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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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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07.12.31 14:55
최근연재일 :
2007.12.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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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7.09.0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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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황보세가

DUMMY

한적한 곳을 따라 가는 상준은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였다.

유유자적한 그의 표정에는 희대의 악인이라는 어떤 증거도 없었다. 단지 잘생긴 청년일 뿐이었다.

"황보세가놈들이 감히 나를 치려고 했단 말이지, 아주 간덩이가 배 밖으로 나왔구나."

며칠전에 천무상단의 요동 분타가 황보세가의 무인들에 의해 불타버렸다. 감히 중원에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다고 알려진 천무검신의 위명에 먹칠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중원전체가 덤벼도 상대가 될 수 없는 무력을 가진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덤빈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사실 상준의 말에는 어폐가 있었다.

얼마 전에 철혈세가와 모용세가를 완전히 부셔버리고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그들도 머리가 있는 이상 증거는 없다고 하더라도 상준이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원한과 분노로 이글거리는 철혈세가의 가주와 모용세가의 가주는 당연히 천무검신 존재하는 천무상단을 가만히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겪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의 감정을 이성적으만 판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잣대에 불과하였다.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도 알지 못할 정도로 무모하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상준은 수하들을 부를 생각이 없었다.

그 따위 허접 쓰레기들을 상대하는 것은 혼자로도 충분했다.

천하무적 검의 신이라고 불리는 자신이 직접 본보기로 처참하게 부셔 버려주고 싶었다.

황보세가로 가면서 상준은 야율대극과의 대결을 잠시 생각하였다.

설마하는 심정도 있었다.

그만큼 야율대극의 실력은 자신에 비해 떨어지는 경지가 아니었다. 아무리 제약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해도 말이다. 그 힘을 쓰는 것은 아직 상준도 함부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수라혼원심공이 극성에 이르렀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인간의 몸으로 견디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그 힘의 반열은 가히 경천동지할 힘이었다.

'놈도 투신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겠지.'

상준의 사문에 대한 것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중에 하나였다. 중원의 누구도 상준의 사문에 대해 아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궁금할 것이다. 도대체 어떤 곳에서 상준과 같은 괴물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 말이다.

"갑자기 죽어버린 사부의 마지막 말이 떠오르는 군."


-투선문(鬪善門)


일인전승으로 내려오는 문파였다.

아니 사실은 문파라고 할 수 없었다. 싸움의 극의를 보기 위해 만들어진 이 문파는 역대로 모두 선인의 반열에 든 무인들이었다. 다만 선인과 다르게 이들을 우화등선을 목적으로 두지 않았다. 오직 싸움의 극의를 봄으로서 인간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매진한 곳이었다.

투선이야말로 진정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역대로 투선문의 문주는 그 스승의 모든 것을 이어받고 마지막 전수는 스승과 제자의 대결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

서로 둘 중에 가장 강한 자만이 문파의 맥을 잊게 되는 것이다.

처절한 대결의 끝에 승자만이 남을 뿐이었다.


상준은 과거 스승의 목을 꺽으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스승조차 자신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숨을 헐떡거리는 사부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

"너는 최강자가 되거라."

"그러지요."


세상을 등분하는 힘의 여파는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진정으로 강한자는 오직 한 명뿐이다. 강한자만이 세상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천하에 둘도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 누구도 내 앞길에 방해가 된다면 가차없이 부셔버리겠다."

과거의 힘이 없어 억울했던 것들은 이제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는 세상의 부조리에 마(魔)로써 대항을 할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세상이치인 것이다.


황보세가로 가는 길에 상준은 보기 드문 여인을 만났다.

전신에 흐르는 기품과 몸에 저절로 베어있는 무인의 기세를 가지고 있는 여인이었다. 검은 벼릴 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날카로운 검의 기세를 가지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무인 그 자체였다.

상준의 눈에 들어온 여인의 평가가 이 정도라면 상당히 호감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어떤 무인도 이런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르르!


여인은 상준을 보자 마자 머리속에서 뇌성벽력이 울리는 충격을 받았다. 온 전신을 찌릿하게 만들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도대체?'

그녀의 생애에서 이 정도의 전율을 줄 수 있는 존재를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그냥 보기에 청년은 그냥 보통의 문사처럼 보였지만 그의 눈을 보는 순간 그안에 감추어진 광폭함과 파괴적인 이면을 볼 수 있었다.

여인은 보통 여인이 아니었다.

사람의 본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심안을 가지고 있었다.

심안이라는 것은 극한으로 마음을 수련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선천적으로 태어날 수도 있었다.


"당신은 누구죠?"

백검화 문자경은 상대에게 처음부터 도전적인 언행을 하였다. 도저히 상대의 힘을 추측조차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심안이 이토록 격정적으로 흔들리기는 처음이었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조차 짙은 암흑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아야 했다.

백검화라 불리는 문자경은 남해의 검문의 여검사였다.

아직 검후의 존칭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다음 대 검후라는 칭호를 받을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여인이었다.

검문의 경운 일정이상 수련을 거친 후 반드시 중원으로 무사수련을 하게 되어 있었다. 무사수련은 통과의례의 일종으로 수행을 마칠 경운 다음대 검후의 칭호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상당하군. 믿기 힘들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저는 당신의 존재를 물었어요."

전혀 다른 대답을 하는 상준의 말에 조금은 자존심이 상한 문자경이었다. 여인들로만 구성되어 있기에 사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탓이었다. 그녀는 여인으로서의 대접보다 검사로서 존중을 받고 싶지만 이런 이중적인 감정도 존재하였다.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 하지."

"초면부터 하대라니 너무 하네요. 저는 정식으로 도전을 하고 싶어요!"

문자경의 어투에서 무인의 호승심이 느껴졌다.

무인이라면 가질 수 있는 전투본능을 가지고 있었다. 상준은 여인의 재롱에 심히 자신도 놀랄 정도로 흐뭇해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의 변화였다. 원래라면 단 한수로 저승으로 보내버릴 상준의 성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목적과 수단을 위해 살아가던 상준에게 무인으로서의 감각을 깨우쳐 주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여인이 가지는 순수한 무인으로서의 긍지를 보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나를 알고 싶다면 너의 존재를 나에게 보여라! 그럼 알려주겟다."

상준은 문자경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를 검법으로 보이라고 말을 하였다. 이 말에 문자경은 검을 뽑아 들었다.

그녀는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광폭함을 느끼고서도 투지를 잃지 않았다. 대단한 정신력을 소유한 여인이었다.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네요. 하지만 제 검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보겠어요!"

"자! 와라!"


차앙!


문자경이 보법을 밟아 갔다. 공격의 처음은 신중하게 하고, 일단 검을 들고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보여서는 안 된다. 이것이 검을 배우는 자의 자세이자 기본이었다.

문자경이 검을 좌에서 우로 서슴없이 휘둘렀다.

검을 휘두를 때 불필요한 동작은 없었다.

검문의 후예에게만 펼쳐지는 단월천수검법[斷月天守劍法]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밤하늘에 달빛을 가르는 단월천수검법은 단순히 아름다운 검법이 아니었다 환섬과 변섬이 하나의 검법으로 균형을 이루며 이루어진 절세의 검법이었다.


슈슉! 슈슉!


상준이 문자경의 검법에 맞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보법만으로 검격안에서 가볍게 벗어났다. 문자경도 처음의 공격으로 끝이 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점차 검법의 강도를 거세게 몰아갔다.




문자경의 검법이 거세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전혀 상준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하고 있었다.

문자경이 공격이 빨라지고 상준의 보법을 끈어 가려고 하지만 상준은 묵묵히 문자경의 검법이 움직이는 검로의 궤도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이미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상대의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고 미리 대처를 하고 있으니 문자경의 공격은 허공을 공격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사사삭!


문자경의 검에서 검기가 형성이 되어 완전한 검의 모양을 이루었다. 검강의 전 단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문자경의 실력은 나이에 비해 상당한 실력이었다. 조금만 더한다면 검강을 다룰 수 있는 화경의 경지에 오르는 것도 문제가 아니었다.


-단월천수검법-제6절초-월광초현(月光初弦)


이얍!


상준의 신형을 계속 쫓는 식으로는 도저히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문자경이 자신의 절기를 보여주었다. 그녀의 검에서 달의 빛을 받아 검이 번쩍거렸다. 바로 정면으로 번쩍이는 빛에 의해 보통의 상대라면 눈을 뜨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문자경은 검을 쉬지 않고 빠르게 다음 초식을 연결했다. 그러나 상준은 문자경의 검속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검기를 머금은 검을 향해 맨손으로 주먹질을 한다는 것은 손을 내주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카아앙!


부르르르!


문자경은 검에서 쇳소리가 울리면서 전해져오는 불같은 기운에 의해 뒤로 튕겨나가 버렸다. 어이없는 결과에 문자경이 이를 악물었다.

그녀가 이제껏 알아온 세상과는 차원이 다른 괴물이 눈앞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씨익!


상준은 검기에 의해 충돌을 일으키고도 전혀 충격을 먹지 않은듯 여유롭게 웃음을 보였다. 문자경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배워온 모든 것들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까지 했다.


-단월천수검법-최후절초-혈월만천하(血月滿天下)


검후의 후예만이 익힐 수 있는 단월천수검법의 최후절초를 펼쳤다. 이마저 통하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검문의 역사상 단월천수검법의 최후초식을 펼친 것은 3번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해질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준의 앞으로 전후좌우 사방을 모두 막아오는 듯한 검기의 막을 보았다. 일직선으로 마치 검환을 형성하듯이 날아가는 그 엄청난 광경이 예술처럼 보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이성을 잃어버리게 할 정도의 아름다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 위력은 월광의 기운을 받아 더욱 강맹하게 상준을 덮쳐 갔다.

"제법이군, 하지만 아직 모자라군."

상준은 단번에 문자경의 검법의 모자란 점을 보았다.

이미 생사경의 경지에 이른 상준의 눈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문자경의 검법이 가지는 헛점을 발견되었다.

헛점을 보인 즉시 상준의 신형이 그 약점을 향해 거침없이 권경이 발휘되었다.


-천무파천권


일전에 밀영단이 선보인 천무파천권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상준이었다. 상준이 창안을 하고 밀영단에게 전수를 한 것이다.


파아아앙!


휘이이청!


삼장이나 문자경의 몸이 날아가서 간신히 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울컥!


핏물이 흘러나와 옷을 더럽히며, 문자경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충돌의 여파로 인해 그녀는 모든 전신의 혈맥이 이리 저리 날뛰고 있었다.

그녀는 허탈한 듯이 상준을 바라보았다.

최후 절초를 아직 완성한 것은 아니지만 단월천수검법의 위력은 그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상준의 신색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한쪽은 필사적인 대결을 한 것이고, 다른 한 쪽은 가볍게 파리를 잡은 듯한 표정이었다.

"정말...강하..군요!"

"이제 내가 누군지 알겠나."

"그렇..군요. 당신은...천무검신..!"

문자경은 이제서야 상대가 누군이 알 수 있었다. 아니 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대의 가장 강한 약관의 무인이 누가 있겠는가! 천무검신이 아니고서는 이와 같은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털썩!


문자경은 더이상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바닥으로 쓰러져야 했다. 의식이 있었던 것만으로도 그녀는 상당한 심력을 소모하였다.

상준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공중으로 띄웠다.

격공섭물 정도는 상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타탓!


순식간에 그녀의 전신혈맥을 타맥하였다. 상대의 전신혈맥과 진신내공을 알지 못하고서는 감히 할 수 없는 타맥수법이었다. 진기타맥의 경우 잘 못 했다가는 전신 혈맥이 터져 죽을 수도 있었다.

상준의 수법이 곧바로 효과를 발휘하자 문자경의 신색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나의 수족이 되어줘야겠다. 대신에 막강한 힘을 주겠다.'

사실 상준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면 단 한번의 출수에 문자경의 육신은 한줌의 먼지처럼 흩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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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황보세가 +8 07.09.09 4,532 21 7쪽
64 황보세가 +6 07.09.08 3,798 16 16쪽
» 황보세가 +3 07.09.08 3,940 18 13쪽
62 전쟁은 시작되었다. +7 07.06.16 4,417 18 10쪽
61 황실의 혈풍 +9 07.06.12 4,316 22 9쪽
60 황실의 혈풍 +4 07.06.12 4,109 21 8쪽
59 황실의 혈풍 +10 07.06.09 4,281 18 7쪽
58 황실의 혈풍 +5 07.06.09 4,049 19 8쪽
57 황실의 혈풍 +13 07.06.08 4,494 15 8쪽
56 야율대극의 등장 +12 07.04.16 4,771 20 7쪽
55 야율대극의 등장 +18 07.04.14 4,799 22 7쪽
54 파멸의 시작 +9 07.04.13 4,840 17 6쪽
53 파멸의 시작 +11 07.04.11 4,564 17 7쪽
52 파멸의 시작 +14 07.04.10 4,614 14 8쪽
51 파멸의 시작 +14 07.04.08 4,902 15 8쪽
50 파멸의 시작 +15 07.04.07 4,663 16 6쪽
49 세력을 키우다 +17 07.04.06 4,990 17 7쪽
48 세력을 키우다 +19 07.02.10 5,737 20 12쪽
47 세력을 키우다. +14 07.02.08 5,99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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