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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턴 님의 서재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킹스턴
그림/삽화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5
최근연재일 :
2022.06.16 20: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616
추천수 :
9
글자수 :
200,587

작성
22.06.06 20:00
조회
10
추천
1
글자
11쪽

하늘의 기억(31)

나사 빠진 인간




DUMMY

햇살이 미처 닫지 못했던 커튼 덕에 거실 안으로 환하게 들어왔다. 둘은 각자 어찌 이상한 포즈로 여전히 잠에 빠져 있다.


하늘은 문 밖에서 다리를 문에 올려 놓은 채 자고 있고, 로라는 밤새 나쁜 꿈을 꾸면서 잤는지 침대 아래로 내려와 이불을 돌돌 말아 머리까지 감싼 채 잠들어 있다.


‘딜릴리 우짜우짜, 딜리리 우짜우짜’


하늘의 전화벨이 울렸다.


하지만 하늘은 전혀 미동이 없고, 대신 로라가 벨 소리에 눈을 뜨면서 이불 속에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핸드폰을 보았다.


‘아이고, 벌써 9시네. 일어나야겠다.’


로라는 잠궈두었던 창을 활짝 열고 들어 오는 햇살에 몸을 정화시켰다. 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런데 문이 꽤나 무거웠다.


그리고 조금씩 열린 문 틈으로 하늘의 잠든 모습이 보였다.


‘아기처럼 자는 군.’


“하늘?”


“·········..”


“하늘씨?”


“·········”


“야?”


“·········”


“자기야~ ~”


“으···응··· 일어났어?”


‘헐. 깼다.’


“아··· 하늘씨 바닥에서 자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덕분에 난 안전하게 잘 잔 거 같아요.”


“응··· 자기야.”


“흐흐흐······ 들었어요? 자는 줄 알고 장난친 거라는 건 알죠?”


“응··· 자기야.”


“하 하 하··· 그만해요. 아침부터 속 메스꺼워지니까.”


“이불 좀 정리해줘. 나 오늘부터 과외수업 가야 해. 그리고 아침도 좀 부탁해. 어제 자기 지키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어.”


“그래 알았으니까. 그 ‘자기야’는 이제 그만해 줄래요?”


“잠결에 들었는데, 그거 꽤 정감이 가고 듣기가 좋아. 그래서 사장님도 듣기 좋으라고 해주는 거니까. 그냥 들어.”


“네 네 충분히 좋았으니, 이제 그만하시고, 어여 일어나서 씻고 오세요. 아침 상 준비해서 부를게요.”


‘어제 밤에 납치됐다가 겨우 잠들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나?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잊네?’


“아··· 어찌 많이 피곤하다······ 그래도 공부는 해야 하니까.”


로라는 열심히 하늘을 위해서 아침상을 준비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아침상을 준비한 적이 있었던가?’


로라는 앞치마 두르고 간단한 토스트에 시리얼이 아닌 따뜻한 국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침상을 준비하는 자신의 모습에 꽤 놀란 듯 했다.


하늘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식탁에 가 앉았다.


“와우! 이거 이거 미역국 아냐?”


“네. 맞습니다. 미역국입니다. 소고기 잘게 썰어 넣었고 부족하지만 계란말이도 예쁘게 만들어 봤습니다.”


“역시 우리 자기는..”


“야!!! 그만하라고 했잖아!”


“···.. 부르기 좋고······ . 듣기도 좋구먼······”


“미안해요 아침부터 소리질러서, 하지만 이제 ‘자기야’는 하지 말아주세요. 알겠죠?”


“응. 그럴게.”


‘저 자식이 이틈을 타서 계속 반말 작전이네. 그러다 엄청 친한 척 하겠지? 그리고 서서히 쉽게 다가오면서 스킨십도 하겠지, 그리고.. 아······ 안돼’


“하늘씨, 우리 서로 남녀가 한집에 살 땐 예의를 지켜야겠죠?”


“응 근데 내가 뭐 건방지게 한 게 있나?”


“지금도 말이 짧으시잖아요?”


“아······ 말······ 하 하 이제 좀 친해졌는데, 굳이 존댓말을 꼬박꼬박 써야 할까? 밖에 나가서 사장님으로 활동할 땐 깍듯이 존댓말 쓸게. 집에서는 그냥 편하게 하면 안되?”


“미역국으로 쳐 맞기 전에 그만해라······.”


“···············”


‘그 여자 좀 다혈질이네······”


“네 사장님. 그럴게요. 당분간은..”


“당분간은?”


“우리도 친해질 수 있잖아요? 난 사장님 좋은데”


“나도 하늘씨 좋아요. 하지만 남녀의 감정이 우러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난 외모보다는 사람 속을 보니까요.”


“난 외모보다 속이 더 잘생겼어.”


“아.. 네 그러시겠죠. 그렇다 치고 우선 식기 전에 아침부터 먹죠?”


“그래 알았어. 일단 밥 먹자!”


“’알았어!’가 아니라 ‘알았어요!’”


“알았어요······”


“근데······ 하늘씨 바지 없어?”


“앗.. 쏘리. 바지를 수건 걸이에 걸어놓고 왔네. 하 하 하”


“뭐 딱히 놀랍지도 않아요. 하늘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쭈욱 봐왔던 거라서.”


“맞아. 나 첨 데리고 왔을 때도 하의가 없었지? 그래 그래 우리 그냥 편하게 지냅시다. 뭐.. 딱히 자랑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체가 튼실하니.. 보기에도 좋고.”


“오늘부터 과외 하는 거에요?”


“네. 최회장님이 하려면 빨리 하라고 해서 오늘부터 가요.”


“근데 왜 굳이 그렇게 공부를 하려고 하죠?”


“이것 저것 많이 듣고 배우다 보면 뭐 하나 얻어 걸릴 거 같아서요. 기억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뇌는 자꾸 자극을 해야 한다고 하니, 이 참에 공부도 좀 하고.”


하늘은 전쟁 치르듯 맛있게 밥을 먹고는 바지 입고 나설 준비를 마쳤다.


“사장님은 오늘 뭐해요? 집에 혼자 있으면 걱정되니까. 같이 안 갈래요?”


“아뇨. 괜찮아요. 날도 밝았고, 나도 할 일이 좀 있어서 함께 가진 못할 것 같아요. 잘 다녀와요.”


하늘은 차를 몰고 최회장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왠지 모를 답답함이 가슴 한쪽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사장님이 좀 걱정되는데······ 빨리 다녀와야겠다.’


[최회장 저택]


“고모~”


“하늘씨 왔구나. 오늘부터 학생모드인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요. 여기 이쪽은 하늘씨 가르쳐 주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하늘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네···. 하늘씨, 원하는 건 뭐든 가르쳐 드릴게요. 생각보다 잘 생기셨네요.”


“아. . 그쵸? 그런 말 많이 들어요. 흐흐”


“저 친구 빼고, 감추고 뭐 그런 게 없어요. 아주 밝은 친구니까. 선생님도 친구처럼 편히 대하면 좋을 것 같네요.”


“네 회장님. 첫 인상이 너무 좋은 분이세요.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


최회장이 마련해 준 공부방에 둘이 마주보고 앉았다.


“선생님”


“네?”


“옷이 예뻐요.”


“아..네 감사합니다.”


“얼굴도 예쁘고.”


“아··· 그건 더 감사하네요.”


“남자 좋아해요?”


“······························”


‘이 사람 외모만 정상이고 다른 건 비정상인가?’


“그냥 저 좋아해 달라고 하는 말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진 마세요. 흐흐”


‘좀 이상하게 웃네······’


“네 남자 좋아해요. 그리고 하늘씨도 친해지다 보면 좋아하겠죠?”


“우리나라에 부모 없이 자란 아이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갑자기?”


“나도 부모님이 없어요. 그리고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은 왜 부모님이 없을까요?”


“글쎄요. 아마 부모님이 돌아가셨거나, 이혼하셨거나, 아니면 고아원에 맡기셨거나, 그도 아니면 잃어 버렸거나.”


“난 왜 없을까요?”


“음······ 하늘씨 부모님을 찾아 보려고 노력은 해봤어요?”


“찾아? 어떻게 찾아요?”


“경찰서나 구청 아니면 사람 찾아주는 단체에 가서 문의는 해봤어요?”


“아니. 그런 건 해본 적이 없는데요?”


“하늘씨가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보세요. 그리고 그 기억들을 가지고 찾아보는 거죠. 살던 곳이나 부모님들의 직업이나 친구, 친지, 다양한 기억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것들이 실마리를 제공해 주죠.”


“난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어요. 기억상실증 같은 거 걸렸는지.”


“우선 지문이 있으니까. 경찰서를 먼저 찾아가는 게 어떨까요?”


“지문? 지문 있으면 찾을 수 있어요?”


“적어도 기록은 있을 테니까요. 설마 태어나서 부모님이 지문등록도 안 했을까요?”


“그럼 나랑 경찰서 가줄 수 있어요?”


“그거야 어렵지 않죠. 근데 오늘은 공부도 해야 하고, 저는 마치고 바로 약속도 있고.”


“제가 원하는 거 해주시면 되요. 그게 공부니까.”


“네······ 잠시만요. 최회장님과 얘기 좀 나눠도 될까요?”


“그러세요. 그래도 고모가 주선한 자리니까. 고모에겐 알려야겠죠.”


선생님이 최회장을 만나러 간 사이에 하늘은 자신의 손을 펴 보았다.


‘지문이 있었구나. 진작 좀 알아볼걸 그랬어.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어. 이렇게 하나 하나 해나가다 보면 부모님도 나 자신도 찾아낼 거야.’


그때 전화가 울렸다.


“네! 사장님!”


“하늘씨 언제 마쳐요?”


“왜요? 또 납치돼요?”


“아뇨. 그런 건 아니고 갑자기 김태식 대표가 보자고 하는데, 하늘씨와 함께 가고 싶어서요. 김태식 대표도 아마 하늘씨가 당연히 오는 것으로 알고 있을 거에요.”


“음······ 경찰서 가야 하는데······”


“경찰서? 경찰서는 왜 가요? 사고 쳤어요?”


“아니.. 지문으로 나를 좀 찾으려고요. 부모님도 찾고······”


“아······ 그럼 경찰서를 먼저 가요. 그 일이 우선인 것 같아요. 마치고 연락주세요. 저는 먼저 가 있을게요.”


“미안해요. 빨리 마치고 갈게요.”


전화를 마치고 하늘은 책상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스르르 힘없이 쓰려졌다.


너무나 힘없이 그리고 조용히 땅 바닥에 쓰러졌다.


“악! 하늘씨! 회장님 회장님! 하늘씨가 쓰러졌어요.”


최회장과 잠시 얘기를 나눈 선생님이 다시 공부방으로 들어왔을 때 하늘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하늘이 쓰러져?”


최회장도 뒤 이어 들어와서 바닥에 쓰러진 하늘을 흔들었다. 그리고 눈동자를 벌려보고 비서를 불렀다.


“빨리 구급차 불러요! 숨은 쉬고 있으니······”


최회장도 선생님도 이런 일이 처음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집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으······.머리······머리가 아파······”


하늘이 신음을 하면서 깨어나고 있었다.


“하늘씨 괜찮아? 눈 떠봐”


최회장이 하늘의 목을 잡고 허리를 밀어 올렸다.


“물 좀 가져와요. 하늘이 깨려고 하는 것 같아요. 빨리!”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이에 하늘 스스로가 깨어났다.


“머리가 많이 아프네···. 여기가 어디죠?”


하늘이 자신을 잡고 있는 최회장을 보며 말했다.


“우리 집이야. 하늘씨 좀 전에 공부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 쓰러져 있었고.”


“공부? 그런데······ 누구시죠?”


공부방에 모여든 모든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듯 표정을 지으며 하늘 가까이로 더 가까이 모여들었다.


“하늘. 나 몰라? 고모, 그리고 저쪽은 선생님.”


“고모? 고모님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엄마는 어디에 있죠? 아빠는?”


“하늘씨 우선 물 한잔해. 그리고 앉아서 천천히 생각해 봅시다. 금방 깨어나서 정신이 없을 거야.”


하늘은 물 한잔을 마시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그래도 여기 계시는 분들은 저를 알죠? 그렇다면 부모님에게 전화 좀 해주세요. 제가 어떤 이유로 갑자기 기억을 잃었는지 모르겠지만 엄마를 보면 나아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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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힘든 시작(36) 22.06.11 12 0 12쪽
35 다시 홀로 된 로라(35) 22.06.10 12 0 9쪽
34 현자와 광탄 그리고 미스터 알(34) 22.06.09 13 0 10쪽
33 하늘을 이용해(33) 22.06.08 12 0 11쪽
32 어디까지 기억하는 거야?(32) 22.06.07 12 0 12쪽
» 하늘의 기억(31) +2 22.06.06 11 1 11쪽
30 유작가(30) 22.06.05 12 0 12쪽
29 택시기사(29) 22.06.04 12 0 10쪽
28 위험하다 로라(28) 22.06.03 11 0 11쪽
27 매니저와 악마의 외출(27) 22.06.02 12 0 10쪽
26 천사와 악마의 정착2(26) 22.06.01 11 0 10쪽
25 천사 그리고 악마의 정착1(25) 22.05.31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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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지구로 내려 온 천사와 악마(19) 22.05.25 10 0 11쪽
18 사자(18) 22.05.24 11 0 11쪽
17 소원(17) 22.05.23 11 0 11쪽
16 회장님과 하늘(16) 22.05.22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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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개와 하늘(14) 22.05.20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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