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1 09:05
연재수 :
897 회
조회수 :
3,821,203
추천수 :
118,501
글자수 :
9,933,002

작성
23.09.15 09:05
조회
2,318
추천
108
글자
24쪽

비평가들이 싫어하면 관객이 좋아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한남동 주택 앞에 트럭 한 대가 서있다.

인부들이 바쁘게 크리스마스트리를 정원으로 옮기고 있다.

그 앞으로 고급세단이 달려와 멈췄다.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한남동으로 온 류지호와 레오나가 타고 있는 세단이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이 잠시 크리스마스트리를 옮기는 모습을 지켜봤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세 개나 돼?”

“천리포 수목원에서 매해 트리용 전나무를 보내주는데, 실내와 실외용으로 꼭 세 그루씩 보내주더라고.”


류지호는 천리포 수목원의 최대 후원자이자, 재단 이사회의장이다.

사람들에게는 설립자의 후계자처럼 인식되고 있다.

매해 후원금을 보내는 것 외에 딱히 하는 것도 없는데.


“여기만 보내는 게 아니라 충남도청, 성당,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지역 기업에도 기부하는 것으로 알아.”


류지호와 레오나가 한남동 집으로 들어갔다.


“저희 왔어요!”

“어서 와라.”


류민상이 아들 내외의 인사를 받아주고는 천리포 수목원 직원을 불렀다.


“성철씨.”

“예. 큰회장님!”

“방금 안으로 들여간 나무, 혹시 구상나무 아닌가?”

“한 눈에 알아보시네요. 맞습니다.”

“보호종 아니었나? 이렇게 외부로 반출해도 돼?”

"야생 구상나무 아닙니다. 저희가 몇 년 전부터 개량하고 있는 품종이라 로열티도 안 냅니다.“


구상나무는 학명이 ‘Korean fir’이다.

최대 군락지 한라산과 속리산, 덕유산 등지에서 자라는 토종나무다.

크리스마스트리로 판매되는 구상나무는 비싼 로열티를 내고 역수입되어 시판되고 있다.

1920년대 미국의 한 학자가 한라산에서 채집한 구상나무 표본과 종자를 가져가 하버드대학 아놀드 수목원에 심어 길렀는데, 이후로 여러 가지 품종을 등록했다.

외국에서 ‘Korean fir’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크리스마스트리용 구상나무는 바로 한라산 구상나무가 원조다.

양재동 화훼공판장과 각 지역 수목 직판장에서 시판되는 5종류의 구상나무 재배품종은 비싼 로열티를 주고 역수입되어 시판되고 있다.

키 5m 정도의 구상나무 묘목 한 그루가 100만원을 호가할 정도.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서울 시내 재건축한 아파트 울타리에 구상나무가 식재되기도 했습니다. 근데 값비싼 나무가 도심의 극심한 열섬현상을 견디지 못해 태반이 고사했죠. 요즘에는 스트로브 잣나무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살아남은 구상나무조차 환경조건에 맞지 않아 잘 자라지 못하고 겨우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관리조차 잘 안 되고 있다.


“내가 뉴스에서 보니까,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대책은 있다고 하던가?”

“국립생물자원관을 주축으로 적색자료집 발간사업에 착수할 것 같습니다. 수년 내에 위기종으로 지정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매번 일이 최악이 되어서야 나서는지 원...쯧.”


류지호가 입을 열었다.


“무주관광곤돌라 건설로 훼손된 덕유산 향적봉 주변 구상나무 상황은 어때요?”

“몇 년 전 옮겨 심은 묘목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당시 베어버린 걸 완전히 복구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세상을 예산이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이.

환경과 자연생태계 보존·보호에는 많은 자원과 시간이 소요된다.

자연과 환경을 가만 놔둔다고 보호되는 것이 아니다.

점점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고 관리비가 든다.

기후와 생태계가 해마다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게. 그 적색목록을 발간하면 구상나무가 잘 보존 될 수 있는 겐가?”

“IUCN 범주의 위기종에 해당된다면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늦었지만 군락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야생생물의 멸종을 방지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멸종 위험이 높은 생물을 선정하고, 이들 종의 분포 및 서식 현황을 수록한 자료집을 발간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까지 국가 차원의 적색자료집이 발간되지 않았다.

이제라도 관속식물에 대한 적색모록을 발간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구상나무는 1980년대부터 기후변화 및 그에 따른 마름병으로 인해 고사한 개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라북도 덕유산 향적봉 주변의 구상나무는 무주스키장 슬로프 건설 이후 많이 훼손되었고,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은 제주조릿대의 침입으로 개체들이 감소하고 있어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괜찮습니다. 매년 하는 일인 걸요.”


류민상이 봉투를 쥐어주려 하고, 천리포 직원들은 이를 마다하고.

보다 못한 류지호가 나섰다.


“그냥 받으세요. 먼 길 왔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뭐라고 먹고 내려가도록 해요.”


수목원 직원들이 못 이기는 척 봉투를 챙겼다.

다음은 류지호 차례다.

20개의 봉투를 건넸다.


“수목원 직원이 스무 명이었죠? 세뱃돈이라고 생각하고 직원들과 나눠 쓰세요.”

“아니, 뭘 이런 걸....!”

“큰돈 아닙니다. 연말에 가족들하고 외식이라도 하라고 조금 넣었어요.”


조금 넣은 정도가 아니다.

류지호 정도 되면 절대 손이 작아선 안 된다.


“감사합니다. 의장님!”


기름값, 식사비에 뜻하지 않은 연말 보너스까지 챙긴 수목원 직원들이 떠났다.

직원들이 트럭을 몰고 한남동 주택가를 떠나고 나서 류아라가 물었다.


“오빠, 얼마나 넣었어?”

“알아서 뭐 하게?”

“그냥 궁금해서. 십 만원?”

“사람 놀리는 거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백만 원?”

“몰라도 돼.”


올해도 여지없이 가온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들은 만족할 만한 연말보너스를 받았다.

성과를 냈거나 못 냈거나 상관없이.

물론 성과가 큰 계열사는 상대적으로 두둑한 금액이 통장에 들어왔다.

서평특수건과 관련해 감봉조치를 받았던 임원들은 보너스를 모두 직원복지에 써달라고 회사에 반납했다.

류지호는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모두 다울재단과 사랑의 열매에 보냈다.

기부를 하고 남은 돈은 세금 및 기타 비용을 처리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개인 전용기과 차량 유지관리비용은 미국에서 번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다.

미국은 업무용 차량이 손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운행거리를 정해두고 있다.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해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한다.

손비처리 상한선은 매년 국세청이 고시하는데, 출퇴근은 업무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종업원이 아닌 CEO를 비롯해 실질적인 사업 운영주체가 업무용 차량을 쓰면 사적 이용으로 추정한다.

류지호는 그런 부분은 신경을 안 쓴다.

미국과 한국의 비서진과 회계사들이 교차로 검토해서 빈틈없이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내 개인 경호팀도 보너스 다 받았어?”


고우찬이 대답했다.


“응. 근데.... JHO Security 경호사업 쪽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모양이야.”

“뭔데?”

“VVIP 경호팀은 때마다 보너스 나와, 가족까지 잘 챙겨줘, 승진하면 곧바로 사장급으로 영전 돼. 너도나도 VVIP 경호팀에 들어오고 싶어 한대. 인원은 한정적이고 티오는 안 나고. 고민이 많은가봐.”

“해외 출장 많고 가정을 포기해야 할 정도인데?”

“티노와 말릭이 영전하는 걸 보는 일반경호 직원들이 어떻겠냐?”

“로테이션 돌려.”

“안 돼.”

“충성심 때문에?”

“그게 일 순위, 기존 팀원들과의 팀워크가 이 순위. 함부로 사람을 들일 수 없어.”

“외곽팀도 안 돼?”

“대기조로 2년 동안 충분히 검증 받는 것이 룰이야.”

“경호문제는 러셀과 네가 잘 협조해서 처리하도록 해.”

“맡겨둬. 네 몸에는 티끌도 닿지 않게 할 테니까.”

“그래. 든든하다.”


두 사람 사이의 훈훈함도 잠시.

류아라가 허리에 손을 대고 말했다.


“오빠들, 언제까지 농땡이 피울래!”


고우찬이 류지호만 들을 수 있도록 속삭였다.


“저 뿔난 망아지 누가 데리고 갈지... 삼가 명복을 빈다.”


킥킥.


류지호가 웃으며 천리포 수목원 직원들이 놓고 간 트리를 향해 걸어갔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생나무를 베어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생나무를 화분에 담아 트리로 이용하기도 한다.

천리포 수목원에서 보내 온 원조 구상나무는 크기가 아담하고 단단한 가지 사이로 여백이 있어 장식을 달기에 제격이라 가정용 트리로 안성맞춤이다.


“너희 집은?”

“아기가 있으니까... 작은 걸로 하나 장식해 놨어.”

“재밌지?”

“잘 모르겠다. 이걸 왜 집에다 장식하는지.”

“널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위해서 매년 해야 할 걸?”

“우리 어릴 때는 이런 거 집에 장식하지도 않았는데. 세상이 참 그렇다.”

“부자들은 했어.”

“준우네도?”

“서울 부자들. 이런 사치를 부릴 정도로 우리가 성공했다고 좋게 생각하자.”


크리스마스트리에 줄전구 달기만큼 막노동도 없다.

류지호가 접이식 사다리를 올라가 줄전구를 트리 위에서 아래로 드리웠다.

고우찬이 큰 신장을 이용해 가지 사이로 코드를 숨기며, 줄전구를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했다.

전구들이 잘 배치되었는지는 따로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류아라와 레오나의 지시를 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둘의 마음에 들면 제 할 일을 다 한 것이니까.


팟.


트리에 늘어뜨린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군데군데 너무 밝거나 어두운 부분까지 점검한 후.

류지호는 트리 최상부에 별모양의 장식을 달고 내려왔다.

다음 차례는 레오나와 류아라의 몫이다.

둘이 트리에 오너먼트 단장을 하는 사이 류지호와 고우찬은 마당으로 나갔다.

5m 높이의 대형 트리에 주택 고용인들이 줄전구를 달고 있다.


“근데 나무에다 왜 전구를 다는 거야? 이유가 있냐?”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이 아마 독일 문화권인 게르만족의 성목숭배에서 시작됐나... 그럴 거야. 독일에서 동지나 신년에 생명의 상징인 상록수의 가지를 집 천장이나 창문에 장식하는 풍습이 있대. 상록수에다 그 해 수확한 과일이나 견과류 같은 걸 달아서 풍작과 풍요를 기원하고 촛불을 달아 악귀를 물리치고 행운을 빌었다고 하더라.”

“영화감독은 너처럼 다 그렇게 많이 알고 있냐? 어떻게 모르는 게 없어....”


삼류들은 유독 잡기(雜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하나, 얕고 넓은 지식이 특징이다.


 “지금의 트리 형태가 종교개혁을 이끈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루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밤중에 숲속을 산책하다가 눈 쌓인 전나무가 어둠 속에서 달빛을 받아 빛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나....”


마르틴 루터가 전나무 한 그루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솜과 빛나는 리본, 촛불 등으로 장식한 것이 본격적인 크리스마스트리의 시작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촛불이 전구로 바뀌고, 곡물이 다양한 장식품과 사탕 지팡이 등으로 바뀌었다.


“트리 맨 꼭대기에 별 장식을 다는 것은 예수 탄생 당시 동방박사들을 인도한 베들레헴의 별을 의미하고.”


류지호가 지팡이 모양의 사탕을 거꾸로 들어 보였다.


“알파벳 ‘J’ 같지? 지팡이가 예수를 뜻하는 ‘Jesus’의 머리글자와 어린 양을 살피는 예수의 지팡이를 뜻한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에 붉은색을 즐겨 쓰는데, 붉은색이 예수의 사랑과 희생을 뜻해 함부로 가까이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하고 거룩한 색이라나.... 나쁜 기운을 막아주기도 하고.”


 그 이유 때문이지 레오나 파커는 선명한 붉은 열매가 인상적인 호랑가시나무 꽃, 붉은 잎이 아름다운 포인세티아를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에 달았다.

류지호가 고우찬과 고용인들에게 설명한 것처럼 집안에서는 레오나가 어른들께 크리스마스트리에 대해 설명했다.

 심영숙이 장식을 달며 레오나를 칭찬했다.


“똑똑한 며느리를 들이니까,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좋구나.”


류아라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엄마, 나도 연대 나온 여자야.”

“시끄러. 서울대도 아니고... 얼른 사위감이나 물어와 너는.”

“내가 꽃뱀이야? 무슨 남자를 물어오라 그래.”

“엄마가 박이라도 타주련. 사위감이라도 한 명 박 속에서 뿅 하고 나오게.”

“으이구. 말끝마다 시집시집.... 결혼 못해 죽은 귀신이라도 붙었나?”


모녀는 여전했다.

차분한 류씨 집안이다.

모녀의 옥신각신마저 없으면, 절간 같았을 터.


호호호.


특정 종교의 상징을 넘어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축제가 된 크리스마스다.

세계대전 당시에도 크리스마스에는 전쟁까지 멈췄다고 한다.

한편으로 환경파괴, 기후변화, 인간의 무관심으로 토종 구상나무가 사라져 가고 있다.

문득 주변에 있어서 너무 편하고 친근하기에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구상나무와 같이 일가 친척 혹은 직원 중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는 없는지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남동 주택 마당에 세워놓은 대형 트리가 아름답게 빛을 밝혔다.

크리스마스트리 꼭대기에서 환하게 불이 들어온 별 장식 너머....

교회의 붉은 십자가를 향해 류지호가 속으로 양해를 구했다.


‘가진 모든 걸 내놓을 순 없지만, 살면서 더 많이 도우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기적이라고 뭐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 ❉


기획부터 개봉까지 할리우드의 제작 공정은 평균 3년이다.

그 기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영화 한 편에 참여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 혹독한 비평이 쏟아지면 서운할 수밖에 없다.

<REMO : ....or Maybe Dead!>에 쏟아진 영화평은 미적지근했다.

혹평이 대체로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스토리도 단조롭고, 플롯도 엉성한 편이기에.

게다가 주인공 두 명이 전작들과 달리 고민을 안 한다.

레모 윌리엄스의 내면적인 성장이 끝났기에 그것을 증명하는 무대일 뿐이다.

그러니 갈등이 생길 수가 없다.

따라서 Eye-MAX 3D가 아닌 일반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2시간짜리 킬링타임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로 다가온다.

영화전문기자와 평론가들 입장에서 높을 점수를 줄 수 없는 평범한 영화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 풍성한 상차림이 조화로움까지 갖췄는지는 모르겠으나, 거기서 자본의 무게를 견뎌내기 위한 블록버스터급 확장판 좀비영화의 몸부림이 느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 filmcomment(미국).


[<REMO> 시리즈는 단순히 코믹스 기반의 스파이물이 아니다. 지난 작품은 특히 그런 작가의 의도가 스토리 전반에 노골적으로 얽혀 있다. 하지만 덕분에 영화의 주제의식이 과다해져 영화 전체가 난잡하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번 최종편은 너무 압축했다. 그리고 너무 잘 숨겼다. 그래서 평범한 할리우드 액션영화가 되어버렸다.]

- Sight & Sound(영국).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한계일까. 언제나 시리즈를 이어가며 제작진의 고민 가운데 남는 것은 돈을 쏟아 부은 대규모의 액션이다. 돈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만큼 효율적으로 규모감을 느끼기가 힘든 것이 대부분이다. 1, 2편을 다시 보면, 오히려 이 3편보다 돈을 적게 들이고도 순전히 아이디어와 비주얼의 감각, 그리고 훌륭한 편집의 리듬으로 얼마나 스펙터클하게 화면을 구축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3편의 규모가 1, 2편에 비하면 대단히 초라하게 보이니, 효율성 면에서 완전히 망한 것이고, 이것의 원인은 미장센 구축 능력, 즉 화면을 만드는 솜씨에서 기인한 것이다.]

- Cahiers du Cinéma(프랑스).


[류지호의 입장에서 전편들이 성공을 거두었으니 거기에 '화끈한 액션을 때려 부으면 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사실 <REMO> 시리즈가 성공한 것은 그런 무조건적 액션을 절제하고 오히려 캐릭터 강화로 액션의 정당성을 확보해준 것이었는데 말이다.]

- Positif(프랑스).


[영화를 예술이냐 상업영화냐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걸 무척 싫어하지만 편의를 위해 잠깐 그 틀을 빌리자면, <REMO>는 어쩌면 류지호가 블록버스터에 안 어울리게 너무 예술지향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류지호가 했던 것은, 그간 블록버스터의 제작자와 감독들이 무시해온, 대규모의 화끈한 액션이 절절하게 필요한 이유를 섬세하게 구축하는 것이었다.(과거형이다) 물론 류지호는 여전히 좋은 상업영화 감독임에는 반론에 여지가 없어 보이긴 한다.]

- Daily Variety(미국).


[전편들과는 너무나 딴판이다. 좀비 영화의 고어한 분위기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큰 실망. 반면 코믹 액션으로서는 대단한 수작. 장르 선입견 없는 사람이라면 대만족일 듯. 개인적으론 언젠가 다시 시리즈가 만들어진다면 원작 코믹스를 온전히 담은 영화가 만들어 지길 기대한다.]

- Empire(영국).


[2편에서 3편 사이에는 약간의 시차가 있다. 그런 기다림이 기대감으로 이어진 것도 사실. 2편에서 1편만한 스펙터클과 유머가 약화되어 다소 맥이 빠졌던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관객의 기대수준을 너무 끌어 올려놓은 나머지 이번 영화에서 충족시키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관객들의 기대치가 최고에 이르렀을 때 이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 Premiere(미국).


[제이미 캐머론이나 로비 잭슨이었다면 진짜 인간과 좀비의 전쟁을 실감 넘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만.]

- 영화평론가 유X나(한국).


[1편에서의 인간 VS 탱크, 2편의 초대형 중장비와의 대결 등 상상력을 극대화했던 <REMO> 시리즈는 3편에선 담백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로지 물량이다. 창조적 변용보다는 원초적 무용담을 택했다. 그러나 이야기의 부피도 함께 줄어들면서 <REMO>가 본디 내장하고 있었던 반전주의와 인류애의 폭발력은 시들해졌다. 2편에서 빠졌던 치운이 다시 돌아와 레모와 나누는 싱거운 농담 대신 미국의 정치권과 사회를 신랄하게 조롱했던 것들을 더 강조했더라면 프랜차이즈 시리즈 상업영화사에서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 The Hollywood Reporter(미국).


[실망한 영화에 대해 투덜대느니, 차라리 다시 본 <REMO> 전편에 대해 감상문을 쓰는 것이 정신건강에 백번 이롭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보니 이 영화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겠다. 1편과 2편을 연출한 감독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들이 3편의 감독보다 얼마나 뛰어난 감독인지 이제야 깨달았다.]


이 평론가는 류지호를 조롱한 것이다.

1편을 연출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류지호였으니까.


[류지호는 지난 2002년 개인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의 기부금을 뉴욕시에 전달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 끔찍했던 악몽을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영웅주의 영화 소재로 쓸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 The New York Times.


전반적으로 스펙터클과 입체영화라는 점은 돋보였지만, 스토리 전개 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비평들이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비평가들이 싫어하면 관객이 좋아한다는 속설이 있지.”


그 속설이 <REMO : ....or Maybe Dead!>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전체적인 관객숫자는 기대보다 적을 수도 있다.

다만 박스오피스 매출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티켓값이 비싼 Eye-MAX 전용관 매출 덕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Eye-MAX 3D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스크린은 아직 70여 개 밖에 안 된다.

Eye-MAX 본사가 소재한 캐나다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미국, 한국, 일본 순이다.

G.O.M International이 진출한 국가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

일반 Eye-MAX 상영관은 전 세계적으로 460여 개다.

북미가 가장 많고, 유럽, 중국, 일본, 한국 순이다.

그 외에 디지털 3D를 볼 수 있는 극장이 전 세계적으로 140여 개 남짓이다.

본래 역사에서는 거의 없었다.

G.O.M International이 진출한 국가에 공격적으로 디지털 3D 상영관을 열었기에 그나마 140개 디지털 3D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었다.

G.O.M이 등장하지 않았던 이전 삶에서 이 시기 전 세계 12만여 개 스크린 가운데 530개 정도에 디지털 영사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JHO Company Group과 G.O.M International의 노력으로 그 두 배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그러니 <REMO : ....or Maybe Dead!>의 매출이 높을 수밖에.

모든 매스컴에서 <REMO>의 최종편을 혹평한 것은 아니다.

Eye-MAX 3D 상영관에서 관람한 후기들은 대체로 호평 일색이었다.


[전작과 비교해 작품성은 약화했을지 몰라도 대중성은 강화했다. 전작처럼 반전 메시지가 주된 내용이지만, 자동차 추격이나 총기 사용 같은 액션영화에서 볼 법한 장면도 포함돼 있다. 또 관객을 ‘피식’ 웃게 하는 유머도 적절히 녹아 있고, 류지호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풍자도 풍부하게 삽입돼 있다. 전편을 즐겨 봤거나 뭔가 아쉬움을 느낀 관객이라면 꼭 봐야 할 것 같다.]

- Entertainment Weekly(미국).


[단적으로 말하면, <레모 Ⅲ>는 티켓값이 비싼 Eye-MAX에서 볼 만한 영화인 건 확실하다. 전편에서 확립되어온 캐릭터들의 특징이 있기에 굳이 캐릭터들 설명하느라 시간을 분배할 필요도 없고. 이미 전편에서 암시되었던 악당이 복수심을 품고 뉴욕으로 돌아와 좀비 군대를 조직해 파괴를 일삼는 모습이 입체영화와 결합해 엄청난 볼거리를 선사한다. 2편에서 스파이물로 빠졌던 영화가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3편은 그러니까, 신나게 때려 부순다. 류지호는 상업영화 역시 기본 이상을 해주는 감독. 이번 편에서도 '액션'으로서의 몫은 해낸다. 전편들에서 짭짤하게 돈을 번 트라이-스텔라가 제작비도 블록버스터 완결편에 합당한 수준으로 때려 넣어준 것 같고. (감독들은 언제나 부족한 예산이라고 말하겠지만.) 즉, 규모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 Empire(영국).


[많은 사람들이 류지호의 신선한 시도를 찬양한다. 난 다른 면에서 그를 칭찬하고 싶다. 류지호의 상업영화를 다루는 솜씨는 정말 기가 막히다. 모두가 좀비의 맨해튼 침공을 이야기 하지만, 레모와 치운이 벌이는 CG와 결합한 액션 안무는 동양무술의 원조가 연출하면 얼마나 우아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우아한 액션은 편집 리듬과 사운드의 탁월한 사용에서 기인하는데, 움직임은 충분히 빠르면서도 절제되어 있고, 화면은 낭비되는 것 하나 없이 정확하게 움직이며, 사운드의 리듬만으로 박진감을 증폭시켰다. 또한 입체영상과 결합한 각종 추락과 자유낙하 장면은 마치 관객에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간접체험까지 제공한다.]

- Roger Ebert.


[비록 직접화법의 독설은 많이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류지호의 유머감각은 꽤나 건조하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재치 있다. 대놓고 들이대는 코미디가 아니라 재치 있는. 그래서 하이코미디 감각을 보여준다.]

- Chicago Tribune(미국).


12월 말에 접어들며 북미 스크린이 3,190개까지 늘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북미에서의 좋은 흥행흐름이 월드와이드 개봉에서도 좋은 신호가 될 것 같았다.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30 재밌어 질 것 같네.... (1) +8 23.09.28 2,195 104 25쪽
629 세상으로 나가 옳은 일을 하라. +7 23.09.27 2,292 89 23쪽
628 안정 속의 변화. (5) +4 23.09.26 2,210 88 22쪽
627 안정 속의 변화. (4) +5 23.09.25 2,267 93 22쪽
626 안정 속의 변화. (3) +8 23.09.23 2,375 88 23쪽
625 안정 속의 변화. (2) +3 23.09.22 2,294 94 23쪽
624 안정 속의 변화. (1) +7 23.09.21 2,435 93 27쪽
623 다 해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2) +4 23.09.20 2,335 96 25쪽
622 다 해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1) +10 23.09.19 2,342 103 25쪽
621 포토라인에 서는 걸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5 23.09.18 2,367 100 23쪽
620 모른 척 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8 23.09.16 2,395 106 25쪽
» 비평가들이 싫어하면 관객이 좋아해. +4 23.09.15 2,319 108 24쪽
618 People Not Profit! +3 23.09.14 2,306 103 23쪽
617 우린 괴물이 아닙니다! +13 23.09.13 2,340 111 28쪽
616 Only One을 향하여! +6 23.09.12 2,331 112 24쪽
615 살아줘서 고맙다..... +8 23.09.11 2,383 105 29쪽
614 민중의 적 : EMBARGO. (14) +5 23.09.09 2,321 100 25쪽
613 민중의 적 : EMBARGO. (13) +4 23.09.08 2,204 92 26쪽
612 민중의 적 : EMBARGO. (12) +3 23.09.08 2,029 79 23쪽
611 민중의 적 : EMBARGO. (11) +6 23.09.07 2,169 97 24쪽
610 민중의 적 : EMBARGO. (10) +4 23.09.07 2,016 83 23쪽
609 민중의 적 : EMBARGO. (9) +4 23.09.06 2,217 97 23쪽
608 민중의 적 : EMBARGO. (8) +3 23.09.06 2,091 85 23쪽
607 민중의 적 : EMBARGO. (7) +6 23.09.05 2,227 92 25쪽
606 민중의 적 : EMBARGO. (6) +2 23.09.05 2,134 86 22쪽
605 민중의 적 : EMBARGO. (5) +7 23.09.04 2,299 87 24쪽
604 민중의 적 : EMBARGO. (4) +2 23.09.04 2,193 84 25쪽
603 민중의 적 : EMBARGO. (3) +4 23.09.02 2,395 104 24쪽
602 민중의 적 : EMBARGO. (2) +2 23.09.02 2,284 73 24쪽
601 민중의 적 : EMBARGO. (1) +9 23.09.01 2,517 105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