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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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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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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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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민중의 적. (9)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야, 야, 잠깐만. 야이 X같은 새끼야... 서서 얘기해.]


<민중의 적>의 다이얼로그에는 욕이 빠지지 않는다.

주인공 강철중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점잖게 생긴 새로온 반장과 과학수사과장 심지어 인텔리 조규환까지 욕을 입에 달고 산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나올 때마다 한마디씩 욕을 해대니, 영화를 보다 보면 마치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에 차 있는 것만 같다.

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언제든지 터질 것만 같은.

한국영화에서 조폭이나 형사가 등장하면 관습적으로 욕설을 기본으로 장착한다.

담배 역시 기본이다.

인물이 심사가 복잡해질 때면 무조건 담배부터 피워 문다.

남성 캐릭터의 경우 폼을 잡을 때면 으레 담배를 피운다.

홍콩영화가 득세하던 시절 이전에는 지금처럼 영화 속 캐릭터들이 전부 골초는 아니었다.


‘10년만 지나면 이런 시나리오는 바로 퇴짜를 맞지.’


시나리오에서 욕설을 남발한다는 것은 작가의 다이얼로그 쓰기 기본이 부실하다고 실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욕도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고,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사실적이란 이유로 무턱대고 남발하다보면 영화를 싸구려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류지호는 최종 윤색을 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상당부분 덜어냈다.

욕을 덜어내어서 영화가 가진 거칠고 날 것 느낌이 사라졌냐.

아니다.

굳이 욕을 섞어 쓰지 않아도 배우들이 충분히 맛을 살려줬다.

어떤 부분에서는 훨씬 감칠맛을 내줬다.


[이런 개같은 머더 빠커가 있나...!]


특히 이훈재는 한국식 욕설은 전부 콩글리시 스타일의 영어욕설로 만들어 썼다.


[선 오브 비치 캅. 불 쉿 피그!]


조규환은 ‘짭새‘라는 표현 대신 영어로 cop 혹은 pig라는 경찰 비하 영어표현을 쓴다거나, ’씨발’ 대신 Shit이나 damn 같은 표현을 썼다.


‘어울리면서도 한편으로 꼴갑을 떠는 것 같기도 하고....’


조규환은 검은 머리 외국인은 아니다.

다만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되도 않은 영어 남발로 암시했다.

설형기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그렇지 이훈재 역시 만만치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외모적으로도 남성 정장이 잘 어울렸다.

빳빳하게 다림질했지만 약간의 구김이 남아 있는 정장을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해낼 배우가 이 시기 한국에 몇 없었다.

완벽한 듯 보이지만 빈틈이 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설형기가 배가 불룩 나올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면, 이훈재는 조규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근육질 몸매로 변신했다.

굵어진 팔뚝을 스태프들에게 내보이며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 꼭 어린아이 같았다.

차분한 말씨와 미소를 잃지 않는 매너.

한마디로 신사답고 다정다감한 남자가 이훈재의 이미지다.

그 때문인지 조규환 캐릭터가 더욱 악랄해 보인다.

가식으로 점철된 조규환의 모습이 실제 이훈재 배우의 이미지와 섞였다고 할까.

조규환의 비인간적인 면모가 더욱 두드러지는 효과를 냈다.

모두가 말한다.


“<민중의 적>이 잘되려면 이훈재가 잘해야 돼.”


악역이 매력적일수록 주인공이 산다.

장르 영화의 철칙이다.

장르물을 잘 쓰는 작가들은 주인공보다 악역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

악당이 비열할수록 주인공의 선함이 돋보인다.

도저히 대적 불가능할 정도로 악당이 강해야 관객이 주인공에게 깊게 몰입한다.

<민중의 적> 역시 마찬가지다.

조규환이 악랄할수록 강철중이 돋보이게 되어 있다.

강철중의 행동에 정당성도 부여하게 되고.


“감독님. 조규환이 너무 감정을 누르는 것도 좀 그렇지 않아요?”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는 달라요.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는 조규환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중2병 걸린 미성숙한 돌아이일 뿐이에요. 재미없어요.”


때때로 상대배우와 연기합을 맞출 때 상대 페이스에 휩쓸리는 경우가 있다.

강철중으로 완벽하게 몰입한 설형기와 연기를 하다보면 이훈재 역시 힘이 빠짝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강하게 나오는 상대에게 똑같이 강하게 맞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훈재를 진정시키기 위해 류지호는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사이코패스가 느끼는 감정이 짜증 정도라면서요?”

“조규환은 엘리트 교육을 받은 것으로 설정했잖아요. 타인의 감정에 공감 못하는 수준을 넘어 타인을 벌레라고 여긴다고 생각해보세요. 벌레한테 화를 내는 것도 우습잖아요. 조규환은 평범한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기괴할 정도로 강한 자신감과 자기확신이 강한 테디 번디형 유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공감능력이 제로는 아니라고 하죠. 공감력이 없다는 것은 정서적 공감이 결여된 것이지 인지조차 못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조규환의 경우 좋은 학벌 좋은 직장을 가진 것으로 봤을 때 기본적인 눈치나 사회성은 가지고 있는 겁니다.”


류지호는 <The Killig Road>를 준비하며 미국의 유명한 연쇄살인범에 대한 수많은 논문을 읽었다.

심지어 FBI 보고서까지 구해서 검토했을 정도로 치열하게 공부했다.


“‘자신의 매력 속에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감추는... 그래서 외모도 좋고 지적이며 말도 어느 정도 잘해서 겉으로 보기에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임기응변까지 뛰어난.... 테드 번디 말씀이시죠?”

“사람들에게 친절하진 않아요. 실제로 테디 번디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후 사람들을 관찰했다고 하죠. 관찰을 통해 정상인들의 행동을 흉내 내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살인죄로 잡히기 전까지 가장 친한 친구조차 그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몰랐다고 하니....”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깊이 들어가면 병리학적으로 꽤나 복잡하다.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다 같은 유형도 아니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에다가 사교적이기까지 한 유형의 사이코패스가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은 할리우드 영화와 미국 소설의 영향이 크다.

테드 번디라는 악명 높은 실제 연쇄살인마를 모델로 해서 창작되었기 때문이다.

류지호조차 <The Killig Road>의 밴 사이퍼를 만들 때 테드 번디를 많이 참조했을 정도다.

어쨌든 조규환은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처럼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한다.

가족의 자금이 들어가 있는 버뮤다 페이퍼컴퍼니가 한국의 대형은행을 인수합병하면서 거액의 돈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나 아버지가 한 고아원을 인수하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밤에 몰래 집으로 찾아간 조규환은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을 저지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기분 나쁘게 했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를 벽돌로 내리쳐 죽이기도 한다.

자신을 수사하는 형사 강철중을 조롱하기 위하여 아무 관계도 없는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기까지 한다.

조규환은 재미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는 아니다.

자신이 하려는 일에 방해가 되기에 살인을 저지른다.

조규환 캐릭터를 설명하기는 쉽다.

돈 때문에 부모까지 죽인 패륜아.

표현이 아주 원색적이고 명료한 편이다.

부모를 죽인 패륜아와 싸움이라는 소재는, 코미디보다는 서늘한 느와르에 적합해 보이는 것이 사실.

그런데 오리지널을 연출한 강은석 감독은 범죄스럴러 소재를 코미디풍으로 능청스럽게 뽑아냈다.

<아메리칸 사이코>와 <투캅스>를 섞어놓은 혼종 스릴러라고 할까.

정답으로 보긴 어렵다.

결과적으로 그 방식이 옳았지만.

사실 강철중은 그렇게 심오하지 않다.

그 심오하지 않음이 천민자본주의로 상징되는 펀드매니저 악당과 대결구도를 그림으로써 메시지에 힘을 실어준다.

조규환이란 캐릭터에 분노를 느끼다가도 피식피식 웃음이 터진다.

결말은 통쾌하다.

에필로그는 계몽적이기까지 하다.

코미디적인 상황에는 풍자까지 녹아있다.

검사가 조규환을 비호하는 모습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납득이 간다.

형사들 세계의 끈끈한 의리를 표현하기 위함인가.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양복만 입으면 다야? 나가 이 X새끼야! 안 나가! 야이 X발놈아 나가! 확 접어버리기 전에!]


항상 강철중에게 시비를 걸며 구박만 하는 강력계 반장이다.

부하가 검사로부터 압박을 당하자 양복쟁이 용의자를 이용해 검사를 조롱한다.

영화 자체는 권력과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 진지하고 날선 비판을 가하지는 않는다.

직설적이다.

암시나 은유 따위 동원하지 않는다.

마치 <넘버3> 같다.

강철중은 편의에 따라 증거를 조작하고 수사 시스템을 조롱한다.

심지어 반장은 한 술 더 뜨며 동조하기까지 한다.

시스템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엿 먹어라’ 노골적으로 외치는 거다.

세련된 방식은 아니다.

<투캅스>식의 유머를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영화에 대해 심각한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한다.

이전 삶의 <민중의 적>이 가진 한계는 이후의 형사영화들에 영향을 미쳤다.

<와일드 카드>,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었다.

스릴러 플롯에 유머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참고서가 되어주었다고 할까.

류지호는 <추격자>, <끝까지 간다> <범죄도시> 등까지 경험하고 과거로 왔다.

한국에서 성공한 사이코패스 스릴러와 형사 장르물을 모두 꿰고 있다.

<민중의 적>이 가진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강철중은 툭하면 짜증을 내고 버럭 화를 내기 일쑤다.

분노를 조절할 생각이 애초에 없다.

그래서 폭력적이다.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규환이란 악을 발견한 강철중은 정의롭지도 심오하지도 않다.

조건반사 같은 것이다.

패 죽여도 싼 놈이니까 잡아다가 족칠 뿐.

비루하고 양아치 같은 형사 나부랭이가 기득권 엘리트 패륜범을 무참하게 박살낸다.

법이니 공권력이 하는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로지 동물적인 감각과 집요함 단련된 주먹이면 충분하다.

관객들은 통쾌함을 맛본다.

현실에서는 그 같은 문제해결 방식이 가능하지 않으니까.

권선징악 역시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다.

사회적 모순을 해소하는 방식이 폭력을 통한다는 측면에서 <민중의 적>은 위험한 영화다.

강철중이란 인물이 결코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기도 하고.

그래서 에필로그에서 그 모든 걸 봉합해 버린다.


[너네 X발놈들... 밑에 차 대 놨더라. 주차금진데.]

[너 뭐야? 공익근무야?]

[나?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


강으로 라임을 맞춘 이 자기 소개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우영민(영구) 형사의 자기소개를 계승 발전시킨 멋진 표현이다.


[너희 같은 새끼들을 네 글자로 뭐라고 그러는지 알아?]

[사채업자. 맞지 이 씹새야.]

[민중의 적. 너희 같은 X발놈들을 오늘부터 민중의 적이라고 부르기로 했거든. 민중의 적!]

[아유, 니 X 꼴리는 데로 하세요.]

[그러지 마라 형이 돈 없다 그래서 패고, 말 안 듣는다. 그래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뻐 그래서 패고. 이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사열종대 앉아 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야. 지금 형이 기분이 괜찮거든, 좋은 기회잖냐? 그니까 조용히 따라와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형사가 비로소 무언가를 하는 형사로 변화하는 걸 보여주는.

일종의 수미상관 구성으로 소위 ‘떡밥회수‘의 좋은 예다.

영화 도입부에 챙긴 마약을 피떡이 된 조규환에게 뿌리는 장면과 함께 서사를 완성시켜준다.

류지호는 에필로그를 빼버릴 생각도 해봤다.

안티히어로 강철중이 의적으로 탈바꿈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말은 한국 영화의 흔한 클리셰의 하나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흔해 빠진 조폭 코믹물들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폭의 의리, 우정.... 같은 포장은 마치 인정도 없는 각박한 세태를 비판하는 도구로 미화하는 경향이 있기에.

의리와 우정을 통해 조폭에 대한 반사회성, 범죄성은 무시되거나 색채가 옅어진다.

그처럼 형사물에도 나쁜 경찰이 결국에는 자신의 소임을 깨닫는다는 식의 마무리는 성장드라마가 아니라 경찰 미화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강철중은 좋은 형사가 아니다.

현실에는 그 같은 부패한 형사 또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민중의 적>에서 조규환을 단죄하는 행동과 에필로그에서 변화한 강철중을 보여줌으로써 부패한 형사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 같은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한국 관객들은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왜 에필로그를 빼려고 하세요.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인데....”


기획실과 홍보실에서 꽤나 강하게 반대했다.

박건호 대표까지도 에필로그를 각색에서 빼지 말 것을 조언할 정도였다.

‘영화감독이 책임져야 할 것은 ‘사회’인가 ‘영화’인가?‘


당연히 영화다.

영화감독은 문제의식을 대중들에게 던지고 문제해결을 촉구할 수 있을 뿐이다.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의 효과적인 창구다.

영화를 통해 사회가 진일보한다면 분명 좋은 일이다.

다만 메시지에 부합하는 영화 스타일이 동반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정의로운 구호가 퇴행적인 영화문법으로 재현되거나, 시대의 시급함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를 방치하게 된다면, 정치적 구호만 남은 선전영화로 전락하고 만다.

혹은 킬링타임용도 되지 못하는 싸구려 영상물에 지나지 않게 된다.

류지호는 <민중의 적>을 연출하며 사회적 메시지와 영화적 스타일의 간극을 좁히는 것에 대한 힌트를 찾아가고 있었다.


❉ ❉ ❉


[가온그룹의 창업자이자 어린 나이에 거부가 된 류지호는 1989년 미국으로 건너가 파커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 열 여덟 나이에 파커그룹의 회장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 가온그룹의 근간인 결혼비디오 사업의 투자유치를 성공한다. 이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성공가도를 달려 2000년이 되기 전 지주회사로 완전 개편해 결혼식 비디오와 영화를 수입·배급하던 회사가 연매출 7,000억 대의 준대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에는 대유그룹의 알짜 계열사를 인수해 재계 20위 안으로 단숨에 진입해 전통적인 재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가온그룹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계열사는 해외법인 포함 31개사다. 대유가온증권을 제외하고 자발적으로 상장폐지한 대유건설까지 모든 계열사들은 비상장법인이다. 건설과 금융부문을 제외하고 그룹의 주력 사업은 영화·케이블 사업이다. <타이타닉>, <쉬리>, <퇴마기록>, <JSA>, 가장 최근의 <친구>...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는 관객들도 들어봤을 법한 흥행영화 다수를 배급했다. 계열사는 아니지만, 매니지먼트 CHAN, Aram 프로덕션, 최근 설립한 게임개발업체 KR스튜디오 등 연관 기업까지. 이쯤이면 ‘아시아 No.1 콘텐츠 기업’이라 자부하는 가온 엔터테인먼트의 저력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중략) 가온그룹의 오너가 한국인이고, 기업이 한국에 소재하고 있다고 해서 온전히 한국의 대중문화예술에 기여하고 있는가 의구심이 든다. 가온그룹은 한국의 정치·사회·문화·연예 등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오너인 류지호 성공의 밑바탕에는 미국 할리우드 자본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문화식민지화를 꿈꾸는 미국의 영화산업을 등에 업고 한국영화를 밑바닥부터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이 가온그룹의 후원자는 세계 농업을 손아귀에 넣고 쥐락펴락하는 파커필드라는 사실이다.]

- 백원일보 주필 이강희 칼럼.


[류지호 의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40%를 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월가의 투자회사인 G&P와 JHO그룹이 더 큰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략) 류지호 의장이 소유하고 있는 가온그룹은 종합엔터테인먼트사업을 추구하지만 실제로는 거대공룡집단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너지 효과라는 명분으로 다양한 기업을 흡수합병하며 독점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케이블 채널 4개 소유는 지상파 방송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영화·컴퓨터 게임 쇼·스포츠·버라이어티 등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영화 산업 분야에서는 투자·제작·배급·극장까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영화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가온그룹의 게임사업은 닌텐고파 때문에 일본의 젊은이들을 무력하게 만든 것처럼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본인 소유 게임개발사 SnowStorm 게임 타이틀을 수입해 우리 청소년들이 학업보다 아네모네 PC방 체인을 선호하게 만들고, 독서실에 있어야 할 시간에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E-스포츠 게임장으로 달려가게 만들고 있다. (후략)]

- 제일신문 논설주간 문종극 위원.


뜬금없이 ‘한국영화는 가온 그룹에게 장악 당했다!‘라는 프레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요 보수신문을 중심으로 그 같은 칼럼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백원일보의 칼럼은 상당이 악질적이었다.

류지호와 그가 일군 가온그룹을 칭송하는 듯 하면서도 미국의 자본을 등에 업은 문화 침략자처럼 묘사했다.

심지어 파커필드를 악덕 곡물기업으로 규정했다.

무자비한 글로벌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한국의 대중문화계를 장악하는 기업으로 낙인을 찍어버렸다.

백원과 제일은 한국의 대표적인 족벌언론이다.

무슨 억하심정인지 류지호와 가온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교묘하게 숨겨진 칼럼이나 논설을 한 달 동안 꾸준히 내보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도가 지나친 흠집 내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까요?”


언론대응을 전담하는 커뮤니케이션팀 고현준이 씩씩거렸다.


“그런 조치란 게 있기나 해요?”


웬만한 기업은 한국 족벌언론의 밥이다.

5대 재벌 정도 되어야 언론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진정을 하거나 광고를 빼겠다고 경영진에게 압력을...”

“우리가 광고 뺀다고 눈 하나 깜짝 안 할 거라는 건 고 팀장이 더 잘 알잖아요. 그냥 마음껏 짖도록 일단은 놔두죠.”

“의장님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내용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멍멍 짖는 거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사업 못해요. 고 팀장이 나보다 더 잘 알지 않아요?”


그 멍멍이들 밑에서 국장을 했던 고현준이다.

누구보다 족벌언론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


“내 예상에는 연말 시상식이 끝나면 기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겁니다.”

“혹시... 춘사영화상 시상식 때문에....”

“아마도.”


가온그룹은 한국의 언론사들과 비교적 무난한 관계를 유지했다.

메이저 족벌언론들과도 잘 지낸 편이다.

WaW를 설립하고 영화광고를 꾸준히 메이저 신문에 내고 있었으니까.

최근 백원일보는 연말 영화 시상식과 관련해 심통이 나 있었다.

올해부터 춘사영화예술상의 메인 스폰서가 가온그룹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랜드벨어워즈가 권위를 완전히 상실하고, 춘사영화예술상은 후원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는 상황에서 백원일보가 후원하는 조광영화상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으로 자리매김할 뻔했다.

가온그룹의 후원으로 별 볼일 없던 춘사영화예술상이 부활하기 전까지는.

게다가 진보적 성향이 강한 영화인회의가 주도해서 시상식 전열을 가다듬은 모습이 백원일보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사실 춘사영화예술상의 부활은 가온그룹이 주도한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지난 가을 새롭게 출범한 영화배급협회가 춘사영화예술상을 주도하고 영화인회의가 운영을 맡고 있다.

영화제의 공정성과 개방성을 위해서 아카데미상을 벤치마킹했다.

수상을 결정할 1,000명의 춘사영화예술상 회원을 선정할 계획이다.

오로지 영화업 종사자 중심으로 회원을 구성하기로 했다.

평론가나 영화기자, 교수 같은 이들은 투표자격이 있는 회원이 되진 못한다.

대신 후보작을 심사할 심사위원이 될 수 있었다.


“내게도 영화시사 초대장이 왔던데 바빠서 참석하지 못하면 어떻게 된 답니까?”

“반드시 후보작을 보셔야 투표를 하실 수 있습니다.”


춘사영화예술상에 후보작이 되었다는 것은 그 해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의미다.

영화인들이 그 같은 영화를 봐야 자극을 받든 뛰어넘든 할 텐데....

충무로 사람들이 은근히 남의 영화를 잘 안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기자나 평론가가 회원이 될 수 없다고 징징거려도 절대 받아주지 말아야 합니다.”

“아카데미를 벤치마킹했다고 누차 설명했습니다.”

“명칭 때문에 춘사기념사업회와 갈등이 있었다면서요?”

“원만하게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춘사영화예술상은 1990년 한국영화감독협회 내에 춘사기념사업회를 발족하며 시작됐다.

6회까지 열리고 재정난을 겪으며 중단됐다.

WaW 엔터테인먼트가 주도해서 만들어진 영화배급협회가 후원자로 나서며 부활을 알렸다.

문제는 영화감독협회 원로들이 시상식 재개를 준비하며 구태를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박건호 대표가 나서서 기존 시상식을 개최하던 측에 ‘춘사 나운규영화 예술제’라는 이름의 시상식을 열도록 지원하고, 춘사영화예술상은 영화배급협회와 영화인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원로들 용돈 벌이 시상식 하나 남겨준 거죠 뭐.”


박건호 대표는 아니라고 딱 잡아뗐다.

우는 아이 달래려고 사탕을 물려준 것이 맞았다.


“나운규예술제에 들어가는 돈을 원로들이 지져먹는 찜 쪄 먹든 상관이 없는데, 제발 공금 횡령으로 걸리지만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사이좋게 나눠먹으면 탈이 날 일이 없다.

그런데 특정인 몇 명이 욕심을 부리다가 내부에서 자중지란을 일으킨다.

결국 서로 비리를 까발리며 함께 죽는 패턴을 반복한다.

어쨌든 한국영화계의 선구자이며 항일독립투사로 30년 남짓한 짧은 생애를 조국과 영화에 바쳤던 나운규 선생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투혼을 기리고자 개최되는 영화상이다 보니, 그 반대편에 있는 백원일보 입장에서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춘사영화예술상 주최 측의 면면이 너무 화려했다.

현재 한국영화의 전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요 플레이어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었다.

충무로 3대 메이저 WaW, 무비서비스, BS를 비롯해 개혁성향의 영화인회의, 거의 모든 투자배급사들이 회원으로 등록한 영화배급협회, 감독협회, 제작가협회, 배우협회, 시나리오작가협회와 아직 정식 법인인가가 나진 않았지만 포스트프로덕션 협회, 또 노조출범을 준비 중인 한국영화 조수협회 등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한국영화계의 대표적 협회들이 들러리 서는 조광영화제와 달리 춘사영화예술상은 영화인들이 주체적으로 나서는 영화제를 표방했다.


“메이저 언론 말고 다른 곳의 반응은 어때요?”

“안티백원일보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영화역사의 정통성을 표방하고 나선 점이 좋은 여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역 영화인들이 직접 투표를 해서 최고의 영화를 뽑는 부분에 대해 큰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모 비평가는 10월에 열린 조광영화제 비평가상 수상을 거부했다.

그 일로 인해 ‘안티백원일보’ 운동이 불붙은 시점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안티십원일보’ 운동을 지지하는 평론가는 숭미친일사대 하는 족벌언론사가 수여하는 상을 받을 수 없다며 시상식 불참과 함께 수상거부를 통보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관련 부분 수상자가 없음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수상거부사태가 밝혀져서 백원일보의 자존심에 크게 먹칠하게 됐다.

영화제의 권위(?)에 흠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수상을 취조한 것이지만,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사태였던 것.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유치찬란한 짓은 한국 제일의 판매부수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언론사의 행동으로 어울리지 않아 비웃음을 샀다.


“뻔한 거짓으로 진실을 속이기보다 차라리 평론가상의 수상자가 결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해서 드릴 수가 없게 됐다고 밝혔더라면 오히려 영화제가 더욱 당당하고 빛났을 것을....”

“그 평론가가 춘사영화예술상에는 참석하겠다고 밝혀서 백원일보 속을 더 긁었습니다.”

“지들이 신성불가침도 아니고. 그것 가지고 가온그룹을 공격하고... 참 못 난 사람들이라니까....!”


백원일보에서는 춘사영화예술상을 사실상 조종하는 것을 류지호와 가온그룹으로 보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몰이를 통해 흠집을 내려고 애쓰고 있다.

시상식이 망하기를 고사지내면서.

그들의 바람과 달리 백원일보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들이 속속 벌어졌다.


- 진실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영화에까지 사상검증의 잣대를 강요하는 백원일보의 조광영화상에 몸을 의탁한다는 자체가 수모임을 모를 리 없을 터. 그러한 영화제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영화인의 수치 아니고 무엇일까. 또한 이곳에서 상을 수상한다 한들 그것이 무에 영예스럽고 자랑일까.


라고 주장하며 안티백원일보 운동에 합류하는 영화인들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4.07 11:56
    No. 1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ehqur
    작성일
    23.04.07 15:44
    No. 2

    앞서 연도없고 전망도없는 아이스하키에 수십억씩 매년 지원하고 새만금도 지지부진하고 대사한테 돈뜯기고해서 갑갑했는데 영화찍는 내용나오니깐 재밌어졌어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4.07 18:21
    No. 3

    소설이나 영화들 중에 쓸모없이 처음부터
    무조건 욕으로 시작하는 작품들 있던데
    그러건 보기 싫더군요.
    이 영화는 스토리상 적절하게 욕이 들어가
    재미 있을것 같습니다.
    저도 열린 결말 영화들은 잘만는 작품은 상관
    없는데 못만든 영화는 오히려 감독이 숙제를
    관객 에게 떠 맏긴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cooooool
    작성일
    23.07.08 00:34
    No. 4

    사실
    지금 이 작품에선 동시녹음,욕설을 비판하시는데요

    80년대까지 한국영화는 성우의 후시녹음, 문어체대사로 현장감이 떨어지는게 문제였죠

    local로컬영화는 그 나라 밑바닥정서를 보여줘야 진차 밑바닥 서민에게도 환영받죠
    80년대 외화를 보는 자들은 서울의 좀지식인들이었고
    한국영화도 성우의 고상한 문어체대사였죠

    근데 동시녹음과 검열완화로(기존에 욕을 못하던 검열이 없어져서)
    거친 욕설이 자유자재로 들어가면서 현장성이 살아나서
    외화가 아닌 한국영화만의 지역정서가 살아난거죠

    그 덕을 본 배우가 성우출신 한석규나
    생활연기의 달인 송강호였죠

    봉준호감독의 삑사리미학이라는것도 빈틈있는 상황과 인물을 보여주면서 현장성을 살리는거라

    괴물의 달려오다 미끄러지고
    송강호가 살인의추억에서 찰지게 이웃집 아재처럼 씨발씨발 거리면서 ''왜 자꾸미끄러지는데, 바닥에 꿀발라놨나''하는 식의 대사들이 그런거죠

    ㅡㅡㅡ
    송강호 배우님은 대사감정극톤이 아니고 생활연기를 하면서도 대사전달이 잘 돼는 편이지만

    어떤 배우는 동시녹음에 대사전달이 잘 안돼는 배우도 많죠
    동시녹음과 욕은 90년대 한국영화의 표현의 자유가 얻어졌다는 신호이기도하지만

    사실 굳이 동시녹음 고집할 필요는 없긴해요
    ㅡㅡㅡㅡ

    하지만 헐리웃에 오히려 후시녹음이 많이 도입된게
    꼭 대사전달 이유보다는
    헐리웃 영화가 세계각지로 수출되다보니
    여러나라에서 각 언어로 더빙을 하다보니

    대사를 후시녹음하는게 오히려 일반화된게 크죠

    사실 한국영화는 동시녹음과 욕설임들어간 시점이 한단계 성장한 기점이긴해요

    특히 한국이라는 정서이외에
    부산 광주등 지역정서를 부각하는 친구등엔 그 지역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동시녹음으로 하는게 컸죠

    ㅡㅡ
    조폭영화가 한국의 영화극장 관람을 안하던
    40대이후 지방 학벌낮은 계층까지 끌어들여서
    한국영화 파이 커지는데 큰 역할했죠

    ㅡㅡ
    기존의
    서울
    23,30대
    고학력
    영화매니아
    등의 집단에는 조폭영화 지역정서영화는 크게 꺼린ㄷㄴ 영화긴하죠

    좋아하는 층이 다른거지, 그게 나쁜영화라고할순없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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