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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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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7,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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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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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던전 브레이크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허억··· 허억··· 알파, 또 내가 개소리하면 앞으로 심장 조금 건드려도 되니까 막아···”

[내가 그래서 헛짓거리하지 말랬지.]


유령의 성을 하루 일과 삼아 돌기 시작한지 5일째, 던전에 상당히 익숙해져 신기록 한 번 세워보려고 3탕을 뛰었다가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어후, 스탯은 조금 올랐냐···?


****************

이름:유인화

성유물:알파

힘:C+ 민첩:C

저항:D 체력:B-

마력:D 행운:E+


스킬

액티브


개미산(E)

의태:자이언트 맨티스(D)

배니싱(C)


패시브

검성의 자질(A)

경화(D)


카르마 시스템

하급 구울의 소울(!)

열화된 리치의 소울(15/300)

듀라한의 소울(20/50)

********


“아주 조금 올랐네··· 겸사겸사 구울의 소울도 다 찼고.”


이제 내 스탯이 이곳에서 딱히 고전하지 않는 수준이라 그런가 성장폭이 확 줄었다.


[그보다 구울의 소울도 스킬로 만들 거야? 아무리 봐도 쓸모있는 건 안 나올 것 같은데.]


솔직히 내 생각도 그렇다.

괜히 죽어도 오랫동안 안 썩는 스킬 같은 거 나와봐, 그냥 기분만 더럽고 말지.


“분해해버려.”

[알았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태창에서 구울 부분이 사라졌고 대신 마력 스탯이 한 단계 올랐다.


“이번에도 아티팩트 같은 건 없네···”


듀라한이나 리치의 장비는 몇 번 나와 이제 한 세트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안 어울린다는 명목으로 메이에게 매번 압수당한다.


“오늘도 2개···”


첫날 봤던 리치의 로브랑 지팡이로 첫 번 째 이후론 녀석들의 장비가 나와도 1개 뿐이었는데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음, 이 로브는 진짜 쓰고 싶은데···”


굳이 로브로 쓰지 않아도 어디 어디 걸치기만 해도 베테랑 느낌이 풀풀 날 것 같은데 메이는 이걸 이해해주질 못한다.


[정 쓰고 싶으면 둘 다 인벤토리에 집어놓고 하나만 보여줘. 2개 나왔다고 안 밝히면 지가 알기야 하겠어?]

“그런 방법이!”


역시 성유물이라 그런지 머리가 좋아!


[너가 더럽게 안 굴러가는 거야.]


이게 칭찬을 해줘도···


“아~ 오늘은 오랜만에 순대국밥이나 먹어야지.”

[오, 나 그게 제일 맛있더라!]




*

“으아~ 역시 여러 군데를 다녀도 여기 만한 게 없다니까.”


던전에서 죽을 것처럼 굴러도 여기서 국밥이랑 술 한 잔 가볍게 걸치면 없던 힘도 생긴다.


“어, 유인화 아니냐?”

“잉?”


주차장에서 차를 빼겠다고 먼저 나간 메이를 기다리며 가게 앞에서 믹스커피를 홀짝이는데, 누군가 나한테 말을 걸어 돌아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요즘 통 연락이 안 되던데 살아 있었구나.”

“아···연락 했었구나. 휴대폰이 지금 망가진 상태라.”

“던전에 휴대폰을 가져가진 않았을 테고 뭔 일 있었어?”


[얘넨 누구야?]


하급 헌터 동료들.

파티까진 아니지만 하급 던전에 모이는 놈들은 다 그놈이 그놈이라 서로 얼굴 기억하면서 친해진 사이지.


“어, 그게···”


휴대폰이 망가진 건 심장이 터진 그날이었지만 그걸 말했다간 성유물 이야기까지 하게 될 것 같아 마켓에서 벌어졌던 테러 사건을 이용했다.


“그 얼마 전에 63빌딩에서 일어난 테러 있잖아, 사실 내가 거기 있었거든.”

“뭐!? 야 너 괜찮냐?”

“며칠 전까지 안 괜찮았다가 이제 퇴원했어. 휴대폰을 아예 잃어버려서 너희 연락받을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건강하니까 다행이네, 맨날 던전 돌아다니는 놈이 요즘 통 안 보여서 걱정했는데.”

“요즘 존버충 너가 안 보이니까 허전했단 말이야.”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그보다 야, 폰 새로 사면 저장하게 너희 전번 좀 여기다 적어라.”


이 녀석들 말대로 맨날 던전을 돌긴 했지만 죄다 중급 던전이라 마주쳤을 리가 없지.

나는 존버충이니 뭐니 놀리긴 해도 같이 동고동락한 동료들이다.

카운터에서 메모지와 펜을 받은 다음 녀석들의 전화번호를 적게 했다.


“난 그럼 일행이 있어서 먼저 가본다, 나중에 내가 퇴원 기념으로 삼겹살 한 번 살게!”

“오 존버충 저 새끼가 왠일이냐!”

“혹시 마켓이 보상금 많이 줬냐?”

“시끄러, 먹기 싫어?”“아니요 형님, 전화만 기다리겠습니다.”


이것들이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끼익-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타이밍 좋게 메이의 차가 나타났고 메이가 창문을 내리기 전에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 빨리 닫았다.

괜히 메이 얼굴 보였다가 나중에 추궁하면 귀찮아지니까.


“친구분들이신가요?”

“응.”

“저도 인사를 할 걸 그랬나요?”

“됐어, 그것들 괜히 니 얼굴 보면 나중에 엄청 놀리거나 끈질기게 굴테니까.”


하급 헌터는 잘 죽는 거에 비해 벌이도 상대적으로 시원찮아서 인기가 없는 탓에 다들 대부분 솔로다.

뭐 나도 그렇지만···


“인화씨, 최근 던전을 돌면서 얻은 장비들 말입니다만, 마켓에 파는 건 어떠신지?”“난 가능한 내가 쓰고 싶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겠어.”

“예, 차라리 그걸 판 돈으로 새 장비를 맞추는 게 훨씬 이득입니다.”


사실 듀라한의 갑옷은 확실히 혼자 움직이는 나한텐 그리 유용한 장비가 아니긴 하다.

단순히 중후한 맛이 있어서 쓰고 싶었던 것 뿐이지.


“그러고 보니 며칠간 에디씨는 못 봤는데 방에 틀어박혀 계셔?”

“아뇨 종종 외출하셔선 밤 늦게 오시기도 합니다. 그 외엔 인화씨의 스탯 변화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기록하고 계십니다.”


위이잉-


그때, 창문을 닫았음에도 차 안으로 들릴 정도로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이 소리는···”

던전 브레이크나 여러 문제로 마수가 거리에 나타났을 때 들리는 경보다.


“설마···메이 차 멈춰!”

“예.”


내 말이 떨어지지 무섭게 메이는 핸들을 무슨 해적선 차륜돌리듯 크게 돌렸고 직선으로 잘 달리던 차는 그대로 90도 가까이 드리프트를 하며 방향을 꺾었다.


“으악!? 조, 좀만 스무스하게!”


끼익!-


“마수 경보군요···”

“어···”


저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괜히 심장이 저리고 숨이 가빠졌다.


“메이, 근처에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는지 좀 봐줘···”

“안색이 나쁩니다···”

“하아··· 괜찮아, 버틸만 해··· 후우···”

“하급 던전 하나가 헌터들이 공략에 실패해서 터져버렸다는 군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튀어나온 마수들은 중급 마수들뿐인데, 협회가 측정에 실수를 한 걸까요···?”

“또?”


나중에 후일담으로 들은 건데, 내가 죽은 뻔한 그날도 지금과 레퍼토리가 같다.

거기에 그보다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경상도 쪽이래서 큰 신경은 안 쓰고 있었는데 한 나라에서, 그것도 던전과 각성자에 대한 관리는 손꼽히게 엄격한 우리 나라에서 이런 일이 한 달에 3번?

“···메이, 염치없는 건 아는데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내용에 따라서 들어드리죠.”“내가 봤을 때, 이건 우로보로스 짓이야.”


테이머나 아티팩트를 이용해 중급 던전에서 마수들을 끌고 와 몰래 숨긴 다음 하급 던전에 들어가 그곳의 공략팀을 전부 죽인 다음 타이밍에 맞춰서 마수를 푼다.


“마수들을 조종할 것 같은 놈이 있는지 찾아봐줄 수 있어?”

“그럼 인화씨는 뭘 하시려고요?”

“뭐하긴, 저 마수들 전부 썰어야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는 눈도 많고.”

“보고 싶으면 보라 해. 어차피 나중에 들킬 거 조금 빨리 들킬 뿐이야.”


괜히 나 하나 편하자고 점잔 떨려다 사람들 여러 명 죽게 만드는 것보단 낫다.

나한텐 피해줄 가족도 없고.


“···부탁, 제가 꼭 들어드릴 이유는 없는 거죠?”

“엥?”


언젠 들어줄 것처럼 말하더니···

“부탁, 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번 주 주말은, 던전이 아니라 저한테 서울 구경을 시켜준다 약속해주십쇼.”

“엥? 서울 구경···?”


자신은 기계가 아니고 욕구도 감정도 다 있다고 말하며 메이는 불만을 표하듯 팔짱을 꼈다.


“기껏 대륙 넘어 외국까지 왔는데 아직 제대로 된 관광도 못 하고 있습니다. 그 정돈 당연한 요구 아닐지.”

“아, 알겠어, 원하는 만큼 놀아줄테니까!”


내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메이는 차문을 열더니 아직 내 시각을 훨씬 추월한 속도로 사라졌다.


“···아직 멀었구나.”


나날히 강해지고 있는 내 모습을 다른 헌터들이 보면 배부른 소리한다고 욕을 할지도 모르지만, 과연 내가 저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어이쿠 나도 출발해야지.”





*

[카아아악!]

“마, 마수다!”


한편, 마수가 출몰한 도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인간과 마수간의 영역 다툼이 일단락되고 10년, 더 이상 어지간하면 마수를 볼 일이 없어 경계심이 누그러져 있었던 시민들은 교육받았던 것도 잊고 차에서 뛰어내려 이리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크르르···]


하지만 각성자도 아닌 인간의 도주는 중급 마수인 볼텍스 울프의 앞에선 그냥 수고스럽게 하는 고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고 가까이에 있던 청년을 발견하게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었다.


“얼려 알파!”


마수의 거대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그대로 사람을 고깃덩어리로 만들어버리기 직전, 얼음으로 된 벽이 청년 앞에서 세워져 그대로 희생이 되어줬다.


“도망쳐!”[크르르···]


자신의 식사를 방해한 것에 분노한 늑대가 으르렁거리며 방해꾼을 내려다봤고, 일전에 자신의 심장을 뭉갰던 범인과 똑같은 종의 마수를 확인한 인화는 트라우마로 욱신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힘겹게 웃었다.


“어떻게 이렇게 딱 좋은 리벤지 매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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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0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12 역공 22.05.21 83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2 1 11쪽
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8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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