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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08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6.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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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초원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C급 던전 [맹수의 초원]


“시골 논밭 온 기분이네···”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곳이라 살짝 들뜬 마음으로 들어가니 서울에선 보기 힘든 드넓은 초원이 나를 반겼다.


“아직 마수들 적응도 못했는데 피리를 부는 건 미친 짓이고··· 일단 가자.”


오는 길에 읽은 공략 가이드를 보면 이 초원의 끝엔 낭떠러지가 있는데 거기를 활동영역으로 삼은 게 바로 던전의 보스가 우두머리로 군림하는 종의 무리라고 한다.

무리라는 말을 보면 알 수 있듯 보스와 싸울 경우 한 마리하고만 싸우는 것이 아닌 보스가 이끄는 같은 종의 마수 무리랑도 싸워야하는 귀찮은 던전이다.


이따금씩 S급 헌터들이 스트레스 풀러 온다는 경우도 있다는데, 어디까지나 찌라시 수준이라 진짠지는 모르겠다.


[캬야!]


탁, 탁-


손도끼 두 자루로 풀을 자르며 나아가던 중, 멀리서 풀이 흔들리는 소리와 땅을 박차는 소리가 들리며 무언가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엄청 빨라···”


처음엔 미약한 진동에 불과했는데 몇 초가 지났다고 점점 소리가 선명해져갔다.


“설마 벌써 당첨인가?”


오자마자 노리고 있던 마수와 마주친 이 상황을 호재라고 해야할지 악재라곤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도끼를 고쳐 쥐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나는 풀소리가 바로 가까이 온 순간, 몸을 옆으로 굴렸다.


푸욱-


[캬아!!]


내가 피해버렸음에도 방향을 틀지 못하고 그대로 계속 달리다 겨우 멈춘 마수의 정체는 검은색의 치타였다.

C급 마수 블랙 치타

이름이 성의가 없지만 진짜로 이 녀석은 털이 검고 덩치가 호랑이만한 걸 빼면 일반 치타랑 다를 게 없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덩치가 크네···”


블러드 울프보다야 작지만 그놈은 예외로 치고, 좀 작은 승용차만한 블랙 치타는 내가 잡기 성가신 사냥감이라는 걸 깨달았는지 앞발을 핥으며 간을 보기 시작했다.


“한 마리 밖에 없는 건가···”


블랙 치타는 수컷만 무리를 이루고 살고 암컷은 따로 산다는데 아무래도 이번에 잡은 놈은 암컷인 것 같다.

이 녀석을 노리고 있던 만큼 좀 피곤해도 여러 마리가 한 번에 몰려오는 쪽이 좋았는데, 뭐 어쩔 수 없나.


“뒈져!”

B급이란 높은 스탯을 이용해 녀석에게 뛰어들었고, C급 마수에 불과한 녀석에게 내 속도는 예상 이상이었는지 당황한 게 눈에 보였다.

도끼 하나를 녀석의 다리를 향해 던졌고 도끼는 일반인은 눈으로 쫓는 것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날아갔지만, 녀석은 몸을 앞으로 던져 그것을 피해버렸다.


“쩝, 역시 바로는 안 잡히네···”


내가 이 녀석을 노리는 이유, 그건 이 녀석이 소유하고 있는 스킬 때문이다.

치타라는 이름과 외형에서 알 수 있듯, 이 녀석은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다.

단순히 그것이 신체능력이라면 노릴 이유가 없지만, 어떤 연구에서 이 녀석의 속도는 일종의 스킬이 아닐까라는 가설이 나왔다.


이 녀석은 직선으로 밖에 달리지 못 하지만 전력으로 달릴 경우 C급 마수임에도 A급도 쉽사리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그리고 이 녀석이 보스 개체로 나올 경우는 S급이 아니면 상대하기 힘들다 할 정도로, 피지컬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도를 가지고 있다.

비록 속도에 비해 힘이 약하고 그 속도를 자기들도 제대로 제어할 수 없어 자멸하는 경우가 많아 C급에 그쳤지만 이 녀석의 기이한 속도는 분명 C급 마수의 신체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행히 쉽게 잡는 방법도 배워온 상태고 말이야.”

[캬아!!]

“알파!”


녀석이 다시 달려든 그 순간, 이번에는 몸을 피하지 않고 내 앞에 알파의 힘으로 두꺼운 얼음벽을 만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콰직-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속도로 그대로 얼음벽과 충돌한 치타는 그대로 뇌진탕으로 실신하고 말았다.


푹-


남은 도끼로 녀석의 목을 찍어 저 세상으로 보낸 후 스탯창을 키니 녀석의 소울이 흡수되어 있었다.


****************

이름:유인화

성유물:알파

힘:B- 민첩:B-

저항:D+ 체력:B

마력:D+ 행운:E+


스킬

액티브


개미산(E)

의태:자이언트 맨티스(D)

배니싱(C)


패시브

검성의 자질(A)

경화(D)

기력 흡수(B)


카르마 시스템

열화된 리치의 소울(15/300)

듀라한의 소울(20/50)

블러드 울프의 소울(100/300)

블랙 치타의 소울(3/200)

********


“겨우 3개···”


보통 소울이 조금만 차는 녀석들은 때거지로 오거나 아니면 수는 적은 대신 한 번에 소울량이 많이 차 있는 놈들만 잡고 살아서 그런지 뭔가 맥이 빠졌다.


“뭐, 오히려 한 마리에 3개나 찬거면 꽤 잘 나온 편이긴 한데···에휴 모르겠다, 빨리 잡기나하자.”


차라리 녀석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나 있으면 좋겠는데···


[한 번 찾아볼까?]

“엥? 가능해?”

[나도 방금 떠올려본 건데 이미 카르마 시스템에 소울이 있으니까 같은 파장이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맨땅 파야 하는 상황인데 한 번 해봐.”


서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덕분인지 유령의 성을 클리어한 이후, 알파는 이전보다 훨씬 유능해졌다.

틈만 나면 자신의 기능을 탐구하며 새로 할 수 있는 게 없는지 연구하고 있었고 아직까지 큰 수확은 없지만 지금처럼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


[음, 뭔가 의도한 거랑은 다르지만, 뭔가 생기긴 했어. 화면 띄워줄 테니까 한 번 가봐.]


한참을 끙끙대던 알파는 이내 성공했는지 나한테 화면을 띄웠다.

내가 군대를 간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군함이나 전투기 조종석에서 볼 법한 레이더에 붉은 점들이 여러 곳에 표시되어 있었다.


[가운데가 너가 있는 위치고 붉은 점이 소울이 느껴지는 곳이야.]

“이거 범위가 어떻게 돼?”

[나도 몰라, 최대한 넓게 해봤어.]

“뭐 일단 가볼게.”



*

“진짜 있어···”


풀숲에 숨어서 쉬고 있는 10마리 정도의 치타들로 이뤄진 무리를 발견한 나는 숨소리도 죽이고 있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무심코 탄성을 질렀다.


[진짜 성공했어···]

대체 얼마나 유능한 거냐, 내 성유물은.


“좋았어, 천천히 가서···!”


녀석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최대한 천천히 다가간 다음, 남은 도끼를 태평하게 늘어져 있는 놈 머리를 향해 날렸다.


푹-


[캥!?]


방심하고 있던 탓인지 도끼는 그대로 녀석의 미간에 명중했고 무리의 일원이 즉사해버리자 다른 치타들이 당황하며 급하게 일어섰지만 아직 완전히 상황 파악이 안 됐는지 우왕자왕한 상태였다.


“알파!”


쩌적-


녀석들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얼음벽을 세운 다음 의태로 낫을 꺼내 그대로 눈앞에 있는 녀석의 머리를 베어버렸다.


“오···”


아직 힘 한 번 안 쓴 녀석을 죽이자, 얼음벽들을 만들면서 사라진 체력들이 약간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기력 흡수의 힘인가.

기세를 탄 나는 그대로 옆에 있던 얼음벽을 발판 삼아 그제야 내 존재를 확인한 치타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치타들은 분명 빨랐지만 달리지 않은 상태에선 B급인 나보다 빠르진 못했고 힘도 약해서 어쩌다 한 대 맞아도 크게 아픈 느낌이 들지 않았다.

완벽한 기습과 교란덕분에 녀석들이 제대로 달리기도 전에 전부 처리할 수 있었고 얼음벽 위에 엉덩이를 붙이며 나는 여유롭게 늘어난 소울량을 체크했다.


****************

이름:유인화

성유물:알파

힘:B- 민첩:B-

저항:D+ 체력:B

마력:D+ 행운:E+


스킬

액티브


개미산(E)

의태:자이언트 맨티스(D)

배니싱(C)


패시브

검성의 자질(A)

경화(D)

기력 흡수(B)


카르마 시스템

열화된 리치의 소울(15/300)

듀라한의 소울(20/50)

블러드 울프의 소울(100/300)

블랙 치타의 소울(35/200)

********


“스탯은 딱히 안 올랐네···”


뭐 이게 정상이지.

하물며 지금 내 스탯이 이 녀석들보다 높으니 아마 이 던전을 5번 돌아도 스탯 하나 오늘까 말까 하지 않을까.


“그보다 이거 은근 거슬리네···”

[뭐가?]

“카르마 시스템에 적혀 있는 소울들, 블러드 울프도 그렇고 듀라한이나 리치도 한동안 안 잡을 것 같은데 앞으로 계속 남아있을 거 아니야. 얘네 말고도 앞으로도 잡다 만 소울들이 꽤 있을 텐데 시간 좀 지나면 너무 지저분할 것 같은데. 알파, 혹시 치타부분 빼고 다 안 보이게 할 수 있어? 없애는 게 아니라 그냥 표시만 안 되게 하는거.”

[그야 쉽지.]


곧 눈 깜짝하기도 전에 상태창의 카르마 시스템 항목에서 치타를 뺀 다른 마수들의 소울 부분이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블랙 치타의 가죽은 꽤 돈이 된다고 했지?”


마석을 얻지 못하는 몸이 돼서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는데, 중급 던전 이후엔 마석만 돈이 되는 게 아니다.

마수의 신체는 물론이고 특수한 던전에선 그곳의 광물이나 식물까지도 돈이 된다 하니, 그야말로 노다지지.


“아 근데 귀찮은데···”


마수 해체를 안 한 지 겨우 한 달 밖에 안 됐지만, 그 한달간 게으름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저것들 해체할 시간이면 마수 한 마리라도 더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꺼려진다.


“에이, 그래도 언제까지 빌리고만 사냐···”


어쩔 수 없이 벽에서 내려와 가죽을 해체하려는 순간, 하늘에서 독수치처럼 보이는 마수들이 내려와 치타의 시체, 구체적으로 머리 부분을 채가 버렸다.


“아, 벨리 이글···”


저 녀석도 노리던 놈인데···

뒤늦게 녀석의 정체를 깨닫고 뛰어갈까 했지만 녀석은 이미 한참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러고 보니 독수리는 짐승의 시체를 파먹었지?


“아···”


하늘을 날아다니는 녀석을 어떻게 채가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녀석이 머리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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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0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8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0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3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69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7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12 역공 22.05.21 82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1 1 11쪽
10 테러 22.05.19 101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8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4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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