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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활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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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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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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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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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240화

DUMMY

헌병대 취조실은 어두컴컴하고 습했다. 한 참의는 이런 조사실이 낯선 곳이 아니었다. 자형과 누나가 벌인 불령한 사건의 중요참고인으로서 경찰서에 출두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참고인인 만큼 오랏줄로 결박되진 않았지만, 그런게 없더라도 충분히 사람을 옥죄고 위축시키는 분위기가 있는 곳이 취조실이었다.


그 옛날처럼 한 참의는 결박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전보다 훨씬 더했다. 자신을 세계적인 석유재벌의 반열에 올려줄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두 사람에게 완벽한 사기를 당했다는 어마어마한 충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앞에 앉아 실실 웃고 있는 헌병소좌 때문이었다.


그는 조카 오재두 경부보와 다른 의미의 섬뜩함을 가져다주는 사람이었다. 오 경부보가 무감정, 무표정한 싸늘한 얼굴로 일관하며 가끔 살아있는 사람 같지 않다는 인상을 주었다면, 이 헌병소좌는 어딘가 광기가 어려 있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사람을 몰아붙이고 괴롭히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임을 과시라도 하듯이.


“소······ 소좌님. 이······ 불온문서는 오해입니다!”


한 참의는 안경 너머 소좌의 눈이 가학적인 즐거움에 가득 차 있는 걸 보자 견디지 못하고 먼저 말하고 말았다.


“명백히 있는 증거를 오해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


소좌가 킥킥 웃는다. 확실히 이 상하이 임시정부의 감사장을 “오해”라고 하는 건 기타무라 소좌가 아니라도 충분히 웃을 만한 일이기는 하다.


“저······. 저는 피해자란 말입니다!”


그 순간, 사기를 당했음을 깨달은 직후부터 멍해왔던 감정이 갑자기 폭발하듯 분출되었다.


“전 사기를 당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치밀한 사기를요! 그놈들은 절 내지의 경제를 뒤흔들 석유재벌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단 말입니다! 외국인들까지 데리고 와서요! 저는 완전히 속았단 말입니다! 놈들이 가정부에서 왔다는 건 전혀 몰랐어요!”


말문이 트인 한 참의의 입에서 갑작스럽게 폭발적인 분노가 터져나온다.


“이 쌍놈의 새끼들! 이 사기꾼 놈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이걸로 난 망하게 생겼습니다! 이사들은 물론이고 주주들도 다 날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요! 내가 세운 회사에서 내가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대체 이걸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이 놈들을 어떻게 잡아야 한단 말입니까!”


한 참의의 끓어오르는 분노가 쩌렁쩌렁 울린다. 어떻게 이리 기가 막힌 일이 내게 일어날 수 있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기꾼들 손에 놀아났다니! 이 한덕만이가!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거물 실업가인 이 한덕만이가!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당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그러나 소좌는 한 참의의 울분을 알아줄 생각이 하나도 없다. 그저 키득키득 웃을 뿐이다.


“이 보세요, 참의 나리. 내가 고작 하소연이나 들으려고 여기 불러다 놓으신 줄 압니까?”


한 참의는 순식간에 알아챘다. 이 헌병소좌는 자신이 분통을 터트리고 치를 떨어도, 공감해 줄 의사 자체가 없었다. 그저 자신이 터트리는 분통을 재밌다는 듯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대충 뭔 말 하는지는 알겠수다. 가정부 소속의 전문적인 사기꾼들이 독립운동 자금 만들겠다고 참의 나리에게 접근한 모양인뎁쇼?”


“그렇습니다! 제가 한 말이 바로 그거예요!”


“그리고 그놈들 중 한 명이 카라스마 준이치로 백작.”


“맞습니다! 그놈이에요!”


한 참의는 백작의 준수한 얼굴과 신사적인 태도를 떠올리자마자 얼굴이 있는 대로 시뻘개졌다.


“그놈! 그놈이 정말 죽일 놈입니다! 내지의 화족으로 가장하고 날 속였어요! 정말 저는 그자가 내지인 화족인 줄 알았습니다! 행동거지가 완전히 귀족 그 자체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놈이 사기꾼이었다니! 내가 그놈에게 완전히 속았다니!”


딸의 약혼식날은 이제 그에게 저주의 날이 되었다. 카라스마 준이치로 백작과 미쓰이 사토시 상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설령 만났더라도 그들의 엄청난 투자수익안을 철저히 의심했더라면!


만약 이 곳이 헌병대 취조실이 아니라 그의 사무실이나 서재였다면, 그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때려 부셨을 것이었다. 목이 쉴 때까지 고함을 지르며.


기타무라 소좌는 길길이 날뛰는 한 참의를 보고 마지막으로 피식 웃더니, 표정을 딱딱하게 굳혀 본다.


“이 보세요, 참의 나리. 지금 상황파악 하시는 게 좋을 텐데요. 참의 나리는 여기 조사받으러 온 겁니다. 시끄럽게 고성방가를 지르러 온게 아니라요. 체통 좀 지키시지 그러십니까?”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면 지금 체통 지키게 생겼냐고 버럭 화를 냈을 법 하였다. 그러나 상대가 헌병대의 소좌인 이상 그럴 수가 없어서 이를 부득부득 갈며 조용해지는 한 참의였다.


“참의 나리가 사기 당한 건 잘 알겠습니다. 내가 지금 쫓고 있는 놈이 참의 나리에게 사기친 놈과 동일한 놈이란 것도 알겠고 말이죠. 그런데 참의 나리가 사기 당한 이야기는 흥미롭긴 한데, 나중에 천천히 들어도 될 얘기고.”


소좌는 다시 실실 웃으며 그가 다루고 싶은 주제로 돌아간다.


“참의 나리 따님, 지금 어디 있습니까?”


그 질문에, 한 참의는 다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고 보니 사무실에서 나오기 전에 와카마쓰 경부가 주리를 언급하지 않았던가!


“주······. 주리가 왜요? 제 딸이 왜요?”


한 참의가 불안감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으나, 소좌는 “그건 차차 알게 될 거고. 묻는 말에 대답이나 똑바로 하시죠.”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주리에게 생각이 미치니 한 참의는 다시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 주리가 다니는 학교에 내는 월사금도 마련하기 힘들어질 사태가 올 지도 모른다. 그럼 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졸업도 못하고 학교를 나오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약혼은? 아오야기 테츠오 중위가 이런 문제로 파혼할 사람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혹여 예비 장인이 사기를 당해 사업에 실패했다고 들으면 마음이 달라지지는 않을까?


“거 대답하라니까 왜 아무 말이 없습니까?”


소좌의 말에 짜증이 베였다. 파충류같은 눈이 가늘어지며 섬짓한 기운을 뿜었다.


한 참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 당연히 지금 학교에 있지요!”라고 말하였다. 그 직후 당혹감이 밀려왔다. 헌병 소좌는 그 대답을 듣자마자 푸하하 웃음을 터트리고 만 것이었다.


“으하하하하! 학교? 지금 학교오? 이거, 이거 참의 나리! 따님이 그저 얌전하고 나긋나긋한 야마토 나데시코인줄 아시나 봅니다!”


기타무라 소좌가 이런 광소를 터트리는 이유를 알 턱이 없는 한 참의는 그저 얼어붙은 듯 앉아서 입을 열지 못한다. 소좌는 아주 재밌는 코미디극이라도, 예를 들건데 찰리 채플린의 영화라도 본 듯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구 웃어대었다.


소좌는 횡격막이 버티기 힘들 때까지 웃어제끼고 나서야, 얼굴이 질려버린 한 참의에게 킥킥대며 말한다.


“참의 나리. 그냥 지금 말씀드리죠. 나리의 따님인 한주리 양은 말입니다.”


그러나 소좌는 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으흐! 으하하하하하!”


한 참의는 기타무라 소좌가 대체 뭐가 재밌다고 이렇게 웃는지 몰라 속만 타들어간다. 아예 책상까지 손으로 쾅쾅 치며 웃던 소좌는, 또 웃음을 터트리듯 한 마디를 한다.


“지금 카라스마 준이치로 백작과 함께 있어요!”


그 말에 한 참의는 벼락이라도 맞은 얼굴이 되었다. 정말로 그의 머릿속은 벼락이 꽝 하고 내리치고 지나간 것 같았다. 내 딸이 누구와 같이 있다고? 누구와 같이 있다고? 누구와 같이 있다고?


“무······. 무슨 말씀입니까?”


한 참의에 입에서 넋이 나간 것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누구와 같이 있다고요?”


그 말에 기타무라 소좌의 조소가 한 참의를 세개 때렸다.


“카라스마 준이치로 백작 말입니다! 참의님 속여먹은 그 사기꾼!”


그 말에 수 초간 할 말을 찾지 못한 한 참의는, 순간 버럭 성을 내고 말았다.


“그게 말이 됩니까!”


한 참의의 안면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제 딸을 모독하지 마십시오! 약혼한 애가 외간남자와 같이 다닌다고요? 게다가 그 사기꾼과 같이 다닌다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 그만 하십시오! 제 딸은 정숙하기 이를 데 없는 숙녀입니다! 지난 한달을 제외하고는 제 속을 썩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쾅!


한 참의는 그때 가슴이 뛰었다. 정확히는 가슴이 뛰는 원인이 바뀌었다. 급격히 치솟은 화를 주체하지 못한 결과로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에서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무섭게 바뀜을 자각하고 몰려오는 엄청난 긴장감에 가슴이 뛰었다.


기타무라 소좌가 웃는 얼굴을 급격히 정색으로 바꾸더니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친 것이었다.


“이봐, 참의 나리.”


기타무라 소좌의 입에서 존댓말이 사라졌다.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만약 한 참의가 다른 문제로 경찰에게 조사받고 있었다면, “난 중추원 참의요! 내가 총독부하고 경찰에 아는 사람이 한두명인줄 아시오?”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그러나 이 헌병소좌 앞에서는 감히 그러지를 못했다. 이 조카뻘 나이의 소좌가 자신을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자, 순식간에 아무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꼴에 중추원 참의 달고 꼴값떠는게 익숙하신 모양인데, 솔직히 말해 줘? 그거 뭣도 없는 자리야, 이 인간아! 총독각하 자문기관 만든답시고 요보새끼들 중 말 잘듣고 돈 좀 있고 세력 좀 있는 병신들 모아놓은 곳이라고. 니들이 법안을 만들어, 총독부 예산 감사해, 아니면 예산안 마련해 통과시켜? 그저 자문이랍시고 별 웃기지도 않는 소리 각하께 올리는게 전부인 놈들이 무슨 대단한 자리에 오른 것처럼 으스대? 뭐가 잘났다고 무슨 중의원 의원이라도 된 것처럼 굴어? 엉?”


그 말이 한 참의의 마음 한 구석을 무자비하게 후벼판다. 그 자리가 주는 매력 때문에 구태여 선거에 나갔다. 중추원 참의 직함이 있다는 것은 더더욱 총독부 고위 인사들과 친밀해질 수 있는 장치니까. 그러나 그도 알고 있었다. 중추원 참의란게 겉보기에는 큰 벼슬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상류층 인사들의 친목단체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중추원이 뭔가 통합된 의견을 모아 자문을 해도 총독이 신경써준 적도 별로 없다는 것을. 세간에서 중추원을 할일없는 노인네들의 양로원이라고 비꼰다는 것을.


“난 말이지.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을 중요참고인에서 간첩사건 용의자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사람이야. 여기 명확한 증거도 있고! 당신이 사기당했다고 호소해도 누가 들어줄 줄 알아? 언제든지 당신 육군형무소로 직행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알아 들어?”


한 참의는 하얗게 질려서 대답을 못한다. 이렇게 무례하게, 우악스러울 정도로 거칠게 자신을 대한 사람은 이제까지 없었다. 조카 재두와 나이차도 얼마 나지 않는 자인데, 이런 식으로 무례하게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한 참의는 이자가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나와도 어쩔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헌병대의 장교다. 그 무시무시한 집단의 내지인 장교에게 성을 낸 것 자체가 엄청난 실수였다.


“죄송······. 합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한 참의의 입에서 결국 굴욕적인 말이 나오고 만다.


“좋게좋게 갑시다. 또 열받게 하지 마시고.”


기타무라 소좌가 으름장을 놓고는, 다시 수사로 돌아간다. 또 그 실실 웃는 표정을 지으면서.


“생각해 보면 이해 못할 것은 아니긴 합니다. 그저 착하고 이쁜 딸로만 알아왔던 애가 외간남자와 놀아났다, 게다가 사업 망치게 만든 사람과 놀아났다고 하면 화부터 내는 게 당연하긴 하겠습니다.”


무시무시한 협박을 해 놓고도 이해한다고 하는 말이 지극히 괴란쩍었지만, 한 참의는 감히 그 점을 지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는 이에 대해 증언해 줄 수 있는 사람 몇을 알고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지금 와 있죠.”


기타무라 소좌는 그러면서 일어나 취조실 문을 두드렸다. 열린 문 밖의 헌병에게 “그놈 데려와.”라고 나직히 지시한다. 잠시 후, 한 참의는 낯익은 얼굴을 대면하게 되었다.


“미······. 미나모토 중위님······. 맞으시죠?”


“예. 안녕하셨습니까.”


앳된 얼굴의 미나모토 신이치 중위. 한 참의가 미나모토와 다이라를 헷갈려 해서 헤이케모노가타리도 안 읽어봤냐고 면박을 줘던 그 장교였다. 병원에 실려 간 장교들 중 총상을 입은 후지무라 중위와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기절해 있는 우에스기 중위와 쿠스노기 중위를 제외하면 가장 상태가 멀쩡하여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군의관의 소견도 무시하고 취조실로 끌고 온 것이었다. 미나모토 중위는 몸 여러 곳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어떠한 약물로 인해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서 정상적인 증언이 가능하였다.


기타무라 소좌는 병상에 누운 후지무라 중위의 증언, 그리고 취조실에 온 미나모토 중위의 증언으로 모든 것을 파악했다. 약혼식장에서 봤던 아오야기 테츠오 중위의 약혼녀가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것을, 그리고 카라스마 준이치로라는 가짜 화족으로 의심되는 가정부 요원이 이 사태의 배후인 것을. 소좌는 더 자세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한 참의를 조사실로 불러 심문하게 된 것이었다.


“말해 봐라, 미나모토. 한주리 양이 뭔 짓을 했다고?”


극도로 침통한 얼굴의 미나모토 중위는, 떨어지지 않는 것 같은 입을 열었다. 그의 선배인 후지무라 토비자루 중위는 둘의 부적절한 관계를 예전부터 의심해 왔노라고. 그녀가 카라스마 준이치로 백작과 같이 있는 걸 봤노라고. 카라스마 백작을 잡으려던 그들을 가로막았노라고. 백작이 쿠스노기 모토스케 중위와 대결할 때 도와주기 위해 달려들 때 그녀 때문에 도울 수 없었다고.


“그 말씀이······. 그 말씀이 전부 사실입니까?”


한 참의가 몸을 덜덜 떤다. 미나모토 중위는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린다.


“제가 모두 보고 들은 바 입니다.”


이때 기타무라 소좌가 입술에 혀를 낼름거리며 킥킥댄다.


“이거, 이거 불쌍하신 참의 나리. 어쩌겠습니까? 그 아가씨도 나리를 속이는 데 가담하고 있었던 겁니다! 남자에게 눈이 멀어서요!”


소좌가 이제 킥킥대는 수준을 넘어서서 재밌어 죽겠다는 듯 다시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 미나모토 중위는 도대체 이게 뭐가 좋냐는 낯빛을 얼굴에 잠깐 비추고 말았지만, 소좌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자, 이제 아실 만큼 아셨으니, 물어보는 것에 대답 제대로 하세요. 따님의 이상징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들어야겠습니다.”


그러나 한 참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미나모토 중위의 증언이 끝난 그 순간, 연이은 파국적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졸도해버린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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