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세가
우우우웅!
일제히 펼쳐지는 천멸무적진의 위용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진법을 펼치는 중심점은 세곳에서 운용이 되고 있었다. 그 세 곳을 맡고 있는 것은 황보관운, 철무정, 모용군성이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천왕무제 황보관이었다.
황보관운이 진기의 움직임에 따라 신호를 보내고 천왕무적대가 그 신호에 맞추어 진법이 운용이 되었다.
모두 일정수준이상의 무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진법이었다.
상준은 천멸무적진이 모두 펼쳐지기는 느긋하게 기다렸다. 진법을 상대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은 진이 발동하기 전에 공격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이렇게 진법이 걸리기는 기다린다는 것은 압도적인 강자가 약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황보관운이 상준의 그 거만한 자신감을 부셔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기가 완성이 되어가자 주변을 아우르는 막대한 기운이 포효하듯이 하늘을 솟구쳐 올랐다. 이것은 단순히 무인이 가지는 내공의 특성만이 합해진 것이 아니었다. 한명 한명이 가지는 투지가 하나로 뭉쳐서 대기에 그 형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투기가 무형의 형상을 이루어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웅!
쿠아아아앙!
형상을 이루어가지 그 모습이 마치 부동의 명왕이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장대한 모습을 이루었다.
부동명왕의 포효가 이와 같을 것이다.
천멸무적진의 또 다른 명호가 바로 부동명왕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전투의 제왕이라 일컫는 명왕의 진법이니 인간세상의 무인이 견디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황보관운을 비롯해서 황보세가의 모든 무인이 천멸무적진에 가지는 자부심은 대단하였다.
크크크!
상준은 눈앞에서 압도적인 기운을 뭉쳐서 자신을 향해 짓누르는 듯이 압박을 가해 오고 있음에도 기이한 웃음을 지었다.
표정에는 전혀 어려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일반무인이라면 그 기운 앞에서 피를 토하고 몸이 망가지고 말았을 상황이었다.
"감히 명왕따위가 전투의 신인 나 투선에게 덤빈단 말인가!"
사신이라 일컫는 투선문의 당대문주인 상준이었다.
고작 전투의 제왕따위가 자신의 상대가 될리 없었다. 어차피 신의 경지에 이른 상준이었다. 상대의 재롱이 가소로울 뿐이었다.
황보관운은 여전하게 웃음을 짓는 상준을 보며 화가 솟구쳤다.
"언제까지 여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천멸무적진 1진 개방!"
진의 구성은 총 3개의 진으로 구성이 되어 갔다.
천멸무적진의 제 1 진은 역천사(逆天死) 하늘을 역행하는 무한한 힘으로 상대를 죽음으로이끈다는 말이었다.
1진이 개방이 되자 그 즉시 세 방향으로 상준을 둘러쌓다. 정면으로 치고 들어올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휘이잉!
진이 시작이 되자 진을 주변으로 바람이 형성이 되었다.
잔잔한 바람이 마치 폭풍처럼 변하더니 칼날처럼 상준을 압박하였다.
총1백명으로 구성이 되어 3부분으로 나누어져 상준을 향해 공격이 시작이 되었다. 진법의 제1축과 2축에서 철무정과 모용군성이 주변에서 나누어주는 가공한 진기의 힘으로 그 전보다 수배에 달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휘이익!
현란한 동작 따위는 필요없었다.
하늘을 찣여 발기는 힘을 폭사시키는 철무정이었다.
그 힘도 문제였지만 속도가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극속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사방에서 전해지는 무형지기의 영향으로 인해 진법안에서 무인의 운동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보통 자신의 무게에 3십배에 달하는 압력을 맛보아야 한다는 소리였다.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그 압력에 온몸이 쪼그라 들 수도 있었다.
당연히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두는 알았다.
그러나 상대는 상준이었다.
그를 일반 중원의 쓰레기 같은 무인들과 같은 급으로 취급한다는 것은 사신앞에서 재롱을 떠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쌔애앵!
흔들!
잠시 상준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가 다시 제자리에 서 있는 것으로 모두에게 보였다.
그리고 상준의 뒷쪽으로 철무정이 날린 일격의 폭발적 출수가 애꿋은 황보세가의 담벼락을 완전히 갈라놓았다.
폭발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태로 갈라 버린 것이다.
철무정이 상준의 그 같은 움직임에 놀라서 훔칫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지금 보인 것은 이형환위라는 말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중원의 역사를 따져도 진정한 이형환위의 경지에 이른 무인은 거의 없었다. 모두다 이형환위를 흉내낸 아류에 불과했었다.
상준의 진정한 실력을 조금 맛본 철무정은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일대 일로 죽일 수 있다던 자신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 괴물 같은놈!'
철무정은 항상 같은 연배에는 적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그 이 순간 그 자신감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인식했다.
철무정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기 전에 모용군성이 이번에는 현란하게 움직이며 검법을 출수했다.
정반대의 공격이기에 착시현상을 일어날 반도 하건만 상준은 상대의 진을 향해 권을 날렸다.
-천무파천권
푸아아아앙!
진의 중심을 향해 날리자 진이 한순간 일그러지더니 그 자리에서 모두는 두발자국이나 뒤로 물러나야 했다.
고작 가볍게 휘두른 주먹에 실린 권경의 위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크윽! 윽!
황보관운을 비롯해서 진기를 운용했던 천왕무적진의 모든 무인들이 핏물이 솟구치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함부로 입을 열었다가 진법자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 진법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간에 호흡을 일치시키는 것에 있었다. 그 호흡이 흔들리는 순간 진기의 운용이 제멋대로 되게 되어 그 압력을 받는 무인의 몸에 무리가 가거나 전체가 주화입마에 걸릴 수 도 있었다.
황보관운은 자신 역시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최후의 진을 개방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천멸무적진의 가장 큰 문제점중에 하나였다. 1진부터 3진까지 순서대로 펼쳐야 한다는 것에 있었다.
중간에 순서를 무시하고 최종진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일전에 한번 시도를 해 보았지만 하마터면 천왕무적대를 잃을 뻔하였다.
황보관운은 천멸무적진의 1진만으로도 충분히 천하를 질타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심각하게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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