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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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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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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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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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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87.

DUMMY

늦은 밤에서, 한 두시간이 더 흘렀다.


2월 24일.


이제 슬슬 25일로 넘어가려는 시간이었다.


소탕, 진압 작전은 원래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물론 규모에 따라서는 다르지만, 대부분의 점퍼 조직이 개입하고 점퍼가 들어간 작전들은 속전속결로 마무리가 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아무래도, 마구잡이로 쏘거나 제압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어쨌거나 광기에 사로잡히거나, 강압적인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는 노약자들을 멋대로 쏴 죽이기에는 점퍼 조직 쪽, 백업 요원들로서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


그들은 전쟁을 수행하지만 무자비한 기계는 아니었다. 그들이 지켜야 할 것들에게 총구를 들이미는 이들과 싸우는 전사들일 뿐이었지.


그렇다면, 상대의 전체를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개중에서 일부만 확실히 골라 죽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한 가지 수였다.


스나이퍼Sniper가 도착했다.


한밤중에 황무지의 하늘에는 수를 놓은 것 같은 별들의 무더기와 은하수, 달이 떠 있었다.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과 지형. 인적이 없는 그 가운데에 하늘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아름다운 예술 작품과 같은 모양새다.


그런 풍경의 가운데에 한 남자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검은색의 특수 수트를 입고 있었고, 손에는 길다란 박스 케이스 하나를 들고 있다. 약간은 날카로운 인상에 늘 싱글싱글한 미소가 입가에 걸려 있는 남성이었다. 중국인이었고, ‘야오 밍’이라는 이름이었다. 흰 피부에 검은 머리칼. 야오Yao는 한밤중에 끼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빌딩 내부에 대기하고 있던 이들에게 입을 열었다.


상황은 소강 상태였다. 종말교단 쪽 인물들도 빌딩을 둘러싸고 진을 친 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고, 점퍼 조직도 일단 대기 상태였었다.


“요. 다들 오랜만입니다. 리시버랑 마스터는 정말 간만인데요.”


운율감이 살아 있는 말투였다. 활기가 넘치고, 늘 웃음을 띈 채 돌아다니는 것이 야오의 특징이다. 중간 정도 체격과 키. 가만히 살펴보면 다부진 몸매에 어딘가 단련된 인물처럼도 보이는 인상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복서나 군인들 따위가 저런 표정이나 인상을 만들어 보이곤 한다.


“대충 상황은 들었습니다. 캠만 좀 부탁을 하겠습니다.”


스나이퍼, 야오는 그렇게 말하고는 홍인수에게 대뜸 수트의 부착된 주머니에서 무언가 끄집어내어 던졌다. 네모난 박스형의, 주먹의 반만 한 물건이었다. 검은색의 박스였고 한 쪽에는 투명한 렌즈가 빛을 받아서 광택을 보이고 있다. 렌즈의 반대편에는 흡착판이 있어서 적당한 곳에 붙일 수 있었고.


야오가 스나이퍼로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기기들 중 하나였다.


그렇게 말하고 야오는, 곧바로 도약을 써서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가 대기하고 있는 장소는 아마 협곡의 바깥일 것이다. 사선으로 위에서 협곡 내부의 시설물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 그러니까, 초장거리의 저격 포인트.


야오가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들은 물론 조직의 과학력이 들어간 물건이었다. 들만한 크기의 박스에 부품이 다 들어가는 총으로, 초장거리에서 안정적인 사격이 가능한 것부터 상당한 물건이었다. 대부분의 현대식 저격총이 할 수 있는 일들이었지만, 야오가 다루는 물건은 더 쉽게, 그리고 더 먼 곳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


야오가 잠깐 모습을 비치고 사라지자 나머지 사람들도 움직였다. 어차피 스나이퍼가 임무를 마치고 합류하기를 기다렸을 뿐이다. 점퍼 조직의 전투력에 질려버린 종말교의 사람들은 빌딩을 둘러싼 채 선제 공격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어차피 화약류 등의, 대규모 폭발을 일으킬만한 물자들은 이 빌딩 내에 있는 것 같았다.


그 외의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은 오직 총기류들로, 그것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물건들이었지만 단단한 빌딩 내부에 있는 점퍼와 그 외 요원들을 공격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돌입을 해서 싸워 보기에도, 근접거리 교전에서 그들이 보여주었던 전투 수행 능력은 지나치게 경이로운 것이었고 말이다.


홍인수가 간단하게 손짓과 고갯짓으로 바깥을 가리켰고, 나머지 인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먼저, 마스터가 손에 든 박스를 쥐고 빌딩 외부로 도약을 했다. 홍인수는 빌딩의 외벽, 끄트머리에 나타났다. 그러니까 나타나서 곧바로 떨어질 만한 높이의 빌딩 외벽 전면부에 붙어서 말이다.


그는 나타나자마자, 곧바로 손에 든 박스를 벽면에 턱, 하고 붙였다. 흡착판은 상당히 유용한 물건이었고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했다. 손바닥에 앙증맞게 들어오는 박스형의 카메라가 순간 붙었다. 그리고 그가 몸이 떨어지면서 점프를 시도했고, 몇 미터 채 낙하하기 전에 다시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종말 교단의 인원들은 서치 라이트 따위를 빌딩 건물 쪽으로 비추면서 경계 태세를 가지다가, 갑자기 홍인수가 나타나자 순간 대응을 하지 못했다. 몇 명의 인원들이 뒤늦게 그쪽으로 총을 갈겨댔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다. 애꿎은 빌딩 외벽만 총알들로 긁히고 패였다.


그렇게 홍인수는 빌딩 내부로 다시 나타났고, 이번엔 모두가 같이 움직였다. 그들은 2층 로비에 있었고, 몇 명은 그대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 그냥 자세를 잡고 총구를 내민 채로 사격을 하려 했다. 몇 명은 아래로 내려갔다. 1층으로 가서 바로 앞에서 교전을 벌이려는 심산이었다.


이정도 인원수의 차이와 화력의 차이가 난다면 교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성립이 될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그들은 압도적으로 성능이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점퍼 세 명은 곧바로 바깥으로 도약했다. 그들은 입체적으로 움직이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한 편, 협곡의 바깥으로까지 도약으로 벗어난 스나이퍼는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는 붉은색의 깎아지르듯 만들어진 절벽의 위에 적당히 터를 잡고 배를 깔고, 누웠다. 순식간에 박스에서 꺼내어 조립을 마쳐 둔 긴 저격용 장총은 소음도 적었고, 강렬한 위력을 발휘하며 안정적인 저격을 수행한다.


유효 사거리만 하더라도 5km에 달했고, 총알의 위력과 관통력 역시 월등하게 뛰어나다. 손가락 몇 마디 두께의 강철판조차 뚫고 그 내부의 인물에게 관통상을 입힐 수 있었다.


스나이퍼는 저격총의 일안 스코프에 눈을 가져다 댔다. 어두운 황야에서는 5km 바깥에 있는 사물들이 정확하게 분간이 가지 않는다.


스코프의 옆에는, 마치 캠코더의 그것처럼 펼쳐진 패널이 있었다. 야오는 패널에 떠오르는 정보들을 확인했다.


홍인수가 건물 외벽에 설치를 해둔 카메라는 사방의 정보를 순식간에 모아 담는다. 렌즈를 사용해서 비쥬얼 데이터를 긁어 모으는 것도 있었지만, 특수한 파장을 이용해서 콘크리트 건물 내부나 그건 너머의 지형까지도 입체적으로 파악을 했다. 특수 파장이 투시를 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는 있었지만, 적어도 야외 지형은 모조리 커버가 가능했고 내부도 1개 벽 까지는 대부분 투시가 가능하다.


지나치게 두껍거나, 특수한 소재가 사용되었거나, 혹은 여러 개의 벽들을 뚫고 들어가 내부도를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그럴 때 스나이퍼는 자신의 총으로 건물에 구멍을 내어서 파장이 진입할 틈을 만들어 내부도를 얻기도 했다.


시각 정보를 만들어내고 전송하는 특수 파장은 어느 정도 일정 거리를 유효 반경으로 가지지만 적어도 종말교단의 기지 정도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정도였다.


그 정도 넓이, 반경 수백 미터 정도의 거리를 커버하는데 채 3초가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정밀한 입체 형상을 데이터로 체크한 기계가 수 km 떨어진 자리에 배를 대고 엎드린 야오의 저격총으로 정보를 전송했다.


두 개의 기계 내부에는 작은 컴퓨터가 있었고, 저격총의 패널은 발사각을 계산해서 스코프로 보듯 탄착 위치를 표현했다. 콘크리트 외벽 몇 개를 넘어서 있는 사물들도 정밀하게 표현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특수전에 사용되는 대물 저격총의 위력도 아득하게 뛰어넘는 총은 두터운 건물의 외벽으로도 방탄 효과를 만들 수 없었다. 현대 도시에서도, 어지간히 어지러운 정글 숲의 한복판이 아니라면 쏘면 바로 뚫리는 마법의 물건이나 마찬가지였다.


야오는 패널을 보며 총구의 방향을 기울이며 탄착점을 가늠했다. 여러 명의 사람들의 모습이 비교적 고화질로 보였다. 비쥬얼 데이터가 넘어오는 지점은 색깔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세한 인원들이 모여있는 현장은 사실 건물 전면부, 비쥬얼 데이터로 실사 화면을 볼수 있는 각도였다.


그가 브리핑으로 받은 정보는 사실 그렇게 길지 않았다. 몇 명의 수뇌부가 대부분의 인원들을 지시하고 부리고 있다는 이야기. 건장한 청년층으로 이루어진 수뇌부와 전투조가 요처에서 수백 명을 움직이고 있다.


복장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도 않고, 고작해야 개인 무장의 수준이 조금 더 탄탄한 정도였다.


-고층 빌딩 전면부. 좌측 10시 방향. 약 50m.


그리고 그가 장착하고 있는 헬멧 내부의 스피커로는 여러 종류의 통신이 가능했다. 홍인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그 위치대로 그가 각도를 틀었다.


마침 들었던 조건과 같은 이가 열성적으로 움직이면서 다른 사람들을 분주하게 움직이게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의 사이에 둘러 싸여 있었지만 늘 어딘가에 각은 있다.


스나이퍼는 넓은 공간의 비쥬얼 데이터를 이용해서 점프를 하는 일에 아주 익숙한 사내였다. 자신이 실제 눈으로 관측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질감으로 느낄 수 있었고, 정밀한 도약이 가능했다.


그는 기껏 자세를 잡아놓고, 엎드린 자세를 바꾸어 일어나며 슬쩍 저격총을 들어올렸다.


허리를 굽혀 저격총을 들어올리는 그 자세 그대로,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음 순간에 그의 모습이 나타난 곳은, 강화 유리로 만들어진 패널의 위였다. 그러니까, 유타 주의 협곡 사이에 기지가 숨고 그 위를 가리고 있는 유리 천장 말이다.


유리 천장의 아래에는 황야의 배경색과 비슷한 톤으로 천이 붙어 있어서 반투명한 상태라 정확하게 시야로 확인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어차피 기계총의 디스플레이에서 해당하는 위치에 탄착이 어떻게 이루어질 지 보이고 있었다. 시야를 가리는 것과 상관 없이 그는 저격이 가능하다.


스나이퍼는 정밀하게 총구를 움직였다. 수직 방향으로 저격총을 꽂듯이 두고 총손잡이에 해당하는 곳 중간을 들추자 분리되어 판이 펼쳐졌다. 그는 그곳에 팔꿈치를 대며 온 몸의 무게를 실어 눌렀다. 약간 앞으로 기운 상태로 아래로 몸을 내리 누르며 총이 고정된 느낌이 들자 방아쇠에 올린 손가락을 천천히 당겼다.


꾸욱.


탕! 하는 소리가 났다. 소음이 그렇게 어마어마하지도 않았다. 일반적인 총보다야 큰 총성이다. 위력에 비해서는 터무니 없이 조용한 편이었고.


반동 역시 자체 제어가 되어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 몸이 슬쩍 들썩이는 것 이상으로 흔들리지는 않았다. 발밑에 대고 있던 유리창의 한 판이 그대로 깨어져 나갔고, 강화 유리를 뚫고 지나가며 그 부근이 둥글게 파열되었다.


저격총이 아래로 쑤욱 내려가려는 것을 붙잡아 끌어올리며 그가 멀쩡한 판으로 발을 옮긴다.


천장처럼 만들어진 유리창은 여러개의 작은 판형이 붙어서 이루어져 있었고, 한 번의 충격에 모든 부위가 깨지지는 않았다.


유리창을 뚫고 날아간 총알은 그대로 거침없이, 직선 거리에 있는 모든 장해물들을 꿰뚫고 직격해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어느 사내의 심장을 부수었다.


강렬한 파괴력과 관통력이었다.


순식간에 숨이 끊어진 사내가 자신의 숨처럼 바닥에 몸을 뉘였다.


가지고 있는 파괴력에 비해서 주변으로 퍼지는 위력은 크지 않았다. 저격을 할 때는 관통력 위주의 탄환를 사용한다.


스나이퍼는 유리창 위에서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다음 대상을 찾으러 움직이는 길이었다.


-클리어. 고층 건물 전면부에서 안보이는 시야입니다. 전면에서 좌측 사각형 건물 뒤쪽으로 숨었습니다. 보입니까?


순식간에 하늘에서 총알이 날아와 사람에게 꽂혔다. 어느 정도 일반적인 교전을 준비하고 치르려던 이들에게 날벼락 같은 상황이었다. 눈치가 빠른 한 녀석은 달음박질을 쳐서 인파의 뒤로 숨고 건물의 외벽으로 자신을 가리려고 했다.


스나이퍼는 그대로 패널에 떠오르는 창을 조작하여 움직였다. 손가락으로 스윽 스윽 각도를 조절하자 비쥬얼 데이터로 확인이 되지 않는 지점이었지만 선명하게 주변 구조물과 함께 형상이 드러났다.


입체적으로 사물의 크기와 각 물건간의 거리, 사이의 빈 공간 전부를 볼 수 있었다. 색깔이 없는 무채색의 영상일 뿐이지 그 외에는 시각 정보와 다름이 없다.


건물의 외벽에 몸을 기댄 채 사내는 숨을 몰아쉬는 듯 보였다. 스나이퍼는 그 뒷모습에서 정확하게, 심장이 있는 곳을 겨누었다.


이번에는 사선으로 쏘아도 충분했다. 주변에 그를 가려줄 만한 사람의 장벽이 없었다. 저 자가 목숨을 구하고 싶었다면, 콘크리트 외벽이 아닌 사람의 틈에 숨었어야 했을 것이다. 스나이퍼가 관통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살아 있는 사람에 따라 갈리는 것이었다.


장갑차 속, 혹은 강철로 지어진 쉘터에 숨더라도 스나이퍼가 다루는 총알은 기어코 뚫고 들어간다.


그는 유리 천장 위에 저격총을 사선으로 두고, 넘어질까 싶은 각도의 그것을 어깨에 기대었다. 사람의 키나 비슷한 길이의 총은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이 된다. 약간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서, 무게중심을 쏠리게 둔 채로 받쳐 서서 정확히 조준을 한다.


다른 사람이라는 장애물이 없는 이상 거칠 것은 없었다. 야오가 방아쇠를 당겼고, 총알이 날아가 몇 개의 장벽을 뚫어 마침내 사내의 등을 꿰뚫었다.


일반적인 총보다는 훨씬 큰 소음과 함께 총탄은 날카로운 관통력과 파괴력을 보이며 마지막 순간에 황야의 땅바닥에 박혀 들어갔다.


사내는 신음이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절명을 했다.


스나이퍼는 고개를 돌려, 다른 수뇌부의 인원들을 찾았다. 사람들은 어지럽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자신들이 들고 있는 총기를 난사하는 모습처럼도 보인다. 건물 내부에 숨거나, 점퍼들은 완전 무장을 한 채 사람들의 손이나 발 정도를 쏘아서 패닉 증세를 보이는 이들을 무력화 시켰다. 그리고 어린아이나, 노약자 같은 이들은 그대로 단체도약으로 어딘가 먼 곳으로 보내버리고 돌아왔고.


건장한 사내의 경우에 거리나 순간의 틈이 허락한다면 곧바로 뒤로 돌아가 목을 조르거나 관절을 부수는 등으로 제압한다.


수백 정의 총기가 풀려 있는 상황에서 지극히 어려운 제압 시도들이었지만,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으로 구성된 점퍼 전투 요원들은 어떻게든 상황을 풀어갔다. 어쨌든 집중 포화라도 맞지 않는 이상 문제는 없었다. 심하게 데미지가 누적되면 뚫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움직일 수 조차 없었지만. 심각한 데미지가 쌓이기 전에 점프로 이탈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게 그들이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천천히 상황이 풀리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홍인수가 무전을 보냈다.


-한 놈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기지를 4분할 했을 때 고층 빌딩 중심으로, 우측 상부 쪽 단층 건물들 중 하나입니다.

-오케이.


야오가 대답하고 건물들을 훑었다. 모든 건물의 내부가 완벽하게 잡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외벽 근처의 공간들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고, 사람의 흔적을 다행스럽게 잡아내었다.


어느 건물의 깊숙한 내부 방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야오는 저격의 실행을 위해서,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적당한 위치를 겨누고 외벽에 구멍을 냈다. 타앙-! 길게 울리며 사람의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총성이 퍼졌다. 유리창에도 역시 하나의 구멍이 더 났고, 야오의 몸이 뒤로 조금 흔들렸다.


총알은 정확하게 탄착 지점에 가 닿았다. 외벽에 구멍이 났고, 조금 기다리자 마치 물감이 번지며 퍼지듯 내부의 시야 정보가 관측되며 그의 패널에 조금 더 드러났다. 건물 내부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야오는 몇 개의 벽을 더 뚫었다. 탕! 탕! 탕! 거친 총성이 굉음처럼 황야의 하늘을 울렸다. 유리창은 제법 단단한지, 디딤발로 딛고 총을 쏴대는 와중에도 금 하나 가지 않았다. 직접 총알이 지나간 자리의 구멍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몇 번의 저격으로 건물에 깊은 자리까지 구멍을 만들어내자, 점점 그 내부도가 패널에 드러났다. 한 명의 사내가 불안에 떨듯 방 내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야오에게는 손쉬운 표적이었고, 그는 타이밍에 맞추어 정확히 상대의 심장께를 노렸다.


잠깐 상대가 걸음을 멈추는 순간이 있었다. 방아쇠가 당겨졌고, 굉음이 났다. 총성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날아간 총알은 몇 개의 건물 벽을 꿰뚫고, 사내의 심장을 지나갔다.


그대로 상반신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어떤 사이비 교단의 획책자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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