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킹스턴 님의 서재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킹스턴
그림/삽화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5
최근연재일 :
2022.06.16 20: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598
추천수 :
9
글자수 :
200,587

작성
22.06.05 20:00
조회
11
추천
0
글자
12쪽

유작가(30)

나사 빠진 인간




DUMMY

“뭐야 실패했다고?”


유작가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매장전문업체 사장의 목소리에 짜증이 복받쳤다.


“걱정 마십시오. 실패한 게 아니라 간을 본겁니다. 여자는 이제 겁을 먹었을 것이고 활동반경도 좁아지면서 긴장할겁니다. 그때가 가장 허술할 때이기도 하죠.”


“그건 뭔 개 뼈다귀 이론이야? 됐고. 담 주에 해결해. 안 그러면 계약해지야.”


유작가는 전화를 끊고, 재빨리 김태식에게 전화를 하였다.


“대표님.”


“유작가, 준비는 잘되어가죠?”


“네. 그런데 최회장님 댁에 가는데 제가 꼭 동행을 해야 합니까?”


“아니? 왜 그래? 대부분 회장님 만나러 가고 싶어 안달인데?”


“아.. 꼭 싫은 건 아닌데, 제가 요즘 몸이 썩 좋지가 않고 급한 일이 있어서요.”


“그래? 그럼 좋아요. 그림은 먼저 보내놓고······”


“네. 보내놓고···.”


“유작가님, 요즘도 고 미술품 암시장 일 하시죠?”


“암시장이라니요? 금시초문입니다.”


“유작가님···. 제가 이래봬도 발이 넓어요. 최회장님과 거래가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고, 또 최회장님과 만나는 것도 불편하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런데 왜 굳이 제 그림을 최회장님께 드리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림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유작가님께서 암시장에서 몇 작품을 좀 구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최회장님께는 유작가님 그림과 함께 섞어서 자연스럽게 드릴 생각입니다.”


“제 그림과 암시장에서 구한 그림을 같이 드린다니요?”


“어차피 최회장님은 유작가님 작품에 관심이 없잖아요? 그건 사실이죠?”


“네······. 그런가요?”


“유작가님 작품과 적당히 섞어서 드리면 아마 더 눈에 띌 겁니다. 사람 심리라는 게 그런 겁니다. 대신 유작가님 섭섭하지 않도록 돈은 드리겠습니다.”


“썩 내키지 않군요. 그리고 전 암시장 거래는 하지 않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틀 시간을 드리지요. 제가 납득할 만한 그림을 구해 오시면 대가는 지불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구하지 못하신다면, 몇 몇 모작에 대한 증거들을 세상에 풀 생각입니다. 아마 치명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작가는 말이 없었다.

전화를 끊고 한참 생각에 잠겼던 유작가는 조용히 작업실로 향했다.

꽤 규모 있는 작업실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벽면에,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그 자식, 아직 어린 놈이 부모 덕에 돈과 명예를 얻은 것 같은데, 어딜 감히 협박 질이야. 어차피 너도 내 밥이니··· 조금만 참고 맞춰주마.’


유작가는 바닥에 뒹구는 몇 작품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고급스럽게 포장했다.


김태식 대표도 유작가와의 통화 후에 뭔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마 최회장도 유작가가 구해 준 그림들이 모작이란 걸 알겠지? 그렇다면 난 모른 척 작품을 ··· 아니야, 내가 너무 모르는 척 하는 게 더 이상할거야. 이번 기회에 유작가는 확실히 제거하자. 어차피 나도 정정당당히 싸우고 싶지 자꾸 이런 사기꾼을 이용하는 건 싫으니까.’


유작가와 김태식 대표 그리고 최회장 간에 무언가가 오가고 있지만 서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속이고 또 속이고 쟁취하려 하고 있었다.


누가 가장 앞서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각자 자신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또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로라의 집]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온 로라와 하늘은 거실에 앉아 한참을 말이 없었다.


“저···.. 사장님···.. 사장님···.. 사장님?”


“아···네 미안해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오늘 정신이 없네요. 말해봐요.”


“혹시 나한테 감추고 있는 무언가가 있나요? 그 사람들이 왜 사장님을 납치하려 했을까요?”


“나도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원한 살 일을 한 적도 없고 또 최근에 누군가를 만나 사업을 논하거나, 아니면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거나, 그런 일이 전혀 없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네요.”


“오늘 꽤 많이 놀랐어요. 그리고 머리가 무척이나 아프고···.”


“하늘씨가?”


“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구해줘서 고맙고. 이젠 괜찮을 거에요.”


“그게··· 사실··· 내가 좀 이상해요. 감정이 묘하고, 뭔가 과거에 큰 충격을 받았었는지 심장이 꽤 바쁘게 뛰고 두려움이 밀려오네요.”


“그래요? 하늘씨도 이번 납치 사건처럼 안 좋을 일을 당했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억지로 과거 일을 기억해 내려고 애쓰지 말아요. 나도 오늘 일로 조심은 하겠지만, 계속해서 두려움에 생활하진 않을 거에요. 물론 납치 사건에 대해서 조사는 해봐야겠죠.”


“네. 아마 사장님이 납치되고 다치는 것이 걱정돼서 그렇겠죠?”


“네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오늘은 좀 쉬고 내일 알아봅시다.”


“혼자 있는 게 무섭다면 내가 같이 있어 줄게요.”


“···························”


로라는 살짝 고민은 됐지만 쉽게 받아 들였다. 너무 놀라고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늘 앞에서 강하게 보이고는 있지만 그녀는 납치되던 그 순간이 너무나 무서웠다.


“우리 거실에서 자요.”


“네. 내가 이불과 베개 가지고 올게요.”


하늘이 거실에 잠자리를 마련하는 사이 로라는 간단히 씻고 컴퓨터에 앉았다.

핸디그룹 회의실에서 찾은 USB의 내용을 폴더 별로 분류를 한 후 하나씩 꺼 집어 내고 있었다.


‘엄마······ 엄마 폴더는 왜 만드셨지?’


엄마라고 되어있는 폴더 안에는 엄마가 고아원에서 일하는 사진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리고 자신과 봉사활동 하던 사진도

그 사진들 중 몇몇 사진에는 ‘S1’ ‘S2’ 이런 식의 파일명이 붙어있었다.


‘다른 파일은 그냥 번호를 매겨뒀는데, 왜 이 파일들만 ‘S’로 시작할까?’


특정한 사진만 펼쳐 놓고 엄마의 밝게 웃는 사진들을 보다가 로라는 시선을 멈추고 눈도 깜빡 하지 못하고 일시 정지되었다.


‘S’라고 적힌 파일에는 동일한 남자가 엄마 뒤쪽에서 엄마를 지켜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김완태였다.


‘김완태가 고아원 행사에 계속해서 다녀갔었구나. 그렇다고 이게 큰 도움이 될까?...’


로라는 김완태가 있는 모든 사진들을 다시 모았다. 그리고 김완태 주변인물들을 살펴봤다.


‘혼자는 아니었겠지?’


“사장님~~~~!”


“네~ 하던 일 마저 끝내고 갈게요. 먼저 자요.”


로라는 S파일만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송해 놓고 컴퓨터를 끄려고 했다. 그런데

김완태 옆에 왠 여인의 얼굴이 낯익었다.


‘최회장?’


확대를 하니 전체적인 윤곽은 흐렸지만 최회장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설마 최회장은 아니겠지?’


로라는 컴퓨터를 끄고 거실로 나갔다.


“아······. 하늘씨···. 이건 뭐죠?”


하늘은 소파 앞 테이블을 치우고 넓게 요를 깔고 2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공간을 중심으로 울타리를 치듯 사료봉지와 유리컵, 깨지기 쉬운 그릇들을 둘렀다.


“내가 잠이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거 같아서, 혹시 또 누가 오면 사장님을 쉽게 납치 못하도록 울타리를 쳤어요.”


“아······ 고마워요. 그런데··· 이건 좀 아닌 거 같지 않아요?”


“아마 이 유리잔들과 그릇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달려 있는 인형들이 우리를 지켜줄 거에요.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여기가 정문이에요?”


“네 맞아요. 어릴 적 한번쯤은 이런 놀이 해보지 않았나요?”


“그.. 그런 거 같긴 하네요. 문은 하나인가요?”


“네 들어 오면 내가 문을 잠그겠습니다.”


“하하···. 뭐 잠글 건 있나봐요?”


하늘은 로라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자 소파 옆에 뒀던 큰 곰인형을 질질 끌고 왔다. 그리고 입구에 떡 하니 놓았다.


“도둑이든 강도든 납치범이든 사장님을 납치하려면 우선 저 곰인형을 처치해야 해요. 근데 곰 인형은 조금만 움직여도 소리가 나게 해놨으니 그건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울타리도 깨지거나 소리 나는 물건들로 해놨으니 함부로 이 안으로 들어 올 생각도 못할 거에요.”


“·········.저기요··· 그냥 문 다 잘 잠그고 경보기 잘 작동시키고 자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자다가 납치될 뻔 했잖아요!”


“사실 창문을 다 닫아야 하는데, 내가 창문을 열어놔서 경보기가 작동 안 했던 거에요. 모든 창문 다 닫고 경비 누르면 아무도 못 들어와요.”


“안돼요! 경비는 믿지 못하겠어요. 이게 가장 안전해요.”


“아··· 네··· 알았어요. 오늘은 그냥 자죠.”


‘뭐지··· 멍청한 거야? 사려깊은거야?’


“사장님은 이쪽 난 이쪽.”


“·································”


“근데 너무 좁은 거 아닐까요? 꼭, 반드시, 이렇게 자야 하나요?”


“당연하죠. 지금은 시간이 좀 지나서 안정이 되는 것 같겠지만 막상 혼자 방에 들어가 잠을 청하면 무서워서 잠들지 못할 거에요. 오늘은 불편해도 이렇게 잡시다!”


둘이 나란히 누웠다. 뭔가 어색한 기운이 울타리 안에 가득했다.


“근데···. 혼자 무서워서 잠이 안 오나, 여기 이렇게 하늘씨랑 나란히 누워서 잠이 안 오나 비슷하지 않을까요?”


“좀 있으면 편하게 잠이 들 겁니다. 지금은 좀 어색하겠지만,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남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로라는 딱히 남자라 생각되진 않았지만 울타리와 좁은 요 덕분에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 내심 어색하기도, 설레기도, 이상하기도, 좋기도, 불편해 싫기도 했다.


“자장가 불러 줄까요?”


“자장가···.. 그래요. 한번 불러봐요.”


하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용히 천천히 자장가를 불렀다. 로라는 긴장이 풀렸던지 아니면 자장가에 진짜 잠에 빠진 건지.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하늘은 이불을 꽉 붙들고 웅크려 잠든 로라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잠이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유리 깨지는 소리에 로라는 놀라 일어났다.


“꺅!! 뭐야 뭐야 뭐야”


하늘이 정문으로 나가지 않고 나가려다 울타리에 쳐진 유리잔과 그릇들이 깨지고 하늘은 울타리 밖에 꼬꾸라져 있었다.


“미안·········해요. 화장실 가려다가 그만······.”


“내가 그냥 경비 해놓고 자자고 했잖아요!!!”


잠이 확 달아난 둘은 겨우 주변 정리를 마치고 소파에 걸 터 앉았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잘하려고 하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


“소파에서 자요. 난 바닥에 잘게요.”


“아뇨. 그냥 방에 들어갈래요. 하늘씨도 방에서 편하게 자요.”


하늘은 풀이 죽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나 먼저 들어갈게요. 잘 자요.”


로라가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하늘은 요를 들고 로라 방 입구에 요를 폈다. 그리고 문 앞에서 잠을 청했다.


“저기요~~ 하늘씨?”


“네···..”


“그냥 방으로 올라가요. 밖에서 그렇게 지킬 필요 없어요. 창문도 잘 잠그고 경비도 켜놨으니 괜찮을 거에요.”


“······.. 여기서 자면 안 되요?”


“···.. 알았어요. 편한 대로 하세요. 하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자도록 해요.”


“네···.”


로라는 문 밖에 요를 펴고 누워있을 하늘을 떠올리니 잠이 오지 않았다. 하늘도 금방 잠이 오지 않았고 둘은 그렇게 긴 시간을 소리 없이 서로를 생각하며 아침을 맞았다.

둘은 조금씩 가까워 지려나?




나사 빠진 인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설마(41) 22.06.16 12 0 12쪽
40 모르겠어(40) 22.06.15 7 0 12쪽
39 하늘과 로라(39) 22.06.14 9 0 10쪽
38 너 하늘 맞아?(38) 22.06.13 10 0 11쪽
37 슬픈 로라(37) 22.06.12 10 0 10쪽
36 힘든 시작(36) 22.06.11 12 0 12쪽
35 다시 홀로 된 로라(35) 22.06.10 11 0 9쪽
34 현자와 광탄 그리고 미스터 알(34) 22.06.09 12 0 10쪽
33 하늘을 이용해(33) 22.06.08 11 0 11쪽
32 어디까지 기억하는 거야?(32) 22.06.07 12 0 12쪽
31 하늘의 기억(31) +2 22.06.06 10 1 11쪽
» 유작가(30) 22.06.05 12 0 12쪽
29 택시기사(29) 22.06.04 11 0 10쪽
28 위험하다 로라(28) 22.06.03 11 0 11쪽
27 매니저와 악마의 외출(27) 22.06.02 11 0 10쪽
26 천사와 악마의 정착2(26) 22.06.01 10 0 10쪽
25 천사 그리고 악마의 정착1(25) 22.05.31 12 0 11쪽
24 기억(24) +2 22.05.30 10 1 11쪽
23 김구라(23) 22.05.29 12 0 11쪽
22 김태식 대표(22) 22.05.28 13 0 11쪽
21 사모님들의 응원(21) 22.05.27 21 0 11쪽
20 수트빨(20) 22.05.26 12 0 11쪽
19 지구로 내려 온 천사와 악마(19) 22.05.25 10 0 11쪽
18 사자(18) 22.05.24 11 0 11쪽
17 소원(17) 22.05.23 10 0 11쪽
16 회장님과 하늘(16) 22.05.22 12 0 11쪽
15 행복(15) +2 22.05.21 11 1 11쪽
14 개와 하늘(14) 22.05.20 13 0 11쪽
13 로라(13) 22.05.19 12 0 12쪽
12 신(God)(12) 22.05.18 26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