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3 09:05
연재수 :
899 회
조회수 :
3,828,543
추천수 :
118,687
글자수 :
9,955,036

작성
23.02.01 09:05
조회
3,962
추천
140
글자
30쪽

꿈의 직장이잖아요.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설 명절이 지난지도 몇 달이 훌쩍 지났다.

<Remo : The Destroyer>는 지난 설 명절을 맞이해서 전국 140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전국 주요 도시에 있는 어지간한 극장에서 모두 상영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WaW 엔터테인먼트는 광역개봉에 있어서 계속해서 신기록을 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친 짓이라며 혀를 찼다.

한편으로는 막강한 배급력의 혜택을 입은 영화를 부러워했다.

급작스런 지형변화가 몰고 올 흥행 양극화, 독과점 현상, 제작 및 마케팅비용 상승 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5월 중순 현재 <Remo : The Destroyer>는 한국에서 전국 490만 명을 동원했다.

<쉬리>, <타이타닉>에 이은 한국개봉 영화 흥행 순위 3위 기록이다.

올 해가 지나면 5위로 밀려나게 된다.

여름에 개봉하는 <JSA>과 <친구>가 기록을 갈아치우기 때문이다.


“<풍운아>의 주말 관객동원 성적도 나쁘지 않네요.”


지난 달 개봉한 <아나키스트>와 함께 중국의 상해유한공사 스튜디오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영화가 <풍운아>다.

그런데 두 영화의 첫 주말 성적은 극과 극이었다.

의열단의 항일투쟁을 그린 <아나키스트>는 홍콩영화 짝퉁이라는 혹평을 들으며 한 달 간 서울에서 10만 명도 채 동원하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서울에서 23만 명 동원에 그치고 만다.

반면에 시라소니의 중국에서의 행적을 담은 <풍운아>는 90년대 흥행작 <장군의 아들>을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을 들으며 첫 주말 전국 10만 명을 동원했다.


“<풍운아>의 손익분기점이 어떻게 됩니까?”


류지호의 물음에 배급부문 이사 이낙용이 냉큼 대답했다.


“전국 78만 명입니다. 예매율을 볼 때 무난하게 손익분기점은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부문 총괄 부사장 주영호가 말을 보탰다.


“작년의 경우 웬만한 규모를 갖춘 외화들도 우리 영화와의 경쟁에서 밀리기 일쑤였고, 한국영화 화제작과의 맞대결을 피하는 기현상을 보였습니다.”

“작년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한국영화가 4편이 들어가 있었지요, 아마?”

“그 중에 두 편이 저희 WaW가 투자·배급한 영화입니다.”


<쉬리>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주인공이다.


“국내시장에서의 한국영화 파워는 크게 신장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WaW의 영화제작시스템이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자화자찬이지만, 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국영화는 지난 90년대 들어 꾸준히 극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10% 안팎이던 극장 점유율이 어느새 20%를 훌쩍 넘어섰으며, 작년에는 마침내 40%를 돌파했다.

작년 한해 한국영화 전국 관객 수는 2,500만 명 이상, 흥행수입 1,500억 원 이상으로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이전 삶에서도 그랬지만, WaW라는 막강한 투자배급사의 등장으로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자국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이 같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프랑스와 일본뿐입니다. 프랑스와 일본의 경우는 그나마도 하락세에 있습니다. 두 나라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일본은 30.2% 프랑스는 27.4%입니다. 독일이나 호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보통 10% 미만입니다.”


WaW 엔터테인먼트의 이런 모습에 류지호는 기분이 좋아졌다.

해외 시장 동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점이 흡족했다.

일각에서는 걷지도 못하는데 날 생각부터 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해외 동향은 공기업인 영화진흥위원회가 파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면서.


“물론 스크린쿼터가 무너졌다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그 같은 성과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습니다.”

“한국영화가 발전하기 전까지는 보호받을 필요가 있긴 하죠.”

“당장의 문제는 영화계와 정부가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0%가 될 때까지 스크린쿼터를 유지한다는 약속을 한 것입니다. 당장 작년부터 40%를 넘겼으니 정부와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크린쿼터제는 유명무실해 질 때도 폐지되지 않으니까.

이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문화의 다양성 때문만이 아니다.

한국영화의 항구적인 발전을 위해서다.

단순히 좋은 한국영화(소프트)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환경(하드)을 지켜내기 위해 스크린 쿼터가 존속해야 한다.

다행히 류지호의 그런 생각을 WaW 엔터테인먼트 임직원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북미 판매 말고, 그 밖의 나라 판매는 좀 어때요?”

“작년 연말 대만에서 <쉬리>, <퇴마기록>, <서쪽에서 해가 뜬다면>이 개봉했습니다. <퇴마기록>은 상영관을 20개나 잡았고 홍콩 개봉으로 이어졌습니다. 반응이 생각했던 것 보다 좋습니다. <쉬리>의 경우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작년 10월에 개막한 도쿄영화제에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가해 큰 호응을 얻은 후 올 1월 말 일본 전역 150개 정도의 극장에서 개봉했는데, 흥행수입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엄청 나서 저희도 놀라고 있습니다.”

“혹시 제주도에 일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하지 않던가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신문에서 읽었어요.”


제주도 중문단지의 일명 쉬리 언덕.

영화의 흥행 대성공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되는 명소가 된다.


“<쉬리>는 일본, 대만, 홍콩을 빼고도 아시아시장에서만 100만 달러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텔미섬딩>은 대만에 20만 달러에 팔렸고, 올 11월 일본 50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입니다.”

“<텔미섬딩> 일본 무대인사는 조율이 끝났어요?”

“개봉관 수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선배는 가지 않겠다고 할 가능성이 높아요. 잘 설득해 봐요.”

“알겠습니다.”


지금 거론 된 영화들의 아시아 수출 가격과 개봉 극장 숫자는 실로 대단했다.

<주유소 습격사건>과 <미술관 옆 동물원>이 각각 6만과 5만 달러 미니멈개런티 조건으로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실로 파격적인 수출가와 극장 개봉이었다.

이전 삶에서 이 시기 한류에서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했다.

이젠 아니다.

아시아권에서 한국영화 한류도 만만치 않았다.

<퇴마기록>, <풍운아> 같은 아시아권에서 잘 먹히는 액션장르 라인업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배급권 얻어내기가 쉽지 않죠?”

“자고 일어나면 배급사와 영화제작사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낙용 이사가 보고서를 맨 마지막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요기 보시면, 현재 한 편 이상 영화를 배급하는 회사들을 확인하실 수 있으십니다.”


무비서비스, 백설 엔터테인먼트, 코리아필름, 튜브 필름스, 씨네박스, 무비월드, 창우람, 광성, skc, 신도, 패쓰21, 삼부파이낸스, 백두대간, 한맥, 동우수출공사, 베어엔터, 무비뱅크, 아이엠픽처스, AFDF, 시나브로, 굿타임, 감자, 미디어필름 등.

영화배급사로 130여개 업체가 등록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50여개의 배급사가 외화수입 및 한국영화 배급에 뛰어들었다.

제작 편수에 비하면 가히 배급사의 난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후죽순으로 생긴 배급사들로 인해 배급전쟁을 치르게 생겼습니다.”

“업체들에게는 힘겨운 시기가 되겠지만, 그 전쟁에서 살아남은 배급사는 오히려 맷집이 더 좋아질 겁니다.”


WaW 엔터테인먼트가 전쟁에서 진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어쨌든 맷집이 좋아진 배급사들로 인해 극장보다 배급사가 더 파워를 가지게 된다.

또한 배급사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극장 독점은 불가능해 진다.

아직 단관극장이 전국 극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흥행영화의 경우 여전히 장기상영이 이뤄지고 있다.

극장 입장에서는 장기 상영이 보장되었던 터라, 굳이 독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 시기만 해도 영화 흥행은 상영기간에 비례했다.

극장에 오래 걸리면 흥행된 영화, 그렇지 못하면 흥행이 안 된 영화다.

한국영화 최대 투자배급사인 WaW 엔터테인먼트는 스크린의 독점에 관해서는 류지호의 엄명으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전국적인 직배체계 구축을 통한 시장 확대에 더 집중했다.


“무비서비스가 저희 방식을 벤치마킹해 서울극장 라인을 중심으로 전국 극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직배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직배사들은 거점 도시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지방배급사를 통해 배급을 하고 있습니다. 백설그룹 역시 지방배급사를 통한 배급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의외네요.”

“아무래도 지방배급업자들은 재벌의 사업 확장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일리가 있군요. 마음 같아서는 우리나 무비서비스처럼 하고 싶겠지만, 한국영화 배급관련해서 네트워크가 없는 백설이나 광성, 올리온으로써는 자신들 입맛대로 배급라인을 구축하기 쉽지 않겠네요.”


그런 면에서 류지호가 지방배급에서 잔뼈가 굵은 박건호를 영입하고 업계에서 신망이 두터운 동우수출공사의 왕 회장과 친분을 맺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


“저희가 최근의 배급사들의 시장 확대와 개편을 보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동업자 정신입니다.”


이어 이낙용 이사가 말을 보탰다.


“한국영화를 대함에 있어 차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돈 벌이의 도구나 하청업체 정도로 생각하느냐.

시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등한 플레이어로 여기느냐.


“직배사들이야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재벌 계열 배급사들 역시 한국영화 자체보다는 회사가 우선이고 회사보다는 자신의 편의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들의 이익 증대를 위해 시장 확대를 고민하고 있지요.”

“부사장님 말씀처럼 저희는 공생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전개하지만, 그들은 업계 사정이나 미래보다는 당장의 수익 증대가 목적이니....”

“내가 우려하는 것도 그런 부분입니다.”


류지호가 말을 꺼내자 두 사람이 입을 닫았다.


“만약 WaW나 무비서비스가 이뤄놓은 전국적인 직배 망을 다른 곳에 넘기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주영호 부사장이 단언했다.


“현금인출기가 될 겁니다.”

“나는 한국영화에 어떤 공헌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가 이룬 전국적인 직배 시스템에 숟가락만 들고 들어오는 게 싫습니다.”


이낙용 이사가 힘주어 말했다.


“그런 얌체 같은 짓은 간과하지 않겠습니다!”

“G.O.M과 극장 부율 조정을 논의하는 걸로 압니다. 같은 가온그룹 계열이라고, 또 식구라고 해서 양보하지 마세요. 온전히 배급사의 입장에서 협상하세요. WaW가 어떻게 G.O.M과 새롭게 부율을 조정하는가에 따라 제작사와 영세배급사의 수익구조가 달라집니다.”

“알겠습니다!”


G.O.M Cinemas와 한국영화 배급사의 극장부율은 여전히 5:5다.

할리우드 직배사는 6을 가져간다.

이랬던 부율을 4.5: 5.5로 한국영화배급사가 조금 더 가져가는 쪽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영화 제작사는 오로지 극장 수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의 부가시장 규모 자체가 형편없어서다.

부율을 조정한다고 해서 G.O.M Cinemas가 크게 손해 보는 것도 없다.

멀티플렉스의 수익구조는 영화 매표보다 광고 및 음료·군것질 매출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극장 사업자 입장에서 멀티플렉스의 장점은 잘되는 영화와 손님이 잘 안 드는 영화가 혼재되어 상영된다는 것이다.

극장 입장에서 매출은 관객이 실제 무슨 영화를 관람하는가 보다, 극장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찾아와 매점을 이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영화 관람 외에 음료나 군것질에 지갑을 열게 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배급사와 멀티플렉스의 영업 전략은 근본부터 다르다.


“그런데, 뜬금없이 내게 시나리오가 들어왔어요.”


주영호 부사장이 웃으며 대답했다.


“필름&큐에서 두 개 들어왔지요?”

“<민중의 적>과 <이중간첩>.”


<텔미 섬딩>을 기획·제작한 필름&큐 프로덕션에서 류지호의 이메일로 보낸 시나리오였다.


“읽어보셨습니까?”

“읽어는 봤는데.... 구 피디는 강 감독 라인 아니었어요?”

“누구 라인이 어디 있습니까? 투자 잘 해주고, 배급 빵빵하면 장땡 아니겠습니까?”


류지호는 다른 곳으로 가야할 프로젝트를 여러 편 가져왔다.

그런데 다른 감독의 연출기회까지는 빼앗지 않으려고 조심한 편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관여해서 감독이 달라진 영화는 <스피드Ⅱ> <나 홀로 집에Ⅲ> 단 두 편뿐이다.

그 또한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감독이 교체되고, 스크립트를 대폭 수정하면서 흥행까지 성공했다.

물론 전편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망할 뻔한 시리즈가 장기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는 발판 정도는 마련됐다.

현재 <나홀로 집에Ⅳ>는 미국이 아닌 스페인의 귀족가문 대저택으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귀족가문의 손자가 주인공은 아니다.

대저택 가사도우미의 아들이 귀족가 손자로 오해받아 납치 사건에 연루되어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릴 예정이다.

암튼...


“꼭 의장님께서 연출해주셨으면 하던데 말입니다.”

“일단 그 전에 <쉬리Ⅱ>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책 작업을 하고 있긴 한데... 양 감독 본인이 직접 연출할 생각은 없답니다. 비슷한 복제품을 만들어서 원래 이미지를 훼손할 수도 있다면서.”

“한 선배는 잠수 중입니까?”

“책은 받는 모양인데, 당분간 영화나 드라마는 안 할 생각인가 봅니다.”

“부사장 생각은 어때요?”

“소재는 좋습니다. <민중의 적>은 <The Killing Road> 풍의 눅눅하고 건조한 영화가 썩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의장님께서 연출하신다면 전 피디가 디벨롭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전 피디는 <최면>이란 스릴러를 기획하고 있지 않나요?”


어느 시점이 오면 독립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하영 피디는 여전히 WaW 엔터테인먼트에 남아 있다.

심지어 은행원 출신의 레슬러를 다룬 코미디영화 <반칙왕>을 WaW 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해 전국 2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냈다.


“전 피디가 단단히 꽂힌 모양입니다. 그 프로젝트는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하고 있습니다.”


<민중의 적>은 분명 탐나는 프로젝트다.

자신이 연출을 한다면 영상미, 색감, 사운드 등 모든 부분에서 이 당시 한국영화 수준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보여줄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강은석 감독 특유의 쌈마이틱한 느낌을 내가 가져갈 수 있냐는 거지.’


<민중의 적>을 할리우드 중소예산규모의 웰메이드한 매끈한 영화로 만들었을 때 과연 한국 관객에게 통할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

이전 삶에서 <민중의 적>은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나름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한 바가 컸다.

약간은 촌스러움이 강철중이란 활어처럼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더 날것처럼 돋보이게 하는 면도 있었다.

원안은 <아메리칸 사이코>처럼 하드고어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러니 <투캅스>가 아니라 <The Killing Road>를 떠올릴 수밖에.

자신이 하기에는 양심에 찔리고, 원래대로 하게 놔두자니 왠지 아깝고.


“피디 회의에서 논의하는 걸로 합시다.”

“미국에 다녀오시는 대로 시간을 잡아보겠습니다.”


피디회의는 트라이-스텔라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도입한 일종의 프로젝트 최종심의 과정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는 사장의 투자결정 독단을 막기 위해 제작위원회를 두기도 한다.

의사결정이 복잡하고 지연되는 등의 단점도 있다.

암튼 박건호 대표, 해당 영화를 기획한 프로듀서, 제작 총괄 부사장, 투자와 배급부서장들이 모여 그린 라이트를 켤 것인가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회의다.

최종결재는 대표이사 박건호가 하긴 한다.

그럼에도 사장의 독단을 견제하는 나름의 역할을 하는 편이다.

류지호는 결정을 유보했다.

자신이 연출을 하지 않더라도 <민중의 적>을 WaW 픽처스로 가져오게 되면 프랜차이즈 시리즈 라인업이 추가된다.


‘<퇴마기록>, <풍운아>, <민중의 적> 세 시리즈가 확보되면 적어도 10년을 안정적으로 우려먹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 ✻ ✻


가온그룹 모든 계열사에 공고문이 하나 붙었다.

본사에서도 층마다 걸려 있는 게시판 앞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가온그룹 직원 자기 개발 및 여가생활 지원 공고.

외국어 교육 학원 수강 시 100% 지원(언어 불문).

동호회 활동 지원.

종목 : 마라톤, 태권도, 아이스하키, 서핑, 스키 & 스노우보드.

그 외 종목 불문 회원 20명 이상 동호회 심사 후 지원.

해외 출장 및 여행 시 여행보험 지원.

전북 무주리조트 및 캘리포니아 테라니아 비치 리조트 미등록자 휴가시즌 전 등록 요망.

기타 문의 : 가온그룹 이사회의장 비서실. 담당자 김옥조.


게시판을 보던 젊은 사원이 중년의 부장에게 물었다.


“종목이 죄다 우리 의장님이 하시는 운동이네요?”

“그 아래 못 봤어? 회원 숫자가 스물이 넘으면 아무 종목이나 지원해준다잖아.”

“그룹이 지원하는 실업팀에 아이스하키가 있긴 한데... 혹시 전주까지 가야 하는 건가?”

“설마 그러겠어? 우리 의장님은 목동 아이스링크도 빌려다 주실 걸?”

“이렇게 막 퍼줄 정도로 그룹 재무상황이 좋아요?”

“신문도 안 봐? 미국에서 나스닥 주식 처분한 것만으로 세계 100대 부자에 들었다시잖아. 가온투자파트너스에서 의장님 한국 주식 정리했는데 그것도 조 단위라더라.”


게시판을 둘러싸고 있는 신입사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부장님은 여름에 미국 컨벤션에 출장 가시죠?”

“응.”

“부럽습니다.”

“자네도 휴가 내고 따라오던가.”

“평사원이 가도 됩니까?”

“공식 참석자는 과장 이상이고, 평사원도 미리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몇 명 보내줄 걸?”

“진짜요?”

“회의에서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긴 한데, 총무부에 한 번 문의해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부장님!”


사원이 넙죽 인사하고 부리나케 사무실로 달려갔다.

JHO Company는 정직원의 경우 회사 돈으로 해외여행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가온 역시 그룹으로 개편되면서 그 같은 사원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해외 워크숍 명분으로 4박 5일 동안 직원을 해외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인데, 그 대상이 임원에서 과장급으로 확대되었다.

여름에는 캘리포니아의 Terranea Beach Resort에서 개최되는 JHO 컨벤션에 참관인으로 참가하고, 겨울에는 무주리조트에서 가온그룹 행사를 따로 개최하기로 했다.

아직 자격이 안 되는 평사원의 경우 사전 공지하는 기간에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항공료와 숙박료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계열사 지배체제가 안정화 되고 예산이 확충되면, 컨벤션과 워크숍 참가 명목으로 전 직원의 해외여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산하 기업들에는 휴게실마다 신간 도서들이 구비된 미니 도서관이 설치되어 있다.

여사원 두 명이 신간 서적을 들춰보고 있다.


“혹시 독후감 써서 내라고는 하지 않겠죠?”

“여기가 학교야? 읽고 가져다 놔도 되고 그냥 가져도 된다더라.”

“가져도 된다고요?”

“응. 그런데 가져가는 직원은 없나봐.”

“왜요?”

“딱 봐도 책들이 다 재미없어 보이잖아.”

“호호호.”


구비된 책들은 주로 자기계발서나 인문학 서적들이다.

다만 추천도서를 직원이 직접 적어놓을 수 있는 서류철이 놓여있다.

또한 여러 대의 게임 전용 컴퓨터가 휴게실에 놓여있다.

스타크래프트나 퀘이크, 레인보우식스, 피파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게임은 단연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다.

점심내기는 기본이고 회식비 내기 게임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점심시간 스타대회를 위해 퇴근 후 PC방으로 달려가 연습을 하는 사원까지 있을 정도다.

게임에 너무 빠져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임원도 많았다.


“상관없습니다. 그들은 3개월이 지나면 스스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될 테니까요.”

“왜 그렇습니까?”

“새벽마다 학원에서 외국어를 공부하고 출근하는 동료 직원이 많습니다. 동호회 활동으로 건강해진 동료들은 월요병으로 고생하지 않고, 곧바로 업무를 소화할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독서를 즐기는 동료도 많습니다. 자, 게임에 빠진 직원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조직에서 도태될 것이다.


“아마 프로게이머로 이직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된 겁니다. 적어도 자신의 재능을 가온에서 발견한 것이 되니까.”

“자유에 따른 책임입니까?”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닙니다. 나는 주어진 일만 기계처럼 하는 직원을 바라지 않습니다. 직원들을 해외여행 보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주어 직원들을 성장시키고 싶은 겁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다가 호기심이 생긴 직원이 SnowStorm 개발자와 컨벤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영감을 얻을지도 모릅니다. 책을 휴게실에 비치해 두고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직원들은 책을 읽으며 성장하고 한층 더 나아간 생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독후감을 써서 동료들과 공유한다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행하는 일련의 일들은 사내 복지가 아닙니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게 돕는 도구입니다.”


류지호는 미국의 JHO Company 그룹에서 행하는 직원 복지를 상당부분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육아휴직 부분이다.

현재 한국의 기업 풍토에서는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임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류지호는 밀어붙였다.

그 결과, 결혼을 앞 둔 여직원들의 충성심이 하늘을 찌를 태세다.

만약 현재의 사옥에서 좀 더 큰 건물로 이주하게 된다면, 어린이집, 구내식당, 사내 의료 시설, 커피라운지, 도서관, 게임 룸, 피트니스 센터까지 갖출 작정이다.

또 강당을 마련해 샐럽들을 초청해 강연도 자주 열 생각이다.

이미 트라이-스텔라 컴퍼니에서는 그런 강연이 자주 열리고 있다.

스티븐 아들러 같은 할리우드 파워맨도 강연을 했고,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바룩 오냥고 오밤도 강연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류지호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정치인, 학자, CEO, 투자전문가, 은퇴한 참전용사, 여성 지도자 등.

지주회사 개편 전부터 꾸준하게 강연을 열고 있다.


“가장 최고의 복지는 연봉입니다.”

“가온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주고 있습니다. 의장님.”

“업계 최고지, 대한민국 최고는 아니잖습니까?”

“......!”

“직원에게 열심히 일하면 회사가 보상해준다고 말하는 건 소용없습니다. 먼저 줘야 합니다. 그러면 가온의 인재들이 보상보다 큰 성과를 회사를 위해 내줄 겁니다. 임원들도 퇴직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마세요. 자기계발 혹은 업무역량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기간보다 훨씬 빨리 후배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성과를 내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가져와라.

이런 말보다 더한 경고 내지는 요구다.

회사를 위해 일하라고 말하기보다 당신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해라.

처자식을 생각해서라도 알아서 잘 해라라는 말보다 고상하게 들리긴 한다.

결국 같은 말이다.

암튼 비서실에서 공고가 나가고, 전 계열사 직원들의 동호회 신청이 쇄도했다.

마라톤, 태권도, 아이스하키는 그룹 산하 실업팀과 연계해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서핑이다.

이 시기에는 서핑 같은 서구의 겉 멋 들인 레저를 즐기다가 자칫 따가운 시선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뚝섬과 남한강 부근에서 윈드서핑 같은 해양레저를 즐기는 클럽은 있어도, 바다에서 파도를 타는 서핑을 즐길 만한 인프라가 아직은 없었다.

한국에서 파도타기 붐이 일기 시작하는 것은 2010년대 중반이다.


[국내 해양레저스포츠 여건 상 서핑은 당장 무리라고 판단되어 서핑 동호회는 추후 지원합니다. 대신 JHO 컨벤션에 참가하는 직원을 위한 해양레저 지원 프로그램은 유지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핑 종목에 대한 공식적인 지원은 10년 후에나 가능하게 된다.


“아쉽네. 의장님한테 직접 서핑 배울 수 있었는데....”


여담으로 서핑을 해보고 싶다고 지원한 대다수가 여직원이었다.

신데렐라를 꿈꾸는 직원도 있겠지만, 대체로 슈퍼스타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팬심이 여직원들 사이에서 더 컸다.

가온그룹에 근무한다고 해서 류지호를 쉽게 대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 ✻ ✻


류지호가 한국에서 연출할 예정인 영화 <복수의 꽃> 여주공은 올해 스무 살이 된 송라원이 캐스팅되었다.

무려 1200대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었다.

기사는 그렇게 나갔지만, 실제 1,200명을 일일이 오디션을 본 것은 아니다.

<복수의 꽃>에 접수된 프로필이 그 정도다.

그 중에 추리고 추려서 500명 정도가 오디션을 봤다.

류지호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조감독이 오디션을 진행했다.

오디션 비디오를 미국으로 보내면 그걸 다시 류지호가 확인했다.

사실 원석을 찾아내기 위해 오디션 비디오를 일일이 본 것은 아니다.

송라원을 찾기 위해서 한국에서 보낸 비디오를 모두 확인했다.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부터 여주인공은 송라원을 염두에 두었다.

이전 삶에서 류지호는 송라원과 꽤 인연이 있었다.

조감독시절 잠재력을 높게 보고 송라원을 단역으로 뽑아서 썼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배워 몸 쓰는 법을 알았고, 노래도 썩 잘했다.

좋은 감독을 만나면 연기력도 크게 늘 것 같았고.


“절대 맨얼굴에 과학기술 접목시키지 마. 자연산으로 냅둬. 화장품 좋은 거 쓰고.”


만날 때 마다 송라원에게 했던 잔소리 중 하나다.

류지호는 입봉작에서 주조연급으로 송라원을 발탁했다.

그녀 외에도 조감독 때부터 찜해 두었던 배우들을 많이 기용했었다.

배우들은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최악이었지만, 연기만큼은 봐 줄만 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자신은 망해도 송라원은 잘 될 줄 알았다.

그만큼 재능도 충분했고 성격까지 싹싹해서 감독에게 사랑받을 거라 믿었다.

문제는 소속사에 잘못 들어가면서 터졌다.

양아치 대표의 성접대 강요에 시달렸고, 그로인해 소속사와 계약해치 소송으로 수년 간 힘든 싸움을 벌였다.

소속사의 지저분한 언론플레이어와 찌라시 루머 장난질로 송라원은 연예계에서 매장당하고 말았다.

사생활이 문란한 여배우로 소문이 나버렸던 것.

에로영화에서 찾는 배우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충무로에서 송라원처럼 사라지는 여배우가 한 두 명일까마는.

류지호는 제2의 정소연이 될 수도 있는 여배우 한 명을 한국영화계가 잃었다고 분개했었다.

어쨌든 송라원은 꾸준히 기회를 준다면, 분명 두각을 나타낼 끼와 재능이 있었다.


“라원이 네가 올해 스물이냐?”

“네. 감독님!”


류지호가 기억하는 그대로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미, 서구적인 얼굴이다.

속눈썹도 길고, 눈도 크다.

입매가 동양계 미인상인 오밀조밀한 것이 아니라 시원시원했다.

활짝 웃으면 예쁘기도 하지만 쾌활한 이미지가 저절로 드러난다.

한편으로 잘생겼다는 칭찬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 송라원 본인은 좀 더 여성스럽고 예쁜 미인상으로 성형을 하고 싶어했다.

여배우에게 잘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 줄도 모르고.

예쁜 얼굴은 언젠가 질린다.

잘생긴 얼굴은 질리는 법이 없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잘생김이 퇴색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남녀 모두 좋아한다.


“소속사에서는 케어 잘 해줘?”

“네!


송라원을 <복수의 꽃>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면서 매니지먼트 CHAN에서 영입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송라원이 술접대나 성접대 강요에 시달릴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또한 쓸데없는 루머에 휩싸이지 않도록 관리를 받게 되었다.


“근데요, 감독님.”

“왜?”

“올해 가온그룹 신입사원 안 뽑아요?”

“그건 왜? 가온에 입사하고 싶어?”

“아니요. 저는 꼭 영화배우로 성공할 건데요. 친척 언니가 궁금해하더라구요. 그래서 여쭤봤어요.”

“가온에 들어오고 싶대?”

“꿈의 직장이잖아요.”


꿈의 직장은 별 것 아니다.

사내 복지나 워라벨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일 순위는 연봉이다.

그 다음은 야근도 없고 휴일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근무환경이고.

또한 직장 내 갑질이 없다면 그 회사가 바로 꿈의 직장이다.

아무리 보수가 많고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으며 회사 규모가 커도 업무와 꼰대가 많은 회사는 유능한 인재들이 기피하는 회사가 된다.

아직은 밤에 회사에 불이 켜져 있어야 일 좀 하는 회사라는 소리를 하는 시기다.

복지도 직원들이 그 혜택을 온전히 쓸 수 있을 때에서야 효과가 발휘된다.


“네 친척 언니 신경 쓰기 전에 영화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지 않겠냐? 네가 지금 한가하게 꿈의 직장 타령할 때가 아닐 텐데?”

“열심히 하고 있어요. 죄송해요.”

“누구나 하는 열심히 말고. 할 거면 제대로 잘 해야지.”

“네.....”


류지호는 이전 삶보다 배우로써 송라원을 더 잘 이끌어 줄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녀석이 못 따라올 것 같아 고민이지....'


류지호의 기준이 이전 삶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1. 송라원의 외모는 전성기 시절의 배우 김현주씨(지금도 전성기 못지 않지만)를 떠올리면서 구상했습니다. 또 한 명은 고 이은주 배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여배우는 예쁘다는 표현보다는 잘생겼다가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두 배우가 활짝 웃으며 치아를 드러낼 때는 보는 사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2. 김현주 배우가 ‘정이’이라는 SF영화로 새로운 모습을 최근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 감독은 잘 하지도 못하는 SF 같은 거 하지 말고 웹툰에서 잘 하던 풍자 가득하고 매니악한 장르물에만 집중하길 바래봅니다. 괜히 SF 같은 어려운 장르 도전해서 밑천만 드러내고....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2 Quantum Jump! +5 23.02.15 3,733 134 21쪽
421 시작은 미약하지만...! (3) +8 23.02.14 3,690 123 21쪽
420 시작은 미약하지만...! (2) +6 23.02.13 3,763 116 21쪽
419 시작은 미약하지만...! (1) +6 23.02.11 3,826 121 24쪽
418 어리광은 그만 부려야 하지 않을까? +7 23.02.10 3,808 131 25쪽
417 Timely Cinematic Universe! (2) +7 23.02.09 3,822 121 24쪽
416 Timely Cinematic Universe! (1) +5 23.02.08 4,013 130 23쪽
415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3) +4 23.02.07 3,815 124 23쪽
414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2) +6 23.02.06 3,862 129 25쪽
413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영화 했어? (1) +29 23.02.04 3,949 132 23쪽
412 화끈하게 갑시다! (2) +5 23.02.03 3,817 129 21쪽
411 화끈하게 갑시다! (1) +4 23.02.02 3,837 125 24쪽
» 꿈의 직장이잖아요. +11 23.02.01 3,963 140 30쪽
409 너희가 삼류를 아느냐? (3) +9 23.01.31 3,774 141 27쪽
408 너희가 삼류를 아느냐? (2) +5 23.01.30 3,782 129 26쪽
407 너희가 삼류를 아느냐? (1) +7 23.01.28 3,852 131 20쪽
406 예술 한 번 해보자고! +8 23.01.27 3,971 139 25쪽
405 그 양반들 간이 많이 커졌네. +2 23.01.26 3,987 144 24쪽
404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5) +6 23.01.25 3,956 142 23쪽
403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4) +9 23.01.24 4,014 145 23쪽
402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3) +6 23.01.23 4,019 149 20쪽
401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2) +17 23.01.21 4,144 161 29쪽
400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1) +18 23.01.21 3,891 127 26쪽
399 태풍을 예고하기라도 하듯이.... (2) +12 23.01.20 4,097 149 26쪽
398 태풍을 예고하기라도 하듯이.... (1) +6 23.01.19 4,110 145 23쪽
397 월스트리트 저널 테스트. (3) +14 23.01.18 4,042 146 28쪽
396 월스트리트 저널 테스트. (2) +13 23.01.17 4,046 156 27쪽
395 월스트리트 저널 테스트. (1) +6 23.01.16 4,088 149 24쪽
394 좀 더 자신을 믿어보게. +10 23.01.14 4,092 148 27쪽
393 Surfin USA! (3) +8 23.01.13 3,921 145 2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