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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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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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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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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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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는 지난 90년대부터 꾸준히 데본 테럴에게 경고했다.

알카에다를 주의 깊게 감시하라고.

따라서 JHO Security Services는 알카에다의 미국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꾸준히 분석해 왔다.

또 중동지역에서 수집된 정보를 군정보기관에 제공해왔다.

미국은 민간기업에 의뢰해 보안관련 컨설팅을 하기도 하는데, JHO Security Services도 해군정보기관과 계약이 되어 있다.

해군정보당국에서는 JHO의 보고서를 대수롭지 않아했다.

이미 미국 정보기관에서는 90년대 초반부터 중동의 테러리스트들의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따라서 행정부에 꾸준히 경고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에 대해 조치를 취하려고 할 때마다 사건이 터졌다.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이 불거졌다.

소말리에서 미군병사가 몰살을 당한 일도 있었다.

보스니아에서 전쟁이 터져 외교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중국·러시아와 외교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시아발 금융위기까지 터지고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가 IT버블 붕괴로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미국 국내외적으로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백악관은 테러리스트에 대해 주의를 집중할 수 없었다.

게다가 미국 경제의 호황 역시 백악관의 눈을 흐리게 만들었다.

내부에서 낙관론이 워낙 팽배했으니까.


“보스도 알다시피 조직이 관료주의에 물들게 되면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습니다. 사후 처리 역시 정치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쯤 테러리스트들이 준비를 끝마치지 않았을까요?”

“디데이가 정확하게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본토에 들어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류지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CIA, DIA, FBI 같은 정보 및 수가기관이 JHO Security Services가 수집한 정보를 모를까.

그럴 리가 없다.


“미국의 정보당국끼리 정보 공유를 꺼립니다.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으로 밀입국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FBI에 CIA가 정보제공을 할 리가 없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미국으로 들어와 있는 테러리스트를 찾는 수사관이 현재 단 1명뿐이다.

FBI 수사관 혼자 테러리스트를 수색하고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와 현실은 그렇게 달랐다.


'어쩌면 현실이 더 할리우드 같을 지도....'


암튼 2001년 미국 연방정부의 공식적인 정보기관 숫자는 16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중앙정보국(CIA)이 있고, 국방부 산하의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국가지리정보국(NGA), 국가정찰부(NRO), 공군정보감시정찰국(AFISRA), 육군정보안보처(INSCOM), 해병정보처(MCIA), 해군정보처(ONI), 법무부 산하의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부/국가안보정보처(DEA/ONSI), 국토안보부 산하의 정보분석처(I&A), 해안경비대정보부(CGI), 에너지부 산하의 정보∙카운터정보처(OICI), 국무부 산하의 정보∙연구실(INR), 재무부 산하의 테러와 금융정보처(TFI) 등.

비공식적인 정보라인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순 없다.

CIA 안에서만 수많은 부서들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존재한다.

정보원은 추정조차 못할 정도로 많다.

공식적으로는 존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대표적 조직이 펜타곤의 정보 지원대(ISA)가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킨 첩보조직이다.

<REMO>도 <The Bourne Identity>도 ISA 같은 조직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대단하다는 미국의 각 기관끼리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할리우드 영화나 TV시리즈에서 CIA와 FBI가 앙숙처럼 묘사된다.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실제 테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절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테본 테럴을 비롯해 정보기관 출신 임원들이 확신했다.


“이번 정부 안보 담당들이 취임한 지 1년도 안 되다보니 알카에다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합니다.”

“안보 담당자가 미국의 위협이 되는 적에 대해 잘 모른다고요?”


류지호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데본 테럴을 쳐다봤다.


“국가도 아닌 일개 테러조직 따위가 미국에게 위협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미국의 자만이고 자신감이다.


“전 행정부에서 오사마 라덴 암살작전을 준비했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어떻게 되고 있대요?”

“3번이나 작전이 입안되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오사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도망을 쳐버린 것이죠.”

“그걸 보고만 있었다고요? 미국이?”

“국제법 위반 같은 이유들로 두 눈 뜨고 구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류지호는 짜증이 치밀었다.


“언제 미국이 국제법을 따졌다고요!”


미국은 군대를 파병할 때면 언제나 깡패 같았다.

자신들이 법이었다.

이익이 없는 사안을 떠맡게 될 때만 국제법 운운했다.

오사마 라덴을 방관한 것은 미국 국내 정치적 문제들 때문일 것이라 류지호는 추측했다.

그렇지 않다면 잠재적인 화근을 그렇게 내버려둘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도 아니면 테러가 자작극일수도 있고.


'알고도 방관했거나.'


사실 자작극일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영원한 비밀은 없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비밀문건들이 공개되기에.

물론 미국의 모든 권력자들이 한통속이라면 다른 이야기지만.


“CIA나 DIA의 아랍 쪽 첩보 담당자들을 제외하면 미국 수뇌부들 중 그 누구도 알카에다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깁니다.”

“전임 안보 담당자들이 알카에다를 경계하라고 누차 강조했다면서요?”

“현 정부에서는 그들이 뭐하는 자들이냐고 도리어 물었다고 합니다.”


조직이 비대해지고 오래되면 그놈에 관료주의가 문제다.


“지난 4월에 하이난도에서 벌어진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 사고로 모든 정보라인이 그쪽으로 향하고 있기도 했고.”


미국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위협인 이슬람 테러리스트보다 시급한 문제다.

당장 중국에게 넘어가게 생긴 정찰장비가 더욱 예민하게 다가왔다.

중국은 하이난에 불시착한 EP-3 정찰기를 분해해 설치된 장비들을 정밀 분석하게 된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미국으로 돌려보낸다.

이 의도적인 사고를 통해 중국은 개량된 미국 초계기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그를 통해 자신들의 대잠초계기 개발 자료로 삼는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자살폭탄 테러는 미국의 치안력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하이재킹은요?”

“......?”

“만약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납치하면요?”

“미국 공항의 보안은 최고입니다. 항공기에 허가되지 않은 어떤 물건도 소지하고 탑승할 수 없습니다. 또한 공항 감시시스템은 불온한 인물의 데이터와 식별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댐도 작은 구멍으로 무너지는 법이죠.”

“정보기관 간 협조가 되고 있진 않습니다만, 이미 CIA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용의자 세 명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조만간 어떤 조치가 있을 겁니다.”

“만약 감시만 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다면요? 그들 중 누군가 비행기 조종을 할 줄 안다면요?”


미국 모든 공항에 JHO Security Services 직원을 파견해 감시할 수도 없고.

일개 경비보안업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해군 정보기관 쪽에서 저희 쪽에 경고를 보내왔습니다. 더는 나서지 말고, 국가 안보에 관한 관심도 거두라고.”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움직이게 되면 어떻게 되는데요?”

“못된 장난을 칠 겁니다.”

“망하게라도 한다는 건가요?”

“기업과 보스 신상을 직접적으로 노리지는 못합니다. 평판 조작이나 3개월 이상 이러저런 방법으로 기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공작을 할 겁니다.”

“세무조사, 언론플레이, 영화 등급 불이익, 극장협회나 방송통신위원회를 움직일 수도 있겠고...”


류지호가 당장 떠오르는 장난질은 그 정도였다.

미국이 무서운 것은 금융제재다.

그 수법에 당한 사람이나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입을 틀어막아 숨을 못 쉬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CIA 고위층에 우리에게 우호적인 사람은 없어요?”

“주요 수뇌부가 물갈이 되어서.... 현재 최고위층 인사와는 접점이 없습니다.”

“파커와 그레이엄에도요?”

“예.”

“대니얼 할아버지는 공화당 인사들과 네트워크가 단단하지 않던가요?”

“두 가문의 어르신들은 조디 워커 대통령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십니다.”


류지호가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할리우드 영화는 다 뻥이었던 거야....!”

“중동지역이라면 모를까 미국 국내에서 하이재킹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렵긴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류지호는 데본 테럴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80년대 레바논 전쟁과 관련한 다큐멘터리와 TV뉴스 영상까지 구해서 함께 시청했다.

당시 폭탄테러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베이루트 시내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무너지는 영상을 보며 테러리스트들이 받은 대로 돌려준다는 신념에 대해 역설했다.

미국은 타민족이나 국가로부터 핍박을 받아본 역사가 없다.

자국의 본토를 공격받은 것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진주만 정도가 유일했다.

미국은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세계 위협지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고 있다.

한반도와 타이완처럼 세계 곳곳에 고기방패(?)도 세워 두고 있다.

데본 테럴조차 본토 공격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항공기 하이재킹에 관한 자료도 함께 검토하기도 했다.

영화 준비 핑계를 댔다.

데본 테럴은 여러 하이재킹 사례들을 통해 생각보다 공중납치가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데본 테럴은 자신의 군대 시절 인맥과 JHO 해외 지사들을 움직여 2년 간 중동 테러조직의 정보를 수집했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암튼, JHO는 더 이상 관련한 사안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CIA, FBI 최고위층과 척을 지는 건 좋지 않습니다.”

“.....”

“보스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현재 백악관의 관심은 경제에 있습니다. IT버블 붕괴로 미국 경제가 휘청하고 있습니다. 올 해 안에 월가에 대형 악재들이 연달아 터지지 않습니까?”


미국을 휩쓴 IT버블 붕괴 여파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IT버블 붕괴로 인해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자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00년 12월 6.5%였던 금리를 1년 만에 1.75%까지 내리는 강력한 통화정책을 시행했다.

2001년 상반기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다시 반등하며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 미국 경제에 쇼크를 안긴 것은 디플레이션도 경기불황도 아니다.

대규모 회계부정 사태 때문이다.

2001년~2002년 굴지의 대기업들이 일으킨 대규모 회계부정사태로 인해 월스트리트는 때 아닌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제기랄!”


영화만 하며 살 때는 몰랐던 사실들.

911 테러보다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바로 엔론의 몰락이다.

엔론 사태는 잘 나가던 한 대기업이 몰락한 것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엔론은 공화당, 민주당 모두에게 정계에 줄을 대고 있던 기업이었고, 학계와 언론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뿌렸을 정도로 홍보능력이 능수능란했다.

그러다보니 엔론에 투자하고 있던 사람이 어마어마했다.

종업원들 스스로도 퇴직연금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쓸 정도다.

엔론의 파산은 거대한 후폭풍을 일으키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되는 것은 기본이고 그들의 퇴직연금 역시 모래성처럼 사라져버린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될 것 중에 하나가 정치 문제다.

엔론 회장은 조디 워커 대통령의 인수단 자문도 했기에 정치권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부통령은 엔론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에너지 정책을 입안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게 되고, 미국 상원은 청문회를 열어 검증에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엔론 사태가 단순한 스캔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엔론의 몰락을 기점으로 상당수 기업들의 분식회계와 부정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글로벌크로싱, 월드컴, 제록스, 타이코 인터내셔널, 페레그린 시스템즈 등 유명 대기업들은 엔론과 같은 방식으로 거짓 실적을 올렸음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부풀어진 실적과 회계장부만 보고 대출을 해 준 투자은행과 보험사들 역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JP모웬의 경우는 4억 6천 만 달러, NYC은행은 2억 3천만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된다.

대출을 진행해 준 보험사 행콕의 경우 3억 6천만 달러, Dryden 보험의 경우 3억 1천만 달러, AIC 보험사 역시 2억 6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게 된다.

물론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GARAM Invest, G&P, 오프월스트리트 등은 엔론의 영업이익률 감소와 주가이익비율(PER)이 지나치게 높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GARAM Invest는 일찌감치 지분을 처분했고, 엔론이 파산함으로써 또 다시 귀신같은 투자예측실력을 입증하게 된다.

암튼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당장은 9월에 벌어질 수도 있는 테러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의 치안력을 믿으십시오.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순 있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겁니다.”


데본 테럴의 확신에도 류지호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자신의 오지랖으로 인해 역사가 뒤틀리기를 간절히 바랄 정도다.

남의 나라의 일일지라도 무고한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이기에.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어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도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뉴욕의 직원들을 위해 크루즈를 빌리긴 했는데, 직원들이 순순히 따라줄지 모르겠네요.”


9월 10~13일 사이 뉴욕의 JHO Company 계열 회사 직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크루즈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일반 회사였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비상장이자 사실상 류지호가 그룹 전체를 소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JHO라서 가능한 일이다.

명목은 연이은 Timely 영화들의 흥행성공, ParaMax의 <트래픽>이 제 73회 아카데미 4개 부분 수상을 자축하는 특별 휴가다.

어딘지 핑계가 허술했다.

그 같은 이유만으로 전 직원을 데리고 휴가를 떠나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초단위로 투자실적이 오락가락하는 GARAM Invest 트레이더들까지도 11일 출근시간을 1시로 정했다.

테러에 직원들이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크루즈를 빌리는 비용과 직원들 휴가비 300만 달러를 류지호가 책임지기로 했다.

투자회사 직원들이 오전 업무를 보지 않는 것만으로 발생한 손해는 그 몇 배에 달할 테지만, 류지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가족까지 초대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크루즈 여행에 참여하지 않을까 합니다.”

“모든 직원이 빠짐없이 크루즈에 오를 수 있도록 독려해 주세요.”

“....노아의 방주입니까?”

“난 지금 진지해요, 데본. 농담할 때가 아닙니다.”

“G&P에도 경고를 보내긴 했는데, 따라줄지 모르겠습니다.”

“파커 부부는 레오나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휴가를 떠나기로 했고, 대니얼 할아버지는 유럽으로 출장을 간다고 했어요. 윌리엄 할아버지는 하버드에서 특별강연을 하실 예정이고.”


9월 11일을 콕 집어서 맨해튼에서 떠나 있으라고 하면, 미친 놈 취급당하기 좋았다.

따라서 류지호는 한국에서 가족까지 불러들여 테러와 상관없는 휴양지로 파커 가족을 보낼 예정이다.

윌리엄 파커의 경우는 11일 오전 하버드에서 강연을 할 수 있도록 손을 써놓았다.

대니얼 그레이엄은 테러 예정일 전에 유럽으로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다.


“사람은 구해 놨어요?”

“예.”

“잘 빼돌릴 수 있겠어요. 깔끔하게?”

“그 사람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를 겁니다.”

“미국 정보기관이 전 세계 최고라면서요?”

“세상에 완전 범죄란 없습니다.”

“만약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해프닝으로 끝나겠지만, 진짜 큰 일이 벌어지면 전 미국이 달려들어 그 사람을 찾으려고 할 겁니다.”

“당연히 그럴 겁니다.”

“그 부분은 데본이 전문가이니 알아서 잘하리라 믿어요.”

“믿어보십시오.”

“자, 가요.”

“어딜...?“

“뉴욕.”

“보스!”

“아, 왜요?”

“한국에서 영화 안 찍습니까?”

“갔다 올 시간은 충분해요.”

“그냥 한국에 계십시오.”

“아니에요. 가요.”

“혹시 모르니 안전한 한국에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언제는 북한 때문에 한국은 위험하다고 미국으로 옮기라면서요? 이제는 한국이 더 안전한가요?”

“만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직원들과 크루즈에 있을 겁니다.”

“만약 우리가 상정한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바다에 떨어지는 상황이라도 실제 발생한다면....”

“그럼 더더욱 크루즈에 타야겠네요.”

“보스!”

“카리브해 쪽으로 내려갈 거잖아요. 진짜 미국이 공격받는다면 미국 본토에 있는 것보다 바다에 있는 게 안전할지도 몰라요. 그리고 오너가 주최하는 크루즈 여행이잖아요. 내가 빠지면 안 되죠.”


데본 테럴은 류지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류지호와 함께 뉴욕으로 날아갈 수밖에 없었다.


❉ ❉ ❉


류지호는 8월 말에 한국을 떠났다.

곧장 뉴욕으로 가지않고, 캐나다 미시소거로 날아갔다.

Eye-MAX 본사에서 <복수의 꽃>의 DMR 작업을 점검했다.

Eye-MAX 영화 <복수의 꽃>의 포스트프로덕션만 8개월이 소요됐다.

Eye-MAX DMR 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

그 기간에 Eye-MAX 포맷 사운드 믹싱이 따로 진행됐다.

Eye-MAX는 일반 멀티플렉스 디지털 사운드 시스템과 스피커 숫자, 배치, 주파수가 다르다.

때문에 70mm 업스케일링 기술을 통해 35mm 영상에 그레인/노이즈 제거 및 색감 보정의 부가적인 영상 처리 과정뿐만 아니라, Eye-MAX 포맷 전용 6채널 사운드 믹싱을 따로 해야 한다.


“작년까지는 Eye-MAX 포맷 사운드 믹싱을 토론토에 위치한 녹음실에서 대행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이곳 스튜디오에서 모든 Eye-Max 사운드 믹싱을 진행하게 됩니다.”


Eye-MAX MPX 시스템의 개발로 작업의뢰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미시소서 본사에 멀지 않은 건물을 매입해 Eye-MAX GT 상영관과 멀티플렉스용 상영관용 전용 녹음실을 각각 만들었다.


“내 영화가 처음이에요?”

“아닙니다. LOG의 <판타지아2000>의 DMR 버전 영화를 처음으로 작업했습니다. 현재는 <아폴로13> DMR 버전과 보스의 <복수의 꽃> 사운드 믹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Eye-MAX 상영관은 독자적인 사운드 시스템이 설치된다.

특히 고출력 대형 라우드 스피커(Loud Speaker)를 통해 매우 깊고 웅장한 사운드를 출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음향 브랜드 Doldy와 Eye-MAX의 사운드가 지향하는 바가 달랐는데, Doldy는 섬세하고 명확한 방향성을 나타내는데 주력한다면, Eye-MAX는 상영관을 뒤흔들 정도의 고출력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Eye-MAX 영화는 워낙 고출력으로 빵빵한 사운드를 뿜어내기 때문에 극장 어떤 좌석에서도 비슷한 사운드의 크기와 질감을 느낄 수가 있다.

그 또한 Eye-MAX 영화와 전용관만의 특색이다.


‘조금 아쉽네...’


<복수의 꽃>에서는 Eye-MAX 사운드 시스템을 제대로 써먹지 못할 것 같았다.

화면 속에서 웅장한 소리를 낼만한 요소가 음악 외에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 도입부의 우금치 전투씬에서 각종 총소리와 폭음, 수옥폭포의 우렁찬 폭포소리 등이 Eye-MAX의 거대한 화면과 어울려 나름대로 압도감을 선사했다.

<복수의 꽃>은 추후 제작할 Eye-MAX 상업영화의 테스트 성격도 있다.

포맷에 대해 이해도가 올라 간 것만해도 류지호로서는 소득이었다.


작가의말

평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43 jee22
    작성일
    23.03.25 10:32
    No. 1

    미국이 미쳐돌아갈텐데 음모론의 표적이 되겠네요. 사우디-남한 아시아커넥션이라든가.
    영화에 빌딩박치기 얘기가 나왔으니 실제 아이디어 제공자일수도 있고.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99 매드원
    작성일
    23.03.25 10:51
    No. 2

    회귀자의 딜레마이긴한대
    무조건 막을려는 쪽이어서 답답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3.25 13:46
    No. 3

    향후 10년은 미궄 정보 수사기관 들이
    아무나 영장없이 체포하고 강제 조사 하던
    법적 암흑기 입니다. 나서면 의심받습니다.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3.25 16:35
    No. 4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너울가지
    작성일
    23.05.13 12:38
    No. 5

    이때부터 안보고 묻어놔서 지금 처음보는데.. 지호가 미국인도 아닌지라 믿어줄리도 없는데 적당히 하지 답답하네 한국도 좌지우지 못하는판에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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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베를린영화제. (3) +9 23.04.18 2,957 110 30쪽
475 베를린영화제. (2) +6 23.04.18 3,024 108 30쪽
474 베를린영화제. (1) +6 23.04.17 3,319 124 27쪽
473 한국영화에 애정이 있구나.... (2) +11 23.04.15 3,388 117 27쪽
472 한국영화에 애정이 있구나.... (1) +2 23.04.14 3,271 126 26쪽
471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4) +8 23.04.13 3,311 123 25쪽
470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3) +4 23.04.12 3,312 126 23쪽
469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2) +4 23.04.11 3,334 120 26쪽
468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1) +7 23.04.10 3,388 123 25쪽
467 민중의 적. (10) +3 23.04.08 3,260 120 23쪽
466 민중의 적. (9) +4 23.04.07 3,214 116 25쪽
465 민중의 적. (8) +6 23.04.06 3,130 117 23쪽
464 민중의 적. (7) +3 23.04.05 3,125 114 23쪽
463 민중의 적. (6) +7 23.04.04 3,208 120 24쪽
462 민중의 적. (5) +2 23.04.03 3,235 115 22쪽
461 민중의 적. (4) +3 23.04.01 3,266 117 22쪽
460 민중의 적. (3) +3 23.03.31 3,404 116 23쪽
459 민중의 적. (2) +5 23.03.30 3,458 115 23쪽
458 민중의 적. (1) +9 23.03.29 3,508 116 24쪽
457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3) +4 23.03.28 3,409 119 22쪽
456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2) +5 23.03.27 3,306 118 21쪽
»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1) +5 23.03.25 3,450 113 21쪽
454 쉽게 될 리가 없겠지..... +8 23.03.24 3,315 112 24쪽
453 영화가 영원히 머무는 곳. (2) +6 23.03.23 3,315 108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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