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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활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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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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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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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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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14화

DUMMY

탕 하고 소총이 격발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뒤로, 후지무라 중위의 격렬한 고함이 메아리쳤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오!"


중위가 격노한 대상은, 철도헌병 분견대장인 야마다 고이치(山田浩一) 소위였다.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야마다 소위는 엄연히 상급자인 후지무라 중위에게 지지 않고 고함을 지른다.


"짭새 놈들이 우리 다 죽일 기세로 모여들고 있는데, 손가락만 빨란 말입니까!"


그 순간, 창 밖에서 거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 미친 군바리 놈들아! 앞으로의 일은 모두 네놈들 책임이다! 사격개시!"


타타탕!


"놈들이 응사한다!"


차창을 통해 밖으로 소총을 겨냥하던 헌병 병사들이 재빨리 몸을 수그려 엄폐한다. 총탄이 어디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을 보아, 경찰도 위협사격만 한 모양이었다.


"더 이상의 응사를 중지하시오! 일을 더 크게 만들려 하오?"


후지무라 중위는 헌병소위의 비상식적 대응에 대체 왜 일이 이지경까지 이르렀는지 한탄한다. 어쩌다가 사태가 헌병과 경찰의 상호 위협사격이라는 파국 직전까지 이르렀는지는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열차 위에서 친구 아오야기 중위가 괴한들에게 잡혀가는 것을 본 후지무라 중위는, 분노에 이성이 마비되는 가운데에서도 냉철함을 되찾으려 노력했다. 사관학교에서 군인으로 훈련받고 군생활을 해온 그에게 있어서 도주나 잠적을 통한 면책보다는 상부에 보고, 연락, 상담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몸에 배인 터라, 보고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 이 사태는 자기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대실패의 책임을 지더라도 상황보고를 해야 했다. 중위는 재빠르게 내려와 열차 안으로 들어갔다. 헌병대의 군용 무선전신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건 분명 불령선인들이 전부 배터리를 빼놓았으니. 어쩔 수 없이 열차 승무원들이 사용하는 무선전신을 빌려야 했다. 장교 신분임을 내세우면 통신망 사용이 가능할 것이었다.


그렇게 2등객차 복도를 지나 앞으로 가려던 차였다.


"거기 너! 당장 서라!"


갑자기 쩌렁쩌렁 울린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뒤에는 자신이 군도를 빌려간 그 헌병소위가 부하 몇을 대동하고 씩씩거리며 성킁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손에 권총을 겨누고!


"이 도둑놈아! 당장 내 군도 내놔라!"


후지무라 중위는 그제야 자신이 계속 군도를 들고 있었음을 자각했다. 이 소위가 자는 틈에 빌려가는 바람에 양해를 구할 새도 없었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민간인 복장이다. 헌병소위 입장에서는 자다가 갑자기 군도를 도둑맞았는데 그걸 웬 놈이 들고 있는 격이다.


다혈질적인 얼굴의 이 소위는 분명 어깨에 소위 견장을 차고 있음에도 후지무라 중위보다 5살은 더 많아 보였다. 보아하니 상등병으로 지원해 헌병에 입대한 사람이 근속을 쌓고 시험을 치러서 소위로 임관한 것 같았다. 근속으로만 따지면 후지무라 중위보다 10년은 더 근무했을 것이다. 후지무라 중위는 그런 소위에게는 항상 예의를 갖춘다.


"실례 많았소, 소위. 난 관동군 참모부 제4과 소속이오. 피치 못하게 빌려가서 미안하오."


"뭐 이놈아? 관동군 참모부가 어쩌고 어째?"라고 화를 펄펄 내던 헌병소위는, 후지무라 중위가 신분증명서를 들이밀자 바로 입을 쩍 벌린다.


"시, 실례했습니다! 전 영락없는 도둑놈에 군사시설 침입자인줄 알고!"


소위와 그의 부하들이 일제히 경례를 붙인다.


"됐소. 허락없이 내가 군도를 가져간 격이니."


중위는 경례를 받아주고 군도를 정중하게 돌려주었다. 군도가 스르릉 하고 원래 있던 칼집으로 들어간다. 서로 통성명을 한 뒤, 후지무라 중위가 물었다.


"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내가 그쪽 도움이 필요해서 갔을 때 죄다 자고 있었소. 전신기의 배터리는 다 없어져 있었고."


"아이고, 말도 마십쇼! 우린 완전히 망했습니다!"


야마다 헌병소위는 대번에 처량한 목소리로 한탄 가득한 상황설명을 시작했다. 양복 차림에 육군성 군무국에서 왔다는 웬 새파랗게 젊은 대위 나리가 한명 왔었다. 이 대위 나리는 관동군 사령부로 임무수행차 가는 중인데 철도헌병이 근무하느라 수고가 많다며 초밥에다 정종 몇 병을 가지고 왔다. 다들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모두 다 불러서 초밥과 술을 먹는데,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눈꺼풀이 무진장 무거워지더니 그 이후로 기억이 없었다.


깨어 보니 부하란 놈들은 죄다 엎드리거나 널브러져 코를 골고 있고, 자기 군도와 무선전신기 배터리들이 사라지고 없는게 아닌가! 그 군무국에서 왔다는 인간이 적의 스파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꽉 끼치고 몸이 덜덜 떨려왔다.


그래서 승무원용 통신시설을 빌려서라도 상부에 보고하려고 가던 차에 후지무라 중위를 마주쳤다는 것이었다.


"그 군무국에서 왔다는 자는 불령선인이 분명하오!"


후지무라 중위는 이를 갈고는 자신이 겪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상부의 명령으로 중요한 것을 옮기고 있는데, 그 탈 쓴 불령선인 강도들이 교활한 계략으로 빼앗아갔고 자신의 동료까지 납치했다는 것이었다. 군도를 빌려간 것도 그놈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였다. 물론 이 돈이 해군 건함예산을 빼돌린 자금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 군인들은 철도국용 무선전신을 빌려쓰러 열차 통신실로 향했다. 야마다 소위는 통신실 앞에 다다르자마자 거세게 문을 두드렸다.


"나요! 문 여쇼!"


안에서 열차 통신수로 보이는 안경 쓴 사람이 튀어나왔다. 야마다 소위와 안면이 있는 사람 같았다.


"엥? 소위님이 여긴 어쩐 일입니까?"


"전신기 써야 하니 좀 비켜 주쇼."


"예? 전신기 있지 않습니까?"


"그거 지금 못쓴단 말이오! 당장 비키시오!"


소위는 강압적으로 통신수를 밀치고 막무가내로 들어간다. 후지무라 중위는 "이럴 것 까지는 없지 않소?"라고 만류하려 하지만, 이미 헌병대 통신수들이 열차 통신수들을 밀쳐내고 자리를 잡았다. 헌병대원들이 주파수를 조작하자 "기껏 맞춰놓은 건데......."라는 볼멘소리들이 들리지만, 헌병을 상대로 감히 면전에서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후지무라 중위는 통신수들에게 미안하여 급구 사과하고는 자기도 전신기를 빌리고 주파수를 맞추었다.


따닥 따닥 하는 모스 부호로 상황을 보고했다. 운송하던 현금의 도난, 아오야기 중위의 납치, 쿠스노기 중위와 우에스기 중위의 실종. 하나같이 막중한 처벌로 돌아올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긴장감에 가슴이 떨려왔지만, 그럼에도 모스 부호를 치는 손가락은 계속 움직인다.


이 와중에 야마다 소위는 예비용 전신기 배터리를 요구했다. 열차 통신수들은 그건 철도국 재산이라고 항의했지만, 군도가 스릉 뽑혀나올 모습을 보이자 다 합죽이가 되버린다. 이리하여 헌병 병사들은 배터리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게 되었다.


한편 헌병 쪽의 전신에는 빠르게 답신이 왔다.


"일단 우리 객차로 가서 대기하라는 명령입니다. 개성역에 도착하면 우리 측 조사관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 하는군요."


야마다 소위와 그의 부하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이다. 적의 첩자에게 놀아나서 죄다 푹 자고 있다가 배터리를 다 도난당했다는 보고를 상부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 양복장이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덜컥 군무국 소속이라고 믿어버렸다는 보고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 어마어마한 경계 실패의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때 후지무라 중위에게도 답신이 도착했다. 철도헌병 분견대와 합류해 일단 추후 지시를 기다리라는 짧은 전문이었다. 아마도 이시와라 간지 중좌가 여타 장교들과 함께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긴급히 논의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후지무라 중위는 별 수 없이 헌병 병력과 합세해 헌병 객차로 가는 와중에 자기 친구들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헌병의 협조 하에 2등 객차칸을 불쑥불쑥 뒤지던 헌병들은 깊이 잠들어 있는 우에스기 중위와 쿠스노기 중위를 발견했다. 후지무라는 역시 이 녀석들도 단단히 당했다며 이를 악물었다.


헌병 병사들은 인사불성인 둘을 일으켜 세워서 끌다시피 데리고 갔다. 3등객차에 탄 손님들이 헌병대가 또 누굴 잡아가나보다 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게 보였다. 진실을 알았다면 죄다 뒤에서 비웃을 것이리라.


헌병객차 안은 침울한 분위기만 흘렀다. 이 미증유의 경계실패 사태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절망이 계급을 막론하고 퍼져 있었다. 그들 모두 중징계가 예정된 게 틀림없었다. 군법재판을 거쳐 육군형무소에 수감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모두를 떨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열차가 곧 개성역에 도착하며, 개성역에 내릴 승객들은 하차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들었다. 열차의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며 개성역 플랫폼에 들어왔을 때 차창 밖을 처량하게 바라보던 병사 한 명이 소리쳤다.


"역에 짭새들이 깔렸습니다!"


그 말대로였다. 흑색 제복 차림의 순사들이 최소 30여명은 보였다. 이들은 열차가 멈추자마자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마도 열차 안으로 진입하는 것 같았다. 경찰이 열차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건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객차 문이 쾅쾅 울렸다.


"뭐야?"


야마다 소위가 짜증 가득한 얼굴로 나갔다. 문을 여니 경비 서는 상등병 둘 외에 콧수염을 기른 한 민간인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경찰수첩을 꺼내 신분을 확인시켜준다.


"실례하겠습니다. 열차 내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으로 추정되는 사건 조사에 협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나 헌병 소위는 이 사복형사를 객차 내에 들일 생각이 없었다.


"제길, 기다리쇼. 상부에 보고하고 결정해야 하니."


"뭐, 그렇겠죠. 신속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사복형사는 강제로 들어갈 생각은 없는지 한발 물러난다. 문이 닫히고 철도국 배터리를 끼운 무선전신기에 모스부호가 따닥따닥 입력된다. 이때 분견대장 다음가는 위치에 있는 것 같은 군조 한명이 "짭새 새끼들에게 조사당하면 개망신인데......."라고 뇌까리는 게 들린다.


그런데 철도헌병 지휘부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한 답변이 날아왔다. 해독된 전문은 다음과 같았다.


-경찰의 수사협조요청을 일절 거부할 것. 아측 제6헌병대가 출동했으니 아군과 조우 때까지 객차에서 대기할 것.


"윗분들이 짭새들에게 수그릴 생각이 없으신 모양입니다."


통신수인 병장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가, "그럼 너 같으면 그러겠냐?"라는 면박을 듣는다. 후지무라 중위도 헌병과 경찰이 서로에 대한 적개심과 경쟁심리를 불태우고 있음을 여러 차례 봐 왔다.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참 쓸데없다는 것이 중위의 생각이었다. 다 같은 폐하의 신하다. 이러면 적만 좋아할 것이었다.


이때 이 사복경찰이 입구에 또 나타났다.


"아직 지시 안 내려왔습니까?"


사복경찰이 채근하는 목소리에, 야마다 소위가 으르렁거리며 답한다.


"우리 쪽에서는 그쪽과 어떠한 협조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소. 그러니 안으로 들어올 생각은 하지 마시지."


"예? 뭐라고요?"


사복형사는 어이가 없다는 투가 되었다.


"그쪽 객차에 우리 쪽에서 확보해야 할 중요참고인이 있는게 확실하단 말입니다. 이렇게 협조 거부하면 곤란합니다."


"아 됐고. 나도 상부 지시 따르는 입장이고, 그쪽 순사 나리도 윗분 눈치 봐야 하는 입장이잖소. 좋게좋게 좀 갑시다."


그러며 헌병소위는 "난 순사가 아니라 경부보요!"라는 항의를 무시하고 문을 쾅 닫았다. 후지무라 중위는 경찰이 말하는 '중요참고인'이 혹시 자신과 친구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객차 내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사람은 그들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경찰이 왜 그들을 중요참고인이라 하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 후지무라 중위는 친구들을 깨우는 것도 잊어버린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모스부호가 두들겨지고 답신이 주륵 나오는 소리 외에는 답답한 침묵 속에서 30여분 정도 흘렀다. 그런데 창을 바라보던 상등병이 외쳤다.


"짭새 놈들이 몰려듭니다!"


그 말대로였다. 제복 입은 순사 50여명 정도가 몰려오더니 헌병객차 바로 앞에 질서정연하게 도열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이 순사들은 하나같이 어깨에 소총을 매고 있던 것이었다. 흡사 헌병들을 압박하려는 것처럼.


"짭새 새끼들이! 한번 해보자는 건가!"


야마다 소위가 으르렁거렸다. 죽을 상을 하고 있던 헌병 분견대원들의 표정이 험악해진다. 경계 실패의 책임이 어떻게 돌아올지 전전긍긍하던 그들에게, 경찰의 이런 행동은 불안을 바깥으로 돌릴 요인이었다.


이때 "어깨~총!"하는 구령이 들린다. 순사들이 일제히 구령에 맞추어 비끄러맨 소총을 꺼내 어깨 총 자세를 취한다. 이들을 지휘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시 계급장을 단 늙수그레하고 배가 나온 제복경찰이 어슬렁어슬렁 나타나 호령한다.


"헌병대 제군들! 본관은 개성경찰소장이야! 제군들이 상부 지시에 따라 우리 수사협조요청에 불응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중대 사건이다! 제군들이 수사에 불응하지 않는다면, 우리 쪽에서 강제로 진입할 수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고 싶다!"


"저, 저 새끼들이!"


분기가 가득한 욕설이 터져나온다. 경찰은 무슨 이유인지 군사시설 진입도 감수하고 조사를 강행하겠단 것이었다.


"분견대장님! 반대편에서도 옵니다!"


우측창을 살피던 상등병이 보고한다. 맞은편 플랫폼에서도 소총 맨 순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어깨 총 자세를 취한다. 뒷문을 살짝 열어본 상등병도 "뒤에서도 옵니다!"라고 소리친다. 야마다 소위는 급하게 뒤쪽으로 향하여, 수십명의 경찰들이 철길을 따라 어깨 총 자세를 한채 줄지어 오는 걸 보았다.


후지무라 중위는 당황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경찰이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혹시 이 사건의 전모를 경찰이 알기라도 하는 건가?


한편 포위당했다는 공포가 25명 남짓한 헌병 병력 사이에 퍼져나간다.


"짭새 새끼들! 우릴 말려죽이려는 거 아닙니까?"


누군가 소리쳤다. 그때 병장 한 명이 불안에 떨며 한 마디를 흘린다.


"이 새끼들이 지금 사격개시하면, 우리는......."


그 말이 기폭제가 되었다. 객차라는 좁은 공간에 경계실패의 책임이라는 심적 불안이 한꺼번에 폭발하기 직전이 되었다. 모두 소총을 움켜잡고 응전태세 지시를 내려달라는 눈빛이었다.


"붙어 보자면 붙어 보자! 이 새끼들이 감히 황군을 건드리려고!"


야마다 소위는 부하들의 흥분을 제지하기는 커녕 먼저 흥분하고 말았다. 당장이라도 군도를 빼들고 사격을 명령할 기세였다. 그런 그를 후지무라 중위가 제지한다.


"소위! 기다리시오! 이건 단순한 압박전술에 불과하오! 경찰이 왜 이렇게 나오는 지는 본관도 알 수 없으나, 놈들이 감히 우리를 사격하진 않을 것이오!"


그러나 이미 소위는 격렬히 흥분하고 말았다.


"쏘지 않을 거면, 왜 놈들이 총까지 가지고 나옵니까!"


"어디까지나 심리적 압박수단으로 보이오! 우리가 농성을 포기하고 빨리 나오게 하려는 것이오! 괜히 대응하지 말고, 헌병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립시다."


그러나 야마다 소위는 중위의 설득을 듣지 않았다.


"그러다가 놈들이 진짜 쏘면 어쩌려고 이러십니까? 이거 짭새들이 우리 다 죽이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럼 진작 쐈지 왜 대기만 하고 있겠소?"


후지무라 중위가 참다 못해 화를 버럭 낸다.


"이성을 찾으시오! 헌병대가 도착하면 거기 합류하면 되는 일이오! 서로 충돌해 봤자 좋을 게 없단 말이오!"


그의 눈빛이 순간 이상해졌다.


"혹시 모릅니까? 짭새들에게 한방 먹여주면, 우리 책임이 덜어질지도요."


후지무라 중위는 놀라서 "어떻게 그런 발상이 나옵니까?"라고 한 순간, 뒷문 쪽에 있던 상등병이 소리친다.


"짭새 놈들이 뒷문에서 들어오려 합니다!"


그 순간, 야마다 소위가 히스테릭하게 명령하고 말았다.


"누가 공포탄 한방 쏴라!"


후지무라 중위가 "이 무슨!"이라며 제지하려 들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헌병 상등병 한명이 차창을 열고는 허공을 향해 소총을 격발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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