상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수익이 늘어난 만큼 재협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그런 요구에 어떤 응답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배우협회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 시간짜리 영화가 재판매될 경우 배우는 건당 3,100달러를 추가로 받고 있다.

터무니없이 낮은 배분이라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할리우드 양대 노조는 단순한 임금인상 차원을 넘어 영화와 TV 시리즈의 해외시장 확대, 비디오와 DVD 산업의 성장, 인터넷 동영상과 케이블 시청자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자신들의 몫도 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빅7의 대응은?”

“난리도 아니야. 파업에 대비해서 원래 계획을 앞당겨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 그 바람에 장비도 미리부터 예약해 놓고, A-List 배우들을 겹치기 출연시키고... 암튼 완전 패닉 상태야.”

“과장은! 설마 빅7이 쫄기라도 했다는 거야?”

“그럴 리가! 당연히 비공식 채널로 공세에 나서고 있지.”

“또 얼마의 경제적 손실이 날 것이고, 해외시장 상실 등의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앓는 소리를 해대겠지.”


빅7은 매스컴과 한통속이다.

언론플레이에 능수능란하다.

원래부터 그랬는데 현재는 완전히 한 몸이 되기까지 했다.


“Jay, 넌 메이저 스튜디오의 오너라고.”

“그래서?”

“스튜디오 편을 들어야 하잖아.”

“왜?”

“그래야 나하고 토론이 되지 않겠어?”

“앨런이 많이 심심한가봐.”

“아무튼 조금 심각해.”

“알아서 합의를 도출하겠지.”

“예전 파업 때 중재자로 나섰던 MCA 와스민 회장 같은 인물이 없어. 들리는 말로는 양측의 협상 전망이 매우 어둡대.”

“할리우드에 그렇게 사람이 없어?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은?”

“그 양반도 지금 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야. 내년 5월에 크랭크인이 예정 된 작품이 한 두 편이어야지.”

“JHO Pictures는?”

“<분노의 질주>는 올해 안에 끝나고, <Remo : The Destroyer> 후속편은 네가 완전히 LA로 복귀해야 본격적으로 프리프로덕션을 시작할 수 있겠지.”

“....혹시 말이야?”

“또 무슨 폭탄 발언을 하려고?”

“<Remo : The Destroyer> 후속편의 감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건 어떻게 생각해?”

“스크립트가 안 끌려? 별로야?”

“아무래도 치운 캐릭터를 한국계 감독이 다루다보니 일부 평론가와 관객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한 것 같아서.”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두 명만 만나봐.”

“누구?”

“<쓰리킹즈> 연출한 데이비드, <경찰서를 털어라>의 레이.”

“...음.”

“영화에 진지함을 얹으려면 필리프 노이즈 감독도 좋고.”

“....음.”

“<마검의 심판자>라고 트라이-스텔라 초창기에 한 작품 했었어. 영화가 대단히 실망스러워서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후 연출한 영화들 보니까 그럭저럭.”

“<긴급명령>을 잘 봤나 보네?”

“그 정도로 스파이 액션영화를 다뤄준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에이전트에게 스크립트 보내볼까?”

“내가 한국에서 작업하는 동안 그들과 접촉해 봐. <Remo : The Destroyer>를 맡겨도 되겠다싶으면 앨런이 진행하도록 해.”


앨런 포스터는 주인공을 너무 코믹하게 그린 것이 아닌지 후회를 하는 중이다.

후속편에는 주인공의 고민과 성찰을 진하게 넣어보고 싶어 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를 추구해야겠지만.

어쨌든 1편과 차별성을 주려면 주인공 내면의 갈등을 풀어줄 필요가 있긴 했다.


“내게 전권을 주는 거야?”

“만약 마음에 드는 감독이 정해지면, <Remo : The Destroyer> 후속편은 앨런이 모든 걸 총괄하도록 해. 난 스크립트만 검토할 테니까.”

“세 감독을 만나보고 결정하는 걸로.”

“편할 대로 해.”

“한국에 언제 가?”

“뉴욕하고 캐나다에 들려야 하니까, 일주일 후.”

“건강하게 돌아와라.”

“기획 중인 영화들 잘 부탁해.”

“맡겨둬.”


류지호는 JHO Pictures 직원들을 격려하고,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과 저녁약속을 잡았다.

베벌리힐스의 회원제 레스토랑에서 만난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으로부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할리우드 양대 조합의 파업 상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중재를 부탁했지만, 자신이 나설 일이 아니라며 모리스 메타보이는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유지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샌프란시스코로 전화를 걸었다.

할리우드에서 명망이 높은 사울 젠츠에게 도움을 청했다.

역시 거절했다.


- 너무 걱정 말거라.

“......”

- 내가 볼 때는 별 일 없을게야.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 그동안 서로에게 무관심했어. 자신들의 개별적인 이익 지키기에만 급급했지. 분열되고 무기력했던 할리우드 노조가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거든.

“내부적인 결속력을 과시하려고 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고 보시는 거네요?”

- 한동안 따로 놀았어. 지난 10년 간 영화사나 방송사들이 인수합병하며 권력이 거대해졌어. 이럴 때 세를 과시할 필요가 있지.”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파업을 결의했으면 올해 안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런데 일부 노조는 내년 5월~6월로 시한을 통보했다.

파업이란 강수를 두긴 했지만,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면서 할리우드에서 노조의 힘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JHO Security Services에서 전해 온 정보도 사울 젠츠의 의견과 비슷했다.

양대 노조 내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의견이 갈리고 있었다.

빅7과 물밑에서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보고 받았다.

류지호는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사태로 번지지 않을 것이란 걸 어느 정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사실 스티븐 아들러를 비롯해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이들과 연이어 통화를 했는데, 다들 대수롭지 않아 하는 분위기라서 류지호 혼자 설레발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사태가 최악으로 번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시름 놓긴 했지만, 할리우드 역시 충무로처럼 어지간히도 단합이 잘 안 되는 것을 확인한 계기였다.

조지프 루카스와도 통화했다.

노골적으로 DALLSA OriginⅠ을 어필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Ⅱ>의 카메라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한 번 사용해 보세요.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 아쉽지만, 그럴 순 없을 것 같아. 소닉과 파나플렉스가 내 영화를 위해 HDW-F900 시네마 카메라와 렌즈를 준비했어.

“아마 내년 이맘때가 되면 후회를 하게 될 겁니다.”


DALLSA Corp.이 제 아무리 디지털 카메라 선도 기업이라 하더라도 카메라는 소닉이 훨씬 잘 만든다.

다만 DALLSA Corp.이 앞서는 부분은 촬영 데이터다.

류지호가 장편영화에서 사용한 이후로 뉴욕파 독립영화감독들이 미국의 영화과 학생들이 Origin을 이용해 무수히 많은 단편영화를 촬영했고 또 현재도 하고 있다.

JHO Company의 다양한 단편영화 지원정책에 따라 수십 편의 디지털 단편영화가 촬영되고 있었고, GMG Lab 산하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개발한 편집부터 색보정까지 전문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결과물을 뽑아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성방송사가 가세하면서 D-Cinema 전 부문이 조화롭게 발전해나가고 있었다.

향후 D-Cinema 표준을 정할 때 JHO Company가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토대가 차곡차곡 마련되고 있다는 의미다.


작가의말

 DALSA Origin 카메라 시리즈는 초창기 꽤 인정을 받았지만, 인수합병한 회사의 주주들이 디지털 카메라 사업 철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계속 사업을 이어갔어도 끝까지 살아남았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수한 CCD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렌즈를 비롯해 소프트웨어를 감당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D-Cinema 표준까지 고려해서 연관 기업들을 이미 선점해두고 있고, 돈지랄로 서부의 주요 공대 연구팀까지 싹 다 확보하고 있어서 워너브라더스가 DVD 포맷을 주도했듯이 주인공의 회사가 D-Cinema 표준을 주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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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의지
    작성일
    23.02.07 09:45
    No. 1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2.07 14:30
    No. 2

    배틀스타 갤록티카 정말 신선한 SF 물 입니다.
    인터넷에서 전편과 리메이크 모두 찾아서 보았는데
    스타워즈와 엔터프라이즈 스페이스 판다지 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SF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ehqur
    작성일
    23.02.07 16:17
    No. 3

    배틀스타에 쓴 카메라라고하면 화제가 안되는데 스타워즈에 쓴 카메라라고하면 화제가 됩니다. 소니f900이 우리나라 광고촬영이나 드라마촮영에서 많이 쓰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2.07 18:16
    No. 4

    잘 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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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Quantum Jump! +5 23.02.15 3,733 134 21쪽
421 시작은 미약하지만...! (3) +8 23.02.14 3,690 123 21쪽
420 시작은 미약하지만...! (2) +6 23.02.13 3,763 116 21쪽
419 시작은 미약하지만...! (1) +6 23.02.11 3,826 121 24쪽
418 어리광은 그만 부려야 하지 않을까? +7 23.02.10 3,808 131 25쪽
417 Timely Cinematic Universe! (2) +7 23.02.09 3,822 121 24쪽
416 Timely Cinematic Universe! (1) +5 23.02.08 4,013 130 23쪽
»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3) +4 23.02.07 3,816 124 23쪽
414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2) +6 23.02.06 3,862 129 25쪽
413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1) +29 23.02.04 3,949 132 23쪽
412 화끈하게 갑시다! (2) +5 23.02.03 3,817 129 21쪽
411 화끈하게 갑시다! (1) +4 23.02.02 3,837 125 24쪽
410 꿈의 직장이잖아요. +11 23.02.01 3,963 140 30쪽
409 너희가 삼류를 아느냐? (3) +9 23.01.31 3,774 141 27쪽
408 너희가 삼류를 아느냐? (2) +5 23.01.30 3,782 129 26쪽
407 너희가 삼류를 아느냐? (1) +7 23.01.28 3,852 131 20쪽
406 예술 한 번 해보자고! +8 23.01.27 3,971 139 25쪽
405 그 양반들 간이 많이 커졌네. +2 23.01.26 3,987 144 24쪽
404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5) +6 23.01.25 3,956 142 23쪽
403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4) +9 23.01.24 4,014 145 23쪽
402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3) +6 23.01.23 4,019 149 20쪽
401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2) +17 23.01.21 4,144 161 29쪽
400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1) +18 23.01.21 3,891 127 26쪽
399 태풍을 예고하기라도 하듯이.... (2) +12 23.01.20 4,097 149 26쪽
398 태풍을 예고하기라도 하듯이.... (1) +6 23.01.19 4,110 145 23쪽
397 월스트리트 저널 테스트. (3) +14 23.01.18 4,042 146 28쪽
396 월스트리트 저널 테스트. (2) +13 23.01.17 4,046 156 27쪽
395 월스트리트 저널 테스트. (1) +6 23.01.16 4,088 149 24쪽
394 좀 더 자신을 믿어보게. +10 23.01.14 4,092 148 27쪽
393 Surfin USA! (3) +8 23.01.13 3,921 145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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