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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턴 님의 서재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킹스턴
그림/삽화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5
최근연재일 :
2022.06.16 20: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600
추천수 :
9
글자수 :
200,587

작성
22.05.30 20:00
조회
10
추천
1
글자
11쪽

기억(24)

나사 빠진 인간




DUMMY

“오늘 나랑 좀 놀아주면 안돼요?”


로라는 놀자는 하늘의 말에 남자들의 음흉한 느낌보다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느꼈다. 그래서 조금은 피곤하지만 놀아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하늘씨가 이제 조금씩 이 생활에 익숙해 지는 것 같으니 내가 돕는 입장에서 함께 놀아주죠. 뭐하고 놀까요?”


“와! 진짜?”


‘그래 인간아. 내가 웬만하면 안 놀아주는데 오늘 네가 뇌섹남 냄새도 나고 앞으로 이용가치가 더 커졌으니 어장관리 차원에서라도 놀아줘야 안되겠니?’


“하. 하. 어린애처럼 너무 좋아한다. 하늘씨. 어여 놉시다. 너무 늦게까지 놀면 내일 일하는데 지장이 있으니까.”


“야호!! 우리 같이 목욕 놀이해요!”


‘그래 이 인간아, 네가 어찌 좀 정상으로 돌아오나 싶었다.’


“하늘? 목욕 놀이는 친구들끼리 또는 엄마랑 아기가, 그것도 아니면 다 큰 어른 연인들이 하는 거에요. 굳이 길게 설명 안 해도 뇌섹남이니까 금방 이해가 되죠?”


“응. 나와 사장님은 연인이자나.”


‘미친 놈.’


“호 호 호 하늘씨··· 연인을 잘 모르시는구나. 연인은 서로 사랑하고 사귀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에요.”


“그럼 우리 지금부터 연인해요. 그럼 목욕도 같이 하고 좋잖아. 그리고 난 로라가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뭐 하나 꽂히면 앞뒤 안 가리고 그냥 정주행이구만.’


“어머.. 호 호 호 나도 하늘씨 좋아요.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에요. 진짜 나 없으면 못살겠고, 보고 싶고, 설레면 그때 다시 얘기하죠.”


하늘은 갑자기 눈에 초점이 사라진 듯 멍하게 서서 뭔가를 떠올렸다.


‘보고 싶고···············


하늘은 갑자기 누군가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눈에 작은 물방울이 맺힌 듯 살짝 부풀어 오른 것 같았다.


로라는 가끔 이렇게 멍해지는 하늘을 보면서, 그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갔고 또 그가 걱정되기도 했다.


“오늘은 목욕 놀이 하지 말자. 다음에 해요.”


하늘이 갑자기 풀이 죽어 슬픈 표정으로 자기 방으로 향하는데 로라는 갑작스런 반응에 당황했다.


“하늘씨···. 꼭 나랑 안 해도 되잖아? 내가 오리 몇 마리 띄워줄 테니까 뜨거운 물에 목욕 좀 하고 자요.”


“그럴까?”


표정이 바뀌는데 몇 초가 필요 없다. 금방 표정이 밝아지는 걸 보고 좋아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하늘은 2시간 이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았다.

로라도 뜨거운 물로 목욕하고 졸리는 눈을 겨우 받들고 하늘을 불렀다.


“하늘씨, 나 먼저 잘게요. 목욕 잘하고 내일 아침에 봐요.”


대답이 없었다.


“하늘씨?”


‘이 인간 설마 욕조에서?’


로라는 걱정되었다. 애써 밝은 표정으로 목욕하러 들어갔지만 2시간 전에 하늘이 보였던 슬픈 표정은 진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무슨 짓이라도?


“하늘씨!”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문을 열고 싶었지만 문 가까이에 귀를 대고 안쪽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늘!!!!”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욕조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얼마나 뜨거운 물을 계속해서 틀었는지 자욱한 연기만이 앞을 가렸다.


연기가 빠지면서 조금씩 욕실의 모습이 드러났다.


‘어디 있는 거야? 이 좁은 욕실에.’


젖혔던 문을 닫으며 안으로 들어서자 문 뒤쪽에 쓰러져 있는 하늘이 보였다.


“악!!!”


로라는 큰 소리를 지르며 입을 막아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눈을 막았다.

하늘은 로라가 처음 발견했을 때처럼 대자로 누워있었다. 당연히 위쪽으로


로라는 가까이에 보이는 큰 수건을 하늘에게 던졌다. 겨우 중간부분이 다 가려지자 로라는 하늘에게 다가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하늘씨! 하늘씨! 일어나요? 괜찮아요?”


하늘은 깨어나지 않았다.


‘이 사람 진짜 쓰러졌구나! 어떻게 하지? 우선 밖으로 끌어내자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자.’


로라는 하늘을 끌어 당겨 바깥쪽으로 옮겼다. 생각보다 높은 턱이라 끌어내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거실 쪽으로 다시 끌고 갔다.


이상한 소리가 났다.


‘뽀도도독···뽀도도독······’


하늘이 워낙 깨끗하게 목욕을 한 후라 거실로 가는 내내 거실과의 마찰음이 경쾌하게 들렸다.


‘아··· 물기가 아직 남아 있어서 잘 끌려오지 않는구나. 아.. 힘들어.’


거실 중앙에 다 왔을 때 하늘이 움직임을 보였다.


“아··· 등이야···. 아···.”


“하늘씨! 하늘씨! 괜찮아?”


“응, 아니, 응, 아파요.”


“아플 거야. 하늘씨가 욕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어. 아마 넘어지면서 다쳤을 거야.”


“욕실 바닥에? 아···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해서 시원한 바닥에 잠시 누웠더니 잠이 들었나 봐요. 그런데 왜 이렇게 등이 아프지?”


로라는 자신이 아직 채 마르지 않은 하늘을, 아주 뽀독뽀독 깨끗한 바닥위로 끌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늘이 거울을 보기 위해서 일어섰다.


“잠깐!!!!!!!”


“왜요?”


“옷은 입어야지!!!!!!!!”


“아·········”


하늘은 아무렇지 않게 욕실 앞에 던져 두었던 아랫도리만 입은 채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다가가는 하늘의 뒷모습을 본 로라는 많이 놀랐다. 누군가 심하게 긁고 심하게 태운 것 같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하늘!”


“왜 자꾸 불러요?”


“이리 와요. 이리···”


로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하늘을 불렀다.


“잠깐만요. 등 좀 보고.”


“안돼!!!”


하늘은 너무 크게 지르는 소리에 놀라 로라를 쳐다봤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기다렸다.


“이리 오라고 했잖아요. 내가 당신을 살렸다고! 당신이 욕실에서 기절해 있는걸 발견하고 이곳으로 데리고 와 안정을 시키고.. 그리고 뭐 어쨌든 살렸잖아요. 이리 와보라고요. 내가 마저 케어해야지!”


로라의 떨리는 말에 진정성을 느낀 하늘은 로라에게 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로라 앞에 누웠다.


“왜 누워?”


“하던 거 계속해요. 케어하고 있었다면서?”


“어.. 그래. 맞아요.”


로라는 하늘의 머리에 손을 대어보고, 얼굴도 한번 꼬집어 보고, 한쪽 다리도 들어보더니 일어났다.


“이상 없는 것 같아요. 이제 괜찮으니 들어가서 쉬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잠시만 기다리세요. 내가 윗옷을 갖다 줄 테니까.”


로라가 재빨리 뛰어가 윗옷을 가지고 와서 하늘에게 입혔다.


“내가 애도 아니고.. 굳이 이렇게까지 입혀 줄 필요는 없는데?”


“호강하는 줄 알아요! 누가 이렇게까지 해주겠어요!”


하늘은 기분이 좋았다. 등이 좀 쓰라리긴 했지만 참을 만 했다. 이런 쓰라림은 로라를 처음 만났을 때도 느꼈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았다.


[최 회장 저택]


“김대표가 내일 온다고?”


“네 회장님, 유작가도 함께 올 것 같습니다.”


“유작가도? 난 그 친구 맘에 안 드는데.”


“김대표가 유작가와 친분이 상당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유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많이 알려 주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대표는 유작가에 대해서 잘 몰라?”


“사실 저도 조금 의아하긴 합니다. 워낙 철저한 성격의 김대표가 조금만 신경 쓰면 알 수 있는 유작가에 실체에 대해서 왜 모르고 있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밀어주고 있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것도 아니면?”


“유작가를 이용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유작가를 이용한다? 유작가를 어디에 이용할까?”


“유작가는 사실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등장했고 그의 모든 작품은 대단히 실력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긴 어렵고 모방작이 많은 것도 그렇고,, 특히 그가 작가 이전에 예술품 수집상이라는 것이 내키지 않습니다.”


“난 사실 작품도 맘에 들지 않지만 그가 우리를 속였다는 사실 때문에 그를 작가로서 신뢰할 수 없어. 그를 믿고 구입했던 작품 대부분이 그의 말처럼 유럽에서 작가 활동을 할 때 그가 스스로 영감을 받고 그렸던 작품들이 아니고 미술전공 학생들의 작품을 자기 작품인 냥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신뢰를 추락시킬 수 있지. 예술품 도둑이잖아?”


“네 이번에 최여사님 아니었으면 그 사실을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맞아. 최여사가 겉보기엔 허술해 보이지만 나름 치밀한 여자야. 그런 여자가 사업은 잘하지.”


“뭐 어쨌든, 내일 김대표와 유작가가 오면 내색하지 말고 우선 얘기를 들어보자고. 그리고 더 이상 유작가의 작품은 사지도 받지도 말고.”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하늘에 대해서, 로라에 대해서 조사는 좀 해봤나?”


“회장님······이런 말씀 드리긴 좀 그렇긴 한데, 그 두 사람은 베일에 가려진 보석이거나 썩어가는 암 덩어리 일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하늘씨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그의 모든 정보는 백지 입니다.”


“백지? 아니··· 사람이 여태 수십 년을 살면서 어떻게 백지의 기록이 나와?”


“그게 참 이상하고 신기합니다. 그를 만나 이야기 해보고 느껴보면 참 순수하고 좋은 사람인 것만은 확실한데, 베일에 가려있어요.”


“그러니까. 좀 이해하기 쉽게 말해봐.”


“우선 일반적인 조회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 흔한 등본조차도, 그래서 이 사람이 혹시 스파이 같은 거 아닌가? 영화 보면 그런 거 있잖아요. 기록을 모두 지워버린 스파이들···”


“스파이치고는 좀 모자라는 것 같지 않나? 아.. 내 말은 그만큼 순수해서 누구 뒤를 캐고, 사람을 죽이고, 그런 일 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말이지.”


“네 맞습니다. 그가 스파이는 아닌 것 같고, 어쨌든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어쩌면 더 흥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그래. 하늘은 우선 지켜봅시다. 그렇다면 로라는?”


“로라는 슬픈 베아트리체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입니다.”


“오늘따라 좀 어렵게 돌아가는군. 죽기 싫으면 짧고 명확하게 갑시다!”


“아···..네 회장님 죄송합니다. 그녀는 불행을 가지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부모를 잃었고, 고아원에서 자랐고, 고아원이 불타 길바닥에 내앉았고,


많은 무시와 냉대와 박해를 받으며 이 나라를 떠나 유럽의 뒷골목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겨우 밥 먹고 근근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미술을 동경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우연한 기회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동물사료들을 취급하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그들이 생산하는 사료들을 한국에 들여오면서 지금의 회사를 일군 케이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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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힘든 시작(36) 22.06.11 12 0 12쪽
35 다시 홀로 된 로라(35) 22.06.10 11 0 9쪽
34 현자와 광탄 그리고 미스터 알(34) 22.06.09 12 0 10쪽
33 하늘을 이용해(33) 22.06.08 11 0 11쪽
32 어디까지 기억하는 거야?(32) 22.06.07 12 0 12쪽
31 하늘의 기억(31) +2 22.06.06 10 1 11쪽
30 유작가(30) 22.06.05 12 0 12쪽
29 택시기사(29) 22.06.04 12 0 10쪽
28 위험하다 로라(28) 22.06.03 11 0 11쪽
27 매니저와 악마의 외출(27) 22.06.02 11 0 10쪽
26 천사와 악마의 정착2(26) 22.06.01 10 0 10쪽
25 천사 그리고 악마의 정착1(25) 22.05.31 12 0 11쪽
» 기억(24) +2 22.05.30 11 1 11쪽
23 김구라(23) 22.05.29 12 0 11쪽
22 김태식 대표(22) 22.05.28 13 0 11쪽
21 사모님들의 응원(21) 22.05.27 21 0 11쪽
20 수트빨(20) 22.05.26 12 0 11쪽
19 지구로 내려 온 천사와 악마(19) 22.05.25 10 0 11쪽
18 사자(18) 22.05.24 11 0 11쪽
17 소원(17) 22.05.23 10 0 11쪽
16 회장님과 하늘(16) 22.05.22 12 0 11쪽
15 행복(15) +2 22.05.21 11 1 11쪽
14 개와 하늘(14) 22.05.20 13 0 11쪽
13 로라(13) 22.05.19 12 0 12쪽
12 신(God)(12) 22.05.18 2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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