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오늘 하루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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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머리야 여기 어디지?”
어제 분명 집에서 잔 기억이 있었는데 일어나보니 집이 아니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숲 속 공터에서 눈을 뜨며 주변을 살펴본다. 그 주변에는 두 사람이 더 쓰러져 있다. 두 사람 다 양복을 입고 가방을 메고 있었다.
젊은 남자는 쓰러져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두 사람을 흔들며 깨운다.
*** “일어나봐요!”
그 두 사람도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 "여기가 어디지?"
* "여기는"
일어난 사람은 자신을 깨운 남자를 보고 놀란다.
다른 한 남자는 자기가 깨어난 장소를 확인하고는 목에 손을 갖다 대 본다.
먼저 일어난 남자는 자신을 깨운 20대 남자의 얼굴을 보며 황당해 하면서도 놀란 목소리로 말한다.
** “넌 누구야?”
그 남자도 자신을 보고 놀라는 남자를 보며 놀란다.
자세히 보니 그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자신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는 정도.
놀라는 소리에 목을 만지던 그 남자도 두 사람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 “이럴 수가!”
그 두 사람은 자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기억 속에 있던 예전의 자신이었다.
세 사람은 잠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 없이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생각해본다.
제일 젊은 남자가 먼저 말을 한다.
*** “이건 뭐 SF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꿈은 아닌 거 같고 이거 현실 아니죠?”
자신의 말에 동의를 구하려는 듯 두 사람을 쳐다본다.
그 보다 살짝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그가 말한다.
** “꿈은 아니야, 난 계약을 하고 분명 사우나에서 낮잠을 잤어. 그런데 일어나보니 여기네!”
제일 나이 들어 보이는 남자는 아무런 말이 없다.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두 사람을 보며
** "아무리 봐도 우리 세 사람은.... 음....이름이 어떻게 돼요? 아니 하나 둘 셋 하면 함께 말해보죠.어때요?"
두 사람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나 둘 셋
* “이병렬”
** “이병렬”
*** “이병렬”
세 사람은 속으로 '이게 말이 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30대 남자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 “이건 정말 말이 안돼! 인생이 다시 리셋 되는 소설은 읽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 이건 말이 안돼, 정말 말이 안돼!”
말이 없던 제일 나이 들어 보이는 이병렬이 두 사람을 보며
*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아 그전에 우리 한번만 더 확인해 봅시다. 인생 영화?”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이번까지 맞는다면 진짜인 거다.
그런 눈빛으로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서유기 선리기연!”
모두가 그 말에 잠시 침묵을 한다.
'서유기 선리기연 이라니 이러면 빼박이다.'
흰머리가 살짝 보이는 40대 이병렬이 말한다.
* “난 45세,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년도는 2022년 2월” 오른쪽을 쳐다 본다.
** “저는 35세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년도는 2012년 2월입니다."
*** “전 25살이고요. 기억하는 년도는 2002년 2월입니다."
** “야! 이게 꿈이라면 너에게 큰 대박 꿈인 거다.”
20대 이병렬을 보면서 30대 이병렬이 말한다.
** “안 그래요!? 40대 이병렬님”
뭔가 신이 났는지 30대는 20대에게 말을 하며
** “야! 우선 적어. 아니 무조건 기억해. 뭐부터 이야기 하지?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봐”
30대 그는 약간은 들떠서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해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20대도 ‘그래 이게 대박 꿈이구나’,‘로또 번호 알려주면 좋겠는데’
20대는 30대에게 기대하는 눈빛으로
*** “로또 번호 알려주면 좋겠는데!”
** “그런 거 기억 못해, 너도 잘 사지도 않잖아. 아니 우리는 잘 안사잖아. 사도 매번 분실하고 기다려봐. 한 가지라도 확실한 거 알려줄테니까!”
*** “근데 나는 10년 후면 사귀는 사람 있어요?”
** “아 진짜. 사귀는 사람이라니!”
한심하다는 표정이지만 눈빛은 표정과 달리 밝다. 즐거워 보인다.
그때 40대가 말한다.
* “말 하지 마! 우리 역사가 변하게 되면 너도 나도 어떻게 될지 몰라. 이게 꿈이 아니라면 조심해야 해”
30대는 40대를 보면서
** “형님 이게 꿈이지, 설마 현실이겠어요!”
20대를 보면서
** “동생 이라고 해도 되지?”
*** “편한 대로 부르세요. 어차피 꿈인데 뭐라고 하든 괜찮습니다.”
좋은 정보만 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20대 이병렬은 막내를 자처한다.
30대는 둘째가 되어 두 사람에게
** “막내야, 기다려봐라. 생각 좀 하자. 아 그리고 형님. 저에게도 좋은 정보 부탁 드립니다! 아시잖아요. 우리 사정.”
두 사람 대화를 조용히 듣다가 생각을 정리 한 40대 병렬은
* “우선 이게 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여기서 벗어나서 밑으로 내려 가보자. 사람들 만나다 보면 이게 꿈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이상한 일이 생긴 건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어때?”
** “그래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가자 막내야”
*** “네... 근데 뭐라도 좋은 거 생각나면 알려주세요. 둘째 형”
** “그러고 보면 우리 자연스럽게 형 동생 하네요. 역시 우리에게는 형이 제일 듣기 좋은 말 같다”
그 말에 40대도 고개를 끄덕인다. 내려가면서 숲 속 놀이터가 보이고.
*** “와 여기는 예전 그대로 야!”
** “아닌데 저번에 왔을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 “음 잠시만”
놀이터 옆 둔덕을 살짝 넘어가 첫째는 그 곳을 보더니 모두에게
* “이리들 와봐”
그들은 빨래터를 본다.
엄마와 와서 함께 빨래를 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90년대 중반에 공사를 해서 기존의 공간이 사라지고 시멘트로 보수가 되었다. 그런데 그 빨래터가 예전 그대로다. 세 사람은 이 공간이 자신의 가장 어린 시절 공간임을 확인한다.
빨래터 밑으로 판자 집이 있다.
*** “형 지금이 몇 년도 일까요?”
* “최소한 90년대 초반 일거 같은데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막내는 너 기억나는 거 없어?”
***“이사 가고 여기는 잘 오지 않았어요. 우리 살던 집으로 가보죠, 그럼 바로 알 수 있겠죠!”
** “그러자”
모두 집으로 향한다.
중학교 시절? 초등학교 시절 언제지? 아버지 가게로 찾아가는 도중에도 옛 기억 속 장소에 그들 셋은 추억에 젖는다. 친구들과 방과 후 놀던 골목길, 묘목을 키우던 곳, 기왓장을 만들던 곳 그리고 아버지 가게다.
그들 앞에는 고물상이 있다. 리어카가 움직이며 사람들이 모여 있다.
40대 이병렬이 그중 한 사람에게 다가가 물어본다.
* “안녕하세요, 선생님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오늘 신문 좀 살 수 있을까요?”
질문을 받은 그는 이병렬을 위아래로 쳐다본다. 정장을 한 40대 남자는 가방을 메고 있었고 특별히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 이상했다.
“여기는 지난 신문을 살 수 있어도 오늘 신문은 못 사요. 신문이 필요하면 저기 버스 종점 앞에 가판대서 팔 꺼요. 거기 가 보시던 가”
* “아~~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가려던 그 순간 그는 아버지를 봤다. 아버지다. 젊은 아버지.
눈빛이 마주치던 그 순간 그는 황급히 자리를 떠나 동생들 곁으로 간다. 동생들도 아버지를 보고 피한다. 셋은 26번 종점 뒤를 간다. 밭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신문을 사려고 한다.
*** “근데 돈은 있어요, 형?”
* “난 카드밖에 없는데. 너는?”
** “전 지갑에.....”
그러면서 만원 한 장과 오만원 2장을 보여준다.
** “계약금으로 받은 거랑 만원밖에 없는데 이건 지금 시대에 쓸 수 없잖아요”
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막내를 쳐다보며
* “막내야 너는?”
왠지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짙어지는 막내는
*** “이게 꿈이라면 개꿈 같아요. 결국 내 돈을 쓰는 것 보면”
한숨을 쉬며 지갑에 돈을 꺼내 준다.
*** “신문 한 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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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받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그래도 계약 받아서 좋다. 집에 가면 자랑해야지!’
30대 이병렬은 쉐보라 자동차에 근무 하고 있다. 판매왕은 아니지만 한 대 한 대 정성을 다해 판매 한다는 자부심으로 소개 건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자신 있는 건 개척 영업 이었다.
남들은 이제 시대가 변했는데 아직도 한집 한집 방문 판매하려는 그를 보면서 시대에 뒤 떨어졌다고 했지만 그는 이렇게 발로 뛰는 영업이 진짜 영업인 것 같아서 좋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이렇게 판매를 하면서 소극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인 모습으로 내성적인 성격이 변한 것에 자부심을 가졌다.
이번 계약도 30번 넘게 방문한 미용실에서 차량 구매 계약을 한 것이다. 미용실은 누구나 접근하기 쉽지만 거기서 그들의 마음을 얻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 그 힘든 걸 그가 해낸 것이다.
'새벽부터 나와서 일 했더니 몸이 으스스하네. 감기 걸리기 전에 잠시 사우나 가서 씻고 자야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 작가의말
조금씩 다시 수정 하고 있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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