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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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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최근연재일 :
2024.06.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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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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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76.

DUMMY

*



메리 포핀스는 겨울, 크리스마스 당일에 임무를 위해 야외를 걷고 있었다.


그녀는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크리스마스에, 일이라니. 물론 점퍼 조직의 특성 상 시기를 가릴 수 없다는 건 절감하고 있었다. 늘 염두에 두고 있는 사실이었고. 세상 어느 곳에서도 의도한대로 사고가 나지는 않는다. 그 시기나 사정을 정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것이 사건이고 사고였으므로, 그런 것들에 대처하기 위해 움직이는 점퍼들 역시 날짜를 가리지 않고 움직여야만 한다.


돌아가면서 점퍼 인원들이 교대로 임무들을 맡게 되고, 각자 자신들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의 일처리들을 맡는다. 메리 포핀스는 제한되어 있는 전투 요원들 중 하나였고, 동시에 점퍼였다. 장르로 따지자면 화끈함에 가까운 일들을 맡기 위해서 움직이는 일이 잦은 여인이었다.


170이 넘는 훤칠한 키에, 모델같은 체격을 한 그녀였다. 여자 치고는 하드한 트레이닝을 해서 건강미에 가까운 몸을 갖고 있었다. 선수들과 같이 발달된 실전적인 근육이 있었고, 어지간한 남자들은 물리적으로 겨루어서 그녀와 이길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거기에 실전 감각과 다 년간의 트레이닝으로 갈고 닦아진 기술적 기능미를 더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를 정면에서는 막아설 수 없었고.


추운 날씨. 미국 대도시의 번화가 시내를 걷고 있는 그녀는 두터운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다. 바지는 비교적 통이 넓어 움직이기 편한 겨울철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재킷 안에는 셔츠와 몇 겹의 내복을 껴입고 있었다.


그런 옷가지들 사이에는 점퍼 조직에서 제공하는 방탄 피복을 끼워 둔 상태였고. 어떤 지면이든 밟고 뛰어다닐 수 있을만큼 밑창이 두터운 검은 등산화 따위의 신발을 신고 있다.


그녀의 사지에는 브레이슬릿처럼 생겨 있는 검은 띠가 안쪽에 채워져 있었는데, 현대 기술로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기술 장치로 전기 신호를 이용해서 체내의 근력을 100%이상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었다. 타고난 완력과 거친 트레이닝으로 유지하고 있는 피지컬에, 그녀가 가진 타격적 센스에 더해 장치를 사용한다면 두 팔 두 다리를 가진 사람 중에서 그녀를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고 해도 좋았다.


그녀가 이런저런 장비들을 착용한 뒤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말한 바 임무 때문이었다.


남미에서 소탕된 거대한 카르텔들의 공백의 낌새를 눈치 챈 타국의 범죄 조직들이 마약 시장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정보가 접수된 탓이다. 점퍼 조직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단체들과 연을 맺고 있었고,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서 정보들을 얻게 된다. 각국의 치안 조직들이 살피고 있는 범죄 조직들의 동태에 관한 것은 가장 먼저 정리가 되어 점퍼 조직에게 들어오는 편이었다. 가장 기민하게, 또한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관 중 한 개였으니까. 거리와 시간의 제약을 거의 뛰어넘으면서까지 말이다.


크리스마스에 맞추어서 회동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들어 그녀가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었다. 하필, 크리스마스라니. 낭만도 도의도 없는 녀석들이었다. 조직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흐려진 시점을 노린다는 점에 있어서 용의주도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하려는 건 단순한 경고였다. 어차피 점퍼 조직이 세계의 모든 악한들을 처리하고 물리칠 수는 없었다. 고작해야 사람의 손으로 움직이는 일이었으니. 그러나,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는 있었다. 때로는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갑자기 들이밀어지는 목 아래의 비수처럼 굴어볼 수는 있었다. 함부로 그런 생각들을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녀는 가볍게 저녁을 먹고 움직이고 있었다. 거리의 야경이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아름답기도 하다. 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들이 들뜨게 될만한 날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도들을 보유하고 또 영향력이 있는 종교 중 하나의 성일이기도 했고, 현재 전 세계 문화와 역사의 근간이 된 서방 주도 문화의 본질이기도 했으니.


야경을 꾸미는 요란한 불빛들. 크리스마스 느낌을 내는 건물에 걸쳐진 여러가지 장식들. 시끄러울 정도로 빛을 뿜어내는 네온사인들. 왁자지껄, 떠들고 또 소회를 즐기는 겨울 철의 연인들이나 친구들. 어딘가에서 파티가 벌어지고 있고, 음식들을 나누고 또 수다를 떠는 주민들. 식구들.


경적을 울리면서 도로를 매우는 차들. 그런 한가롭고 일상적인 사회의 풍경들은 때때로 메리에게 어떤, 일종의 감동을 주고는 했다. 그녀가 사회의 끝자락에서 무언가를 위해 싸우는 입장에서였을지 모른다. 일반적인 사회의 모습과는 다소 동떨어진, 극한의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그 모든 행동들이 결국 이런 안온한 일상을 위해서였기에. 그것들이 잘 지켜져서 사람들이 큰 걱정 없이 일상을 지나가고 있는 광경들을 보면, 겨울철이라 그래서인지, 남다른 소회에 그녀 혼자 젖어 잠시 여러가지 상념들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물론 겨울 철의 한기와, 그런 상념과, 착용한 장비들로 느껴지는 현실감이 따로 놀지는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목적지를 향해서 걷고 있었다. 소란스러운 사람들이 메워진 거리를 지나, 도시의 뒷골목으로 걸어 들어간다. 더 깊은 골목과 골목 사이로 들어가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걷게 되면 대로변과는 차이가 있는 분위기가 있는 지역이 나온다.


인적이 드문 곳. 언제 어느 때라도 말이다. 이런 곳은 대강 어떤 조직의 폭력배들, 갱들이 구역을 정해서 밤이면 으스대는 곳들이기도 하다. 우습게 으스댄다고 표현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외딴 시간에는 결코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들이다. 어지간해서는 다른 시간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일반적으로 여성 혼자 그런 골목에, 밤에 들어서는 일은 영화에서나 묘사되지만 현실의 경우라면 웃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었다.


다만 메리는 재킷 안쪽 홀더에 걸어 둔 권총을 매만지며 움직였다. 그리고, 골목의 공터에 들어가서 미리 준비해 둔 물건을 챙긴다. 그녀가 걷고 있는 골목을 지나 폐허처럼 어두컴컴한 건물이 있었다.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곳이었는데, 건물의 주위로는 여러 갈래길들이 있다. 메리는 곧장 눈 앞에 보이는 폐건물에 돌입하지 않고 옆으로 새어서 작고 오래된 주택의 현관을 열었다.


키도 걸려 있지 않았지만, 그저 버려진 건물인지 쉽게 문이 열린다. 내부는 깜깜했고 불빛 하나 없는 먼지 구덩이였지만 현관을 들어서서 멀지 않은 곳에는 이 삼일 전에 챙겨 둔 장비 꾸러미가 있었다. 질긴 가죽 가방 하나를 구석에 던져 둔 것이었는데, 메리는 불빛도 없는 실내의 구석에서 그것을 찾아 지퍼를 열었다.


흔히 총격전이 벌어질 때 쓰고는 하는 투명한 헬멧을 꺼내들고, 내부에서 탄약만 여러 개를 챙겼다. 그리 많은 종류가 필요하지는 않다. 장갑 역시도, 그녀가 끼고 있는 것에서 다소 두터운 종류로 바꾸어 끼고. 타격 부위에 잘 구부러지는 쇠판 따위가 알맞게 구조적으로 들어 있어서 파괴력을 극대화 시키는 물건이었다. 겉보기에는 보온 장갑이었으나, 건틀렛이나 파워 너클이라고 봐도 좋았다. 메리가 자주 사용하는 조직의 장비와 같이 사용한다면 콘크리트에도 구멍을 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것과, 마지막으로 작은 봉처럼 생긴 물건을 쥐었다. 손아귀에 감아 쥐면, 약 3-5센티 미터 정도 튀어나오는 물건이었다. 그 아래와 위 부분에는 툭 튀어나온 돌기같은 부위가 있었고, 그 부위의 겉면에는 검게 칠해진 금속이 붙어 있었다. 다이아몬드였다. 잘 사용한다면, 대부분의 물건들을 부수는데 용이했다. 그녀가 자주 사용해서 손 안에 가지고 놀기 좋은 물건이었고, 달인처럼 사용하곤 하는 도구였다.


그녀는 적당히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가죽 더플백 내부에서 손바닥에 들어오는 플라스틱 점착 폭탄 몇 개를 더 챙긴 뒤 건물을 나섰다.


사람들이 없고, 가로등마저 부서져서 여기저기 검은 구역이 있는 뒷거리는 쓸쓸하고 또 한산하다. 메리는 크리스마스에 이런 분위기의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이들에게 다소 화끈한 경고를 하게 될 것 같았다.


몇 개의 계단을 올라서 현관에 닿는, 다 낡아 빠진 폐 주택을 그녀는 나섰다. 바로 몇십 미터 앞에 있는 다소 거대한 주택, 혹은 폐허처럼 보이는 건물로 들어간다. 정원이 있고, 현관문이 있지만 닫혀 있지도 않았다. 부식되어 다 낡아빠진 현관은 출입자를 막아서지 않았다. 그 저택 내부에 있는 인물들이 들어선다면 적극적으로 막아서기는 할 것이다. 맨 손으로는 아니었고, 다량의 총알로써 말이다.


어딘가 음산한 분위기의 건물로 그녀는 저벅저벅, 들어갔다. 힘없이 구부러지고 제 역할을 못하는 쇠 철문도 슬쩍 민다. 끼이익. 저항감은 없으나 소리는 요란했다. 아마 저택 내부에 있는 조직의 말단들이 누군가의 침입을 아는 일에 써먹는 소음일 것이다. 계속해서 사용을 하면서 일부러 기름칠을 하지 않은 걸 보면 말이다.


정원은 오래도록 꾸미지 않아서 잡초들이 무슨 숲이라고 과장스럽게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자라 있었고, 여러 가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이나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돌 블럭 따위가 깨지고 공사용품들도 있었고. 그녀는 여기 저기를 살피면서 걸어 들어간다. 사실 내부로 바로 점프를 해서 돌입하는 것도 방법이었으나. 그녀는 완전무장 상태였고, 고작 몇 명을 상대로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메리가 정원을 걸어 들어가 폐허처럼 보이는 건물, 주택의 현관에 다다랐다. 의외로 망가지지 않고 제 기능을 하고 있는 목재 문이었다. 메리는 손에 들고 있던 점착 폭탄을 몇 개 던졌다. 다섯 개 중 세 개였다. 손아귀에 들어갈 만큼 작고 네모난 물건들이 가벼운 스냅으로 던져지자 목재 문에 달라 붙었다. 메리는 몇 걸음인가 옆으로 떨어지고,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통신기를 조작했다.


그녀가 사용하는 부품들은 그녀의 통신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단순한 조작으로 기능한다.


쾅!


생각보다는 그리 요란스럽지 않은 폭음과 함께 연기가 났다. 목재 문의 일부가 박살이 나고 그 내부가 드러났다. 잠금 장치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그녀는 흩날리는 먼지와 목재의 부스러기를 휘휘 저으며 다가가 쿡, 발로 문을 밀었다. 힘없이 문이 안쪽으로 밀려 열렸다.


폐건물의 현관은 쇠로 된 정문과 달리 기름칠이 되어 있었는지 소음이 크지는 않았다. 폭탄이 쓰여진 시점에서 이미 소음을 신경 쓸 상황은 아니었으나.


"후우."


메리는 가볍게 숨을 토해내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냈다. 그리고 홀더에서 권총을 들었고, 작은 라이트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내들어 조준선을 비추었다. 처음에 돌입한 실내는 어둠이었고, 아무도 그녀를 맞이하지 않았다. 내부에 인원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어떤 망설임도 없이 저벅저벅 거리를 좁히는 괴인 때문에 겁에 질리거나,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녀는 먼 거리까지 시야를 확보해주는 백색광의 라이트를 여기저기 비추며 저택 내부를 살폈다. 이 층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어 그 쪽으로 향한다. 그녀가 걸음을 걸을 때마다 삐걱, 삐걱하고 다 낡아 빠진 목재 바닥이 소음을 냈다. 그녀가 여기저기 난간이 부서져 있는 계단을 오를 때 즈음이었다. 계단은 양쪽이 넓게 개방되어 있는 종류였다. 대 저택의 중앙 계단처럼 말이다. 탕!


어딘가에서 총성이 울렸고, 메리의 어깨 부근에 다가와 맞았다. 그녀는 발사된 각도로 몸이 비틀렸지만, 그것만으로 큰 충격을 입지는 않았다.


외부에 입고 있던 재킷에는 흔적이 남았지만, 그 안쪽에 바로 덧대어 입은 상의부터 뚫리지 않았다. 충격량은 있었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녀는, 일단 곧바로 점프를 시도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계산을 끝내고 도약을 한다. 한 두 번의 시도만에 인기척을 용케 잡아냈다.


다음 번의 총성이 울리기 전에 그녀의 모습이 사라졌다. 갑자기 눈 앞에서 사라지는 광경은 바라보는 이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는 어둠 속의 저택이었으나 그 내부의 그림자 안에 숨어 있는 이들은 충분히 동요를 했다. 점퍼와 마주치는 건 흔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점퍼를 아는 일조차 말이다.


점프의 전후 과정에는 한 순간 시각을 잃는 텀이 있었지만 어차피 실내는 어둠 뿐이었다. 그리고 청각이나 촉각 따위의 감각은 여전하다.


그녀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위, 난간에 몸을 숨기고 있는 한 사내의 뒤로 이동을 했다. 총알이 발사된 위치를 짐작해서 몇 번인가 점프를 시도하고 취소하며 해당 위치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 다음의 일이었다.


그녀는 이동하자마자 팔을 뻗어 상대를 더듬어 거리를 쟀다. 그리고 가볍게 주먹을 한 번 쥐었다가 다시 한 번 더 연속해서 반쯤 쥐고 풀었다. 간단한 동작이었으나 그녀가 착용하고 있는 첨단 이상의 기기의 작동으로 이어지는 시퀀스의 일부였다.


그녀가 오른 손을 뒤쪽으로 가볍게 당겨 감아 쥐었고, 보이지는 않으나 옷의 안쪽에 있는 검은 팔찌 같은 것이 어깨 아래 상완에서 기능했다. 기계만을 볼 수 있다면 가벼운 불빛이 빛난다.


외부적으론, 그녀의 근육들이 순식간에 탄력을 얻으면서 일반적으로 낼 수 없는 수치의 힘을 발휘한다.


일직선으로, 그녀의 주먹이 뻗었다.


뻐-억.


살벌한 타격음이 거의 동시라고 해도 좋을만한 연속성으로 났다. 기계의 전기 신호에 순차적으로 번개처럼 내질러진 주먹이 상대의 옆머리 즈음을 가격했다.


사람의 피륙에서 나면 안 될 것 같은 소리가 났고, 그대로 상대는 기절했다.


다른 부분의 뼈였다면 아마 반드시 부러졌으리라.


머리가 길게 밀리면서 타격을 받았고, 중간에 난간의 벽에 끼어서 양쪽으로 충격을 받았다가 밀려나서 뒤로 빠져나갔다. 메리의 쥔 주먹은 그대로 직진해서 낡은 난간의 목재를 바숴놓았다. 콰직! 하고 그대로 뚫린 난간 벽에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뒤로 잡아 뽑는다.


저택의 내부는 어두웠고, 정보가 적었다. 그녀는 2층 복도 쪽도 마찬가지로 불빛이 없다는 걸 알고 3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철컥, 하고 꺼내든 자동 권총의 윗몸을 뒤로 당기며 장전을 마치면서.



*



복도에는 사람이 적었다. 3층으로 올라가니 그나마 복도에서 은은한 불빛이 보였다. 바깥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안쪽 방의 문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었다.


저택 내부를 지키는 인원들은 거침없이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에 안쪽으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들어갔고, 2층 부근에 몇 명인가 남아 견제를 하려다 순간이동을 이용하는 그녀의 모습에 다시 패닉에 빠졌다.


그녀는 급할 것 없다는 듯이 천천히 걸어 들어가 불빛이 새어 나오는 방으로 향했다.


철컥, 하는 소리가 먼저 들렸다. 그녀는 그것이 총의 조작음이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그녀 역시 대응해서 움직였다.


손에 들고 약간 앞으로 긴장해서 뻗은 채 사격을 준비하는 권총의 총구가 앞으로 겨누어졌고, 그녀는 암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고 생각되는 방향에 여러 차례 넓게 사격을 가했다.


탕! 타, 타탕! 하고 귀 따가운 총성과 화약 냄새가 피어 올랐다. 그 여러 발의 총성 가운데 상대방이 쏜 것도 있었다. 상대방은 사격 솜씨가 그다지 좋지 못한 건지 혹은 정면에서 총알이 날아오는 상황에 몸이 굳은 것인지 애먼 복도의 한 구석을 납탄으로 갉았다.


메리가 쏜 총알 중 하나가 상대의 몸 어딘가를 스친 듯 했다. 아악! 비명 소리가 들렸으나, 소리로 들어 보건데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그녀는 곧바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소리가 들린 곳은 그리 먼 곳도 아니었다. 어두컴컴한 복도 끝. 고작 해야 십 수미터 정도 떨어진 뒤였다. 그녀는 원래도 스프린트에는 제법 능력이 뛰어난 편이었으나, 그녀가 착용하고 있는 기기는 그녀의 운동 능력을 배가 시킨다.


단순히 주먹을 내지르고 무언가를 찰 때도 쓰이지만, 주력에도 보탬이 된다. 달리기 전 발바닥을 빠르게 두 번, 툭툭 친 그녀의 걸음이 순식간에 앞으로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번째 걸음부터 강한 소리가 바닥을 차더니 폭발적인 속도로 뻗는다. 쿵쿵쿵, 하고 굉음같은 질주음과 함께 금세 복도의 끝에 닿았다. 그녀는 손에 든 라이트를 비추며 주변을 훑었고, 어깨 부근에 총알이 스쳐 주저앉은 한 깡마른 사내를 발견했다.


그녀는 조직 범죄자들을 상대하면서 사정을 봐줄 만큼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다. 그대로 달려 나가면서 주력에 사용한 다리 힘을 그대로 실어 상대의 복부를 걷어찼다.


타격에 있어서는, 천부적이라 해도 좋을만큼 센스가 뛰어난 그녀였다. 다양한 종류의 타격점을 효율적으로 때리고 임팩트를 주는 일은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빠르게 발끝으로 찍어 차는 발차기에 상대는 심지어 몸이 들려서 뒤로 붕 떠서 굴렀다.


늑골 몇 개 정도는 확실하게 박살이 났을 듯한 발차기였다.


“후.”


그녀는 짧게 숨을 뱉으면서 동작을 멈추었고, 라이트로 주변을 살폈다. 더 이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좀스러운 놈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불빛이 비치는 방으로 향한다.


그녀가 걸음을 걸어 방문 앞에 다다를 때까지 별다른 방해가 없었다. 그녀는 방문에 슬쩍 손을 가져다 대면서 내부의 진동과 소리를 느껴 보았다. 의외로, 허름한 폐저택이었으나 그녀가 선 방 만큼은 제대로 수리라도 해둔 건지 문의 무게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방음 처리도 온전하게 되고 있는 건지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소음이 들리지 않고 눈으로 볼 수 없대도 JE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그녀가 잠시 눈을 감고 집중해서 점프를 시도한다. 시도 후 취소. 시도 후 취소. 여러 번의 시행은 점프의 과정을 점퍼에게 전달하며 정보를 준다. 해당하는 위치가 빈 공간인가, 점프가 가능한 공간인가.


정확히 그녀의 몸이 차지할만큼의 공간. 신체 만큼의 부피와 면적을 다른 감각기관을 사용하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해당하는 물질의 외곽선까지도.


그녀는 몇 번 대략적인 점프 시도를 통해서 내부에 여러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사실 이것으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알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정확한 위치를 한 번 본다는 건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급할 것 없이 내부를 샅샅이 살폈다.


그녀의 신체 부피에 비해서는 광활한 공간이었고, 여러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화질이 낮은 작은 카메라로 거대한 공간을 관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일이었다. 그러나 아주 일부의 저해상도라고 하더라도, 상황과 조건에 관계 없이 내부의 시각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점퍼들에게는 치트키와 같은 능력이 부가적으로 있는 셈이었다.


그녀는 몇 번의 시도, 시간으로 치면 약 15초 정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내부에서 급박한 움직임은 없었다. 그녀는 자동 권총의 장전을 확인하고, 도약을 시도했다.



*



검은 복도.


어두운 그림자 내부에서 그녀가 사라졌다.


시각적으로 보면 무언가 일렁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고, 두터운 목재 문 안쪽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마치 파티회장처럼 꾸며진 방이었다. 나름대로 미국 뉴욕, 대도시의 밤거리에서 깨나 힘을 쓰는 범죄 조직들의 격이라도 나타내는 것인지 인테리어에 힘을 쏟은 모습이었다. 클래식하고, 엔틱한 풍의 인테리어들을 배치해두고 내부의 광경은 외관과는 전혀 달리 힘을 쏟아 청소를 하고 또 멋들어진 장식들 따위를 가져다 둔 채다.


주광색의 조명이 유리관에 부딪혀서 반짝거리면서 내부를 비추고 있었고, 길다란 회장에 어울리는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묵직한 갈색의 원목 테이블 위에는 촛대들이 늘어서 있었고, 저들끼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라도 냈는지 칠면조 구이같은 음식들이 있었다.


긴 원목 테이블의 양 옆에는 여러 명의 사내들과, 한 두 명 정도의 여인이 늘어져 앉아 있었다. 어딘가 긴장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금방 들려온 침입자에 대한 소식이 더 이상 갱신되지 않자 그네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제각기, 추위에 대비해서 외투 따위들을 걸친 모습이다. 이 저택은 나름대로 쓰고 있는 장소 정도는 화려하게 치장을 해두고 꾸며놓은 채였으나, 그 외의 기능들은 여전히 꽝이었다. 난방도 당연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온열기 따위들을 다소 배치하고 이 방 주위로만 단열을 위해 애를 썼으나 실내에서도 외투가 필요했다.


편안하게 앉아 오래도록 쉬고, 또 정말로 파티를 즐기기 위한 방은 아니었으니 상관 없었다. 뉴욕 시 전역에서 뒷거리의 보스들이 모여서 대담을 나누는 장소였지. 그들의 모임, 회동과 또 이야기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은근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속일 생각이 가득하고 또 누군가에게 속아왔고, 또 어떤 이들을 직접 뒤통수 쳐서 살아온 그들의 삶은 쉴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렇게 앉아서 팀처럼 목표와 계획에 대해 나눈다고 해도 은연중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고개를 짓쳐들고야 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돌발적인 침입자는 그들의 긴장감에 불을 지폈다.


"후우우··· 레이는 연락이 없나."


긴 테이블의 상석에 앉은 사내가 불안감을 억누르듯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딘가에서 본다면 뒷거리의 패거리와는 전혀 거리가 먼 남자였다. 뉴욕 어딘가, 화이트 칼라의 전문직 사무원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단정한 스타일의 백인이다. 실제로 그는 양식에 맞게 튀지도 않는 평범한 톤의 양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금발의 남성이었는데, 샤프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터프하기 그지 없는 인간이었다. 인간 백정 찰스. 라는 별명이 있는 뉴욕 번화가의 제왕이었다. 단정한 차림새와 비견되는 무자비한 성격으로 수 많은 시체들을 치워내며 다른 조직들에 비해서도 우위인 집단의 보스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찰스가 찾는 이는 '레이'로, 그가 이 모임에 대동하여 데려 온 부하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2층에서 메리를 저격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젊은 남성의 이름이었고. 그 사내도 나름대로는 제법 잘 싸우고, 잘 움직이는 사내였고 어디를 데려가도 신뢰할만한 전투원이었지만, 상식을 뛰어 넘는 점퍼의 움직임은 일반적인 상상의 궤도 바깥에 있는 것이었다.


1초 뒤에 뒤통수에서 날아오는 파괴적인 스트레이트를 피할 도리가 없었다.


그가 숨을 몰아쉬면서 말을 했으나 좌중의 반응은 다소 느린 편이었다. 그들이 살가운 대화를 하는 사이가 아니었던 탓이기도 하고.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찰스의 말에 그의 곁으로 다가와서 조용하게 이야기하는 다른 부하가 있었다. 검은 수트 차림에 옷 매무새의 한켠이 불룩 튀어나오고 움직임이 어색한 것이 권총이라도 품에 넣고 다니는 듯한 모양새였다. 나름대로 범죄 조직 중에서 특수 요원이라도 흉내내고 있는 듯했다. 테이블의 중간에 앉은, 파티 드레스를 차려 입은 여성이 입을 열었다. 물론 외투에는 두터운 털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머리를 허벅지까지 길게 늘어뜨린 미녀였다. 이런 곳이 아니라, 연예계에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 모습이다.


범죄 조직 보스의 정부였다가, 치밀한 계획으로 조직 전체를 먹어버린 독한 여인이었다. 뒷세계에서 '소피'의 별명은 '스파이더spider'였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지독한 속내 때문에 남자들은 그녀와 관계되기를 두려워 한다.


"별 것 아닌 일이겠죠. 설마 한 명이서 뉴욕 경찰들도 묵인하는 이 곳에 처들어 올리가······."


그녀가 거기까지 말한 순간이었다. 그녀의 말이 재앙을 불러 들인 건 아니었다. 단순한 우연이었지.


후욱, 하고 점퍼들에게는 익숙한 전조음이 들렸다.


그건 점퍼들과 싸워본 적이 있는 이들에게는 날카롭게까지 들리는 소리다. 시끄러운 전장 속에서도, 심장 한 구석을 서늘하게 만드는 예고였으니.


언제 어디에서부터 날아들지 모르는 순간이동자의 습격은 일반적인 전장의 상식을 따르는 모든 병사들에게 항거할 수 없는 악몽과도 비슷한 것이었다.


메리 포핀스는, 그런 악몽을 갖고 범죄 조직의 수장들이 모여있는 파티장에 나타났다.


탕!


그녀는 나타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우선 당겼다.


넓은 사각형 공간 가운데 즈음에 길고 거대한 테이블이 있었고, 그 벽면에는 몇 명인가 부하들이 서 있었다. 문에서 가장 먼 곳, 안쪽 벽 근처에 나타난 메리는 그대로 권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고, 타타탕! 몇 발인가 연속적으로 날아간 총탄이 자리에 앉아 있던 이들의 다리 정도를 맞추었다.


실내에서 총탄을 막을 수 있는 방탄 재질의 물건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테이블이고 의자고, 관통해서 날아가 사람들의 다리를 꿰뚫은 총탄에 보스들이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몇 명인가는 소리를 질렀고, 총탄에 맞은 이들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다소 담이 세고 긴장을 강하게 유지하던 이들은 반응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준치라고, 전장에서 기습에 대응하는 정도로는 움직일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메리는 전혀 봐 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파악한 대로 사람들의 위치를 그렸다.


그리고 그 좌표대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조준 사격들을 해냈고. 탕! 자리에 서 있던 부하들 중 하나가 총을 꺼내들고 대응 사격을 했고, 한 발인가가 메리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단단히 그녀의 몸체를 감싸고 있는 내부의 방탄 피복이 뚫지는 못했다. 약간의 타격을 입었지만, 그녀는 터프한 편이었다. 방탄 피복 내부에 그녀의 몸을 감싼 옷도 제법 재질이 투박하고 두꺼운 것이었고.


그 즈음 그녀는 시야를 회복했다. 그리고 달려들었다. 때로 근거리에서, 다른 점퍼들과는 달리 그녀는 직접 두 발로 뛰는 것이 더 임팩트가 강하고 쓸만할 때가 많았다. 그녀가, ‘브레이커’였기 때문이다.


파괴적인 물리력을 전장에서 발휘하는 특수한 유닛. 때로 그녀의 타격은 어지간한 권총보다 강력하다.


몇 걸음이 채 되지 않는 거리를 순식간에, 발로 좁혔다. 양 발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리는 것으로 시퀀스가 시작된다.


쾅, 쾅, 쾅하고 지면을 두드리는 발자국 소리가 인상적이었고, 그 소리가 점차 다가옴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공포스러운 일면이었다.


바닥을 부술듯이 밟고 터져 나가는 도약 후에 그녀가 그대로 몸을 틀어서 옆차기를 했다. 날듯이 몸이 움직여서 인간 백정, 슬레이어 찰스의 옆구리를 정확히 걷어찼다. 찰스는 총성이 울린 순간부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그녀가 훨씬 빨랐다.


찰스는 엉거주춤 피하려던 자세에서 그녀의 발차기를 맞았고, 거짓말처럼 멀리 날아갔다. 그야말로 거짓말처럼.


지나가는 말같은 짐승에게 채였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그는 몸이 붕 떠서 수 미터 정도를 뒤로 빠르게 밀려났다. 한쪽 갈비뼈가 뭉텅이로 아작이 났고, 장기들도 강한 충격에 정상이 아닐 테였다.


“아아악!”


그 광경에 지독한 비현실적인 감각을 느끼면서 누군가 총을 쐈다. 탕, 타탕! 그녀는 전신 방탄 소재로 몸을 감싼 터라 총알이 뚫지는 못한다. 어느 정도 충격량이 전해지긴 한다. 누적되면 그녀로서도 몸에 데미지가 쌓인다.


메리는 그대로 빠르게 몸을 굽히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여전한 각력으로 두 세 걸음만에 토끼 떼들처럼 각자의 방향으로 움직이려던 보스들 중 한 명의 옆구리를 어퍼 컷으로 갈겼다.


쿠욱, 하고 송곳으로 자신의 옆구리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제법 체격이 커다란 민머리의 사내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틀린 비유도 아니었다. 철판이 덧대어진 장갑 너머로 메리의 근육들이 폭발적으로 움직여 물리력을 전달했다.


사내는 어퍼컷으로 살짝 몸이 들렸다. 그리고 그대로 밀려나듯이 아래로 넘어지며 굴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꼈다.


메리는 넘어지는 사내의 옆으로 빙 돌아 회전하는 몸의 관성 그대로 채찍처럼 다리를 뻗어 앞에 있는 사내를 걷어찼다. 두터운 작업화가 충격을 전달했고, 발날에 일차적으로 등을 맞은 다른 사내는 순간적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는 걸 느끼며 그대로 테이블을 넘어 굴러갔다. 메리는 그대로 총을 다시 꺼내들어 일일이 조준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탕. 탕!


침착하게 위치와 조준선을 바꿔가며 움직이는 수 명의 사람들의 팔이나 다리를 맞추어 무력화시켰다. 몇 발인가는 문으로 다가서려는 사람들을 향한 견제의 사격도 있었다.


사람들이 지르는 비명으로 실내가 아수라장이 되었고, 그나마 이성을 유지하는 이들은 권총 따위를 꺼내들어 그녀를 겨누었다. 그러나 각 조직의 보스들이 쓰러지고 패닉에 이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사격을 할 수도 없었다. 그녀로서는 달가운 상황이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십 수 발의 탄창을 다 비우고 다음 탄창으로 갈아 끼웠다.


어차피 상대의 탄환이 먹혀들지 않는 시점에서 정당하게 균형이 성립되는 게임은 아니었다. 몇 명이 있던,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


메리는 멀리 떨어지는 이들은 총으로, 가까이 있는 이들은 단순하게 다가가서 다리나 팔을 이용해서 제압을 해냈다.


그녀가 파티장의 소란을 끝까지 잠재우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실내 파티장의 한구석, 찰스는 블랙아웃 되기 직전에 잠깐 생각했다. 이건 혹시 꿈일까. 눈을 감았다 뜨면, 다시 그가 위세를 부리며 뒷골목을 주름잡는 현실이 다가오는 것일까.


탕, 타탕! 연속적으로 울리는 총성이 그의 바람을 부정하는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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