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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턴 님의 서재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킹스턴
그림/삽화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5
최근연재일 :
2022.06.16 20: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599
추천수 :
9
글자수 :
200,587

작성
22.06.04 20:00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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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택시기사(29)

나사 빠진 인간




DUMMY

무승부였다. 우여곡절 끝에 구입한 저울도, 힘겹게 옷까지 벗어가며 잰 몸무게도 소용이 없었다.


“보기에는 내가 더 뚱뚱해 보이는데 어째서 너랑 나랑 몸무게가 같지?”


“행님이 얼굴이 커서 그렇심다. 뭐 어쨌든 무승부니까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거 같심다.”


“제가 끼어들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심판 본거 한번 더 보면 안될까요?”


“아저씨 오줌 누러 안가?”


“제가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저는 오줌은 참을 수 있지만 호기심은 못 참는다고.”


“그럼 어떤 대결을 했으면 좋겠어? 한번 제안해봐.”


“앗, 저한테 맡기시는 겁니까?”


“그래 이왕 심판 봤으니, 종목도 한번 정해봐.”


“공정한 시합을 하려면 누구도 불만이 없는 경기가 되어야겠지요?”


“그렇지. 생각이 있는 양반이군.”


“그럼 제안을 해보겠습니다. 머리 쓰는 것과 몸 쓰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하는 것이 불만 없이 공정할까요?”


사장도 직원도 의견이 일치되는 부분이었다.


“몸 쓰는 건 힘들어 안돼.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아. 높은 곳에도 올라가야 하고 무거운 것도 들어야 하고···. 그냥 머리 쓰는 걸로 하자.”


“행님? 괜찮겠심까? 아무래도 머리는 제가 좀 더 똑똑한 걸로 알고 있는데?”


“머리 좋으면 네가 사장하지 왜 여태 똘마니로 있노?”


“그거야 행님이 나이가 많아서 글치예.”


“자, 자 두분 진정하시고, 그럼 머리 쓰는 걸로 하겠습니다. 뭐, 복잡한 종목보다는 전 국민이 다 좋아하는 끝말잇기를 하시죠?”


사장이 아주 크게 웃으며 말했다.


“푸 하 하, 그건 내 전문이지. 내가 조카 땜에 일주일에 세 번은 했었으니까.”


“흐 흐 흐 행님? 진짜 괜찮심까? 제 별명이 ‘끄트머리’아닙니까?”


“그게 그 끄트머리였나?”


“제가 ‘끝’이 들어가는 모든 걸 잘합니다. 마.. 공부도 항상 끝! 연애도 항상 끝(Finish)! 밥도 항상 ‘끝’까지 먹고, 심지어 제 셋방도 제일 끝 방 아입니꺼.”


“두분 모두 동의하신 걸로 하고, 누가 선제 공격을 하시겠습니까? 또 장유유서?”


“상관없지! 행님 먼저 해보십쇼!”


“놋그릇!”


갑자기 직원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땀이 0.2초만에 흐른 건 첨이다.


“저기, 죄송하지만 첫 단어는 무난한 걸로······”


“와? 한방에 끝내야지 뭘 따지면서 하노!”


“정정당당! 공정한 시합! 그리고 저는 공인심판! 오케?”


“행님 그냥 마, 져 드리까예? 쫌 심하네 행님!”


“알따, 첫 단어는 쉽게 가자 ‘사슴!’”


“행님! 진짜 하기 싫슴까?”


“ 짜슥 농담도 몬하나. 진정하거라. 시간도 없으니 진짜 짧게 가자! ‘기러기!”


“기쁨!”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중간에 서 있던 택시기사가 직원의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직원 승!”


“기사님 오늘 고생 많았심다. 약소하지만 받아 두십쇼!”


직원은 만 원짜리 한 장을 건네고 바로 차에 올랐다. 그리고 사장이 탈 때까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택시기사는 재빨리 오줌을 누고 택시로 뛰어갔다.


악마는 돌아 온 기사를 보며 말했다.


“기사님, 대체 뭐 하신 겁니까?”


“아.. 저분들 생각보다 순수하신 분들 같았습니다. 순서를 정해야 할 일이 있는데, 몸무게 재서 우열도 가려 보고, 그게 안돼서 끝말 잇기도 해보고.”


“무슨 순서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힘쓰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하고 무거운 걸 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발했어! 기사님 다시 스텔스기처럼 따라 붙어 주십시오.”


택시기사는 또 다시 풀악셀 후 반동으로 전진하는 방법으로 차를 뒤따랐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로라의 집에 도착한 사장과 직원은 로라의 집을 유심히 살폈다.


“벌써 자나? 불이 다 꺼져 있네.”


“일단 행님이 2층으로 올라가십쇼. 제가 아래서 망보고 있겠심다.”


사장은 배수관을 어렵게 어렵게 잡고 위로 위로 기어 올라갔다. 작은 테라스에 도착해서 창문 안쪽을 살펴봤다.

로라는 곤히 자고 있고 창문은 다행히 잠겨있지 않았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고 안쪽으로 한쪽 발을 내디뎠을 때 로라가 움직였다.


깜짝 놀란 사장은 잠시 숨을 멈추고 그녀를 지켜봤다. 몸부림이 멈추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서 준비해 온 수건에 수면 액을 뿌린 후 입으로 가져가 로라를 잠에 깊숙이 빠지게 했다.


사장은 생각보다 가벼운 로라를 어깨에 짊어지고 테라스로 나와 직원에게 손짓했다.


직원은 티코 드렁크에서 접이식 점핑 트램폴린을 꺼냈다.


사장은 2층에서 내려다 보니 생각보다 매우 작은 점핑 트램폴린 때문에 함부로 던지지 못할 것 같았다.


직원은 괜찮다며 계속 손짓했다.

사장은 에라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아래쪽으로 붙잡고 내린 후 로라를 살짝 놓았다.


로라는 다행이 점핑 트램폴린 한가운데 떨어졌고 다시 반동으로 튕겨 오르는 것을 직원이 달려가 잡았다.


천사와 악마 그리고 택시기사까지 이 장면을 숨죽이며 보고 있었다.


“납치하는 거겠지?”


“그래 맞아. 하늘이 깨서 구해야 할 텐데······”


“저 사람들 여자를 납치하고 있는 거죠? 그런 거죠?”


“아마도······”


“그냥 두고 볼 겁니까? 가서 구해야지요?”


“그들이 어디로 향하는 지 봐야 합니다. 공범이 있다면 일망타진 해야 하니까요. 우선 지켜봅시다.”


천사는 그렇게 말은 했지만 언제 끼어 들어야 할지 고민되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택시기사가 집 쪽으로 재빨리 뛰어갔다.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뒤쪽으로 돌아 뒷문으로 집안에 들어갔다.


“기사님···너무 개입하시는데?”


“우리가 하는 것보다 낫지.”


택시기사는 아래층 위층을 뛰어다니며 ‘누구 없어요?’를 작게 외쳤다.

하늘이 잠결에 외침을 듣고 복도로 반쯤 감긴 눈으로 나왔다.


“아이고 놀래라! 아저씨 누구야!”


“소리 지르지 마세요! 지금 바깥에 당신 부인을 납치해 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빨리 나가서 구하셔야 합니다.”


“부인? 누구?”


“긴 생머리에 은색 잠옷, 그리고 붉은 립스틱이 지워지지 않은 채 잠이 든 키 168정도의 호리 호리한 여자분.”


“아··· 로라! 근데 로라가 납치되고 있다고?”


“저기! 창 밖을 보세요. 그들이 이미 차로 부인을 끌고 가고 있지 않습니까!”


“왜 경찰에 신고하거나 잡지 않고 몰래 집에 들어와서 조심스럽게 알려줘요?”


“아···. 그게 ··· 제가 좀 곤란한 위치에 있어서요. 제가 심판이라···”


하늘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출발하는 차를 가로 막았다.


“여자를 내려!”


사람 매장전문업체 사장은 하늘을 무시하고 달리라고 말했다.


“그냥 출발해!”


차는 하늘을 본네트에 올린 채 출발했다. 빠르게 달려가는 차 위에서 하늘은 떨어질 듯 매달려 있으면서 ‘로라’를 외쳤다.


“로라! 로라! 정신차려. 일어나!”


그때 택시기사의 차가 6000RPM을 밟으며 티코 근처까지 따라 붙었다.


“차 세워! 너희는 포위됐다!”


“아까 그 택시기사 아저씬데요? 우리가 포위됐어요?”


“뭐라고? 뭐야 저 새끼. 경찰이었어? 다른 경찰도 있다는 말인데?”


둘은 조금 전 심판을 봐준 택시기사가 변장한 경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난폭하게 달리며 도망치려 했다. 하늘은 본네트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계속해서 로라를 불렀다.


천사와 악마는 택시 뒷자리에서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저기요. 기사님 저 토할 것 같아요. 조금 천천히 가주세요.”


“형사님! 제가 차를 저 차 옆에 바짝 붙일 테니까 뛰어서 저 차로 건너 타세요. 가능하시죠?”


천사가 텔레파시로 악마에게 말했다.


‘절대 안돼! 여기서 도와주거나 우리가 하늘의 눈에 띄어서도 안돼!’


“기사님!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기사님 이번에 ‘용기 있는 시민상’ 한번 도전해 보시죠!”


택시기사는 ‘용기 있는 시민상’이라는 글자가 슬로우 비디오처럼 눈앞을 지나갔다. 그리고 트로피를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럼 운전대를 잡아요!”


택시기사는 운전대를 악마에게 넘기고 티코 위로 날아 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방지턱을 지나는 바람에 생각보다 앞쪽에 떨어져서 하늘 위에 올라타게 됐다.


“아저씨! 뭐 하는 거에요! 빨리 내려요! 힘들어요!”


하늘은 겨우 잡고 있는 손에 더 많은 힘을 줘야 했다. 택시기사는 다행이 하늘의 머리를 밟고 일어선 후 기어서 운전석을 가렸다.


“저 자식이, 야! 나와 안보여! 안 보인다고!”


“안되겠다. 오늘은 포기하자 많은 경찰이 따라 오는 것 같아. 저 놈이 포위됐다고 했잖아! 여자를 문 열고 밀어서 버리게 우측으로 돌아!”


사장은 로라를 차 문밖으로 밀쳐냈다. 로라는 코너를 돌면서 땅으로 떨어져 내리며 굴렀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고 하늘도 함께 뛰어 내렸다.


“아저씨! 저들은 우리 팀이 이미 위치 파악하면서 따라 붙고 있으니 기사님은 여자를 살립시다! 뛰어 내려요!”


택시기사는 아쉽다는 듯 두 남자를 째려보고는 뛰어 내렸다.

악마는 뛰어내린 기사 쪽으로 차를 돌려서 간 후 차를 넘겨주며 말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 여자와 남자를 병원까지 잘 부탁 드립니다. 저희는 저 차를 따라 가겠습니다! 그리고 약소하지만 이건 오늘 기사님의 차와 시간을 빌린 값입니다.”


천사와 악마는 뛰기 시작했다. 택시기사가 미처 말을 건네기도 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여자를 차에 태워요. 빨리 병원에 갑시다!”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로라와 하늘은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가서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오늘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기사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언제든 난 도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필요할 때 연락하십시오. 저는 이만.”


택시기사는 명함 한 장을 남기고 유유히 떠나고, 하늘은 기사님의 명함을 소중히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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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다시 홀로 된 로라(35) 22.06.10 11 0 9쪽
34 현자와 광탄 그리고 미스터 알(34) 22.06.09 12 0 10쪽
33 하늘을 이용해(33) 22.06.08 11 0 11쪽
32 어디까지 기억하는 거야?(32) 22.06.07 12 0 12쪽
31 하늘의 기억(31) +2 22.06.06 10 1 11쪽
30 유작가(30) 22.06.05 12 0 12쪽
» 택시기사(29) 22.06.04 12 0 10쪽
28 위험하다 로라(28) 22.06.03 11 0 11쪽
27 매니저와 악마의 외출(27) 22.06.02 11 0 10쪽
26 천사와 악마의 정착2(26) 22.06.01 10 0 10쪽
25 천사 그리고 악마의 정착1(25) 22.05.31 12 0 11쪽
24 기억(24) +2 22.05.30 10 1 11쪽
23 김구라(23) 22.05.29 12 0 11쪽
22 김태식 대표(22) 22.05.28 13 0 11쪽
21 사모님들의 응원(21) 22.05.27 21 0 11쪽
20 수트빨(20) 22.05.26 12 0 11쪽
19 지구로 내려 온 천사와 악마(19) 22.05.25 10 0 11쪽
18 사자(18) 22.05.24 11 0 11쪽
17 소원(17) 22.05.23 10 0 11쪽
16 회장님과 하늘(16) 22.05.22 12 0 11쪽
15 행복(15) +2 22.05.21 11 1 11쪽
14 개와 하늘(14) 22.05.20 13 0 11쪽
13 로라(13) 22.05.19 12 0 12쪽
12 신(God)(12) 22.05.18 2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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