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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innimlove
작품등록일 :
2022.05.11 21:26
최근연재일 :
2022.07.25 21:58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965
추천수 :
455
글자수 :
211,391

작성
22.05.13 07:50
조회
198
추천
27
글자
10쪽

추억의 게임

오늘 하루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글이 되면 좋겠습니다.




DUMMY

할머니 집으로 향했다. 지금(2022년) 가야 한다면 미아동에 있는 ‘북서울 꿈의 숲’ 후문 쪽 길을 따라 가면 나온다. 그곳은 현재 롯데 캐슬이라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그 당시(1985년대) 할머니 집은 2층 양옥집 이었다. 주인이 2층에 살고 우리는 반 지하에 살았다. 안방에 있는 작은 창문만이 외부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내부는 방 2개와 길다란 주방이 다였다. 화장실은 큰 대문 옆에 있었다. 가족들이 목욕을 하려면 그 수도꼭지가 설치 된 외부 화장실을 이용 해야 했다.


그 반 지하 집에서. 할머니, 작은 삼촌, 막내 작은 삼촌, 고모 그리고 나 5명이 살았다. 안방이라 부르기 민망한 작은 방에 할머니와 고모, 그리고 나, 이렇게 셋 이 자고, 더 작은 방에서 삼촌 두 분이 잤다.


나는 작은 창문을 통해 하늘을 보고 싶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 발만 보였다. 누군가 우리 방을 보려면 고개를 푹 숙이고 밑을 쳐다봐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 셋은 기억을 더듬어 그 집에 도착했다. 큰 형이 말했다.


* “여기지 우리가 살던 그 곳?”


둘째 형이 곧이어


** “여기 오니 입학 통지서가 생각나네요. 그것 받고 ‘나도 학교 간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할머니가 통지서 받고 살짝 우셨죠...”


그 말을 하면서 둘째는 눈이 붉어졌다.


*** “형, 그게 그렇게 감동이었어요? 나랑은 추억이 다르네? 나는 막내 삼촌에게 다리 겁나게 맞은 거... 그때 할머니 말 안 듣고 맨날 놀러 만 다닌다고 삼촌에게 엄청 다리 맞았는데 멍도 들고!”


둘 다 생각이 난다는 듯 박수를 치며 웃는다.


* “맞다. 그 때 엄청 울었지. 할머니가 나중에 삼촌 혼내주고. 막내 삼촌도 나중에 맛있는 거 사주셨지. 그때 그게 뭐였더라?”

*** “홈런볼이요”


그 말은 하는 막내는 그 시절 혼났지만 정겨웠던 그 시절이 그리운 건지, 아니면 그때 먹었던 홈런볼이 그리운지 추억에 푹 빠진다.


* “지금 몇 시지?”


첫째가 묻고


** “9시 50분이요.”


둘째가 답한다.


* “그럼 지금 녀석은 학교에 갔을 거고 할머니는...”

** “할머니는 모임에서 '민화투' 하고 있지 않을까요!”


작은 형이 대답하면서


** “할머니가 몇 시간 동안 치고 50원인가 100원인가 벌었다고 자랑 했는데...”

*** “맞아. 작은 형. 할머니는 화투 잘 못하시는데. 그래도 난 우리 할머니가 제일 좋아”


* “그럼 할머니에게는 지금 갈 수 없으니, 우리 학교 앞에서 기다릴까?”

** “지금부터 기다리면 오래 걸리는데 우리 오락실이나 만화방 가는 거 어때요?”

***“형들 나 돈 별로 없어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돈 아껴야죠. 아무리 물가가 싸도!”

* “그럼 오락실 가서 구경이나 하자. 구경만 하는 건 조금 그러니... 한판만 하자. 각자.”


첫째의 말에 막내는 그 정도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둘째가 묻는다.


** “근데 어디 오락실로 갈까요?”

* “어디 오락실?”

** “아...형...50원 짜리 큰 오락실, 20원 짜리 문방구 오락실, 그리고 시장 쪽 가면 10원에 한 판 하는 곳도 있잖아요.”


둘째의 말에 첫째와 막내는 이제야 기억난다는 듯


* “그래 맞다. 둘째 오락실 기억력 장난 아니구나!”


형의 말에 둘째는 ‘이 정도쯤이야 하는 표정을 보인다.’


첫째는 자기 옷과 둘째 옷을 보면서


* “근데 우리 복장으로 문방구 안에서 오락 하기는 좀 그렇다. 50원으로 가자. 이왕이면 큰 데로”

** “형 말이 맞다.”

*** “알았습니다. 큰 형”


셋은 시장에 있는 오락실로 향한다. 큰 오락기가 보였다. 안에는 담배 냄새가 난다. 우리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담배를 모두 피지 않았다. 그래서 담배 냄새가 곤혹스러웠다. 하지만 담배 냄새 보다 게임을 한다는 즐거움이 있어서 참기로 했다.


대부분 슈팅 게임이 많았다. 우리가 선택한 게임은 모두가 보자마자 이거다 싶은 게임 ‘엑스리온’ 이다.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서 산 재믹스에 있던 엑스리온은 너무 쉬웠다. 독수리인지 익룡인지 그것도 나오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오락실 엑스리온은 어려웠다.


그 게임을 보면서 ‘이걸 JALECO 에서 만들었구나.’ JALECO 하니까 슈퍼패미콤에서 나온 ‘러싱비트 란’이 떠오르고 그 시절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도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게임기를 사던 철부지 시절이 생각났다. ‘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 “자, 그럼 오랜만에 해볼까! 순서대로 해볼까요? 누가 잘하나?”

** “그럼 막내부터 해라.”


둘째는 실력 좀 보자는 눈빛으로 막내를 본다.


*** “자, 그럼 해보겠습니다. 제가 그래도 1945로 단련된 놈입니다.”


게임이 시작되고 막내는 적의 총알을 귀신같이 피하면서 점수를 올린다.

‘내가 저렇게 잘 했나?’ 갑자기 예전의 실력이 궁금해지는 큰 형.


10분 20분 점점 시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난 다음에야 끝이 나고.


‘이럴 수가 이렇게 잘했는데 1등이 아니라니. 이 당시에는 얼마나 고수가 많았던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두 형들.


*** “확실히 우리는 게임에는 재능이 없어요. 즐기기는 해도. 자 다음은 작은 형 차례”

** “그럼 나도 실력 발휘 해볼까?”


“트특 뿅뿅 뜨르륵 슝 뜨르르르륵”


BGM이 들리는 소리와 둘째도 입으로 총알을 발사한다.


“팟 파파박...오른쪽 왼쪽 아니아니 이쪽 오케이 오케이..아자”


정말 시끄럽게 게임을 한다.

주변에 성질 사나운 분들이 있었다면 분명 ‘좀 조용히 하면서 게임 합시다.’ 그랬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 저랬다면 동네 무서운 형들에게 조용한 곳으로 끌려갔을 것이고.


하지만 둘째의 눈은 소풍 가서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처럼 즐거움이 넘쳤다.

그 눈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첫째. ‘나도 저 때로 돌아가고 싶다!’


드디어 첫째 차례가 왔다. ‘자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손가락을 풀며 자리에 앉는다.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른다. 경건한 자세다. 눈을 잠시 감았다 뜬다.

시작이다. ‘오락기 버튼이 잘 안 움직이는 거 같다. 침착하자! 총알 버튼 촉감이 이상하다.’ 반응 속도가 느리다. ‘침착하자!’ 적의 총알에 기체가 터졌다.


아직 나에게는 2대가 더 남았다.

‘나라면 다시 할 수 있어, 다시 시작하는 거야. 하얗게 불태우자. 재만 남도록.’

첫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게임 시작 한지 5분 만에 끝을 냈다.


두 사람은 그런 큰 형을 보면서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는다.

앉을 때 고수의 포스가 느껴졌는데 일어날 때는 영락없는 하수의 기운이 풍겼다.


*** “큰 형 우리 예전에 동생들이랑 한 것처럼 함께 해봐요. 제가 조종기 움직이고 작은 형이 연사 버튼, 큰 형이 총알 버튼 눌러주세요”


얼씨구나 하는 표정으로 형들이 막내 옆으로 않는다.


** “자 그럼 우리 한 번 해~~~봅시다.”


그날 우리는 이름을 새길 수 있었다. 최상단에!!!

LBR



***



막내이야기...



롯데 칠성 음료에서 의경 시절 출시한 제품이 ‘2%’다. 몸에 수분이 2%만 부족해도 심한 갈증을 유발한다는 그 광고는 그 시절 나에게 기억에 남아 주변 사람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2%가 부족한 거 같아!” 그런 말을 자주 쓰곤 했다.


20대의 나는 2%가 아니라 평균적으로 10%가 부족한 사람이었다. 자존감은 20%가 부족했다. 수능 성적으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은 힘들었다. 지방 4년제를 겨우 갈 수 있는 성적에 내가 선택한 대학은 지방에 있던 전문대였다.


소신이라고 생각했다. 이왕 공부하는 거 열심히 하고 싶어서 지방대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교수님에게 칭찬도 받고 학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과는 실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나는 실기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손재주가 없었다. 재주가 없다면 더 열심히 노력을 해서 금손이 되려고 했어야 했는데 그 정도 열정은 아니었다. 뭘 하든 중간만 하는 느낌. 시작은 좋았지만 끝을 맺지 못하는, 기획만 좋고 실천이 부족하다는 주변의 평은 나를 자꾸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2002년 그날.


아버지가 인력 사무소에서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말을 엄마가 하셨다.

그 말은 나보고 가서 아버지 일을 도우라는 말과 같았다. 동생이 군대에 가 있는 이 시기에 아버지를 도울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여동생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엄마는 내 눈치를 보면서 아버지 돕기를 바랐다.


“엄마, 나도 할 일이 있다고요!”

“할 일이 자는 거야? 가서 아버지 일 좀 도와드려..어서”

“아 몰라. 안 가요. 나 피곤 하다고”


엄마는 몇 번을 더 이야기 하고 지쳤는지 아침 식사를 차려 주시고는 아버지가 일하시는 양주 백석으로 가셨다.


어머니가 가신 걸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어슬렁어슬렁 일어나 아침밥을 먹었다.

‘오늘은 용산 가서 게임이나 살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tv에 게임기를 연결한다.


아침을 먹고 점심까지 게임을 하고, 점심 먹고 책 대여점에서 만화나 무협 소설을 빌려보던 나는 꿈을 잃은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는 반푼이야, 내게 미래는 없어!’


마치 한국 축구와 같았다. 군대 가기 전 프랑스 월드컵에서 그렇게 수모를 당했는데 이번 한일 월드컵에서는 얼마나 더 큰 수모를 당할지 나나 우리 대표팀이나 '도긴개긴' 이라고 생각했다.


내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건지. 모르겠다.’ 누가 나 좀 도와주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작가의말

다시 읽어 주신 분들을 위해 조금씩 수정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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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53 ST아리리
    작성일
    22.05.21 22:36
    No. 1

    크아... 추억 돋네요.

    오락실 50원.. 문방구앞 20원.. 10원..

    겔라그.. 돈킹콩.. 프로레슬링.. 제비우스.. 서커스... 아.. 그립다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ju******..
    작성일
    22.05.28 21:44
    No. 2

    마계촌 너무 어려워요 ㅎㅎ 서커스는 사장 타고 불꽃 넘기 ㅎㅎ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 am****
    작성일
    22.06.02 23:57
    No. 3

    문방구앞 작은 오락기.. 저도 생각납니다. 전 너구리를 열심히 했었는데.. ㅋㅋㅋ 갑자기 오락실이 가보고 싶네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룰루랄라7
    작성일
    22.06.29 22:17
    No. 4

    와 오락기 게임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전 해봤자 테트리스나 1945 해봤어요 ㅎ 물론 그것도 잘 못 했지만... 오늘도 잘 보고 가요, 작가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묘한인연
    작성일
    22.06.30 12:59
    No. 5

    너무 쉬었다//쉬웠다
    돕기를 바랬다//바랐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7.10 08:31
    No. 6

    추억의 게임기 어렸을 적 생각이 나네요. 20원에 한판 동네 슈퍼 앞이나 문구점에 있었던 ㅎㅎㅎ 즐독하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ju******..
    작성일
    22.07.11 09:57
    No. 7

    감사합니다ㅡ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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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버지와의 식사..2 +6 22.06.01 57 7 11쪽
19 아버지와의 식사..1 +3 22.06.01 53 9 10쪽
18 나랑 닮은 아이 +4 22.05.30 50 7 10쪽
17 세계 평화 +8 22.05.28 67 8 12쪽
16 돈을 모으다. +4 22.05.26 51 8 12쪽
15 인생 찬가! +6 22.05.24 64 8 11쪽
14 우리가 살던 집 +4 22.05.23 73 7 11쪽
13 몰랐던 기억 +5 22.05.21 84 8 10쪽
12 당신은 천사와 빵을 먹어 본 적이 있나요? +2 22.05.20 79 12 16쪽
11 밥 값 하겠습니다. +8 22.05.19 92 11 9쪽
10 돈의 가치! +4 22.05.17 94 10 12쪽
9 사랑의 블랙홀!? +5 22.05.16 97 9 12쪽
8 나의 마음을 알까? +5 22.05.15 96 12 10쪽
7 할머니 사랑해요! +6 22.05.15 116 13 11쪽
6 나의 할머니 +6 22.05.14 140 15 10쪽
5 올 포 원~~~ +7 22.05.14 151 16 10쪽
» 추억의 게임 +7 22.05.13 199 27 10쪽
3 삼형제 +3 22.05.13 243 27 11쪽
2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11 22.05.11 406 41 10쪽
1 프롤로그 +6 22.05.11 519 4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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