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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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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글자수 :
147,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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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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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초원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이거, 보스가 낳은 알이네.”

둥지에서 발견한 큰 알을 에디씨에게 보여주니, 에디씨는 상당히 흥미로워 하며 그렇게 말했다.


“보스가 낳은 알이요?”

“응, 가끔씩 있거든, 보스 개체들이 이따금식 알이나 새끼를 낳는데 그걸 보상으로 줘. 보통 테이머들이 비싸게 사지.”

“참고로 가격은···”

“벨리 이글의 알이라 했지? C급 마수지만 보스 개체의 알이니까 사실상 B나 마찬가지고, 지능도 높은 종인데다 하늘도 날 수 있으니, 꽤 비싸게 나오지 않을까? 아마 이거 하나 팔면 A급 헌터의 장비 한 세트는 구할 수 있을걸?”

“꿀꺽···”


하나하나가 못해도 수십억은 나가는 A급 헌터의 장비를 세트로 맞출 수 있는 금액, 즉 100억대라는 평생 건드려 본 건 고사하고 본 적도 없는 단위의 거금에 돈이 급한 것도 아님에도 군침이 절로 삼켜졌다.


“아쉽네. 니가 테이밍 스킬만 있었어도 직접 키우라 하는 건데.”

“제가요?”

“응, 보스 개체 크기의 벨리 이글이면 사람도 태울 수 있을 정도로 크잖아. 그 녀석을 타면서 던전을 공략하면 난이도가 훨씬 내려갈 거야.”


하긴 펌킨 위스퍼도 그렇고 벨리 이글도 그렇고 하늘에 있어서 공격을 제대로 못 해 그런 고생들을 했는데, 나를 그런 하늘에서도 싸울 수 있게 해주고, 그게 아니어도 하늘에서 혼자 싸울 수도 있는 마수가 내 팻이 된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애초에 하늘에서 싸울 수단이 필요해서 벨리 이글을 잡고 다녔던 건데 그 벨리 이글이 내 편이 된다면 고생할 필요도 없어지지.


“에디씨! 인벤토리에 넣으면 그게 뭐든 상태가 고정된다고 했죠!? 알은 아직 생명이 아닐거 아니에요.”

“음, 알 안에서 성장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힘들지만 아까 넣은 걸 보면 문제 없겠지. 근데 왜?”

“저, 테이밍 스킬을 익혀보려고요.”

“쟤를 키우려고? 쟤 하나 때문에 고생하지 말고 그냥 다른 테이머한테 돈 주고 맡기는 게 어때?”


하급 헌터와는 연이 없지만 상급 헌터들로 구성된 던전의 공략대 중에선 그들의 서포트를 위해 테이밍된 마수를 투입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테이머 중엔 그런 용도를 위한 마수를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놈들도 있다고 들었다.


“음··· 고민 좀 해볼게요.”


하지만 그런 애들은 충성심이 테이머가 직접 사용하는 녀석들보단 낮은데다 명령도 안 들을 때가 있다고 예전에 티비에서 방송하던 걸 본 적이 있다.


“아, 갑자기 스킬 선택권 쓴 게 후회되기 시작했어···”


하루만 더 고민해볼걸···

아직도 자기를 두고 간 거에 삐진 건지 말 없이 구석에 있던 메이가 살짝 의기소침한 것처럼 어깨를 내리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범죄자라지만 스킬 뺏겠다고 목숨을 뺏는 건 테러리스트보다 더한 쓰레기 아닌가.


“간단한 스킬이라면 스킬북으로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긴 한데··· 테이머 스킬은 너도 알다시피 상당히 희소한 편이거든. 물론 주술보단 아니여도 쉽게 구하긴 힘들 거야.”

“그 스폰서라는 양반한텐 못 부탁해요?”

“넌 정체도 모르면서 등골에 있는 척수까지 다 빨아먹으려고 작정했냐?”

“음, 어떻게 방법이 없나.”

“아예 테이머한테 직접 배워보거나.”


팻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나에게 에디씨가 의외의 제안을 했다.


“스킬을 배운다고요? 스킬북도 아니고?”

“아직 확정된 이론은 아닌데, 각성자의 행동이나 생활이 스킬 획득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거든. 왜, 사이비긴 해도 점쟁이짓을 하고 있던 사람이 진짜 주술 스킬을 얻는다거나, 동물원 사육사였던 사람이 테이밍 스킬을 얻는다거나, 그런 이야기가 종종 있잖아.”

“그거 그냥 우연 아니었어요?”


단순히 처음부터 그쪽에 재능이 있어서 그쪽으로 먹고 살다 각성자가 되며 그쪽 재능이 부각되거나 한 거 아니었어?


“무엇보다, 테이머라면 테이밍 스킬이 담겨있는 스킬북을 얻어도 자기가 쓰진 않겠지만 희소한거다 보니까 팔기도 아까워서, 하나쯤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


에디씨의 천재적인 발상에 입이 떡 벌려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만약 있다 해도, 테이밍 스킬이 적혀있는 스킬북은 부르는 게 가격이다 보니 쉽게 내주진 않을 거야. 그들이 너한테 스킬북을 넘겨줄만한 당근이 있어야하지.”

“···돈으론 부족하겠죠?”

“A급 중에서도 상위권의 벌이라면 전재산 털고 보증으로 대출까지 끌어오면 지인찬스로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한 마디로 지금의 난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하단 소리군.


“그러니까 돈으론 못 얻는 것들을 찾아줘야지.”

“돈으로 못 얻는 거?”

“테이머는 뭐하는 애들이야.”“마수 테이밍하는 애들이요.”“마수는 어떻게 테이밍해?”

“던전에서 잡아오거나, 마수의 알이나 새끼를···!”


스무 고개를 하듯 질문을 끈임 없이 던지는 에디씨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대답만 하던 나는 마지막 질문에 그 의도를 깨달았다.


“테이밍한 마수들을 교배해서 새끼를 낳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마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서 성공률이 높지 않아. 특히 땅덩어리가 좁은 이 나라에선 그런 시설 자체가 없지. 즉 너한테 테이밍할 귀중한 마수들의 알이 많이 가져와서, 앞으로도 안정적인 공급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테이머들에겐 너가 황금알 샘플들을 가득 담고 찾아온 황금 거위로 보여 대화의 창구 정도는 만들 가능성이 열린다는 거야.”

“오··· 하지만, 어떻게요?”

이번에 얻은 건 순 우연인데.


“그건, 알파에게 물어봐야지.”

“···”


갑자기 에디씨의 말에 대한 신뢰도가 뚝 떨어지는 것 같다.


“너야 중급 던전의 경험이 별로 없어서 모르겠지만, 원래 보스 개체는 자기가 죽을 것 같거나 헌터들이 새끼나 알을 노린다 싶으면 자기 손으로 죽이는 독한 놈들이야. 니가 말한 걸 보면 보스들이 그러려는 시도 자체를 안 한 것 같은데 그 노하우 같은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오, 그런 거였나. 좋아, 내가 소매 좀 걷지 뭐. 걷을 소매는 없지만.]

“그, 그래? 알파가 해보겠다네요···”


나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건 알파가 흥미를 보인 것 같으니 다행이다.


“아 그건 그렇고 블랙 치타의 가죽들 좀 벗겨왔는데요···”

30장 정도 되는 가죽들을 보여주자 에디씨는 작게 감탄했지만, 그뿐이었다.


“혼자서 돈 것치곤 꽤 모았네. 옥션에 팔면 용돈 좀 벌겠어.”

“그래서 지금 가보려고요.”


독수리 알 때문에 돌아왔지만 원래 오늘 할 수 있으면 던전을 2번 돌려고 했던 만큼 시간이 꽤 남았다.


“제가 태워다 드리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인화씨가 바란다면요···”

“···태워다주면 고맙지, 밥은 내가 살게. 에디씨는···”


평소처럼 반사적으로 일어났던 메이씨는 오전의 일이 생각나서인지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


“난 패스, 옥션에 갔다가 연구소에 들키면 피곤해져서.”





*

“어, 음···”

“···”


평소처럼 메이의 차에 얻어탔고 그녀는 평소보다 조금 더 조용해졌을 뿐이지만, 분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어색해져있었다.


“그, 메이 있잖아.”

“인화씨, 질문 하나만 먼저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응? 어, 먼저 해!”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가야 할지도 알지 못했지만 그냥 어색한 게 싫어서 목소리만 내려던 찰나, 메이쪽에서 먼저 질문을 해줬다.

어떤 질문이든 이 어색한 분위기에 갖혀 있는 것보단 훨씬 낫겠지.


“혹시, 제가 이제까지 민폐였습니까?”

“뭐?”

“만약 제가 인화씨를 했던 행동이, 인화씨를 불쾌하게 만들었던 거라면 기탄없이 말해주세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메이의 상심이 훨씬 컸던 모양이다.


“민폐는 아니야. 그냥 아까는 머리가 복잡했을 뿐이지 다른 악감정은 없었어.”

“···그런가요.”

“오히려 너가 날 계속 신경 쓰고 있어 준 덕에 도움이 된 게 많아.”


어제만 해도 메이가 테이머를 처리하러 움직여준 덕분에 나는 마음 놓고 마수만 처리할 수 있었다.

아직 나는 메이의 발끝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이건 이견없는 진실.

그러니 지금은, 앞으로도 한동안 내 힘으로 대처하기 힘든 상황에선 그녀의 손을 빌릴 수 밖에 없다.

그런 나의 부탁을 언제나 들어주는 메이에겐 말로 전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감사하고 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날 많이 신경 써줘.”

“그렇게 말씀해줘서 고맙습니다.”


마치 안도의 한숨을 쉬듯 크게 숨을 내뱉은 메이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지만, 그 눈은 마치 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

그리고 어째설까, 방금 옥션 가는 방향이랑 반대쪽으로 꺾은 것 같은데.


“메, 메이?”

“약속, 잊지 않으셨죠?”

“야, 약속?”

“놀이공원 말입니다.”

“아···”


솔직히 말해서, 고명호 때문에 완전히 잊고 있던 참이었다.


“그 약속, 지금 지키러 가죠.”


우와, 존나 박력있어

내가 여자고 메이가 남자였으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껌뻑 넘어갔을 것 같다.

그러니까, 제발 엑셀 쪽은 박력 좀 줄여주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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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8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0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3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69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7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12 역공 22.05.21 82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1 1 11쪽
10 테러 22.05.19 101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8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4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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