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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활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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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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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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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31화

DUMMY

제국육군 헌병대는 빠르게 행동했다. 한주리 양을 잡아 추궁할 생각에 바빴던 후지무라 중위 일행은 그들의 뒤에 제6헌병대 소속 조선인 헌병보조원이 따라붙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였다. 부대에서는 말단 삼등병에게도 요보라고 괄시받지만 헌병대에 적을 두었다는 것 만으로도 위세부리기 좋아하는 이 보조원은 주변 인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는데 특출난 능력이 있어서 밀정 노릇을 하는데 재주가 있었다.


막일꾼으로 변장한 그는 후지무라 중위 등이 헌병대 조사실을 나선 그 순간부터 이들의 뒤를 밟았다. 같은 우동집에서 허기를 달랬고, 옥면옥으로 갈때 슬그머니 따라갔으며, 같은 여관에서 방을 잡았다.


단지 눈만 붙이는 수준으로 수면을 취한 그는 장교들이 나가자마자 여관을 퇴실하여 이들이 종로경찰서에 들어갔던 것도, 미나모토 중위를 만난 것도, 한 고등여학교 근처까지 가는 것도 모두 확인했다.


오재두 경부보가 택시를 강탈해 혼마치로 향하자 장교들이 택시를 잡고 뒤따랐을 때, 그 또한 헌병대원증을 들이대며 차 한대를 막무가내로 징발하였다. 장교들이 혼마치에서 헐레벌떡 내린 것을 본 그는 보조원은 즉시 차에서 내려 공중전화로 들어가 본부에 보고했다.


이곳이 바로 그 불령선인 강도들의 소굴일 가능성이 높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불령선인들이 이곳에서 돌아다니고 있음은 자명하다.


기타무라 소좌는 보고를 받자마자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헌병사령부로부터 조치를 우선하고 보고는 조치 완료 후 하라는 훈령을 받은 바, 그에게는 거리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명령이 부관 호리 대위를 통해 빠르게 떨어졌다. 혼마치 일대를 최소 24시간은 차단한다. 대로에 차단선을 설정해 철조망을 치고 검문을 실시한다. 골목골목마다 병력을 돌입시켜 수색을 개시한다. 만약 후지무라 토비자루 중위 등이 용의자를 잡으면 바로 신병을 인계받는다. 용의자를 발견하면 최대한 산 채로 사로잡아야 한다.


헌병대는 바로 출동했다. 전부 내무반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6 헌병대 병력은 긴급출동 사이렌이 울려퍼지자마자 연병장으로 뛰어나갔다. 160여명의 병력이 철조망을 비롯한 차단장비를 갖추고 도열해 “승차!”구령에 맞추어 트럭에 올랐다.


그리하여 정우가 관동군 장교들을 주리의 도움 아래 한 명씩 상대하고 있는 동안, 용산에서 출발한 헌병 트럭들이 혼마치를 향해 질주했다. 장교와 하사관을 포함해 도합 167명은 그리 많은 병력은 아니었지만, 혼마치 일대를 봉쇄하는 데는 충분하였다.


주리는 헌병 병력이 대로변에 도열해 몇몇은 철조망을 치고 몇몇은 어깨에 맨 소총을 양손으로 잡고는 지나가는 차량에 총을 겨누고 잡아새우는 것을 보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 이렇게 빨리 헌병이 배치될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상황이 안 좋아?”


정우는 주리가 대로변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붙박힌 것을 보고 다가갔다. 주리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입술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정우 또한 고개를 살짝 내밀어 헌병 병력이 대로에 깔린 것을 확인했다.


좋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 정우는 어깨와 가슴에 베인 상처를 입어 흰 두루마기가 피로 물들었다. 주리의 흰 세라복 블라우스에도 정우의 피가 조금이나마 묻어 있다. 누구라도 그들을 본다면 단연 수상히 여길 것이다. 그리고 헌병대가 관동군 장교들을 회수한다면 그의 인상착의도 모두 드러난다.


상하이에서 겪었던 최악의 사태들보다 더 최악이었다. 최소한 상하이에서는 프랑스 조계지로 도주하는데 성공하기만 하면 헌병 특무대원들과 경찰들이 따라올 수 없었다. 프랑스 조계지 거리에 일본 헌병대가 깔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경성에서는 도망갈 곳이 없다. 어디든 경찰이 있으며, 헌병은 어디로든 출동할 수 있다. 외국의 땅보다 조국의 땅이 더 위험하다.


그러나 정우의 태도는, 상처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느라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대범하고 여유로웠다.


“괜찮아.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 은신처를 찾아서 동태를 살필 수도 있고, 차량을 탈취해 돌파하는 수도 있어. 걱정하지 말고, 일단 물러나자.”


주리는 정우가 애써 웃어주자 마음이 다소나마 놓이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 정우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출혈이 계속되고 상처가 감염되어 파상풍이라도 든다면? 헌병이 골목 구석구석을 수색하다가 그들을 발견하고야 만다면? 컴컴한 고문실로 질질 끌려가 이루 말할 수 없는 끔찍한 짓을 당하게 된다면?


그러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불안감을 떨쳐버리려고 애써 본다. 걱정하고 무서워해 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우도 불안하고 두려울 것인데 이리 대범하지 않는가. 자신이 불안해하면 오히려 걱정만 끼칠 뿐이다. 주리는 마음 굳게 먹기로 결정하고 심호흡을 하였다. 저 놈들이 잡아갈 거면 잡아가 보라지!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눈 앞에서 자동차 한 대가 불쑥 튀어나왔다. 차를 본 순간, 두 연인은 모두 놀라서 입을 벌렸다. 차량 앞에 달린 자그마한 깃발 하나, 그리고 조수석에 앉아서 주변을 조심스레 돌아보는 사람 때문이었다.


“이런, 젠장! 정우!”


조수석에 앉은 그 사람은 거친 억양의 영어를 내뱉었다. 둘은 그가 누군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 앞에 달려 휘날리는 작은 깃발이 붉은 바탕에 노란 낫과 망치, 그리고 별이 그려져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고 있다.


“프랭크?”


“클린턴 씨?”


그는 미국 흑인이자 미국공산당원인 코민테른 요원인 프랭크 클린턴이었다.


“찾았어?”


그렇게 영어로 물어보는 사람이 또 있다. 그들에게도 친숙한 얼굴이다. 운전석에 앉은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의 세르비아인 니콜라이 벨릭이었다.


“이봐, 빨리 타! 아니아니 타지 마! 내가 간다!”


클린턴은 화급히 차에서 내려 둘이 있는 골목으로 후다닥 달려들었다. 흰 옷이 피로 물든 정우가 대로변에 나오자마자 눈에 띌 것이 분명하다고 급하게 판단한 까닭이었다.


“이런 제기랄! 너 괜찮냐? 완전히 엉망진창인데?”


이 성질 급한 흑인은 정우의 몰골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긴 어떻게 온 거야?’”


“너네 보스, 그러니까 천남건 씨가 가레예프 동지에게 전화했었어! 혹시 여기서 너희들 보면 영사관까지 태워 달라고. 그래서 찾으러 돌아다니던 차였는데 마침 딱 마주쳤네!”


주리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고 얼굴이 밝아졌다.


“이건 영사관 관용차야. 헌병 놈들도 이건 감히 단속하지 못할 걸. 그리고 우리는 외교관증도 있다고! 가짜긴 하지만.”


클린턴이 그러며 흰 이를 드러내며 씩 웃는다.


“자네들에게 단단히 빚을 졌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정우와 주리 모두 시꺼먼 먹장구름이 걷히고 한줄기 빛이 쏟아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외교공관 소속의 관용차라면 클린턴의 말대로 어지간하면 검문 대상이 아니었다. 아무리 일본 육군의 기세가 욱일승천이고 헌병대의 위세도 이에 비례해 상승한다 할지라도 지금으로서는 소련과 같은 유력한 국가와 외교적 마찰을 빚을 사태는 피하고 있는 터다.


게다가 그들이 정우와 주리를 태우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더라도, 빨리 엑셀을 밟아 정동의 영사관으로 질주해버리면 그만이다. 국제법으로 보장되는 외교관 면책특권은 모든 나라가 지키는 사항이었다. 그들의 행동이 일본의 국내법에 저촉될지라도,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은 그들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 즉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하여 소련 정부에 처벌을 맡기는 것 뿐이었다.


물론 그들은 가짜 외교관인 관계로 추방 조치가 의미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이 도왔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한 말이리라.


한편으로는 소련 총영사관으로 피난할 운송수단이 눈 앞에 딱 나타나자 다시 마음이 급해졌다.


“클린턴 씨! 서둘러야 해요! 정우 오빠 많이 다쳤다고요!”


“젠장. 그래 보이네. 일단 그건 너무 눈에 띄어. 완전히 피에 젖었으니.”


클린턴은 재빨리 그의 얇은 봄철용 외투를 벗어 정우에게 걸쳐준다. 정우는 회색 외투 단추를 재빨리 잠그며 피에 젖은 두루마기를 감춘다.


“고마워, 프랭크. 세탁비는 내 앞으로 달아놓아.”


“뭐 그런 걸 따지냐? 얼른 타라고!”


둘은 서둘러서 차 뒷좌석에 탑승했다. 운전석의 벨릭이 그들을 돌아본다.


“벨릭 씨. 이렇게 와줘서 정말 고맙소.”


정우가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 이들에게 엄청난 빚을 졌다고 느끼는 바였다. 벨릭은 늘 그렇듯 무뚝뚝한 표정이었지만, 감사표시에 고개를 끄덕여 준다.


“이 친구 꽤나 다쳤어. 최대한 빨리 가자고.”


클린턴이 조수석에서 성화다. 벨릭은 아직 엑셀을 밟지 않고 주리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가씨는 숨는게 좋을 것 같소. 영사관 관용차에 여학생이 타고 있는건 영 이상하게 보일 터이니.”


주리는 그 말에 잽싸게 뒷좌석 시트와 앞좌석 사이의 공간으로 몸을 웅크려 들어갔다. 벨릭도 자기 외투를 급하게 벗어서 정우에게 건내주었다. 정우는 최대한 쪼그라트린 주리 위에 벨릭의 외투를 덮어 주었다. 이러면 주리가 타고 있는지 밖에서 보면 모를 것이었다.


“자, 그럼 가보자.”


벨릭이 엑셀을 밟았다. 앞서 있는 차량 두어 대 때문에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주리는 영사관 관용차에 탑승한 마당이라지만 혹시 들켜서 문제가 일어나진 않을까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차량 2대의 검문이 끝나는 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0여분 쯤 지났을까, 이 소련 총영사관 관용차가 검문 대상이 되었다.


검문에 나선 헌병 병장은 본네트 위의 소련 깃발은 물론이고 운전석에 백인이 타고 있는 것을 보자 적잖이 당황한 표정이었다. 벨릭과 눈이 마주친 헌병병장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돌리고 일본말로 외친다.


“여기 영어 할 줄 아는 놈 있냐?”


그 말에 벨릭이 우습다는 표정을 짓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며 한 마디 한다.


“난 일본어 할 줄 아오. 통역은 필요 없소.”


“아, 그렇습니까?”


병장은 안심한 표정이었다. 그도 헌병대원인 만큼 외국어를 학습하긴 했지만, 외국인을 상대해 본 일이 없다 보니 당황한 게[ 분명해 보였다.


벨릭이 내민 것은 외교관증이었다.


“난 소련 총영사관의 참사관이오. 공무차 들렀다가 영사관으로 돌아가는 중이오.”


. 헌병병장은 외교관증에 키릴문자와 알파벳으로 쓰여 있는 이름 “니콜라이 세묘노비치 파우스틴”이라고 쓰인 이름을 읽었다. 소련 외무인민위원회에서 이 사람이 소비에트 연방 외교관임을 증명한다는 내용도. 물론 어디까지나 위장신분을 위해 코민테른이 외무인민위원회의 협조 아래 발급한 가짜 여권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가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있었다.


“옆에 앉으신 분도 소련 외교관입니까?”


그는 소련에 흑인이 있다고 들어본 적이 없던 것이었다.


“난 라이베리아 외교관이오. 여기 외교관증도 있고.”


클린턴이 퉁명스럽게 외교관증을 꺼낸다. 그런데 ‘라이베리아’란 말에 이 헌병병장은 지극히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예? 어디라고 하셨습니까?”


“라이베리아라고 했소. 라.이.베.리.아.”


클린턴이 음절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해 준다. 이 헌병병장은 멍청한 표정이 되어 혼잣말을 한다.


“그런 나라도 있었나?”


그러며 뒤를 돌아보며 후임병들에게 묻는다.


“너희들 중에 라이베리아라고 아는 놈 있냐?”


그 물음에 나오는 소리는 “거기가 어딥니까?”, “들어보지도 못했슴다.”하는 말들이었다.


“라이베리아? 뭔 소리냐?”


이때 하사관 한 명이 병장 옆으로 다가왔다. 계급장을 보니 오장이었다.


“여기 조수석 앉은 사람이 라이베리아 외교관이라고 합니다.”


“뭐? 거기가 어딘데?”


이 오장도 라이베리아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매우 답답해진 표정이 된 클린턴은 “아, 라이베리아도 모르쇼? 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나라요!”라고 해 준다. 그때 오장이 머리를 긁적이며 무심코 입에서 한 마디를 내뱉는다.


“아프리카에도 나라가 있나?”


그 말이 클린턴의 신경을 심각하게 건드리고야 말았다.


“뭐? 아프리카에 나라가 있냐고?”


클린턴은 콧김을 뿜으며 이 헌병오장에게 삿대질을 한다.


“여보쇼! 당신네들은 우리 아프리카인들이 국가를 세우고 운영할 능력도 없는 줄 아쇼? 우리들이 움집에서 살고 모닥불 피워서 사람고기 구워먹는 줄 아쇼? 아프리카에는 라이베리아도 있고 에디오피아도 있소! 비록 아프리카의 많은 땅들을 백인 유럽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지만 예전에는 다양한 왕국들이 아프리카에 있었단 말요! 그런데 아프리카에 나라가 있냐고? 당신네들이 모르는 거겠지!”


물론 클린턴이 단지 이 헌병오장이 화를 돋구어서 그런 것 만은 아니었다.


“그나저나 이거 인종차별 아냐? 엄연히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가의 외교관 보고 그런 나라는 모른다, 아프리카에는 국가가 없다 소리 하는거, 이거 흑인에게는 독립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소리와 마찬가지잖소! 당신네들도 황인 국가 사람인에 이럴 수 있소? 인종차별 하는 놈들에게는 황인이나 흑인이나 다 같은 유색인종인데, 이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이건 엄청난 외교적 결례란 말이요! 우리 대사관에 보고해서 당신네 외무성에 정식으로 항의하겠소! 참 나, 유색인종이 유색인종에게 인종차별이라니! 이런 경우가 어디 있소!”


클린턴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에 헌병오장은 채 뭐라 하지도 못한 채 표정이 멍해진다. 그는 여전히 라이베리아가 아프리카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인지 하나도 몰랐지만, 어쨌든 외교관을 화나게 했다는 것 자체가 후에 엄청난 견책을 당하게 될 문제임은 알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몰라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오장은 황급히 사과하지만 클린턴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린다. 벨릭은 그런 오장을 보고 넌지시 말한다.


“저 친구에게는 내가 잘 말할 터이니 우선 보내 주시오. 우리도 공무 중이라 바쁘오.”


빨리 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오장은 결국 경례를 붙이고 이 소련 총영사관 관용차를 보내주려 한다. 이것이 클린턴이 노린 바였다. 일부러 성을 내어서 저 헌병대원들을 곤란하게 만들어 더 꼬치꼬치 캐묻지 못하게 하고 초조하게 하여 빨리 상황을 끝내게 만드는 것.


벨릭이 엑셀을 밟으려던 그 순간이었다.


“잠깐 기다리십시오!”


헌병오장이 차를 멈춰세우려 하자, 벨릭이 짜증스럽다는 얼굴로 인상을 찌푸린다.


“또 뭐요?”


“저기 뒷좌석에 타신 분도 외교관입니까?”


헌병오장의 시선이 정우를 향했다. 오장은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그들의 주적 소비에트 연방이 백인인 러시아인의 국가라고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러시아의 차에 아무리 봐도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탔다는 것에서 수상함을 느꼈다.


정우는 긴장이 되면서도 여유롭게 웃는 표정을 짓는다.


“그렇소. 저 친구는 카자흐스탄 출신이라 얼굴이 동양계요. 새로 부임한 서기인데 일본말이 아직 서투오.”


“아,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오장은 그제야 소련이 러시아인이 주축이되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산다는 교육 내용을 기억하였다. 벨릭은 “이제 됐소?”라고 묻고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차를 빠르게 몰았다.


위험이 다 지나가자, 주리는 드디어 쪼그린 몸을 풀고 좌석에 정상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 하루 종일 위험한 지경만 처하다 마침내 다 벗어나니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제 주리는 지친 기색이 얼굴에 드러난 정우를 보살피고 상처를 압박해 지혈을 도와줄수 있었다. 손이 피로 더럽혀지는 건 상관하지 않고.


정우는 애쓰는 주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전투능력이 있건 없건, 주리는 이 위기를 타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지대한 성과를 내었다. 온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힘써준 주리에게 어떤 보답이 제일 좋을지 생각하며 살포시 웃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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