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3 09:05
연재수 :
899 회
조회수 :
3,828,459
추천수 :
118,685
글자수 :
9,955,036

작성
23.04.18 09:05
조회
3,023
추천
108
글자
30쪽

베를린영화제.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WaW Entertainment presents.

WaW Pictures Production.

A Film by Ryu Ji Ho.

Song La Won.

Kim Young Chan.

.....


복수의 꽃(Flower of revenge)


타이틀 시퀀스가 끝이 나고, 어디선가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부엉. 부엉]


고즈넉한 밤이다.

지리산 깊은 곳에 위치한 화전민 마을.

양반의 수탈을 피해 도망친 농민, 개항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영세상인, 승려, 몰락한 양반, 전직 군인, 노비, 민란에 가담한 반란자, 동학도 등이 숨어든 피난처다.

화적이 되어 삼남지역에서 부호나 관청을 습격해 재물을 탈취하거나 일부는 산맥의 더욱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 화전을 일구며 살고 있다.

화전민 마을에서도 외따로 떨어진 움막 한 채.

세간 살림이라고 할 수도 없는 초라한 잡동사니들이 움막을 채우고 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얼굴에 옅은 곰보 자국이 있는 아낙과 아들로 보이는 사내아이 차돌이가 낡고 헤진 이불을 덮고 잠들어 있다.

대길의 처(妻)는 제 남편 대길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잠들어 있다.

지난 난리 때처럼 남편이 말도 없이 사라질까봐서....

손질하지 않은 덥수룩한 수염, 흐리멍덩한 눈동자를 하고 있는 대길은 어딘지 음울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뻐금뻐금.


대길이 아편을 피우자, 연기가 방안을 안개처럼 감싼다.

Eye-MAX DMR 1.9:1 화면비에서 오리지널 2.39:1 화면비로 변한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 드러나는 풍경... 동학농민전쟁의 패전을 확인시켜준 우금치 전투다.


와우!

웅성웅성.


어떤 촬영 기교도 없이 묵직하게 묘사된 전투장면은 Eye-MAX 특유의 사운드와 결합해 관객에게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다.

우금치 전투씬은 7분여 간 이어졌다.

객석 곳곳에서 감탄내지는 한숨들이 섞여 나왔다.

영화에서 펼쳐진 전쟁은 일방적인 학살... 농민군은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들에 지나지 않았다.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조선의 관군을 향해 꽹과리와 북을 치며 무작정 달려가는 비루한 옷차림의 농민들 그리고 죽창 하나를 쥐고 미끄러지고 자빠지면서도 산봉우리를 향해 악에 바쳐 죽을 둥 살 둥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동학도들, 동학 13자 주문을 외며 총에 화약을 재고 총구를 쑤셔대다 덧없이 쓰러지는 포수들, 낡은 가사를 펄럭이며 농민군들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용기를 불어넣는 스님까지.

부러진 보국안민(輔國安民) 깃발이 걸려있는 장대와 산등성이를 뒤덮고 있는 수천 명의 주검들....

우금치 전투 시퀀스에는 이 영화의 주요 인물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어차피 외국인에게 누가누구인지 분간도 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거대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영상미와 짱짱한 사운드가 선사하는 몰입감에 빠져들었다.

포연이 화면 전체를 뒤덮으면서 우금치전투 시퀀스가 마무리된다.

포연이 걷히면서 여주인공 연화가 등장한다.

시사회에 참석한 영화관계자와 팬들은 스티븐 아들러가 선사했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충격적인 오프닝 시퀀스를 기억하고 있고, 70mm 영화의 걸작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스펙터클도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복수의 꽃>의 오프닝 시퀀스는 그런 영화들과 어딘지 달랐다.

기교라고는 크레인 쇼트와 달리 쇼트만 몇 번 들어갔을 뿐이다.

그럼에도 엄청난 스펙터클을 만끽할 수 있었다.

성급한 기자들은 이제 막 영화가 시작됐음에도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메모했다.


작렬하는 태양.

마른 흙이 흩날리는 황무지...

마치 황폐한 호남 땅을 암시하는 듯한.

저 멀리 안개 같은 포연이 걷히며 모습을 드러내는 까만 점 하나.

한걸음, 한걸음 걸음을 옮기는 소녀의 발길은 지치고 무겁기만 하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모하는 나이, 이팔청춘의 이연화다.

연화는 가족을 떼 몰살시킨 도적패를 찾아 유랑민처럼 삼남지역을 떠돌고 있다.

저 멀리서 카메라 앞으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연화의 지친 얼굴이 카메라를 지나쳐 가면 -

그녀 뒤로 황량한 황무지만 남는다.

연화의 내면과 조선의 현재를 동시에 암시하고 있다.


“....!”


몇몇 한국영화에 정통한 유럽의 평론가와 기자는 한국의 거장 감독이 선보였던 판소리 영화의 롱테이크 향취를 떠올렸다.

낡고 헤진 치마저고리에 괴나리봇짐을 진 연화가 고갯마루를 넘는다.

연화는 길을 간다.

악적들이 걷던 길을....

악적들이 지났을 고개를 넘어, 그들이 보았을 풍경을 거쳐, 그들이 만났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연화는 산기슭에 다 쓰러져 가는 서낭당 앞에서 지게를 진 벌목꾼과 눈인사를 나눈다.

연화는 추적추적 비가 오는 거리를 홀로 처량하게 걷는다.

잠시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우의를 쓰고 지나가는 사람이 튀긴 흙탕물을 뒤집어쓴다.

국악과 서양의 클래식이 융합된 음악과 함께 연화가 삼남지방을 떠도는 모습이 묘사된다.

전주성 저잣거리에 서양인 선교사가 청년에게 십자가를 쥐어주며 성경을 설파한다.

아무리 조선관군·일본연합군이 동학교도들을 탄압해도 여전히 삼남지방에서 동학의 영향력은 남아있다.

연화를 제외하고 모두가 평화롭게만 보인다.

삶이란 한 발만 떨어져 제 삼자의 입장이 되면 아름다고 평온하다.

연화는 서산 너머 해가 넘어가는 광경을 지켜보며 기원한다.


[아버님, 어머님, 소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옵고, 이 소녀를 구천에서 널리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전주 감영 옥사 앞에 검정색 군복에 가죽신을 신은 일본군들이 좌우로 둘씩 집총자세로 서 있다.

총구 아래에 매단 칼날이 석양을 받아 붉은 빛을 반사하고 있다.

이 장면은 역사적 사실과 다른 허구다.

녹두장군 전봉준이 한양 법무아문에서 취조 받은 것을 전주 감영으로 설정을 변경했다.

실제 역사에서 법무아문은 조선의 옛 형조이고, 권설재판소는 반역죄나 강상죄 등 무거운 죄를 다루던 의금부 추국정을 개편한 기구로 갑오개혁의 형식이나마 취하기 위해 서둘러 마련된 임시재판소다.

어쨌든 단상 제일 중앙에는 재판장, 전주성의 주요 조선 관리들이 보이고, 동학군 토벌대 일본군 대장이 자리하고 있다.

단 아래, 남자는 주먹상투이긴 하지만 일반 죄수의 봉두난발에 비할 바 없이 단정했고, 홑겹 솜을 두어 지은 무명 바지저고리는 죄수의 복장이라 할 것 없이 깨끗했다.


[어떻소? 죄수 상투 풀어 헤치고 저고리 고름 뜯어 맨 가슴 드러내 무릎 꿇리는 조선의 야만적인 취조보다 개화된 모습 아니오?]


조선의 옛 것을 야만적이다 폄하하는 일본군관의 오만에 한소리 할 법했지만 조선의 관리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개혁이란 모름지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일본 신문에서 재판현장을 취재하러 온다고 하니 개화문명의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소이까?]


관리들이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을까 짚둥우리에 앉은 사내가 고개를 들어 단상을 올려본다.

작은 체구에 얼굴 광대뼈 사이로 형형한 눈빛이 차갑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체포당시 부러진 오른쪽 발목이 채 아물지 않아 서지 못하는 사내의 입에서 굵고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영화는 의도적으로 그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실재와 영화적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감췄다.

짚둥우리에 앉아 있는 남자는 동학농민전쟁의 영웅, 녹두장군 전봉준이다.

류지호는 전봉준 역할에 실제 기록된 대로 키가 작고 볼품없는 외모의 연극배우를 캐스팅했다.

다만 전봉준의 기개가 드러날 수 있도록 배우의 연기에 호흡까지도 관여했다.


[......!]


이명현은 전봉준의 취조를 지켜보며 생각한다.

조선은 이제 완전히 끝이 났다고....

전주성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이명현은 보고서를 훑었다.

이명현은 구한말 지식인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연화를 추격하면서 호남의 참상을 목도한다.

하지만 고초를 겪는 민초들을 외면한다.

이명현은 호남 지방에서 관군의 잔당 토벌과 상관없이 벌어지고 있는 각시탈 양민살인 사건에 집착한다.




석양의 어스레한 빛이 물러난 깊은 저녁.

전주성읍의 주막 술청에서 사내들이 막걸리 사발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연화의 집을 털어 먹은 도적패의 일원인 칠성과 도적질에 한팔 거들었던 청년들이다.

서부영화, 무협영화, 사무라이영화 심지어 현대의 액션장르영화에서 술집이 영화 초반에 나오는 것은 일종의 클리셰다.

영화의 배경, 설정, 주인공의 장애물, 긴장감 고조 등 관객에게 주요정보를 한 방에 전달할 수 있어서 자주 사용됐다.

전주성 읍내에서 선교사에게 십자가를 선물 받았던 박중구도 함께 하고 있다.

박중구는 전주감영의 벙거지 나졸이다.

칠성과 친분이 있었던 그는 갑수패의 꾐에 넘어가 도적들의 정체를 알고도 눈 감아줬다.

거기에 증거인멸까지 관여해 약간의 재물을 챙겼다.

곧 혼례를 치룰 예정인 박중구는 오랜만에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고 있다.

박중구는 십자가를 꺼내 자랑하며 전주성읍을 활보하는 천주학쟁이들에 대해 떠든다.


[야소란 사람이 여그 못 박혀 죽었다등만]

[야소란 이가 들어본게 사람은 꽤 괜찮은 사람이등만. 천당이니 지옥이 어쩌고 씨알머리 없는 애기를 해싸서 그렇지.]


곧 천주학 이야기가 시들해지고 음담패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같은 주막의 봉놋방에서 낡고 헤진 쓰개치마를 쓴 여자가 국밥을 먹고 있다.

연화다.

당장 칼부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막에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불콰하게 술기운이 오른 칠성과 일행들이 인적 없는 거리를 등롱(燈籠)으로 밝히며 걸어가고 있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있다.

술에 취하면 없던 용기도 생긴다고 하더니 이들이 딱 그 모습이다.


[척왜척양 헌들 나라가 바로 서간디? 웬수 놈의 시상! 관가 곤장소리에 왜놈 돈은 관가 놈들 배때기로 들어가고, 조선 쌀은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고... 시상 참 잘 돌아간다!]


칠성은 누가 들을까 황급히 사내들을 진정시킨다.

고향에서 총각대방까지 하던 인물이 간은 작아서 심하게 몸을 사리고 있다.

그때, 골목 반대편에 어른거리는 그림자.

쓰개치마를 뒤집어쓰고, 괴나리봇짐 사이에 칼을 찔러 넣고, 헤지고 낡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인.... 연화다.

칠성과 사내들은 골목 반대편에 인적이 어른거리는 것도 모르고, 곧 혼례를 치룰 박중구를 놀려대기 바쁘다.

연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괴나리봇짐 사이에 찔러 넣은 칼집에 손을 가져간다.

순식간이다.

쓰개치마를 벗어던진 연화가 칠성 일행을 향해 달려간다.

쓰개치마가 벗겨진 얼굴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의 각시탈을 뒤집어쓰고 있다.

만화로 익숙한 각시탈이 아니다.

하회별신굿 탈놀이의 일체형 각시탈이다.

연화의 꽃신이 경쾌하게 바닥을 찍는다.

낮게 나는 제비처럼 쏜살같이 칠성패거리에게 접근한다.

칠성패거리가 방어자세를 취해보지만, 이미 늦어도 한 참을 늦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연화가 사내들 사이를 파고들어 칼춤을 춘다.

베고, 찌르고, 튕겨내고, 후려치고...

사지가 잘려나간다거나 일도일살(一刀一殺) 같은 상황이 펼쳐지지는 않는다.

한 번 베서 안 쓰러지면 한 번 더 칼질을 하고, 그래도 안 쓰러지면 칼로 쑤셔버린다.


“...아!“


처음 연화가 달려들 때만 해도 관객들은 홍콩영화 내지는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검술액션을 떠올렸다.

아니었다.

처음 보는 스타일의 검술액션이다.

정제되어 있으면서도 춤사위 같은 연화의 무술 동작.

허둥대는 가운데도 악착같이 연화의 칼질에 몸부림치는 사내들.

연화가 달리는 것을 달리(Dolly)로 따라가다가 풀 쇼트로 빠졌다가 다시 미디엄 쇼트로 변하는 편집은 클로즈업 쇼트 하나 없이 묘한 속도감과 박력을 선사했다.

설명은 길었지만 이 장면은 불쑥 시작해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끄덕끄덕.


유명한 영화평론가가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류지호의 특기는 현장에 깊이 들어가서 묘사함으로써 다큐멘터리 느낌을 잘 살린다는 점이다.

심지어 카메라가 관조적으로 떨어져서 촬영했음에도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이 물씬 풍기는 연출이 특기다.

압도적인 화면비에 담아내니까 그 특기가 더욱 시너지를 불러왔다.


[꼴로 보지마랑께!]


복부에 한칼 먹은 칠성이 품에서 단도를 꺼내 쥐고 일어선다.

기세 등등 달려들지만, 연화의 칼은 자비가 없다.


[...살려주시오. 쪼깨 존 일 합시다... 각시가 기다리오... 나가 이번에 장개 든당게....]


바닥을 기어 골목길을 벗어나며 애원하다가 끝내 숨을 거둔다.

시체 네 구가 남겨진 골목에 달빛만이 내려앉을 뿐....

마치 달은 모두 알고 있다는 듯.

그날... 그들이 연화에게 그랬던 것처럼...

완전범죄를 꿈꾸었지만 하늘 아래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다.

마치 그런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장면이 바뀌면서 날이 밝은 후에 행인들이 골목 안에서 박중구의 시체를 안고 오열하는 처녀를 안쓰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나졸들은 시체를 거적때기로 덮어 감춘다.

행인들을 헤치며 골목 안으로 무관차림의 사내가 들어온다.

이명현이다.

이명현은 거적때기를 들춰 시신을 살피다가 동학난에 가담한 비적들이냐고 묻는다.

현장을 관할하고 있는 장교는 고개를 저으며 전주감영의 나졸이 포함되어 있음을 보고한다.

이명현이 골목 안팎을 살피다가 구경꾼들에게 시선을 던진다.

문득 쓰개치마를 쓰고 있는 여인이 눈에 들어온다.

이명현이 골목을 빠져나와 구경꾼들 사이를 살핀다.

연화는 사라지고 없다.

착각일까.

칠성 일행의 시체를 거적때기에 실어 나르는 나졸을 보는 이명현은 마음이 왠지 급해진다.




만억이 제 어미가 좋아하는 춘향전 한 자락을 흥얼거린다.

짊어진 지게에는 망령이 들어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늙은 어미가 짐짝처럼 올려져 있다.

늙은 어미를 지게에 태우고 만억이 숲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숲 안쪽으로 들어 온 후 늙은 어미를 내려 한편에 모셔두고 만억이 발길을 돌린다.

늙은 어미는 정신이 돌아왔는지 아들 만억에게 지게는 왜 두고 가냐고 묻는다.

어미를 태우고 왔던 지게는 더 이상 만억에게 필요가 없다.

만억은 숲속에 제 어미를 버리고 가려던 것이다.


[지게 안 가져가?]

[......]

[어미를 져다버린 지게인디 뒀다가 너도 거그 태워져 지고 와야제.]


만억은 정신이 잠시 돌아온 늙은 어미의 말에 엉엉 울음은 터트린다.

만억은 잘못을 뉘우친다.

제 어미를 다시 지게에 태우고 숲을 빠져나온다.

만억은 연화의 집을 털어먹은 불의(不義)한 자다.

일가족을 살인멸구 했을 정도로 피눈물도 없다.

그러나 제 부모를 숲에다 내다버리는 패륜을 저지를 만큼 모질지는 못했다.


여담으로 이 장면을 두고 류지호는 <나라야마 부시코>에 대한 오마주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게 된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국의 한 설화를 모티브로 했을 뿐입니다. 이 설화는 실재했던 것처럼 누군가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론 실재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허구적으로 창조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노인의 경험적인 지혜를 중시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이 육체적인 힘이나 능력보다는 정신적 가치에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늙은 부모에 대해 자식이 가질 수 있는 두 가지 상반된 본능을 보여 줌으로써, 효(孝)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한국에서는 ‘고려장‘의 유래를 놓고 맞다 틀리다 논쟁이 벌어지게 된다.

극소수의 학자들이 삼국지위서, 계림유사 등의 몇몇 기록들을 내세워 실재했다고 주장하게 된다.

그런 학자들을 한국에서는 친일사학자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어쨌든 일반 대중 사이에서 1999년 MBS 특집다큐가 다시 조명된다.

고려장이라 알려진 역사왜곡이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무덤을 쉽게 도굴하기위해 퍼뜨린 유언비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게 된다.

역사적인 배경의 영화는 사소한 것이라도 논란이 된다.

류지호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복수의 꽃>은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어쨌든 영화 내내 처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연화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아름다운 화면이 펼쳐진다.

너른 평야의 가운데 두 그루의 소나무가 서있다.

모닥불이 타들어간다.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연화는 십자가를 만지작거린다.

박중구가 전주성읍에서 선교사에게 선물로 받았던 물건이다.

불교든 천주학이든 그도 아닌 무속신앙이든.

연화에게는 하나님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복수에 온 삶을 바친 연화를 신이 구원해 줄 수 있을까....?

별들이 쏟아질 것만 같은 밤하늘 아래 쪽잠 자는 연화의 모습은 그림 같이 아름다우면서 애잔해 보인다.

한편으로 위태롭기도 하고.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고을.

괴나리봇짐을 둘러맨 연화가 고을로 들어온다.

아녀자 홀로 여행을 다니는 것이 신기한 지 촌민들의 시선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만억의 집을 묻는 연화에게 촌민은 만억이 드디어 장가를 들 모양이라며 깔깔 웃는다.

연화가 지나친 많은 호남의 고을에는 남정네가 없다.

동학난리 때 농민군에 가담한 남정네들 대부분이 돌아오지 못했다.

영화 중반 연화가 다시 이 고을을 찾아왔을 때는 잿더미로 변해있다.

동학도 색출이란 명목으로 관군이 고을의 모든 아녀자를 욕보이고 죽였기 때문이다.

연화는 고을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밤이 깊어지고 나서야 행동에 들어간다.

이를 귀신 같이 알아챈 만억이 도리어 연화를 곤경에 빠뜨린다.

오밤중에 찾아와 칼부림을 하는 연화를 간신히 제압한 만억이다.

몽둥이질을 하긴 했지만, 만억으로서는 영문을 알지 못했다.


[애비야 밥 줘. 배고파 이눔아~ 애비야 어디 가? 밥 줘 밥!]

[언릉 들어가 주무시오! 밥은 나중에 줄랑게!]


밥 달라고 악쓰는 늙은 어미를 뒤로 하고, 의식을 잃은 연화를 들춰 맨 만억이 초가를 나선다.

만억의 초가집 뒷동산에는 불길한 부엉이 소리 은은하게 들리고...

만억은 사람 하나 들어갈 구덩이를 파서 그 안에 연화를 던져 넣는다.


[인자 제대로 시집가기는 글럿응게 아쉬워하지 말어... 선상에 까마귀 운 줄 알랑게.]


초가집으로 돌아온 만억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심사가 복잡하고 예민해져 있는데, 늙은 어미는 어둠속에 멀뚱히 앉아 “영감~ 나는 시상 다 살았은게 쌀밥 안 묵어도 좋아라~” 염불 외듯 중얼거린다.


[아따! 어매요! 잠 좀 주무시오! 참말로 미차불것네~]


불쑥.


흙구덩이를 뚫고 나오는 가녀린 손.

땅속에 파묻혔던 연화가 기어코 뚫고 나오는데 성공한다.

숨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는 한 연화의 복수행은 멈출 수가 없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

그 정도로 연화는 독기로 똘똘 뭉쳐있다.


[뭐땀시 오밤중에 찾아와서 지랄염병을 떨간디!]


만억의 부엌에서 연화와 만억이 생사를 놓고 혈투를 벌인다.

연화와 만억이 엉겨 붙어서 부엌 바닥을 데굴데굴 구른다.

덜컹! 안방 문 열리며 만억의 노모가 짜증을 부린다.


[느그들 부엌에서 먼 지랄이여 시방?!]


생사를 다투는 대결의 맥을 치매 걸린 만억의 노모가 툭툭 끊는다.

이 역시 일반적인 액션영화의 문법과는 거리가 멀다.

안방 문이 닫히고 나서 또 다시 목숨을 건 격투가 이어진다.

연화가 만억의 목에 팔을 끼어 목조르기를 건다.

벗어나려고 용쓰는 만억과 목을 조르는데 안간힘을 쓰는 연화...

두 사람이 엉겨서 사투를 벌이는 모습 사이에 성적체위를 떠올리게 하는 자세들이 섞여 있다.

우연일까.

어쨌든 연화는 악적 하나를 더 해치우기 위해 모든 걸 쥐어 짜낸다.

그런데 다시 한 번 방문이 열리면서 만억의 늙은 어미가 시끄럽다면 소리를 지른다.

그러다가 부엌 바닥에 포개져 있는 연화와 만억을 게슴츠레한 눈으로 본 후.


[아기 만드는 거여?]


웃을 수 없는 장면임에도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알게 모르게 고언형제나 쿠엔 태런티노의 영향을 받았는지 류지호의 영화에서 낯선 유머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암튼 칼을 휘두르고, 찌르고, 베는 연화.

부엌칼로 막고, 베고, 쳐내느라 안간힘을 쓰는 만억.

아궁이가 있는 시골구석의 부엌이라는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독특한 액션 시퀀스가 만들어졌다.

Eye-MAX라는 거대한 화면과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지만, 그 만큼 작은 얼굴 표정의 변화, 몸짓, 배우의 연기 호흡까지도 생생하게 관객에게 전달됐다.

단 한 쇼트의 클로즈업이 없음에도.


[망할 년! 오살할 년!]


순간- 욕지거리를 뱉어낸 만억이 부엌칼을 연화에게 냅다 던진다.

만억으로서는 도저히 연화를 어쩌지 못할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달아날 수밖에.

늙은 어미를 숲에 버리지 못했지만, 결국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중에 더 큰 벌을 받게 되겠지만.


[아드님이 자초한 일입니다. 저로서는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할머니....진심이에요.]


만억의 늙은 어미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만억과 연화가 사라진 어둠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뿐.

늙은 어미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내려앉는다.

괜히 한국연극계의 산증인이자 살아있는 전설이 아니다.

백순이 배우이라는 노장의 깊은 연기내공이 고스란히 Eye-MAX 스크린에 수놓아졌다.


[헉. 헉! 니미 씨벌!]


집에 남겨 둔 늙은 어미가 숲길을 미친 듯이 달려가는 만억의 뒷골을 당기는 것만 같았다.

그 시각 만억의 늙은 어미는 오락가락하는 정신이 잠시 돌아온 것 같다.

문가에 멀뚱히 앉아 염불 외듯 중얼거린다.


[영감~ 나는 시상 다 살았응게 쌀밥 안 묵어도 좋아라~ 우리 새끼덜 보리밥이래도 삼시 끼니 안 굶는 꼴만 보다 죽어 불면 오늘 죽어도 한이 없을 것이오. 여한이 없제 암...]


그렇게 부모는 자식을 위해 살다가 병들어 죽어간다.

류지호가 특히 좋아하는 장면이다.

연기하는 것 같지 않은 노배우의 사실적인 모습 그 자체로 인해 ‘한‘의 정서가 절절하게 전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명현이 만억의 집 부엌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만억의 늙은 어미는 넋이 나간 듯 마당을 서성이며 고함을 질러대고 있다.


[애비야 밥 줘. 배고파 이눔아~]


시간을 끌면 끌수록 더 많은 이들이 죽어나갈 것이고, 호남은 더 큰 난장판에 휩쓸려 버릴 터.

계속되는 살변을 이명현으로서는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


두승산 산마루 너머로 어둠이 물러나고, 새벽빛이 숲으로 스며든다.

Eye-MAX가 스펙터클에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란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저만치 숲을 걸어가고 있는 인영.

깊은 들숨을 들이키며 새벽을 맞는 연화다.

류지호는 숲속 장면을 유난히 공들여서 촬영했다.

조명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오리지널 Eye-MAX 화면비와 DMR 화면비 장면을 치밀하게 계산했다.

화면비의 전환으로 생기는 혼란을 방지하려고 고민했다.

때로는 두 화면비를 뒤섞는 실험적인 장면도 넣었다.


만억은 두승산을 넘고, 개울을 건너고, 숲을 헤치고 달린다.

연화는 만억이 달아난 길을 그대로 쫒아간다.

만억이 개울에서 허겁지겁 물을 퍼마신다.

같은 개울에서 연화는 각시탈을 씻는다.

손가락을 물어뜯어 피를 낸 후에 각시탈에 연지곤지를 찍는다.

두 사람의 추격전은 만억이 군산에 들어서면서 멈춘다.

이 추격전에서 보이는 한국의 가을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알록달록 단풍이 물들어 색동옷을 입은 것 같은 산.

마치 산수화가 그려진 병풍이 겹겹이 놓여있는 것 같은 산자락들.

계곡과 폭포.

부드럽게 휘어졌다 거칠게 밀려가는 강까지.

Eye-MAX 전문 촬영팀은 그들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복수의 꽃>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필름에 담아냈다.




선자불래(善者不來) 내자불선(來者不善).

좋은 뜻을 가진 자는 오지 않고, 온 사람은 결코 좋은 뜻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군산 저잣거리에 만억이 거지꼴로 들어선다.

곧장 다나카 상회로 찾아가 갑수를 찾는다.

다나카가 본국에서 고용해 데리고 온 사무라이들에 의해 만억이 문전박대를 당한다.

사무라이들의 정체는 천우협의 회원들이다.

조선침략을 밑바닥부터 다지기 위해 파견된 정치 무뢰배들이다.

뒤늦게 연화가 군산에 들어온다.

만억에게 수중에 있던 엽전을 모두 빼앗겨 무일푼인 상태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연화는 군산의 기생집 수챗구멍에서 거지들과 음식물 찌꺼기를 받아먹는다.

과거 기생집에서는 거지나 굶는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수챗구멍에 잔반을 흘려보내 곤 했다.

기생의 기구한 처지나 거지의 처지나 안타깝고 한스럽기는 매한가지.

<복수의 꽃>에서는 그 시절을 살았고 여전히 살아있으며 살아갈 민초들의 일상적인 삶을 곳곳에서 섬세하게 묘사했다.

거지들 틈에 끼어 잔반을 주워 먹는 연화를 몇몇 거지들이 음흉하게 훔쳐본다.

연화는 괴나리봇짐에서 칼을 살짝 빼 보이며 위협한다.


[예사로 만만한 년이 아니긴 니미... 나가 무리만 한판이여. 지가 사나운 암호랑이건 강아지건 문제 없제. 군산 갯바닥 짠물이 쉰 것이 아녀. 산전수전 겪을 만치 겪었고,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긴 놈이 나여.]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탕탕 두드리는 갑수다.

갑수는 전라도 지방에서 생산되는 쌀을 구매해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다나카의 수하로 들어가 조선인을 상대로 하는 고리채 사업을 돕고 있다.

다나카는 천우협에서 고위급 인사였다.

천우협의 사무라이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다.

관객들은 그들이 연화의 상대가 안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최대한 그들이 잔혹하고 무서운 실력자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지만, 류지호는 따로 장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연화의 집을 털어 먹은 재물들은 어쩌고 저잣거리의 왈패로 지내는지 묻는 만억의 물음에 갑수는 천연덕스럽게 색주가에 들락날락 하고, 노름에 빠져 다 탕진했다고 답한다.

원래 작은 도둑이나 큰 도둑이나 숨어 살고 쫓겨 사는 팔자라 먹고 마시는 재미 밖에 없다고 했다.

갑수패는 관군에게 잡혀 물고가 날 때 나더라도 흥청망청 돈 조지는 재미로 사는 것이 왈패의 미덕이라고 믿었다.

부어라 마셔라 만억과 갑수패는 술에 취해 골아 떨어진다.

야밤에 각시탈 연화가 다나카 상회의 담을 넘는다.

머릿수는 연화의 검술 앞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진다.

너풀너풀 치맛자락을 흩날리는 모습이 춤사위를 벌이는 것 같다.

얼핏 정제되지 않은 무당의 살풀이 춤 같다.

흘리고, 차고, 넘어뜨리고, 밀치고...

춤사위처럼 가볍게 발을 놀리다가도 겅중겅중 뛰어서 상대의 허점을 빠르게 치고 들어가 급소를 꿰뚫는다.

류지호의 영화를 봐왔던 관객들은 낯설지는 않았다.

<Remo : The Destroyer>에서 치운의 춤사위 같은 무술동작을 본 경험이 있었으니까.

천우협 사무라이들이 나선다.

이리떼에 둘러싸인 여우 한 마리.

예사 여우가 아니지만.

연화의 칼은 무뎌진 감정만큼 인정이 사라졌다.

사무라이들 역시 전신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물러서지 않는다.


절레절레.


송라원이 고개를 저었다.

다나카 상회 시퀀스를 촬영할 때의 개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모든 쇼트를 대역이 없이 소화했다.


“칼끼리 자주 부딪치는 합을 짜지 마.”


류지호가 스턴트팀에 신신당부한 말이었다.

송라원 본인이 지긋지긋하게 들은 말이기도 했고.

송라원이 곁눈질로 류지호를 힐끗거렸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일 때는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자신을 베를린영화제까지 올 수 있도록 이끌어준 은인이 바로 류지호 감독이다.


“관도 아니고, 정식 군대의 병장기가 아닌데 칼날의 강도가 높을 리가 없어. 그러니 민간에서 칼끼리 서로 부딪치면 어떻게 될까. 금방 칼날이 상하겠지.”


류지호는 기존의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 지겹게 보던 액션 합은 피해달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송라원은 일반적인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때보다 몇 배는 더 움직였어야 했다.

그렇다고 사무라이 영화처럼 잔망스럽게 움직이지도 않았다.

홍콩영화처럼 허세 가득한 보법을 펼치지도 않았다.

정말 한 커트 한 커트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가슴 졸였던 순간들이다.


[척왜척양한다고 하지 않았소?]

[척왜척양은 니미.....]


사무라이들까지 물리치고 마주한 갑수는 실성한 사람처럼 낄낄댄다.

만억은 어느 틈에 달아났는지 보이지 않고.


[왜놈 밑구녕을 닦아주는 것이 퍽도 떳떳하시겠소.]

[그렇다고 양반네 발바닥만 핥을 수는 없잖여. 낄낄.]


갑수는 죽음 직전에 연화에게 진실을 알려준다.

그렇다고 해서 복수를 멈추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다.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이 마치 피아노의 흰색 건반처럼 일렬로 늘어서 있고, 땅바닥에 간간이 그늘진 부분은 검은 색 건반처럼 보였다.

연화의 발걸음이 마치 흰색 건반을 밟고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배경음악에 쓰인 악기는 거문고다.

다소 생뚱맞아 보이면서 쓸데없이 고급스러운 장면이다.

한편으로는 표현주의적이다.

<복수의 꽃>은 내러티브의 극적 긴장감에 의존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가 아니다.

‘묘사’를 통해 이미지가 스스로 말하게끔 하는 영화에 가깝다.

마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같은 모더니즘 시대 감독의 표현 방식과 닮아있다고 할까.

단순히 영화적 허세나 현학이 아니다.

어떤 장면은 감독에 의해서, 또 평론가에 의해서, 관객에 의해서도 의미가 완성된다.

상업영화라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인문학적인 요소가 들어갈 여지가 있다.

영화연출이 예술행위라는 믿음이 있다면.

그런데 모든 영화감독이 자신의 행위를 예술이라고 믿진 않는다.

장사의 수단으로 영화를 대하는 감독도 많다.


작가의말

습작 때보다 영화내용 묘사는 줄었지만 해설(?)이 좀 늘었습니다. 지루하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2 어쩌면, 혹시, 설마 했던 일. (1) +9 23.04.24 3,377 122 23쪽
481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2) +4 23.04.22 3,474 122 27쪽
480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1) +10 23.04.21 3,410 113 24쪽
479 베를린영화제. (6) +5 23.04.20 3,331 124 26쪽
478 베를린영화제. (5) +8 23.04.19 3,252 113 24쪽
477 베를린영화제. (4) +14 23.04.18 3,172 143 23쪽
476 베를린영화제. (3) +9 23.04.18 2,956 110 30쪽
» 베를린영화제. (2) +6 23.04.18 3,024 108 30쪽
474 베를린영화제. (1) +6 23.04.17 3,319 124 27쪽
473 한국영화에 애정이 있구나.... (2) +11 23.04.15 3,388 117 27쪽
472 한국영화에 애정이 있구나.... (1) +2 23.04.14 3,271 126 26쪽
471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4) +8 23.04.13 3,311 123 25쪽
470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3) +4 23.04.12 3,312 126 23쪽
469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2) +4 23.04.11 3,334 120 26쪽
468 한 판 크게 벌여봐야겠어요. (1) +7 23.04.10 3,388 123 25쪽
467 민중의 적. (10) +3 23.04.08 3,259 120 23쪽
466 민중의 적. (9) +4 23.04.07 3,214 116 25쪽
465 민중의 적. (8) +6 23.04.06 3,129 117 23쪽
464 민중의 적. (7) +3 23.04.05 3,124 114 23쪽
463 민중의 적. (6) +7 23.04.04 3,208 120 24쪽
462 민중의 적. (5) +2 23.04.03 3,235 115 22쪽
461 민중의 적. (4) +3 23.04.01 3,266 117 22쪽
460 민중의 적. (3) +3 23.03.31 3,403 116 23쪽
459 민중의 적. (2) +5 23.03.30 3,458 115 23쪽
458 민중의 적. (1) +9 23.03.29 3,508 116 24쪽
457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3) +4 23.03.28 3,409 119 22쪽
456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2) +5 23.03.27 3,306 118 21쪽
455 무역센터가 무너졌습니다! (1) +5 23.03.25 3,449 113 21쪽
454 쉽게 될 리가 없겠지..... +8 23.03.24 3,315 112 24쪽
453 영화가 영원히 머무는 곳. (2) +6 23.03.23 3,314 108 2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