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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입니다.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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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6.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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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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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터닝 포인트(3)

DUMMY

터닝 포인트(3)



나는 목이 길게 베여 피를 흘리는 빌런을 보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목을 잘라버리려고 했는데, 설마 은신을 사용한 상태에서의 기습마저 피할 줄이야.

무공 각성자들의 능력치는 평균을 상회한다더니, 확실히 범상치 않은 반응 속도다.


그래도 어느 정도 큰 상처를 입혀놔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상대하는 게 얼마나 까다로웠을지 상상도 안 되네.


빌런은 목을 꽉 눌러 피를 막으며 나를 노려보다가, 손가락으로 상처 근처의 몇 곳을 순식간에 눌렀다.

그 움직임에 피가 멎었고, 빌런이 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빌런 사냥꾼이라고? 웃기는 놈이군. 모두가 빌런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말하던데······ 뭘 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막을 수는 없을 거다.”


놈이 비릿하게 웃자, 그 옆에서 벽에 기댄 채 죽어가던 매화 길드원이 소리쳤다.


“쿨럭! 뭐 하시는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망치십시오! 놈의 레벨은 30 후반에 불과하지만, 자하신공을 익혀 놈은 거의 레벨 50, 랭커에 맞먹을 정도로 능력치가 상승한 상태입니다!”

“이 새끼······ 다 죽어가는 놈이 나불거리기는.”


그 순간, 빌런의 몸에서 아주 희미한 보랏빛이 은은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저 보랏빛 기운이 흘러나오는 게 자하신공이라는 거지?


그렇다면 한 번 시험해볼까.

저게 중국에서 그렇게 탐낼 가치가 있는 건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기에, 충분한 무공인지.


나는 빌런을 향해 쏘아져 나가며, 검을 휘둘렀다.


“1식, 반월 베기.”


놈을 반으로 가를 듯 쏘아져 나가는 검기.

하지만, 놈은 가볍게 뛰어올라 검기를 피한 뒤, 기둥을 박차고 내게 쏘아져 왔다.


“흥! 그렇게 느려빠진 검으로는 나를 잡을 수 없다!”


순식간에 코앞에 다가온 놈의 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우웅!


채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로 휘둘러지는 검.

어찌나 빠른지, 그 잔상들이 동시에 나를 향해 쏟아지는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비정상적으로 휘어지는 검로.

어디를 막아도 검로가 내 검의 궤적을 피해서 내 급소를 노린다.


이게, 무공 각성자의 저력인가?


하지만, 보인다.

2식 극점이 개방되고 검에 대한 이해가 늘어난 덕인지, 저런 변칙적인 검 사이에서도 규칙적인 검로가 보인다.


규칙이 존재하고, 검로가 보인다면 파훼할 수 있다.


나는 숨을 들이켜고, 검을 들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빌런의 검을 막아냈다.


카가가강!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찰나의 순간 비처럼 쏟아지는 검격을 모두 막아냈다.

하지만, 그 사이 꽤 레벨이 오르고, 아이템 덕분에 상승한 능력치로도 팔이 저릿할 정도의 강렬한 충격이 남았다.


“크으······.”


자연스럽게 신음이 흘러나온다.


저릿한 팔을 당장이라도 빼고 싶었지만, 빌런이 힘겨루기를 시작하는 바람에 검을 뺄 수는 없었다.

여기서 먼저 빠지는 쪽이 크게 다칠 확률이 높으니까.


하지만 힘겨루기하며, 나는 웃었다.


확신할 수 있다.

자하신공을 아직 익힌 지 얼마 안 된 놈이 이 정도라면······ 자하신공은 무공 각성자들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을 거다.


가면 안에서 웃는 나와 달리, 빌런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자하신공으로 강화된 화산의 변검을 다 막아내다니······ 네놈, 대체 뭘 하는 놈이냐!”

“빌런 사냥꾼이라고 했을 텐데?”


나는 틈을 살피다가 놈이 잠시 방심한 사이, 놈의 검을 밀어내고 검을 찔러넣었다.


“2식, 극점.”

“흡!”


놈이 검을 들어서 내 검을 막으려고 했지만, 보인다.

놈의 검을 꿰뚫을 수 있는 약점이.


그곳을 파고들려고 하자, 놈이 불길한 기운을 느낀 듯 멈칫하며 다급히 뒤로 뛰었다.

하지만, 늦었다.


내뻗어진 내 검이 놈의 다리를 꿰뚫었으니까.


푸욱!


“크악!”


허벅지를 꿰뚫린 녀석이 주저앉았다.


“끝났네.”


천천히 빌런의 앞으로 걸어가자, 놈이 황급히 검을 들어 올렸다.

나는 그 검을 쳐낸 뒤, 놈의 반대쪽 허벅지에 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끄아악!”

“이러면 도망은 못 치겠지.”


나는 쓰러진 놈을 내버려 두고, 피를 많이 흘린 탓인지 창백한 얼굴의 매화 길드원에게 다가갔다.


“괜찮습니까?”

“하아, 하아······ 괜, 괜찮습니다. 정말 대단한 실력이시군요.”

“일단 응급처치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포션은 있으십니까?”

“제 품 속에 작은 게 한 병 있을 겁니다.”


나는 팔을 움직일 힘도 없이 상태가 위독해진 매화 길드원의 품을 뒤져 꺼낸 포션을 먹여주었다.


순식간에 피가 멎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매화 길드원의 혈색이 천천히 돌아오기 시작했고, 표정도 한층 편안해졌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매화 길드원이 일어나려는 지 벽을 짚었지만, 아직 완벽히 치료된 건 아닌 지 쓰러질 듯 몸을 비틀거렸다.

나는 매화 길드원을 부축해서 다시 자리에 앉혀주었다.


“아직 조금 더 쉬시죠. 상황은 다 끝난 것 같으니.”

“알겠습니다.”

“그보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조금 듣자 하니, 저 빌런도 매화 길드원이었다는 것 같은데.”


그러자, 남자는 복잡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있는 빌런을 보다가 말을 이었다.


“얼마 뒤, 차기 팀장 자리까지 넘보던 녀석이었죠. 실력도, 동료들을 챙기는 인성도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 놈이 화산 길드의 스파이일 줄이야······.”

“단순히 화산 길드에서 온 스파이가 아니라, 빌런입니다.”


남자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린다.

동료였던 놈의 검에 찔려 죽을 고비를 넘긴 지금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매화 길드원은 복잡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저 놈이 설마 빌런일 줄이야······ 그래서, 저놈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심문해야죠. 왜 중국 각성자가 한국에 숨어든 건지. 화산 길드도 빌런 연합과 관련이 있는 건지.”


만약 그 넓은 중국에서도 상위 10개 길드 안에 들어가는 화산 길드가 빌런과 연관이 있다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입장은 난처하게 될 것이다.


아마, 대대적으로 빌런을 솎아내려고 내부를 청소하느라 한동안 잠잠해지겠지.


최악의 경우, 중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빌런들과 의탁한 경우지만······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


어쨌든, 놈에게서 무언가 정보를 얻어낼 수만 있다면 한동안 중국을 잠잠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천천히 빌런에게 다가가 물었다.


“자, 그럼 이제 물어보지. 화산 길드에 왜 빌런이 섞여 있는지.”

“크흐흐······ 죽여라.”


놈이 베라는 듯, 목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목 대신 놈의 복부 쪽에 검을 들이밀었다.


그러자, 놈이 순간 숨을 크게 들이켰다.


“단전. 무공 각성자들은 이곳에 내공이 모여, 파괴되면 더 이상 무공을 못 쓴다지? 더 이상 각성자가 아니게 되면 욕심이 사라질 테니, 뭐라도 말하겠지.”

“이 새끼······!”

“걱정하지 마. 처음부터 단전을 파괴할 생각은 아니니까.”

“내가 그런다고 뭐라도 말할 것 같나? 죽여!”


나는 잠시 빌런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랭킹 1위의 검이 부러지고, 중국이 보복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그 사이에도 빌런들은 세상의 멸망을 위해 마기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시대는 점점 빠르게 변하고 있고, 위기는 점점 다가온다.


그러니, 내키지 않아도 정보는 최대한 많이 캐야한다.

고문은 내 특기도, 취향도 아니지만······


“그렇게 보채지 마. 시간은 기니까.”


나는 검을 높게 들었다.


빌런의 눈에 두려움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


매화 길드의 마스터, 홍명수는 경매에서 낙찰받은 자하신공을 수령하기 위해 길드원들을 보냈다.

자하신공이 손에 들어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홍명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소식을 들었다.


─최창수가 배신.


말을 제대로 끝내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 보낸 문자일 것이다.

홍명수는 문자에 포함되어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무작정 뛰었다.


건물 옥상을 뛰어 달리고, 도로는 뛰어넘었다.

국내 최고 수준 무공 각성자의 전력을 다했으니, 그 어떤 교통수단을 사용하는 것보다 빨랐으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십 분이 지난 후였다.


“하아, 하아! 어디 있느냐!”


홍명수는 공사장이 떠나가라 외치며, 인기척을 찾기 시작했다.

공사장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던 중, 홍명수의 감에 세 사람이 잡혔다.


“셋이나? 최창수의 동료가 있나?”


아직 길드원이 살아있다면 빌런이 둘.

어쩌면······ 셋.


홍명수는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다듬다가 기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뛰어올랐다.

근처에서 멈춘 홍명수는 조심스럽게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다가갔고, 곧, 찢어지는 비명을 들었다.


“끄아아악!”


마치 죽어가는 짐승과도 같은 처절한 비명.


홍명수는 한순간 붙잡힌 길드원의 비명은 아닌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이내 목소리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이 비명은······ 배신자라던 최창수의 소리였다.


‘대체 누가?’


홍명수는 빠르게 검을 뽑아 들고, 현장을 급습했다.


“움직이지 마라!”


홍명수는 현장을 빠르게 살폈다.


응급처치를 마친 듯, 벽에 앉아 운기조식을 하며 쉬고 있는 길드원.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정체불명의 가면인과 전신에 피를 흘리고 있는 최창수가 눈에 들어왔다.


“이게 대체······.”


홍명수는 전투에 대비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가면을 쓴 남자에게서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국내 무공 각성자 중에서는 단연 1위, 랭킹 10위 안에 들어가는 자신조차도 긴장할 정도로.


당연히 기량 자체는 홍명수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홍명수가 가진 무인의 감이 절대 저 남자가 가진 건 검술만이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홍명수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자, 길드원이 만류했다.


“마스터! 진정하세요. 이분은 아군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도 살았고, 최창수도 잡았습니다.”


그 말에, 홍명수는 검을 검집에 넣었다.

하지만, 손잡이에서 손을 떼지는 않았다.


홍명수는 가면을 쓴 이에게 시선을 거두지 않으며 길드원에게 물었다.


“설명해라. 최창수가 배신했다고?”

“예. 경매장에서 비급서를 챙긴 뒤, 인적이 드문 곳에 오자마자 저를 찌르고 비급서를 빼앗아 갔습니다. 급하게 뒤따랐지만, 저놈이 그사이에 자하신공을 익히는 바람에······ 면목 없습니다.”

“그럼, 자하신공은 지금 어디 있지?”

“최창수의 품 안에 있을 겁니다.”


그 말에, 홍명수가 가면을 쓴 남자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며 물었다.


“우리가 찾고 있는 낡은 책이 있는데, 혹시······ 그쪽도 그걸 찾고 있는 겁니까?”


가면을 쓴 남자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홍명수의 품을 뒤져 낡은 서책을 꺼냈다.


자하신공 비급서.

그걸 확인한 길드 마스터는 숨을 흡 들이켰다.


“그건 우리가 경매로 낙찰받은 물건입니다. 돌려주셨으면 하는데······ 물론, 사례도 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홍명수는 남자와 본인의 전력 차이를 가늠하고 있었다.

한국의 경매장에서야 100억이 안 되는 가격에 낙찰받은 물건이지만, 자하신공이 중국으로 넘어가기라도 한다면······ 그 가치가 얼마일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혹시라도 저 남자가 나쁜 마음을 먹고 자하신공을 훔치려 든다면 싸워야만 했다.


침묵과 긴장감이 흐르던 그때.


가면 쓴 남자가 자하신공 비급서를 던졌다.


후웅!


날아오는 비급서를 낚아챈 홍명수는 복잡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욕심이라는 게 없는 자인가? 어떻게 이런 물건을 이렇게 아무 미련 없이······.’


홍명수는 비급서의 상태를 확인하고 품에 넣은 뒤, 가면을 쓴 남자에게 정중하게 포권 했다.


“길드의 은인께 감사드립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제 목적은 비급서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럼, 대체 이곳에는 어떤 목적으로······.”

“빌런 퇴치. 제 목적은 세상에서 빌런들을 지우는 겁니다.”


가면 쓴 남자에게 멱살이 잡힌 최창수를 보는 홍명수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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