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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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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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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5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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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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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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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글자
30쪽

베를린영화제.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땀에 흠뻑 젖은 만억이 미친 듯이 숲속을 질주하고 있다.


푸드덕-


인기척에 놀란 산새가 놀라 날아오른다.

깜짝 놀란 만억이 걸음을 멈추고는 황급히 화승총을 겨눈다.

천우협 사무라이와 연화가 한창 피 말리는 혈투를 벌일 때 다나카 상회주의 방에서 찾아낸 화승총이다.

일반적인 한국영화 상상력은 아니다.

칼싸움 액션 장르에서 총을 등장시킬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꿀꺽!]


잔뜩 긴장한 채 숲속 어둠 곳곳에 총구를 겨눈다.

그때 저만치 나무 뒤에서 어른거리는 그림자...


탕!


나무기둥이 터져나간다.


후다닥!


나무 뒤편에서 발걸음 소리 들려오고...

만억은 화약을 약실에 털어 넣고, 납탄을 총구에 넣는다.

열심히 쇠꼬챙이로 쑤셔대지만, 마음만 앞선다.


허둥지둥.


화승총 장전을 마친 만억이 숲 속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를 따라 연신 총구를 옮기며....


[나는 째마리 중에 째마리고, 피라미 중에 피라미란 말여! 존 일 합시다! 염병!]


연화와 만억의 피 말리는 숲 속의 신경전은 제법 긴장감이 넘쳤다.

화면, 사운드 디자인, 만억의 연기, 편집이 멋지게 어우러졌다.

만억은 우월한 무기를 앞세우지만 연화의 그림자만 쫓을 뿐.

매번 뒷북을 친다.

숲속에서 화승총으로 무장한 만억과 연화의 숨바꼭질.... 한동안 이어진다.

이 시퀀스가 지루하지 않게 보이도록 여러 번 재편집을 했다.

저만치 나무 뒤편에서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탕!


만억은 또 다시 화약을 약실에 털어 넣고, 납탄을 총구에 넣고는 쇠꼬챙이로 쑤셔댄다.

너무 서둘렀던 탓인지 실수로 납탄이 빠져나온다.

그제야 연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의 어깨에서 피가 흘러내고 있다.

칼을 뽑아 들고 날아오른 연화와 동시에 총성이 울린다.


탕!


만억의 화승총에서 납탄이 발사되는 동시에 연화의 칼이 만억의 가슴을 가르고 지나간다.

멀지 않은 숲 어딘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각시탈을 주워드는 이명현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 역시 총성을 들었다.

포수가 짐승을 향해 쏜 총이 아니다.

총소리가 난 곳을 향해 이명현이 미친 듯이 달려간다.


[악적! 미친년!]


만억이 욕설을 씹어뱉으며 바닥을 기어간다.

입안으로 흙먼지가 들어오건 말건 앞만 보고 기어간다.

우거진 수풀, 그 너머로 나가면 살 수 있다.

팔꿈치가 다 까지고 손톱이 빠져나간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핏물이 배어 있는 버선발이 앞을 가로막는다.

시리도록 투명한 사신의 칼날에 절망에 찬 만억의 얼굴이 비추고....

만억이 연화의 칼에 죽어가는 그 시각.

만억의 늙은 어미는 불안한 듯 마당을 서성거리고 있다.

여전히 정신은 오락가락 했다.


[애비야 밥. 밥 줘?! 애미를 굶길 참이여? 방구석에서 궁뎅짝도 딸싹을 안함스로 입주댕이만 염병허니 나불거리고, 얼릉 밥 안 치리고 멋하고 자빠졌냐? 저 작것은 오뉴월에 개 꼬실라불데끼 꼬실라부러도 지 입주댕이만 주댕이랑게!]


킥킥.


객석에서 옅은 웃음이 삐져나왔다.

안타까운 장면이다.


‘영어자막이 코믹한가. 왜 웃지?’


터덜터덜.


총에 맞은 연화가 힘겹게 숲을 걷는다.

위태위태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명현과 벙거지 관졸들이 숲을 수색하고 있다.

간발의 차이로 연화와 관졸이 엇갈린다.


풀썩.


결국 연화가 쓰러진다.




지리산은 높고 깊다.

장중한 산세는 범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우뚝하고, 골짜기의 물은 차고 맑다.

대길의 움막 찢어진 창호지로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이 스며든다.

대길의 처가 잠결에 대길의 이부자리를 더듬는다.

대길이 만져지지 않는다.

대길의 처 화들짝 놀라 마당으로 나간다.

남편 대길을 발견하고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

대길의 처는 대길이 옆구리에 칼 하나 덜렁 차고 훌쩍 집을 나설까 마음을 졸인다.

궁핍한 시대의 평범한 가족의 일상이 전개된다.

산기슭에서 대길이 지리산의 장중한 산세를 내려다보며 아편을 빨고 있다.

지게 망태기 안에 이가 듬성듬성 나간 낡은 낫이 들어가 있다.

우울하고, 쓸쓸한 표정의 대길은 한숨 같은 연기를 내품는다.


[.....탐관오리가 어찌 고부군수 하나의 일이겠는가? 온 고을 수령 열의 아홉은 대개 같을지이니. 갑신년의 경거망동이 부패와 탐학의 골만 깊게 했구나.]


대길은 전봉준과 노선을 달리했던 김개남 휘하의 농민군이었다.

보국(輔國)이란 노선과 새로운 왕조를 열어야 한다는 김개남의 명분을 지지했다.

하지만 전봉준과 함께 해도 모자랄 판에 김개남은 따로 행동하다 전쟁의 판세를 망쳐버렸다.

크게 실망한 대길은 임병찬이 김개남을 관아에 밀고할 때 한팔 보탠 전적이 있었다.

대길은 동학군의 배신자였던 것.

전봉준에게는 역적이라는 이름이 씌어져서 그 자손들도 압제를 받았으나, 많은 사람들의 동정과 좋은 평판을 들었다.

이와 달리 김개남에게는 열렬한 혁명가적 칭송이 따르기도 했지만, 너무나 많은 적들을 만든 탓에 포악한 인물로 치부되었다.

<복수의 꽃>에서 그 같은 내용이 조금 언급된다.

한국개봉 시 동학관련 단체와 종교계에서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게 된다.

동학운동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어쨌든 대길은 자신의 배신행위를 덮기 위해 갑수패와 함께 의적 흉내를 내려고 했다.

문제는 죄를 덮기 위해 더 큰 죄를 지어다는 것이다

모두가 도적의 수괴로 지목한 대길의 숨겨진 비사다.

배신자라는 멍에와 도적질에 가담했다는 자책으로 날로 심신이 피폐해지는 가운데 대길은 언젠가 자신의 죄를 벌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아편쟁이가 되어서....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움막에서 차돌이의 노래가 들려온다.

월공스님이 대길을 반갑게 맞이한다.

대길처럼 동학농민전쟁에 참전한 전적이 있는 혁명군이었다.

동학농민전쟁에는 불교 승려들도 많이 참여했다.

월공은 차돌이에게 개벽과 평등에 대해 설파한다.

그것이 못마땅한 대길의 처는 허황된 소리라며 세상이 동학도로 가득하면 세상이 뒤집어지냐고 쏘아붙인다.

대길은 화전민이 흩어져 사는 지리산 골짜기 근방에서 가장 유식한 상민이다.

동학혁명이 실패하고 우울한 하루하루를 지내는 월공의 입장에서 이따금 대길의 움막으로 내려와 시국담이라도 나누며 답답한 심사를 다독이고 있다.

월공은 패배감에 찌든 대길이 남일 같지 않았다.

동학혁명에 참여했다 살아남은 이들 또한 그와 다르지 않았다.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爲大降).]

(한울님을 모시며 자연의 조화를 따르며 영원토록 잊지 않으면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나니. 지극한 기운이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으니 원컨대 크게 내려주시옵소서)


월공은 그저 동학주문 13자를 외울 뿐.

대길은 월공으로부터 삼남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각시탈연쇄살인사건에 대해 전해 듣게 된다.

희생자들은 모두 자신과 도적질에 참여했던 패거리들이다.

대길은 장작더미 속에서 낡고 녹슨 칼집을 뽑아낸다.

갑오년에 김개남의 휘하에서 이 칼로 수많은 관군과 탐관오리를 베었다.

김개남이 잡혀갈 때 칼집에 들어간 후로 단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다.

대길은 지게 망태기에 칼집을 푹 쑤셔 넣고는 - 초가집 뒤편으로 사라진다.

대길 처가 불안한 눈으로 그런 대길의 뒷모습을 쫒는다.

대길은 개울가 바위에 걸터앉아 숫돌에 칼날을 갈아 날을 세운다.

차고, 맑은 물에 몸을 씻기도 한다.

똥배가 불룩 나와 있고, 팔 다리는 가늘다....

도저히 검객이라고 볼 수 없는 몸뚱이다.

커다란 바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하고, 숲속 공터에서 검을 들고 가만히 서 있다가 별안간 발도해 허공을 가르기도 한다.

누군가 자신의 목을 노리고 있다.

칠성을 죽이고, 군산에서 왜놈 밑에서 왈패 노릇한다던 갑수도 당했다.

놈을 이기면 살 것이고 지면 죽는 것이다.

맥없이 목을 내어줄 수는 없다.

밟으면 꿈틀이라도 대봐야지.

그것이 한때 동학혁명군이었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대길이 천천히 품을 밟아 나간다.


둥 둥 둥.

딱!


고수의 북장단 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오고 -


[시호시호 이내시호 부재패지 시호로다....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 하리. 무수장삼 떨쳐입고 이칼저칼 넌즛들어.... 칼노래 한곡조를 시호시호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하고... 만고명장 어디 있나 장부당전 무장사라 좋을시고 이내신명 좋을시고.]


대길이 용천검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칼춤을 춘다.

우아하고, 때론 격정적이고, 분노를 터트리다가, 의기가 하늘을 찌르고!

용담검무(龍潭劍舞)를 춘다.

자빠지기도 하고, 거친 숨을 토악질처럼 내뱉는가 하면, 팔다리가 후들거린다.

아름다운 검무가 결코 아니다.

서구인들에게 익숙한 <와호장룡>의 우아한 검술과 딴 판이다.

고전 사무라이 명작 영화들의 검술 수련 모습과도 달랐다.

검술이 아니다.

칼을 들고 추는 춤사위다.

그래서 검법(劍法)이 아니라 검무(劍舞)다.




옹기장이가 연화의 몸에 박힌 납탄을 빼낸다.

그는 멧돼지 사냥을 나온 산포수들이 다치면 치료를 해주곤 했다.

어깨 너머로 배운 치료술이 연화를 죽음으로부터 구해주었다.

옹이장이가 치료하는 사이 연화는 일가족이 죽음을 맞는 그날의 비극 속을 헤매고 있다.

둘둘 말린 멍석이 풀려나가며 초주검이 된 연화의 아비가 드러난다.

헝클어진 상투, 피범벅이 된 의복과 상처투성이의 몸뚱이...

일부러 악독한 지주를 표현하기 위해 못되게 생긴 외모의 배우를 캐스팅했다.

연화의 아비는 선량한 피해자가 결코 아니다.


[왜 그 많은 상처를 치료하지 않았던 것이오?]

[복수를 하려고 하니까요.]

[.....?]

[상처를 그대로 둬야죠. 그렇지만 않으면 상처는 다 나아 버리잖아요.]


옹기가마에 장작이 활활 타오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옹기장이가 아궁이에 장작을 넣으며 천주학을 믿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게 옹기장수라고 설명 한다.

관가의 닦달이 심해 한군데 모여서 예배드릴 곳이 없어서 옹기굴이 옹기를 구울 때만 불을 때고 그 외에는 비어 있는 것에 착안해 그 속에서 몰래 예배를 한 것이라고 말한다.

연화 역시 복수행을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진짜 복수가 무엇이겠소?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닐까 하오. 하지만 복수만큼 어려운 길일게요. 왜냐... 누구도 아직 그렇게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오.]


옹기장이는 지인들이 죽어나자빠지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고 말한다.

바신은 천주학쟁이였기에 그렇다고.

옹기장이의 충고를 가슴에 담기에 연화는 너무 멀리 와있다.

전형적인 무협영화의 공식이다.

복수의 문턱에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무예를 점검하거나 최종 비기를 얻는.

또는 한 번 쉬어가는 시퀀스다.

연화에게 그런 기연이 있을 리가 없다.

그저 몸뚱이를 놀려 악적의 가슴에 칼을 꽂을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할 뿐.

동귀어진까지 불사하면서.

관객들은 의문이 든다.


‘왜 영화 속의 여주인공은 저리도 복수에 매달리지?’

‘왜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지?’

‘세상에 저렇게 복수에 미친 여자가 어디 있어?’


몸이 온전치 않음에도 연화가 칼을 든다.

이제 한걸음만 내딛으면 복수행의 끝자락이다.

최후의 결전만 남겨두고 있다.

대길이 용담검무를 추는 것처럼 연화는 조선세법을 가다듬는다.


[내가 가는 길은 살생의 길. 생검보다는 사검이 더 어울리는 길. 피가 튀고, 살이 터져 나가는 진짜 현실 속에서 생검은 배부른 자의 몽상. 내 검은 이미 피에 물들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리될 것입니다. 상관없어요. 복수는 나의 사명. 살생은 나의 당연한 선택이니까요.]


옹기장이가 난처한 표정으로 머리를 벅벅 긁고 있다.

그의 앞에 연화가 처마저고리를 입고 조신하게 앉아있다.

바지저고리를 벗어 던지고 잠시 여인으로 돌아와 있다.

연화는 천금을 줘도 모자란 커다란 은혜를 입었다며 자신을 품으라고 말한다.


[기박한 팔자에 몸뚱이가 대수겠습니까.]


납득하지 못하는 여성 관객이 많았다.

지나친 설정이다.

어쩌랴.... 정말 연화는 달리 은혜를 갚을 길이 없는 걸.

조선시대 아녀자의 정절을 얼마나 지독하게 따졌는지.

그래서 연화가 제 몸뚱이를 내놓는 것이 양반가 아낙으로써 어떤 결단인지.

연화는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안다.

정절 또한 중요치 않았다.

어차피 죽으면 다 소용없을 것을.

건조하고, 무감정한 연화의 눈동자 위로 바지를 풀고 배 위로 올라타는 옹기장이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연화는 눈을 감고 몸을 맡긴다.

등잔불이 거칠게 흔들리면서 -

정사장면은 디테일하게 묘사하지 않았다.

연화는 저고리를 벗지 않고 치마만 걷어 올렸다.

욕정이 뒤엉킨 정사장면은 없다.

날이 밝자 연화가 옹기장이 움막을 떠난다.


사박사박.


연화의 꽃신이 흙길을 걸어간다.

옹기장이가 보자기를 들고 허둥지둥 달려온다.

연화의 괴나리봇짐에 미숫가루를 억지로 넣어주며 순박한 웃음을 보인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옹기장이가 입을 뗀다.


[나는 어디 안 떠나나고 여기서 한발도 안 움직일 거요. 거시기 허면 다시 찾아오셔도 좋소.]


옹기장이는 멀어지는 연화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돌아오지 않아도 좋으니, 부디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아녀자로 살기를...




햇살이 눈부시게 뿌려지는 강물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연화는 흐르는 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다.

푸석푸석하고 메마른 얼굴.

이팔청춘에 시작한 복수행으로 그녀는 청춘을 잃었다.

이내 천천히 손을 뻗어 얼굴을 닦아낸다.

흐르는 강물에 꽃신을 정성스럽게 닦는 연화의 앞으로 쪼개진 각시탈이 떠내려 온다.

끝내 이명현이 연화를 따라잡았다.


[눈을 감을 때 마다 그 날 그 순간을 다시 겪어요. 그리고 눈을 뜰 때마다 그 악몽이 현실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걸 되새기며 아주 잠깐의 순간만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거예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요.]


이명현의 협박과 회유, 설득에도 불구하고 연화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이명현과 관졸들이 칼을 뽑고 창부리를 연화에게 겨눈다.

사실 이명현은 정체를 숨기고 있는 동학도다.

그는 연화를 다치게 해서라도 죽음의 행보를 멈추게 하려 한다.


[당신들은 나를 찌를 수 없어요. 하지만 난 달라요.]

[돌아가세요. 당신들의 삶을 사세요.]


강가에서 연화와 관졸들 간의 결투가 벌어진다.

연화는 칼을 뽑지 않고 오로지 검집으로만 관졸과 이명현을 제압한다.

오합지졸.

작금 조선 공권력의 현실이다.

하지만 한없이 연약한 민초들에게는 가혹한... 그것이 그 시대의 권력이었다.




연화가 물가 바위에 앉아 옹기장이가 챙겨준 미숫가루를 마시고 있는데, 누더기 승복을 입은 월공이 숲을 헤치고 나온다.

연화는 월공에게 미숫가루를 나눠준다.


[정의란 것도 내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지키지 못하는 것 같습디다. 당장 먹을 돈이 없는데 어찌 협을 위해 나설 수 있겠소? 일단 내가 살아야 남을 돕는 거지.]


정의고 용서고 다 남의 사정이다.

지금처럼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더더욱.

연화는 저만치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시선을 던진다.

저 지리산 어딘가에 도적패의 수괴가 숨어 살고 있다.

연화의 호리호리한 체구가 지리산 산세에 압도된 듯 초라해 보인다.

시간을 거슬러 갑오년 그 날의 회상으로 이어진다.

멀리 고창읍성 성곽이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읍내 삼거리 주막.

골방에 사내들이 모여 도적질을 모의하고 있다.


[낼 술시에 관아를 친다면 해시 말경이나 돼서야 나올 거 아니오. 사방이 깜깜해서 뉘가 뉜지 알게 뭐다요. 이근한이 하면 근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악질 토호인디 동학군에도 우리 맹키로 원한 진 사람 없것소? 그 놈이 죽는다 한들 동학군 몰매 맞았다 하지 않것소?]


회상 시퀀스에서 저 마다 도적질에 가담한 이유들이 밝혀진다.

누구는 동학군 우두머리를 관군에 팔아넘긴 죄를 면피하려고.

누군가는 한몫 크게 잡아보려고.

누군가는 악질 토호에게 멍석말이 당한 제 아비의 복수를 위해서.


[세상을 걱정하고 이 세상을 바로 잡겠다는 의기를 가진 만만찮은 협객들이요. 일 없는 사람들은 다 같이 나서서 기세를 올려야 하지 않소?]

[기왕에 나선 거 죽기를 각오할 랍니다.]

[꼭 관가 놈들 백성한테 호령하고 토색질하는 본새로 상놈들 닦달이 말이 아니었소. 건듯하면 얼토당토 않는 트집으로 생사람을 잡아다 사흘거리로 몽둥이 찜질이었더랬소.]

[그렇소. 하늘 아래 모두가 평등한 것이오!]


말로는 뭐든 못할까.

저마다 속내를 숨기고 의뭉을 떨었다.

연화의 집을 터는 과정에서 식솔들까지 모두 죽여 완전범죄를 도모한다.

대길과 갑수패는 지게에 온갖 재물을 싣고 숲으로 숨어든다.

재물을 놓고 희희낙락한 일행들에게 대길이 찬물을 붓는다.

백성들에게 공평하게 훔친 재물을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잔칫상에 재 뿌린다드만 무슨 고런 싸가지 없는 야그를 주렁주렁 입에 매다는감? 나가 고작 엽전 꾸러미 받자고 자네와 동모 헌 줄 알어? 나만 좋자고 하는 일이 아니잖여?]


갑수는 콧방귀만 뀔 뿐이다.

그제야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 챈 대길이 막 칼을 뽑으려는데 -

영화에서 처음으로 죽임을 당한 칠성이 대길의 뒤통수에 짱돌을 내리친다.


[일판을 벌일 적에는 단도리를 단단히 혀야혀. 살인멸구. 일을 헐라믄 야물딱지게 처리혀야 안혀?]


만억이 지게를 짊어진다.

갑수는 칠성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만억과 함께 자리를 뜬다.

칠성은 칼을 뽑아 들지만 망설인다.


[대길이 성.... 돈이 상전이고... 돈이 양반이오.]


칠성은 차마 한 패인 대길을 찌를 수 없다.

진부한 플롯이다.

다이렉트 비디오에나 어울릴 법한 평범한 스토리다.

정의도 없고, 불의도 없다.

영화 내내 어디 하나 정상적인 사람이 없다.

그나마 어머니로 상징되는 만억의 노모와 억척스럽게 가정을 꾸려가는 대길의 처만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을 뿐.

<The Killing Road>처럼 다시 한 번 지독한 냉소주의가 전편에 걸쳐 깔려있다.

그 점이 평론가와 영화전문기자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다.




까치가 운다.

손님이라도 오려나 보다.

어김없이 대길의 처가 가장 먼저 일어난다.

대길의 머리맡에 놓인 자리끼를 갈아주고, 바가지로 항아리 물을 뜬다.

무명천에 물을 묻혀 얼굴을 닦는다.

대길의 처가 부엌에서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사이 대길이 부스스 잠에서 깬다.

평범한 가정의 불행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에서 불현 듯 찾아온다.

움막 마당으로 연화가 예고도 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학도들이 왜인에 맞서 다시 죽창을 든다고 하던데 이런 곳에 숨어 살줄은 몰랐어요.]

[식전이면 함께 드시겠소?]


대길의 가족이 초근목피를 삶아 끓인 아침을 먹는다.

오랜만에 연화의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묘사된다.

송라원의 미묘하게 떨리는 눈동자와 미세한 표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대길 가족의 궁상맞은 아침식사 모습과 이질적인 연화가 한 화면에 담겼다.

묘한 정서를 불러왔다.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연화와 달리 원수는 잘 살고 있다.

비록 개밥보다 못한 밥상에 들짐승과 다를 것 없는 삶일지라도.

연화에게는 그립지만 도달할 수 없는 단란함이다.

대길은 지게를 둘러메고 아들 차돌이에게 엄마 말 잘 듣고 멀리 가서 놀다가 길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말과 태도다.

그런데 대길의 처는 뭔가를 짐작한다.

그렇다고 막아설 수 없다.

여느 날처럼 대길이 땔감을 해오기 위해 집을 나선다.

수많은 복수극 영화에서 없는 시퀀스다.

남들이 안 하면 그 이유가 다 있기 마련이다.

개연성을 들먹이면 류지호로서도 딱히 할 말이 없다.


“......”


숲속은 풀벌레 소리 하나 없이 죽은 듯 고요하다.

수풀을 헤치며 지게를 둘러맨 대길이 나오고, 이어 연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길이 지게를 벗어던지자 -

연화 역시 반사적으로 괴나리봇짐에서 칼을 뽑아 손에 쥔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전봉준은 재산만 빼앗고 곤장만 쳤다는데 왜 애꿎은 사람을 죽였소?]

[아기씨 아비가 생원시에 합격할 적에 얼마를 바친 줄 아시오? 거악에 맞서기 위해서 소악을 용인해서야 되겠소?]

[.....]

[10만 냥이란 소문이요. 10만 냥으로 과거에 합격하고 중인이 양반이 되고 이중으로 입신했소. 중인이 양반이 된다는 건 이무기가 용이 된 것 아니오? 이 조화가 다 돈으로 이루어진 것이오. 그 돈은 어디서 나왔을 것 같소?]

[허물이 깊다 한 들 사람의 목숨과 같겠습니까?]

[아기씨는 천국에 살아서 지옥을 상상할 필요가 없었소. 근데 나와 식솔들은 지옥에 살아서 매일매일 천국을 꿈꾸었더랬소.]


서로 틈을 보이면 당장에라도 칼을 휘두를 기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수풀을 헤치며 나아간다.

앞서 걸어가며 뒤치기를 경계하는 대길.

대길의 작은 몸짓에 흠칫흠칫 반응하는 연화.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는 두 사람 사이에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된다.

시나리오에는 별것 없던 장면이다.

복잡한 심리묘사가 들어간 콘티와 편집, 거기에 음악이 보태지고 입체적인 사운드 디자인까지 어우러지며 제법 긴장감이 넘쳤다.

만억과의 화승총 시퀀스와는 또 다른 분위기와 정서를 만들어냈다.

숲으로 들어서는 부분부터 모두 Eye-MAX 오리지널 화면비다.

숲 속 특유의 공간감과 분위기를 멋지게 담아냈다.


‘3D까지 보태졌으면 정말 멋진 장면이 만들어졌을 텐데....’


숲은 3D 영화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레이어, 공간감, 깊이감, 다채로운 색감까지.

<아바타>가 괜히 주요 공간을 숲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다.

암튼 두 사람이 수풀을 헤치고 나오자 공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재빨리 자세를 잡은 대길이 눈빛으로 말한다.

대길의 눈빛이 말한다.


덤벼!


하회탈놀이에서 각시탈은 불평등과 억압 받는 처지의 여성을 상징한다.

그런데 연화는 그런 여성이 결코 아니다.

악질 토호 집안의 무남독녀였다.

대길 또한 일반적인 악당이 아니다.

봉건체계를 무너뜨리겠다는 의기로 일어섰지만, 결국 모시는 상관을 밀고하고 도적의 오명을 뒤집어 쓴 인물이다.

네모난 동그라미.

뜨거운 얼음.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이 두 주인공은 기존 복수극과 달리 모순 형용적 인물들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복수가 꽃을 활짝 핀 세상이 과연 정상적일까.

피를 머금고 피어난 꽃을 과연 아름답게 봐야만 할까.

모순적인 두 존재가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눈다.

한 번의 호흡... 또 한 번의 호흡.... 그리고 이어지는 한 호흡의 어느 지점....


타아앗!


어떤 사전 동작 없이 연화의 검이 대길을 향해 짓쳐 들어간다.

서 있던 장소가 수차례 뒤바뀐다.

번뜩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큰 불똥을 만들어 낸다.

한 치의 밀림도 없는 싸움.

연화의 쾌도 VS 대길의 중도.

무겁고 거친 대길의 검이 몰아치는 틈을 빠르고 간결하게 연화의 쾌도가 파고든다.


[헉헉....]


서 있는 것조차 힘이 들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멈추지 않고 서로를 향해 기세를 올린다.

아슬아슬한 공방전이 펼쳐지지만 결코 우아하거나 아름답지 않다.

지극히 실전적이라서 박력 말고는 볼 것이 없다.

대신 몸짓 하나하나가 처절하고 비장하게 표현되었다.

얼마나 칼을 꽈 쥐었는지 손바닥이 까져 피가 철철 흐른다던가.

침을 뱉을 새가 없어 질질 흘린다던가.


‘이 영화의 감독은 변태야....!’


처절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여배우를 아름답게 묘사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것도 어느 정도다.

이 시퀀스에서 송라원은 때론 악귀였다가 또 때론 부상당한 병아리였다가 한편으로는 냉혈의 살수였다가 침을 질질 흘리는 광녀였다.


‘<the Killing Road>에서도 그러더니....’


류지호는 영화속에서 피해자나 약자를 잔인할 정도로 망가뜨리는 편이다.

도저히 연민의 마음 품지 않을 수 없도록.


[헉...헉....]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그대로 끝나는 싸움....

피가 눈에 튀어도, 땀이 흘러내려 눈썹에 매달려도 눈 한 번 깜빡할 수 없다.

순간의 실수가 생사를 가르는 결투다.

끝나지 않는 결투는 없다.

<복수의 꽃>에서 ‘용서’라는 메시지가 어울릴 법도 하지만.

연화의 검이 대길의 허리를 가르고 지나가고,...

마침내 연화의 검이 대길의 심장에 닿는다.


[먹구름이 낀 하늘은... 구름이 사라져야 비로소 청명해지는... 법이요.]


자비 없는 연화의 검이 대길의 심장을 파고든다.


푹-!

대길은 어딘지 모르게 편안한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다 끝났다.

또 다시 복수극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내 이름은 이연화.... 고부 복골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복수를 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받아줄 겁니다.]


차돌이 돌을 줍는다.

양손바닥 가득 돌을 주워 쪼르르 어미에게 달려간다.

대길의 처가 돌무덤을 만들고 있다.


[난세에 당신마저 없으면 우리는 인자 그날부터 다 죽은 목숨인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아니것소. 기왕 죽을 것 멀라고 고생하고 죽어라오. 죽기나 편하게 죽제.]


그렇게 영화가 끝나는 것처럼 화면이 어두워진다.

그런데 밝아진 화면에서는 느닷없이 안동하회탈 놀이 장면이 펼쳐진다.

안동하회탈 놀이에는 각시탈도 양반탈도 스님탈도 도적탈도 있다.

본래 안동하회탈 놀이에는 양반, 선비, 중, 각시, 부네, 할미, 백정, 초랭이(양반의 하인), 이매(선비의 하인), 떡달이, 별체, 총각 등 총 12개의 탈로 되어 있었으나 떡달이, 별체, 총각 3개는 유실되고, 9개만 전해지고 있다.

어떤 평론가는 이 장면에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Blow up>을 떠올렸다.

<Blow up>의 묘미는 마지막 장면인 갑작스러운 마임, 구경꾼으로 물러난 주인공의 위치, 비현실적인 얼굴 등이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 무엇이 상황을 지배한다.

눈으로 보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는 어리석음에 대해 질문하는 명장면이다.

관객들은 <유주얼 서스펙트>를 떠올렸다.

배신감을 느끼는 관객까지 있었다.

지금까지 본 영화가 모두 저 탈놀이였던 것일까.

특히 그런 의심을 들게 하는 것은 감독이 의식적으로 각시탈, 할미, 백정을 강조해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만세! 대한독립 만세!]


하회탈놀이 장면에서 느닷없이 3.1독립만세운동의 함성이 오버랩된다.

에필로그다.

소년을 벗어난 차돌이 독립선언서를 소중하게 품에 챙겨 만세운동이 한창인 경성거리를 걸어간다.

화면에는 만세운동 중인 조선인을 일절 보여주지 않는다.

오로지 일본순사들을 중심으로 묘사한다.


[세상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적과도 한 이불을 덮는 게 이놈의 세상 아니더냐? 누가 협객이더냐. 그들은 그저 지배 받는 농민일 뿐이다. 영웅도 아니거니와 그들이 꿈꾸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게야.]


장면이 안방으로 바뀌면 청년이 된 차돌이가 연화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다.

세월이 내려앉은 얼굴의 연화 옆에는 포대기에 쌓인 아기가 있다.

연화의 아이인지 영화는 설명하지 않는다.

차돌이가 겨누었던 총구를 내려 허리뒤춤에 쑤셔 넣고 입을 연다.


[난 울 아부지 복수 같은 시시한 것에는 관심이 없소. 우리 어머니가 그러셨소. 협객이 되라고. 난 말이오. 더 크고 의미 있는 일을 할 거요. 난 싸울 거요. 맞설 거요. 저 아이도 그렇게 크길 기대하오. 그것 말고 조선의 어머니들이 할 일이 무엇이 있겠소.]


오글거리는 대사다.

급진적인 여성주의자들이 돌을 날릴 만한 대사이기도 하고.

사실 류지호는 에필로그를 두 가지 버전으로 찍어두었다.

하나는 상투를 자르고, 단정하게 가르마를 탄 일본 헌병 차림의 이명현을 차돌이가 낫으로 죽이는 것을 암시하는 에필로그다.

모두가 피가 낭자한 에필로그를 반대했다.

WaW 직원 대다수가 류지호에게 반 애원을 했다.

차돌이가 연화를 용서하고 만주로 떠나는 것으로 바꾸자고.

비공개 시사회에서의 반응도 현재의 에필로그가 더 좋다는 쪽이었다.


‘내가 진짜 관객 십만 명이 왔다 갔다 하나 지켜본다....’


박건호 대표마저 에필로그로 인해 관객 10만 명이 더 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을씨년스러운 마당을 휘돌던 바람이 훅- 하며 바람이 전해 들어온다.

한편에 쌓인 낙엽을 흩날린다.

머슴이 마당 곳곳을 옮겨 다니며 낙엽을 쓴다.

쓸어도 쓸어도.... 계속해서 낙엽은 흩어진다.

민중 역시 뭉치가 그렇게나 어렵지만, 한번 뭉치면 세상을 뒤집어 놓곤 한다.

마치 낙엽을 모으기는 힘들어도 모아놓은 낙엽에 불씨를 붙이면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비록 동학농민전쟁과 3.1만세운동이 당대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또 다른 이름의 민중봉기의 불씨가 되었으니까.

중년의 아니가 내려앉은 연화가 사랑채 문을 열어젖힌다.

연화는 당당한 걸음으로 마당을 가로질러가는 차돌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연화가 아편대에 입을 디밀어 빡빡 빤다.

자줏빛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녀의 우울하고 쓸쓸한 얼굴이 어딘지 프롤로그의 대길과 닮아있다.


[언제까지 우리네 삶의 수레바퀴는 피를 머금어야만 구를런가....?]


연화의 얼굴 위로 내레이션이 들려오고 화면이 어두워진다.


짝짝짝!


영화가 끝나고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영화제에서 크레디트까지 모두 소개되고 극장 불이 꺼진 후 기립박수를 치는 건 의례적인 일이다.

류지호의 영화만 특별히 기립박수를 쳐주는 건 아니다.

본선 경쟁작 중에 기립박수를 몇 분 동안 쳤는가를 놓고 수상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작가의말

복수의 꽃 시사회 에피소드를 습작보다 압축을 못할망정 도리어 분량이 천자 정도 더 늘었습니다. 영화 내용 대신 인물들의 반응과 장면의 의도가 추가되는 바람에 글자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다소 늘어지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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