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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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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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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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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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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재밌어 질 것 같네....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서울지검 특수부 김경원 검사 수사팀이 정기인사로 전국에 뿔뿔이 흩어졌다.

사실상 좌천인사였다.

해체 수준으로 팀이 깨졌다면, 검찰에서 출세는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근신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서울로 올라온 김경원이 즉시 처가의 회사로 찾아왔다.


“자네 근신 중 아니었나?”


사전 연락도 없이 찾아온 사위의 모습에 오 회장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그룹이 자금경색을 겪고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장인어른?”

“자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네.”

“가온에서 금융위 출신을 영입했다고 하던데 혹시 그 자들 짓입니까?”

“말조심하게!”


김경원은 처가에서도 애지중지 관리한 사위였다.

검찰 엘리트 출세코스를 잘 타고 있었으니까.

작년 이맘때까지는.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도대체 왜 가온그룹을 들쑤신 겐가?”

“불법이 의심되니 내사를 하는 것이.... 저희가 괜히 재벌 저승사자이겠습니까?”

“날 바보로 아는 겐가!”


오 회장이 손바닥으로 책상을 세게 내려치며 벌떡 일어섰다.

그 서슬 퍼런 기세에 김경원이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이 나이에 내가 누구 앞에서 잘 못했다고 싹싹 빌어야 속이 시원해!”


유구무언이다.

가온그룹 특별세무조사건이 마무리되고 연말에 대대적인 내각 물갈이가 있었다.

함께 작당 모의 했던 패거리들이 징역을 살게 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 알아보니, 검찰 정기인사에서 거론조차 없던 서울지검장까지 교체됐다면서? 그 말이 뭐겠어. 자네 검찰 특수통 인맥도 함께 힘을 잃었단 거잖아.”


참여정부는 가온그룹과 검찰의 갈등을 검찰개혁의 빌미로 삼고자 했다.

검찰 수뇌부 물갈이를 통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려고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신흥재벌이라 만만하게 봤다가 고위 관료 수십 명 목이 날아갔다.

본인만 옷 벗으면 상관없다.

김경원의 경우는 장인의 사업에까지 위기가 찾아왔다.

은행권에서 갑자기 대출이 막혔다.

부채상환연장 불가 통보가 여러 건 날아왔다.

가온그룹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해 신나게 조지는 기사를 양산했던 경제지와 일부 방송사 광고매출에서 몇 십억 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가온그룹 계열사 몇 곳에서 광고를 뺐기 때문이다.


“서울이코노미스트 사주 딸이 미국에서 FBI 조사를 받았대!”


김경원이 깜짝 놀라 반문했다.


“....예?! FBI요?”

“텍사스 무슨 대학에 다니는 중이었는데 테러단체 돈세탁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대. 자네는 현직 검사면서 어째 나보다 소식이 늦어!”


911 이후 미국에서 테러의 ‘테‘자면 붙어도 큰 봉변을 당한다.

모르긴 몰라도, 모 경제지 사주 딸은 모진 고초를 당하고 있을 터.


"현 미국대통령이 누구야 텍사스주 터줏대감이잖아. 가온그룹 젊은 총수와 현 텍사스주지사가 친하다지? 게다가 텍사스에서 테마파크까지 짓고 있고. 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려서 이 지경을 만드느냔 말이야! 도대체 뭘 믿고!“


검찰 엘리트 중에 엘리트가 특수부 검사다.

지금까지 재벌 잡는 검사 대부분이 특수통 검사들이었다.

당연히 가온그룹도 엮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며... 면목 없습니다. 장인어른.”


잘 드는 칼을 휘두를 때는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검집에 들어있을 때는 명검인 줄 모른다.

명검인 줄 알게 되었을 때는 크게 혼쭐이 난 후다.


“자네는 지방에 숨도 쉬지 말고 조용히 처박혀 있어. 저쪽 사람들 화 풀릴 때까지 죽었다고 생각하고 짜부러져 있으란 말이야!”

“예... 예! 장인어른.”


후우.


깊은 한숨을 내쉰 오 회장이 양복저고리를 입었다.


“어디 가시게요?”

“사정사정해서 겨우 가온그룹 김 회장하고 약속 잡았어. 가서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지 않겠나, 이 답답한 사람아.”


대출이 막힌 것을 풀거나 연장을 부탁하려면 은행으로 가야한다.

가온그룹 래리 킴 회장을 만나 사정을 하겠다는 것이 얼핏 이해가 안 간다.

대유가온증권과 가온투자파트너스는 국내외 각종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 회장의 그룹에 많은 자금이 물려 있는 CB시민은행은 가온그룹의 주거래은행이다.

외환위기 시기 달러 예치부터 대유그룹 계열사 M&A까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온그룹 측에서 모종의 부탁을 하면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왜 하필 얌전한 맹수를 들쑤셔 놔서는.....!”


재벌의 저승사자라는 특수부 검사 사위로 인해 제법 중견기업 소리 듣는 회사가 큰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가온그룹 회장을 찾아가 싹싹 빌어서라도 선처를 바라야 할 상황이다.


“제가 가서.....”

“됐네! 자넨 아무 짓도 하지 마. 가만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새해가 밝고 보름이 막 지난 시점에 여러 곳에서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미국으로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이 전전긍긍했다.


“일 났네. 일 났어.....”


감히 빅보스 소유 기업에 사정의 칼을 휘두른 일당들을 JHO Security Service의 도널드 제이콥과 데본 테럴이 가만 두고 볼 리가 없다.

연루된 일당들의 자녀나 혈육 중에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들에게 테러의심 정황을 씌웠다.

911테러 이후로 관련 사안에 매우 예민하게 행동하는 FBI이다.

한국 정부가 나서도 못 막는다는 이야기다.

가온그룹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해 가장 악질적인 기사를 양산했던 경제신문의 사주 자녀를 엮어 넣었고 그 외 몇 명도 FBI 내사 중이다.


- 손님 오셨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이 가온그룹으로 달려왔다.

류지호가 만나주지 않으니 래리 킴 회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1월 내내 많은 이들이 G-Tower 가온그룹 회장실에 찾아왔다.

래리 킴 회장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당분간 아무도 안 만난다고 했잖아.”

- Young&Soo의 대표변호사님과 BH에서 오셨습니다.


Young&Soo 로펌은 한국 최대 규모의 로펌이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작은 행정부’라고 불리며 한국에서 재판까지 가기 전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로펌이다.

소속된 ‘프로(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 실무진)’들이 200~300명 수준인데 전부 서울대 출신들이다.

연희와 연암대학 출신이 영입되면 그 세계에서 크게 이슈가 될 정도다.

정권에 관계없이 청와대 민정라인에 Young&Soo 로펌 출신이 많이 들어간다.

이번 참여정부에도 두 명이 들어가 있다.


“이제 화가 좀 풀리셨습니까?”


Young&Soo 로펌 오너를 대리해 찾아온 대표변호사는 전 대검 중수부 출신으로 5~6공 시절 많은 이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화 난 적 없습니다만?”


청와대 민정실 비서관이 달래는 말투로 말했다.


“국내외적으로 난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만 화 푸시고 세계로 막힘없이 쭉쭉 뻗어나가셔야죠.”


래리 킴 회장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두 사람이 떠들도록 내버려두었다.

Young&Soo 로펌 대표변호사의 말투에 날이 섰다.


“쥐도 너무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습니까?”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 군요?”


딱 잡아떼는 래리 킴 회장을 향해 Young&Soo 로펌의 대표변호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 정도 하셨으면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


결국 항복 선언을 할 것을.

끝까지 자존심을 지켜보겠다고.

헌데 래리 킴 회장은 한 점의 흔들림도 없다.


“뭔가 들...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우리 그룹은 정부의 내각개편이나 연초부터 시끄러운 몇 가지 사안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지난 연말 워크숍에 밝힌 것처럼 올해 우리 그룹이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여러분이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무의미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할 여력이 티끌만큼도 없어요.”


청와대 민정실에서 온 비서관의 표정이 풀어졌다.

마치 승전국에서 전쟁은 끝났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넓은 아량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회장님.”

“가온은 그저 국가경제와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할 뿐입니다. 열심히 해외 시장도 개척하고 국내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정치놀음이나 사회개혁에 큰 관심 없어요.”

“그래서 말인데... 몇 가지 사안에서 저희가 양보할 의사가....”


래리 킴 회장이 손을 들어 말을 막았다.


“그룹 법률가들과 논의하세요.”


축객령과 다름없었다.

Young&Soo 로펌 대표변화사와 청와대 민정실 비서관이 회장실을 빠져나갔다.

조금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각각 그룹 법률팀과 기획조정실을 찾았다.

그곳에서 무슨 논의가 이루어졌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하반기에 가온그룹과 경쟁하던 M&A 건에서 Young&Soo 로펌이 슬그머니 발을 빼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 정도.

청와대는 가온그룹이 추진하는 몇 개의 신사업 부문에서 혜택을 안겨준다.

물론 당장 벌어지는 일들은 아니다.

사람들은 맹수 중에 맹수인 사자와 호랑이가 사냥방식에서도 매우 당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오해다.

사자는 다른 사자와 협력해 먹잇감을 사냥한다.

무리사냥을 하는 편이다.

반면에 호랑이는 대체로 매복을 통해 먹잇감을 죽인다.

왠지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치사해 보이기까지 한다.

래리 킴 회장은 그레이엄 회사에서 기업사냥꾼 노릇을 할 때부터 호랑이의 사냥방식을 활용했다.

치사하고 야비하단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최고경영자가 되었다고 해서 그 성향이 바뀔 리가 없다.

가온그룹이 약간의 수작을 부린 것만으로 호떡집에 불난 마냥 호들갑들을 떨어댔다.

협박이 뇌물보다는 뒤끝을 남길 여지가 있겠지만.

거인인 줄 모르는 난장이들을 위해 한 번씩 몸을 일으킬 필요도 있다.

그러면 알아서 바짝 엎드리게 되어 있다.


[새만금간척사업 특별법, 법사위 졸속처리 논란에도 일사천리로 국회 본회의 통과.국회는 27일 본회의에서 공무원 노조법, 국어기본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위치정보법 제정 등을 처리했다. 특히 그 동안 논란의 중심이었던 ‘새만금간척사업 특별법(새만금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전라도의 최대 숙원 사업이 비로소 탄력을 받게 됐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새만금특별법은 대규모 테마파크 및 호텔·리조트 단지 조성, 경제자유구역에 준하는 도시건설과 관련된 구역지정, 투자규제 완화, 개발권 및 개발이익 환수 등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토지수용권, 토지처분권 등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재벌특혜”라며 반발했다. 특히 “개발 주체의 투자리스크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토지수용권, 토지처분권 등의 특권적 지위로 막대한 사익을 보장하고 실시계획 승인 시 39개 법 81개 인허가를 면제시켜주는 것은 공공개발주체들도 쉽사리 누리지 못한 엄청난 특혜”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또한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법 통과에 대해 극한의 투쟁을 예고했다.]

- 제일신문 장호중 기자.


마침내 가온그룹의 숙원 프로젝트가 국회에서 입법이 이루어졌다.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시민단체들이 들고 일어설 정도로 곳곳에 특혜성 조항들이 많았다.

먼저 새만금간척지 건설에 들어가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액은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 제한의 예외로 인정받는다.

출자액에 대해 은행의 신용공여한도 역시 대폭 완화된다.

토지상환채권 발행도 허용한다.

가온그룹으로써는 국내 은행권 대출을 바짝 당겨 쓸 생각이 없다.

그럼에도 엄청난 혜택인 것은 분명했다.

거기에 새만금간척지 프로젝트에 한해서 법인세·소득세 개발부담금, 농지조성비, 대체초지 조성비, 교통유발부담금 등 각종부담금 등 각종 세금과 부과금의 감면 혜택을 경제자유구역 수준으로 받게 됐다.

또 외국인 입주기업 및 사업시행자에게는 국세 및 지방세를 3년간 100%, 2년간 50% 감면해준다.

그 외에도 새만금간척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필요한 39개 법률과 81개의 인허가 사항에서 특별법에 맞게 개정이 이루어져 원스톱 지원이 가능해졌다.

인허가 문제로 프로젝트 시행의 발이 묵일 일을 사전에 차단했다.

사실 뜯어보면 개발사에게 온갖 편의를 다 들어주는 법률이다.

군사독재시절에나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그렇다고 혜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의무와 견제장치가 붙었다.

새만금 개발지가 땅투기 대상이 되지 않도록 사업비의 25% 이상을 개발사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고, 개발한 토지의 최대 50%는 개발사가 스스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원래 그러려고 했다.

사실상 견제 장치 아니다.

개발 이익의 독식을 막기 위해 개발이익환수율은 1-7등급에 따라 25-70%이며 추후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환수된 개발이익은 전부 새만금 개발지의 공공 인프라 건설에 재투자되도록 했다.

어차피 가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이주할 계획이다.

이 역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사업 초기에 자본조달이나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개발권을 회수하고, 토지보상 등이 진척된 경우는 다른 기업(공기업)에 사업권을 넘길 수 있도록 했다.

가온과 JHO가 손을 잡고 개발하는 사업이다.

두 기업 모두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월가에서 자금조달하면 줄을 설 것이다.

고로 개발권이나 사업권이 회수당할 일이 없다.

사실 특별법 안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장 허용도 들어있었다.

법사위 통과 전에 가온그룹에서 그 부분을 빼달라고 부탁했다.

엄청난 면적의 습지와 갯벌도 개발하지 않고 통 크게 국가에 기부하기로 했다.

대신 테마파크 조성에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 등 혜택이 추가됐다.

또 스포츠 경기와 스타디움 공연이 가능한 경기장을 지어주는 대신 생활여건 개선 차원에서 학교설립 지원, 학사운영방식의 자율성 부여, 외국교육기관 설립 및 운영, 의료기관의 설치·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골프장 및 대형 위락시설 허가도 쉽게 내주기로 했다.


“외국인 카지노 사업이 빠진 것이 아쉽습니다.”


관련 보고를 한 문지열 실장은 물론이고 몇 년 간 새만금프로젝트 특별법 입법을 위해 노력한 전략실 직원들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대신 골프장을 많이 지읍시다.”


골프장 18홀 당 건축비가 대략 90~100억 원이다.

이 시기 국내 골프장 산업 시장규모는 대략 2조 원이다.

2010년에 가면 4조 원로 껑충 뛴다.

골프장 사업은 평균 영업이익률 20%를 가볍게 넘는 사업이다.

무주리조트CC의 매출은 500억 원 안팎이지만, 영업이익률이 무려 39%를 차지할 때도 있다.

가온그룹 호텔&리조트 사업부문은 새만금간척지에 3개의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대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포츠콤플렉스는 좀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도 개폐형 돔구장을 궁리 중이다.

누가 봐도 십중팔구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광주 연구 프로야구팀 제2 구장을 유치하든, 상무 축구팀을 유치하든 수를 내봐야죠.”


우천이나 겨울에 스타디움 콘서트를 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한류가 전 세계 10~20대가 즐기는 서브컬처의 대표 주자가 된다는 것을 말해 봐야 믿을 사람도 없어서 그와 관련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다.

이전 삶처럼 관련 인프라에서 KPOP산업이 꽤나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대를 내다보고 매주 K-POP 슈퍼아이돌과 해외 유명 팝아티스트의 스타디움 공연을 유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본래 역사대로 K-POP이 전 세계 서브 컬처의 대명사가 된다면, 스타디움 콘서트와 테마파크 및 호텔·리조트와 연계시켜 관광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타디움은 아직은 먼 이야기니까, 도시 설계에서 콘셉트와 계획만 잡아 놓은 것으로 하세요.”

“예. 의장님!”


계획대로 된다면 늦어도 2012년 전후로 한국에서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가 개장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홍콩의 투자은행에서는 한국의 테마파크 전망을 매우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간 1,000만 명 이상 방문해야 겨우 손해를 보지 않는다.

비수도권에서 그 정도 방문객을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 시기 제주도 연간 방문객 수가 500만 명이다.

국내 제일의 자연농원은 800~850만 명 수준이다.

교통편이 정비되지 않은 새만금간척지에 그 만한 인원이 방문할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다.

류지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NeTube라는 동영상 공유서비스가 K-POP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글로벌 OTT서비스 SteamFlicks로 인해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 시청자 안방까지 쉽고 간편하게 침투했다.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서게 될 복합리조트형 테마파크 역시 한국의 관광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 확신했다.

유니벌스 스튜디오보다 더 풍부한 캐릭터 IP, 더 숙련된 테마파크 운영 경험을 가진 JHO Company Group이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 ❉ ❉


류지호는 제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처음으로 아카데미 무대에서 수상자를 호명하고, 트로피를 안겨주게 됐다.

함께 시상하게 될 파트너로는 화교배우 미셀 요가 지목됐다.

그녀는 최근 <게이샤의 추억>의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

영화를 제작한 E.T Entertainment는 트라이-스텔라와 배급계약이 종료됐다.

향후 스티븐 아들러의 영화와 E.T Entertainment 영화는 DreamFactory가 배급하게 됐다.


부우웅.


선도 차량이 원래의 류지호 집 방향이 아니라, 벨에어 컨트리클럽과 인접한 언덕 쪽으로 향했다.

유럽풍 저택들이 주로 모여 있는 부촌지역이다.

한국에서 업무를 처리한 후 아카데미 시즌에 맞춰 류지호가 LA로 돌아왔다.

도착하자마자 들른 곳이 벨에어의 저택 리모델링현장이다.

베르사유 궁전 스타일의 정원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앞마당 너머로 한창 리모델링 공사 중인 본채 건물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1930년대 프랑스 신고전주의 스타일 방식의 성을 연상케 하는 메가맨션이다.

대지면적이 5,000평에 가까운 이 벨에어 대저택을 약 9,4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몇 년 전 신혼집으로 마련해 둔 집이다.


“오셨습니까, 마스터.”


공사를 감독하고 있던 50대 백인 신사가 류지호를 맞이했다.


“윌튼.”


윌튼 본드(Wilton W Bond)란 이름의 신사는 류지호 부부를 보필하게 될 집사다.

영국 출신으로 파커 대저택 집사 브래들리 아담이 강력하게 추천한 인물이다.

영국의 명문대학 에딘버러를 졸업한 인재다.

그런 인물이 집사를 하고 있는 것이 의아했지만, 슈퍼리치 가문의 집사 연봉이 워낙에 높기에 영국에서는 이상한 일은 아니다.


“레오나는 다녀갔어요?”

“예. 마스터.”

“난 서재와 작업실, 영화관 말고는 특별한 욕심 없어요. 나머지는 레오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줘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앞뜰은 분수대와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니스 코트, 야외 수영장이 있고 미니 조깅트랙도 조성될 예정이다.


“내부에 어떤 시설이 추가 되고 있지요?”

“먼저 전 주인은 부속 건물들 포함 18개 침실과 24개의 화장실로 실내를 구성했습니다. 딱히 안주인께서 말씀이 없으셔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1만 2천병을 저장할 수 있는 와인저장실도 따로 손을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 주인이 설치했던 두 개 라인의 볼링장은 철거해 엔터테인먼트 룸에 대형 트램펄린이 설치된 놀이방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또한 영화관을 30석 규모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극장 시스템은 Eye-MAX와 DALLSA D-Cinema 홈시어터 중에 어떤 걸 설치할지 고민 중이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서재 규모를 5천~1만 장서를 보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장하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도 따로 공사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와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피트니스룸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이 끝이 나면 벨에어 저택 가운데에서 한 손 안에 꼽힐 대저택이 탄생하게 된다.

전 주인이 살 때도 톱10 안에 들던 메가맨션이었지만.


“공사기간은 얼마나 소요된답니까?”

“올 한 해 꼬박 공사를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틈틈이 레오나 파커가 오가며 집을 꾸밀 계획이다.

당장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공사기간을 넉넉하게 잡았다.

세컨하우스로는 지나치게 비싼 집이지만, JHO REAL ESTATE 소유로 되어 있는 원래 집을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모던한 분위기에 전망도 좋아서 시나리오와 콘티 작업실로 사용하기 좋았다.

각종 파티를 열기도 좋고.

접대가 필요할 때 내줘도 된다.


‘LA로 출장 오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에게 집을 내주면 좋아 죽겠지....’


❉ ❉ ❉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비서실장인 제니퍼 허드슨이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부분은 류지호의 스타일링이다.

제니퍼 허드슨이 지휘하는 의전비서들은 일 년 내내 온갖 브랜드들을 뒤지고 스타일리스트들로부터 스타일링 시안을 받아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다.

레드 카펫에 서는 것은 물론이고 올해는 시상자로도 무대에 서야 하기에 예년보다 신경을 더 썼다.

여러 명의 스타일리스트에게 시안을 받아 최종적으로 밸런티노 턱시도 슈트를 선택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생중계가 되는 부담스러운 자리이다.

편안한 착용감으로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슈트가 제일 덕목이다.

편안하지만 격식 차린 자리에도 어울리는 적절한 턱시도.

재킷은 더블 브레스티드 형태로 격식은 조금 덜어냈지만, 보우타이를 매치해 적절한 매너를 갖춘 스타일로 결정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보는 관객은 편안하겠지만, 참석하는 관계자들에겐 꽤나 힘든 시간이다.

시상식 내내 4시간 넘게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고, 그 뒤로도 뒤풀이 행사가 연이어 이어진다.

눈으로 봤을 때 멋지고 사진에도 멋있게 찍히지만, 편안한 착용감.

류지호의 취향까지 감안했다.


마침내 2월 27일.


밸런타인의 수석 디자이너의 작품을 차려입은 류지호가 Kojak Theatre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상식은 극장 안에서 열리지만, 쇼는 레드카펫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오스카 쇼는 ABC가 공식 중계하고 있다.

방송팀은 2시간 반 전부터 극장의 문을 열어놓고 게스트들을 맞이했다.

메인 보도팀만 셋을 꾸렸는데, 리포터와 함께 중계를 진행하는 보조 MC들 모두가 패션계 전문가로 구성됐다.


- 올해는 푸른색 톤의 의상이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네이비블루, 사파이어블루, 라이트블루....

- 예년과 달리 꽤나 독특한 라인의 드레스를 골랐군요. 너무 아름답습니다.

- 마른 몸매를 커버해줄 디자인이 아쉽습니다.

- 오늘 입은 드레스 한 벌 값이 슈퍼카와 맞먹는다고 한느 이야기를 들었어요.

- 저들이 진정한 ‘밀리언달러 베이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하.


ABC 리포터와 전문가들의 생중계 멘트였다.

그들의 주된 임무는 오스카 시상식을 위해 새벽 5시부터 기상해 메이크업을 하고 협찬 받은 액세서리와 드레스로 값비싸고 화려하게 치장한 여배우들의 패션을 평가를 하는 것이다.

패션에 대한 촌평은 여배우에게만 국한 되지 않는다.

현장 진행 MC가 남자 배우에게도 브랜드와 협찬을 물어보기도 한다.

중계하는 아나운서는 저 턱시도는 누가 디자인했고, 어떤 브랜드라는 걸 자주 언급했다.


- Jay! 오늘 스타일이 매우 좋은데, 항상 방문하는 테일러 숍에서 맞췄습니까?


협찬 받은 것도 아니고, 제 돈 주고 사서 입은 턱시도다.

그럼에도 디자이너를 언급해 주는 것이 예의란다.


“가라바니 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치렁치렁 기른 반짝이는 백발, 얼굴의 절반을 흰 수염으로 덮고 있는 롭 리처드슨 촬영감독은 록밴드 기타리스트 같았다.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오랜만이에요. 롭.”

“신수가 훤하군.”

“롭만 하겠어요. 어디?”


그 외에도 여러 지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작가의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그 말처럼 행복하고 웃음 가득한 추석 연휴 보내십시오.

귀성길 안전운전하시고 소중한 가족들과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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