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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입니다.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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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백야필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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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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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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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신념(1)

DUMMY

부러진 신념(1)



크레이지 피쉬 던전을 클리어한 뒤.


지상으로 올라온 나는 죽다 살아난 표정으로 해안가에 널브러져 있는 각성자들을 둘러보았다.


그중에서도 워리어 길드원들의 반응은 압권이었다.


“하아, 하아!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젠장! 던전에 들어가서 몬스터 한 마리 못 잡고 나올 줄이야!”

“팀장님, 이번 던전 공략을 위해 준비한 물건들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던전에서 뭐라도 하나 건져 나왔어야 했는데······.”

“시끄러워! 나도 아니까 입 닥쳐!”


워리어 길드 팀장은 물에 빠진 생쥐 꼴로 나를 노려보다가 가까이 다가왔다.


“너 대체 뭘 하는 놈이야? 원래 그렇게 혼자 행동하나? 그렇게 혼자 던전 들어가고, 던전 파괴하고, 다른 사람들 위험에 빠트릴 거면, 던전 공략은 왜 같이하는 거야?”


내 탓을 하고 싶은 모양인데, 문제 될 건 없었다.

던전 공략의 첫 번째 룰은 던전을 최대한 빨리 공략하는 것이니까.


게다가, 내가 먼저 바다로 진입하기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이지연 팀장과 상의 끝에 내기의 룰도 위반하지 않는다고 결론 냈으니까.


“던전 공략의 첫 번째 룰은 던전을 최대한 빨리 공략하는 걸 텐데? 게다가, 이번 공략은 동해와 워리어 길드의 경쟁이지 않았나? 나는 용병으로 동해 길드가 이기도록 도왔을 뿐인데, 문제 있나?”

“뭐, 이 자식아? 이 새끼가 상도덕도 없이!”


워리어 길드 팀장이 주먹을 꽉 쥐고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오자, 이지연 팀장이 끼어들었다.


“그만하시죠. 마지막에 하이드 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던전에서 전원 수장당할 뻔했는데.”


그러자, 워리어 길드 팀장이 이지연 팀장에게 따지고 들었다.


“그래,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지연 팀장. 이 정도로 상도덕이 없는 사람이었나? 분명히 진입 가능할 때까진 돕자고 한 거 아니었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하이드 씨는 그 정도로도 충분히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니 혼자 보냈던 거고, 그 이후 우리는 진입 가능할 때까지 같이 수면의 몬스터를 제거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어디 문제라도?”


이지연 팀장이 싱긋 웃었고, 워리어 길드 팀장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도저히 이지연 팀장을 말로 이길 방법이 없다 싶었는지, 타겟을 나로 바꿨다.


워리어 길드 팀장은 내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내 어깨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이 새끼, 용병 주제에 이지연 팀장 믿고 이딴 식으로 구는가 본데. 이거 엄연한 반칙이라고. 길드 간의 내기가 우습게 보여?”

“아까 이지연 팀장이 말했을 텐데. 반칙 아니라고. 내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걸 보니, 내기를 우습게 여기는 건 그쪽 같은데?”

“뭐? 우리가 어떤 길드인지 몰라? 이 바닥에서 용병 일도 못 하게 해줄까?”


이제 아예 협박을 하시겠다?

웃기지도 않네.


워리어 길드 팀장은 나를 넘어트리려는 듯, 점점 강하게 어깨를 찔러댔다.


자꾸 건드리는 걸 보니, 만만한 게 나인 모양.

나는 워리어 길드 팀장의 손목을 낚아챘다.


“뭐야? 한 번 해보겠다는 거야?”


워리어 길드 팀장이 인상을 구기며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크윽, 무, 무슨 힘이 이렇게······.”


아까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듣자 하니 이놈의 레벨은 40 정도.

그렇다면, 방금 던전을 공략하며 레벨업을 하고 온 데다 아이템에 의해 능력치가 올라간 나를 능가할 수는 없었다.


【능력치】

레벨 : 30

마나량 : 400

힘 : 40(+30)

체력 : 40

민첩 : 40(+5)

마나 : 40

정령친화력 : 30


내 힘 능력치는 지금 70.

웬만큼 훌륭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레벨 50에 가까운 각성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거든.


내가 붙잡은 손목을 부러트릴 듯 조금 더 꽉 붙잡자, 워리어 길드 팀장이 사색이 되어 외쳤다.


“자, 잠깐! 마, 말로 하자고!”


나는 워리어 길드 팀장의 손을 놓고 밀쳐낸 뒤, 놈을 향해 말했다.


“한 번 해봐. 용병 일 못하게.”


어차피 나는 용병이 아니라 솔로 플레잉 전문이거든.

용병 일 같은 거, 어차피 동해 길드와 정부 쪽에만 받고 있는데 그것조차 안 받아도 그만이다.


그러자, 놈은 멍이 든 손목을 매만지며, 분한 얼굴을 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젠장······ 두고 보자!”


워리어 길드 팀장은 삼류 악당 같은 대사를 내뱉으며 길드원들을 이끌고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꼭 저런 놈들이 있지.

간판과 머릿수만 믿고 이리저리 시비 걸고 다니는 사람들.


어쨌든, 놈이 겁에 질려 도망가는 꼴을 보니 속이 다 후련하네.


다음에 또 보게 될 줄은 모르겠지만, 다음에 봤을 때도 이런 식이면 그땐······ 정말 재미없을 거다.


그렇게 워리어 길드가 사라지자, 이지연 팀장이 방긋 웃었다.


“고생하셨어요. 마지막엔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저는 아무래도 길드 입장이라는 게 있어서 너무 막 대하지는 못하거든요.”


던전에 들어가기 전이나 후나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이지연 팀장도 레벨이 어떻다던가, 길드의 지원이 어떻다던가, 꽤 도발적인 말들을 많이 했던 것 같던데.

어쨌든, 이지연 팀장의 속 시원하다는 말에 동해 길드원들이 다가오며 너도나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와!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네요. 한 번 해봐. 크으으! 그 자신감! 장난 아니게 멋지던데요?”

“전 완전 드라마 주인공인 줄 알았잖아요.”

“워리어 길드 저 양아치들, 맨날 저런 식으로 굴어서 저기에 있다가 동해 길드로 온 사람들도 많은데, 대체 언제까지 저런 양아치 짓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뭐, 결론적으로 워리어 길드 빼고는 모두가 원하던 대로 다 잘 풀린 모양.

그래도 드라마 주인공 같다느니,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조금 낯간지러워서 화제를 돌리며 이지연 팀장에게 물었다.


“그래서, 보상금은 언제 들어오죠?”

“아, 이틀 내로 들어갈 거예요. 정부에서 던전 소멸 확인하고 지급할 거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내가 주위에 모인 동해 길드원들을 보자, 이지연이 길드원들을 물렸다.


“다들 가서 돌아갈 준비 해!”

“옙!”


길드원들이 사라지고 난 뒤, 나는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차관님을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차관님을요? 혹시······.”

“예. 던전 안에서 빌런들의 흔적을 발견했거든요. 아마, 다른 곳에서도 이곳과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흑마법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던전 안에서 마기를 충전한 배터리를 만들고 있는 곳은 이곳 하나뿐이 아니다.


던전 브레이크 현상이 잦은 곳.

그중에, 이런 식으로 던전핵을 이용해 마기를 응축하고 있는 곳이 또 있겠지.


그런 곳을 먼저 찾아내서 놈들의 계획을 막아야 한다.


혹시라도 놈들의 목적대로 신화급 아이템을 소환하게 된다면······ 골치 아파질 테니까.


이지연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일단 전해뒀습니다.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다시 연락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레벨업과 특수 상황에서의 전투 경험.

던전 공략 보상금과 던전핵과 빌런들의 계획에 대한 정보를 손에 얻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얻은 차원 연결 쿨타임 감소와 확률 조정권, 3급 아이템 확정권.

이것들이 제일 큰 보상이지.


【차원 연결(51:23:32)】


나는 다음 아이템 소환까지 쿨타임이 이틀 정도 남은 것을 확인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


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이번 흑마법사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얻게 된 신화급 아이템 해방에 대한 것을 물었다.


“검신. 신화급 아이템의 봉인을 푸는 법이 대체 뭐야?”

─신화급 아이템의 봉인을 푸는 방법이라······ 나도 본체의 영혼 일부이기에 기억이 굉장히 단편적이군. 전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일단 많은 재료가 필요하다는 것 정도다.


전부 알지는 못한다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힌트는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

언젠가 나머지 퍼즐을 다 맞추는 날을 위해서라도, 알 수 있는 것들은 미리 준비해둬야 했다.


놈들의 말을 들어보면, 봉인이 해제된 신화급 아이템은 행성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것 같았으니까.


“아는 걸 전부 말해줘.”

─먼저, 가장 많이 필요한 아이템은 에테르다.


에테르.

고레벨 몬스터들의 신체에서 마법석 대신 나오는 푸른 액체로 다른 액체와는 섞이지 않는 고순도 마나로 이루어진 물체.


현재 그 생성 방식과 인공 제조법을 알아내기 위해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있지만······ 좀처럼 그 생성 원리를 파악하지 못한 신비로운 물건이다.


때문에, 현재 에테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몬스터 사냥.

그중에서도, 특히 보스 몬스터에게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는 그걸 몬스터 진주라고 부르기도 했지.


“에테르라······ 그런 게 얼마나 필요한데?”

─어림잡아 일만 병쯤 되겠지.

“미친, 일만 병!”


에테르 한 병은 1억을 호가한다.

그런 비싼 아이템이 1만 병이라면······ 필요한 금액은 1조쯤.


1조라면, 국가사업이나 규모가 조금 있는 기업의 분기 실적, 국내 부호들의 자산 규모와 버금가는 금액.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금액이라는 소리다.


─많은 양이긴 하지. 흑마법사 놈들이 마기를 모으는 것도 소환 마법에 사용할 목적이 있겠지만, 신화급 아이템의 봉인 해제에 필요한 에테르를 대체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 실패하겠지만.

“하긴. 그 수정에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느껴지긴 했지. 하아, 그보다 에테르라······.”


유니크 등급 이상의 아이템 수리와 제작, 또 신화급 아이템의 봉인 해제 등, 더 높은 곳으로 가는 데 필요한 핵심은 에테르 수급이다.


“에테르는 꾸준히 모아둬야겠는데. 레벨을 올리고 고레벨 던전을 공략하면서 얻는 수밖에 없나?”


최근 고레벨 던전 공략이 나름대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에테르 수급이 아직은 적은 상황.

수급할 방법은 따로 없을까?


“쯧. 모르겠다. 일단 성실하게 나오는 건 팔지 말고 모으지 뭐. 차원 연결에서 그런 아이템이 나오면 좋겠지만······ 너무 욕심일 테니까.”


1만 병이라는 숫자 때문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지긴 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

에테르를 수급할 방법을 찾을 수 있길 기도해야지.


“일단, 3급 아이템 확정권 먼저 사용해볼까.”


나는 이번 크레이지 피쉬 던전 공략 보상, 3급 아이템 확정권을 꺼내 들었다.


“소환하기 전에 뭐가 나와서 어디에 팔아먹을지도 생각해야지.”


아이템 소환에 앞서 인터넷을 확인하는 중.

대한민국에 난리가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부 속보네. 대체 무슨 일이지?”


나는 뉴스 기사들을 차근히 확인했다.


─속보) 랭킹 1위 검성 이태준, 파이어 드레이크 사냥 중 무기 파손.

─속보) 한국 랭킹 1위 이태준, 던전 공략 중 신화급 아이템 ‘파손’.

─속보) 이태준 소유 한국 유일의 신화급 아이템, 파손 후 수리에 난항. 향후 던전 공략에 차질.


“뭐? 이태준의 검이······ 부러져?”


동공이 흔들린다.

내 검이 부러진 것도 아닌데, 마치 땅이 꺼지는 듯 덜컥 가슴이 내려앉는다.


나는 황급히 기사 하나를 눌러 내용을 확인했다.


─이틀 전, 한국 랭킹 1위이자 5대 길드 ‘미리내’의 길드 마스터 이태준 각성자가 세종시의 파이어 드레이크 던전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던전의 신종 보스 몬스터, 이무기를 사냥하던 중 이태준 각성자의 무기이자 한국 유일의 신화급 아이템, ‘승리의 신념’이 부러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부러진 승리의 신념은 검의 형태로, 파편을 회수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수리에 필요한 에테르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각성자 관리부에서는 이태준 각성자의 아이템 수리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수리에 필요한 예상 금액과 해외의 에테르 수출 금지 밑 국내 에테르 생산의 한계로 전문가들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사태로 파이어 드레이크 던전의 던전 브레이크 사태에 대비해, 최악의 경우 세종시를 비롯해 인근 도시를 포기하고 방벽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이태준의 검이 부러지다니······.”


쟁쟁한 외국의 실력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검성이라는 칭호를 꿰찰 정도로 무시무시한 검술을 사용하는 이태준.

게다가, 그 이태준이 사용하는 검은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유일의 신화급 아이템이다.


대한민국의 랭킹 1위.

그건, 단순히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이태준은 현재 대한민국의 영웅이자, 대체 불가능한 승리의 아이콘이니까.


그건 단순히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이태준이 ‘승리의 신념’을 쥔 상태에서 보이는 압도적인 힘에 있다.

세간에서는 2위와 맞붙는다고 해도 압도적인 차이로 이길 거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인데······.


“그런 이태준의 검이 부러질 정도로 강한 보스 몬스터의 등장과 수리 불가능 판정······ 그야말로, 국가 재난 사태네.”


국가 단위의 재난.

어쩌면, 세종시와 그 일대를 봉쇄하는 걸로도 끝나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인터넷 기사를 조금 더 뒤져보았다.


“정부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인도, 이집트, 북유럽 국가 등지의 게이트가 많고 고레벨 각성자가 많은 국가에 에테르 수급 요청을 했지만, 에테르 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하긴. 지금 에테르는 전략 물자 취급이니까.”


에테르 생산과 보유량이 곧 국가의 권력인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전 세계 단위에서 각 국가가 생산할 수 있는 에테르 양이 많지 않은 상황.


거의 모든 국가가 에테르 수급에는 코가 석 자다.

당연히 해외로의 수출을 금지하다시피 관리하고 있다.


“국가 단위에서 한 달에 구할 수 있는 에테르는 많아 봐야 100개 남짓······ 그마저도 미국 같은 땅덩이 넓은 나라고. 자국에서 소비도 부족해서 비축 같은 건 상상할 수 없고.”


나는 기사를 마저 살피며 자료 이미지를 보았다.


현재 대한민국에 돌아다니는 모든 에테르를 끌어모아도 100개가 안 되는 상황.

달에 국내 전체에서 나오는 에테르 수는 고작해서 50개 미만.

그마저도 이렇게 땅덩어리가 좁은 국가 치고는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에 비해, 승리의 신념을 수리하는 데 들어가는 에테르의 수는······ 천 개! 세상에, 국내 에테르를 싹 쓸어모아도 이십 개월 이상이잖아?”


예상 금액은 1,000억 원 이상에, 소요 기간은 에테르 수급에만 20개월.


이건 전문가들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그 사이에 랭킹 1위 이태준만이 공략할 수 있는 던전이 차례대로 던전 브레이크에 시달릴 걸 생각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2위, 3위가 아무리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닌다고 해도,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범주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침몰만을 기다리는 배와 같은 신세다.


“이걸 대체 어떻게 해결할지······ 아! 검신, 혹시 개화의 분재로 신화급 아이템을 수리할 수는 있을까?”


저번에 개화의 분재로 신화급 아이템의 능력을 개화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들었지만, 수리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의 희망을 품고 검신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불가하다. 개화의 분재에 사용할 수 있는 신화급 아이템도 있기는 하겠지만, 내가 아는 한 가능한 무기류는 없다.

“하아. 역시 안 되나.”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민이라도 생각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지금 남은 빚과 아파서 입원한 희진이가 해외로 나가다가 발작이라도 시작한다면······.


“젠장.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길 기도하는 수밖에. 어딜 가나 에테르가 문제네.”


싱숭생숭한 마음을 뒤로 하고, 계속해서 다른 기사를 뒤졌지만, 모든 기사가 이태준과 신화급 아이템의 파손에 관한 이야기로 도배되었다.


“하긴. 이거만 한 뉴스거리가 어디에 있겠어.”


아이템 소환 후, 팔아 먹을만한 정보를 얻지도 못했다.

나는 스마트폰을 치워버리고, 스킬을 사용할 준비를 마쳤다.


“일단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조금이라도 돈이 되고, 되도록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물건이 나오길 바라는 것밖에.


“차원 연결.”


【스킬, ‘차원 연결’은 쿨타임 중입니다. 차원 연결(49:00:00)】

【‘3급 아이템 확정권’을 확인했습니다】

【스킬, ‘차원 연결’을 사용합니다】

【차원 목록 로딩 중······】

【차원 확정 룰렛을 시작합니다】


룰렛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처음에 내가 원하는 차원에 연결해 아이템을 뽑을 수 있도록 천천히 돌아간 게 기적일 지경.


“누가 장난질이라도 치나······ 뭐, 매번 필요한 아이템이 기적처럼 나오긴 했는데······ 설마 이번에도?”


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스탑 버튼을 누른 뒤, 잠시 기다렸다.

그리고, 나온 것은······.


【차원 3에 연결합니다】


─차원 3.

과학 기술이 발달한 세계입니다. 관련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SF네?”


뜬금없이 튀어나온 SF.

이번엔 대체 무슨 아이템이 나오려고 하는 거지?


【차원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곧, 하늘에서 푸른 빛 균열이 생겨났다.

그리고.


【행운의 여신이 당신을 향해 미소 짓습니다!】

【3급 아이템 중, 최상위 아이템에 당첨되었습니다!】


3급 아이템 중 최상위.

즉, 에픽 아이템.


“좋아!”


뭐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건, 마치 커피메이커처럼 생긴 물건.

좀처럼 그 쓰임새를 가늠할 수 없었다.


“대체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이야?”


궁금증에 가득 찬 상태로 커피메이커를 들어 올려 내용을 확인한 순간.

나는 입을 틀어막아 터져 나오려던 비명을 간신히 삼켰다.


“허업!”


【에테르 추출기(에픽)】

─마법석을 사용하여 에테르를 추출합니다. 정제하는 양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율 : 마법석 100개, 에테르 1병.


“에테르 추출기! 마법석 100개면, 2천만 원 정도······ 그런데, 그 돈이면 에테르를 만들 수 있다고?”


원래, 개당 1억을 호가했던 에테르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저렴한 수준.


“이건······ 황금알을 낳는 기계가 아니라, 황금을 쏟아내는 기계잖아!”


세상 모든 각성자, 아니, 각성자가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이들이 탐낼, 게임체인저가 등장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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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몬스터 웨이브(3) +3 24.06.15 5,230 107 13쪽
38 몬스터 웨이브(2) +3 24.06.14 5,339 1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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