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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입니다.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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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백야필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6.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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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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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 포인트(2)

DUMMY

터닝 포인트(2)



자하신공을 경매에 등록한 뒤, 이틀이 지났다.


직접 경매장에 가지는 않았지만, VIP 경매 출입 권한이 있는 무공 각성자들은 거의 전부 모였다고 들었다.


그렇게 자하신공이 판매된 가격은······.


“세상에······ 이게, 이게 진짜 내 돈이란 말이지?”


─8,055,000,000원


80억.

통장에 꽂혀 있는 돈이, 무려 80억이 넘는다.


생전 처음 보는 금액에 손이 덜덜 떨릴 지경.


“이, 일단 빚부터 갚자.”


나는 남은 빚 6억을 전부 상환했다.

그런데도 통장에는 아직 70억이 넘는 돈이 남아 있었다.


“아직 에테르 정제금 100억은 구경도 못 했는데······.”


에테르 납품 대금은 여러 번에 나눠, 주마다 25억을 받기로 했다.

주말이 되면 25억이 또 들어올 텐데 비급서로도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줄이야······.


들어올 돈을 포함해서 한 달 안에, 내 재산은 가지고 있는 걸 포함해서 174억.

그 사이에 또다시 차원 연결로 돈을 벌 걸 생각하면, 얼마나 불어날 지는 알 수 없다.


볼을 이리저리 꼬집어보니 아프긴 하지만, 실감이 안 된다.

로또라도 맞은 기분이네.


“돈은 충분하니까, 희진이 먼저 챙겨야지. 일단 병원부터 옮기자.”


희진이가 지금 있는 병원도 나쁜 곳은 아니다.

국내에서 각성자 관련으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니까.


하지만, 다시 말하면 최고는 아니다.

이제 돈은 여유가 있으니, 나는 희진이에게 그간 못해줬던 것들을 해줄 생각이다.


“병원을 옮기는 김에, 오늘은 희진이랑 좀 같이 있고.”


최근 시간이 남을 때는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아이템을 뽑고 판매하느라 희진이에게 조금 소홀했다.

오늘은 같이 시간을 조금 보내야지.


곧장 집에서 나와 가장 먼저 처리한 건, 희진이의 병원을 옮기는 일.

혹시라도 병원을 옮기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발작 증세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새로 옮긴 병원 사람들은 익숙하다는 듯 희진이의 상태를 빠르게 체크한 뒤 방에서 나갔다.


순식간에 다른 병원으로 옮기자, 희진이는 얼떨떨한 얼굴로 물었다.


“갑자기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냥 병원 바꾼 거야. 여기가 우리나라 최고래. 이번에 새로 나온 마나 적응 약물 치료도 시험해 볼 거야. 국내에선 이 병원만 도입했대.”

“갑자기 이런 으리으리한 병실에 들어오니까 적응이 안 되네. 전에 썼던 1인실도 충분히 넓었는데, 여긴 뛰어다녀도 되겠어.”


나는 신기한 듯 병실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는 희진이를 보며 웃었다.

여긴 마나 부적응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위한 식단도 준비되어 있을 정도라고 하니, 앞으로는 식사도 편하게 할 수 있겠지.


그 덕에 한 달 치료비로만 억대로 깨지지만, 비쩍 말랐던 내 동생이 밥이라도 잘 먹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정부와의 거래가 끝나도 에테르 정제기를 계속해서 사용하면······ 이제, 돈 걱정이야 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나는 침대가 너무 푹신하다며 신기하다는 듯 꾹꾹 누르고 있는 희진이에게 물었다.


“여기 적응하기는 괜찮겠어?”

“응. 시설도 전 병원보다 훨씬 좋고, 선생님들도 친절하고······ 그런데, 오빠. 난 다 좋은데, 정말 괜찮겠어? 나 이렇게까지 좋은 병원 필요 없을 것 같은데······.”


희진이는 근심이 가득 담긴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몸을 웅크렸다.


아마도 돈 걱정을 하는 거겠지.

어린 녀석이 쓸데없이 걱정이 많다.


나는 희진이의 머리를 헝클이면서 말했다.


“꼬맹이가 돈 걱정은 무슨. 요즘 오빠 돈 많이 벌어. 넌 돈 생각 하지 말고 밥 잘 먹고 낫는 데 집중해.”

“거짓말. 안 그래도 빚도 많을 텐데······.”

“빚도 얼마 전에 다 갚았어. 걱정하지 마.”

“진짜? 거짓말. 그 빚을 어떻게 다 갚았어? 혹시, 위험한 일 하는 거 아니야?”


희진이가 걱정 섞인 눈으로 날 째려봤고,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위험한 것도, 불법적인 일도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오히려 세상을 위해 헌신하면서 돈도 잔뜩 받고 있다고나 할까?”


사람들이 꼭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뽑아 판매해서 돈도 많이 받고, 퀘스트 때문에라도 빌런들과 싸우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지.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니, 의도한 적은 없는데 건실한 청년 같긴 하네.


내 말에 잠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희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상한데······ 어쨌든, 너무 무리하지는 마.”

“원래 하던 일보다 쉬는 시간은 더 많아. 바쁠 일도 별로 없고. 아, 그리고 곧 집도 살 거야.”


그 말에, 희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집? 집을 산다고?”

“응. 서울 안에도 살 수 있어.”

“진짜 돈 많이 벌긴 했나 보네.”

“못 믿기는. 그래서, 어디가 좋아? 너무 비싼 곳만 아니면 살 수 있어.”

“난 다 좋아. 어디든 치료 끝나면 돌아갈 곳만 있으면 됐지.”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면, 옛날에 살던 동네로 돌아가 볼까?


희진이의 입원이 길어지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 탓에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빚 때문에 팔았었다.

서울 한복판은 아니더라도 살기 좋은 집이었는데······ 거기가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르겠네.


나중에 알아봐야겠다.

거기가 사라졌으면, 최대한 희진이가 지내기 좋은 동네로 가도 상관없고.


그 뒤로, 나는 희진이와 한참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들에 관해 떠들었다.


“근데, 오빠. 그거 들었어?”

“어떤 거?”

“최근에, 신도림 던전 브레이크랑 강남역 정령 폭주, 강릉에 크레이지 피쉬들, 뭐 그런 큼직한 사건이 연달아 터졌잖아.”

“그렇지?”


희진이는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 듯, 주위를 살피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거, 사실 한 사람이 전부 해결한 거라는 소문이 있어.”


그런 걸 이 녀석이 어떻게 아는 거지?

인터넷 기사와 댓글 같은 건 통제했고······ 입소문으로 들었다기엔 이 녀석은 줄곧 병실에만 있었는데.


“그건 또 어디서 들은 소문이야? 간호사들?”

“아니, 인터넷. 여기야.”


나는 희진이가 띄워준 사이트를 둘러보았다.


─랭킹 1위 이태준, 공항 착장.

─랭킹 16위 최민정 실물 영접 후기+미담 공개.


“이게 다 뭐야? 꼭 연예인 목격한 팬들 같은 글들이네.”

“응. 각성자 알려드립니다라고, 보통은 랭커들 덕질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미담이나 사진 같은 거 제보하는 커뮤니티야.”

“그런데, 여기서 그 큰일을 해결한 사람이 전부 한 사람이라는 소문이 돌아다닌다고?”

“응. 뭐, 금방 지워지기는 하는데, 듣기로는 가면을 썼다나? 진짜 자기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가끔 잠깐 사진 올라와서 팬도 꽤 있어.”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고레벨 각성자들을 일종의 연예인, 인플루언서처럼 여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돈도 많이 버는 데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지녔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생을 통해서 소수일지라도 내 팬들이 있다는 걸 듣게 됐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니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나쁜 기분은 아니네.


“그런데, 사진이랑 글이 지워진다고?”

“응. 여기 운영자가 가면 쓴 사람 팬이라는데, 그 사람이 싫어할 거라면서 팬들끼리 사진 공유도 금지고 글은 다 지워. 가끔 얘기가 한 번씩 나오는 정도고, 다른 팬들은 잘 몰라.”


누군지 몰라도, 눈치 빠른 사람이네.

덕분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겠다.


“근데, 너도 그 가면 쓴 사람 팬이야?”

“응. 멋있잖아. 아무한테도 안 알리고 조용히 사람들 구하는 거.”


녀석, 참.

그 가면 쓴 사람이 나라는 걸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일지가 궁금해서, 웃음이 새어나오려는 걸 꾹 눌러 참았다.


그래도 동생에게 존경받는 오빠라니, 나쁘지 않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심심해도 이런 거 너무 많이 보지 마.”

“나도 자주 안 들어와. 한 달에 한 번?”

“그래. 그럼, 오빠 이제 갈게.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하고.”

“응.”


병원에서 나와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려는 길.


헤르메스의 경매장 근처를 지나갈 때였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차원 연결 퀘스트】

─자하신공 비급서를 탈취한 빌런을 찾아 저지하고, 비급서를 주인에게 돌려주십시오.

─보상 : 확률 조정권 3개

─제한 시간 : 02:00:00


“뭐?”


경매장에서 판매한 자하신공.

그게, 어떤 이유에서인지 빌런의 손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걸 되찾아 주인에게 돌려주는 게 이번 퀘스트의 내용.


“자하신공이 빼앗겼다라······.”


빌런들 중에서도 무공 각성자들이 있으니 확실히 탐나는 물건일 터.

그래서 훔쳐 간 건가?


어쨌건, 퀘스트를 해야할 이유는 충분했다.

이번에는 매번 주어지던 쿨타임 감소 대신에, 확률 변경권이 무려 3개.


안 그래도, 슬슬 1급 아이템을 한번 뽑고 싶었는데, 잘됐네.


나는 퀘스트가 안내하는 위치를 확인하고, 발을 옮겼다.

위치는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건설 현장.


그 안에 빌런이 몸을 숨기고 있는 듯 했다.


“빨리 해결하고 돌아가야지.”


나는 은신자의 가면을 쓰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


공사가 잠시 멈추고, 그 어떤 소음도, 인기척도 없는 밤의 공사장.

그곳 어딘가, 매화가 그려진 도복을 입은 남자가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채, 피가 흐르는 배를 꽉 누르며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 일을 빨리 마스터께 알려야 하는데······ 크윽! 길드 내부에 배신자가 있었다니······.”


그는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어, 홍명수에게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적은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 순간, 남자의 옆에 나타난 그림자가 쏜살같이 스마트폰을 걷어찼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 보법 하나는 뛰어나다는 거지?”


스마트폰을 차낸 남자는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는 남자의 배를 즈려밟았다.


콰드득!


“커헉! 최, 최창수, 이 새끼! 감히, 감히 네가 매화 길드를 배신하다니!”

“난 처음부터 매화 길드에 붙었던 적이 없거든. 고맙다. 덕분에 자하신공을 손에 얻었어.”


최창수는 품에서 낡은 서적을 꺼내 비릿하게 웃었다.


“이제······ 나는 화산의 제자가 된다. 아니, 그뿐만 아니라, 그 전에 자하신공을 익혀 극성에 다다르기만 한다면······ 하하, 하하하!”


광소하던 최창수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숨을 길게 내뱉었다.


“화산의 차기 장문인 자리는 내 것이다.”


달빛에 비친 최창수의 눈빛에 욕심이 일렁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서걱.


무언가 썰려나가는 소리.

그리고, 목이 잘려 나가는 듯한 느낌에, 최창수는 화들짝 놀라 몸을 기형적으로 꺾어 굽힌 뒤, 보법으로 자리에서 벗어났다.


마치, 한 순간 모습이 사라진 것쳐럼 보일 정도로 빠른 보법이었다.


후웅.


자리에서 벗어난 최창수는 피가 흐르는 목을 꽉 붙잡고는 자신이 서 있던 자리 주변을 살폈다.


“크윽, 젠장! 어떤 새끼가!”

“이거, 목을 날려버리려고 했는데 역시 무공 각성자라는 건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

최창수가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단검을 쏘아냈으나, 단검은 허공을 가르며 나아갔다.


후웅.


“누구냐!”


최창수가 눈을 굴리며 사방을 살피고 있을 때.


“내가 누구냐고?”


다시 소리를 따라 단검을 던지지만, 맞지 않는다.


곧, 공사장에 천천히 달빛이 드리우며.

가면을 쓴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빌런 사냥꾼.”


남자가 쥔 검이 달빛에 비치며, 섬뜩하게 빛났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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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신화의 현현(2) +2 24.06.23 3,560 90 12쪽
46 신화의 현현(1) +8 24.06.22 3,874 101 12쪽
45 금의환향(2) +3 24.06.21 4,047 97 14쪽
44 금의환향(1) +3 24.06.20 4,258 90 14쪽
43 재앙의 징조(3) +4 24.06.19 4,417 101 15쪽
42 재앙의 징조(2) +3 24.06.18 4,613 93 16쪽
41 재앙의 징조(1) +4 24.06.17 4,907 101 14쪽
40 몬스터 웨이브(4) +3 24.06.16 5,164 110 14쪽
39 몬스터 웨이브(3) +3 24.06.15 5,225 107 13쪽
38 몬스터 웨이브(2) +3 24.06.14 5,334 113 13쪽
37 몬스터 웨이브(1) +4 24.06.13 5,593 114 13쪽
36 명장을 만나다(3) +3 24.06.12 5,734 115 15쪽
35 명장을 만나다(2) +6 24.06.11 5,880 113 13쪽
34 명장을 만나다(1) +4 24.06.10 6,098 121 12쪽
33 태동(5) +3 24.06.09 6,320 119 14쪽
32 태동(4) +3 24.06.08 6,450 115 12쪽
31 태동(3) +4 24.06.07 6,641 121 14쪽
30 태동(2) +2 24.06.06 6,949 120 14쪽
29 태동(1) +3 24.06.05 7,061 135 14쪽
28 터닝 포인트(4) +2 24.06.04 7,236 128 13쪽
27 터닝 포인트(3) +2 24.06.03 7,216 132 12쪽
» 터닝 포인트(2) +9 24.06.02 7,502 130 12쪽
25 터닝 포인트(1) +5 24.06.01 7,648 122 14쪽
24 부러진 신념(3) +4 24.05.31 7,656 1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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