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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28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30 13:00
조회
60
추천
2
글자
9쪽

유령의 성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끼기긱-


“미친!?”

낡은 성안에서 날 반긴 건 단순히 시체가 부패한 수준이었던 구울을 넘어 뼈만 남은 언데드, 스켈레톤이었다.

그것도 단순히 사람 크기의 스켈레톤이 아니라 3m는 족히 될 오우거가 죽고 만들어진 스켈레톤이었고, 녀석은 내 키보다 더 큰 뼈 하나를 주워 몽둥이처럼 휘둘렀다.


쾅-


인벤토리에 넣은 장비 중에 있던 대형 방패를 가까스로 꺼내 몸을 방어했지만 근육이 사라졌어도 마력으로 부활한 오우거 스켈레톤의 힘은 내 몸을 붕 뜨게 해 벽으로 처박을 정도로 무거웠다.


“스켈레톤은 생전의 생물에 따라 다르다더니··· 씨발 오우거가 B급이니까 저 녀석은 C급은 되려나···”


금이 크게 가 망가지기 일보 직전인 방패를 버리고 삐걱대면서도 두 발로 어수룩하게 걸어오는 저 놈을 뭘로 때려야 이길 수 있을까.


[아까 쓴 워해머는?]


스켈레톤도 분명 둔기로 부수는 게 정석법이긴 하지만, 오우거는 피부고 근육이고 전부 튼튼한 놈이다.

무슨 나무 줄기마냥 두꺼운 통뼈가 워해머로 때린다고 지금 내 힘에 쉽게 부서질까.


덜그덕덜그덕-


그때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뼈 부딪치는 요란한 소리를 듣고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의태.”


촥-


[언데드한테 날붙이는 잘 안 통한다며?]


팔에서 사마귀의 날을 꺼내는 걸 의아해하며 아까 내가 묻지도 않은 공략법을 떠들었던 걸 비꼬왔지만 나는 그걸 무시하고 조용히 녀석 쪽으로 달려갔다.


끼긱-


내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자 스켈레톤은 비어있는 해골 속에 마력으로 인한 안광을 한층 더 빛내며 다시 뼈를 내리쳤다.


“흡!”


빠르게 내려치는 뼈를 피하기 위해 녀석의 다리 사이에 몸을 던졌고 녀석의 몽둥이는 애꿎은 바닥만 부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녀석이 허리를 숙인 그 순간, 나는 어퍼컷을 날리는 것처럼 날을 휘둘러 녀석의 척추의 마디 사이사이에 있는 약한 부분인 척추 원판를 베었다.


콰직-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온 맨티스의 칼날에 베인 원판은 비록 부서지진 않았지만 금이 크게 갔고 스켈레톤의 상체는 목숨의 위협을 느낀건지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상체가 경련하기 시작했다.


“빙!”

이런 말하긴 우습지만 지난번에 배가 뚫리면서 상처를 얼리면서 단순히 얼음을 날리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얼리는 요령을 터득하게 되었다.

마음만 먹으면 처음부터 이 녀석의 육체를 전부 얼려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랬다간 이제 던전 초반인데 체력과 마력이 너무 잡아먹히기 때문에 내가 노린 원판 부분만 살짝 얼렸고, 다시 한번 그곳을 날로 벴다.


콰득-


안 그래도 이미 금이 간 상황에서 얼음 때문에 내구도가 낮아진 원판은 그대로 허무하게 부러졌고 상체를 지탱하는 척추가 부러진 스켈레톤은 그대로 몸이 두동강 나며 절명했다.


“이게 [검성의 자질]··· 이 정도면 아까 구울들한테도 의태로 싸웠어도 됐겠는데?”


약한 곳을 노렸다곤 하나 B급 마수의 뼈를 단 두 방 만에 해치우다니.

분하지만 스킬의 힘을 직접 체험해보니, 호진이 녀석이 그런 대접을 받은 게 당연하단 생각이 들었다.

D급 하위권인 지금의 내가 써도 이 정돈데, A급인 호진이가 썼으면 어떤 위력이 나올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고명호가 당황하며 피할만 했지.



그리고 성의 정문을 지키던 수문장이 쓰러지자 성안에 들어온 인간이 가여운 불나방이 아닌 힘과 적의를 가진 침입자라 판단한 성은 드디어 나를 제거하기 위해 힘을 쓰기 시작했다.


화륵-


먼지만 쌓인 채 초 하나 없이 그저 황하니 매달려 있던 천장의 샹들리에에 불이 붙더니, 그 불이 하나로 모이자 색이 보라색으로 바뀌더니 마치 사나운 미소를 새긴 호박 같은 형태가 되었다.

C급 마수 펌킨 위스퍼

물리 공격도 안 통하고 허공에서 불을 쏘거나 다른 언데드에게 화염 속성 인첸트를 걸어주는 성가신 놈으로 이 던전이 인기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보통 공략대라면 이 녀석이 나타난 순간 바로 마법으로 요격을 하든 스킬을 쓰든 해서 쓰러뜨리겠지만, 나에겐 위에 떠 있는 저 놈을 죽일 방법이 딱히 없었다.


[트릭 오어 트릿~!]


녀석이 미국 애니메이션의 할로윈 특집에 나올 법한 대사를 말하자 저택의 곳곳에서 도깨비불처럼 허공에 불이 붙었고, 저택의 이곳저곳에 있던 문이 열리면서 구울이나 스켈레톤등 각종 언데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까 본 놈들이랑 다른 점이라고 하면 머리 부분에 할로윈 호박 문양이 인두로 지진 것처럼 찍혀있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거다.


“후우···”


못해도 100마리는 넘게 몰려오는 언데드들을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자세를 잡은 다음, 녀석들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으아아아!!!”


*

서걱-


달려오는 구울의 어깨를 밀쳐 움직임을 막은 다음 칼날을 목에 꽂자 그대로 떨궈졌다.


달그닥달그닥-


동시에 남은 팔을 뒤로 휘둘러 배후에서 달려오는 스켈레톤을 부쉈다.


“후우··· 다, 끝난 건가···”


어찌어찌 달려온 놈들을 전부 다 처리하고 혹시 몰라 위를 올려보니, 아까부터 틈만 나면 불덩이를 쏴대던 펌킨 위스퍼는 마치 꺼지기 직전의 모닥불처럼 형체가 일그러진 상태가 되었다.


[트릭··· 오어··· 트릿··· 트릿···]


고스트 계열 마수들은 이미 죽은 놈들이라 그런지 하나같이 나사가 빠진 특징이 존재하는 데 저 녀석의 경우 자신이 조종하던 언데드들이 전부 죽어버리면 자신도 같이 죽어버리는 신기한 특징이 있다.


얼마 안 가 녀석은 완전히 꺼져버렸고 한 차례 위기를 돌파한 나는 숨을 고르며 잔해 위에 잠시 앉아 물을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다.


“상태창.”

********

이름:유인화

성유물:알파

힘:D+ 민첩:D

저항:E+ 체력:C+

마력:F+ 행운:E+


스킬


개미산(E)

의태:자이언트 맨티스(D)

검성의 자질(A)


카르마 시스템

하급 구울의 소울(82/500)

스켈레톤의 소울(160/250)

********


“뭔가, 스켈레톤은 잡은 숫자 이상으로 소울이 쌓였는데?”

[스켈레톤이란 건 종마다 개체차가 심하니까, 너가 강한 놈을 잡으면 그만큼 소울도 많이 쌓이는 거야.]

“아하, 그리고 스탯도 조금 높아졌네.”


한 번에 백 마리 넘게 몰려오는 게 힘들긴 해도 상대가 느려빠진 구울들이랑 내구성이 약한 스켈레톤뿐이라 그런지 막상 해보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그보다 스켈레톤의 스킬을 얻는데 필요한 소울이 구울이나 자이언트 앤트보다도 적은데, 혹시 나랑 상성이 잘 맞는 건가?


[단순히 얻는 스킬이 허접해서 일 수도 있어. 개미산처럼.]

“음···”


알파 말대로 처음 얻은 스킬이라 들뜬 건지 개미산은 빈말로도 좋다고 하기 힘들었다.

멀리 갈 거 없이 이 녀석이 제대로 누굴 녹여본 게 마켓에서 방심하다 맨살로 맞은 중급 헌터 몇 놈이 전부고 이곳에 있는 구울이나 스켈레톤은 이거를 정면으로 맞아도 꿈쩍도 안 한다.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하지?”


이 던전 유령의 성은 신기한 기믹이 있는데 헌터들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부터 바로 보스에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울이나 언데드들한테 소재나 마석, 드롭 아이템에 욕심이 없다면 다른 방에 눈길도 안 주고 그냥 계단의 큰 길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서 보스가 있는 정원으로 가면 된다.


“어차피 펌킨 위스퍼가 방에 있던 마수들 절반을 여기로 끌고 와서 이대로 가도 될 것 같은데···”


뭔가 아쉽단 말이지.

한참 의태 스킬의 손맛을 알아가던 중인데 뭔가 한 번쯤 더 연습한 다음 도전하고 싶다.


“그렇다고 조금씩 짜잘짜잘하게 싸우면 김이 새고. 아! 그 방법이 있었지.”


인벤토리에 넣어뒀던 아티팩트 고대 양치기의 피리를 꺼내며 나는 숨을 최대한 크게 들이마신 다음, 녀석을 입술에 붙였다.

이 녀석의 능력이 에디씨가 감정해준 대로라면 아마 남아있는 절반도 끌어모아 줄 거다.


[야, 너, 설마 진짜···]


리코더로 불었다면 삑사리가 날 정도로 그냥 무작정 크게 불었지만 아티팩트에선 뭔가 오묘하고 신기한 음색들이 흘러져 던전 전체에 퍼져나갔다.


[생각없이 무슨 짓이야!? 그 피리는 던전에 있는 모든 마수를 끌어모은다며! 아무리 너보다 약하지만 그 수가 얼마나 될 줄 알고···!]


괜찮아, 괜찮아, 아무 문제도 없을 거야.

끽해야 아까랑 같은 짓 한 번 더 하는 거겠지 뭐.

아까 펌킨 할로윈이 나타났을 때처럼 백 마리가 넘는 마수들이 그 소리에 매혹된 채 달려오기 시작했다.


“어, 어···”


자세히 보니까 수가 아까보다 조금 더··· 아니 못해도 두 배는 많아 보이는데···


[내가 못 살아 진짜···]

“하하··· 씨···발···”


이럴 줄 알았다며 알파가 한숨을 쉬었지만 예상을 한참 웃도는 수에 나는 그것에 반응할 여유도 없이 조용히 침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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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 유령의 성 22.05.30 61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7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8 1 10쪽
13 역공 22.05.23 79 0 12쪽
12 역공 22.05.21 83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2 1 11쪽
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40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2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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