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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입니다.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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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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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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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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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을 만나다(1)

DUMMY

명장을 만나다(1)



검신의 신체를 사용해 순식간에 트롤들을 쓸어버리고 실피의 도움을 받아 고립되었던 동해 길드원들을 먼저 내보낸 뒤.

나는 블랙 트롤들의 사체에서 부산물들을 꺼내느라 하마터면 던전을 빠져나오는 게 늦을 뻔했다.


“그래도, 실피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실피의 도움을 받아 던전이 닫히기 직전 빠져나올 수 있었고, 그 결과가 내 손에 쥐어진 트롤의 심장이었다.


“트롤 심장 50개와 블랙 트롤 가죽.”


검을 이용해 벗기기도 힘든 놈들의 가죽.

마지막에 네 등분으로 쪼개진 트롤의 가죽은 상대적으로 벗기기가 쉬웠기에 일부를 가져올 수 있었다.


트롤 가죽은 갈무리가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갈무리해 놓으면 아이템 제작 같은 곳에 써먹기 좋은 재료.

가지고 있어서 나쁠 건 없었다.


“그리고, 퀘스트도 깼고.”


나는 내 옆에 앉아 같이 쉬고 있는 펜리르를 쓰다듬었다.


“왕! 헥헥.”


이번 식사로 조금 더 덩치가 커진 녀석.

그래도 아직 데리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확실히, 이 녀석이 알아서 크기를 조절하고 있는 모양.


그 덕에 펜리르의 밥을 챙겨 먹이라는 퀘스트를 받아도 부담이 없었다.


“기왕 던전을 공략할 거, 소소하지만 보상도 챙기니까 더 좋네.”


【퀘스트 완료】

─보상 : 쿨타임 감소 30시간. 확률 조정권.


나는 보상까지 챙긴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신의 신체 지속시간이 끝나고 고양감이 내려앉자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창식이 형의 상황이 급해 보이니, 빨리 트롤 심장을 전해줘야지.


자리를 떠나려는데, 현장을 수습하던 이지연 팀장이 뛰어왔다.


“하이드 씨! 가시게요?”

“네. 할 일이 있어서요. 현장이 바빠 보이기도 하고.”

“부상자들 후송이랑 던전 후 조치 때문에······ 다시 한번 길드원들을 구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에 대한 사례는 꼭 하겠습니다.”

“그럼 좋고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다음에······ 다음에 또 보죠. 꼭.”


어쩐지, 나를 보는 이지연 팀장의 눈빛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호기심이 담겨 있던 눈에서, 승부욕 같은 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인사를 마친 이지연 팀장은 곧장 현장으로 돌아가 다시 지휘를 시작했다.


“빌런들이 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동해 길드와 연이 깊어지는 것 같아 좋긴 하네.”


동해 길드의 마스터키, 이지연 팀장.

첫 만남 때는 내 정체를 들킨 줄 알고 식겁하기도 했지만, 정부와의 연결점인 동시에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


이번 트롤 던전도 입장에 도움을 받기도 했지.

대형 길드에 속하는 건 별로지만, 이런 도움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면 조금 돕고 사는 것 정도야 얼마든지 계속해도 좋다.


“그보다, 오늘은 얻은 게 많네.”


본래, 부산에 터질 몬스터 웨이브를 대비하여 공략을 결심했던 트롤 던전.

그 김에 창식이 형의 상황을 알게 되어 부업도 뛸 수 있었던 데다,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스킬 쿨타임 단축과 확률 조정권까지.


“일단 현금만 10억이라······ 하루 만에 번 수익으로는 충분하지.”


나는 트롤 심장을 인벤토리에 넣어둔 뒤 현장에서 떠나, 곧장 헤르메스 경매장 쪽으로 향했다.


*


예정된 경매가 전부 끝나고, 평소의 북적거림은커녕 어색할 정도로 고요한 헤르메스 경매장.


늦은 시간임에도 퇴근하지 못한 직원들 사이를 지나, 나는 창식이 형을 만났다.

창식이 형을 따라 VIP 응접실로 향해 자리에 앉자, 형이 깍지 낀 손을 턱에 받치고, 굳은 얼굴로 물었다.


“물건은?”

“느와르 장르에 나오는 마피아라도 따라 하는 거예요? 형 그런 진지한 모습 안 어울려요.”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걸 어떡하냐? 쯧. 낭만 없긴. 그래서, 물건은?”

“준비됐으니까 왔죠.”


나는 인벤토리에서 트롤 심장을 꺼내 한쪽 구석에 쌓아놓았다.

창식이 형은 트롤 심장의 수를 세더니, 진지한 얼굴로 점점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왜, 왜 이래요? 부담스럽게?”


당황해서 형을 밀어내려는 순간, 형이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고맙다! 진짜 고맙다! 내일이 납품일인데, 못 구했으면 진짜 포션 납품 끊길 뻔했어! 네가 살렸다!”


창식이 형은 나를 끌어안고는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머리를 마구 헝클여댔다.

회사에 취직했어도 변한 게 없다는 생각에 괜히 헛웃음이 나네.


“별말씀을. 공짜로 한 것도 아닌데요, 뭘.”

“그래도 이게 쉬운 일이냐? 혼자서 며칠 만에 트롤 심장 50개를 구해오는 게? 50개야! 무려 50개라고! 이런 일을 혼자 하려면 랭커 정도가 아니면······.”


잔뜩 흥분해서 신나게 말을 쏟아내던 창식이 형은 말미를 흐리다가 복잡한 얼굴로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을 이었다.


“혹시, 너. 랭커······ 세요?”

“대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라는 놈이 혼자서 이런 일을 혼자 어떻게 한다는 거야?”


나는 갑옷을 두드렸다.


텅, 텅.


”레전드 등급 갑옷이 있다고 했잖아요. 제 검도 좋은 거예요.“

”아무리 레전드 등급 갑옷이 있어도 그렇지······ 어쨌든, 물류 창고에서 일할 때는 욕만 들어먹다가, 거기 가서는 승승장구하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


형은 그제야 나를 놓아주며 씩 웃더니, 어깨를 두드려 좋았다.


괜히 기분이 묘하다.

부모님을 잃은 후, 이렇게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던가?


동생 희진이가 나를 위로하고 걱정해주긴 했지만, 내 성공에 안도하고 순수하게 응원해주는 사람은 창식이 형이 처음.


이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게, 참 안정감이 드네.


부모님이 살아 있으셨다면······ 이런 말들을 해주셨을까?


나는 괜히 멋쩍고 먹먹해지는 마음에 구석에 쌓인 트롤 심장들을 가리켰다.


“어쨌든, 빨리 가져가세요. 내일 납품하려면 준비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 맞다! 고마워! 인벤토리!”


형은 인벤토리에 트롤 심장들을 쓸어 넣더니, 급하게 문을 박차고 나가다가 고개만 돌려서 외쳤다.


“입금은 금방 될 거고, 내가 나중에 따로 밥 한 번 살게! 편할 때 얘기해!”

“네, 형 다음에 봬요.”


창식이 형은 입가에 푸근한 웃음을 건 채, 손을 흔들고 사라져 버렸다.


*


집으로 돌아와 스마트폰을 보자, 창식이 형이 약속했던 10억과 동해 길드에서 보낸 사례금으로 10억이 더 들어와 있었다.


─잔액 : 12,955,500,000원.


“이번엔 사례금으로 10억이나 줬네? 그만큼 난도가 있고 급한 상황이었긴 하지만. 이제 잔액이 130억이라······ 진짜로 천만장자가 되었네.”


아직도 이게 내 돈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직 들어와야 할 돈이 75억 원 정도 남아 있었다.


“이제 진짜 돈 걱정은 없이 살아도 되겠네.”


물류 창고에서 일하던 시절보다 몸은 더 힘들지만, 만족스럽다.


“좋아. 일단 사건 하나는 해결했고······ 이제 몬스터 웨이브까지 일주일밖에 안 남았네.”


나는 몬스터 웨이브에 참여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트롤을 상대하는 연습도 끝났고, 갑옷도 갖추었으니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준비도 끝난 셈.

남은 건 포션을 조금 더 구비 하는 것과 혹시 쓸만한 아이템이 나올지 종종 경매장을 기웃거리는 것.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에 에테르 납품을 한 번 더 해야 하긴 하지만, 그건 금방 끝나니까.


“물론, 내려가기 전에 차원 연결을 한 번 더 하긴 해야지.”


이번에 얻은 확률 조정권까지 합쳐, 내가 가지고 있는 확률 조정권은 총 10개.

개당 10%의 확률을 올려주니, 이번에는 어떤 차원과 연결되건 1급 아이템이 확정이다.


“희진이의 병을 고칠 엘릭서가 나오는 게 최고인데······.”


내가 1급 아이템을 노리는 이유.

그건, 어디까지나 마나 거부 증세를 보이는 희진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


“하지만, 나오지 않아도 크게 실망하지는 말자.”


앞으로도 꾸준히 차원 연결을 사용해서, 언젠가 엘릭서를 뽑아내면 그만이니까.

아니면, 이대로 돈을 아주 많이, 많이 번 뒤에 엘릭서를 가지고 있는 국가와 교섭해볼 여지도 있지.

그 사이에 에테르 정제기를 이용해 대량의 에테르를 수급해놓고, 정부를 통해 접근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다.


“급할 건 없어.”


나는 심호흡하며 확률 조정권을 전부 꺼내놓았다.


그러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차원 연결의 확률을 조정하시겠습니까?】

*차원 연결의 확률을 조정할 시, 이후 차원 연결 아이템 등장 확률에 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차원 연결의 확률을 조정할 시, 이후 차원 연결 쿨타임에 영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경고문이 왜 이렇게 많아?”


눈앞에 어지럽게 늘어서는 경고문들.

나는 그것들을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확률 조정권을 사용하면 1급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뽑을 수 있지만, 이후 아이템 당첨 확률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고, 쿨타임에 영향이 생길 수도 있다라······.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혹시라도, 확률 조정권을 사용했다고 높은 등급 아이템의 당첨 확률이 낮아지는 건 아니겠지? 게다가, 쿨타임에 영향이 생겨서 일 년에 한 번 아이템을 뽑게 되면?”


1급 아이템을 확실하게 한 번 뽑는 대신 차원 연결의 이점을 많이 잃어야 한다면, 확률 조정권은 계륵 같은 거였다.

차원 연결을 지금처럼 자주, 많이 사용하면 언젠가 1급 아이템을 뽑을 수도 있을 거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테니까.


“득이 많을지 실이 많을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네······.”


한참이나 끙끙대며 고민해보아도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슬쩍 차원 연결의 쿨타임을 살폈다.


【차원 연결(84:39:00)】


다음 스킬 사용까지 3일하고도 12시간 정도가 남은 상황.


“대충, 에테르를 납품하기 직전이네. 그전까지는······ 조금 더 고민을 해보자.”


나는 손에 쥔 확률 조정권을 들고, 몇 날 며칠을 고민에 빠졌다.


뜬 눈으로 며칠을 보내고, 드디어 차원 연결의 쿨타임이 돌아오는 날.


나는 결심을 다진 뒤 푹 자고 일어났다.


“못 먹어도 고지.”


1급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막연한 믿음이지만, 행운의 여신은 거의 내 편이었으니 확률 조정권을 사용해 차원 연결의 확률과 쿨타임이 변한다고 해도 나에게 불리하게 확률이 조정되지는 않을 거다.


나는 차원 연결의 쿨타임이 끝난 걸 확인한 뒤, 확률 조정권을 사용했다.


【차원 연결의 확률을 조정하시겠습니까?】


“그래. 1급에 전부 사용한다.”


【1급 아이템의 소환 확률이 100%로 조정됩니다】


그러자, 손에 있던 확률 조정권이 전부 사라지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이템 소환 후, 소환 확률이 조정됩니다】

【아이템 소환 후, 쿨타임이 조정됩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남은 건, 어떻게든 내게 필요한 아이템이 나오는 동시에 쿨타임과 확률이 내게 이롭게 조정되길 바라는 수밖에.


메시지가 사라진 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차원 연결을 사용했다.


“차원 연결.”


【스킬, ‘차원 연결’을 사용합니다】

【차원 목록 로딩 중······】

【차원 확정 룰렛을 시작합니다】


“좋아. 주사위는 던져졌다.”


내 눈앞에 생성된 룰렛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돌아가는 룰렛을 보며 손에 땀을 쥐었다.


“내가 정할 수도 없는 속도라 이거지?”


팽팽 돌아가는 룰렛.

나는 최대한 차원을 확인하며, 엘릭서가 있을 판타지 차원인 차원 1을 노렸다.


“제발, 제발······ 멈춰!”


팽팽 돌아가던 룰렛이 천천히 멈추기 시작했다.


룰렛은, 차원 1에 멈춰 있었다.


“됐다!”


【차원 1에 연결합니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그곳에서 나올 아이템을 기다렸다.

그리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행운의 여신이 당신을 향해 미소 짓습니다!】

【1급 아이템을 소환합니다】


“1급 아이템에 미소······ 이건!”


내 인생을 바꿔놓았던 신화급 아이템, 검신의 영혼을 소환했을 때와 같은 메시지.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와라······ 와라!”


푸른 공간을 뚫고, 아이템이 모습을 등장했다.


그때, 옆에 있던 펜리르가 코를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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