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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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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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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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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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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다 해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미국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잡지는 포춘, 포브스, 비즈니스위크 등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미국의 비즈니스 잡지의 구독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다만 포춘지는 꾸준히 구독자가 늘고 있다.

포춘지는 미국 500대 기업, 미국 1000대 기업, 세계 500대 기업 등의 기업 순위를 때마다 발표한다.

또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TH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순위라는 것도 발표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30개국의 30개 업종 346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2010년대로 넘어가면 52개 업종 680개 기업으로 확대된다.

주요 기업 임원과 애널리스트들에게 혁신, 인사관리, 자산 활용, 사회적 책임, 품질 관리, 재정 건전성, 장기 투자 가치, 제품·서비스 품질, 글로벌 경쟁력 등 9개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가장 존경받을 만한 기업 10개를 고르게 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선정된 기업들은 하나같이 사회공헌 활동이 두드러진 회사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50위 순위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리스트에 11개의 회사가 새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JHO Company가 첫 등장만에 10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단기적인 목표를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희생하지 않는 JHO의 경영이 평가에 참여한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몇 년 후부터 MacIntosh가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다른 면에서 월등한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는 형편없는 점수를 받지만 혁신, 재정 건전성, 장기 투자 가치, 글로벌 경쟁력 등에서 월등한 점수를 받는다.


“축하해요. 아저씨.”


류지호가 래리 킴 가온그룹 회장에게 축하를 건넸다.

올해 처음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1위는 오성전자다.

이전 삶에서는 첫 조사가 있었던 2004부터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었다.

MacIntosh 경우처럼 사회공헌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글로벌 지수, 장기적 투자가치에서 큰 점수를 받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4위에 올랐을 뿐입니다. 축하 받을 일은 아니죠.”

“솔직히 버들양행이 3위라는 게 말이 안 되죠.”


WaW 엔터테인먼트가 오성전자, 포항제철, 버들양행에 이어 4위를 치자했다.

올해 첫 시행한 조사 항목에는 혁신능력, 주주가치, 직원가치, 고객가치, 사회가치, 이미지가치 6개 항목으로 나눠 30개 기업을 뽑았다.


“WaW는 공개기업도 아닌데 조사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JHO도 그런 걸요.”


글로벌 순위도 그렇고, 한국 순위도 그렇고.

존경과는 거리가 먼 기업들도 많이 눈에 뜨인다.


“월튼 마트는 언론에서 집중포화를 당하시피 했는데 용케도 1위를 차지했지요. 탐욕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다국적 제약회사도 몇 개 들어가 있고.”

“그래서 존경받는 기업이 다른 이름으로 All Star 기업이라고 불리잖아요. 어쨌든 평가에 참여하는 이들이 경영자들과 월가 애널리스트들이니까 투자자들에게 참고가 되고 있고. 일반인들이 볼 때 납득할 수 없는 기업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볼 때는 좋은 회사로 보이겠죠.”

“JHO는 97년부터 30~40위 사이를 오가고 있던 걸로 아는데. 갑자기 순위가 폭등했군요?”

“9개 항목에서 비교적 고른 점수를 받았대요.”


주목할 점은 인사관리와 사회적 책임 점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IT분야처럼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JHO Company Group 산하 미디어사업 부문의 이직률은 상당히 낮았다.

사원복지 부분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고.

창사 이래 사회적 책임을 게을리 하지 않은 기업으로도 유명했다.


“오너가 사회적 책임을 여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니....”

“나는 성인군자 아니에요. 아저씨도 지난 96년의 라이프지가 폭로한 니케 동남아 아동착취 사건 기억하죠?”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니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축구공 생산 과정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아동을 고용했다.

라이프지의 폭로로 아동 노동 착취가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자, 미국 전역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영업이익이 37%나 하락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확산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겁니다. 언론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고객 전부가 기업의 감시자가 될 수 있어요. 사회적 책임에 반하는 사건이나 경영활동이 빠르게 확산 될 겁니다. 데미지는 니케가 당했던 몇 배로 돌아올 걸요.”


그 때문에 류지호는 사회적 책임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전문경영인들은 사회적 책임에 연연하지 않는다.

당장에 경영성과로 연결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너나 대주주의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특별세무조사 때도 우리 그룹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잖아요.”


가온그룹은 사원복지가 잘 되어 있는 기업, 기부 많이 하는 기업, 상생하는 기업,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고객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 같이 좋은 이미지가 쌓여 있다.

지난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언론마다 가온그룹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기사를 양산해 냈다고 해도 대중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듯 사회적 기업이란 이미지를 만들기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만들어지면 신뢰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상생도 좋고 다 좋은데, 언제나 우리 직원이 먼저예요.”

“물론입니다.”

“근데 아직도 가온에서는 노조를 만들 기미가 없어요?”

“그렇답니다.”


가온그룹 산하에 노조가 있는 곳은 두 개 사업체뿐이다.

건설회사와 금융회사다.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가 결성될 만도 한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

오너인 류지호를 비롯해 그룹 임원들이 무노조 혹은 비노조를 입에 올린 적도 없다.

류지호는 영화인 노조를 옹호하는 발언까지 스스럼없이 해왔다.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단체교섭에 나설 이유를 못 찾고 있습니다. 굳이 노조를 결성해 회사와 충돌하면 지금의 여러 혜택들이 축소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있을 정도지요. 게다가 최고경영자에게 책임과 의무를 모두 전가시킬 수 있지 않습니까?”

“경영성과에 대해?”

“노조의 투쟁이 경영진의 성과부진의 좋은 빌미가 되기도 하니까요. 여기 한국에서는.”


류지호는 노동자와의 공존과 동반성장을 중요시 하고 있다.

그 기조로 인해 가온그룹은 업계 최고 임금체계, 최고의 복지혜택을 추구하고 있다.

직원들 입장에서야 항상 모자라다고 여기겠지만, 가온그룹은 직원복지 부분에서 진심인 편이다.


“앞으로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변화되고 더 다양해질 거예요. 가온의 복지도 시대에 발맞춰서 더 트렌디해지고 섬세해질 필요가 있어요. 허울 좋은 복지보다는 직원들이 선호하는 실용적이고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복지를 찾아서 시행하도록 해 주세요.”

“직원들이 오너의 그런 마음을 알아주면 좋을 텐데.....”


올해 가온그룹 회장 직속으로 직원만족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직원상담제도를 실시하고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구호로만 존재하는 ‘인간존중경영’이 아니라 그룹차원에서 다양한 복리후생 정책을 고민하고 또 실천하는 기업이 가온그룹이다.

물론 JHO Company Group도 마찬가지고.


“신년행사도 얼추 마무리 되어서, 본격적으로 개편이 있겠네요?”

“스펙트럼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신년을 맞이해서 대대적인 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IT기업들을 묶어서 중간지주회사 지배체제로 개편하는 것과 유통기업에 대한 정리다.

인터넷 영화 포털사이트 씨네필, 스펙트럼DVD(추후 OTT서비스), 스펙트럼 스튜디오(게임), 아이콘스 엔터테인먼트(애니메이션), 조이365(인터넷 서점, 웹툰·웹소설), 스펙트럼 조이 숍(오프라인 매장), 스펙트럼 랩(VFX), 스펙트럼 LA 스튜디오 등을 자회사로 두는 SPECTRUM Home Entertainment(SHE) 중간지주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유통사업은요?”

“대유그룹에서 넘어온 종합상사를 고유 업무위주로 개편하고, 어정쩡하게 남아 있던 물류사업을 가온 로지틱스를 중간지주회사로 한 택배, 물류, 온라인쇼핑몰 등 자회사로 정리했지요.”


그를 통해 가온그룹이 국내 내륙 수송, 창고운영, 배송까지 이어지는 물류 전체 영역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부천 원미구에 조성되는 물류기지를 중심으로 향후 충청북도에 3.000억 원 규모의 메가 허브(Mega Hub) 터미널 건설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무역부문으로 분리된 가온 인터내셔널은 해외 사업체들을 그대로 관리하게 되는 거죠?”

“예.”


국내 2위 굴지의 대기업답게 전대유그룹 종합상사의 해외 네트워크가 상당했다.

지사와 합작회사가 많이 떨어져 나갔지만, 여전히 동유럽의 여러 법인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에도 합작무역회사가 있다.

심지어 북한과 만들었던 무역회사까지 있었는데, 현재는 지분을 포기한 상태다.


“무역업무도 좋지만 자원개발 쪽으로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하세요.”

“자원... 개발 말입니까?”

“반도체와 리튬이온배터리에 핵심 자원 확보를 위한 사업팀을 따로 하나 만드는 것도 좋겠네요.”

“.....음.”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은 그 동안 자원확보 분야에서는 매우 수동적이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자원개발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매우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이다.

석유자원을 제외하고 희귀 광물자원 탐사와 개발에 대한 경험이 아주 없다시피 한 한국이다.

국민의 정부부터 부랴부랴 해외자원 확보에 나서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전 삶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이 수십 년간 정치도구로 이용되면서 애초 의도와 전혀 다르게 사업이 변질되기도 했었다.


“아저씨, 저 돈 많아요. JHO와 가온도 현금성 자산이 남아돌죠. 그거 쌓아놔서 뭐하겠어요?”

“해외자원개발은 조 단위의 투자가 동반되고, 탐사사업과 생산사업으로 얻어진 제품인 자원 생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요. 자원 가격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지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알아요. 그래도 해야 된다고 봐요. 어쩌면 늦었을 수도 있어요.”


국민의 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자원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했다.

이를 이어받은 참여정부는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자원공기업 대형화와 종합지원체계 구축, 인력양성 등 해외자원개발을 체계화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래 역사대로라면 이선택정부에서 민간기업에 참여와 혜택을 대폭 늘리면서 해외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이전 삶에서는 자원개발율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서둘러 추진하다 비리와 부패로 얼룩지는 오명을 떠안았다.

결국 박은애 정부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이 올스톱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자원이 힘인 시대가 곧 와요. 석유가 아니라 천연광물이.”


지금까지 류지호의 혜안이 틀린 적이 없다.

류지호가 광물을 확보해야 한다면 반드시 그런 순간이 올 것이다.


“정부가 끼워주지 않으면 민간기업 홀로 감당하기 힘든 분야가 해외자원탐사인 건 알고 있는 겁니까?”

“정의국 의원 밀어주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다음 정부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란 의미로 이해했다.


“그렇군요.”


참고로 참여정부에서 설계했던 대로 차기 정부들에서도 꾸준히 진행된다면, 최우선 확보로 선정한 6대 광종을 10년 안에 모두 확보하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다.

언제나 그렇듯, 이 나라에서 정책의 연속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전 정부가 계획했거나 실행한 것은 모조리 부정당하고 마니까.

척하면 착이다.

곧바로 래리 킴에게서 구체적인 방안이 튀어나왔다.


“가온 인터내셔널에 일본의 종합상사들을 연구하라고 지시를 해놓겠습니다.”


199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정보화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자체 수출 역량이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무역금융이 줄어들었다.

종합상사 사업이 한물 간 비즈니스가 됐다.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석유나 천연 가스, 광물 등 각종 에너지원을 수입하는 자원 빈국이지만, 이미 20세기 초부터 해외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 전후로 정부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자원확보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궁리하던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들이 정부와 손잡고 6대 전략 광종 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다.

참고로 이 시기부터 불붙은 일본의 6대 전략광물개발이 2020년 기준 76%까지 달성하게 된다.


“민관이 원팀이 되어서 움직여야 될까 말까 한 사업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이라고 알고 있어요.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그룹차원에서 잘 이끌어주세요.”


자원 개발을 위해 민간에서 긴 안목으로 과감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려면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뒷받침해 줘야 한다.

자금, 기술 개발 지원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야 하고.


‘어쩌면 정권을 창출하는데 가온그룹이 관여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가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핵심 먹거리 전략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코드가 맞는 인사가 권력을 잡는 것이 좋다.

내수 진작을 위해 토목공사와 부동산에 집중하고 외교력을 미국과 일본에만 진심전력으로 쏟아 붓는 정부는 글로벌 비즈니스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의국 시장이 마음에 드십니까?”

“이대로 행정능력과 리더십 좀 키우고, 정무감각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면 괜찮을 것 같은데....”

“박은애씨를 추대할 것 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다음 대선에서 박은애 VS 정의국 구도가 되면 좋겠죠. 정의국이 되면 좋고 아니어도 대선주자급으로 올려놓고 서울시장 한 번 더 밀어줘서 지지기반 더 쌓을 수 있는 시간 벌면 좋고.”

“진보 진영 쪽에는.....?”

“다 고만고만한 인물들 밖에 안 보이네요. 86세대는 아직 애송이들이고. 그들을 이끄는 이들도 데모밖에 모르던 양반들이라 정무감각은커녕 현실감각 없이 이상론만 주워 담기 바쁘고.”

“여당 실세들이 대체로 운동권 출신이긴 합니다.”

“민청련 초대 의장 출신 양반이 이력으로 보나 여러모로 스토리텔링이 될 것 같은데. 그 양반 고문후유증으로 중병을 앓고 있을 겁니다.”

“주의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보수에서 나올 것이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기에.

류지호가 화제를 돌렸다.


“매니지먼트CHAN을 계열사로 받아들여서 업계에서 말이 많겠네요.”


다 해먹겠다는 것 아니냐고.


“너무 한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없진 않습니다.”


류지호가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있던 매니지먼트CHAN과 Aram프로덕션을 합병해 CA미디어로 새롭게 탄생했다.

영화음악가인 류순호가 매니지먼트CHAN과 계약했는데, 향후 KPOP 관련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내 세 번째 규모의 음향, 무대 제작 및 조명 업체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다.

매니지먼트, TV방송물 제작, 음악 및 뮤지컬 공연까지 펼치는 통합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인지도와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콘텐츠 역시 ‘원소스 멀티유스(OSMU)’로 활용해 사업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다.

가온그룹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안 건드리는 것이 없는 공룡기업이 되었다.


“혹시 순호군에게 CA미디어를 맡길 생각이십니까?”

“아니요.”

“......?”

“순호도 제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어요. 아마 음악가로써의 삶을 포기하진 않을 겁니다.”


나중에 달라고 하면 한국의 음악사업을 동생에게 떼어줄 의향은 있다.


“그룹이 너무 커져서 관리가 쉽지 않죠?”

“책임경영 원칙이 지켜지고 있기에 그룹차원에서 딱히 곤란한 점은 없습니다.”

“그래도 회장 직속 컨트롤타워 역량강화에 신경 좀 쓰세요.”

“비서실을 개편해 비서실과 기획조정실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긴 합니다.”

“내 직속으로 있는 전략기획실과 중복되진 않고요?”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사회의장 산하 전략기획실의 주된 임무는 감사, 투자, M&A다.

자칫 옥상옥(屋上屋) 구조로 인해 관료주의가 심화될 수도 있다.

계속해서 앞으로 굴러가며 눈덩이를 불려가는 그룹이 잘못된 경로로 가지 않도록 통제를 할 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별동대가 아니라 제대로 체계를 갖춘 조직이 되길 기대할 게요.”


✻ ✻ ✻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한양반도체 이상훈 사장이 류지호를 반갑게 맞이했다.

류지호는 래리 킴 회장과 함께 안산의 한양반도체를 방문했다.


“축하합니다.”


류지호의 치하에 이 사장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한양반도체는 세계 최초로 컨버터 없이 일반 가정 및 산업용 220볼트 AC(교류)전원에 직접 꽂아 사용하는 LED를 개발했다.

기존 LED 제품은 DC(직류)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컨버터 없이는 사용이 불가능 했다.

그래서 기존의 수많은 건축물 전등에는 사용이 어려웠다.


“브랜드명은 정했고요?”

“아크리치라고 명명했습니다.”

“고생 많았어요.”


이상훈 사장은 경영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직접 연구개발을 하는 엔지니어자 연구원이다.

LED 관련 특허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 이룬 성과입니다.”

“연구개발로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언제쯤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까요?”

“대량생산에는 시일이 많이 걸립니다.”

“아, 재촉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적으로 한양반도체의 결정에 달렸겠죠.”

“특허소송에 신경을 쓰지 않아 마음에 짐을 상당히 덜었습니다. 그로 인해 원 없이 연구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당연한 거죠. 그런 거 하려고 모회사가 있는 건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된 모든 특허소송에서 한양반도체는 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특허권을 지킨 것을 넘어 역소송으로 배상금을 받아내기까지 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일본, 유럽, 미국 등에서 국제적인 변호인단이 한양반도체의 특허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전문 변호사들이 팀을 이뤄 세계의 법정을 누비고 있다.


“대량생산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새해부터 희소식이 들려오는 걸 보니 올해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상훈 사장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왜 그렇지 않을까.

아크리치를 통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되던 반도체 조명 양산에 성공하게 되면, 컴퓨터와 휴대전화, 자동차용 조명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LED의 사용범위를 일반조명의 영역으로 확장하게 된다.

아크리치는 전력 효율, 밝기 면에서 백열등과 할로겐을 추월했다.

형광등과 비교해도 수명과 소비전력, 편리성 면에서 모두 우수하다.

향후 이들 조명을 대체 할 수 있게 됐다.

아크리치의 수명은 3만 시간이다.

백열등(1,000시간), 할로겐(3,000시간), 형광등(8,000시간) 등 기존 조명에 비해 훨씬 길다.

소비전력을 백열등에 비해서는 75%, 형광등에 비해서는 약 40% 줄일 수 있다.

한마디로 양산화만 이루어지면 지금까지의 매출을 최소 서너 배 뛰어넘을 수 있다.

어쩌면 최대 열 배까지도.


“발광효율(lm/w)은 계속해서 올라가겠죠?”

“현재 40lm/w에서 내년 안에 80lm/w, 2007년까지 120lm/w로 높일 계획입니다.”

“혹시 영화용 LED 전구를 따로 몇 개만 만들어줄 순 없어요?”

"아크리치로 영화 조명을 말씀입니까?“

“테스트를 해보고 싶어서요.”


이전 삶에서 한국에서 처음 LED 조명이 사용된 것은 <극락도 살인사건>이었다.

창고 장면에서 LED조명 60W급 6개를 사용한 것이 최초로 알려졌다.

0.3W짜리 200개를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일반 잡지 크기와 비슷하다.


“한 번 시도해봐야겠군요?”

“당장은 돈이 안 될 겁니다.”

“저희가 직접 해당 산업분야로 진출하진 않습니다. 영화 조명을 생산하는 업체가 고객사가 될 순 있겠죠.”


가온그룹 오너는 영화용 디지털 카메라부터 색보정까지 D-Cinema 전반에 걸쳐 기업들을 소유하고 있다.

당장 LED가 영화 조명을 대체할 순 없다고 해도, 미래의 블루오션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소유한 회사들이 개발한 장비나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것에 적극적인 이가 류지호다.

그것도 매우 전문적이고 혁신적으로.


“따로 팀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서두를 건 없어요. LED가 영화에 들어오기까지는 미국에서도 4~5년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당장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3년 정도면 영화에 사용될 수 있는 밝기와 발광효율이 나올 듯싶습니다.”

“로케이션에 활용할 대형장비는 바라지도 않아요. 차 내부씬 촬영이나 실내 좁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


LED 영화 조명기가 사용되던 초창기에는 주로 기능성에 치중했다.

HMI, 텅스텐, 키노플로와 같은 기존의 것에 비해 전력소비가 적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영화 조명기기는 현장의 발전차에 전기코드를 연결하여 전력을 끌어들이는 데 반해 LED는 본체에 배터리가 연결되어 있어서 세팅, 정리를 비롯해 기동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감독과 촬영감독이 현장에서 배우와 좀 더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촬영 도중 조명을 수정하는 시간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끊기는 상황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발열현상이 없고 자외선을 배출하지 않기에 배우들의 신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자유롭게 세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영화용 조명들은 각각 표현할 수 있는 색온도가 있다.

조명마다의 고유한 색감을 LED가 절대로 대체할 순 없다.

실내조명의 기본이라 불리는 텅스텐은 차갑고, 백열등 느낌의 조명으로 필름의 질감과 가장 어울린다.

키노플로는 차갑지만 형광등의 느낌을 낸다는 점에서 텅스텐과 다르다.

HMI는 자연광 느낌을 낼 때 주로 사용하는 조명이다.

이처럼 각각의 조명은 고유한 색온도를 가지고 있어 저마다 내는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영화 현장에서 맡은 역할 역시 다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떤 장비든지 그것을 선택해야 하는 미학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거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부분도 채워지긴 한다.

포스트프로덕션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재창조할 수 있게 되니까.


“고생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원래 잘하는 사람들은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알아서 잘 하니까.

류지호는 한양반도체 직원들을 격려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가온그룹 오너 류지호... 계열사 돌며 새해 전략 다듬는다.

가온그룹 이사회의장 류지호가 김성철(미국이름 래리 킴) 회장과 함께 새해부터 주요 계열사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올해 목표와 전략을 점검한다. 4일 가온그룹에 따르면 류지호 의장은 첫 방문지로 한양반도체 안산사업장을 방문했다. 그룹의 주력사업도 아닌 반도체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조우한 것은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사업구조 혁신을 강조하고 평소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계열사 직원들의 사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가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룹 차원의 별도 신년하례식 등의 행사는 없으며 오너가 따로 신년사 등을 발표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번 계열사 순차 방문은 일부 계열사 개편에 따른 새해 업무계획 등을 보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지호 가온그룹 이사회의장은 신년하례식에 꼬박꼬박 참석해 새해 경영 화두 등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아 왔다. 신년사보다는 개별 계열사 임직원들과 스킨십을 통해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해 가온그룹 사장단 워크숍(송년회)에서 위기의식, 혁신, 도전, 신사업 발굴, 실용주의 등의 키워드가 제시된 만큼 오너인 류지호의 메시지 역시 그룹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보다 독려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 YNTV 경제부.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PS. 설매님 선물 감사드립니다. 2년 전에 받아보고 두 번째 받아보는 선물입니다. 성실히 완결까지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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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 세상으로 나가 옳은 일을 하라. +7 23.09.27 2,292 89 23쪽
628 안정 속의 변화. (5) +4 23.09.26 2,211 88 22쪽
627 안정 속의 변화. (4) +5 23.09.25 2,267 93 22쪽
626 안정 속의 변화. (3) +8 23.09.23 2,375 88 23쪽
625 안정 속의 변화. (2) +3 23.09.22 2,294 94 23쪽
624 안정 속의 변화. (1) +7 23.09.21 2,435 93 27쪽
» 다 해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2) +4 23.09.20 2,336 96 25쪽
622 다 해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1) +10 23.09.19 2,342 10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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