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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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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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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너한테 나는 친구 맞지?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는 Loews Cineplex의 인수합병 합작 사안에 대해 에이든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현재 Loews Cineplex는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이 폐지된 상태다.

그렇다고 주식거래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증권거래소에서 일부 주식이 거래되고 있었다.

Loews Cineplex의 최대 주주는 소닉-콜롬비아스로 3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 외 캐나다 극장체인 Odeon Cinemas 13%, 임원 및 관계자가 10%, 가온그룹 계열사 GOM Cinemas가 7%, 기타 5%로 분포되어 있다.


“파산보호 기간에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관리가 되지 않았거나 임대기간이 끝난 극장들을 폐쇄했어. 현재 북미 200개 극장에 2,200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고, 스페인 Cine Yelbo 지분 75%, 멕시코, 헝가리, 터키, 한국 등 현지 극장체인에 각각 50% 지분을 가지고 있어.”

“Cine Yelbo가 18개 극장에 161개 스크린이었지?”

“응.”

“북미를 제외하고 사실상 스페인에 가장 많은 극장을 가지고 있는 거지?”

“맞아. 그 다음이 멕시코야.”

“멕시코 전역 44개 극장 중에서 36개가 멕시코시티에 집중되어 있다고 들은 것 같긴 해.”


에이든이 얼른 자신이 준비해 온 서류를 들췄다.


“멕시코만 놓고 보면 전국적으로 관객수 기준 16.8%의 점유율이야. 그런데 멕시코시티로 좁혀보면 5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

“중남미 극장체인 중에서 외국계 멀티플렉스는 MovieMark가 강자인 줄 알았는데 멕시코에서 Loews Cineplex가 꽤 선전하고 있었네.”


에이든이 그것도 몰랐냐는 듯 말했다.


“부채관리 실패로 파산해서 그렇지 북미 5위, 전 세계 8위권 멀티플렉스라고.”

“3위가 아니고?”

“파산 직전 그렇게 될 뻔 했지.”

“그 정도면 부채관리가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이 무능한 것 같은데?”

“출혈경쟁에서 진 거지. 네가 더 잘 알겠지만, 지난 90년대 메이저 극장체인들이 경쟁적으로 극장을 확장했잖아.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업계 전체가 들썩이면서 스크린이 마구잡이로 늘어났어.”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그렇다고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때 미국 내에만 5만 개가 넘는 스크린이 있었다.

허황된 낙관론과 과다경쟁이 만들어낸 거품이었다.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 3만 5천 개 정도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하더라고.”

“그렇다면 대형 업체 몇 개 더 쓰러져야 하는 거 아냐?”

“그거야 미국 극장업계 사정이고.”

“.....?”

“Loews Cineplex 브랜드로 남미와 유럽을 공략하고 싶거든.”

“암튼.... 의미 있는 점유율을 보이는 지역을 보면.”


뉴욕 35개(255스크린), 일리노이 29개(232스크린), 뉴저지 18개(200스크린), 미시간 10개(156스크린), 메릴랜드 12개(104스크린), 매사추세츠 10개(108스크린), 워싱턴 15개(109스크린), 텍사스 9개(102스크린), 캘리포니아 9개(80스크린) 등이다.

굳이 류지호가 듣지 않아도 될 설명이었다.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에이든의 성의를 봐서 가만히 있었다.


“특히 유니벌스 파크 두 곳에 각각 20개, 18개 스크린을 가진 극장을 임대해서 운영하고 있거든. 그 두 메가플렉스에 Eye-MAX 전용관도 있더라. 미국 독점권은 AMT라고 알고 있었는데 언제 풀어준 거야?”

“MPX 시스템이 개발되기 전에 만들어진 극장이라서 독점권과는 무관할 거야.”

“암튼 200개 극장 중에서 본사 소유도 있지만 대부분은 임대야. 임대계약은 일반적으로 20~40년 사이, 일반적으로 5~10년 간격으로 다양한 갱신 옵션으로 재계약이 이루어진다고 해. 임대료는 연간 임대료를 고정적으로 지불하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박스오피스 수입의 비율 혹은 극장 총수입에서 나눠 갖는 계약을 맺은 경우도 있어.”

“만약에 인수합병 후에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해고해야 할 거라고 봐?”

“약 1만 4천 명의 직원, 약 1,400명의 풀타임 직원, 1만 2천여 명의 파트타임이 근무하고 있다고 해. 영화 조합 포함 각종 조합 30개와 단체 협약을 맺고 있고, 1,365 명의 직원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상황이야.”

“사측과 노조의 관계는?”

“나쁘지 않아.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다만....”

“다만 뭐...?"

"Odeon과 Loews가 합병된 후에 소닉 쪽 사람들로 임원들이 물갈이 되었는데, 파산에 따른 경영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고 있어서 내부적으로 미묘한 가봐.“

“그 부분은 따로 생각해 둔 것이 있어.”

“뭔데?”

“Cineplex Galaxy와 합병할 생각이야.”


대주주 소닉으로 인해 경영에서 밀려나 회사를 떠나야 했던 Loews Cineplex 전 임원들이 설립한 캐나다 극장체인이 Cineplex Galaxy다.

대형 극장체인과 경쟁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Odeon 출신들?”

“응.”

“그들이 유능한가?”

“소닉이 최대주주가 되기 전까지 나름 극장을 잘 운영했더라.”

“파산은 소닉의 경영실패였던 거야?”

“정확하게는 소닉이 임명한 경영진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지.”

“접촉하고 있어?”

“GOM Cinemas와 계약한 뉴욕의 대형로펌이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지.”

“그 이야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해도 돼?”

“당연히 알려드려야지. 인수합병 합의가 이루어지면 네 할아버지께서 움직여 주시면 고맙고.”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

“캐나다의 사모펀드 ONET가 Loews Cineplex에 관심이 많다고 하던데...”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들이 극장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적당히 수익을 얻고 exit 한다면 컨소시엄에 끼워줄 의향이 있어.”

“염두에 둘게.”

“좋아. 너희 쪽에서 예상하는 인수 금액은?”

“네 생각부터 말 해봐.”


류지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봐도 에이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류지호가 말하지 않으면 자신이 먼저 말하지 않겠다는 듯.


피식.


류지호가 가볍게 웃고는 입을 열었다.


“최대 13억 달러.”


고개를 끄덕여 보인 에이든이 물었다.


“12.5억 달러 선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좋겠지?”

“응.”


에이든이 주먹을 내밀었다.


“좋았어!”


류지호가 웃으며 에이든이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부딪쳤다.


“합병이 마무리 되면 언제 다시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생각이야?”


류지호가 성급하게 구는 에이든을 진정시켰다.


“아직 빵을 굽지도 않았어.”

“Hamels Capital에 M&A 전문가 많아.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어.”


이미 캐서린 & 윌슨 로펌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딱히 에이든 쪽에서 끼어들 틈은 없었지만.

의욕 넘치는 에이들의 사기를 꺾을 필요는 없었다.


“에이든, 함께 크게 한 판 벌려 보자!”

“큰 판?”

“토론토, 몬트리올, 벤쿠버에 JHO Company가 투자를 하게 될 거야.”

“얼마나...?”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것에 서너 배 쯤.....?”


수억 달러 선에서 끝나는 수준이 아니란 의미다.

에이든이 알기로 류지호가 움직일 때마다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비즈니스가 이루어졌다.


‘Jay가 날 밀어주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까....?’


투자는 최소, 효과는 최대.

투자의 철칙이자 좌우명이다.

류지호는 그와는 반대로 행동할 때가 많다.

특히 한국의 사업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캐나다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캐나다는 미약한 대외적 영향력과 달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문제는 풍부한 자원 덕에 1차 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제조업 기반은 글로벌 기업의 하청이나 미국으로 통하는 생산기지 역할 정도에 머문다는 점이다.

또한 자국 기업이 적어 자주성이 떨어지는데다가 미국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또한 캐나다 경제의 약점이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투자자인 류지호가 그런 캐나다에 직접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에이든은 한마디 하려다가 그만뒀다.

주제넘은 짓이다.

리틀 버펫이라고 불리는 류지호가 계획 없이 투자를 할 리가 없다.

특히 지나치게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를 해준다면 캐나다 국내총생산분야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DALLSA Corp.을 비롯한 첨단정보통신산업 분야에도 비전이 생길 수도 있고.


‘Jay가 캐나다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할아버지께 말씀을 드려봐야겠어.’


사실 류지호는 캐나다훈장(Order of Canada) 자격으로 차고 넘쳤다.

캐나다인이 아니더라도 세계에 공헌한 인물에게 주어지기도 하는데, 예술가나 대중문화계 종사자, 자선사업가도 꽤나 많이 캐나다 훈장을 받았다.

매년 다섯 명이 훈장을 수여받는데, 영국 연방의 수장이자 캐나다의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훈장의 공식 부여자로 되어 있고, 그 대리로서 캐나다의 총독이 부여한다.

에이든의 할아버지는 영국여왕으로부터 서훈까지 받은 영연방 귀족이다.


“함께 식사라도 할까?”

“미안. 실리콘밸리에서 미팅 약속이 잡혀 있어서.”


아쉬움을 애써 감춘 에이든이 활기차게 말했다.


“다음에 볼 때 아주 굉장한 계약서를 확인한 후 일거야.”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 게.”


두 사람이 굳게 손을 맞잡았다.

WaW 엔터테인먼트는 Loews Cineplex 인수합병을 위해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한국은 대기업 위주로 회사채가 발행되다 보니 발행사가 우위에 있는 시장구조다.

주관사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증권사가 위험평가보다는 물량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에 치우쳐 발행 절차나 업무 수준이 시장규모에 비해 미흡한 편이다.

WaW 엔터테인먼트는 회사채 발행에 앞서 장기 신용등급 ‘A0(안정적)’를 취득했다.

한국의 신용평가사들은 WaW 엔터테인먼트의 영화사업 수익성이 매우 높은 점, 현금과 부동산 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점,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에만 한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가 25조 5천억을 기록하고 있다.

총발행 규모가 70조 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2002년 회사채 총발행 규모는 77조 5천억 원을 기록한 후 다음 해부터 규모가 50조 대로 떨어지게 된다.

어쨌든 WaW 엔터테인먼트는 공모와 사모를 섞어서 3년물 1,800억, 5년물 1,200억, 10년물, 500억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사모채는 류지호 소유의 투자회사, JHO Company, G&P가 매입하고, 공모채 경쟁률은 4.3:1로 매우 준수한 수준에서 팔려나간다.


✻ ✻ ✻


에이든 해멀스가 캐나다로 돌아간 후로 류지호는 갑자기 시간이 붕 떠버렸다.


띠리리.


때마침 휴대폰 벨이 울렸다.

극소수의 지인들만 번호를 알고 있는 개인 휴대폰이다.


- 형. 뭐해?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배우 배런 렌프로다.

언제부터인가 배런은 ‘Jay'라는 호칭 대신 한국말 ’형‘이라 불렀다.

마치 레오나가 ‘큰오빠’라는 호칭을 썼던 것처럼.


“넌 뭐해?”

- Vic&Jay에서 운동 끝내고... 그냥 뭐하나 궁금해서.

“서핑 하러 갈까?”

- 지금? 어디로?

“산타모니카로 가자.

- 알겠어. 내가 먼저 가 있을 게.


뚝.


류지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배런 렌포로가 통화를 종료해 버렸다.


“싸가지 하고는.....”


현재 배런 렌포로는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존 코너 배역에 출연 중이다.

영화적으로나 배런 렌포로 개인적으로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류지호는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 부활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평행차원 설정을 새롭게 추가해야 할지.

운명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주제의식이 뒤집어지는 것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우리 모두의 마음속 <터미네이터>의 최고이자 최후는 당연히 <Judgment Day>일 겁니다. 제이미 캐머론이 없는 <터미네이터>는 상상하기 힘들 겁니다. 아마도 후속편을 캐머론이 연출해도 <Judgment Day>를 뛰어넘지 못하겠죠. 그런데 왜 만드냐고요? 나는 1~2편에서 카일리스가 상상했던 그 미래의 전쟁이 도대체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안 궁금합니까? 그 세계관 속에서 핵전쟁도 없고 인류가 평화롭게 오순도순 살았다가 가능하리라고 보십니까?”


류지호가 <터미네이터> 후속편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NBC 연예정보프로그램 앵커에게 한 말이었다.

류지호는 프로듀서부터 감독까지 이전 삶과 완전히 다르게 구성했다.

안타깝지만 사라 코너는 영화 속에서 죽일 수밖에 없었다.

스크립트를 읽은 린다가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설득이 되지 않았다.

류지호가 개입했다고 해서 영화에 대해 욕을 안 먹을 순 없다.

누가 나서도 <심판의 날>을 뛰어넘을 순 없을 테니까.

암튼 소년을 벗어난 청년 존 코너 배역에도 변화가 있었다.

바로 배런 렌포로가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그의 캐스팅은 매우 극적이었다.

4월 14일 크랭크 인한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존 코너 역할에는 전 편에 출연한 에디 펄롱이 이미 캐스팅되어있었다.

촬영을 한 달 앞두고 약물 중독으로 도저히 영화에 출연할 수 없는 컨디션이 확인됐다.

시쳇말로 훅 가버렸다. 류지호가 어떻게 손을 써볼 새도 없이.

배런 렌포로의 경우는 워낙에 어린 시절에 인연을 맺었기에 류지호가 돌봐줄 수 있었지, 세상의 모든 아역배우들을 류지호가 챙길 순 없었다.

아역 배우들이 잘 성장해 성인연기자로 넘어가거나, 커리어가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연기보다는 말썽에 뛰어드는 것을 선택하거나.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할리우드는 온갖 유혹이 넘쳐나는 환경이다.

어른도 그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는데 어린 애들은 말할 것도 없다.

배런 렌포로 역시 류지호와 인연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터미네이터Ⅱ>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가 약물 중독과 섹스 환락에 빠진 에디 펄롱 같은 처지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암튼 류지호는 갑자기 펑크가 나버린 존 코너 역할에 배런 렌포로를 추천했다.

오너의 권력을 이용해 배역에 꽂았다는 표현이 맞았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꽃미남 계열의 배런 렌포로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쌍수 들고 환영했다.

T-X 배역에는 <데블스 애드버킷>의 샬롯 테론을 붙여주고 싶었다.

올해와 내년에 4편의 영화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아쉽게도 출연이 불발됐다.

특히 그녀의 인생영화 중에 한 편인 <몬스터>에 출연해야 하기에 류지호는 순순히 물러났다.

<몬스터>를 계기로 원톱 여배우로 올라서야 하기에.

이전 삶과 똑같이 T-X에 181cm의 장신 모델 크리스틴 로켄을 캐스팅했다.

여담으로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에는 한국 제품 PPL이 듬뿍 들어갈 예정이다.

오성 휴대폰, 금성전자 LCD 모니터, 경일자동차, 그 외에도 여러 기업의 회사 로고가 노출된다.

한국 제품 PPL만으로 제작비 800만 달러를 채울 정도다.

류지호는 이제 JHO Company 계열에서 투자·제작·배급하는 모든 영화를 확인할 수 없다.

연간 70여 편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선택권리 5장을 쓰는 것도 이제 와서는 크게 의미도 없어졌다.

그렇다고 권리를 내놓지는 않았다.

이전 삶에서 검증이 된 좋은 영화는 돈을 버는 것을 떠나서 JHO Company Group의 중요한 라이브러리 자산이 되어줄 테니까.


❉ ❉ ❉


경호 B팀은 류지호 전용 서핑보드와 웨트수트 같은 장비를 챙겨오기 위해 일찌감치 벨에어로 떠났다.

집무실에서 접수된 할리우드 스크립트를 두 권 정도 읽은 류지호가 비서들에게 퇴근을 알렸다.

웨스트우드 집무실을 떠나 산타모니카 해별에 도착한 류지호는 미리 와 있던 배런 렌포로와 합류했다.

해가 지기 전까지 서핑을 즐겼다.


“오오~ 배런, 제법인데?”


어지간히 류지호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서핑을 했는데!”


마치 어린애처럼 우쭐댔다.


슥슥.


그런 배런 렌포로의 머리를 류지호가 가볍게 쓰다듬었다.

어릴 때는 질색했다.

성년이 되어서는 오히려 바라는 눈치다.


‘자식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인지.’


아역일 때는 어른처럼 보이려고 그렇게 애쓰더니 성년이 되고 나서는 간혹 류지호에게 어리광을 부리곤 했다.

또한 류지호가 하는 것은 뭐든 따라하려고 했다.

언젠가부터 기타 연주는 나몰라, 태권도와 서핑에 열중했다.

사춘기 남자형제 중에 동생은 형을 좋아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형에 대한 경쟁심이 생겨난다.

형도 동생의 이러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형은 동생을 더 괴롭히면서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려고 한다.

동생 입장에서는 형에게 맞서거나 이기기 위해 형을 닮아가려고 한다.

10세 미만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성인이 되어서 그러고 있다.

전문가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류지호로서는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이전 삶과 달리 배런 렌포로는 꽃미남의 면모가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

잘 먹고 잘 쉬고 꾸준한 운동에 류지호는 단전호흡도 가르쳤다.

사생활도 잘 관리되고 있다.

성장기에 흡연, 음주, 섹스가 얼마나 해로운지 베런 렌포로를 보면 알 수 있다.


“촬영은?”

“스튜디오 들어가기 전까지 일주일 브레이크 타임이야.”

“브레이크타임에 연기 분석을 해야지... 놀러 다녀?”

“난 T-X가 아니라 존 코너라고.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즐길 권리가 있어.”

“하여간 말은 잘 해. 입 만 살아서는.”


킥킥킥.


베런 랜포로가 말싸움에 승리했다는 듯 웃었다.


“아놀드가 잘 해줘?”

“아놀드는 정말 신사야. 굉장히 진지하고 과묵한 사람이고.”


금시초문이다.

류지호가 알기로 아놀드 슈발츠네거는 과묵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다.


“그 수다쟁이 아저씨가?”

“오랜만에 <터미네이터>로 복귀하는 것에 책임감을 많이 느끼나봐.”

“잘하고 있지?”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런데....”


배런 렌포로가 류지호의 눈치를 봤다.


“스턴트 액션을 안 시켜줘서 서운해?”

“나도 스턴트라면 자신 있어. Jay도 알잖아.”

“아놀드가 T-800에서 은퇴하면 네가 해보던가.”

“존 코너가 어떻게 T-850이 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성질을 낼 것 까지는 없는 상황임에도 베런 렌포로가 짐짓 오버를 했다.

까부는 거다.

어리광 같은 것이다.

세상에서 할머니 류지호 앞에서만 하는 행동이다.


“근데, Jay...."

"응?“

“나는 네게.... 친구야? 친구 맞지?”

“아니.”


단호하게 선을 긋는 류지호의 말에 브래드는 금세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내 동생이다, 이놈아.”


언제 시무룩했냐는 듯 녀석이 히죽히죽 웃었다.


“그렇지? 우리는 형제지?”


감정표현도 다채로워졌다.

무엇보다 매사 유쾌했다.

그러면 된 거다.

우울하고... 겉돌고... 방황하고.... 사고치고.

베런 렌포로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지금처럼 밝고 유쾌하게 살자. 배런....!’


한국의 오인방을 제외하고, 또래 중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면 UCLA 룸메이트, 벤처투자를 하며 인연을 맺은 일론 리브스 같은 몇몇 엔지니어들, 할리우드에서 일하며 사귄 친구들 정도다.

딱히 친구들을 끌어주고 밀어주고 한 것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저 함께 할 뿐.

기쁨을 더해주고 고통은 나눠 갖는 사이.

언제나 정확한 시간을 일러 주고 멈추지 않는 시계 같은 사람.

많은 동정을 베풀어 그 동정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

친구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싶은 것이 류지호의 마음이다.


“배런, 과도한 음주, 약물에 손댄다면 내가 어떻게 한다고 했지?”

“.....!”

“나는 곧바로 너를 JHO Security 신입대원 연수프로그램에 보내버릴 거야. 미해병대에 넣어버리던지.”

“으악! 안 돼! 무슨 권리로!”

“형제라며?”


배런 렌포로가 펄쩍펄쩍 뛰며 열렬히 거부의사를 표현했다.


“절대로! 싫어!“


Vic & Jay 체육관에서 류지호의 경호팀들도 자주 운동한다.

그들로부터 미특수부대 훈련을 방불케 하는 JHO Securityt 신입대원 연수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배런 렌포로다.

몸서리치는 것이 당연했다.


“Bro! 저기! 파도 높이 좋지 않아!”


배런 렌포로가 서핑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바다로 달려갔다.

류지호도 얼른 보드를 챙겨 바다로 나아갔다.

두 사람은 해가 지기 전 바다에서 쫓겨날 때까지 서핑을 즐겼다.

배런 랜포로의 성인배우로서 커리어는 존 코너가 시작이다.

류지호는 녀석을 위해 프랜차이즈 시리즈 하나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

녀석이 어리석을 행동을 일삼으며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JHO Pictures가 제작하는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의 주인공은 그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 ✻ ✻


류지호는 막상 서핑을 하고 보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왕 서핑을 시작한 김에 며칠 간 서핑 투어를 다니기로 했다.

이때가 아니면 올해는 더 이상 서핑을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간 캘리포니아 바다가 너무 그립기도 했다.

투어의 시작은 미국에서 가장 서핑을 즐기기 좋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샌디에이고였다.

윌리 워커가 류지호를 서핑의 세계로 인도했던 서퍼들의 천국인 코코아, 로호야, 미시온 비치들을 돌며 하루 종일 서핑만 했다.

간간이 류지호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

잠시 해변으로 나와 휴식을 취하거나 물을 마실 때 사람들이 류지호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해변의 서핑용품점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안면이 있는 서퍼들에게 파도가 좋은 시간대와 포인트의 정보를 얻기도 했다.

스스럼없이 캘리포니아 주민들과 어울렸다.

샌디에이고에서 이틀을 머물며 실컷 서핑을 즐겼다.

류지호는 미시온비치(Mission Beach)를 떠나기 전 서핑용품점에 들러 인사를 나눴다.

서핑용품점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한쪽에서 진주 목걸이를 파는 좌판이 보였다.

좌판을 벌인 이들은 20대 중반 정도의 서퍼 커플이었다.

류지호가 좌판으로 다가갔다.

혹시나 레오나에게 선물 할 만한 물건이 있을까 해서다.


“헤이.”


좋은 인상의 청년이 웃으며 인사했다.

활짝 웃는 얼굴이 그렇게 시원해 보일수가 없다.


“구경 해봐도 돼?”

“물론. 천천히 구경해 봐.”


목걸이를 몇 개 살펴보던 류지호가 물었다.


“혹시 동남아시아에서 가져온 거야?”

“인도네시아에서 나와 여자 친구가 직접 구해왔지.”

“.....음.”

“네가 찰 거야? 아니면 선물?”

“여자애들이 이 목걸이를 좋아할까?”


그러자 함께 좌판을 벌이고 있던 여자가 얼른 몇 개의 목걸이를 골라 보여줬다.


“진주는 사실 하품이야.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목걸이가 부적으로 쓰인다고 해.”


동대문에 가면 10달러로 이런 목걸이 몇 개를 살 수가 있다.

류지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레오나의 취향을 최대한 떠올려 실 팔찌와 짝퉁 진주 목걸이 각각 하나씩 골랐다.


“얼마야?”

“70달러만 받을 게. 원래 목걸이만 60달러에 팔거든.”

“이봐. 내가 얼간이로 보여?”

“그럴 리가! 누가 감히 지호 류에게 바가지를 씌울 수 있겠어.”


씌울 수 있다.

억만장자가 세상 물정을 알 리가 없다고 생각할 테니까.


“내가 이 목걸이의 진짜 가격을 맞춰볼까?”

“화 내지 말라고 친구. 나도 상황이 절실한 상황이라. 60달러 이하로 팔수가 없어.”

“절실한 상황이라는 거 말해줄 수 있어?”

“시드머니를 모으고 있거든.”

“창업이라도 하게?”

“창업 했다가 두 번이나 망해버렸지.”

“실리콘밸리에 가면 벤처캐피탈이 널렸어. 이런 싸구려 목걸이를 팔아 사업 자금을 마련한다고?”

“남의 돈 400만 달러를 날렸던 경험 때문에. 다시는 남의 투자금을 날리고 싶지 않거든.”

“Garage Startup으로 시작하려고?”

“외부 투자 없이 내 스스로 조금씩 자금을 조달해 제품을 개발할 거야.”

“닷컴기업이 아닌가 봐?”

“빅샷(거물)이 관심 가질 만한 아이디어는 아니야.”


류지호가 불쑥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청년이 얼떨결에 류지호와 악수를 나눴다.


“지호 류. 지호라고 부르면 돼.”

“모를 리가 없잖아. 실리콘밸리 엔젤을.... 난 콜린 우드먼. 친구들은 콜이라고 불러. 이쪽은 여자 친구 질이야.”


류지호의 눈이 살짝 커졌다.


“콜린 우드먼이라고?”

“응.”


의외에 장소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나게 됐다.

딱히 대단한 인물은 아니라지만.

세상이 참 좁다 싶었다.


작가의말

활기차고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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